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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배우는 우리 역사 2 - 후삼국 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 ㅣ 발로 배우는 우리 역사 2
씨앗들의 열린 나눔터 핵교 지음, 박동국.유남영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지난 여름방학 때 남편이 휴가 기간에 아이들과 갈만한 곳을 찾아보라며, 이왕이면 유적지 쪽으로 알아보라는데 '경주'처럼 널리 알려진 곳이나 알까, 어디에 가볼까 꼽아 보려 해도 딱히 생각나는 곳이 없어서 난감했다. 여행 다녀온 경험과 인터넷으로 이런 저런 정보와 글을 찾아보면서 새삼 드는 생각이, 가려는 곳에 대한 관련 정보나 지식을 알고 가는 것과 무작정 가서 주마간산 식으로 걸어가며 대충 훑어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떤 일화가 전해지는지 알면서 볼 때는 한 번 더 곱씹으며 들여다보게 되고, 지나가며 눈길 한 번 준 것보다 더 기억에 오래 남게 되지 않던가.
<발로 배우는 우리 역사>는 시대별로 구분하여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 점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1권을 보고 2권은 언제쯤 나오려나 기다렸는데, 1권이 3월에 1권이 출간되었으니 6개월여 만이다. 이번 권은 후백제, 후고구려, 통일신라로 나뉜 후삼국 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다루며 역사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유적지와 다양한 유물을 소개해 놓았다. 도입부에 시대의 특징을 살핀 글과 만화 컷이 핵심적인 내용을 알려준다. 역사적인 일들은 세로 연표로 정리해 놓아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미리 알아 두세요]에는 유적지를 방문할 때 알아두면 요긴한 정보- 이용시간, 입장료, 문의 전화 번호, 홈페이지 주소 등-가 실려 있다. 태봉의 도읍지인 철원은 북한과 맞닿아 있어 안보관광을 하도록 되어 있단다. 민통선에 안에 있는 "철원 평화 전망대"에 오르면 후고구려와 궁예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고. 논산에 있는 '개태사'라는 절 명칭은 처음 들어보는데 계백 장군이 전사하고, 후백제의 신검이 왕건의 고려군에게 항복한 곳이라고 한다. 이 책을 보면서 처음 알게 되는 지식들이 솔솔하다.
[청주 고인쇄박물관 흥덕사터]에서는 직지(혹은 직지심체요절)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집중탐구] 코너에서 다시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원래 이름이 "백운 화상 초록불조 직지심체요절"이라고 한단다. 우리나라 문화재인 직지가 여전히 프랑스에 있는 것이 참 안타깝고, 외규장각 도서가 영구 반환이 아닌 임대 계약 형식으로 반환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아이의 기말 시험을 앞두고 사회 공부하는 것을 봐주며 새삼 느낀 것이지만 단편적인 지식은 오래가지 못하는 것 같다. 삼국 시대의 각 나라 왕들의 업적에 관한 학습 내용을 요점 정리해서 하나 외우고 다른 거 공부하는 사이에 가물가물하고, 하나 더 암기할 즈음에는 뒤섞여 헛갈리기 일쑤. 유적지와 문화재에 대한 것을 공부할 때에도 달랑 교과서 혹은 참고서에 실린 사진 하나 보면서 명칭과 위치, 건립 시기 및 특징을 외운들 그게 머리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을 리 없다. 이 책을 통해 유적지 외에 다양한 문화재도 살펴볼 수 있는데, 사진과 더불어 문화재에 대해 자세하게 묘사하고 설명해 놓았으며 자투리 공간을 이용해 관련 지식들을 알려주고 있어 역사 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본문에서 다룬 유적지 이외에도 가볼만한 곳과 특징을 [이 곳에도 가 보세요!]에 간략하게 소개해 놓았다. 체험 학습을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핵교'의 현장 경험과 풍부한 지식이 도서 전반에 잘 녹아 있어 시리즈 다음 권도 기대된다. 책장 뒤표지를 살피자니 "역사는 체험이다!" 라는 문구가 눈에 콕 박힌다. 직접 가서 보고 느끼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거의 다닌 적이 없어 아이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다. 이런 류의 역사 서적에 관심을 가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늦기 전에 실제로 가서 눈으로 보는 기회를 만들도록 노력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