붓다 역사를 만든 사람들 9
브리지뜨 라베.미셸 퓌에크 지음, 고정아 옮김 / 다섯수레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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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행과 명상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붓다(석가모니)의 탄생과 출가, 열반의 경지에 다다르기까지의 생애를 담은 책. 싯다르타의 꿈, 그가 믿은 종교(배다교)의 교리인 환생, 싯다르타가 추구한 삶, 그가 거친 수행의 방식, 붓다의 깨달음과 설법 등을 담고 있다. 집 근처에 교회가 있어서 아이가 '하나님'이라는 단어는 종종 들었으나 불교에 관해서는 거의 접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붓다'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르침을 남겼는지 잘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 붓다의 생애와 어떤 과정을 거쳐 깨달음에 이르렀는지를 알게 되었다.

 왕실에서 태어나 좋은 음식, 좋은 옷, 좋은 환경에서 살면서도 왕이 되는 길보다 고생하는 수행자들에게 더 관심이 많았던 싯다르타. 그러나 이를 경계한 아버지의 의도와 결혼으로 잠시 왕족의 신분을 누리고 산다. 왕은 싯다르타가 출궁할 때면 궁궐 밖을 근심과 걱정이 없는 세상으로 꾸며 보여준다. 세상의 험한 일은 모두 감추어 버리고 아이에게 좋은 것만 보이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궁궐 밖에서 네 사람을 만난 후 싯다르타는 다시 삶이 주는 고통에서 해방될 방법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선다.

 수행을 거듭하던 싯다르타는 깨달음을 통해 인간으로 태어나서 피할 수 없는 네 가지- 생로병사의 고통에서 해방된다. -깨달음에 도달하면서는 깨달은 자, '붓다'로 불리게 됨. 아들마저 출가하자 절망에 빠진 아내를 보고 새로운 규칙을 세우는 모습에서 붓다의 인간적인 면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에 실린, 붓다가 전하는 네 가지 진리는 이기적인 욕심과 욕망이 판치는 세상과 사람들에게 행복하게 사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붓다는 불교 교리를 설파할 때 비유와 예를 들어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는데 이 책에서 죽음 뒤의 세상, 집착 등에 관한 비유적인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본문 뒤에는 종교이면서 문화 발전에 공헌한 불교-불상, 수인, 불교 관련 문화유산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으며, '붓다의 발자취'에서는 그의 생애를 정리해 놓았다. 

 성인으로 추앙 받는 인물의 생애와 가르침을 읽고 있노라면 추구해야 할 삶이 어떤 것인지, 무엇이 인간을 속박하고, 고통스럽게 하는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 아이들도 앞으로 자신이 살아가면서 추구할 행복과 인생의 가치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크기는 작지만 인물의 깊이 있는 생애와 가르침을 초등 중학년 정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들려주고 있다. 이 책을 덮으며 나도 "집착은 고통을 낳을 뿐"이라는 진리를 가슴에 담는다. 개인적으로 불교의 우화에 대해 관심이 있는데 관련 도서를 한 번 찾아볼까 싶다.

- 책 하단에 연꽃 그림이 그려있는데 책장을 빠르게 넘기면 연꽃이 피어나는 모양이 된다. (해보니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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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03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제 종교는 불교랍니다.

hanicare 2007-07-03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까 말까 망설였는데 리뷰, 잘 봤습니다.
 
마리 퀴리 역사를 만든 사람들 8
브리지뜨 라베.미셸 퓌에크 지음, 신혜정 옮김 / 다섯수레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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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폴란드 소녀가 불시에 학교를 방문한 러시아 장학사 앞에서 러시아 황제 이름을 줄줄이 외워 위기를 모면하였다는 일화. 라듐을 최초로 발견한 여성 과학자 "마리 퀴리"가 바로 이 영리한 소녀이다. 창피한 이야기지만 이 유명한 일화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다가 이 책을 읽고서야 그 소녀가 바로 마리 퀴리임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었다. (-.-)>

 아이에 앞서 이 책을 읽으며 장학사가 떠난 후에야 울음을 터뜨린 소녀 마리아가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하는 과학자가 되고 건강악화로 세상을 떠나기까지의 삶의 행적을 엿볼 수 있었다. 대학에서 여자는 받아주지 않았던 시기였음에도 공부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고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 프랑스 행을 선택한 마리아. 소르본 대학에서 남편인 피에르 퀴리를 만나 결혼하고 미지의 물질을 찾기 위해 연구에 매진한다. 앞을 가로막는 많은 어려움들을 이겨낸 도전 정신, 한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과 끈기, 그리고 연구에 대한 열정을 지녔던 한 사람의 생애는 충분히 감동적이다.

 마리 퀴리는 대학에서 여성으로서 첫 강의를 하고 두 번째 노벨상도 수상하였지만 남성 중심의 과학계와 사회가 그녀를 차가운 시선으로 대한 것은 큰 상처였을 것이다. 마리 퀴리는 자신이 발견한 물질로 인해 큰 병을 얻고 세상을 떠났지만 마리가 이룬 업적과 삶은 과학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커다란 귀감이 되어왔다. 장래희망을 '과학자'라고 이야기 하는 우리 집 아이에게도 마리 퀴리의 뚜렷한 목표의식이 인상 깊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본문에 이어 "마리 퀴리의 발자취"라는 코너를 통해 그녀의 일생 중에서 기념적인 일이 있었던 연도별로 정리해 놓았다. 얼굴은 실제 모습으로, 나머지 부분들은 그림으로 처리한 삽화가 이색적이며, 3학년 정도의 연령이면 소화해낼 만한 수준의 내용과 분량을 담은, 작은 크기-세로 길이가 어른 손으로 한 뼘 정도-의 인물 도서이다. 초등학교 중학년 이상인 우리 집 아이들에게 아직 위인전류를 많이 접해주질 못했는데 이 시리즈로 시작하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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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7-06-14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이가 과학자가 되고 싶어하나요?
우리 딸은 과학책이 제일 읽기 싫다는데 님 부러워요!
어떻게 하면 과학책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나요?

아영엄마 2007-06-16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말만 하는...-.-) 아이는 작은 아이구요, 과학 관련 도서도 흥미를 가지고 보는 건 아영이어요. - 그렇긴 하지만 동화책만큼 재미있어 하지는 않아요.
 
요술 호리병박의 비밀 작은거인 11
장톈이 지음, 김택규 옮김, 왕지성 그림 / 국민서관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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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이루어주는 요술 호리병박을 얻게 된 주인공이 소원을 이루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지면서 노력의 가치와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동화. 신비한 힘을 가진 인물이나 물건의 도움으로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는 식의 전형적인 옛날 이야기 형식을 벗어난 현대적인 동화이다. 재미와 교훈을 적절하게 전하는 작품으로 신비한 힘을 가진 존재로 인해 겪게 되는 현실 생활의 충돌을 적절하게 묘사하고 있다. - 작가 장톈이는 자국에서 '중국의 안데르센'이라고 일컬어 질만큼 중국 어린이 문학에 큰 영향을 끼진 인물이라고 한다.

  왕바오는 낚시를 하러 갔다가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옛날이야기에 등장하던 요술 호리병박을 얻게 된다. 달그락~ 달그락~ 거리는 호리병박이 왕바오가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먹고 싶은 것도 재깍 대령~. 갖고 싶은 것도 알아서 척척~ 나타나게 해주는지라 처음에는 마냥 신기하고 신이 난다. 그러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할 때마다 호리병박이 수시로 그 생각을 이루어준답시고 끼어 드니 일이 자꾸 꼬여만 간다. 다른 사람들에게 요술 호리병박의 존재를 드러내서는 안되니 벌어진 상황에 대해 변명과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왕바오는 자신이 다 이루어줄 테니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그저 소원만 말하라는 호리병박의 말이 더 이상 좋게 여겨지질 않는다. 왕바오는 요술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 어느 순간 회의를 느끼고 갈등하고 사색하는 모습을 보인다. 모든 걸 자신에게 맡기고 선생님과 친구들도 모른 척하라며 끈질기게 왕바오를 유혹하는 호리병박의 모습은 달콤한 말로 인간을 유혹하는 악마를 연상시킨다. 호리병박이 왕바오의 소원을 이루어 줄 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설정은 자신의 노력으로 얻은 것이 아닌 이득은 그만큼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학교에도, 집에도 돌아갈 수 없게 된 주인공은 요술의 힘을 빌어 쉽게 이룬 부와 명예가 행복까지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이야기가 조금은 중구난방인 듯 하고, 여러 인물과 사건이 연이어 등장하여 스토리가 늘어지는 감이 있었으나 아이는 재미있게 읽었다고 한다. 소원을 이루는 것에 관한 요술 호리병박과 왕바오의 설전, 고민과 갈등을 거듭하다 선택의 기로에 선 주인공의 심리 묘사 등에 중점을 두고 있어 독자로 하여금 이런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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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암리를 아십니까 책읽는 가족 53
장경선 지음, 류충렬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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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서로의 문화에 열광하는 이웃 나라이기도 하지만 한 나라의 역사에 무수히 많은, 그리고 깊은 생채기를 남긴 나라이기도 한 일본. 마을 사람들을 교회에 몰아 넣어 죽이고 불 지른 제암리 학살 사건도 그 생채기 중의 하나이다. 이 책은 일제 강점기에 벌어졌던 '제암리 학살'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한 동화이다. 가해자 쪽에 속하는 일본 아이의 눈에 비친 모습들을 통해 나라의 독립을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겼던 민초들의 굳센 의지와 희생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의 정서를 적절하게 반영한 삽화는 류충렬님의 그림으로, <이지누의 집 이야기>를 통해서 접한 적이 있어서인지 친숙하게 느껴진다.

   나카무라는 나라를 맡아 달라고 떠넘겨 놓고는 이제 와서 나라를 되찾겠다며 만세 운동을 하고, 주재소를 습격하는 등 일본인에게 맞서는 조선인들을 이해하기 어렵다. 인두로 사람을 지지고, 총을 쏘아 죽이는 등 만행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지역 일본인 회장인 아버지를 비롯한 동족의 행위 또한 아이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다. 닭싸움터에서 만난 연화에게 마음이 끌린 나카무라는 자신이 들은 정보를 알려주고자 찾아가지만 자신이 일본인임을 숨기기 위해 벙어리인 것처럼 행동한다.

  책을 읽고 있노라면 일본인에게 항거하는 사람들을 잡아 고문을 가하고, 만세 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마을 사람들을 교회에 몰아 넣어 총으로 쏘아 죽이고 불을 지르는 만행을 저지른 일본의 잔인성에 치를 떨게 된다. 이 작품은 제암리 학살 이후 '쪽바리'와 '조센징'이라는 단어만큼이나 큰 간극으로 가로막힌 나카무라와 연화의 이별로 끝을 맺는다. 이 둘이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남긴 말이 긴 여운을 남기는데, 현실에서는 그런 목소리들이 미약하기만 한지라 안타깝게 여겨진다.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 선조들이 겪었던 고통과 치욕의 역사가 조금씩 잊혀지고 일본인들에게 항거했던 민초들의 희생도 퇴색되어 가는 것 같다. 

  어른이 되어 책을 통해 종종 역사적인 일들이나 인물에 대해 접할 때면 학창시절에 이런 역사의 한 부분들을 시험 공부를 위해 외웠다 잊어버리는 교과서 내용만으로 여겼던 것이 아쉽게 여겨진다. 우리 아이들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던지거나 희생당한 선조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낸 이런 작품들을 읽으며 역사의 한 부분들을 가슴 깊이 인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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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7-05-15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의 아픈 역사는 대할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적 사실을 전해줘야 하기에...
잔잔한 이야기의 흐름속에 민족의 아픔을 제대로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이들에게 권할 만한 책인 것 같아요.
 
만국기 소년 창비아동문고 232
유은실 지음, 정성화 그림 / 창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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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이라는 작품으로 이름을 알린 유은실의 첫 단편동화집으로 총 아홉 편의 단편동화가 실려 있다. 작품 전반에서 풍기는 느낌은 차분한데 한 편 한 편에 어른들의 삶의 일면이 투영되어 있다. 저자는 단편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이 아니라 세상살이의 고단함과 비애를 살짝 알아버린 아이의 모습들을 선보여 가슴을 아리게 한다. 

 첫 번째 단편인 [내 이름은 백석]에서는 자신의 무지를 부끄러워하지만 자식에게 당당하고 싶어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게 된다.  표제작인 [만국기 소년]에서는 세계 각국의 나라와 수도 이름을 줄줄이 외우는 아이가 등장한다. 천재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화자는 진수가 어떻게 국가와 수도의 이름을 통째로 외우는지 알고 있는 같은 반 아이이다.  아무 생각 없이 던지는 말이나, 의도하지 않지만 남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말들을 하는 어른들에게 실망하는 아이의 모습에 가슴이 뜨끔해지며 나는 그런 실수들을 얼마나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되돌아 보게 된다. 

  [맘대로 천원]에서는 엄마가 맘대로 쓰라고 주신 천 원을 하루 종일 일하시는 엄마를 생각해 맘대로 쓰지 못하는 '나'와 생각하지 않고 맘대로 쓰려는 동생의 태도가 대조를 이룬다. 친할머니네와 외할머니네를 오가면서 커온 선아가 두 할머니의 신경전에 난감해 하는 모습을 담고 있는 [선아의 쟁반]과 매주 전화로 아내의 과소비를 하소연하는 이모부 이야기를 담은 [어떤 이모부]는 살짝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보리 방구 조수택]은 책을 읽는 독자에게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느라 친구에게 상처를 준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지 않을까 싶다. 이 외에 [상장], [손님] 등에서도 갈등을 겪거나 고민하는 아이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엄마 없는 날]은 갑작스런 엄마의 부재로 인해 불안해 하는 아이의 모습을 담았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 혼자 둔 적이 없던 엄마가 보이질 않는다. 슬리퍼를 신고 지갑만 달랑 들고 나간 것 같은데 행방을 알 수가 없다. 동생은 엄마가 집에 없다는 말에 신이 나서 할머니와 소꿉놀이를 하지만 아이는 늦도록 들어오지 않는 엄마를 기다리며 자꾸 불안해진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동화지만 어른들의 감성을 더 적셔주는 단편집으로 여운이 오래도록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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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5-06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기다리고 있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