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흔히들 말하는 '과학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간단하게 말해 '과학'이지 과학은 정말이지 광대한 학문입니다(어느 학문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말입니다). 이론과학부터 응용과학 그리고 더욱 세분화된 공학까지. 공학은 그 자체로 경제, 경영분야의 한 챕터로 두어도 무방합니다. 반대로 스펙트럼을 넓히다 보면 인문 분야로까지 걸치게 되고, 인문 분야의 바탕인 철학(과학철학 혹은 과학사)까지 확장됩니다. 철학 이전에 과학사라는 역사가 있고 역사를 보려면 마찬가지로 과학사에 얼굴을 내밀었던 인물들 또한 알아야 합니다. 한마디로 과학은 '우리들이 거쳐간 그 모든 것'이지요. 물론 앞으로 '거쳐갈 것'조차도 범주에 넣을 수 있고, 이것은 미래학과도 연계됩니다. 엄밀히 말해 미래학 자체는 과학이라기 보다는 인문,사회,경제학이 섞여 있습니다. 과학에서 미래학은 윤리학(특히 생명윤리 관련)과 먼저 손을 잡아야 할 것입니다. 아니 그래야만 하겠지요. 과거의 과학은 오히려 문학속에서 많이 등장했습니다. 과학이 자체로 지식이었던 시절, 또 철학의 한 분야에 머무르던 시절에 말입니다. 우주를 이야기할 때, 시인의 상상력이 먼저 그 포문을 열었고 과학을 노래한 시 중에서 그것의 운율속에 (시인이 의도했던지 않았든지 간에) 논리가 압축되어져 숨겨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어쨌든 과학이라는 학문은 꼭 이렇다라고 꼭 집어서 말할 수 있는 학문은 아닙니다. 그만큼 과학이 차지하는 반경은 무궁무진하게 넓다는 의미로 짧은 이야기를 꺼내봤습니다.

과학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우주? 나노 기술? 뇌? 우주선? SF? 외계인? DNA? 시간여행? ..... 과학과 연계된 키워드는 쉽게 뽑아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키워드들은 분야별로 일목요연하게 나열할 수는 없습니다. 마치 거미줄의 모양새처럼 서로서로 엮여 있다고나 할까요? 서로서로 얽혀있습니다.

현대의 과학은 크기의 과학입니다. 점점 더 큰 것을 향해 가는 것과 동시에 점점 더 작은 것을 향해 갑니다. 대표적인 크기의 과학은 천문학과 입자물리가 있겠지요. 이러한 크기의 과학은 단순히 물리적(물질적), 공간적 차원만을 다루지는 않습니다. 공간을 다룸과 동시에 시간도 다룹니다. 우주를 연구하다 보면 엄청난 숫자의 시간과도 대면해야 하며, 입자를 다루다보면 찰나의 순간과도 마주칩니다. 모든 것은 시간에 묶여있으니까요.

말이 길어졌습니다. 이젠 과학책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과학'이라는 장르가 너무나 방대해서 몇가지 범주로 나눠보겠습니다.

단순히 '천, 지, 인'으로 구분하여 보겠습니다. 별 의미는 없습니다만 이렇게 구분한 이유는 온 만물을 소개하는 듯 한 느낌이 들어서입니다. 소개하기도 편할 듯 싶구요.

먼저, '천'이 있습니다.  '천'은 하늘이고, 우주이지요. 또한 빛이고 공간이며 이에 날줄과 실줄처럼 엮여있는 시간이 있습니다. 이 범주에 포함되는 분야는 간단히 말해 물리학이라는 큰 범주에 집어 넣을 수 있겠습니다.

쉽게 읽을 수 있는 대표적인 우주 관련 교양 서적으로는 '미치오 가쿠'의 <평행우주>, '브라이언 그린'의 <엘리건트 유니버스>,  또 같은 저자의 <우주의 구조>라는 책을 뽑을 수 있습니다. 이 책들은 현대물리에 기반한 책들이며, 양자역학의 기초가 되는 이야기를 그나마 쉽게 풀어서 이야기합니다. 여기에 한차원 깊숙히 들어간다면 '미치오 가쿠'의 <초공간>과 '리사 랜들'의 <숨겨진 우주>가 있습니다. 이 책들은 우주를 이루는 기본 단위인 차원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또 양자물리학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면 '안톤 차일링거'의 <아인슈타인의 베일>과 '한스 크리스천 폰 베이어'의 <과학의 새로운 언어, 정보>라는 책이 있습니다. 한발 더 깊숙히 내딛는다면 '세스 로이드'의 <프로그래밍 유니버스>가 있습니다. 또 입자물리에 관해 알고 싶다면 '이종필'의 <신의 입자를 찾아서>라는 책을 보시면 도움이 될 것 입니다.

다음으로 '지'가 있습니다. '지'는 땅이고 또한 물질입니다. 우리가 발 디디고 서있는 지구의 역사도 품습니다. 지구의 역사는 그 먼 옛날 지구의 주인의 흔적들인 화석에 대한 이야기부터 원소와 관련된 이야기까지 방대하니 풀어놓습니다. 이것의 범주는 지구과학과 화학정도로 묶을 수 있습니다.

화학관련 책으로는 '필립 볼'의 <화학의 시대>와 역시 같은 저자의 <자연의 재료들>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또 '마이클 J. 벤턴'의 <대멸종>은 진화사와 관련한 책이긴 하지만 지구의 연대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특히나 '닉 레인'의 <산소>는 역시나 진화론과 엮어서 지구의 상태 변화를 설명합니다. 하지만 <산소>는 아쉽게도 절판입니다.

마지막으로 '인'이 있습니다. '인'은 곧 사람이며, 사람을 가리키는 과학의 대표적 범주는 바로 생물학입니다. 또 근래 들어 뇌과학에도 관심이 많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진화론에 관련된 많은 책이 출판되고 있습니다. '제임스 D. 왓슨'의 <이중나선>은 언급할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만 너무 유명해서 오히려 안 읽은 사람도 꽤 있을 거란 생각입니다. 물론 저도 안 읽었습니다. 항상 읽을 예정인 책 중의 한 권이지요. 오히려 '조너던 와이너'의 <핀치의 부리>나 <초파리의 기억>은 생소할 듯 싶지만 읽으신 분들이 꽤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의 권장책입니다('핀치의 부리'는 아직 읽어보질 않았습니다만...). <초파리의 기억>은 물리학에서 생물학으로 보직 변경한 과학자들의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여담입니다만 '이매뉴얼 더만'의 <퀀트>는 물리학에서 금융학으로 보직 변경한 과학자 이야기를, '레오나르도 믈로디노프'의 <파인만에게 길을 묻다>는 물리학자에서 소설가로 보직 변경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고대 생물이 사람이라는 진화사 정점(현재까지는)에 이르는 생명의 복잡성을 '변이'를 통해 설명하는 '닐 슈빈'의 <내 안의 물고기>와 '마크 W. 커슈너'와 '존 C. 게하트'의 <생명의 개연성>이라는 책도 있습니다. 또 생명의 시작이자 완성이라는 입장에서 박테리아와 미토콘드리아를 기술한 책 '닉 레인'의 <미토콘드리아>도 추천하는 책입니다. 인간의 마이크로적 메커니즘인 호흡과 노화, 생식을 통해 생명의 위대함과 경외로움을 보여주는 그런 책입니다. 미시세계를 이루는 것들의 본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진화론 관련 다른 책들중에는 책보다는 오히려 저자를 말하면 와 닿는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리처드 도킨스'인데요. 많은 책들을 있지만 최근에 출간한 <지상 최대의 쇼>를 도킨스의 저서 대표로 리스트에 올려 놓습니다. 이 책은 진화론을 떠받치는 증거를 선보인다고 할까요? 다양한 선례를 선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지상 최대의 쇼>의 내용 중 방사성 동위원소의 반감기 비교를 통한 연대측정 부분에 흥미를 느껴 역시 최근에 나온 '매튜 헤드만'의 <모든 것의 나이>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작년(2009)은 다윈 탄생 200주년이자 <종의 기원> 150주년이었지요. 그래서 리스트에 다윈의 평전 한 권을 올려 놓습니다. '에이드리언 데스먼드'와 '제임스 무어'의 <다윈 평전>입니다. 

또 뇌과학과 관련해서 예전에 BBC 다큐멘터리에서도 방영한 바 있는 '수전 그린필드'의 <브레인 스토리>가 유명하지요. 뇌과학은 짧은 시기에 책들이 봇물 터지듯이 쏟아지는지라 저도 사실 무슨 책부터 읽어야 할 지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대표 뇌과학 도서로 '조지프 루드'의 <시냅스와 자아>를 추천하지만 읽기는 그리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박문호'의 <뇌, 생각의 출현>은 뇌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물리적 모든 현상을 하나 하나 생각하다가 뇌로 집적시켜버리는 그런 책이므로 순수 뇌관련 책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저자의 다양한 과학책 읽기를 통해 네트워크 구도를 지닌 자연과학 분야를 소개한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의 뇌과학은 물리적 혹은 해부학적이라기 보다는 인지과학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즉, 뇌보다는 마음인데요. 대표적 도서로는 KBS에서 다큐멘터리로 전파를 탔던 <마음>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것 또한 추천 도서입니다. 인지과학 분야에서 유명한 '스티븐 핑커'의 <언어본능>이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는 어렵지만 관심있는 분들은 읽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입니다.


간단히 몇 권의 과학도서를 소개했습니다만 이외에도 많은 과학 서적들이 있습니다. 소개한 책들보다 당연히 소개하지 않은 좋은 책들이 믾이 있습니다. 물론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들입니다. 위의 책들은 잘 알려진 보편적인 책들이니 몇 권 더 소개할까 합니다. 가령 '야마모토 요시타카'의 <과학의 탄생>, '션 B. 캐럴'의 <이보디보>, '로돌포 R. 아나스'의 <꿈꾸는 기계의 진화>, '에릭 R. 캔델'의 <기억을 찾아서>, '제임스 E. 매클렐란 3세'와 '헤럴드 도른'의 <과학과 기술로 본 세계사 강의>, '존 캐리'의 <지식의 원전>, '로버트 M. 헤이즌'의 <제너시스>, '장대익'의 <쿤 & 포퍼 : 과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한때 프레시안에 연재했던 과학 칼럼을 묶은 '최무영'의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와 같은 책들도 기회되시면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조금씩 읽는 것이 질리지 않고 보는 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PS.

1. 위에 있는 책들 중에 읽은 것도 있지만 읽지 않은 책도 있습니다. 그래도 도서관에서 최소한 한 번씩은 빌려다 놓고 떠들어 보기라도 했으니 무턱대고 소개한 것은 아님을 알아주세요.

2. 혹시나 제가 소개한 책들 말고 다른 책들도 소개받고 싶다 하시는 분들을 위해 따로 링크를 걸겠습니다. 이 블로거분들은 저보다 훨씬 많이 알기 때문에 더욱 직접적인 도움(제 생각이긴 하지만요...)을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링크 : 블로그 'Null Model'의 '아이츄판다'님

링크 : 블로그 '급진적 생물학자'의 '김우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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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우주- 우리가 알고 싶은 우주에 대한 모든 것
미치오 가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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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건트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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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구조- 시간과 공간, 그 근원을 찾아서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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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공간
미치오 가쿠 / 김영사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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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0-10-28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인사 드리며, 좋은 책을 많이 보관함에 담았습니다. (<빈서판>이 안 보입니다.)

쿼크 2010-10-28 18:42   좋아요 0 | URL
마립간님..반갑습니다 ^^... '빈서판'을 추천도서에서 뺀 이유는 제가 읽어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추천도서에 있는 책들 대부분이 제가 읽었거나, 읽다만 책들(도서관에 대여한 책...)입니다.. 저도 기회되면 보고 싶지만, 언제 읽게될지는 모르겠네요ㅜㅜ... 참..읽다만 책들 중에는 쭉 훑어만 본 경우도 있답니다..그러니 참고는 하시되, 꼭 확인해보고 구매하셨음 하네요.. ~~~
 
조선의 힘 - 조선, 500년 문명의 역동성을 찾다
오항녕 지음 / 역사비평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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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혀대는 우리 역사관련 책들을 읽으면 다분히 사건 위주였던 기억이 난다. 사건 위주가 아니라면 역시나 인물 위주이다. 대부분의 조선사는 실록을 참고로 만들어질테니 인물(특히 왕..) 위주로 책 내는 것이 용이할 것이다.  사건이나 인물 중심으로 단조롭게 풀어나가는 책은 에피소드와 에피소드의 연관성 그러니까 역사의 배경이 되는 시간과 공간의 논리적 구도를 읽어내기란 상당히 어렵다. 이러한 구도를 모른다면 조선의 역사는 알아도 조선에 대해서 알기는 쉽지 않다. 사건이나 인물을 텍스트라 한다면 텍스트를 가리키고 있는 모든 것들은 콘텍스트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역사의 텍스트와 텍스트 사이에는 수많은 인간들이 만들어낸 콘텍스트가 생략 되어 있다. 역사 읽기란 텍스트를 읽는다기보다는 콘텍스트를 읽는 것에 가깝다. 콘텍스트는 하나의 텍스트에 대해 과거 이곳 저곳을 훑어 놓은 것이다.

콘텍스트를 읽는다는 것. 이것은 문학 읽기와도 닮았다. 책속에 들어있는 텍스트로 된 여러 조합들을 건져내다 보면 어느덧 결말에 닿아있는 자신을 볼 수 있다. 그러니까 문학 속 인물을 그려보는 것 만으로 책읽기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읽어내는 자신을 투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앞서 말한 '결말에 닿아있다'라는 의미는 가령 소설 속 주인공이 해피 엔딩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그 결말이 (주인공을 벗어나 나 자신에, 혹은 우리 사회에) 지금도 유효한가 아닌가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역사도 그렇다. 조선시대에 이미 결과로써 드러난 몇가지 결론들이 지금은 형태를 바꾸어 다시 꿈틀거리고 있지 않은가를 느껴야 하지 않을까.

얼마전에 읽은 오항녕의 '조선의 힘'이라는 책과 비교하여 이야기하고자 한다.

어렸을때 읽었던 하나의 문장을 예로 든다. 물론 이 문장은 내 임의대로 꽤 축약시켜 놓은 것이다.

"세조는 조카 단종을 내쫓은 후, 왕위를 차지하였으며 단종을 다시 왕으로 복위시키려 했던 여러 신하들을 고문하여 죽였다. 그리고 다른 가족들은 죽임을 당하였고 그의 아내와 딸은 모두 노비로 만들었다."

세조의 왕위 찬탈을 '계유정난'으로 부른다. 이게 텍스트이자  콘텍스트의 실마리이다.

첫번째 콘텍스트는 바로 노비에 대한 것들이다. '조선의 힘' 첫 장이 조선의 문치주의에 대한 이야기인데 노비제도는 문치주의의 어두운 그림자로 볼 수 있다. 문치주의는 단순히 문을 숭상하고 기리려는 정책이 아니다. 문치주의는 바로 관료정치 특히 조선시대 택군을 실현시켰던 신하들의 권력의 무게에 의미를 둔다. 문치주의의 꽃인 '경연'은 왕과 신하들이 모여 옛 문장이나 성현의 말씀을 서로서로 물으며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신하들이 왕을 교육시킨다는 의미가 크다. 신하들이 왕을 교육시킨다는 것. 이것을 좀 더 넓게 보면 조선의 왕은 신하들이 꿈꾸는 나라를 대표하는 대표이사쯤으로 보면 된다. 그리고 왕은 신하들이 누릴 수 있는 이권에 직접적인 개입을 할 수 없다. 이권을 줄이기 위해 명령을 해도 그 명령을 받는 사람 자체가 또한 관료이기 때문이다. 물론 왕 자신도 더불어 꽤 많은 혜택을 보는 것도 사실이다. 신하들의 이권이 커지게 되다보면 관료주의는 다시 과거로 회귀하게 된다. 관료주의는 바로 (고려때의) 귀족주의를 극복한 조선의 정치적 제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러한 귀족주의를 가장한 관료주의는 노비제도를 타파할 수 없는 것이다. 노비야 말로 욕심에 물든 관료주의를 지탱한 거대한 자원이다. 그러니까 법제적으로 양천제(양인층과 천민층만을 구별한 제도)의 사회에서 사회적으로 반상제(양반층과 그렇지 않은 계층)가 더욱 더 치밀해져가고(이 치밀함으로 인해 결국엔 노비의 숫자가 줄어들게 만들긴 하지만), 이것이 조선 후기에 나타나는 다양한 사회적 모습의 영양분을 제공한다. 노비제도는 결국 조선이 망할 무렵에 가서야 조금씩 혁파된다. 영조(노비 쫓는 기관인 '노비추쇄관 폐지' 그리고 '노비종모법' 시행)와 정조(노비 쫓는 행위를 법으로 금지- 노비추쇄법 폐지)를 지나 순조때에 이르러서야 공노비가 폐지되고, 고종때에는 노비세습법이 폐지가 되며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난 갑오개혁(고종, 1894)으로 공,사노비의 해방이 이제서야 법제적화 되었다. 갑오개혁도 사실 개혁을 요구해오는 일제에 내정간섭을 위한 빌미를 주지 않기위해 스스로 개혁한다는 명분을 가지고 있을 뿐 절반은 어쩔 수 없는 타의적인 개혁이었다. 결국 문치주의는 양지에 자리잡고 있긴 하지만 또한 짙은 그림자를 만들어 내었다.

물론, 책에서는 문치주의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본다. 맞는 말이다. 나의 경우에 그림자인 노비제도를 적었지만, '조선의 힘'에는 '실록'이라는 엄청 밝은 부분이 들어가 있다. 어쨌든 문치주의가 가진 그 양면성이 조선을 풍부하지만 누구에게는 가혹한 그런 나라로 만들었다. 심지어 신하인 그들 자신에게조차도 가혹함을 맛보게 했으니 말이다.

다시 윗 문장으로 가서 두번째 콘텍스트를 정해본다. 그것은 '단종'과 관련한 것들이 다. 단종은 세종의 손자이자 세종의 아들인 문종의 아들이며, 수양대군인 세조의 조카이다. '조선의 힘' 마지막 장인 8장이 단종과 사육신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나도 몰랐었는데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먼저 단종은 폐위되었으므로 왕이 죽은 뒤에 받는 '묘호(종이나 조로 끝나는...)' 를 받을 수 없다. 연산군이나 광해군도 묘호가 없다. 그렇다면 단종이라는 묘호를 받기전에는 뭐라 불리웠을까. 바로 '노산군'으로 불리었다. 또 재밌는 것은 '연산군'에 들어있는 '산' 그리고 '광해군'에 들어있는 '해'와 같은 글자는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한다. '노산군'에도 '산'이 들어가 있다. 그렇다면 언제 노산군에서 단종으로 제대로 된 '묘호'를 받게 되었을까? 물론 사육신과 생육신의 명예회복에 관한 질문이기도 하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8장에 들어있는 이야기이다. 정답은 바로 숙종 24년의 일이다. 그러니까 단종이 영월땅에서 어린나이에 단명을 한 이후 243년 후에 일어난 일이다. 자그만치 강산이 24번이나 바뀐 뒤에 말이다. 그만큼 조선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에서 사람으로 이 모든 것이 기억되고 문제로서 제기되는 이러한 사항이 바로 또 다른 문치주의의 긍정적인 부분이다. 덧붙여서 '정종(태조 이성계의 둘째 아들)'의 묘호도 숙종때에 받았다.

세번째 콘텍스트는 '세조'와 관련한 것들이다. 이는 두번째 콘텍스트인 '단종'의 또 다른 얼굴이다. 세조는 누구나 알다시피 세종의 아들이다. 세종은 누구인가. 집현전을 설치한 대왕이다. 그렇다면 집현전은 어떤 곳인가. 이게 가장 중요한데, 집현전 학자들이 아닌 집현전이라는 공간을 제시한 것은 바로 세조의 일터였다는 의미에 무게를 두고 싶어서이다. 바로 이곳에서 세조는 아니 수양대군은 야망을 꾸었다. 세종은 학문을 중요시했던 왕인데 그의 아들들 그러니까 세자로 지명되지 않은 여러 대군들이 그들이 가지고 있을지도 모를 재능들을 국가를 위해 쓰라고 공부도 시키고 일도 시킨것이다. 그럭저럭 평생동안 놀고 먹는 만고땡이 될 수 있는 대군들을 말이다. 세종 자신은 어떤가. 국가를 위해 자신의 아비인 태종을 위해, 백성을 위해 일을 하고 싶어도 당시 세자였던 양녕대군만이 재능을 펼칠 수 있음을 부러워하지 않았던가. 그런 세종이 자신의 아들들에게 재능을 펼쳐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수양대군은 야망을 펼치고 싶어했다는 것이 후에 비극으로 나타났지만 말이다. 결국 세조는 집현전을 통해 정치 세력을 키우는 일을 하게 된다. 신하들에게 평판도 높아지고 말이다. 얼마뒤 계유정난을 일으켜 왕위를 조카인 단종에게 선양받지만 찬탈과 크게 다를바 없다.  집현전은 바로 혁파된다. 자신이 부정한 음모를 꾸몄던 곳을 놔둘 수는 없는 일. 결국 집현전은 혁파되고 수양과 관계되어있지 않은 수많은 집현전 학자들 또한 죽음을 당하거나 쫓겨났다. 그 빈자리를 채운 공신들이 훈구파라는 이름으로 등장을 하게 되었다. 이 훈구파는 막대한 토지를 소유하였는데 즉, 노비 만들기의 재능을 가진 자들이었다. 그러니까 농민을 노비로 바꾸는데 일등 공신이다. 이는 다시 첫번째 콘텍스트인 '노비'를 돌아보게 한다.

재밌는 것은 세조가 훈구파를 불러들였다면 임진왜란 당시의 왕이었던 선조는 또한 사림의 시대를 시작한 왕이었다. 정확히는 성종이 훈구파를 견제하기 위해 사림파를 등용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러한 사림과 훈구의 반목속에 다시 '단종'이 등장하니 그것은 김종직의 '조의제문' 이 실록에서 발견된 일 때문이다. 다시 첫번째 콘텍스트에서 등장한 문치주의의 꽃 '실록'이 엄청나게 어두운 그림자로써 역사에 등장하게 된다. 간단히 말하자면 보면 안될 실록을 본 것이다. 누가? 연산군이. 결국 무오사화로 연결됨으로써 훈구파는 엄청난 정치적 학습을 하게된다. 맘에 안들면 왕의 이름으로 처단할 수 있다는. 결국 이런 학습을 너도나도 하게 되었고. 그 뒤에 쭉쭉 이름만 다른 사화들이 발생하게 되었다. 피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후에 가서는 왕도 학습하게 된다. 그 왕이 바로 숙종인데 사림이 계속 분화된 여러 갈래를 요리조리 바꿔 타가며 자신의 왕권을 유지하였다. 왕이 타지 않은 갈래에 있는 신하들은 환국이라는 이름하에 저세상 사람들이 되어갔고 말이다. 서인이라든지 남인 동인 결국 이런 갈래길의 중심에는 왕이 있었다.

'정종'과 '단종'의 묘호를 올린 숙종때에 일어난 것 중에 조선의 정치, 경제, 사회를 뒤흔들만한 것은 대동법의 시행이다. 이것마저 풀어쓰면 너무 길어질까봐 쓰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광해군때 처음으로 시도된 대동법이 그 뒤 100여년 동안 잠자고 있다가 숙종때부터 다시 꿈틀거리며 시행되니 그 유명한 '상평통보'가 시중에 쫙 깔리게 되는 계기가 된다. 결국 이는 조선의 경제 구조를 뒤흔들게 되었고 이는 (도망)노비들이나 (도망)농민들이 도시로 몰려들게된 또 하나의 동인이다.

리뷰로 쓴다는 것이 너무나 길어져 리뷰가 아니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후딱 정리해본다.

사실 또 다른 콘텍스트로는 사화속에서 살아남은 사림이 자신들의 이상적인 학문으로 선택한 '성리학과 관계된 것들' 이 있다. 이는 중국과는 또 다른 성리학으로 조선땅에서 전개가 된다. 웃긴것은 '이황' 때문이기도 하며 덕분이기도 하다. 어쨌든 양명학이 중국땅에선 활개를 치지만 조선땅에선 활개를 치지 않게된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다른 왕과 달리 다른 시각(조선을 다시 왕의 나라로 만들려는)으로 자신의 위치(왕이긴 하지만 서울 말고 다른 곳(화성)에서 새로이 시작하려는)를 보게 된 정조는 새로운 세력을 물색하게 되었고 후에 이들은 실학이라는 바탕을 마련하게 되었다. 하지만 정조의 급격한 개혁은 정조의 죽음 이후로 위정자들에 의해 자취가 지워지게 되었고 그것이 바로 세도정치로 이뤄지게 된다.

보는 입장에서 역사란 재밌다. 양반의 위선을 한 몸으로 느낀 '이하응'은 결국 자신이 살고자 세도정치를 이용하게 되었고, 세도정치로 인하여 자신은 왕이 될 수 없었지만 결국 세도정치로 인하여 자신의 아들은 왕이 된다. 이하응이 바로 '흥선대원군'이며 아들이 바로 '고종'이다.

다시 앞에서 언급한 문장을 써본다.

"세조는 조카 단종을 내쫓은 후, 왕위를 차지하였으며 단종을 다시 왕으로 복위시키려 했던 여러 신하들을 고문하여 죽였다. 그리고 다른 가족들은 죽임을 당하였고 그의 아내와 딸은 모두 노비로 만들었다."

이 한 문장속에 얼마나 많은 콘텍스트들이 숨어 있는지 나도 '조선의 힘'을 읽으면서 놀랐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예전에 읽었던 여러 조선 관련 내용들이 내 머릿속에서 번뜩이며 되살아났다.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 본 책들이 많은지라 다시금 책을 펼쳐들고 좀 더 정확히 리뷰를 쓸 수는 없었지만 내가 적어간 내용이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을거란 생각이다.

다시 윗 문장을 살펴보면 가장 드러나지 않고 잘 숨어있는 콘텍스트는 바로 재밌게도 텍스트이다. 무슨 말이냐하면 저 문장속에서 꼭꼭 숨어있는 단어가 바로 '실록'이라는 의미이다. 실록은 기록이니까 말 그대로 텍스트로 말한 것 뿐이다. 수양대군의 조카인 단종이 죽은 뒤에 노산군에서 단종으로 묘호를 받기까지 243년이 걸렸다. 그러니까 243년 동안 신하들은 어떻게 그것을 기억하고 있었을까. 실록은 조선인들에게도 단순히 역사책이 아니다. 문치주의이기도 했지만 실록 자체가 거대한 국가의 통치 과제다. 그들이 실록을 뒤져가며 현재와 끊임없이 비교해가며 뭔가를 끄집어 내고 있었다는 것.

그것은 마치 이것과 같다.

조선은 기록되기 위해 존재했다라는 것. 기록되지 못하면 조선은 그것으로 끝일 뿐.
(재밌는 것은 그렇게 기록된 실록을 왕들은 제대로 볼 수 없다는 데에 있다. 그래서 정조는 왕들이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일기를 기록한다. 그것이 '일성록'이다. '일성록'은 실록보다 더 직접적인 기록이다.)

역사를 생각하면 독일의 과학자 '베게너'가 주장한 '대륙이동설' 이 생각이 난다. 어제와 비교한 오늘을 보면 변화는 없는 듯 보이지만 무수한 시간이 지난뒤에 보면 거대한 땅 덩어리, 대륙은 엄청난 물리적 변화를 겪어있다. 하지만 그래봤자 그 땅이 그 땅이다. 위치만 바뀌어있을 뿐 여전한 그 땅이다.

역사도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어제와 오늘 별다른 변화는 없지만 한참 지난 뒤에 보면 엄청난 제도적 경제적 사회적 변화가 지난 뒤이다. 하지만 그래봤자 사람일이라고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 과거의 사람이나 오늘날의 사람이나 별반 다를 것 없다.

PS>
1. 글이 너무 길어졌다. 글 줄이는 것도 능력이라고 위에 열거한 콘텍스트 관련 내용을 빼려다 아쉽기도 해서 집어넣었다. 그래서 글이 지루한 티가 난다. 그럼에도 다시 간략히 이 책 '조선의 힘'에 대한 감상을 적어본다.

이 책은 조선이라는 텍스트를 가리키는 몇가지 콘텍스트를 이야기한다. 그 첫번째가 문치주의이며 다음이 실록, 그리고 다음이 법제화와 관련된 내용들이다. 그 다음의 대동법이나 성리학까지 모두 조선을 이루는 제도와 관련되어 있다. 마지막에 단종을 내세우며 역사바로 세우기로 끝맺음을 하고 있다. 세종이 문치주의를 이상향으로 국가 건설에 시동을 걸었지만 그 문치주의를 이어받을 문종과 단종이 왕이 되고 얼마 안되어 죽게된다. 개인적으로 문종의 이른 죽음은 조선의 방향을 크게 틀게 되는 요인으로 생각하고 있지만(문종은 자신의 이상국을 실현하기 위해 그 얼마나 많은 책을 보았는가. 모든 지식을 익히고 그래서 책을 덮은 그 순간 그는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어쨌든 세조가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를 차지함으로써 조선은 이성계의 시대와 마찬가지로 리셋되어버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조선의 제도사와 끝까지 맞물려있다. 또한 저자(오항녕)가 주장하는 콘텍스트가 다른 이(이덕일)의 콘텍스트와 어떻게 다른지 예전 한겨례에서 설전했던 글이 부록같이 포함되어 있다. 노론사관과 관련한 이야기인데 몇가지 사안이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흥미롭다.

개혁이란 것은 꽤 흥미로운 것이다. 훈구파가 여러 사화를 통해 그 얼마나 많은 사림파들의 피를 흘리게하였는가. 수많은 사림파들의 죽음에도 결국 사림들은 정치적 승리를 이끈다. 숙종 때에 사림파 서인의 노론이 결국은 가장 꼭대기를 차지하게 된다. 그런데 그 사림들을 죽였던 훈구파들은 도대체 다 어디로 갔는가? 결국은 시간이 흘러가며 훈구파도 사림파화 되어 간 것이다. 훈구들도 시간이 흘러가며 사림화가 되어 갔지만 그 전에는 훈구파에게 사림파는 숙적이었다. 훈구파들은 운명을 이겨 보려 했던 것. 나이를 못속인다고 하지만 역사에서는 시간을 이길 수는 없다. 개혁이란 그 시간이 되기 이전에 조금이라도 빨리 이뤄내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물론 이 개혁이란 것도 거대한 세계사의 흐름안에선 또 다르게 읽힌다.

2. 계유정난으로 왕위를 찬탈한 세조는 성삼문을 비롯한 단종 복위파들을 죽음으로 이르게 만들었다. 단종 복위파의 가족들 또한 죽음을 당했는데 세조는 그들의 아내와 딸들만은 노비로 만들어 다른 공신들에게 성노리개로 주었다. 성삼문의 아내와 딸 또한 마찬가지로 이름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다른 공신들의 성노리개로 주었다 한다. 이 내용을 읽었을때 나에게는 꽤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그래서 세조가 더 재수없는 왕으로 문종과 단종은 자신의 능력을 펴보지도 못한 비운의 왕으로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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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도 어느새 한 달 하고도 열흘이 지났다. 1월에 읽고자 했던 책을 여전히 손에 들고 있는 모양새를 보면 남아있는 2010년 책 읽기도 쉽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다. 그래도 읽었던 책이 쌓이고, 읽을 책이 있기에 100% 완수하지 못할 이 계획 세우기가 즐겁기만 하다.

책을 꾸준히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독서라는 하나의 행위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책에 들어있는 것들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름 내 안에 좀 스며들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소설이나 에세이와 같은 책들은 책 한 권안에서 스토리의 완결을 볼 수 있어 이런 책들은 예외이긴 하지만 다른 교양서적들을 대할 때는 소설이나 에세이와 같은 읽기를 하면 책과 시간이 아깝기 마련이다. 어쨌든 독서라는 행위는 독후감이나 리뷰와 같은 뭔가를 게워내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으려 한다. 지금까지는 책을 읽고 리뷰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는데 귀찮다고 방치하면 나중에 아쉽게만 느껴진다.

독서후의 아쉬움을 최대로 남겨두지 말자는 것 또한 올 해부터 시작할 나의 작은 계획이고 결심이다.

크게 분야를 따지지 않고 독서를 하는 나이지만 언제가부터 즐겨읽는 분야로 과학과 역사에 많은 독서 할당이 되어 있었다. 나에게 과학과 역사는 책 읽기의 거대한 뿌리와 같다. 여기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대부분의 지식 자양분이 공급된다.

앞으로도 과학과 역사의 바탕위에 독서를 할 것이다.

먼저, 2010년에 꼭 완수할 책이 있다.

1. 다윈평전 (에이드리언 데스먼드 &  제임스 무어, 뿌리와이파리, 2009)
2. 스노볼1,2 (앨리스 슈뢰더,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
3. 과학과 기술로 본 세계사 강의 (제임스 E. 매클렐란 3세, 모티브북, 2006)

다음으로 예전에 읽다 미루었던 책들도 읽고 싶다.

4. 블랙 스완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동녘사이언스, 2008)
5. 부의 기원 (에릭 바인하커, 랜덤하우스코리아, 2007)
6. 지상 최대의 쇼 (리처드 도킨스, 김영사, 2009)        : 읽었음
7.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최무영, 책갈피, 2008)
8. 물리학으로 보는 사회 (필립 볼, 까치글방, 2008)
9. 악령이 출몰하던 조선의 바다 (박천홍, 현실문화연구, 2008)
10. 숨겨진 우주 (리사 랜들, 사이언스북스, 2008)
11. 특이점이 온다 (레이 커즈와일, 김영사, 2007)

그리고 언제가 될지 기약할 순 없지만 되도록 가까운 시일내에 읽고 싶은 책들도 정리해봤다.

12. 대항해 시대 (주경철, 서울대학교출판부, 2008)
13. 바다의 제국들 (로저 크롤리, 책과함께, 2009)
14. 콜디스트 윈터 (데이비드 핼버스탬, 살림, 2009)
15. 닥터스 (셔윈 눌랜드, 살림, 2009)
16. 불확정성 (데이비드 린들리, 시스테마, 2009)
17. 언어의 진화 (크리스틴 케닐리, 알마, 2009)
18. 히틀러 최고 사령부 1933~1945년 (제프리 메가기, 플래닛미디어, 2009)
19. 나 홀로 볼링 (로버트 D. 퍼트넘, 페이퍼로드, 2009)
20. 역사 (남경태, 들녘, 2008)
21. 빅뱅 : 우주의 기원 (사이먼 싱, 영림카디널, 2008)
22. 세속의 철학자들 (로버트 하일브로너, 이마고, 2008)
23. 언어본능 (스티븐 핑커, 동녘사이언스, 2008)
24. 스마트월드 (리처드 오글, 리더스북, 2008)
25. 권력을 이긴 사람들 (하워드 진, 난장, 2008)
26. 파스퇴르 쿼드런트 (도널드 스토크스, 북앤월드, 2007)
27. 매천야록 (황현, 서해문집, 2006)
28. 칼 세이건 (윌리엄 파운드스톤, 동녘사이언스, 2007)
29. 2차세계대전사 (존 키건, 청어람미디어, 2007)
30. 천재 (제임스 글릭, 승산, 2005)
31. 시냅스와 자아 (조지프 루드, 소소, 2005)

마지막으로 절판되었지만 읽고 싶은 책들이 있다. 그 중에 중고 시장을 통해 구매한 것도 있다(읽지는 않았음...).

32. 산소 (닉 레인, 파스칼북스, 2004) <-- 구매
33. 티코와 케플러 (키티 퍼거슨, 오상, 2004) <-- 구매
34. 섀클턴 평전 (롤랜드 헌터포드, 뜨인돌, 2005) <-- 아직 구매 못함...
35. 항해의 역사 (베른하르트 카이, 북폴리오, 2006) <-- 아직 구매 못함...

우선 이 정도로 하고 앞으로도 계속 추가하면서 나아가야겠다.....
(그런데 이 책들 올 한 해 다 읽으면 정말 대박이겠다....)


3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사람을 구하는 집, 제중원- 조선, 새로운 의학을 만나다
박형우. 박윤재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2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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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 (월)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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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 평전- 고뇌하는 진화론자의 초상
에이드리언 데스먼드 외 지음, 김명주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9년 11월
50,000원 → 45,000원(10%할인) / 마일리지 2,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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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 (월)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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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 1- 워런 버핏과 인생 경영
앨리스 슈뢰더 지음, 이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2010년 02월 10일에 저장
구판절판
스노볼 2- 워런 버핏과 인생 경영
앨리스 슈뢰더 지음, 이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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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듣고선 다큐멘터리인 줄 알았다. 그런데 김수로가 나오고 어쩌고 해서 찾아보니 드라마. 찾아보았더니 예전에 내 귓가에 스쳤던 공부관련 다큐멘터리는 EBS에서 방영했던 <공부의 달인>이라는 제목을 가진 프로그램이었다. 홈페이지엔 무려 휴먼(?) 다큐멘터리로 소개되어있다. 앞에는 실용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다. 그러니까 '실용적 휴먼 다큐멘터리'이다. 휴먼인 이유는 '감성적 터치'로 그렸다나 뭐라나. '공부가 가장 쉬었어요'라는 부류는 아닌듯하다(이 프로그램을 안봐서 모름).

<공부의 신>은 일본 만화가 원작이다. 원제는 <꼴찌, 동경대 가다>. 나는 만화로 보았다. 예전에 봐서 특별히 기억나는 것은 몇 개 없다. 그러니까 특별히 기억하고 있는 것이 한 두가지가 있다.

기억나는 것 중 한가지는 수학은 말 그대로 문제 푸는 기계가 되어야 한다는 것. 그러니까 높은 수준의 사고 능력을 단순히 뇌의 반응으로 대처한다는 의미인데 만화속 그 부분을 읽으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파블로프의 개처럼 반응한다는 것에 공감했다는 말이 아니라, 그만큼 많은 질문을 해댔으리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동경대 워너비인 만화 주인공(학생)들은 공부와는 담을 쌓고 지냈던 애들이다. 그런데 정말 신과 같은 선생님들이 몇마디 해줬다고 얘들이 척척박사가 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 만화속에서도 표현이 완전하진 않지만(아마 생략했을 듯 싶다) 특히 수학문제 풀때는 신의 능력을 지닌(모르는게 없는) 선생님이 옆에 달싹 붙어서 거의 실시간 빨간펜 가동하면서 끊임없는 팁을 던져주고, 공식과 기초 원리에 대해 이해시키고 각인에 또 각인을 시켰을 것이다.

선생님과 학생간의 거리가 상당히 좁다는 것이 사교육의 장점이다. 공교육은 좀 더 거리가 멀다. 거리가 좁다는 것은 곧 공부의 질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모르는 것(원리와 같은)이나 모르는 문제를 삭힌다는 것은 수준 높은 공부를 함에 있어서 발목을 잡힌다는 의미이다. 진도 빼기에 바쁜 수학의 경우 그런 현상이 심하다. 삭힌 부분이 많으면 공부를 해도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고, 심지어 연필을 집어 던지는 경우도 있다. 내가 이 만화를 보고 느낀 공부 지도 방법은 학생과 끊임없이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 모르는 부분은 대부분 그 자리에서 해결해야하며, 항상 이런 것들을 끊임없이 상기해야하는 것 또한 중요한 각인 사항 중에 하나라는 것이다. 반대로 학생이라면 선생님을 물고 늘어져야 되고, 푼것 또 풀며 기계가 되는 것. 이게 이 만화가 보여준 미덕(?) 중 하나라 생각한다. 만화속에서는 부모의 역할이 거의 없는데, 부모의 경우 자식이 공부하는지 안하는지 감독하기 보다는 공부하고 있는 아이에게 직접 다가가 되도록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부모에게 한 번 설명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뭔가 자신의 설명이 부족하다 느끼면 어떤 부분이 원활하지 못한가를 스스로 느끼도록 말이다. 모른다고 뭐라 하지 말고 말이다. 만화에서는 직접 문제를 만드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와 비슷한 이치이지 않을까 싶다.

또 기억나는 것은 암기과목의 경우 마인드 맵과 같은 그림을 그려 활용하라는 것. 거대한 나무에서 갈라져 나온 가지별로 웹의 TAG같이 연결해서 보면 좋다는 것이다. 원인과 과정 그리고 결과가 드러나는 국사나 세계사의 경우 큰 흐름을 잡아줄 수 있어 무작정 외우고 몸으로 부대끼는 것보다 흐름으로 이해함으로써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 한마디로 이런 암기과목들은 스토리 텔링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큰 줄기(뼈대)부터 가지, 그리고 열매 혹은 다른 가지로 뻗어나가는 지도를 손수 그리는 방식이다.

사실, 맵을 그리면서 공부하라는 것 때문에 이 포스팅을 올린다. 그러니까 한 웹페이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웹은 위키를 기반으로 프리마인드라는 맵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개인적으로 독특하며 보기에 편한 사이트라고 생각된다. 영어라 아쉽긴 하지만. 첫 페이지에 들어가면 여러 언어로 볼 수 있는데(아쉽게도 한국어는 없다) 영어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을 듯 하다. 그러니까 "Select a Wiki:" 옆 칸에서 "en.wikipedia.org"를 선택하면 된다.
(예전부터 가끔 이용하곤 하는데, 만약 사이트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으면 JAVA와 같은 것을 깔아야 할 듯...아마 안내되어 나올 것이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프리마인드는 개인 사용자 무료 애플리케이션이다. 무료 마인드 맵 중에선 유명한 프로그램이다.)

링크 : http://www.wikimindmap.org/

요즘 '미토콘드리아'라는 책을 보고 있는데 '미토콘드리아'를 키워드로 넣어보았다. 그러니까 영어로....Mitochondrion (단수)을 쳐보면...(누르면 확대)


링크 : 프리마인드 다운로드 바로가기...

마지막으로 만화에서 가장 어려우면서도 가장 공감했던 부분... "공부는 곧 생활이다."라는 이 말... 어떻게 보면 자기계발이라든지 평생교육이라든지 이런 말들이 생각나겠지만, 이런 것과는 좀 더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한 문장으로 표현되었지만 한마디로 일축하기엔 쉽지 않은 문장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공부는 사실 수단이다. 그러니까 공부가 생활이라는 말은 실제로 써먹는 공부를 의미한다. 당장 의미있는 공부를 습관화 시키라는 말과 같다.

오늘 인터넷에서 기사를 읽으니 사교육을 옹호한다든지, 공부 자체를 출세의 수단으로 삼는다든지 하는 비판의 기사가 올라오던데.. 이것에도 공감은 가지만 어쨌든 만화속 아이들은 또 다르게 성숙해져간다. 정말 엘리트(?) 답게 생각도 깊어지고. 웃긴것은 만화라 그런지 이런저런 것을 저 위에서 관망하는 슈퍼 울트라 초 엘리트 학생(다른 학교 학생)도 존재하긴 하지만...어쨌든 문제는 이게 만화속 작가의 단순한 상상인지, 정말 이렇게 하면 애들이 그렇게 정신적으로도 성장하게 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애들의 고민도 만화속에서는 쉽게 극복하는 것으로 그려져있으니 말이다. 시간 땡 하면 극복...학생때 자신의 위치를 알고 능동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누가 한 번 실험해보고 알려줬으면...

PS.

1. 한동안 웹에 알려진 의대생 노트... 이거야말로 애를 낳는 심정으로 공부한 것이다....노트를 낳았자나...
  오히려 이렇게 노트에 그림 그려가며 공부하는 것이 위에 소개한 위키마인드맵보다는 만화에서 설명한 공부 방식에 더욱 가깝다.

2. 영어 공부에 관한 것은 지금은 운영하진 않지만 정말 괜찮은 블로그를 운영하셨던 바하문트님의 블로그 중 포스팅 하나를 링크...
(사실, 이 글 말고 다른 글인데 그 글은 비공개로 돌려 놓은것 같다. 이분이 블로그를 그만두신 것에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다...)

3. 이 만화에서 가장 핵심은 바로 하고자 하는 것을 하고자 하게 만드는 의욕 고취이다.

<추가>
4. 요즘 청소년 학습법으로 <박철범의 하루 공부법>이 잘나가는 듯하다. <공부의 신>이란 드라마 영향도 있을테고...
목차를 보니 공부 이외에도 상당한 인내심을 요구하는 자질구레한 것들을 중요시 여기는 듯한데, 단순히 자리에 앉아 책만 판다고 해서 성적을 올리는 것(엄 밀히 말해 공부와는 좀 다른 의미에서)은 아닌 듯 하다. 그러니까 먼저 습관 개조, 성질 개조의 완성이야 말로 모든 공부의 핵심이라는 의미인데, 왜 자기계발서나 이런 학습법 같은 부류의 책을 읽고서도 제자리 걸음을 걷는지 알 수 있을 듯. 한마디로 과거의 나를 버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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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MBC에서 '아마존의 눈물'이라는 다큐 시리즈의 첫 편을 방송했다. 제목을 보면 쉽게 알아차리겠지만 아마존을 편안하게 만나보라고 방송한 것은 아니다. 아마존의 생태계가 겪고 있는 문제를 다루는데, 앞으로 시리즈가 더해갈수록 좀 더 직설적인 화법을 통해 아마존이 겪고 있는 현대 문명의 유입과 공간의 축소에 대한 현 상황을 보여줄 듯싶다.

현재 1부만 방영하였지만, 분명 여타 외국에서 제작한 다큐(BBC나 NHK, NG와 같은)와는 맛이 좀 다름을 느꼈다. 선덕여왕을 보지 않아서 김남길이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레이션이 신선했다고나 할까. 정말 울림이 있는 목소리였다. 그래 그 목소리가 국내 제작 다큐의 맛을 내는데 한 몫 단단히 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 포스팅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방송에서 말하고자 한 아마존의 현실이 아니라, 화면속에 등장한 두 부족('조에'족과 '와우라'족)에 관심이 쏠려서다. 엄밀히 말해 두 부족보다는 각 부족의 미적 감각 때문이다.

흔히들 말하는 현대 문명에서의 '단순함(혹은 심플함)'은 복잡함을 해소시켜주는, 엣지(?)있는 미적 요소이다. 이러한 '단순함(혹은 심플함)'은 현대에 와서는 복합적 기능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어 그 기능들을 불러오는 각각의 버튼들을 눌러줘야만 하는 어지러운 모양새가 아니다. 버튼 하나로도 다양한 기능들을 끄집어 낼 수 있는 통짜 모양새이다. 또한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이음새를 없앰으로 안정감이라는 미적 감각을 준다.

부족들의 디자인에 호기심이 생긴 이유는 디자인 자체가 기능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일차원적인 느낌이 다분히 들겠지만, 자연의 색깔과 질감을 그대로 가져다 쓰면서도 사용자의 독특함이 물들어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이디어가 생기면 즉각즉각 변형(다른 자연물을 이용하거나 말 그대로 바로 변형)하여 적용시킬 수 있는 이점도 있고. 능동적 디자인이라고 그래야하나. 필요하면 바꾼다는 것이 맘에 들었다. 물론 이 부족들의 경우 바꾸려는 시도는 거의 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이 두 부족들의 원초적이고 역동적인 미는 자연에서 그대로 가져다 쓰는 날것의 디자인 그 자체이다. 특히, 하루하루 먹고 살아가기에 여념이 없는 '조에'족이라는 한 소수의 공동체가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의 디자인들을 어떻게 자기것으로 소화하고 스스로 예쁘다라는 감정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나레이션속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한번쯤 상상의 영역을 넓힐 수 있었다.  좀 더 많은 인원이 공동생활을 하고 있는 '와우라'족은 더 많은 눈길들속에 있어야기에 좀 더 화려한 듯 보인다. 기능성보다는 좀 더 디자인에 충실하다. 하지만 스쳐가는 화면속에 등장하는 생활용품만 보고서는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없기에 뭐라 특정지을 수는 없어 보인다.

아래 사진은 '조에'족의 일상용품들...  

                

아래 사진은 '와우라'족의 일상용품들...  

                 
 

디자인을 떠나서라도 아직 방송을 보지 않으신 분들은 어여 빨리 보시라고 권유하고 싶다.

읽은 책이 생각난다. 예술쪽으로 분류되는 책들은 잘 읽지를 않는데, 그래도 눈요기로 가끔 읽곤 한다.  한 권은 예전에 읽었고, 나머지 하나는 최근에 읽었다. '파올라 안토넬리'의 <디자인, 일상의 경이 (원제: Humble Masterpieces)>라는 책과 '후카사와 나오토'와 '재스퍼 모리슨'이 공동으로 쓴 <슈퍼 노멀 (원제 : Super Normal)>이라는 책이다.  

       

책 소개말을 간단히 빌려오자면, <디자인, 일상의 경이>는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100가지 물건을 디자인의 관점에서 살펴본 책"이고, <슈퍼 노멀>은 "아무렇지도 않게 매일 사용하는 너무나 평범해서 특별한 디자인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느껴졌던 물건들을 특별한 존재로 되살려"낸 책이다.

나의 경우에 <디자인, 일상의 경이>에 점수를 더 주고 싶은데 디자인이 곧 기능이라는 명제에 대해서는 두 책다 일관적이고 비슷하지만, 특히나 '파올라 안토넬리'의 책이 좀 더 필요의 역사와 제품에 대한 고민이 숨죽여 있다고나 할까 그렇게 느껴졌다. 물건이 기능과 디자인을 대표하면서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되어지고 있는 관점까지도 확장되어 있다. 가령, 칼은 칼인데 휴대용으로서 맥가이버칼(원래 명칭은 '스위스챔프 나이프')로 유명한 것이나 지포 라이터와 같은 예는 브랜드라는 대중의 경제와도 맞물려 있음을 보여준다. 또 에어쿠션 버블랩(일명 '뽁뽁이'), 이나 아이스크림의 바삭한 과자부분은 디자인측면에서 반복되는 패턴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의식하게 해준다. 콤팩트 디스크(CD)나 트랜지스터는 말 그대로 기술적 고민이 융합된 오브제이고 말이다. 뭐 물건에 녹아있는 다양성, 그것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들을 하나의 사진과 짧은 글로 소개하는 괜찮은 책이었다.

<슈퍼 노멀>의 경우엔 용품 자체를 오브제로 바라본 것 보다는 용품을 다시 짝퉁 용품으로 재탄생하여 다른 재질이나 다른 감각으로 본 경우인데 '평범함 속에 숨겨진 감동'이라는 책의 부제목과는 달리 별다른 감흥을 얻진 못했다. 그래도 갖고 싶다라고 느낀 제품은 있었지만, 책에 더 많은 물품들이 소개가 되어 있지 않아 더 아쉬움이 들었던 책이다.

글도 얼마 없고 사진이 대부분인 책들이라 보는 것은 금방 본다.  


                              출처 : http://www.casa.co.kr

링크 : 파올라 안토넬리의 기사가 있어 링크를 건다. (까사 기사...) 

이쯤에서 책에 대한 이야기는 접고 TED 링크도 소개한다.

동영상 재생이 어려우면 링크를 통해 감상하시길..(자막은 영어로 제공, 자막버튼을 통해 들어가야함)

** [TED] Paola Antonelli previes "Desing and the Elastic Mind"
 (이것은 안토넬리의 또 다른 책- Design and the Elastic Mind' 과 관련한 내용이다. 아래 동영상에서 자막을 영어로 놓고 듣자...) 

 
PS.

제목은 단순히 노멀(평범함)에 대한 다른 표현이라기보다는 영상물속에서 지나치기 쉬운  '별것 아닌 것'을 다시금 되새기는 차원에서 '슈퍼 노멀'을 변형하여 '슈퍼 트리비아'로 지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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