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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부르는 숲 - 미국 애팔래치아 산길 2,100마일에서 만난 우정과 대자연, 최신개정판
빌 브라이슨 지음, 홍은택 옮김 / 동아일보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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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를 부르는 숲』을 보건데 '빌 브라이슨'은 에둘러 말하길 좋아한다. 그게 그러니까 심각한 상황에서도 특유의 낙관적인 자태(?)를 잃지 않으려는 모습이 독자인 나에게 선하다. 확실히 그에게 성급함은 손해를 불러온다. 그의 행동은 미래의 어느때 경제적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가 유머와 위트를 지닌 채 어떤 위급함을 넘겼다면, 후에 나올 그의 책에선 좋은 소재거리가 된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그의 익살맞은 행동은 경제적 가치를 불러온다. 마치 DNA에 새겨진 것 같다. 유머가 있어라. 너에게 지폐 몇 장을 내려보내줄 테이니.

언젠가 읽어야지 하는 책들중에 『나를 부르는 숲』은  리스트 제일 위쪽에서 나름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젠 내가 읽은 책 리스트의 제일 아래에 위치한다. 이번 여름은 나에게 '빌 브라이슨'을 느낄 때이다. 재미도 없는 세상, 어디서 키득거리며 한가로움을 느낄 수 있겠는가. 항상 읽어야지 하는 책이었지만 그 내용은 아무것도 몰랐다. 그냥 숲에 들어가서 야영하고, 등산하면서 새삼 자연의 위대함과 변덕사이를 왕복하는 그런 책인줄 알았다. 방금 적은 이 말이 얼마나 무책임한 말인지 이 책을 보고서야 알 수 있었다. '그냥 숲'이라니. 도시 한쪽에 밀려나 있는 작은 '그냥 숲'도  보이지 않는 역사가 있을 것이다. 가령 나의 먼 먼 조상들이 재난을 피해 몸을 숨겼다든지, 아니면 보릿고개를 이겨낼 수 있는 작은 풀뿌리라도 대접을 해주었던지 말이다.

'숲'의 정체를 알고나서 사실 소름이 돋았다. "이봐. 어느 누가 3,400Km가 넘는 산맥을 숲이라 불러~~." 책 몇 장 펴들고 든 생각이다. 이 산맥이름은 '애팔래치아 산맥'이다. 중학교땐가 고등학교때 어느 수업에서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이다. 사실 이건 무슨 '오호츠크 해 기단'만큼이나 나에게 거리(존재하고 있다는 인식조차  하지 않았다면 그 거리감도 느끼지 못할때지만...)가 있는 이름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나의 뇌세포 몇개를 할당해가며 저장해놓은 걸 보니 단순한 세포의 낭비는 아닌 듯 싶다. 마치 목말라 죽어가는 뇌세포에 물 몇방울  떨어뜨린 기분이다. 책을 읽고 재밌어서 친구에게 책 이야길 해 주었는데, 이 친구는 '애팔래치아 산맥'을 모르더라. 뭐 모를 수도 있지.

책속에 등장하는 재밌는 사람이 또 있다. 이 책의 저자 '빌 브라이슨'과 애팔레치아 트레일을 같이 종주한 친구이자 잠시동안 동반자였던 '카츠'라는 인물인데, 이 사람이 이 책에서 얼마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냐면 이 책의 '장르'를 바꾸게하는 거룩한 힘을 지닌 존재라 봐도 무방하다. '빌 브라이슨'도 유머스러운 사람임에는 틀림없지만, 그것은 '카츠'가 옆에서 '빌'에게 자신을 관찰당하게 하고, 때로는 빈정거리게도 해주고, 때로는 '빌'을 성자로도 만들어주고, 떄로는 '빌'을 공황상태로도 빠지게 해주고, 때로는 '빌'에게 친구이자 동반자로서의 가치가 얼마나 귀중한 것임을 일깨워주는데 있어서 한 몫 톡톡히 하는 친구라는 점 때문이다.  그런데 종주 도중 둘이 잠시 헤어지고 저자인 '빌' 혼자 등산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때 책의 장르가 잠시 바뀐다. 무척 교훈을 준다. 물론 잠시 교양서적을 보고 있는 착각도 들며. 그렇다고 부정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이 부분은 이것대로 흥미있다.

암튼, 책 머리에 저자가 '당연히 카츠에게 바친다'라는 땡스투 문구는 이 책을 읽어가며 절감한다. '카츠'는 숲을 돌아다니며 혹 만날지도 모를 '곰'만큼이나 긴장감을 준다. 곰이 할일을 이 친구가 대신 해준다.

이 책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당장 배낭을 싸서 떠나!!'라는 강력한 환청을 들려준다. 또 환청만큼이나 강력한 추억을 꺼내준다.

' 아.. 그때 그 겨울 지리산의 햇살은 정말 달콤했지. 날씨는 추워서 모든 것을 얼려버렸지만, 그 때 그 햇살만큼 감미로운 것도 없었지. 또 어느 해 겨울 한라산은 어땠어. 눈속에 푹푹 파묻히며 걷는 그 길. 조금 걷고서야 알았지. 발 아래에 채이는 것이 눈 속에 묻혀버린 길 안내하는 봉이라는 사실을. 또 어느 해 여름 지독한 가뭄이 지리산 자락에 자리를 피고 꿈쩍도 하지 않을 그 무렵, 곳곳의 샘이 말라버려 분명 지도에 있을 샘이 증발했을때 그 당혹감이란 정말. 또 예기치 않게 도중에 만난 한방울씩 떨어지는 샘을 만난 그 기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대충 이런 추억속 기쁨과 고난을 증폭시켜 되살려준다. 더불어 등산 당시 스쳐지나간 모든 동,식물 예를들어 잠자리, 까마귀, 개나리(맞나?) 등등 이 모든것들에게 존재의 이유를 부여해주는 관대했던 당시의 나로 돌아보게도 만든다. 저자인 '빌'의 경우 만나지 못했던, 하지만 종주 당시 꽤나 오랫동안 머리속에서 들러붙어 공포감을 선사해준 곰에게 오히려 살아서 숲을 나가야 하는 존재의 이유를 부여받긴 하였지만.

이렇듯 이 책은 저자의 추억+ 나의 추억을 섞어준다. 산에서 만나서 눈인사하고 몇마디 건냈던 같은 시간대 산 속에 있던 얼굴 모르고 이름 모르는 사람들한테 마저도 야릇한 그리움과 궁금증을 느끼게 해준다. 물론 저자의 경우엔 예의없는 산사람들도 있었고, 시끄러운 사람들도 있었지만.

올 여름에는 '빌 브라이슨'의 또 다른 책들도 들어야겠다. 다른 책속엔 무슨 이야기가 있을지 궁금하다.

한마디 더, 삶의 기운이 메말라가거나 세상의 혼란속에서 길을 잃어 배회하고 있을 영혼들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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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박한 공기 속으로
존 크라카우어 지음, 김훈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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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책을 좋아하시는 한 블로거님께서 나에게 책 한권을 소개해주셨다. 왜 이 책을 알려주셨는지는 기억은 나진 않지만, 그 블로거님은 이 책을 읽고 감동의 산(바다가 아니라...)을 만난듯이 보였다. 나는 그 책을 읽어보려했으나, 이미 절판된 상황. 도서관에도 꽂혀있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잊고 있었는데, 어느날 우연히 이 책이 재출간 되었음을 알았다. 당장 구입해 읽었는데, 도중에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이 책 제목은『희박한 공기 속으로』이다. 영문 제목은 『INTO THIN AIR』. 이 'thin'이라는 형용사에 어찌 그리 이끌리던지. 1996년 5월 에베레스트를 등정했던 팀의 이야기인데, 단순히 산악등반에 관한 책은 아니다. 책을 덮고난 후, 가슴 언저리 한 구석에 알 수 없는 뭉클함이 느껴졌다. 왜, 하필 그 시간이었을까?

약간은 길을 벗어났지만, 또 전혀 성질이 다른 책 한권에 이 책에 대한 소개가 있다. '크리스 앤더슨'이 쓴 『롱테일 경제학 The Longt Tail 2006 랜덤하우스코리아』이라는 책이다. 그 책 초반 부분에 『희박한 공기 속으로』라는 책이 『난, 꼭 살아 돌아간다 Touching the Void 2004 예지』라는 책과 함께 소개되어있다. 그 내용은 이렇다. 『난, 꼭 살아 돌아간다』라는 책이 처음 독자들에게 선뵈었을 당시, 독자들의 반응이 좋았다한다. 하지만, 그 반응이 책 판매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며 이 책은 곧 잊혀졌다. 하지만, '아마존'이라는 인터넷 쇼핑몰이 등장하자마자, 그때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희박한 공기 속으로』라는 책과 더불어 『난, 꼭 살아 돌아간다』라는 책이 다시금 인기를 끌며, 오히려 전자의 책의 인기를 넘어섰다한다. 그 후, 이러한 인기를 실감한 아마존측은 이 두 책을 한 묶음으로 팔기 시작했으며, 이 묶음 판매는 좋은 실적을 남겼다한다.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고, 틈새시장과 그것이 지닌 시장성 내지 경제성에 관련된 내용이다.

어쨌든, 내가 '롱테일 경제학'을 읽고 있을때에는, 『희박한 공기 속으로』는 여전히 절판중이었다. 입맛만 다실 수 밖에.

누구나 알고있다시피, '에베레스트'산은 히말라야 산맥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이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책에서도 이 최고의 정상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에는 에베레스트를 향한 인간의 도전의 역사를 포함한다. 국내 검색엔진을 이용해서 조금만 찾아본다면, 에베레스트가 '사람'이름에서 따 온것임을, 또한 티베트 어로는 '초모룽마'로 불리우고, 네팔 어로는 '사가르마타'로 불린다는 것 역시 알 수 있을 것이다(물론 책에는 좀 더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최고점을 향한 등반이나 어려운 여건속에서의 악전고투기와는 다른, 심오한 그 무언가가 있다. 그 무언가를 잘 잡아내야 한다. 그래야만 몰입의 정점에 다다를 수 있다. 이런것을 드라마라 부른다.

이 책의 저자 '존 크라카우어'는 『아웃사이드』란 잡지에 에베레스트 정복기를 싣기위해, 가이드가 딸린 등반대의 일원으로 1996년 봄에 에베레스트로 떠난다. 이 등반대는 유명한 등반 가이드 대장과 또다른 가이드 그리고 저자를 포함한 여덟명의 고객들로 이루어져있다. 이때 당시 이 가이드에 소속되어 에베레스트를 오르기 위해 지불했던 비용이 개인당 6만 5천달러였다고 한다. 우와... 그것도 개인장비를 갖추기 위한 돈과 그곳까지 가기위한 항공료는 제외한 비용이다. 개인자격으로 가더라도 네팔정부에 입산명목으로 수만달러를 지불해야한다하니 왜 허영호 대장이나, 엄홍길 대장이 스폰서를 달고 그런 거친 곳에 올라야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들의 텐트위에 걸려있는 바람길을 알리는 깃발이 스폰서들의 로고로 빽빽이 채워져있는지를 말이다. 세르파와 여러 장비들 준비에 들어간 돈까지 합한다면 그 비용은 정말 에베레스트 빙벽만큼이나 가파르게 올라갈 것이다. 세르파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산을 오르기 위해 도와주는 사람들을 일반적으로 세르파라 부르는 줄 알았다. 하지만 잘못 안 것이다. '세르파'는 네팔의 '쿰부'지역에서 살고 있는 부족의 이름이다. 호오...그런거였군.

어찌어찌해서 등반 대장(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그들은 고산병을 극복하기 위한 트레이닝(이 트레이닝은 지금까지 고산병을 극복하기 위한 효율적인 트레이닝의 교과서라 불린다한다. 여기서 효율적이라 함은 8000미터급 보다 낮은 지역에서 훈련하여도 8000미터 이상을 등반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경우를 일컫는다)을 하였고, 그들은 5월이 되자 곧 정상을 향한 도전 준비를 하게된다. 이 준비에는 같은 루트로 오르려는 여러 팀들과의 조율이 있는데, 한마디로 스케줄 관리이다. 어떤팀은 5월 몇일에 떠나고, 또다른 팀은 몇일에 떠나고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세르파들은 그 전에 계획되어진 지점까지 미리 올라 산소통을 준비시켜 놓는다한다. 산악경험과 기술이 부족한 돈많은 고객들을 위해...

그리고 그들은 5월 10일에 오른다. 저자의 팀을 포함하여 네팀의 등반대가 그날 오른 것이다.

이상 책 줄거리는 여기까지만 기술하겠다.

에베레스트를 일컫는 또다른 말 '초모룽마'. 어떤이들에게는 이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슬픈 감정이 되살아날 듯 싶다. 혹시, 2005년 '엄홍길' 대장이 이끌었던 『휴먼원정대』라는 mbc 프로그램을 기억하실 분도 계실 것이다. 2004년 '계명대 에베레스트 원정대' 대원 자격으로 산을 올라 결국 정상을 밟았지만, 하산하던 중 3명의 대원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였었다. 1년 후 '엄홍길' 대장이 이끄는 원정대가 시신을 찾고자 '초모룽마(방송에서는 '초모랑마'로 나옴)'에 들어서 '고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찾기까지 그 모든 과정을 방송을 통해 생생히 방영되었다.

그때 기억나는 것들 중의 하나는 유일하게 발견되어 그곳에 안장된 '고 박무택'대원의 상태이다. 그는 장갑을 벗은 상태였다. 왜 그는 모든 것을 얼리는 그 추위속에서 장갑을 벗은 채로 죽음을 맞이하였을까? 책에서도 몇몇은 장갑을 벗고 있는 상태로 죽음을 맞이한 광경이 묘사되어있고, 심지어 어떤이는 파카의 지퍼까지도 내려진 상태로도 발견되었다. 그들은 추위를 느끼지 못했던 걸까?

사실, 저자 또한 옆에서 지켜보지 않았으므로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저자의 경우엔 그 추위속에서도 아늑함과 포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한다. 고산지대의 희박한 산소때문에 뇌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환영을 만들어낸 것으로도 볼 수 있는데, 어찌보면 안락한 죽음을 맞기위한 인간의 몸이 부릴 수 있는 최대의 사치로도 생각할 수 있을 듯 하다. 안락한 그들에겐 장갑은 거추장스럽고, 불편할 뿐이다. 단지 그뿐일듯.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앞에서 언급한 심오한 그 무엇이 아니다.

산을 오르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 인간의 얄팍한 감정안에서 어떻게 조금씩 무너져가는가를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 떠오른 책은 우습게도, '마이클 크라이튼'의 『쥬라기 공원』이다. 내 블로그에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책이다. 자신만만한 시스템이 어떤 순간을 기점으로 헛점이 노출되는지. 그리고 어떤 요소가 부가되어 불난곳에 부채질을 하는 것이 아닌, 기름을 부어버리고 마는 사태로까지 번지게 되는지. 질서가 어떻게 혼란으로 변질되는지(사실, '혼돈'은 변질이라고는 할 수는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인간의 관점에서 계획에 없는 일이 등장하는 것은 결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다).

이러한 것들이야 말로, 가장 주안점으로 보고 읽어야하지 않을까한다. 그러니까 단순한 감정의 몰입이 이 책읽기의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기자출신 답게 르포의 성질도 보인다. 하지만 저자 또한 말한다. 살아남은 자, 모두 희박한 공기속에 있었다고. 그들은 정확한 기억과 논리를 가질래야 가질 수 없는 아주 바보같은 상황에 있었다고 말이다. 그래서 처음 잡지(『아웃사이드』)게 기고된 글이 나왔을 때는, 일부 독자와 유가족들은 진실성이 결부된 저자의 편리한 기억을 문제삼는다.

저자 또한 그러한 비판들을 인정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 책은 그밖에도 다양한 키워드를 뿜어낸다. '정치와 결부된 상업화된 자연'에서부터 '인간의 왜곡된 욕망에 희생된 환경', 그리고 '상업화된 애국주의'까지. 각 명제에 맞는 다양한 실례의 결합체이다. 

샹그리라가 멀리 내려다보이는 그곳에서 지옥을 경험한 '존 크라카우어'의 이야기를 한번쯤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덧붙임>

1.『아웃사이드 온라인』에 실린 '존 크라카우어'의 기고글

2. 이 책 이외에도 등반을 하다 죽음의 문턱서 살아 돌아온 이야기들이 있다.

     

첫번째는 앞서 소개했던, '조 심슨'의『난, 꼭 살아 돌아간다 Touching the Void 2004 예지』와

두번째는 『얼라이브』라는 영화로도 소개되었던, '난도 파라도'와 '빈스 라우즈'의『난도의 위대한 귀환 Miracle in the Andes 2006 세종서적』이다.

3. 그밖에 읽어봤던 책 중에서, 산을 다루었던 책...

   

첫번째는 '트레바니언'의 『아이거 빙벽 The Eiger sanction 2006 황금가지』, 이 책은 등반 이야기 이전에, 첩보소설이다.

두번째는 '요코야마 히데오'의 『클라이머즈 하이 1, 2 2005 함께』, 이 책은 사실 산악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특종이라는 강박관념 아래, 진실을 알리고 싶어하는 한 신문기자의 정치적 싸움을 그리고 있다. 그럼에도 소설속에서 등장하는 등반과 산이 가진 소재는 소설 전체의 무게중심을 이룬다. (개인적으로는 큰 흥미를 느끼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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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일간의 남극 체류기 - 세종과학기지 24시
홍종원 지음 / 눈빛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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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모든 땅들이 모여있던 그곳.

인간이 첫발을 내디딜때까지 헤아릴 수 없는 남십자성이 뜨고 지고, 해와 달이 끝없는 모습을 드러냈다 감추었던 그곳.

감당할 수 없는 세월이 흐른 지금, 그곳만은 여전하지만, 다른 땅들은 저 위로 올려보내진 그곳.

무슨 죄를 지었는지, 살을 에는 추위에 표정마저 사라진, 더구나 눈과 얼음으로 자신의 모습마저도 잃어버린 그곳.

우리는 그곳을 '남극'이라 부른다. 영어로는 'antarctic'이라 하는데, 짓궂게도 그것이 지칭하는 의미는'북극(arctic)과는 정반대의 땅'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이름붙이기엔 낯선, 역사적으로는 잊혀져 있던 땅이다.'arctic(북극)'이라는 단어는 '곰(bear)'을 뜻하는 그리스어 'arktos' 로부터 유래했다하니, 얼핏북극곰(polar bear)이 머릿속을 맴돌듯 하지만, 사실 여기에 등장하는 bear는 Ursa Major(큰곰자리 thegreat bear)에서의 곰을 뜻한다. 그러니까 이 큰곰자리는 북두칠성을 포함하는 별자리인데, 북쪽지방의 대표적 별자리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남극에도 사람이 상주했다면, 글쎄...남쪽지방의 대표 별자리이름을 가져다 불렀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펭귄의땅'이라 불렀을지도 모를일이다. 찾아보니, 남극은 그리스어로도 'antarktikos'라 하여, 이 역시 '북극과는 정반대의 땅'이라는 의미를 가진다한다.

조금만 깊게 들어가보자. 아주 오래전, 그리스의 철학자 프톨레마이오스(Ptolemy) 시대에는 지구의 대부분의 대륙이 북반구에모여있는 것을 보고, 분명히 남쪽(남반구)에도 거대한 대륙이 있어 지구의 균형을 맞추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한다.이를 총체적으로 'Terra Australis [incognita]'라 불렀는데, 이 의미는 '알려지지 않은 남쪽땅'이라 한다.우리가 잘 아는 오스트레일리아(Australia) 역시 라틴어인 'Australis'에서 유래된 단어이다. 이 단어는 '남쪽의 of the south'를 뜻한다.

이쯤해서 슬슬 책이야기를 해야겠다. (혹, 궁금하시다면, 이쪽을 더 찾아보세요...)

저자는 2004년 12월부터 2006년 1월까지 책 제목대로 400일간을 의무대원 자격으로 남극 세종기지에 상주하였다. 사실, 의무대원이긴 하지만 공중보건의로서 근무한 것이므로, 군생활중 1년을 정말 대단한 곳에서 보낸것이다. 이 책이 460여 페이지정도 되는데 의외로 재미없을 듯한 그 작은 동네(세종기지)에서 일어났던 - 심지어 조용한 것까지 이야기가 되어 -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읽으면서 가장 신났던 것이 크고 작은 다양한 남극의 표정들을 사진으로 만난 일이다. 귀여운 펭귄 사진이너무 좋았다. 참고로 세종과학기지에는 그리 많지는 않지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상주하는데, 저자의 위치가 책을 낼 수 있는여건으로 가장 좋았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의무대원이기에 누가 다치기 전까진 특별난 직무를 해야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그래서 저자는 부업으로 주방보조와 비공식적인 홍보(사진찍는일) 일들을 겸직했다한다. 특히, 사진 찍는 일을 너무 좋아해서그런지, 다행스럽게도 서너페이지마다 크기가 다양한 사진들이 꼭 하나씩은 등장해준다(두페이지짜리, 그러니까 마주보고 있는 페이지를 꽉 채운 사진도 있다). 글만 읽고 상상을 해야하는 독자에겐 어느정도 부담을 덜어주니 정말 고마운 일이다.

이책에서는 세종과학기지를 관리하고 운영하고, 서로 다른 분야에서 연구를 하는 여러 대원들의 이야기가 무게있게 실려 있기에, 남극의냄새보다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는 뼛속까지 시릴법한 남극의 추위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이  책을읽다보면, 따뜻한 세종기지 안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싶다는 욕구가 그 커피의 김 모양새로 절실히 피어오른다. 또, 12월에 남극에 도착했지만, 그곳은 지구의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어 겨울이 아닌, 여름이었기 때문에 작가가맞이하는 남극의 첫인상은 눈과 얼음에 뒤덮힌 동화같은 이미지가 아니라, 너무나도 매서운, 그리고 살벌한 바람에 실린 삭막한남극이었다. 남극에 내딛은 첫발은 저자나 독자나 여지없이 그렇게 같이 무너진다.




(*** 세종과학기지 : 기지가 눈에 잘 뜨이도록 건물들을 빨간색으로 도색햇다고 함. 저 멀리 유빙이 보인다. 바로 앞은 맥스웰만)

사실, 진정한, 날것의, 순도100%의 남극이야기는 아니지만 나 자신도 남극보다는 세종과학기지를 느껴보고 싶어서 읽어본 책이므로 실망은 당연히 없다. 하지만, 남극의 다양한 환경, 기후, 생명들과 관련된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아마 이 책보다는 다른 과학교양서를 권해주고 싶다. 그럼에도 사실,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앞서 말했던 것들 또한 이 책의 중요한 소재이며, 작가의 시점으로, 18차 월동대원의 시점으로 재밌게 묘사하고 있으니 말이다(각 차기는 1년마다 교대되며, 지금은 20차가 상주하고 있다. 그리고 다음 차수는  남극에 가기 1년전부터 준비를 하는 듯 하다 -- 도착에 맞추어 짐을 먼저 보낸다).

앞서 순도 100%의 남극이야기가 아니라고 했는데, 정말 이 말이 맞다. 그러니까 장님이 코끼리 다리 한번 만져보고, 코끼리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았다고 말하는 바와 다를바가 없다. 사실, 세종과학기지는 남극대륙 깊숙히 있는 곳이 아니라, 남극점에서 가장멀리 떨어진 남극반도, 그 반도의 끝도 아니고 작은 바다를 다시 한번 건너야 있는 킹조지섬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마라도에 갔다와서 한국을 다녀왔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아니, 한국뿐이랴, 북한, 중국, 러시아까지도 다 경험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 윗 그림 두장의 출처는 이곳, 2002년 겨울의 상황을 토대로 한 그림
-- 남극대륙의 여러 나라들의 기지들 위치를 표시-- )
 
하지만, 작가가 진정한 남극 대륙 제대로 다녀보지도 않고 책을 냈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만큼 세종과학기지와 주변 몇개의 외국기지들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뜻이며, 또 남극은 기후가 너무 대단하여 킹조지섬 부근을 돌아다니는 것도 매우 위험하다는 뜻이다. 오히려 남극대륙안을 탐험하고 책을 썼다면, 그 책은 낭만적인 남극의 환경이나 생활이야기를 넘어선 오직 본능만을 탑재한 생존기로 불러도 무방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킹조지섬의 세종기지에서도 충분히 남극의 정취와 무서움을 맛볼 수 있기에 남극에 다녀왔다해도 넘칠 정도로 납득할 수 있다. 펭귄, 탁상형 빙하(특히나 무너지거나 떨어져나가는 것이 멋진 빙하이다), 스쿠아(도둑 갈매기), 해표들은 남극대륙 깊숙한 곳보다도 남극대륙 해안가에서 볼 수 있기에 세종기지가 있는 킹조지섬이 오히려 더 남극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비록 1년이라는 (사실, 저자가 포함된 18차 월동대는 남극을 떠나는 일자가 연기되어 1달정도를 더 머물러 있었음) 짧지도, 길지도 않은 좀 애매모호한 기간이긴 하지만, 세종과학기지와 남극의 정취 그리고 주변 몇몇 외국기지들의 모습들을 어느정도 상세히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이 책을 읽고 극지 연구소 홈페이지에 가보았더니, 제2남극기지를 세우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정말로 세우게될지, 어떨지는 알 수는 없지만, 세종기지가 본 Base가되어 제2의 기지가 세워지면 더욱 좋겠다는 바램이다. 더불어 국내 최초의 쇄빙선도 건조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만약 남극대륙 안쪽(그래봐야 해안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겠지만)에 세워진다면, 그곳은 좀 더 혹독한 남극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이책이 두꺼워서 좋았다. 그만큼 읽을거리, 볼거리가 많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야기가 끝나가면서, 이 책의 저자와 마찬가지로 아쉬움이 한가득이다. 저자는 이제 남극을 떠날때였고, 독자인 나는 그에게 남은 이야기가 얼마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렇다면, 이젠 북극에 있는 다산기지를 다녀온 누군가에게서 책이 나오기를 목내어놓고 기다릴 수 밖에 없겠다.

비록 책 한권을 읽었을 뿐이지만, 덩달아 나 또한 남극을, 세종기지를 다녀온 느낌이다. 작가나 독자나 다녀오느라 고생했다.


<덧붙임>

1. 올해와 내년은 '국제 극지의 해(IPY 2007 ~ 2008 ; International Polar Year)' -- 링크는 '사이언스 타임즈'

2. 이 책은 나에게 새로움에 대한 재미를 충분히 선사하긴 했지만, 잊을만 하면 뛰쳐나오는 오타라든지, 책 내용에서는 정말 아름다운 일출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였음에도, 사진은 엉뚱한 사진이 자리하고 있어서 놀라움과 실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유독 이 사진이 잘못 기재될 수 있는가(책에서는 일출장면에 대한 탄성이 쓰여있으며, 기재된 사진은 단순히 눈쌓인 기지 사진이고, 사진 아래에 들어있는 설명은 일출과 그 배경에 대한 설명이 들어있다. 이 설명이 사진과 맞질 않는다. p. 442쪽에 실려있음)와 그 사진이 책 두페이지를 차지한다는 생각을 하면 너무나 아쉽다. 그리고 심하게 펴면 책이 쩍쩍 벌어질 것 같은 조짐이 보인다...

3. 『400일간의 남극 체류기』의 저자인 '홍종원'씨의 또 다른 책. 이 책 역시 남극 관련 책인데, 단순한 책은 아니고 사진집이다. 사진집 이름은『하얀숨결, 남극』.1만여점의 사진중에 200점을 뽑았다함.








4. 정말 북극의 다산기지와 관련된 책이 나왔으면 한다.

5.남극의 세종기지 관련 책을 찾던중, 『남극산책』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는데 이 책의 저자인 '고경남'씨는 『400일간의 남극체류기』의 저자인 '홍종원'씨와 친구 관계이다. 그러니까 '고경남'씨는 '홍종원'씨의 다음 차수인19차로 남극을 밟았다. '고경남' 씨 이분도 의무대원으로 합류했다. (그러니까 의사양반들만 책을 내는군...)









6. 2004년에 세종과학기지에서 사고가 한건 일어났다. '지질'쪽을 연구하던 '고 전재규'대원이 사고로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다시한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7. 세종기지와 다산기지에 관련한 정보를 알 수 있는 극지 연구소 홈페이지
(이곳에 가면 세종기지와 다산기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기지 외부 캠이 있는데, 사실 볼 것은 정말 없음. 움직이지 않는 화면이라처음엔 캠이 아니라 그냥 사진인줄 알았음. 낮과 저녁에 한번씩 들어가보고서야 밤과 낮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음)

8. 그리고 극지 연구소가 운영하는 커뮤니티 클럽인 눈사람 클럽(--네이버 클럽 -- 다양한 사진과 이야기들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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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10-11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6학년인데 세종기지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쿼크 2007-10-13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어떻게 세종기지에서 일할 수 있을까요? ... 물론 저도 정확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답니다. 하지만, 뭐라 한두마디 하자면, 세종기지에만 무게를 두어선 안된답니다. 세종기지에서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세종기지에는 얼마동안 일할 수 있는가를 먼저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무엇을 연구하느냐는 물론, 과학입니다. 남극의 지질, 기후, 그리고 여러 남극 생물들을 연구하지요. 그리고 그외의 분야, 통신분야와 해양학도 포함되어질 거에요. 그러니까 님이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가를 먼저 알아야겠지요. 또 세종기지에서 오랫동안 상주하며 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대 체류기간이 1년으로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1년후에는 남극에서 나와야 하고, 다음에 갈 수 있는 기회를 또 살펴야 되는 것이지요. 여기까지가 제가 대답할 수 있는 것이고요..더 많은 것을 알고 싶으시다면, '극지 연구소'(http://www.kopri.re.kr/index.aspx)에 물어봐야한답니다. 6학년이면, 아직 시간이 충분하니 우선은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지에 대한 대답을 어린 학생이 스스로 찾아야 할 듯 합니다. 제 블로그를 방문해주셔서 고맙구요..꿈을 찾으시길 바랄께요..
 
뛰어난 사진을 위한 노출의 모든 것 - 필름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로 뛰어난 사진을 찍는 법 포토 라이브러리 2
브라이언 피터슨 지음, 김문호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에 <브라이언 피터슨>의 『창조적으로 이미지를 보는 법』이란 책을 보고, 너무 재미있어(글이든, 사진이든), 그의 두번째 책(2006년 11월에 발간)인 『뛰어난 사진을 위한 노출의 모든 것』을 구매하였다. 결국 사진의 무아지경속으로 다시 한번 빠져 들어갔는데, 이 책들을 보고 난 후에도, 이미지에 대한 열망이 너무 커, 몇 몇 web site에 들어가, 일반인이든, 전문 사진가이든, 그들이 올린 사진을 꽤 많이 보았다. 이미지를 보는 것 만으로도 이렇게 배부를 줄이야...

그의 두번째 책인 『뛰어난 사진을 위한 노출의 모든 것』은 본격적으로 사진 기술에 대한 설명에 들어가는데, 솔직히 사진을 잘 모르는 내가 보아도 무슨 대단한 기법같은 것을 전수(?)해 주는 것은 아닌 듯 하다. 그렇다고 '셔터를 누르는 법'같은 것 부터 시작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사진을 찍는 사람에게 그의 경험적인 것들을 가르쳐준다고나 할까?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셔터도 괜히 누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난 이 책을 보고나서야 알았다(내가 엄청 초보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타이머를 이용하든지, 릴리즈 셔터와 같은 것을 이용하든지, 손 떨림은 피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는 것을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특히 장시간 노출에서...). 다시 한번 언급하면, 이 책은 정교한 기술서라 부를 수는 없겠지만(카메라의 세부적인 설명과 같은 것은 많은 부분 생략되어진듯..), 그의 경험을 이용하여 렌즈 밖 세상을 보정하여, 자신만의 '창조적' 이미지를 만드는 것에는 매우 도움이 될 듯 싶다. 그러니까 이 책들을 보면, 비록 초보일지언정 다른 곳에 돌아다니는 사진들만 눈대중으로 보아도 그 사진을 찍은 사람의 열망(그 열망을 사각 프레임에 어떤 색체를 사용하여 어떤식으로 표현을 하였는지에 대한)을 어느정도 눈치 챌 수 있을 듯 싶다. 그렇다고 사진에 대한 평가를 내리거나, 잘못된 부분을 딱 꼬집어 내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 따르면, '노출'은 곧 빛의 강약, 빛이 들어오는 방향, 빛을 담아내는 시간과 같이 모두 빛을 받아들이는 어떤 것을 말한다. 특히, 인공적인 빛보다는 자연상태의 빛이 주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예전에 전작이었던, 『창조적으로 이미지를 보는 법』에서도 언급된 적이 있는데...일몰 전이나 일출 후와 같은 똑같은 '황금빛'(물론 똑같지는 않겠지만...)이 내리쬐는 상태에서 찍은 사진은 그 느낌이 무척 다르다. 일반인도 쉽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브라이언 피터슨>은 이 책에서 조리개와 셔터속도, 필름(의 ISO)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이 세가지는 '노출'의 핵심이며, 이들을 '사진의 트라이앵글'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노출계'는 트라이앵글의 심장으로서 사진을 찍을시 적정노출을 가리키게 되어있는데, 이는 이미지의 심도, 디테일, 창조적 이미지등 사진을 찍고자 하는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미지를 표현 할 수 있도록 이끈다고 설명이 되어있다.

이쯤해서 저자의 '빛과 노출의 중요성'에 대한 글을 한번 살펴본다면...

흔히 (창조적으로 정확한) 노출보다는 '빛'그 자체가 더 강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당신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노출을 선택하든, 피사체를 고립시키려 하든, 움직임을 정지화상으로 표현하려 하든, 패닝을 하든, 움직임을 암시하든, 빛은 아무런 관계없이 그냥 거기에 존재하는 것일 뿐이다. 내가 만났던 많은 학생들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노출을 위한 빛과 패닝을 하기 위한 빛 등등이 서로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엇이 그렇게 다르다는 것인가? 갑자기 무엇이 바뀌었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나는 '어떤 특정한 빛'을 위해서는 완전히 다른 조리개와 셔터속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인가? 물론 아니다 정확한 노출이란 조리개와 셔터속도와 필름의 ISO의 결합이라는 것은 '여전히' 사실이다. 그리고 창조적으로 정확한 노출이란 빛이 있든 없든 적절한 조리개, 적절한 셔터속도, 그리고 적절한 필름의 ISO의 결합이다. 내가 관심을 갖고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빛이란 당신이 케이크에 얹을 수 있는 최상의 장식이지, '케이크'자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현재나 미래에도 마찬가지다.

- p. 95 -

이 글에서 <브라이언 피터슨>은 빛의 중요성 보다는 노출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언급한다. 빛은 사실 부가적인 것이다. 저자의 말 그대로 '케이크'에 올릴 장식(물론 '최상의' 장식)이라는 것이다. 빛이 많지 않은 새벽녘에는 사진을 찍지 않을 것인가? 해지고 난뒤에는 그냥 짐싸고 돌아갈 것인가? 어두운 실내나 흐린 날에는 사진 찍기를 접을 것인가? 모두 대답은 당연히 '아니오'이다. 그러니까..이런 때야말로, 말 그대로 '적절한' 노출을 주어 자신이 상상했던 이미지를 연출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이 책에서는 제목 그대로, '노출'의 중요성을 말한다.

여러 다른 상황속에서 적절한 '노출'을 줌으로써, 완벽한 빛이 있든지, 없든지간에 최상의 이미지를 만들라는 조언을 하는 것이다. 물론, 중요한 것이 한가지 있다. 저자의 책 이곳저곳을 읽다보면은 아무리 좋은 사진이라도 그라도 한컷에 완성할 수 없다는 사실...여러 컷을 찍은 뒤에야, 그 중 괜찮은 사진을 한장 건져낸다는 사실이다. 이런 전문가도 어떤 상황에서는 찍기 쉽지 않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면 좋을 듯 하다.

물론 이 밖에도, 필터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라든지, 디지털 사진의 보정, 이중노출을 포함한 다중 노출에 대한 여러가지 좋은 가르침을 이 책속에는 가득 들어있다.

앞으로, 나올 이 작가의 또 다른 책이 기다려진다. ~~

<덧붙임>

1. <브라이언 피터슨>의 웹페이지 (클릭!!) : 이 곳에서는 그의 일부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물론 이 책에 예시로 나온 사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2006. 12.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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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으로 이미지를 보는 법 - 사진에서의 구성. 색감. 그리고 디자인 포토 라이브러리 1
브라이언 피터슨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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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이미지의 시대이다. 카메라 기술과 IT의 발달로 정형물이든, 인물이든, 풍경이든 손 쉽게 그 이미지를 자신의 휴대용 디스크에,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 해 놓을 수 있다. 이젠 사진을 찍는 것은 하나의 일상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사람들은 왜 그리 이미지에 열광을 할까?
 
 
어쩌면 이 질문은 훨씬 오래전부터 해왔을 것이다. 카메라의 발달로 요즘은 손쉽게 이미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마치 지금에서야 각광을 받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괜찮은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자신이 어떤 특이한 이미지를 보았고, 그것을 소유하고 싶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행동 일 수 있다. 그것이 광대한 자연이든, 도심속 특이한 패턴이든 무엇이든 사람의 감정을 건드리는 것은 분명하다. 물론 앞서 말한바와 같이, 요즘의 이미지 시대에는 그리 특이할 것도 없는 것도 가둬두고 있다. 하지만 어떠한 특이점 없는 것을 찍었다해도 무언가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것은 사진을 찍어보는 사람에게는 하나의 욕구이자 자부심일 수 있다.
 
무엇이 욕구이고 자부심일까? 이 책을 읽은 나로선 한가지 대답은 할 수 있을 듯 하다.
 
그것은 자신만의 창조적인 시각이고, 같은 공간, 사물을 바라봄에 있어서 상상이라는 덧칠을 할 수 있는 능력에 관한 것일 것이다. 이 책 '창조적으로 이미지를 보는 법'은 사람의 눈을 통해 바라보고,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담아낼 수 있는 그러한 기술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의 저자인 '브라이언 피터슨'은 사진뿐만 아니라 글에서도 재주가 돋보인다. 마치 옆에서 하나하나 자세하면서도 부드럽고 자상히 가르쳐준다. 정말 화법좋은 강사에게 강의를 듣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예시 사진은 말할 것도 없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사진들을 바라보면, 그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느껴진다. 비록 나는 카메라맹이라 약간의 기술적 묘사 혹은 카메라 기교는 여전히 어려울 수 있지만,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음을 알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사물 혹은 정경을 바라보는 눈이다. 그리고 그 시각을 자신의 사각 프레임에 어떤 식으로 옮겨 놓는가에 대한 상상의 발로이다. 물론 저자는 아날로그 세대이며, 그는 필름 카메라를 다룬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카메라에서 모든 작업을 끝낼 수 있는 능력을 주로 언급한다. 이미 찍은 사진을 컴퓨터 프로그램에서 다루는 것은 부차적인 일일 뿐이다. 이런 작업이 주가 될 수 없음을 그는 역시나 언급하고 있다.
 
이 책은 개정판으로 1998년에 썼던 내용을 2003년에 다시 수정, 개정하여 내놓았다. 요즘 일상이 되어버린 디지털 분야를 포함해서 말이다. 하지만 디지털이든 아날로그든, 클래식 카메라든 디지털 DSRL 이든, 결국 이미지로 수렴되는 중요한 요소는 사진의 구성이고, 색감이고 디자인이다.
 
우리의 눈이 보는 것과 렌즈를 통해 보는 것은 정말 다르다. 우리가 보는 것에 상상을 더하고 그것을 구현하는 기본적 방식은 물론 렌즈를 통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여러 렌즈를 통해 사물을 보는 법을 알려준다. 같은 사물이지만, 다른 렌즈를 통해서 보면 그 사물이 이야기하는 바가 달라진다. 감정의 변화가 사뭇 다르다.
 
그리고 어떤 렌즈를 통해 이미지를 구성하였다면, 그 이미지가 말하는 바를 조금 더 뚜렷하게 각색할 필요가 있다. 하나의 이미지, 하나의 아이디어만을 담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런 작업의 기본에는 선과 형태, 형체, 질감, 패턴, 색상등이 포함되어진다.
 
디자인의 여섯 가지 요소들, 즉 선, 형태, 형체 질감, 패턴, 색상 가운데서 어떤 것이 가장 강렬한가? 바로 선이다! 선이 없다면 형태도 없을 것이고, 형태가 없다면 형체도 없을 것이며, 형태나 형체가 없다면 질감도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더 나가서 선이나 형태가 없다면 패턴도 있을 수 없다.
 
-- p. 50 --
 
이런 디자인의 요소가 들어있는 사진은 무언가를 말해주며, 이미지의 질감, 동감, 깊이를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그렇다면 이런 사진들을 다른 사람이 더 쉽게 공감하고 더욱 쉽게 바라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배치가 필요하다. 사진을 바라봄에 있어서 어수선하면 그 이미지나 강렬한 인상이 모두 허공으로 날아가버릴 수 있다. 바로 이것을 위한 작업이 '구성'이다. 프레임을 채우거나 이미지를 분할하여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게 하거나, 이미지 안의 특정 포인트에서 시선을 멈추게 할 수 있는 그러한 것들 말이다.
 
이런 것들을 염두해 두고 사진을 찍는다면, 훨씬 더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리고 작가가 한가지 더 염두해 두고 있는 것은 자연의 기교이다. 이것은 어쩌면 사진사의 열정이 필요할 수 있다. 더욱 긍정적으로 말한다면 '기다림의 미학'이라 부를 수도 있겠다. 이 자연이 선물해준 기다림의 미학은 바로 '빛'이다. 혹은 '빛의 조절'이다. 자연광(혹은 기존광)이라 불리는 이 빛을 이용하는 것이다. 역광이라든지, 측면광이라든지 말이다. 이런 시시각각 변하는 빛은 이미지에 감정을 더욱 실리게 만든다.
 
저자는 이 책에서 '황금빛'을 언급한다. 말 그대로 이 황금빛은 아침 여명이 시작되면서 온 세상을 황금 물결로 타오르게 만드는 그러한 빛이며, 반대로 해가 지고 저녁이 시작되면서 온 세상을 붉게 그리고 노랗게 만드는 또 하나의 황금물결인 노을과 같은 것을 말한다. 비슷한 색을 띠지만, 빛은 전혀 다르며, 그 광경을 바라보는 사람의 감정은 더욱 극과극이다.
 
바로 빛을 이용하는 것은 이미지를 더욱 감상적으로 만들며, 흐린날 혹은 비오는 날의 도심 풍경이라든지, 햇살 찬란한 자연 경관이라든지, 어둑 어둑 해지는 산 기슭이라든지... 감성적으로 하나의 이미지를 부곽시킬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어떤 사진 기술이나 렌즈에 대해서 배우는 것 자체도 좋았다. 하지만 정말 재밌던 것은 바로 이 책이 가지는 본질적인 재미이다. 읽는 재미, 보는 재미가 확연히 느껴질 정도로 좋았다.
 
나는 이미지를 좋아한다. 여러 웹 싸이트도 돌아다니면서 자주 감상을 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음으로써 괜찮은 사진을 보는 법 또한 어느정도 좀 늘었을 거라 확신한다. 사진을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사진을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는 시각또한 중요함을 알았다.
 
아직은 사진 찍고 이런 여유가 나에겐 없지만, 언제든 맘만 먹으면 자연으로, 밖으로 나가 저자가 알려준대로 기초적인 것부터 하나하나씩 해 볼수 있음에 고맙게 생각한다.
 
얼마전에 나온 저자의 다른 책 '뛰어난 사진을 위한 노출의 모든 것 Understanding Exposure' 또한 기회되면 읽어보고 싶다.
 
자신이 이미지를 다루는 능력이 초급, 중급자라 생각되어지면 한번쯤 이런 책을 통해 조금 더 시각을 넓힐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정말로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2006. 11.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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