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플래너] 캐주얼플래너 데일리-25절(1Day 1Page) - 네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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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과 파랑 구매했는데, 가죽 표지도 맘에 들고, 깔끔하면서도 양도 많아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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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보는 책 중의 하나가 이석원의 <보통의 존재>이다.

침대에 누워 책을 읽고 있노라니, 어느틈에 나의 과거를 더듬는다.

나도 모르게 한 페이지를 넘겼는데, 과거의 단편으로부터 불려왔다.

그래서 다시 전 페이지로 돌아가 읽지도 않고 넘긴 그 페이지를 다시 읽었다.

종종 어떤 책들은 작가의 글들을 읽어내개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기억하고 있던 이미지들을 꺼내온다...


'그것은 인생'을 듣자.... 이 노래야말로 뚝뚝 끊어져있는 단편들을 꺼내기엔 정말 좋다. 그냥 묻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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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표현사전- 문장 표현의 거의 모든 것
장하늘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9년 10월
38,000원 → 34,200원(10%할인) / 마일리지 1,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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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 (월)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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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 쓰는 글쓰기- 명로진의 인디라이터 시즌 2
명로진 지음 / 바다출판사 / 2010년 4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0년 10월 04일에 저장
절판
글쓰기의 항해술- SF 환상 문학의 거장이 들려주는 스토리텔링과 글쓰기 지침서
어슐러 K. 르 귄 지음, 김지현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7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2010년 09월 29일에 저장
품절
작가 수업 (양장)- 글 잘 쓰는 독창적인 작가가 되는 법
도러시아 브랜디 지음, 강미경 옮김 / 공존 / 2010년 8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2010년 09월 29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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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알라딘이 좀 시끄럽다.도급업체를 통해 일하고 있는 노동자의 해고와 관련된 사항 때문이다. 그래서 그 노동자를 대신해서 알라딘 일부 블로거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없다고나 할까. 물론 이것은 알라딘 블로거들의 생각이다. 사용자측에서는 한마디로 피해자가 아니라는 것. 다만 그 노동자가 안타깝지만 운이 없었다는 것쯤으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인 듯 하다. 물론 이렇게 설명하는 것은 그 노동자에게나 사용자(알라딘측)에게 예의 없는 말로 들릴진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이렇다.

이런 양측의 평행선으로 인해 알라딘 불매 운동이 시작되었다. 문제는 도급업체('인트잡'이라는 인력 공급업체)가 사실상 모든 과정의 핵심에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알라딘이 우선 표적이 된 듯 싶다. 과정이야 어떻든 그 노동자는 알라딘에서 일했고, 알라딘을 위해 뛰고 있었기에.

나는 불매운동에 공감한다. 다만 나는 참여를 하진 않을 것이다. 남들이 보면 재수없는 놈, 얄팍한 놈이라고 하겠지만, 이 뜻은 크게 변하지 않을 듯 싶다. 먼저 나는 개인적으로 아주 조용하게 '나만의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물론 알라딘이 아니다. 3개의 종목, 3개의 기업에 대해 나만의 소극적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긴 하지만, 아쉽게도 완벽하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의 사정상 대체할 것이 마땅치 않다면 어쩔 수 없이 이용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제품만을 불매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이 업체들의 서비스 마저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긴 한데, 쉽진 않다. 그래도 거의 이용하지 않는 편이다. 불매운동을 하고 있는 이 업체들은 나에게는 형편없음으로 인식되어진 기업들이다. 아마도 이것도 거의 바뀌지 않을 듯 싶다. 그런다고 이 기업들이 망하길 원하느냐? 그것도 아니다. 왜냐면 누군가에겐 소중한 기업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공감의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 입장을 떠나서 알라딘에서 근무하는 정직원 뿐만 아니라, 비정규 직원들을 어느정도 고무시킬 수 있는 운동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이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업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회사가 아닌 자신들의 복리(혹은 생존)를 위해 생각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될거라는 이유 때문이다. 물론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생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알라딘이라는 시스템을 이루는 공기(필수 불가결 요소라는 것을 알면서도 신경쓰지도 않는, 즉, 보이지 않는)같 은 존재로 보지 않고, 자신과 가족을 위해 애쓰는 사회 구성원으로 보여지고 있다는 것은 직원들에게 플러스가 됐으면 되었지, 마이너스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또 Yes24나 리브로와 같이 동종업종의 기업들에게도 일종의 경고로서 작용되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얼마나 파급효과가 크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겠지만, 물리적 제조업체가 아닌, 서비스업체 특히 인터넷 기반의 업체들에게는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가는 이러한 운동이 결코 무시할만한 수준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공감의 저편에 드리워져있는 우려감은 바로 직원들에게 두려움과 짜증스러움을 심어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직원들을 고무시켰지만 서서히 두려움이나 짜증스러움으로 번져갈 경우, 이것은 처음 의도한 바와는 전혀 다른 본질을 띠게 된다. 다시말해, 이 운동의 과정이 매우 애매하게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불매운동의 (유효)기한도 전혀 없고, 또 타협할 권한도 없다. 즉, 알라딘서 책을 구매하는 행위를 일시 정지 시킨다는 생각은 알라딘 서비스에 대한 전면적 거부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고, 이는 또 다른 알라딘 이용자들에게 불편함과 불쾌함을 줄 수 있다. 직원들도 당연히 영향을 받을 거란 생각이 든다. 특히 도급업체를 통해 온 사람들일 경우 더 그럴 듯 싶다.

나는 알라딘과 Yes24를 고맙게 생각한다. 물론 나의 개인적 상황에 따른 것이다. 단순히 긍정적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는 이유는 나의 삶에서 한동안 잊혀졌던 책을 Yes24의 서비스를 통해 다시금 살려낼 수 있었고, 그때 같이 이야기를 나누었던 Yes24 블로거들에게 고마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알라딘의 경우는 기반이 인터넷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항상 인터넷 사용자를 위한 반걸음 앞선 행보를 보였다는 이유가 크다.

웹 기반이라고 해서 기업의 마인드가 항상 열려있다고는 볼 수 없다. 어떤 기업은 여전히 오프라인일 수 있다. 물론 이번 논란은 그래도 기업이라는 어쩔 수 없는 알라딘만의 오프라인 찌꺼기 마인드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알라딘의 온라인 모험 모드가 항상 좋았다. 먼저, 예전 이글루스 블로그를 운영할 때 느꼈던 거지만 이글루스와 알라딘과 협업한 것이 '라이프로그' 서비스의 도서 검색 및 포스팅이었을 것이다. 이점 때문에 내가 알라딘으로 옮겨온 계기가 되긴 했지만, 어쨌든, 그들의 온라인 모험은 재밌고도 쉽다. RSS가 널리 퍼지기 전에 '한rss'를 통한 서비스를 소개한 것도 알라딘으로 기억한다. 또 TTB라는 고객 광고 수익 프로그램은 어떤가. 이것도 당시 구글의 광고 수익 프로그램에 발맞추어 자신들의 서비스에 접목하여 이뤄낸 것이 아닌가. Yes24의 경우 이러한 광고 수익 프로그램이 한참만에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 또, 이것은 부수적인 거지만, 미국의 아마존과 같은 포장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알라딘에서 말한 적이 있었다. 이것은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서비스에 해당하겠지만, 어쨌든 항상 마인드는 온라인의 오픈 마인드를 가져야만 가능할 것이다. 또 나의 인터넷 브라우저 사용 중 70%는 파이어폭스이고, 20%는 구글 크롬이며, 나머지 10%는 MS의 익스플러러이다. 처음 파이어폭스 사용시 Yes24및 리브로, 인터파크 등등 다른 사이트들은 깨져 보였지만, 알라딘의 경우 꽤 근사하게 나왔던 기억이 있다. 정말 파이어폭스로 보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더구나 내가 사용하는 익스텐션(파이어폭스에서 사용하는 확장 기능) 중 'context search'라는 놈에 맞는 유일한 온라인 서점은 알라딘 뿐이었다. 지금도 Yes24는 안될 것이다. 나는 아마존과 알라딘을 '컨택스트 서치'에 넣고 활용한다. 이 확장기능이 뭐냐면, 인터넷 보다가 책 이름 나오면 거기에(텍스트에서) 블록만 지정한 후, 마우스 오른쪽 키를 통해 알라딘 검색 기능을 이용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새 창이 뜨면서 검색된 책이 알라딘에서 보여지는 기능이다(물론 이런 것은 사전기능으로도 이용 할 수 있다). MS의 경우 익스플로러 8버전에서 그나마 비슷하게 나오는 것 같지만, 검색 지정이 하나만 되는 듯 하다.

지금은 어떨까? 현재는 '유저스토리북' 이라는 곳을 통해 또 다른 온라인 서비스를 개척하고 있다. 물론 어떤식으로 협업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사이트는 직접 알라딘 구매 서비스와 연결된다. 모든 서비스가 알라딘의 주체적인 기획에 따른 것은 분명 아니겠지만, 이렇듯 내가 기억하고 있는 온라인에서 보인 알라딘의 행보는 작은 것도 아니고, 쉬운 것도 아니다.

글이 너무 길어지는 듯 하다. 약간은 방향성을 잃어버린듯...

어쨌든, 알라딘의 경우 온라인 유저의  입맞에 맞추어 행보해왔다는 것은 나는 몸소 체험해왔다. 그럼에도 이러한 노동자의 해고 논란에서 알라딘은 분명 유연한 행동을 하지 못한 것은 분명한 것이고, 블로거들이 요구했던 알라딘 답변 또한 상당히 메뉴얼적으로 보여진다는 데에서 실망을 했다는 것도 사실이다.

알라딘이 기억해야 할 것은 모든 알라딘 이용자들이 항상 드러내놓고 있진 않지만, 알라딘이 했던 모든 것들을 하나 하나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반응이 빠른 것도 있고, 늦은 것도 있지만 어쨌든 나중에 피드백으로 좋던 싫던 받게 되어있다. 앞서 나의 좋았던 기억들은 긍정적 피드백의 한 종류이고, 여러 블로거들이 내놓고 있는 불매운동은 부정적인 피드백의 한 종류일 것이다. 어쩄든 이런 것들은 알라딘을 향하고 있고, 알라딘이 접수할 수 밖에 없다.

내가 참여안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알라딘에 대한 좋은 인상때문이 아니라, 내 스스로가 주저하고 있다는 점이다. 말 같지도 않다. 하지만 사실이다. 깊은 생각을 하기도 전에 이미 나는 왜 그런지 모르지만 주저하고 있다. 거대한 담론이라서 그래서 몇몇 블로거들이 애를 써도 안될거야라는 자포자기 때문에 그런것이 아니라, 해고 노동자의 요구를 다 들어주어도 나에게는 뭔가 찜찜한 것이 남아있을 거라는 생각때문일 듯 싶다.

이것은 정치에서도 해결 보지 못한 것이다. 여전히 과정속에 있고, 정치에 따라 흔들거린다. 경제에 따라 흔들거린다.

알라딘과 해고 노동자 사이에는 도급업체(인트잡)가 있지만, 도급업체와 알라딘, 그리고 도급업체와 도급 노동자 사이의 관계를 나는 알지 못한다. 알라딘의 입김이 도급업체에 바로 작용할지, 도급업체의 입김이 도급 노동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나는 알지 못한다. 왜 노동자들이 도급업체와 자발적 계약을 맺어야하는지도 나는 알지 못한다. 도급업체가 경제가 아주 활황일때도 없어질 거라는 것을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런데 이번 논란의 해고 노동자가 원하는 데로 알라딘이 들어준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될까? 이게 찜찜한 것이다.

그렇다고 알라딘의 고용 상황이 엄청 좋아졌다고 한다면, 다음은 Yes24로 옮겨가서 불매운동을 펼칠 것인가?

물론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렇다고 멍하니 지켜보겠다는 말인가?'하고 말이다.

아쉽게도 나의 경우엔 정말 그렇다. 지켜보겠다는 것. 하지만 멍하니 지켜볼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앞에 온라인이 어떻네, 피드백이 어떻네 하며, 주절주절 썼다.
 
내가 불매운동을 한다면 최대한의 모든 서비스를 끊을 것이라고. 어떤 좋은 온라인 서비스를 한다해도...

또...

뭐가 되었든 나는 기억하고 있다고.


PS.
1. 이 포스팅은 주로 알라딘을 향한 말임을 알아주시길...

2. 해고 노동자 김종호씨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3. 이런 불매운동의 경우 가장 중요한 점은 '바람구두'님 언급대로 '지극히 개인적인 싸움'이라는 것을...
누구를 도와주고 안도와주고를 떠나 자기자신을 위한 불매운동임을 기억해야 할 듯...
즉, 불매운동을 지속적으로 나아간대도, 불매운동을 바로 이 순간 그만둔다하더라도 다른 제3자가 뭐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봄. 단 이러한 개인적인 불매운동이  알라딘의 (비판을 넘어서) 헐뜯기로 가는 경우에는 서로 지는 게임이 될 것을 기억해야 할 듯....

4. 그나마 긍정적인 사회는 항상 기억하고 있다는 것...바로 까먹으면 요즘 처럼 됨....

5. 예전부터 '왜, 나는 알라딘을 이용하는가?'에 대해서 블로그에 글을 올려보고는 싶었는데 대략적이나마 올리게되었다. 음....오히려 유감스럽게 이런 논란속에서 써먹게 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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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물고기 - 물고기에서 인간까지, 35억 년 진화의 비밀
닐 슈빈 지음,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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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 곳은 아마존 사이트였다. 새로 출간된 과학관련 책들은 뭐가 있는지 궁금하면 가끔 들러서 이리저리 눈팅을 하곤 한다. 2008년 1월이던가..2월이던가... 암튼 그때 책 제목을 처음 접하고 정말 읽고 싶어졌다. 알라딘에 와서 검색을 해보니 원서로 구매할 수가 있었다. 그때 당시 2000원짜리 쿠폰까지 하면 2만원에 살 수 있었는데, 어차피 바로 읽을 수도 없고 해서 미루게 된 것이 몇 달 지나니까 환율의 변동땜시 수직상승을 하더니 얼마전까지만 해도 4만원 근처까지 올라갔던적이 있었다(아마도...). 미친척하고 살까 말까를 고민하던 중 이 책이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그때 그 기분이란...무슨 앓던 이 빠진 기분이랄까? (구매를 2009년 6월에 했으니 꽤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럴수가... 한껏 고조된 구매의욕이 순식간에 꺾여버리게 되었으니... 그것은 다름아닌 책 표지 때문이었다. 나름 표지에 신경쓰는 타입도 아니고, 오타나 탈자나 뭐 그런것에 신경쓰는 타입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나 자신 조차도 모르는 트리거 영역(내내 명랑하니 있다가 어느 영역 혹은 어느 수준을 건들면 금세 분노로 바뀌는)이 설정되어 있지 않나 싶다.

먼저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와 전혀 다른 일러스트레이션이 떡 하니 아니 어지러히 인쇄되어 있었다. 미취학 아동이 까까 사 먹고 모아놓은 별 이상한 동물 스티커들을 아빠의 양장본 표지에 무차별로 붙인거 마냥 테러해 놓은 표지였다.(비약이 심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첫인상이 그랬으니까...) 





 

 

 

 

 

 

 

  

암튼 그랬다.

내용 자체는 책 제목에 너무도 잘 압축되어 있다. 다만 이 책을 읽고 곰곰히 생각해본 것은 '닐 슈빈'의 환원주의적 접근에 대한 방식이었다. 나도 이러한 과학적 접근 방식을 잘 모르기 때문에 뭐라 설명하기 그렇지만, 이 책에 드러나지 않은 것이 드러난 것 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졌다. 가령 파충류의 턱뼈들은 인간에게 와서는 퇴화되어 없어진 것이 아니라, 다른 기능을 하는 뼈로 대체되었으며, 이는 인간의 귓속의 뼈들로 대체되었다. 흥미로운 대목이다. 필요한 부속을 무로부터 창조하지 않고, 기존 불필요한 것을 끄집어 올려(이 경우에 있어서 턱뼈에서 귀쪽으로...) 새로운 부품으로 대용하게 했으니, 의외로 에너지 낭비없는 실용적인 설계인 것이다.

이런 것들야 말로 정말 '내 안의 물고기'를 드러내게 하는 것이다. 나를 보기 전에 물고기 부터 보라는 이 환원주의적 내용은 꼬리에 꼬리를 잇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데, 과연 인간은 지구 생물 진화의 종착역인가 하는 물음으로 자연스레 이끈다.

진화 중심에서 봤을때, 당연히 아닐것이다. 지금까지 지구의 역사에서 인간이 차지하고 있는 진화의 가지는 제일 최상층에 위치하지만 이는 언제든지 또 다른 가지로 뻗어나갈 수 있는 하나의 마디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럼 다음 물음이 자연스레 따라온다. '그렇다면 진화는 연속적인가? 아님 불연속적인가? '라는 물음이다.  이에 대해 나로선 지식이 없어서 뭐라 할 수는 없다. 누구는 진화를 연속적으로 보고 있을 것이고 이는 지금도 아주 느리지만 진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구는 진화는 불연속적이고, 이는 지금의 진화는 멈추워있거나, 거의 멈춰진 상태에 있다는 말이된다. 거대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한 말이다.

그렇다면 이 책 '내안의 물고기'에서는 진화를 어떤식으로 표현을 했을까?

저자인 '닐 슈빈'이 연구하고 있는 영역을 보면 희미하게나마 알 수 있는데, 저자는 고생물학자이면서 현재는 의대에서 해부학 강의를 맡고 있는 교수라는 점이다. 그러니 이 책은 좀 더 거시적이다. 해부학적인 요소가 곳곳에 드러나 있는데, 어찌보면 '발생 그 이후'라는 의미에 더 가까울 듯 싶다. 여기서 주로 다루는 것들은 발생이라기보다는 발생 이후의 '변형'이다. '변이'라 할 수 있겠지만, '변이'는 곧 학문적 용어로서 쓰이므로 나로선 이미지만 얻을 뿐 자세한 것들은 알 수 없었다.

이 책의 전반적 이미지는 발생은 고생물에서 찾고, 변형(혹은 변이)은 현 의학안에서 그러니까 해부학이라는 영역에서 얻으려한다는 이미지이다. 그러다보니 진화에 대한 그의 이야기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인간 이후의 진화에 대한 이야기는 담겨있지 않다. 미래에 인간이라는 종이 어떻게 진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들어있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 진화에 대한 그의 상세한 의견이 들어있지 않다는 의미이다. 그냥 보이는 것과 발견한 것의 조합쯤으로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는 것이다. 진화에 대한 무수히 많은 사족들은 과감히 생략하고 오직 발견한 것과 그에 대한 저자의 연구내지 학계의 연구만을 이야기한다.

그러다보니 분명 환원적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인간의 팔과 다리, 두개골, 척추, 몸의 구조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설명가능하다는 이야기), '잃어버린 고리'라는 상당히 거대한 카테고리를 건들지 않고(진화론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찾아낸 고리'라는 단순한 몇 개의 샘플만을 취한듯 보이는 제한적인 카테고리만을 설명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꽤 직관적이다. 가령 지느러미가 이러이러한 과정을 겪어 인간의 손과 발이 되었다라는 식으로 굉장히 압축하여 설명해 놓았다. 진화론이 가지는 철학적인 부분은 과감히 삭제했고, 오직 현상과 관련한 이야기뿐이다.

이 책은 그러니까 감질나게 하는 면이 있다. 책도 얇다.

이 책만을 놓고 진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엔 역부족이다. 분명 진화에 대한 예들로 가득 채워져있지만, (이 책에서 소개한) 몇가지 진화 패턴이 정말 우리 몸 전체에서 이루어져왔던 모든 패턴인가 하는 부분에 대한 설명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머지는 아직 연구중이라 하면 할 말이 없게 된다. 그래서 진화에 대해 확고한 입장, 혹은 전제로 이야기하지만 전체적으로 진화의 모습을 그리기가 쉽지는 않다.

예전에 읽은 책 하나가 언뜻 떠오른다.

과학자들이 외계인과 조우를 한다. 그 과학자들은 외계인이 지구에 떨어뜨린 거울('거울'이라고는 하지만 한마디로 디스플레이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면 된다. 또한 음성도 주고 받을 수 있다)속 실시간 영상을 통해 외계인들과 대면한다. 자, 과학자들은 그 거울을 가지고 뭘 할 수 있을까? 사실, 처음엔 기껏 들여다보는 정도 일 것이다. 그러니까 '뭘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보다는 '뭘 알 수 있는가'라는 의문에 좀 더 집중하게 된다. 거울을 들여다본 후 맨 처음 알 수 있는 것은 유리면을 통해 보이는 외계인의 형체가 될 것이다. 이렇게 생겼군.
그들(외계인)이 살고 있는 환경이 어떻하길래 이런 모양을 가지게 되었을까. 당연히 이런 생각도 들 것이다. 또 그들은 어떤 소리를 낼까. 그들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어떤식으로 대화를 할까. 대화를 하긴 할까? 뭐 이런 호기심도 꼬리에 꼬리를 잇듯이 연달아 고개를 들 것이다. 소통을 생각했다면 음성 통신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정보 전송에도 궁금증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들의 문자는 과연 무엇일까라는.

하지만 이런 궁금증은 어떠한 기준이 있어야한다. 그 기준은 바로 '우리'가 된다. 그러니까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인간은 이러한데, 거울 속에 비친 외계인의 모습은 이렇더라와 같은 기준말이다. 그러니까 외계인에 대한 모든 호기심은 바로 우리에 대한 연구이다. 우리가 우리를 모르고선 비교할 수도 대조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를 하나의 해답으로 놓고 상대(여기에선 외계인)를 이리저리 굴려보면서 또 다른 해답을 얻는 것이다. 
   

이런것을 '변분법(calculus of variations)'이라고 하는데, 정확한 것은 나도 모른다. 하지만, 간단히 말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답을 가지고 그 답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추측하거나 혹은 답이 변화하는 과정을 예측하는 것이라고 해두자. 또 그 답이 나오기 까지의 과정을 논리적으로 찾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아무튼 이런 '변분법'은 양자역학의 기본이 되며, 또 창발성(혹은 복잡계)과도 연관되어진다고 한다. 양자역학의 경우엔 'NP 완전문제(NP-complete problem)'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즉, 패턴의 검색인데 'NP-완전문제'에 서 대표적인 예는 수십개의 섬과 다리가 있다고 가정했을때, 한 섬을 한번씩만 거치는 경로를 찾아내는 것이다. 우리는 섬과 다리 숫자를 알고는 있지만, 조건(한번씩만 거친다는)에 따른 그 경로는 알 수 없다. 뭐.. 이런 것이 양자역학의 난관이 되는 문제이다. 한마디로 모든 경우의 수를 다 확인해보려면 성능 좋은 컴퓨터로 빡시게 돌려야하는데, 기존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보통의 컴퓨팅으로는 불가능하다. 즉, 양자 컴퓨터가 필요하다는 의미.

암튼, 글이 길어졌다. 위에 설명한 외계인과 우리(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은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여러 단편 SF로 이루어져있는데, 그 중 앞서 얘기한 외계인과 인간의 조우에 관한 단편이 바로 <당신 인생의 이야기>이다. 책 뒤에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단편 소설인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바로 '변분법'과 '창발성'을 바탕으로한 이야기라 한다.

'닐 슈빈'의 책 <내안의 물고기>와 왠지 제목이 유사하지 않은가? 다만 '닐 슈빈'은 오직 현상만 이야기했을 뿐이다.

PS.

1. 언제나 그렇지만,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머릿속에 몇가지 든 것들만 잇다보니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하거나 아예 틀린 리뷰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이렇게라도 언급함.

2. <내안의 물고기>를 몇가지 변분법적 원리를 적용하고(이미 인간의 모습을 최대로 유지하고), 몇가지 변수를 조정하면 다음과 같은 새로운 종이 등장할 수도 있음...(그림속 생명체는 영화 '헬보이'에 등장하는 '에이브 사피엔'). 원래는 '에이브 사피엔'과 '자자 빙크스'를 가지고 리뷰쓰려고 했는데 좀 엉뚱하니 흘러 따로 쓰지는 않음...사실 별로 쓸 말도 없음...

  








    

 

  

 

3. 진화와 관련된 책은 읽기가 상당히 어렵다. 물론 어떤 책도 마찬가지겠지만 말이다. 다양한 분야를 알아야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장 필요한 분야는 의외로 철학분야가 될 듯.

4. 이 책('내안의 물고기')을 이야기하면서 '틱타알릭(Tiktaalik)'에 대해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는데, 이 책의 중심이 되는 고대 생물의 화석이다. 그냥 유튜브 클립이 있기에 링크.....  

http://www.youtube.com/watch?v=B9h1tR42QYA&feature=player_embedded  

5. 예전에 포스팅 해봤던 인간 2.0과 관련된 잡설 (별것 아님...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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