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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책들을 훑고 있는데 표지위의 '얽힘'이라는 단어가 눈에 확 들어왔다. 과학책인가 싶어 얼씨구나하며 딸깍 딸깍 딸깍딸깍딸깍딸깍....깔딱깔딱깔딱깔딱깔딱....(사실은 한 번의 딸깍만 ㅡㅡ;) 클릭을 해보았다. 그런데 눈에 들어온 책 제목은 <얽힘의 시대>. 순간 무슨 시대사상을 다루는 사회과학책쯤 되는가보다 생각이 들어-원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실망한채 아래의 책 소개글로 시선을 내렸다. 그런데... 양자 물리학 어쩌구 저쩌구가 쓰여 있어서 다시금 기사회생, 얼씨구 하며  이젠 전자책으로도 혹시 나와있나 싶어 확인해보니 전자책은 역시나 나오지 않은 상태. 아니면 나오지 못한 상태?쯤.. 요즘 전자책을 주로 읽는 상황이라 약간은 아쉬운 마음이 다시금 교차... 어쨌든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마음이 이리저리 휘둘렸던... 이번 달은 나름 책 구매 때문에 출혈이 있어서 담에 구입하기로...ㅋㅋ.. 담달에 사려고함.....이었지만..결국 오늘 구매....(지금은 배송중...)

 

이 글 제목이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쓰여 있는데, 왠지 낚시성 같아 제목을 바꿀까 했지만, 그대로 두려 한다. '귀신이 곡할 노릇'을 영어로 바꾸면 "spooky action at a distance"이다. 정말?  ... 물론 아니다. 방금 적은 영어는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다. 그러니까 정확하게는 아인슈타인이 ENTANGLEMENT, 즉 '얽힘'을 두고 한 말이다. '귀신이 곡할 노릇'은 내 나름대로 우리말로 이해하기 쉽게 적은 것이다. 물론 at a distance에 대한 의미까지 포함에서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실제로 관련 과학책에서는 다양하게 표현되어 있다. 본질적인 의미는 같지만 한국어로는 공식적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은듯. 한 책에서는 '먼거리 유령 작용'으로 또 다른 책에서는 '원거리 귀신 행동', 어떤 책에서는  '유령 같은 원격 작용'이라고도 표현이 되있다.

 

얼마전 발표한 2012 노벨 물리학상에 프랑스의 세르주 아로슈와 미국의 데이비드 와인랜드라는 실험물리학자가 각각 수상을 했다. 둘 다 양자물리학의 실험 분야에 세운 공로로 이번 상을 받게 되었다. 특히 데이비드 와인랜드는 이온을 포섭하여 양자계산을 하는 연구를 하고 있는데, 그가 썼던 글이 2008년 8월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수록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 잡지사에서는 그의 노벨물리학상 공동 수상을 기념하여 한 달간 전에 수록했던 글을 다시 웹에 재수록(reposting)하여 유료 구독자가 아니어도 무료로 볼 수 있게끔 개방하였다.

 

그 글의 링크는 '이곳'이다. 한 달간만 열어놓은 상태이므로 복사를 해서 보는게 나을듯 싶다. 개인적으로 번역을 해놓았는데, 영어및 한국어의 독해 및 기술능력이 좋지 않아 유려하게 번역이 되진 않았지만, 원문의 글이 길어 보기 힘드신 분들은 참고용으로 읽어보시길.

 

<이온으로 양자 계산을>

 

 지난 수십년간 이룬 기술적 진보는 컴퓨터의 속도와 신뢰성 면에서 극적으로 증가하였다. 현대의 컴퓨터 칩들은 실리콘의 아주 작은 입방인치속에 거의 수십만개나 되는 트랜지스터들로 채워져있다. 앞으로는 이런 컴퓨터 부품들의 크기는 각각 분자 사이즈에 접근해가며 더욱 조그만해질 것이고 이로 인해 분자 수준의 크기 혹은 더 조밀한 수준에서 컴퓨터들은 기본적인 모양새가 다르게 보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이런 컴퓨터들의 작업은 자연 법칙을 원자나 아원자 입자들의 행동을 풀어낸다는 양자역학이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 양자컴퓨터의 엄청난 가망성은 아마도 기존의 컴퓨터에서 수행하는 중요한 작업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풀어내는 능력에 있을듯 싶다.

 

이러한 작업들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두개의 소수의 곱으로 된 큰 수를 인수분해 하는 일이 될듯하다. 두 소수의 곱은 컴퓨터에서는 수백자리의 숫자들일지라도 간단한 작업이겠지만 소수들을 끄집어내기 위한 그 역과정(reverse process)은 정말 어려운 작업이다. 오늘날 그 쓰임새는 온라인 상거래부터 국가 기밀 전송까지 거의 모든 형식의 데이터들을 암호화하는 것에 기반이 되고 있다. 1994년 당시 벨 연구소에 근무했던 Peter Shor는 양자컴퓨터의 이론을 제시했다. 이로 암호코드를 쉽게 깰 수 있음인데 왜냐하면 알려져있는 고전적인 알고리즘의 성능보다도 빠르게 인자들을 기하급수적으로 인수분해하기 때문이다. 역시 벨 연구소의 Lov K. Grover는 1997년에 분류되지 않은 데이터베이스를 엄청난 속도로 탐색할 수 있게 하는 양자컴퓨터의 이론을 발표했다. 그가 말하길 이는 오직 전화번호만 아는 상황에서 전화번호부내의 이름을 찾는 것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양자컴퓨터를 만들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양자비트, 즉 큐비트로 데이터들을 저장하는 원자, 양성자 또는 조립된 미세구조물과 같은 양자 하드웨어는 상반되는 요구조건들을 필수적으로 만족시켜야 한다. 큐비트는 주변환경들로부터 충분히 고립되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빗겨 흐르는 외부의 상호작용들로(stray external interactions) 양자컴퓨터의 계산이 멈추게 될 것이다. 이러한 파괴적인 과정을 ‘결어긋남(decoherence)’이라 하는데 이는 양자컴퓨터(의 계산 과정)를 붕괴시킨다. 그러나 큐비트들 또한 서로 강한 상호작용을 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궁극적으로 양자컴퓨터의 계산 결과를 보이며 정확히 측정되어진다.

  

 

지구 도처에서 과학자들은 양자컴퓨터의 첫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위한 몇가지 접근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그들 각자의 연구들은 하나의 대전된 양이온- 원자에서 전하 하나를 잃어버린 것-들을 이용하는 정보 처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학자들은 짧게 열을 이룬 이온들을 포획해왔는데, 이는 근처의 전극에서 뿜어내는 전기장을 이용하여 진공속에서 이온들을 가두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레이저로부터 나오는 입력 신호들을 받아들여 데이터들을 서로 공유할수 있게 된다. 과학자들의 목표는 큐비트의 수를 늘려(scalable) 만든 양자컴퓨터의 개발이다. 다시말해 큐비트들의 수를 수백내지 수천개로 증가시켜도 동작하는 시스템을 가리킨다. 이런 시스템은 특별한 컴퓨터에나 상응할 수 있는 복잡한 처리 작업들을 완수함으로써 양자기술의 전망을 기필코 이뤄내려한다.

 

- 이온 포획하기

 

양자역학은 파동에 기반을 둔 이론이다. 피아노 현으로부터 나오는 두 개 내지 그 이상의 소리가 화음으로 어우러질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서로 다른 양자 상태는 중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하나의 원자는 두 위치에 동시에 존재하거나 두 가지의 다른 여기 상태가 될 수도 있다. 중첩 상태의 양자 입자들을 측정하면, 기존의 해석으로는 중첩안에서 파동의 상관적 비례에 따른 각기 측정 가능한 확률을 지닌채로, 단 하나의 결과로 그 상태가 붕괴되었다. 양자컴퓨터의 잠재력은 이러한 중첩들로부터 꺼내들 수 있다. 이는 0 또는 1 둘 중의 하나만을 값으로 가질 수 있는 기존의 디지털 비트와는 달리, 하나의 큐비트는 0과 1의 값 모두를 동시에 취할수 있다. 두 개의 큐비트가 있는 하나의 시스템은 동시에 네 가지의 값을 가질 수 있다. 00, 01, 10 그리고 11이 그 값들이다. 일반적으로 N 큐비트를 가지는 양자 컴퓨터는 동시에 2^N개의 수들을 다룬다. 원자 한 개당 1큐비트를 저장시키는 300개의 원자 집단은 우주에 있는 모든 입자들의 수보다도 많은 값들을 가진다.

 

이렇게 거대한 양자중첩은 일반적으로 얽혀있다(entangled).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각각의 큐비트의 측정값들은 상관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은 입자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줄로 이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고전 물리학에서는 복제되어 질 수 없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줄로 이어진 것을 가리켜 “귀신이 곡할 노릇(마음대로 붙이면 이렇고, ‘원거리에서의 귀신 짓거리’쯤으로 볼 수 있을 듯. / 옮긴이)”이라 불렀다. 예를 들어 포획된 이온 실험들에서는 각각 전기적으로 공중에 띄운 이온은 마치 미소막대자석처럼 행동을 한다. 1과 0의 큐비트 상태들은 각각 원자 자석의 두가지 가능한 방향으로 대응하는데 말하자면 위up와 아래down로 상응한다고 보면 된다. 레이저로 냉각하면 산란된 양성자에 의해 원자들로부터 운동 에너지가 고갈되는데 덫 안에서 거의 안정화된다. 왜냐하면 그 이온들은 외부와 고립되어 있는 진공실안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온들 사이의 전기적 반발은 얽힘을 발생하는 강력한 상호작용을 제공한다. 그리고 머리카락보다 얇은 레이저빔은 개개의 원자들을 목표로 삼을 수 있는데 이는 큐비트들안에 저장된 데이터들을 다루고 측정하는 것을 가능케한다.

 

지난 몇 년간 과학자들이 수행해 온 것은 이온을 포획하여 양자계산을 하려는 이론을 실험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많은 실험들이었다. 연구자들은 8개까지의 큐비트를 사용하여 얽힘 상태를 만들어왔고 이러한 기초적 컴퓨터들로 간단한 알고리즘으로 동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왔다. 이러한 과정은 더 많은 큐비트들로 접근하여 포획된 이온의 수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을 수월하게 보여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비록 기술적으로는 매우 고난도이지만). 고전적인 컴퓨터들로부터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이러한 노력은 단지 몇 개의 포획된 이온으로만 구성되어지는 양자논리게이트들의 몇가지 형태들을 나열하여 검사는 것(sequencing, 시퀀싱)을 포함하려 한다. 과학자들은 다수의 이온들을 사용하여 각각의 큐비트를 부호화시킴으로써, 고전적인 오류 수정(error-correlation) 기술을 양자의 세계로 적응시킬 수 있었다. 지금의 정보의 잉여-부호화(redundant encoding)는 오류 발생 빈도가 충분히 낮는한, 어느 정도의 오류는 용인한다. 결국, 이온 포획 양자 컴퓨터를 유용하게 사용하려면 미세한 칩들 위에서 복잡하게 나열된 전극안에 잡힌 적어도 수천개의 이온들의 조작과 저장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모든 가능한 계산을 수행하는 범용적인 양자컴퓨터를 만드는데 있어서 첫 번째로 요구되어지는 것은 메모리의 신뢰성이다. 만약 우리가 동시에 이온의 자성의 방향이 up과 down으로 향하게 하여, 1큐비트를 0과 1의 중첩상태로 만든다면 데이터가 처리되어지는 중이거나 완료되어 측정되어질때까지 꾸준히 그 상태를 유지해야만 한다. 연구자들은 전자기장의 덫에 붙잡혀있는 이온들은 결맞음 시간으로 알려져 있는 중첩 생존시간이 10분을 넘게 되어 아주 좋은 큐비트 메모리 레지스터로 동작할 수 있음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이런 상대적으로 긴 생존시간들은 하나의 이온과 그것의 주위 환경들간의 지극히 약한 상호작용의 결과이다.

 

두 번째 필수 요소는 한 개의 큐비트를 조작하는 능력이다. 만약 큐비트들이 포획된 이온들의 자성 방향에 기초를 둔다면 연구자들은 특정한 시간에만 적용한 자기장의 진동을 이용할 수 있게 되어 (0에서 1로 상태를 바꾸거나 그 반대로 바꾸는) 큐비트 스위치를 만들거나 중첩상태에 둘 수 있다. 포획된 이온들 사이가 아주 작은 거리(전형적인 거리는 수백만분의 1미터)로 주어졌다면, 개개의 이온을 그 진동하는 장(자기장)에 배치하는 일은 어려워진다. 그렇지만 이는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연구자들은 종종 상대 큐비트 방향의 변화없이 하나의 큐비트 방향을 바꾸는 것을 종종 원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이 문제를 특별히 관심가는 큐비트(혹은 큐비트들)에 레이저빔을 쏘아줌으로써 해결할 것이다.

 

세 번째로 기본적으로 필수적인 사항은 적어도 큐비트들간의 한 가지 논리게이트를 디바이스화(장치화)하는 능력이다. 그것은 기존 처리장치의 단위인 AND 게이트나 OR 게이트와 같이 고전적인 게이트들과 같은 형태를 취할 수 있다. 하지만 큐비트들만의 진기한 중첩상태에서도 또한 동작이 가능해야만 한다. 두 개의 큐비트 논리 게이트들에 있어서 선호되는 것은 CNOT 게이트(controlled-not gate ; 제어 NOT 게이트)이다. 인풋 큐비트 A, B가 있을 때, A는 제어비트(control bit)라 하자. 만약 A의 값이 0이면, CNOT 게이트는 B의 값을 바꾸지 않는다. 반대로 A가 1이면, CNOT 게이트는 B의 값0에서 1로 뒤집는다. 반대인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 게이트는 그래서 contional logic gate(조건부 논리게이트/옮긴이)라고도 하는데, 그 이유는 인풋 B의 값이 바뀌든 그대로 유지하든 인풋 A의 값에 따르기 때문이다.

두 개의 이온 큐비트를 조건부 논리게이트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것들을 결합해줘야 한다. 즉 서로 소통하게끔 해줘야 하는데 왜냐하면 두 큐비트는 양으로 대전되어져있기 때문이다. 이 큐비트들의 움직임은 mutual coulomb repulsion(쿨롱 상호간 반발-척력-)으로 알려진 현상을 통해 전기적으로 강한 결합에 의해 통제된다. 1995년 오스트리아의 인스부르크 대학의 Juan Ignacio Cirac과 Peter Zoller는 두 개의 이온 큐비트의 내부 상태들을 간접적으로 결합시키기 위해 쿨롱 상호작용을 이용하자고 제안하였다. 그리고 CNOT 게이트를 실현하였다. 그들이 구현한 게이트에 대한 설명을 몇가지로 요약해본다.

 

먼저 대접안에 두 개의 구슬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이 구슬들은 대전되어있고 서로 반발한다고 가정하자. 두 구슬은 대접의 바닥에 안착하고파 하지만 쿨롱 척력은 그들을 서로 반대편 경사면에 올려 정지시킨다. 이런 상태에서 구슬들은 직렬로 움직이려한다. 가령, 대접안의 구슬들은 떨어진 간격을 유지하며 정렬된 방향을 따라 앞뒤로 흔들린다. 이온 덫에서 한 짝의 큐비트들은 마치 스프링에 연결된 두 개의 진자가 앞뒤로 가볍게 흔들리듯 공통적으로 이런 움직임을 보인다. 연구자들은 덫에 있는 원래의 진동 주파수에 변조된 레이저빔에서 나오는 광자압(photon pressure)을 적용하여 똑같은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레이저빔은 이온의 자성의 방향이 UP인 경우에만 이온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이는 여기에서 말하는 큐비트의 값이 1인 경우에 해당한다. 게다가 이러한 미소막대자석은 공간에서 진동하는 동안 자성의 방향이 회전한다. 그리고 이런 총회전량은 하나의 이온이든 두 개의 이온이든 1의 상태에서만 따른다. 과학자들이 특정한 레이저 강도를 조심스럽게 설정한 시간동안 이온들에 적용시키면 CNOT 게이트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최종 결과이다. 큐비트들이 중첩상태에서 초기화되어지면, 이 게이트는 이온들을 얽히게 하며, 많은 이온들 사이에서 독단적인 양자계산을 수행을 위한 기본적인 연산이 가능하게 된다.

 

몇 군데의 연구속에 속한 연구자들은 CNOT 게이트들의 동작을 시연해왔다. 물론 어떤 게이트들도 완벽하게 동작한 것은 없다. 왜냐하면 이 게이트들은 레이저 강도의 변동과 전기장 주위의 노이즈 등의 이유로 제한받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레이저로 여기된 이온의 움직임이 가져야 하는 원래의 상태를 손상시킨다.

 

현재, 연구자들은 하나의 2큐비트 게이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 게이트는 99%를 조금 상회하는 ‘충실도’를 가지고 작용한다. 이 의미는 게이트가 오류를 가지고 동작할 확률이 1% 미만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양자 컴퓨터가 유용하게 쓰이려면 완벽한 동작을 위해서 오류 보정 기술에 대해 약 99.99%의 충실도가 필요할 듯 하다. 덫으로 포획한 이온을 연구하는 모든 그룹들의 주요 과제 중 한가지는 백그라운드에 나타나는 노이즈를 충분히 감소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비록 이러한 노력이 주춤거릴지라도, 성취 방식에 있어서 근본적인 대책은 없다.

 

- 이온 고속도로

 

하지만 연구자들은 정말로 포획된 이온으로부터 본격적인 양자 컴퓨터를 만들 수 있을까? 불행히도 약 20큐비트들 이상의 더 길어진 이온의 행렬(strings)을 조작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더 많은 이온이 모일수록 공통적인 움직임들의 집단 모드는 서로에게 간섭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양자 하드웨어를 다루기 쉬운 청크들(chunks : 여기에선 이온 덩어리들)로 나누려는 아이디어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는 짧게 줄지은 이온들을 통해 양자컴퓨터의 칩위에서 이곳 저곳을 왕복하며 계산을 수행한다는 아이디어이다. 전기적 힘들은 이온들의 내부 상태의 혼란 없이 이온의 행렬을 이동시킬 수 있다. 따라서 이온들이 운반하는 데이터들은 보존된다. 그리고 연구자들은 데이터를 전송하고 많은 수의 논리게이트의 동작이 요구하는 작업 처리를 수행하기 위해 하나의 이온 행렬과 다른 행렬을 얽히게 할 수 있다. 최종 구조는 우리에게 익숙한 디지털 카메라에서 쓰이는 전하결합소자(CCD)와 닮을 것이다. CCD는 커패시터(축전기 or 콘덴서) 전역으로 전하를 움직이게 하는데 마찬가지로 양자칩은 격자를 이루는 선형 덫을 통해 이온 하나하나를 열(strings)들로 맞추어 넣을 수 있다.

 

NIST에서 수행하는 포획 이온을 가지고 수행하는 많은 실험들은 멀티존 선형 덫을 통해 왕복하는 이온들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아이디어를 확장한 더 큰 시스템은 어떤 방향으로든 이온을 이끌어내는 멀티 전극을 가진 보다 정교한 구조가 필요할 것이다. 이 전극들은 이온-셔틀링(왕복) 과정을 정확하게 조정하고 제어하기 위해 수십에서 수백만분의 1m 정도로 작아야한다. 다행히 포획 이온을 이용한 양자 컴퓨터의 개발자들은 이미 기존의 컴퓨터 칩 개발에 쓰이는 MEMS(미소전극시스템)나 반도체 기판 인쇄술과 같은 미세직조기술(microfabrication techniques)을 이용할 수 있다.

 

작년에만 몇몇 연구 그룹들은 첫 번째로 완전히 갖추어진 이온 덫을 실연하였다. 미시건 대학과 매릴랜드 대학의 과학자들은 그들의 양자칩을 위해 갈륨 비화물 반도체 구조를 사용하였다. NIST의 연구자들은 새로운 이온-덫 기하학을 개발하였는데 이는 칩의 표면위를 이온을 흐르게 하는 것이다. 알카텔-루센트의 그룹들과 산디아 대학 실험실들에서는 실리콘칩 위에 이온 트랩을 성장시키는 방법을 발견했다. 수많은 작업이 이러한 칩의 덫들위에서 변함없이 완수되는지 지켜봐야한다. 칩의 표면 근처에서 방출되는 원자 노이즈는 액화질소나 액화헬륨으로 감소될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연구자들은 입자들의 열방출을 피하고 입자들의 위치가 방해되지 않게 칩을 가로지르는 이온들의 움직임을 안무를 짜듯이 정교하게 구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T접합에서의 단순한 코너 주위를 왕복하는 이온들은 전기장에서의 세심한 싱크로나이제이션(동기화)이 요구된다.

 

- 광자 연결

 

한편에서 다른 과학자들이 포획된 이온으로부터 양자컴퓨터를 만들기위한 대안을 추구하고 있지만, 이러한 접근은 이온들의 움직임을 조정하는데 몇가지 어려움을 회피해야만 한다. 진동하는 이온의 움직임을 통한 이온결합 대신, 이들 연구자들은 큐비트들을 잇기 위해 광자를 사용한다. 이러한 아이디어의 뼈대는 2001년 미시건 대학의 Cirac과 Zoller 그리고 이들 동료인 Luming Duan과 하버드 대학의 Mikhail Lukin이 그려냈다. 광자들은 각 포획된 이온들로부터 방출되는데 가령 편광이나 색깔과 같은 광자들의 특성은 그 내부 상태와 얽히게 된다. 여기에서 내부 상태란 이온 방출체의 자기적 큐비트 상태이다. 그 후, 광자는 광섬유를 통해 빔 스플리터(광선 분할장치)로 이동한다. 이 장치는 하나의 광선을 두 개로 나누는 전형적인 장치이다. 그러나 이때 설정에서는 빔 스플리터는 역으로 동작하는데, 만약 광자들이 편광과 색깔이 서로 같은 경우라면 광자들은 반대쪽에서 이 장치로 접근한다. 그러면 서로 간섭을 하게 되고 같은 경로를 통해서만 합쳐지게 된다. 하지만 만약 광자들이 편광이나 색깔이 다른 경우라면-이때에는 물론 포획된 이온들의 큐비트의 상태들은 다른 상태를 가리키게 된다-, 광자들은 분리된 경로를 따라 한 짝의 검출기로 들어갈 수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광자가 검출된 후, 어느 이온이 어느 광자를 방출하였는지 말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러한 양자 현상은 이온들 사이의 얽힘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방출된 광자들은 매번 시도때마다 성공적으로 모이거나 검출되지는 않는다. 즉, 이 순간의 대다수의 광자들은 잃게되고, 이온들은 엃히지 않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오류를 복구하기 위한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오류의 복구는 검출기상에서 동시적으로 수가 카운트된 광자를 단순히 기다리거나 이러한 처리를 반복적으로 하면 된다. 이러한 현상이 일단 한번 일어나면 마치 이온들이 넓게 흩어지는 것처럼 보이면서, CNOT 논리게이트가 설정되고, 큐비트들중 하나를 조작하면 다른 큐비트들에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미시건 대학과 매릴랜드 대학의 과학자들은 방출된 광자의 간섭을 이용하여 약 1m 떨어진 거리에서 두 개의 포획된 이온 큐비트들을 성공적으로 얽히게 하였다. 이런 실험들에서 주된 방해물은 얽힘이 발생하는 비율이 낮다는데 있다. 광섬유에 이 광자들을 하나씩 포획할 수 있는 가능성은 너무도 작아서 이온들은 1분에 몇 차례뿐이 얽히지 않는다. 이러한 비율은 소위 광학상의 공동(optical cavity)이라 불리는 반사율이 아주 높은 거울들을 사용하여 각 이온을 둘러싸 극적으로 증가되었다. 하지만 이런 향상은 실험을 성공시키기에는 현재로서는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간섭이 발생하는 경우, 연구자들은 양자정보처리를 위해 이런 시스템을 여전히 사용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은 새집에 케이블 TV를 설치하는 것과 유사하다. 비록 시스템을 설치하기 위해 서비스 제공업자에게 많은 전화를 해야 하지만, 결국 케이블은 연결되고, 우리는 TV를 볼 수 있다.)

 

게다가 연구자들은 광섬유에 의해 추가적으로 이온 방사체(emitter)들을 연결시키고 얽힌 링크의 수가 더 늘어날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많은 수의 큐비트들로 양자 게이트 연산을 확장시킬 수 있다. 또한 얼마간 떨어져 있거나 심지어 지구적 크기로 떨어져 있는 포획된 이온들의 몇 개의 작은 무리를 연결하기 위해 광자 결합과 이전부터 논의했던 이온 진동의 결합 이 두가지 방식을 이용하면 확장된 양자 게이트 연산은 가능할 것이다. 이 아이디어 배경에는 “양자 중계기(quantum repeater)"가 있다. 양자 중계기는 수백킬로미터를 이동하는 동안 큐비트를 유지하기 위해, 작은 양자 컴퓨터들을 단속적인 거리(at periodic distance)를 두고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장치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없다면 데이터는 영원히 소실될 것이다.

 

- 양자의 미래

 

과학자들은 양자 컴퓨텅의 설계와는 여전히 멀리 떨어져 있다. 매우 거대한 수를 인수분해하는 것과 같은 이러한 도전은 기존의 기계들이 걸림돌이 되어 과학자들의 기세를 한풀 꺾는다. 그러나 양자 정보 처리의 몇가지 주안점들은 이미 현실에서 효용적인 발견이 이루어 지고 있다. 예를 들어, 몇가지 간단한 논리 연산은 두 개의 큐비트 게이트들이 필요한데, 이 게이트들은 원자의 클럭을 받아 동작한다. 즉 게이트들은 원자들이 전이를 일으켜 양자 상태가 변화될 때 방출되는 복사 주파수를 바탕으로 시간을 유지한다. 연구자들은 여기된 원자들에 의해 방출된 빛을 분석하는 분광법으로 측정치의 감도를 증가시켜 포획된 이온들을 얽히게 하기 위해 그 기술들을 적용할 수 있다.

 

양자 정보 과학이라는 분야는 계산 법칙이 극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포획된 이온들의 집단은 실험의 최전선에 있다. 왜냐하면 이 집단들은 대부분의 다른 물리적 시스템과는 현재 전혀 맞질 않는 환경과 고립시키는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레이저를 이용함으로써 연구자들은 몇 개 안되는 이온을 이용, 장치화하여 얽힌 양자 중첩상태를 쉽게 측정하는 채비를 갖출 수 있다. 앞으로는 더욱 많은 수의 큐비트들을 가지고 실험할 수 있는 길을 닦아 놓을 수 있는 포획된 이온칩이라는 새로운 세대를 기대해본다. 그때가 되면 과학자들은 일단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헤라클레스의 임무(Herculean task)를 다룰수 있는 양자 기계를 만든다는 꿈을 마침내 실현시킬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읽어봐도 이해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원문의 내용이 너무 간결하게 설명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림도 없어서 머리속에서 구체화히기가 쉽지 않다. 그림은 따로 링크가 되어 있음. 나중에야 확인.. 어쨌든 좀 더 설명을 해본다. 나름 설명은 하겠지만 교양서 몇 권 읽은 개인적으로도 그냥 일반인 수준이라 도움이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다. 

 

얽힘

 

양자분야에서 종종 이야기하는 하나의 예시가 있다. 1과 0이 적힌 종이를 접어 두 사람에게 맡긴다. 두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종이에 뭐가 적혀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1아니면 0이 적혀있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은 각기 우주선에 올라타 서로 반대방향을 향해 동시에 1광년을 여행한다. 그리고 지구를 기준으로 똑같이 떨어진 거리에서 이제 자신이 들고 있는 종이를 펼친다. A라는 사람이 펼치자 0이라는 숫자가 쓰여있었다면고 한다면, A라는 사람은 B라는 사람과 연락 없이 B라는 사람의 종이에 1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다는 것을 안다. 일단 그들의 거리는 2광년이 떨어져 있으므로 아무리 빨라도 2광년이 지나야 알 수 있겠지만, 그 떨어진 거리가 무색하리만치 바로 즉석에서 상대의 정보를 알아버린다. 굉장히 초딩같은 생각이지만, 그래서 아인슈타인도 이런 아이디어를 향해 일갈을 외친다. "Spooky action at a distance!!"라고 말이다.

 

우리도 어이없다고 생각이 들지만 이게 위 기고문에서 언급한 CNOT 논리 게이트의 기본적 사항이다. 1아니면 0. 이것이 바로 데이터를 플립(스위치)한다는 아이디어이다. 전자회로에서 NOT게이트는 인풋을 뒤집어 아웃풋으로 내놓는데, 이 아이디어가 양자 세계에서는 얽힘(entanglement)으로 동작하는 것이다. 즉, A와 B라는 사람이 들고간 종이 속 1과 0은 각각 얽혀져 있고, 1과 0이라는 상태는 두개의 상태가 아니라 하나의 상태인 것이다. 물론 방금 얘기한 이야기는 사실 얽힘과는 무관하지만 그래도 관측가능하지 않은 조건에서 그 상태를 알 수 있다는 의미에서 적어보았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얽힘은 원격작용과는 무관하다.' --> 내 이야기가 아니라 '세스 로이드'의 말이다..

 

그렇다면 '얽힘'이란 무엇인가. 어떠한 데이터의 교환이나 전달이라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상관관계를 말하는 것이다. 얽힘, 즉 상관관계로 묶어진 경우에만 양자의 고유의 특성이 일어나고 다른 입자의 패턴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관관계의 유지를 얽힘이라 하는 것이다.

 

메모리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2007년작 영화 <넥스트>가 떠오른다. 주인공인 니콜라스 케이지는 2분 후의 미래를 미리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이다. 상세한 영화 줄거리는 기억 나지 않지만, 이 영화에서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그가 영화 종반부쯤에서 복잡하게 얽힌 공장인가 창고를 빠져나오려하는데, 시간은 얼마 없고, 미로 같은 길들이 얽혀 있다. 그래서 그는 빠져나오다 말고 잠시 멈추어서 2분간의 미래를 투시한다. 투시한 영상에는 그가 빠져나갈수 있는 가능성 있는 경로들을 동시에 훑고 가는 영상이 그려지는데, 니콜라스 케이지의 몸에서 분신들이 빠져나와 그 경로를 하나씩 경험한다. 결국 대다수의 분신들은 시간안에 빠져나오지 못해 공장(혹은 창고)의 폭발로 실패하고 오직 하나의 분신만이 하나의 경로를 통해 미로같은 길을 찾아 무사히 빠져나간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당연히 살아남은 분신이 채택했던 유일한 경로를 통해 그 공장을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렇다면 양자컴퓨터와 영화 <넥스트>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바로 컴퓨팅의 과정이다. 고전적인 세계에서는 일단 계산을 위해 진행했던 과정은 결과값이 나오면 지워진다. 오직 결과값만을 메모리에 지정한다. 가령 2+3이라는 물음에 우리는 '5'라고 대답을 하면, 더 이상 2+3은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다. 오직 5라는 값만 필요하다. 하지만 양자계산에서는 오히려 그 역이 중요하다. 다시말해, 니콜라스 케이지가 미로를 빠져나오기 위해 동시에 진행했던 시뮬레이션을 했던 그 과정들 모두를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곧 양자 영역에서의 과정이자 결과이기도 하다.어쨌든 양자계산은 바로 가역적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고전적인 영역으로 넘어와서 그 경로중 하나만을 채택하는 것이다. 

 

결국, 모든 경로를 동시에 계산하고 그 계산의 양자값들을 저장시키는 메모리가 중요하다. 단순히 메모리의 용량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양자 계산은 양자 영역에서 진행되므로, 고전적인 세계의 노이즈가 섞여 들어와 계산 과정을 붕괴시키는 재앙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이게 바로 메모리의 신뢰성이다. 앞의 기고문에서도 범용적인 양자컴퓨터를 만드는데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이 메모리의 신뢰성이라 하였다. 그 기고문에서는 '결맞음 시간 또는 중첩의 생존시간'이라고 언급을 하였는데, 이런 중첩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결맞음(coherence)이라 하고 고전적인 세계로 진입하여 딱 하나의 값만을 살려 두고 나머지 것들은 붕괴 되어버리는 것을 '결엇갈림 혹은 결잃음(decoherence)'이라 한다. 결국 양자계산 또한 그 바운더리(경계) 문제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계산의 결과를 기다리는 우리는 고전적인 세계에 있고, 계산 과정은 양자 세계에 있는데, 그 경계에서 대부분의 양자 오류가 나온다.

 

어쨌든 이런 과정을 추적해가는 양자 계산은 암호키 뿐만 아니라 여행자 문제와 같은 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라 할 수 있다.

 

CNOT 논리 게이트

 

고전적인 컴퓨터는 결국 논리게이트들의 집합이다. 한마디로 엄청나게 많은 수의 스위치들이 모여 있는 것과 같다. 스위치의 동작은 딱 두가지이다. 켜다와 끄다이다. 앞서 2광년 떨어진 두 사람 A와 B에서도 보시다시피 결국 이진수의 정보만을 들고 갔다. 결국 디지털 세계에서는 컴퓨터의 가장 기본이 되는 블록은 NOT 게이트이다. 물론 NOT 게이트만으로는 다른 게이트들을 만들 수 없고, 이때 필요한 만능 게이트는 NAND게이트이긴 하지만 말이다. 

 

앞서 양자계산은 가역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것이 바로 NOT게이트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다. 과정을 통해 계산의 결과가 나오는데, 가역성이 추가되면 앞서 했던 계산의 결과로 과정을 유추할 수 있다. NOT게이트는 바로 이 가역성을 보여준다. 값이 1이면 그 전의 상태는 바로 0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양자 계산에서 고전적인 NOT게이트를 개량시킨 CNOT게이트가 필요하다고 해서 놀랄일은 아니다. 앞에 붙은 C는 컨트롤의 약자인데 단순히 '제어'라고 말하면 될 듯 하다. 그러니까 '제어 NOT 논리 게이트'가 되겠다. 이 컨트롤 비트는 제어 신호로서 NOT 작용을 끄거나 켜는 일을 한다. 물론 전체적으로는 얽힘도 만들어 낼 수 있고, 반대로 풀 수도 있다.


맺으며..

 

기회가 된다면 CNOT 논리 게이트의 동작 방식을 더 기술하고 싶지만, 과학 교양서적 몇 권을 각각 1번씩만 읽은 정도 뿐이 아니라, 더 자세한 점을 기술하려면 시간이 들어갈 듯하다. 그래서 책을 몇 권 소개하고자 한다. 물론... 예전에도 소개했던 책들이다. 그만큼 나로서도 이쪽에 관해서는 특별히 추가적으로 읽은 것이 없다는 얘기도 된다. 그리고 위의 기고문 후반부의 광자를 이용한 하드웨어적인 내용 또한 책에서도 간결히 소개는 되어있지만, 반복적으로 보지 않는 한 이해가 쉽지는 않겠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른 식으로라도 조금씩 내용을 올려놓고는 싶다.

 

 

                             

 

 

                                 

 

 

 

 

 

 

 

 

 

PS.


- 위의 번역은 직역, 의역, 오역이 있음을 다시 알려드립니다. 혹시 위의 번역한 것이 이상하거나 원문과 다른 번역이라면 댓글창을 통해서 그 내용을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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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브라이언 그린의 신작이 아마존에서 소개된 것을 보고 오매불망하였으나 막상 우리말로 번역되어 책이 나오니 다른 책들에 밀려 구입이 계속 미루어진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몇 권의 우주론 관련 서적을 읽었기에 구입은 조금 뒤로 미뤄질 듯 하다. 

  신작 원제는「The Hidden Reality」이고 번역본 제목은「멀티 유니버스」. 번역서 제목이 조금 불만족스럽다. 영어에서 유니버스 단어 자체가 복수형을 인정하지 않을듯 하지만 유니버스는 복수형이 가능하고 코스모스가 복수형이 불가다. 따라서 '멀티 유니버시스'가 맞겠지만, 우리글로 그대로 옮기면 더욱 이상해져서 이것저것 절충을 하여 '멀티 유니버스'로 나온듯 하다. 사실 이보다는 '멀티버스 multiverse'를 더욱 많이들 쓰지만 일단 '유니'가 들어가야 우주론관련 서적인줄 알지 '멀티버스'라고만 한다면 자기계발서부터 컴퓨터 전공서적(-verse를 -bus로 읽는다면...)까지 추정 범위가 넓어질듯 하다. 아마 과학서적, 특히 우주론 관련 이야기를 많이 접해보지 않은 독자까지 고려하지 않았나 혼자 추정할 뿐이지만 조금 아쉽기도 하다(멀티버스와 같은 말로 메가버스나 멀티 유니버시스 등이 있다).

  책을 읽어보지 않아 Reality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언급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숨겨져 있다는 단서에서 몇 가지 것들을 떠오르게 한다. 일단 인간의 눈으로는 절대 볼 수 없는 것일테고, 또한 보이지 않는다고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 이마저도 인간의 감각을 총동원한다 하더라도 알아채기 쉽지 않은 것일테다. 

 자연과학 책, 특히 우주론 관련 책은 읽어도 읽어도 별 진전이 없다. 몇 권을 보았든지간에 공간이 어쩌고 시간이 어쩌고 하면 머리가 팽팽 돈다. 글을 읽고 머리속에서 문맥을 이해하려 해보지만 쉽지 않다. 누군가는 과학을 그림으로 그려가면 (수식보다도) 이해하기 쉽다고는 하지만, (다이어그램으로 유명한) 파인만이나 펜로즈를 어찌 따라잡을 수 있겠는가. 그래도 다양한 책들을 보며 개념이 같은 부분을 이 책에서는 어떻게 썼고, 저 책에서는 어떻게 옮겼는지만 보는것으로 만족해야 할듯 싶다. 어쩌다 좋은 책 만나면 그 부분의 이해도가 약간은 진척이 있을 테고. 혹 없어도 무슨 상관?

'없음' 그리고 무(無), 진공

숨겨진 실체, 또는 보이지 않는 실체하면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없음'이다. 

_마커스 초운, 「현대과학의 열쇠, 퀀텀 유니버스」, 마티
 
* 74쪽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원리를 재구성해 보면 입자의 에너지와 그것이 존재했던 시간의 양을 동시에 측정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요컨대 우리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특정한 빈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태에 주목한다면 그 공간의 에너지 내용에 커다란 불확실성이 존재할 것이다. 다시 말해 에너지가 무(無)에서 출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질량은 일종의 에너지이다. 그러니 질량 또한 무에서 출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질량이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존재했다가 다시 사라진다는 단서가 붙기는 한다. 마치 사물이 무에서 출현하는 것을 막는 자연 법칙이 아주 빨리 잠깐 동안만 일어나는 사태는 못 본 체하는 것 같다.

비록 아무것도 없게만 보이는 공간이지만,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에 따라 순간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에너지 파동이 존재하고, E=mc^2에서 보여지듯이, 에너지는 질량의 또 다른 이름이므로 '없음'의 공간 밖으로 질량을 지닌 알갱이들이 튀어나온다는 얘기다. 이 얼마나 정갈하고 깔끔한 말인가. 우주의 근본이 무(無)의 상태에서 출발한다는 하나의 논리가 세워진 것이다. 이런 양자가 파동을 일으키는 상태, 그러니까 '양자 진공'에서 나타나는 에너지를 '진공에너지'라 한다. 

  현재의 기술로도 완벽한 진공은 어렵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입자의 수가 희박하다는 진공을 의미한다기 보다는 여기에서는 에너지가 깃들여있는 진공이라 여기면 된다.이를 검증한 것으로는 '카시미르 효과(혹은 힘) Casimir effect(force)'가 유명한데, 진공속에 두 개의 대전되지 않은 금속판을 아주 가까이 놓았더니 이 금속판들이 서로 끌어당기더라는 것이다. 1948년에 네덜란드 물리학자인 헨드리크 카시미르가 제안을 했지만 기술적 문제로 1997년에야 실험을 하였다 한다. 이 실험의 의미를 역으로 생각해보면, 우리가 아주 어렵사리 정말 텅 빈 공간, 진공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여전히 그 공간에는 숨겨진 에너지가 존재하며, 이는 양자적인 어떤 힘이 꾸준히 관여한다는 의미가 된다. 이 양자적 어떤 힘을 '양자 떨림 (혹은 요동) quantum jitter'라고 한다. 이 양자 떨림을 통해 튀어나오는 입자를  '가상 입자(virtual particle ;  생존기간lifetime이 아주 짧은 입자)'라 부른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끈이론은 어떤 진동은 A라는 입자를 만들고, 또 다른 진동은 B라는 입자를 만든다는 이론이다. 또 초끈이론은 A와 B가 대칭이되는 입자일 수 있는데, 여기에서 입자의 대칭이란 페르미온과 보존 입자들을 가리킨다. 즉 물질에 짝이 되는 물질이 있다는 의미이다. (여기에서는 초대칭은 넘어가겠다.)

 
 질량을 가진 입자가 생성되었다면, 이는 시공간이라는 자리를 깔았다는 뜻이다. 시간은 사실 인간의 관념이다. 왜냐하면 절대로 측정 불가하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지. "시계가 측정하는 것이 바로 시간이다"라고.) 태양과 지구의 거리가 다르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은 전혀 다른 관점으로 느껴질 것이다. 시간과 공간은 서로 상대적이라서 아인슈타인은 시간을 공간과 묶을 수 있었다. 시공간(spacetime)이라는 개념으로 퉁쳤다. 지구에 있는 우리는 그래서 시공간속에 있고, 이 시공간은 너와 나의 각자의 개념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내 시간 다르고 니 시간 다르다는 의미. 내가 아주 빨리 이동한다면 공간은 단축되겠지만 그 보상으로 시간은 연장된다(같은 의미로 공간의 수축과 시간의 팽창이라고도 한다). 따라서 엄청 빨리 움직이면 시간이 더욱 늦어져 우리는 젊어지는 것이다. 아니 그만큼 천천히 시간은 흐른다. 그 예가 쌍둥이 패러독스이다. 어쨌든 시간과 공간은 한통속이라는 것.

인플레이션

  멀티버스는 사실 이론이 아니다. 그냥 추측이고 가설일 뿐이다. 따라서 이 개념에 대항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아까 진공에너지 이야기를 하였는데, 이 진공에너지는 사실 우주의 시작과 관련이 있다. 물질의 탄생, 그래서 질량에 대응하는 공간이 만들어지고, 시간이 만들어진 이러한 시작이라는 개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인플레이션 이론이다.  


 _마르틴 보요발트,「빅뱅 이전」, 김영사 

* 235쪽
처음에는 물질을 포함하지 않고 있던 진공상태가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동안 점점 더 많은 입자들로 채워지는 것이다. 

우주론에서 이것은 빅뱅의 완전한 진공상태가 인플레이션이 진행되는 동안 그대로 남아 있지 않고 물질로 채워지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중략)...


* 236쪽
입자의 창조는 다음과 같이 일어난다. 다른 상태와 마찬가지로 팽창하는 우주에서 물질의 진공상태도 요동을 친다. 모든 입자의 수는 평균적으로 0이지만-따라서 진공상태라고 할 수 있지만- 정확히 말하면 그렇지 않다. 요동은 전자의 파동함수 위치가 평균적으로만 정확하게 결정되는 것과 비슷하다. ...(중략)... 그러나 우주의 팽창은 역학에서의 유효 힘처럼 물질의 파동함수에 의해 결정되는 입자의 수에 양자 요동이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략)... 
초기 뜨거운 우주는 식어가기 시작하는데 온도가 낮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에너지가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그렇게 잘 떨어지다가 한 순간에 에너지가 요동을 친다. 언덕에서 돌을 굴렸는데 그대로 쭉 (최소에너지를 향해서) 미끄러져 내려와야한다. 그런데 잘 내려오다가 삐죽 나온 바위에 걸려 굴린 돌이 일순간에 튀어 오른다. 이때 에너지는 변화를 겪는다. 순간 인플라톤장(팽창할 수 있는 음압을 만들어낸다. 이땐 중력이 척력으로서 작용한다)이 그 작은 공간에 퍼지고 그러다가 우주가 인플레이션-단순히 팽창이라면 영어로 expansion이지만, 이때의 팽창은 우리말로는 급팽창이고, 영어로는 말 그대로 inflation이다-이라는 하나의 작용을 하기 시작하여 그 짧은 시간에 공간이 급격히 팽창이 되어 지금의 우주(물질로 채워진)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때 거의 진공상태이지만 돌부리에 걸려 에너지가 요동을 치게 한 그 상태를 '가짜진공'이라 말한다. 곧 이 가짜진공은 바닥상태의 진공상태로 떨어지지만, 가짜진공 상태의 시간이 얼마냐 길었느냐에 따라 지금의 우주를 만들게한 충분한 팽창이 있느냐로 수렴된다. 그 지연된 기간이 충분히 길었기에 지평선 문제, 평평성 문제, 자기홀극 문제를 극복했다고 본다. 

  _브라이언 그린,「우주의 구조」, 승산 

* 580쪽
정확한 관측데이터가 점차 많아지면서 관측결과와 일치하지 않는 이론들은 사라졌고, 지금은 인플레이션 우주론이 가장 유망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10장에서 지적한 대로 인플레이션이론은 단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우주론학자들은 다양한 형태의 인플레이션이론들을 제시해 왔는데(구형old 인플레이션, 신형new 인플레이션, 고온warm 인플레이션, 혼합hybrid 인플레이션, 하이퍼hyper 인플레이션, 원조assisted 인플레이션, 영구eternal 인플레이션, 확장extended 인플레이션, 혼돈chaotic 인플레이션, 이중double 인플레이션, 약한weak-scale 인플레이션, 초자연hypernatural 인플레이션 등), 우주가 초기에 급속한 팽창을 겪었다는 점에서는 모든 이론이 일치하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인플레이션 이론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여러개 있다. 따라서 어떤 인플레이션 이론을 채택하냐에 따라 수많은 우주를 만들어 낼 수 있고, 따라서 멀티버스 개념을 불러 올 수 있다. 특히 '혼돈chaotic 인플레이션'은 바닥상태로 붕괴되지 않는 진공(가짜진공)을 만들어 냄으로써 그 거품의 진공으로부터 수많은 우주를 자라게 한다는 이론이다. 그 거품 중 하나가 바로 우리의 우주이다. 또한 그렇게 생긴 우주는 또 다시 어느 공간에서 다시금 인플레이션을 진행시키는데 또 다른 자손우주들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영구히 증가하는 모델을 영구eternal 인플레이션이라고도 한다. 혼돈 인플레이션은 영구 인플레이션 중 하나이다.

 우주의 암흑 에너지는 하나의 예측이다. 그럼 이것을 기존에 알고 있는 무엇과 대응시키고 싶어할까. 그것은 앞서 말한 진공에너지이다. 그래서 주된 의견 중 하나가 진공에너지는 암흑에너지일 수 있다는 가설이다. 그런데 이 암흑에너지는 상당히 재미있다. 우주의 팽창을 야기한다고 그랬는데, 먼 물체일수록 더 빠른 속도로 가속한다는 것은 우리의 인식으로는 이해가 가질 않는다. 무슨 말이냐면, 내 1m앞에 A라는 물체가 있는데 1초 후에는 나를 기준으로 1m 더 멀어진다는 거다. 사실 나와 A라는 물체 기준으로 서로를 향해 1초당 0.5m씩 멀어지는 것이다. 우주의 팽창(expansion)은 고정된 기준점이 없고 각 기준으로 우주 곳곳에서 그냥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B라는 물체가 나보다 10km더 멀리 있다면 1초 후에 10km+1m로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은 비율로 1초 후에 10km로 벌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멀리 있는 물체일수록 단위 시간당 더 벌어진다. 이것이 팽창이론의 기본 개념이다.

  우주를 얘기할 때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관측 가능한 우주와 그렇지 않은 우주. 관측 가능한 우주의 끝을 지평선이라 부른다. 이 지평선 너머는 도저히 관측할 수 없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다시 어린애들과 같은 유치한 상상력을 부여한다. 지평선 너머의 우주는 우리의 우주와 같이 동작할까?

  그렇다고 보는 과학자들은 멀티버스를 얘기하고, 그렇지 않다고 보는 과학자들은 멀티버스 같은 것은 없고 똑같이 우리 우주 법칙을 따른다고 반박한다. 물론 나는 지금 멀티버스를 얘기하므로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얘기해야 한다. 이제부터는 말 그대로 상상이다.  


  파동함수

 
  죽었니? 살았니? 라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에 대한 개념은 양자역학의 가장 기본이 되는 'AND'로직이다. 물론 이 경우에는 '살았고, 죽었고'로 대변되지만. 굉장히 번뜩이는 아이디어인데 문제는 고양이에게만 초점이 맞춰진다는 것이다. 고양이의 상태를 본다는 관찰자의 관찰자체가 살아있다와 죽었다의 최종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인데, 관찰자의 존재는 또 다른 관찰을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관찰자를 본 제2의 관찰자, 또 그 관찰자를 본 제3의 관찰자가 계속 다단계처럼 나와주어야한다. 물론 샘솟듯 나오는 것도 괴로운일이다. 따라서 고양이에 대한 파동함수의 붕괴(죽었다는 파동함수가 붕괴되면 고양이는 살아있고, 살아있는 파동함수가 붕괴되면 고양이는 죽어있다라는...)를 고려하면 관측자의 붕괴도 같이 고려되어져야 하는(왜냐하면 물리법칙은 고양이든 관찰자든 같아야 하므로 다른 관찰자가 보면 그 전의 관찰자의 파동함수도 붕괴되어야 한다) 문제에 이르는 것이다. 그래서 이 문제를 우회하려는 하나의 해법으로 휴 에버렛 3세는 파동함수가 붕괴하지 않고 갈라진다는 역발상을 편다. 이게 바로 SF의 흔한 떡밥으로 우리에게는 다른 멀티버스 이론보다 매력적으로 들린다. 즉 내가 대통령인 우주도 있고, 또 거지인 우주도 존재한다는 내용이다. 물론 나의 우주에서는 안타깝게도 거지에 가깝지만. 상자를 열어 관찰자가 고양이가 죽어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 파동함수는 갈라져 살아있는 고양이는 알 수 없는 우주에서 잘먹고 잘살수 있다는 얘기다(이와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휴 에버렛 3세의 '다중세계해석'이다. 이때 갈라진 세계는 원래 진행하고 있는 세계 옆에 존재하게 되는데, 이때의 세계는 우리와는 전혀 다른 진동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와는 전혀 다른 세계로 인식하여 바로 옆에 그 세계가 있어도 서로 간섭을 하지 못한다. 어떻게 보면 이것은 M이론과 닮아 있다. 과학자들은 우리의 우주를 '3-브레인'이라 추정을 한다.


  이런 갈라지는 세계에 대한 해석은 사실 닐스 보어를 주축으로 한 코펜하겐 해석과는 전혀 다른 것인데, 사실 파동함수가 붕괴된다는 법칙은 없다. 슈뢰딩거는 파동함수만을 선 보였지만 이것이 붕괴된다는 어떠한 주장도 펴지 않았다. 다중세계해석이나 파동함수가 붕괴된다는 얘기의 바탕에는 관찰의 처리 문제가 깔려있다. 관찰자. 이것이 우리에게는 문제다.

  결국에는 관찰자를 어떻게 처리하냐에 따라 다중세계해석과 코펜하겐 해석으로 나눌 수 있다. 물론 또 다른 의견들도 있지만 책에서도 나머지 의견에 대해서 그렇게 잘 다루지 않으므로 나 또한 모른다. 앞서 우주의 지평선 얘기를 했지만, 이 지평선 밖은 우리가 관찰자의 입장에서 벗어나게 한다. 그러므로 이 우주는 이제 지멋대로 뻗어 나갈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관찰하지 못했고 그래서 검증하지 않았기에 그렇다. 

  우주는 인플레이션으로 지금과 같은 우주를 형성했는데, 이 인플레이션이 지평선 너머의 우주에서는 또 다르게 급격히 팽창시킨다면, 그리고 전혀 다른 에너지 레벨에서 이루어진다면? 갈수록 복잡해지는데, 어쨌든 뭔가 넘치거나 모자른 우주가 생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우주의 토대가 되는 네가지 힘, 강한 핵력, 약한 핵력, 전자기력, 중력 이것들이 우리의 우주가 가지는 값(상수)들과 다른 범위의 값을 가진다면? 혹은 이들중 하나가 빠져있다면? 이것이 멀티버스의 기본이다. 결국 다른 값들이 가지는 우주의 풍경(landscape)에 따라서 전혀 다른 우주의 풍경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방금 말한 풍경은 두 가지 개념이 있다. 미시적인 풍경과 거시적인 풍경. 미시적인 풍경은 양자 떨림이 보이는 세계에서 이뤄지는 산과 계곡이다. 무슨 말이냐면 입자의 존재 확률이 커질수록 파동은 보강이 되고 이것은 산처럼 삐죽 솟아난다. 하지만 확률이 조금 더 떨어지면 확률의 세기(magnitude)는 약해지고 앞서 말한 산보다는 작아진다. 이런 서로 다른 확률들이 모여있으면 그것은 산맥과 같은 풍경을 이루고 확률이 없는 순간, 그러니까 어찌어찌해서 에너지 혹은 입자들이 상쇄되는 경우는 그냥 평평한 바닥이 되다. 미시적인 양자의 레벨에서 보면 이렇게 하나의 풍경으로 보여진다. 거시적인 경우는 앞서 말한 우주의 기본적인 힘들이 우리의 우주와는 전혀 다를 경우 그 우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이되고, 그렇게 우주는 또 다른 풍경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레너드 서스킨드가 주장하는 풍경은 이렇게 해서 나왔다. 그 시작은 화학의 분자 레벨에서 본 분자들의 생김새에서 따오긴 했지만 말이다.


빅뱅, 빅크런치, 빅립
 

  정리해보자면, 다중 우주, 멀티버스라고 부르는 것은 대충 두 가지 개념으로 볼 수 있다. 하나는 파동함수가 붕괴되지 않고 분기되어 진행할 때, 다른 하나는 우주의 힘이 우리의 것과는 다를때. 대충 이렇게 보면 된다. 따라서 이런 멀티버스 개념을 레벨로 나눈 사람이 있다. Max Tegmark라는 과학자인데 크게 멀티버스를 레벨 1에서 레벨 4까지로 나누었다. 따로 설명하자니 또 길어지므로 링크와 연결 시키려 한다. 어쨌든 이론적으로 정립된 것은 없고, 각자 상상한대로 주장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어느 누구도 검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우주가 확률로 이루어졌다면, 여러번 주사위를 던져 많이 나오는 것으로 그려낼 수 있지만, 우주는 딱 한 번 주사위를 던져진 것과 같다. 물론 우리의 인식에서 그렇다. 빅뱅이 한 번 이루어졌고, 그래서 지금의 우주가 만들어졌다는 것.

  그렇다면 과연 빅뱅은 한 번 이루어졌을까? 그렇지 않다는 이론도 있다. 따라서 이 우주는 생성과 소멸을 주기적으로 한다.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인간 세계를 구원할 유일한 존재인가?와 같은 물음이다. 영화에서 네오는 7번째 네오다. 다만 앞선 네오들은 실패를 해서 우주를 싸그리 말아먹은 존재이긴 하지만. 어쨌든 오라클의 예언은 네오가 인간들을 기계에서 해방시킬 수 있다는것. 물론 여기에서 해방은 감독탓이긴 하지만 어쨌든 휴전을 의미한다. 영화 속 아키텍처가 레지스트리 정리할 필요가 있어서 싸그리 하드를 밀어버리려 하는 찰나에 네오가 잠깐! 우리가 알아서 조각모음 하겠다고 나서며 일단 붕괴를 막았다. 간략히 말하면 이렇게 없어질 우주를 '빅크런치'와 대응시킬 수 있고, 막판에 다시금 우주를 거주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모하기 시작하는 것을 '빅바운스'로 대응시킬 수 있다. 우리의 다양한 우주이론 중 하나가 그렇다. 그것은 우주는 수시로 빅뱅과 빅크런치가 반복하고 있다는 것. 빅크런치는 한마디로 우주의 수축이고 소멸이다. 이런 빅크런치는 우주의 임계밀도와 관련되어 있다. 우주의 평균밀도가 임계밀도보다 작다면 질량에서 야기되는 중력이 약하기 때문에 인력은 척력의 힘에 미치지 않아 팽창을 지속한다. 하지만 그보다 크다면 우주는 인력이 강해져 한 점(특이점)으로 수렴하려 할 것이다. 결국 이런 종말을 '빅크런치big crunch' 라한다. 그렇다면 우주의 밀도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무엇일까? 이것을 '암흑 물질dark matter'이라 한다. 어쨌든, 보이지 않는(관찰이 불가능한) 우주에는 암흑 물질이 존재할 것이라고 추측한다. 다시 팽창하는 우주를 그려보자. 지속적인 팽창은 물질을 서로 더 멀리 공간속으로 떨어칠 것이고, 이는 중력의 세기가 너무 약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우주는 또 다른 시나리오로 종말을 맞는다. 중력의 세기가 약해서 모든 물질과 공간, 그래서 시간마저 찢어져 버리는 현상, 이것을 '빅립big rip'이라 한다. 그렇다면 평균밀도와 임계밀도가 같다면? 이런 팽창은 급격한 변화없는 평탄한 무한의 우주로 보이게 한다.


양자중력


  _ 브라이언 그린,「우주의 구조」, 승산 

* 658쪽 

끈이론과 루프-양자중력이론은 각기 다른 방법으로 양자적 중력이론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사실, 끈이론은 전통적인 입자물리학의 성공사레를 등에 업고 발전한 측면이 크다. 그래서 초기의 끈이론학자들은 중력을 부수적인 문제로 취급했었다. 그러나 루프-양자중력은 일반상대성이론에 뿌리를 둔 이론이었으므로 처음부터 중력을 중요하게 다루어 왔다. 이들을 한 문장으로 비교한다면 끈이론은 작은 영역(양자역학)에서 출발하여 큰 영역(중력)으로 진화해 온 반면에 루프-양자중력은 큰 영역(중력)에서 출발하여 작은 영역(양자역학)으로 진화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빅뱅, 빅크런치, 빅립 등을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중력'이다. 우주의 생성과 소멸은 임계밀도와 중력과의 관련이 있다. 따라서 중력을 보다 양자적 입장에서 쳐다봐야한다는 이론이 등장할법 하다. 이런 하나의 덩어리 이론이 '양자중력'이다. 그리고 이것을 기술하는 하위 이론들이 있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루프양자중력'이다. 이 이론의 특징은 시공간을 원자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마치 공간의 디지털화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디지털화 시킨 것이 아닌 양자화이지만. 그리고 이 공간원자를 1차원 루프형태로 매치시킨다. 이런 루프의 모임을 망사스타킹으로 보면 된다. 루프양자중력 이론이 나오게 된 이유는 기존의 양자역학으로는 거시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중력을 양자화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대 과학이 우주를 기하학적인 배열로 놓았듯이 양자중력 이론에서도 시공간을 구조가 있는 배열로 본다. 쉽지는 않지만 노드와 링크가 있는 토폴로지로 보면 되겠다. 가령 정보통신의 그물형, 스타형, 버스형과 같은 구조로 말이다. 결국 루프양자중력이론(이하 '루프중력론'이라 하겠다)에서의 특징은 '구조'이다. 이런 구조들의 집합체는 하나의 네트워크로서 작동한다. 이를 '스핀-네트워크'라 하는데, 노드와 링크에 숫자(양의 정수)로 라벨을 붙인다. 

_마르틴 보요발트,「빅뱅 이전」, 김영사 

* 15쪽
특히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이론의 결합 방법의 하나로 최근에 관심을 끌고 있는 루프 양자중력은 특이점이 없는 빅뱅과 관련된 결과를 제공했다. 이 이론에 의하면 우주는 빅뱅 이전에도 존재했다. 그러한 우주는 현재 우주와 어떻게 다른지도 대략 추정해냈다. 그것이 이후 우주 팽창 단계에 미치는 영향을 근거로 빅뱅 이전의 우주도 탐사할 수 있다.

* 170~171쪽
빅뱅 이전의 우주는 일반상대성이론 방정식이 아니라 루프양자우주론 방정식들로만 들여다 볼 수 있는 베일로 가려져 있다. 빅뱅 이전에 우주는 수축되고 있었다. 스스로의 무게에 의해서 작은 크기로 붕괴되어 결국에는 빅뱅의 뜨겁고 밀도가 높은 상태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전환 자체도 중력의 양자이론으로만 분석할 수 있다. 고전이론의 한계는 양자이론적 성질을 고려한 좀더 포괄적인 이론들로 극복할 수 있었다. 빅뱅의 특이점은 빅뱅을 만들어낸 언어의 한계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것은 세상의 한계가 아니었다. ...(중략)...

... 양자역학에 의해 해결된 원자의 안정성 문제와 마찬가지로, 빅뱅의 특이점은 항상 인력으로만 작용하여 붕괴를 초래한 고전적 중력에 맞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루프양자우주론의 새로운 반발력으로 막을 수 있다. ...(중략)... 빅뱅 이전에는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우주와는 반대로 수축하고 있었다. 붕괴에 의해 더 작아지고 뜨거워져 빅뱅 상태로 들어갔다. 그다음에는 양자 효과가 지배했다. 그리고 수축 속도가 줄어들다가 다시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팽창하는 우주가 나타났다. ...
루프중력론은 시공간원자의 구조를 매우 높은 밀도의 중력을 가진 성질로 바꿔놓는다. 여기에서 반발력이 뿜어져나온다. 가령 스펀지에 물을 먹인다고 생각해보자. 처음엔 물을 잘 빨아들이다 어느 시점에서는 더 이상 수용을 하지 못하고 물을 뱉어낸다. 마찬가지로 루프중력론에서도 시공간원자는 어떤 한계의 밀도를 넘어가면 반발력을 가진다(반대로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계속 에너지를 먹어치우고 밀도는 무한히 증가한다). 보통의 밀도에서는 중력은 여전히 인력을 가진다. 어쨌든 밀도의 한계점 때문에 루프중력론에서는 특이점이 만들어지지 않으며, 이는 빅뱅의 이전 시간까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다. 어쨌든, 빅뱅 이전의 세계는 우리가 거울로 보는 세상과 같은 반사된 세상이라 하는데, 루프중력론이 맞는다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세상이 다른 우주 어딘가에서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와 모든 것이 반대인 세상이. 또 이 우주는 선순환을 하고 있다는 믿어지지 않는 얘기를 한다. 


마지막으로...

  그렇다면 멀티버스를 왜 연구할까. 우리가 결코 볼 수도 없고 느낄수도 없는 우주인데 말이다. 사실 거의 모든 멀티버스이론은 인류원리(인본원리)로 수렴한다. 결국 상상속에서나마 우리가 살 수 있는 또 다른 우주를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물론 매트릭스에서의 보이는 인류원리는 누군가(아키텍쳐)의 설계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우리가 살 수 있는 환경이 다른 우주에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혹은 다른 생명체이 있다면 어떻게 살아가고들 있는지, 거주하고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그려내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 와중에 세상의 시작과 종말을 다루어야 한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이런 판타지와도 같은 것들은 사실 수학적 해로 존재하는 것이고, 수학적 기술의 오류를 발견한다면 바로 수정되어질 것이고, 그렇다면 우주는 또 다시 그 모습을 바꾸게 될 것이다. 



PS.   (많은 부분에서 비문이 보이므로 차츰 고쳐나가려 함..)

1. 처음에는 브라이언 그린의 새책을 구매하기 전에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짧은 글로 정리를 하려 하였으나 점점 더 길어지더니 정말 읽어보기 싫을 정도로 늘어났다. 그래도 우주론 관련 책들은 많이 읽었음에도 정리를 해본적이 없는데,  지금이라도 이렇게 정리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여러 책을 읽어가면서, 이 글을 뼈대 삼아 살은 살대로 붙이려고 노력해야겠다. 

2. 이 글을 쓰면서 책들을 다시금 뒤척이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찾아보기도 했는데, 어쨌든 오류가 있을 듯도 싶다. 사실 우주론책들마다 나오는 얘기들이지만 막상 내 머리로 정리하며 적어나가는데 쉽지는 않았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대충대충 책을 읽었는가 싶다. 그런데 또 죽으라고 읽을 필요도 없지 않은가. 어쨌든 이렇게 글이라도 써야 뭔가 남겠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3. 앞의 내용중, '빅뱅, 빅크런치, 빅립'에 대한 내용 안에 한가지가 더 들어가는데 너무 길어질까봐 뺐다. 그것은 '빅 스플랫'이다. 이것은 브레인 우주에서 두 브레인끼리 충돌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충돌후 두 우주는 밀려난 뒤 다시금 진화한다고 한다.

4. 양자중력이론에 대해서 좀 알기 위해 인터넷을 좀 보았는데,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그래서 일부 내용은 영어로 해석한 것 몇가지를 조합해서 올렸다. 나중에 기회되면 이쪽 책도 좀 보고 싶다. 
「우주의 구조」에서 브라이언 그린은 앞으로는 양자중력과 초끈이론이 통합되어 우주를 풀 실마리를 얻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그랬다. 

5. 이 글을 쓰며 참조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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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2-19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좀 만 더 일찍 써 주시지, 그러면 쿼크님께 tt 했을텐데요. 오늘 아침에 LHC 물리학의 최전선이 중고샵에 나왔길래 황급히 주문하면서 멀티유니버스도 주문했거든요.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잘 하세요. 이해가 안 간 부분이 있었는데 이 페이퍼 읽으니 이해가 될 듯 해요. 부럽습니다.
저도 우주의 풍경 조금 아주 조금 읽었는데,, 거기선 멀티버스라고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메가버스보다. 근데 저도 그 책 조금 읽으면서 멀티버스에 회의가 들긴 해요. 정말 맞는 추측일까?하고요.

브라이언 그린은 빅뱅이론에 나왔다고 해서 흥미로워서 사 봤는데,,, 머리가 딸려서 이해 못 할 것 같아요. 저는 왜 그렇게 우주나 다윈책에 이끌릴까요?

퀴크님 이런 글 자주 올려 주세요. 한달에 한번 올리시는 것 같아요. 퀴크님의 과학책 리뷰나 페이퍼 기다리는 일인입니다. 이 페이퍼 읽으면서 퀴크님처럼 과학 전공자도 약간 어려워 하신다는 말에 왠지 위안이~

쿼크 2012-02-19 23:08   좋아요 0 | URL
아..'LHC 물리학의 최전선' 사셨군요. 저는 작년에 읽었는데..좋았습니다. 리뷰를 쓰긴 써야 하는데..읽고 나서 바로 안쓰면 그게 어렵더라구요. 이 페이퍼를 쓰고 이젠 'LHC 물리학의 최전선'이나 리뷰를 써볼까?라고 속으로 생각했었는데..조만간 뭔가라도 적어둬야겠네요..~~ (위의 '빅뱅이전'은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참...레너드 서스킨드는 메가버스라는 단어를 즐겨쓰죠. '우주의 풍경'이란 단어도 고집스럽게 쓰는것 보면 단어에 좀 집착이 있는 것 같아요. 멀티버스든 메가버스든 일단 관측불가영역에 대한 추측이므로 멀티버스 반대하는 사람들은 인류가 멸망할때까지 보지도 못할것(오히려 우주는 팽창하므로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보지 못하죠..) 뭐하러 상상이나 해댈까라고 주장도 하지만, 옹호자들은 일단 우리 우주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한 과정속의 부수적 산물이기도 하기에 멀티버스로 확장할 수 있다고도 하죠. 멀티버스 목차만 보더라도 사실 멀티버스에 관한 내용이라기 보다는, 매번 했던 블랙홀, 시간의 화살(시간의 비대칭성), 빅뱅, 인플레이션, M이론 등등 반복적으로 나오는듯 합니다. 이번 '멀티 유니버스'에서는 특히 홀로그래픽 우주에 대해 다루는 것 같기도 하구요.. 그런데 사실 이해 하나도 못하고 있어요. 이게 다 수학적 기술 방식이나 해이기 때문에 더 그런것 같아요..

저도 과학책 리뷰나 뭐 이런거 좋아하는데 사실 과학쪽은 글들이 많이 없어서 나라도 뭔가 쓰자 해서 쓰게 되었습니다. 과학쪽에는 좀 신경을 쓰려고 노력하는데, 오히려 역사(혹은 철학)를 모르면 안되겠더라구요. 그래서 역사를 읽으면 과학쪽에는 좀 소홀해지고..뭐 그렇게 되더라구요.

아무튼...한참 모자란 제 글을 좋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스티븐 호킹이 책 한 권을 냈다. 제목은 『The Grand Design. 우리말로는 '위대한 설계'내지 '대단한 설계'쯤으로부를 수 있겠다. 또는 책 내용에 따라 '위대한 배열'이라 해도 무방할 듯 하다.(물론 아직 이 책을 읽어보지 않았다.)

  사실 호킹에 대한 나의 이미지는 뭐랄까, 좀 가벼워보인다고나 할까. 천 년안에 인류의 문명이 멸망할 개연성이 있으니 서둘러 지구형 행성을 찾아 인류를 이주시킬 수 있는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는 둥, 호전적인 고등생물체가 지구로 쳐들어와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으니 외계인 찾기 노력을 그만두어야한다는 둥 이런 발언을 가끔씩 매체를 통해 듣곤 하였다. 그러니까 어느 정도는 호킹 박사의 발언을 가볍게 실은 언론의 책임으로 돌리고 싶어진다.

 호킹은 외계인은 확실히 존재한다는 발언을 종종 해왔었고, 가끔 내가 헷갈렸던 것은 시간여행에 관한 것인데, 호킹은 시간여행이 불가능하다고 했다가, 언제는 또 가능했다고도 했다가 조금은 애매하게 이야기를 하곤 했다. 이는 물론 내가 대충 기사를 읽었던 이유도 있겠지만,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불가능하고, 미래로의 시간여행은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아무튼 어떤 과학적 이론에 대한 것보다는 인류나 외계인과 같은 '존재'에 관한 물음을 많이 해왔던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설전해 오고 있다. 이 존재는 다름아닌 신이다. 사실 신의 존재보다는 신이 지금의 우리가 있기까지 관여를 해왔느냐 아니었느냐가 주된 논쟁거리이다. 대표적인 것이 진화론과 창조론의 충돌인데, 이 두 이론은 과학과 종교라는 집안의 자식들이지만, 사실 진화론은 생물학에서 주로 거론하는 이론이고, 창조론은 개신교에서 주로 거론하는 이론이다. 즉, 진정으로 과학과 종교의 전방위적인 매치는 사실상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봐도 될 듯 하다. 과학과 종교의 전방위적인 매치가 붙기 어려운 것이 방대한 지식이나 이론들을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지극히 사소한 것을 다루어야 한다는 데에도 그 이유가 있을 듯 싶다. 그래서 우리들 의식속에서 생물학과 개신교의 다툼이 애써 다른 쪽으로 번지지는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눈을 감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가령,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 것을 일상속에서 신이 비를 뿌린다고 하지는 않는다. 태풍도 마찬가지이다. 신이 노여워해서 세찬 비와 바람을 지상에 내려보냈다고 하지 않는다. 아마 종교인들도 마찬가지 일거다. 하지만 과학과 종교의 다툼은 이런것까지도 시비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너무나 자명한 현상이기에 종교계든 과학계든 이런 것으로 시비를 걸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건들어봤자 손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신은 여전히 하나의 메타포(은유)로서 우리 일상을 지배한다. 비가 한 차례 오면 신경 쓰지 않지만, 몇 날 며칠동안 엄청난 인적, 물적 피해를 불러온 비가 내렸다면 정치적 문제로, 사회적 문제로 비화시키곤 한다. 정치가 잘못돼서 사회가 썩어빠져서 신이 내린 일침이라는 둥 말이다. 이렇듯 신은 우리 세계에서 항상 결과론적이다.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인간의 인식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거니와 과거의 어떤 사건이 미래에 어떤 사건으로 나타날지 우리는 그리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은 현재를 살고 있고, 항상 현재를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종교를 흔히들 현세구복 신앙(종교)이라고도 한다. 현세구복 신앙(종교)속에서 일상으로 불러들인 신은 항상 현실에서 결과를 표방하는 일종의 메타포가 된다.

호킹은 『The Grand Design에서 이렇게 말했나보다.

   
  It is not necessary to invoke God to light the blue touch paper and set the universe going. 
  • STEPHEN HAWKING,
  • physicist and author of the new book The Grand Design, saying God wasn't needed for the creation of the universe
Read more: http://www.time.com/time/quotes/0,26174,2015654,00.html#ixzz0zIypnT2h

해석은 대충 이렇다.
 "우주를 진행시키기 위해 심지에 불을 붙였다는 신을 끌어들이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다."
 
   

좀 애매하다. 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신이 내린 코드로 태초의 우주를 설명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러니까 신이 있든 없든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신이 우주를 가동시키지는 않았다고 보는 것이다.

 학계는 어떨까. 과학계나 종교계 말이다. 일상과는 달리 결과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처음이라는 '태초'라는 단어에 신경을 쓴다. 즉, 세상의 모든 원인을 궁금해한다. 종교계에서는 앞서 말한 창조론을 태초의 원인으로 놓고 싶어하고, 과학계에서는 빅뱅을 태초의 원인으로 놓고 싶어한다(물론 빅뱅 이전은 또 무엇이냐라는 질문도 당연하겠지만).

 태초의 우주에 대해 어느것 하나 진실로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지구는 우리은하(나선형 은하)의 어느 변두리쯤에 위치해있고, 또 태양이 이끄는 일종의 시스템속에서 세번째 위치해있는 행성이라는 점이다. 더군다나 세번째 행성인 지구만이 생명체가 풍부하다. 물도 풍부하고, 산소(공기)도 풍부하다. 이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또 다시 이런 사실을 선점하기 위한 말장난이 펼쳐진다. 신이 골디락스 존에 지구를 놓았다고 말이다. 지구가 태양쪽으로나 목성쪽으로 조금만 위치 이동을 했더라면 아마 생명체는 존재할 수 없었다고 말이다. 또 어떤이는 태양계의 절묘한 행성들 궤도가 마치 지구를 위한 배열이라고들 말한다. 가령 목성과 같은 크기의 행성이 태양계에 목성 말고도 하나 더 존재한다면 이 역시 태양계 배열이 흩어질 뿐더러 우리 지구는 태양계 밖으로 튕겨져 나갔을 거라고 말이다.

 마찬가지로 우주가 지금의 구조를 가지게 된 몇가지 이유가 있다고 설명하는 책도 있다. 원서 제목은 『Just Six Numbers』이고. 우리말 번역서 제목은『여섯 개의 수』이다. 그러니까 6가지 숫자가 우주라는 우연, 혹은 위대함을 설명한다. 그 숫자들은변수이지만 거의 고정되어 있는 상수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어떤 범위안에 수 중에서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수, 상수를설명한다.

1. 오메가=1 :  오메가는 중력이나 우주의팽창과 관계있는 수로 그 수가 너무 크면 이미 옛날 옛적에 우리의 우주는 충돌해서 사라졌을 것이며, 만약 작다면 행성들,가스들, 암흑물질들이 산산히 흩어져 은하 조차도 생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 즉, 한마디로 '점성도'와 같은 의미로 생각하면된다.

2. 엡실론=0.007 :엡 실론이 가리키는 것은 핵력이 강하냐 약하냐는 의미이다. 따라서 원소의 구성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물분자는 수소 원소 둘과산소 원소 하나가 뭉친 것인데 약하면 이 역시 흩어질 것이다. 물론 지구와 같은 행성도 이룰 수 없는 것이고. 엡실론이0.006이나 0.008 정도였다면, 이 역시 우주는 없다.

3. D=3 : D는 다름아닌 차원을 의미한다. 우리의 우주는 시간을 포함한 11차원인데, 인간이 살 수 있는 공간은 3차원이다. 만약2차원이었다면 우리는 ...음...암튼 재밌을 것이다 다른 사물도 2차원이기에 항상 줄(혹은 '선' line)만 보일것이다(눈이라는 것이 있다면..). 4차원이었다면 잘 모르겠다. 막 왜곡되고 그럴 듯. 얼짱이나 얼꽝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없을듯.

4. N = 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 :  N 이 의미하는 바는 전자기력과 중력의 비율로 생각하면 된다. 그만큼 중력은 전기력보다는 엄청약하다는 의미. 어떻게 보면 크기의 과학을 의미하는 말일 수 있다. 만약 N=0에 근접한다면, 그러니까 중력이 전기력에 비해엄청 크다면 생물체는 곤충보다 훨씬 작을 것이고, 심지어 하루살이의 일생을 가질지도 모른다. 따라서 진화론적 관점에서 진화는엄청 느리게 작동한다. 물론, 우리가 이런 세상에 존재함을 가정했을때.

5. Q = 1/100,000 : Q는 지금의 별들과 은하, 은하군들의 구조를 의미하는데, Q가 가리키는것은 사실상 현재의 우주의 구조가 아니라 빅뱅으로 생겼을 순간 씨앗 상태의 원시 우주의 값을 의미한다. 원시 우주가 이 Q값을가졌기에 지금의 우주와 같은 구조를 유지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Q값이 다르다면 현재의 우주의 모습은 상당부분 달라졌을 거라는의미. Q값이 훨씬 작았다면 우주의 요동이 없다라 할까, 아무튼 비활성적인 모습의 우주만을 담았을 것이다. 반대로 컸다면 너무나요동적인, 그래서 서로 집어삼켜버리는, 그런 거대 블랙홀이 지배하는 우주가 되었을 거란 의미. 한마디로 우주의 노령화 현상을얘기하는 듯.

6.  lambda = 0.7 : 람다는 우주 팽창과 관련있는데, 암흑에너지라는 일종의 반중력과 관련한 상수로 우주의 팽창을 가속시키는 작용을 한다. 결국 현재 우주의 크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상수이다. 그러니까 중력이라함은 간단히 말해서 무한히 팽창하는 우주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인력으로써 말이다. 하지만 암흑에너지는 우주에 브레이크가 걸렸음에도 척력으로써 우주를 급속히 팽창시키고 있는 것으로 본다.

 마틴 리스의 『여섯 개의 수』는 이런 최종적으로 조율된 숫자를 통해 다중우주를 표현할 수도 있다고 하지만, 어쨌든 수많은 법칙이나 규칙으로 우주를 규정지을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진다. 과연 우리의 우주가 다중우주속에서 '오아시스'일까라는 질문을.

           
                 출처: http://www.neatorama.com/2010/04/11/seti-turns-50-years-old/

  흔히 말하는 '외계인 찾기 프로젝트'가 있다. 1960년대 미국에서 '오즈마 계획'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외계인을 찾는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이 '오즈마 계획'의 책임자는 '프랑크 드레이크' 박사였는데 사실 오즈마 계획은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이 계획은 일명 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프로젝트의 서막이었다. 드레이크 박사는 1960년 미국 동부 웨스트버지니아주의 그린뱅크에서 열렸던 '지구밖 생명체에 관한 그린뱅크 회의'에서 조금은 사이비 같은 공식 하나를 발표한다. 이름하여 <드레이크 방정식>이라 불리는 공식인데, 공식에 여러 숫자들을 대입하면 우리 은하내에서 우리 인류와 동일한 문명의 수는 수개에서 10만개가 넘는 수가 도출된다. 사실 해답은 없다. 몇가지 숫자를 달리하면 터무니없는 수도 나온다. 가령 우리와 같은 문명의 수가 0.00001개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벌써 지구라는 문명을 지닌 행성이 존재하기에 소수점은 말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 비율을 조절해서 도출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외계 문명의 수가 0.1개에서 백만개 사이라면, 최소 지구라는 문명이 1개 존재하므로 비율을 조절하여 1개에서 십만개 사이로 그 값의 오차를 줄이는 식이다.

드레이크 방정식 :  N = R* fp ne fl fI fc Lc


Where,

N = number of technical civilizations in the Milky Way Galaxy with whom we might expect to communicate.
(
N은 전파교신능력을 갖춘 혹은 전파를 검출할 수 있는 우리 은하내의 문명체의 수)

R* = average rate of star formation in the Milky Way, in units of stars per year.
(R은 우리은하 내에서 1년에 몇개나 별들이 생성되는지를 나타내는 수)

fp = fraction of stars with planetary systems.
(
fp는 별 중에서 행성을 가지고 있을 확률, p는 planet을 의미)
 

ne= number of planets per system with suitable ecologies (liquid water...)
(
ne는 행성계 내에 생명이 살 수 있는 행성수)

fl = fraction of such planets on which life actually occurs
(
fl은 생명이 탄생할 확률)

fi = fraction on which intelligent life arises
(fi는 생명체가 지적문명체로 진화할 확률)

fc = fraction where intelligent beings develop capability for interstellar communication
(
fc는 지적문명체가 다른 별에 자신들의 존재를 알릴 통신기술을 가질 확률)

Lc = mean lifetime of such communicating civilizations
(
Lc는 기술문명이 존속하는 기간, 단위 : 년)

* 출처 : http://earthguide.ucsd.edu/virtualmuseum/litu/12_1.shtml

참고로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은 드레이크 방정식을 토대로(자신이 정한 숫자를 방정식에 집어넣어) 지구밖 문명의 수를 백만 개로 발표한 바 있다.

  글을 쓰다보니 길기만 하지 별로 알맹이는 없다. 그래도 새로 나온 스티븐 호킹의 책을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서 글을 적게 되었다. 전반적인 의문은 이런 것들이다. 정말로 신이 이런 저런 숫자들로 우주를 디자인했을까? 일일이 하나하나 목록을 옆에 놓고 입력했을까? 그래도 신이 최소한 어떤 수 하나를 입력해야 한다면 과연 어디에 무슨 숫자를 집어넣었을까? 뭐, 이런 것이 현대 과학의 고민이다.

과연, 질량은 어디서오는 것일까? 랄까...

참고로 질량을 언급하기 위해선 뉴턴과 아인슈타인, 그리고 중력, 에너지, 다시 차원, 끈이론, 초끈이론, M-이론등등을 그에 앞서 언급해야 한다. 후와....

PS.

우주론에 호기심이 있는 분들을 위해 보기 쉬운 책들을 몇 권 소개해본다.

흔히, 많이들 보는 책으로는 '미치오 가쿠'의 『평행 우주』, '브라이언 그린'의 『엘러건트 유니버스』와 『우주의 구조』를 많이 봤겠지만, 좀 쉬운 책(내 생각)도 있다.

'다케우치 가오루'의 『한 권으로 충분한 우주론』, '마커스 초운'의 『현대과학의 열쇠, 퀀텀 유니버스』, '폴 데이비스'의 『코스믹 잭팟등이 있다. 참고로 한 권씩 읽는다기 보다는 이 책 저 책 찾아가며 읽는 것이 더 좋을 듯....
 
            



   
                                     
      
  







덧붙임...2010. 09. 25.

벌써 번역본이 나왔다...역시나 '까치글방'... 번역본도 같이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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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해프닝』을 안보신 분은 이 글을 피해주세요. 이 글속엔 영화 전반적인 이야기들이 들어있을 뿐만 아니라, 나름대로 해석한 저의 생각이 들어있어서 향후 영화를 보실 때 재미를 깎을 수도 있습니다.

'엠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인 『해프닝』에 대한 포스팅이다.

심각하게 보다가 심심하게 끝나버린 영화.

영 화를 보며 무슨 의미를 찾거나 할 필요는 없겠지만, 기대한 영화를 재미없게 본 사람 중 일부는 분명 '기대심리'의 반발로 여전한 '기대심리'를 가질 것이다. 가령, '(재미는 없었을지 몰라도) 매우 어려운 영화였어. 의외로 어딘가에 중요한 메세지가 있을거야.' 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나 나름대로 해프닝에 대한 풀이를 해봤다. 순전 내맘이다.

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떤 학생이 복도를 뛰어간다. 한 교수가 뛰어가는 학생을 붙들고 이야기를 건낸다.

교수 : "자네 뭐가 바쁘다고 뛰어가는가?"
학생 : "수업에 늦을 것 같아 뛰어갑니다."
교수 : "수업이 끝나면 뭐하려 하는가?"
학생 : "밥 먹어야죠.?"
교수 : "그리고는."
학생 : "나머지 수업 듣고 집에 가야죠."
교수 : "내일은?"
학생 : "똑같이 수업듣기위해 학교에 나와야죠."
교수 : "수업은 왜 듣나?"
학생 : "취직해서 좋은 직장에 가려구요?"
교수 : "그 후에는?"
학생 : "결혼해서 애 낳고 돈 벌면서 잘 살아야죠."
교수 : "그 후에는?"
학생 : "뭐..그렇게 살다가 죽겠죠."
교수 : "음...그러니까 자네는 죽으러 가기 위해 뛰어가고 있는 중이었구만."

이 영화에서 내가 살펴본 감독의 메시지는 의외로 단순했다. 말 그대로 '해프닝'이다. 그냥 벌어지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벌어진 일들간에 어떠한 순차성을 부여하고 영화적 소재로 써먹기 위해 일종의 (그리 중요하지 않는) 논리를 집어넣은 것이다.

예를들어 작년에 사고로 안타깝게 죽었던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그 많은 죽음들은 1년이라는 시간동안 불규칙한 시간 간격에 놓여져 있을 것이다. 이젠 죽음이 차지하는 시간과 공간을 압축시켜보자. 그러니까 지난 1년동안에 있었던 죽음을 하루로 몰아서 발생시킨다고 생각해보자. (불경스럽지만...) 정말 대단하지 않겠는가.

영화속에선 사람들이 자살을 한다. 모두 동일한 메시지를 받은 듯이 그 자리에서 죽을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하며 죽는다. 이게 포인트다. 냉정한 관찰자 입장에서 본다면 죽는 사람은 어이는 없지만 자연스럽게 죽는 것이다. 높은 곳에 있으면 떨어져 죽고, 가까이에 총과 같은 무기나 무기 될만한 것이 있다면 그것을 사용하여 죽고, 자동차를 타고 있다면 장애물과 충돌하여 죽고 등등...

이 죽음들은 영화속에서 보여준 죽음이다. 사람들은 의외로 단순하게 죽는다는 것. 무슨 일이 일어나고 다음은 죽음이 찾아온다. 죽음은 해프닝의 결과이다.

:: 일상의 죽음

영화속에서 공사장이 등장한다. 그 공사장은 신축 빌딩인데, 건물 위에서 작업하고 있는 사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무슨 메시지를 들은 것 처럼 아래로 뛰어내려 자살한다. 의미없는 다수의 죽음이다. 하지만 관객에겐 무의미한 다수의 죽음은 공포로 보여진다. 어이없이 그리고 의미없이 죽는 것. 그것은 정말 공포인 것이다.

이때 시간간격을 벌려보자. 영화속에서처럼 하룻동안 일어나는 순간적인 동시 다발적인 죽음을 1년으로 늘인다면, 영화속에서 보여주는 공사장 건물 위에서 떨어져 죽는 사람들의 숫자보다 더 많은 그리고 똑같은 방식의 죽음이 1년 내내 일어나고 있음을 우리는 미디어에서 주변에서 발견할 것이다. 매년 산업재해로 얼마의 사람이 죽는다든지 하며 떠들지 않는가. 1년 중 어떤 사람은 재수없게도 주위 물건에 의해 죽고, 또 어떤 사람은 동물원에서 사자에게 물려 죽는다.

일상의 죽음. 이것이야 말로 내 나름대로 해석한 샤말란 감독의 메시지다. 영화에서는 불규칙한 시간대의 수많은 죽음을 특정 시간대로 몰아버린다. 한마디로 죽음의 빅뱅(폭발)이다.

그렇다면 일상의 죽음을 짧은 시간안에 보여주려면 어떤 원인 혹은 자연법칙을 등장시켜야 하는가. 수많은 영화들은 재난을 등장시키기도 하며, 전쟁, 전염병과 같은 질병, 혹은 외계로부터의 공격등으로 수많은 죽음을 그린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그런거 없다. 다 자연스럽게 죽는 것이다(그러니까 일상에서 보는 흔한 죽음). 사고나서 죽는것, 나무에 목을 매어 자살하는 것, 빌딩에서 떨어져 죽는 것, 자동차 사고로 죽는 것, 이 모든 죽음들은 그냥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는 것이다. 한마디로 영화의 장치는 시간을 빨리 돌린 것이다. 그리고 어느 한 순간에 그런 죽음이 어느 한 순간에 일어나게끔 영화적 논리만 보여줄 뿐이다.

위에 교수와 학생간의 대화는 예전에 어디선가 읽었던 것과 유사하게 기억나는 대로 적은 것이다. 이 대화에서 교수가 하고자 하는 말은 싱겁다. 누군가는 언젠가 죽는다. 언젠가도 블로그 다른 포스팅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엔트로피의 작용의 결과다. 생물체에게 엔트로피가 높아지면 죽음이 찾아온다. 비가역적인 시간의 흐름은 우리에게 죽음으로 인도하는 안내자이다. 대화에서 학생은 순진하게도 늙어서 죽는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맞는 얘기다. 어이없는 해프닝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여기에서 다시 한번 밝히지만, 나의 해석은 이렇다. 식물의 알수 없는 공격들. 그것은 자연이 가지고 있는 우주가 내포하고 있는 엔트로피가 증가한 결과물이다. 영화 해프닝은 수많은 죽음들을 짧은 시간안에 다룬다. 그만큼 그 시간대의 엔트로피는 상당히 높아져야한다. 엔트로피는 한마디로 무질서도를 나타낸다. 많이 모일수록 무질서해지며 이는 엔트로피가 상당히 높다는 의미이다. 이 엔트로피는 에너지의 효율(efficiency)과도 관계깊다. 엔트로피는 물리적으로 열량을 온도로 나눈 값이다. 이는 열역학 2법칙에 해당된다. 한마디로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이다. 나는 이 영화를 환경이나 가족을 테마로 한 영화로 볼 마음은 없지만, 어쨌든 이 영화에는 이것들이 포함되어진다. 다만 이것들은 주제가 아니라 소재이다.

영화에 너무 과학 이야기를 하는듯 싶겠지만, 이 영화가 과학자체를 이야기한다. 주인공인 마크 윌버그는 바로 과학 선생님이다. 그래서 조금 더 이야기해보겠다.

사건이 일어나는 미국 북동부 일부 지역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바로 고립계를 의미한다. 열린계였다면 엔트로피의 증가의 의미가 희석이 된다. 이 고립계에서 엔트로피가 증가하여 계의 무질서도가 증가하며, 에너지의 과도한 사용(영화에서는 핵발전소와 같은 이야기가 있다)으 로 엔트로피는 더욱 크게 증가한다. 에너지가 변화될때 엔트로피는 발생하며 계속 증가해간다는 의미이다. 환경 오염은 엔트로피의 증가의 한 예이다. 물론 환경 오염이 되지 않더라도 전체적으로 엔트로피는 증가해간다. 하지만 자연적인 증가는 자연의 균형을 이룬다. 이 역시 초반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온다. 주인공이 수업중에 나오는 이야기들이다. 코는 계속 자라지만 얼굴의 평형을 이루며 자란다고. 왜 벌이 사라졌을까? 여기에서 질문은 원인을 물어보는 듯 하지만 결과를 물어보는 것이다. 답은 자연의 평형(밸런스)가 깨져서이다. 한마디로 이 질문으로 대처할 수 있다. 왜 지구는 혹은 자연은 밸런스가 깨져가고 있는가?

따라서 영화와 굳이 끼어맞춘자면, 소그룹일수록 살 확률이 크다. 이는 역시 엔트로피가 비교적 낮다는 의미이며, 아직 죽을때가 안되었다는 의미이다. 영화속에서 엔트로피의 흐름은 바람으로 표현된다. 바람이 지나가면 사람들은 마치 건전지가 빠진 로봇처럼 멈추어선다. 무질서한 에너지 그룹은 지나가는 엔트로피 대열에 합류된다.

:: 초점은 죽은자

감독은 어이없는 죽음을 감정을 제거한 자살로 묘사하고 있다. 초점은 죽은자이다. 이 영화에서 쓰인 논리가 바로 이것이다. 예를들어 어떤이가 누구에게 살해되었다면 오직 피살된 피해자에게로만 초점을 맞춘다. 가해자인 살인자는 살아있다면 이야기에서 지워진다. 감독은 오직 죽은자만 말한다(그리고 죽은자는 말이 없다. 그 이유를 따질수도 없고 캐묻지도 못한다).

한 학생이 아침에 학교가다 교통사고를 당해 죽었다고 가정하자.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과거의 수렴점은 사고 당일 이 아침에 모여진다. 이 학생은 인생을 오직 이날을 위해 살아온 것이다. 이날 그 시간 '해프닝'이 일어난다.

요즘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다. 금강산 관광객이 북한 병사에게 피격되어 사망하였다. 가해자를 지우고 오직 피해자만 생각해보자. 이 관광객은 이 날 말 그대로 '해프닝'이 발생하였다.

얼마나 무서운 관점인가. 인생의 덧없음을 무채색으로 표현한 관점이.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영화의 초점을 어디에 두는가이다. 주인공인 '마크 윌버그'를 위시한 부인과 친구 딸은 오히려 소품이다. 이 영화의 본질적인 주인공은 무수히 자살한 이름없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어야 말로 이 영화의 주인공인 것이다. 영화속의 자살은 사실 자살보다는 가해자가 지워진 죽은자들이다. 현실에 대입한다면 실제로 자살자도 있을 것이고, 살해당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사고로 죽은 이들도 있을 것이다. 감독은 매우 안타깝지만 냉정한 시각을 보여준다. 가해자를 지운 죽음들, 이들은 결국 자살로 표현한 것이다.

영화속에서 나에겐 주인공의 행복따위는 중요치 않았다. 왜냐하면 엄밀히 말해 주인공은 곧 조연들이고, 수많은 죽음이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사연없는 무의미한 죽음이 현실에서도 사연이 없지는 않다. 영화를 보며 죽음속에 숨겨진 수많은 사연들 때문에 의외로 숙연해졌다. 어떻게 해서 떨어져 죽게 되었는가. 어떻게 해서 자동차 사고로 죽게 되었는가. 뭐..이런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정작 영화에서는 죽음이 그리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몇몇 자극적인 죽음만 보여주고, 다수는 죽기전에 해프닝만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것 처럼 좀비처럼 멍하니 서있다.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 죽기 위해 행동하기 전의 그 고요함이 주는 적막이 인상에 깊었다.

<덧붙임>

1. 나름대로 해석한 것이라 진짜 샤말란 감독이 의중한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나의 시각을 통해 본 죽음은 사실 무의미한 죽음이 아니라 엄청난 슬픔과 안타까움을 동반한 죽음이다.

누구는 살고, 누구는 죽는 이러한 잣대를 논리와 과학으로 풀어낼 수는 없다. 다만 어떠한 해프닝은 정말 말도 안되게 일어나고 죽음은 상당히 무거워진다. 사실 죽음은 무겁지만, 전쟁영화나 재난영화와 같은 곳에서 보여주는 죽음들은 얼마나 가벼운 것들인가. 이 영화는 가벼운 죽음을 다룬 영화와는 달리 수많은 죽음들을 짧은 시간안에 압축시켜 동시다발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엄청난 죽음의 무게에 공포감을 들게 한다는데 그 의미가 있지 않는가 싶다.

2. 사실 이 영화의 포인트는 정확히 뭐라 말할 수 없을 듯 하다. 수많은 죽음을 이야기 하기 위해 엔트로피 개념을 활용하였는지 아니면 과도한 엔트로피 증가를 이야기하기 위해 수많은 죽음을 소재로 썼는지 이게 좀 헷갈린다.

3. 영화 끝부분은 의외로 해석이 잘 안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니면 반대로 해석이 너무 쉽든지. 장소만을 옮겨 영화 초반부의 상황과 똑같은 시작을 반복함으로써 자연의 원리가 변치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인간은 죽음의 운명에 벗어날 수 없음을 암시하는 것으로도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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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다윈주의가 우리의 생활을 강타하고 있다. 이것은 정보의 진화이다. 정보의 진화는 생활 패턴마저도 바꾸어 놓았다. 또한 시간이 흐르고 과학이 급속도로 발전할수록 정보의 의존도가 갈수록 커져만 간다. 정보는 분명 많은 욕구(니즈)들의 원천이며, 바램이며, 표현이다.

'정보'를 이야기 하기 위해 책 하나를 끄집어 낸다. 책 이름은 『과학의 새로운 언어, 정보』(2007, 승산)이다.

제목에도 직접적으로 표현이 되어 있지만, 책에 서술된 정보는 과학이라는 틀안에 놓여져 있다. 정보 자체는 장르가 없지만, 이 책에서의 정보는 (과학이라는) 장르를 갖는다. 과학안에서의 정보는 우리들이 보편적으로 알고 싶은 일상적(통념적, 관념적) 정보가 아닌, 실제적 정보이다.

일상적 정보는 일종의 처리된 정보이다. '정보처리기'라는 블랙박스안에 내장되어 있는 필터를 통과한 정제된 정보이다. 즉, 일기예보라든지, 주식시세, 컴퓨터의 OS 설치하는 법, 빨래의 때를 더욱 잘 빼는 법등등 이런 일상정보는 날것의 형태를 가진 것이 아니라, 이미 누군가의 손을 거쳐 처리된 것들이다. 이런것들은 정보와 관련되었다기 보다는 정보처리와 관련이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일상에서는 정보처리와 정보 자체의 구분이 거의 없다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과학이라는 장르안에서 보여지는, 처리되기 이전의 그 무엇(정보)은 도대체 뭘까? 이 역시 제목에 나와있다. 정보는 곧 '언어'라고 말이다. '언어'는 표현을 위한 도구쯤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보는 무엇을 표현하려하는가? 바로 이것이 이 책에서 진지하게 고민하고자 하는 주제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과학이라는 장르를 지닌 정보는 우리와 우리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실재성)의 표현이며, 또 그 물질이 놓여져 있는 공간(차원)의 표현이다.

저자(한스 크리스천 폰 베이어)는 책에서 정보(information)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 (중략) 그러므로 정보(information)는 형상이 없는 존재에 형상을 주입(infusion) 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de-, con-, trans-, re- formation은 각각 형상을 해소하기, 한데 모으기, 변화시키기, 새롭게 하기를 의미한다. (중략)...- p. 42


이렇게 무엇인가를 구체화시키고, 형상을 만들어 실체(혹은 실재)를 느끼게 하는 것을 정보라고 간단히 책에서는 설명해 놓았는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형상이고, 실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후 책에서는 과학적 체계안에서의 원천이 되는 실체를 풀어놓는다. 곧 원자론부터 시작하는 개괄적인 물질사와 과학사의 설명이다. 

왜 원자가 중요할까? 이것도 책 제목에 나와있다. 제목에서는 '새로운 언어'라는 표현이 있는데, 여기서 '새로운'은 고전물리 이후의 현대물리뿐만 아니라, 현대물리에서 더 나아간(진보한) '양자물리'의 영역까지를 지칭한다. 결국은 앞서 말한 '정보는 무엇을 표현하려하는가'의 답이다. 바로 '양자물리'를 말하고자 함이며, 현대물리와 양자물리를 잇는 고리의 역할을 원자 그리고 그보다 작은 미시세계의 입자들이 맡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한마디로 우리와 우리 세상(우주까지 영역으로 확대하여)의 비트들을 설명하기 위한 포석이다. 그러니 제목만 이해한다면(물론 책을 봐야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의 핵심을 들여다봤다고 말할 수 있겠다.

전반적인 책의 내용은 뭐라 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개괄적인 물질사와 과학사(특히 아인슈타인 이후의 역사)를 여기에 옮겨 적을 수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이다.

고대에도 연금술사가 있었고, 중세에도 연금술사가 있었다. 이들은 '연금술'이라는 계량화(혹은 정량화)되지 않고, 과학화 되지 않은 오로지 호기심과 가정만으로 금을 쉽게 얻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한 선구자(?)들이다. 그들이 벌린 수많은 시도들은 결론을 보지 못한채 '연금술'이라는 명칭을 부여 받긴 하였지만, 어쨌든 부자가 되진 못했다.

수많은 연금술사가 욕망의 노란 덩어리를 원했음에도 그리고 다양한 시도를 했음에도 왜 실패를 하였을까? 사실 엄밀히 말해서는 그들은 금을 만들기 위한 비교적 과학적이고 정확한 공정을 거쳤다. 그들이 썼던 도구들이 구닥다리라 결과를 보지 못했을 뿐이다. 물론 이 공정은 현대에 와서도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여전히 우리가 쓰는 도구들도 구닥다리이기 때문이다.(물론 다른 공정이 있을 수는 있다.그 예로 방사선으로 원자의 핵을 변형시켜 다른 원자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지금 인터넷에선 KSTAR라는 핵융합이라는 공정을 거치는 인공 태양이 웹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치적인 이유에서 오르내리고 있긴 하지만,인공태양을 연금술에 대입해보면 쉽게 그 결과가 나온다. 우리는 최첨단 과학기술을 사용하여 태양에도 훨씬 못 미치는 인공태양이라는 것을 만들었지만, 태양계를 이끌고 있는 실제 태양도 금을 만들 수 있는 용기가 아니다. 자격을 부여할 수도 부여받을 수도 없다. 태양은 대부분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주기율표를 보면 수소(원소기호 H)는 1번이고 헬륨(원소기호 He)은 2번이다. 이는 우리가 발견한 우주의 원소중 첫번째와 두번째로 가볍다는 의미이다. 그 엄청난 핵융합반응은 기껐해야 헬륨뿐이 만들어 내지 못한다. 그런데 그 어느 누가 도가니 속에서 금을 만들겠는가. 참고로 백금(원소기호 Pt)은 78번이고, 금(원소기호 Au)은 79번이다. 백금이나 금을 자연상태에서 만들어내려면 엄청난 에너지원과 그 에너지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필요하다. 산소원소까지는 별의 일생중에 만들어지지만, 그 이후의 원소는 별의 종말 이후(적색거성 이후)에 만들어진다. 별이 폭발하면서 더욱 많은 에너지를 내놓게 되고 그 여파로 기존의 원소들이 융합되면서 더 무거운 원소를 만들어내게 되는 것이다. 50억도까지 오르면 철(Fe)이 생겨나고, 그 이후에 더욱 높은 온도에서 더 무거운 원소가 생성된다. 이렇게 생성된 원소는 우주의 먼지와 가스가 되어 우주 전역으로 퍼지게 된다.

이 예에서만 보더라도 원자라는 정보는 더욱 진보된 패러다임을 불러온다. 여기에서의 진보란 계단을 통해 밟아올라가는 등정이 아니라, 조금더 깊숙히 들여다보고자 하는 탐구이다. 우주를 구성하는 원초적 힘을 갖는 실체에 대한 이해이다.실제성에서 정보는 바로 원자를 위시로 한 여러 입자(원자를 구성하고 있는 소립자들...)를 가리키며,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속성조차 새로운 컴퓨팅의 역사를 쓰기 위한 재료이다. 이 속성은 바로 '스핀'이라는 것인데 한마디로 입자의 회전성이라 보면된다. 이 회전에서 동시성과 병렬성을 함축하고 있는 양자계산이라는 우주적 컴퓨팅(거대한 확률기계)을 이끌어내려하고 있다. 

얼마 안있으면, CERN의 LHC(대형 강입자 충돌기 Large Hardron Collider)가 가동될 것이다. 모든 물질이 원자들로 이루어졌다지만, 이 원자들만으로는 상호간에 영향을 주는 힘(Force or field)을 기술하진 못한다. 원자는 하나의 핵과 그 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들로 이루어져있다. 하지만 핵의 크기와 비교하여 전자들은 꽤 넓은 공간을 점유한다. 원자의 핵이 축구공만한 크기라면 핵에서 가장 가까이에서 돌고있는 전자는 무려 800m정도 떨어져있는 것과 같다. 핵과 전자 사이의 거리는 텅비어있다. 이런 원자들로 이루어진 우리의 실체는 텅빈 공간과도 같다. 그럼에도 왜 우리는 벽을 통과하지 못할까?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적으로 대전된 척력이 바로 그것인데, 이런 힘들을 이해하려면 원자의 내부를 들여다보지 않으면 안된다.

결국 원자는 '쿼크 Quark'와 '렙톤 Lepton'이라는 물질 구성 입자들로 이루어져있는데, 이것들은 또  힘에 대응되는 매개 입자의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이런 '힘 매개 입자'들 중 '힉스 Higgs'라는 입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위에서 예를 든것과 마찬가지로 금원소를 만들려면 탄소나 산소를 만들 수 있는 에너지를 훨씬 뛰어넘는 더욱 큰 에너지를 가져야 하는 이유와 유사하다. 우리는 더 큰 현미경이 필요한 것이다. 이 거대한 충돌기는 테라스케일의 에너지 영역(Tev, 테라 일렉트론볼트)을 다룬다. 물론 힉스 입자가 발견될지 아닐지는 알 수 없다.                                


     

  - what really goes on at the Large Hardron collider -


우리도 핵융합로를 가지고 있다. 정확하게는 '초전도핵융합실험로'이다. 물론 시뮬레이션용이다. 발전용은 아니다. 앞서 말한 태양을 모방한 작은 그릇이다. 이 그릇은 차후에 우리가 엄청난 에너지(그것도 청정한)를  얻을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갖게 한다. 최소한 기술력은 쌓고 있다. 갈수록 고갈되어가는 화석 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친환경적인 것은 태양 에너지다. 미국은 엄청난 땅 덩어리위에 태양 에너지 네트워크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는 그만한 땅 덩어리가 없다. 그래서 KSTAR는 우리를 고무시킨다. 이 그릇은 '토카막(Tokamak)'이라 부르는데 내부가 자석으로 이루어져있다. 자석도 그냥 자석이 아니다. 초전도체이다. 이 원리는 가장 원초적 정보를 이용한 것이다. 원자를 이루는 전자는 궤도를 돌다가 원자의 핵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원리이다. 초전도체를 쓰는 이유는 고온의 플라즈마가 용기의 벽에 닿지 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태양을 어떤 그릇에 담을 수 있을까. 이 플라즈마는 2억도나 나간다. 2억도는 앞서 말한 태양의 중심부에서 수소원자 4개가 핵융합하여 헬륨을 내놓는 온도이다. 그래서 공중에 띄어놓는다.

** 링크 : 한국산 인공태양이 조만간 뜬다<주간한국에서..> 바로 위의 그림 출처가 있는 사이트
** 링크 : 미국이 준비하고 있는 태양 에너지 네트워크 계획 <A Solar Grand Plan>

공간에 띄어놓는 물질이 또 하나 있다. 그런데 물질이 아니다. 이 이유 때문에 진공상태에 띄어놓는데, 그것은 '반물질 anti-matter'이라서 그렇다. 반물질은 물질과 만나면 에너지를 쏟아내며 붕괴한다. 그래서 이것도 초전도체로 둘러쌓인 용기에 들어있다. '반물질'은 '스타트렉'의 추진원료이기도 하다.


:: 끝마치며 ::

양자역학이라는 영역은 존재라는 철학적 명제를 지닌 물리학의 최전선(edge)이다. 볼츠만은 보이지 않는 존재(원자)를 주장하다 당시 종교계와 학계에서 신학적 태도를 버렸다는 신랄한 비판을 받고 상실감에 빠져 좌절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책에서 내내 주장하는 것은 사실 명확한 실재가 아니라 모호한 실재이다. 이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실성의 원리'를 지칭한다. 분명 존재는 하는데 명확히 집어낼 수 없는 것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의 법칙이다. 전자는 가장 좋은 예이다. 전자는 그 하나하나를 집어낼 순 없다. 그냥 구름으로 표시한다. 왜냐하면 확률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모호한 실재에 대해 정량화 시키는 방법으로 각각의 실재에 대한 정의를 하지 않고, 그 '정보의 양'을 측정하는 방법이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정보용량을 결정하는 '섀논'의 <정보이론>이 있다. 이 이론의 뼈대는 '엔트로피'와 '확률'이다. 엔트로피는 자연의 경향을 설명한다. 시간의 비가역성과 열에너지의 흐름으로 이해하면 된다. 확률은 무작위성을 의미한다. Higgs도 좋은 예이다. Higgs를 꺼내려면 추론이긴 하지만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런 보이지 않는 존재를 위해 사람들은 테크놀러지를 이용한다. 그리고 이러한 테크놀러지는 의외로 판타지적 상상을 수반하고 있다.

'세헤라자데'라는 한 여인은 자신의 남편이자 나라의 국왕인 '야르왕'에게 날이세면 죽임을 당할 것 같아  매일밤 한편씩 이야기를 왕에게 들려준다. 그중에 <알라딘과 요술램프>라는 이야기가 있다. 요술램프속 '지니'는 '알라딘'이 가지고 싶어하는 것들을 줌으로써 소원을 들어준다. 작은 공간의 램프속에서 '지니'는 별의별것을 꺼내준다. 비록 설화이고 판타지 문학이긴 하지만 이 속에서 양자역학을 끄집어 낼 수 있다. 이 램프는 양자역학으로 만들어진 자판기이다. 원하는 것을 몇가지 원자들의 조합으로 뚝딱 만들어낸다. '뚝딱'이라하니 도깨비 방망이도 생각이 난다. 또 '스타트렉'의 '엔터프라이즈호'안에서도 요리사 대신, 이런 양자 자판기가 승무원들에게 음식을 내놓는다.

'지니'는 도대체 어디서 그런것들을 가져올까. 만들어 내는 것일까? 이는 '양자역학'영역의 정보통신이라 할 수 있는 '공간이동 Teleportation'과 관계가 있다. 공간이동이라는 키워드는 사실 '전송'에 무게가 쏠려있기보다는 '복제'에 중점을 둔다. 내가 양자적 공간이동을 수행했다면, 목적지에는 또 다른 내가 있는 것이다. 물론 전송지에도 내가 있다. 전송지에서는 원본인 '나'를 지워야한다. SF적 상상이지만, 판타지적 상상과도 맞물리고, 이를 현실화시킬 테크놀러지도 연구중에 있다.

이러니 '정보'를 단순히 '정보'로만 볼 일도 아니다.

<덧붙임>

1. 이 책 『과학의 새로운 언어, 정보』의 리뷰는 본문보다는 포스팅 말미의 '끝마치며'라는 부분이 오히려 리뷰의 관점과 맞겠다. 이 책은 작년에 읽은 것을 이제서야 두서없이 리뷰한다.

2. 위에 언급한 '반물질'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을 소재로 한 책이 '댄 브라운'이 쓴 『천사와 악마』라는 책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로버트 랭던'박사가 반물질로 테러를 하려는 조직을 잡는다는 얘기이다.

3. 또 위에 언급한 '토카막'이라는 핵융합로가 있는데, 이것을 소재로 한 책이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가 쓴『돌의 집회』이다. 여기서의 '돌'이 토카막이다. 읽을만하다. 개인에 따라 갈수록 안습의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

4. 양자역학과 관련한 책을 몇 번 더 읽었다. 기회되면 리뷰나 포스팅을 하겠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어느정도나 이해했느냐일 것이다.

5. 좋은 다큐들이 많이 있다. 오히려 다큐가 이해하기엔 좀 더 쉽고, 명확하다. 다큐를 보고 책을 읽으면 금상첨화이다.

6. 이 책 이외에 또 다른 양자역학에 관련된 책 몇 권을 소개한다. 

              

 

 

 

 

『양자 컴퓨터』와 『불가능한 도약, 공간이동』, 『프로그래밍 유니버스』는 모두 읽은 책이다. 『아인슈타인의 베일』은 읽다 좀 지친감이 있어서 기회되면 다시 볼 책이고, 『양자 세계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는 최근 나온 서적인데 기회되면 읽어봐야겠다. 혹시 양자와 관련되어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하시는 분은 『과학의 새로운 언어, 정보』나 『아인슈타인의 베일』먼저 읽고 다른 책들을 보는게 제일 나을 듯 싶다. 물론 개인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프로그래밍 유니버스』는 나중에 읽으시라고 권하고 싶다. 양자 관련 책들을 읽어보면 '세스 로이드(프로그래밍 유니버스의 저자)'는 많이 나오긴 하는데, 다른 책들과 비교하여 쉽게 읽히는 글은 아니다. 『양자 컴퓨터』와 『불가능한 도약, 공간이동』은 의외로 쉽게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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