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 놀이훈련 101 - 누구나 쉽게 가르치는 긍정교육 바이블 Pet's Better Life 시리즈
카이라 선댄스 지음, 김은지 옮김 / 보누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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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애견 놀이훈련 101』 카이라 선댄스·첼시 / 보누스 출판사

견주와 함께 있을 때만큼은 가장 즐거운 강아지로



 
 ▒ 책을 읽고 나서.
마냥 귀여워해 줄 줄만 알았던 강아지가 '진짜 가족'이 되고 난 뒤에는 상상도 못 할 일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초보 견주인 우리 가족은 반려견 둥이가 오기 전부터 이것저것 공부를 많이 해놨지만, 그 이후에도 신경 쓸 게 참 많더라고요. 아무것도 모르던 아기 때는 울타리 훈련이나 분리 불안증 신경을 써줘야 했고, 조금 크다 보니 목소리도 우렁차져서 짖는 문제나 사회화 훈련 같은 것을 열심히 공부하고 적용했지요. 그리고 1년이 돼가는 지금은 "장난감 말고 뭔가 재밌는 놀이가 없을까?" 하는 고민이 생겨났어요.
 
 
『애견 놀이훈련 101』은 개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놀이, 주인과 함께 교감할 수 있는 스포츠들을 군더더기 없이 방법만 설명해놓은 노하우 책이에요. 도그쇼에서나 볼 수 있을 만한 어려운 동작들도 있지만, 시기에 맞는 훈련과 놀이를 배우고 적용하면, 견주와 반려견의 교감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야생성이 있는 늑대 과의 '개'들과 사람의 보금자리에서 함께 살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훈련은 필요한 것 같다고 보는 편인데요. "기다려"나 "집으로 (하우스)" 같은 훈련들은 애견과 생활할 때 일어날 수 있는 각종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유용하죠.

 

 
 
 
 원서를 번역한 책이라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용어들과 다를 수 있겠지만, 각종 흥미로운 훈련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특히, 옆부분에는 '선행 훈련'과 문제상황 대처법이 나와 있어서 체계적으로 배우고 교육할 수 있어요. "대체 이걸 어떻게 하지" 싶은 '전문가 단계'의 동작들도 굉장히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는데, 아무래도 수많은 반복이 필요한 애견 훈련이다 보니, 반려견이 스트레스받지 않게 적당히 단계별로 시켜야 할 것 같아요. 두 번째 사진의 '못하는 척 내숭 떨기'는 정말, 너무너무 귀엽네요 :)

 

​  둥이가 완벽하게 익힌 동작들은 "앉아, 엎드려, 손, 하이파이브, 일어서, 기다려, 가져와" 등이 있는데, 이 책에서 나온 "빵!!"을 최근에 배웠거든요. 배를 보이는 동작이라 만만치 않은 훈련인데, 역시나 난도가 높았어요 ㅋㅋㅋㅋㅋ 그래도 처음엔 하는 척~만 하더니, 이제는 아예 발라당!
 옆에 문제 상황 대처법에 "개가 한 번에 쓰러지지 않아요. 총알을 여러 번 발사해야 천천히 죽음을 맞이해요." 이 부분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ㅋㅋㅋㅋㅋㅋㅋ​
 
 

 
 
 
 
 가장 마지막 페이지에는 '훈련 수준' 별로, '놀이 유형' 별로 분류해놓아서, 필요할 때마다 찾아볼 수 있어요. 아직 둥이는 어리니 '훈련수준'별로 차례차례 자주 이용할 것 같아요.
 
 
 

많은 책들이 복종교육을 다룬다. 그런데 복종교육만이 필요한 것일까? 이 책은 반려인이 반려견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101가지의 놀이훈련법을 소개한다. 당신과 함께 축구를 하고 줄넘기를 하는 반려견을 상상해보자. 누구라도 반려견이 신문을 가져다주고 냉장고에서 시원한 캔 맥주를 가져다준다면 흐뭇해할 것이다. (박종무 수의사)

 반려견과 함께하는 삶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는, 개인적으로 '말이 통할 때' 즉, 교감을 할 때라고 생각하는데요. 견주들의 말을 순식간에 캐치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어느 정도 요구할 수 있는 개들의 모습을 보면 참 신기하죠. 말을 못하는 동물인데도, 소통할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다양한 놀이들을 배워보고, 주인과 함께 할 때만큼은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강아지로 만들어주고 싶어요.
 
 

Written by. 리니

실용/ 반려동물/ 애견훈련/ 애견놀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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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5.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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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샘터』 2015년 3월호

책 정리로 가뿐하게 시작해볼까요.​

 

 

 꾸준히 해오던 활동 하나가 끝나서, 마음도 몸도 편해지니 점점 게으른 성향이 드러나고 있는 요즘입니다. 블로그는 임시저장해놓은 글들로 근근이 이어가고 있다는 게 다행이고, 책은 '가장 읽고 싶던 책'을 곁에 두고도 자꾸 손을 못 대어 '읽어야만 하는 책'만 우선으로 읽고 있네요. 사실 저에겐 『월간 샘터』도 후자에 속하지만, 언제나처럼 가볍고 굳이 깊이 빠져들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마음에 위안이 되는 좋은 글들입니다. 


 

​ 물론, 기분 좋은 얘기들만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의미는 좋게 풀어내는 게 『샘터』나 다양한 힐링 에세이나 마찬가지인데요. 이번 3월호, 물오름달에서는 우리 사회의 깊은 화두인 '갑'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인천공항의 일상을 알려주는 '공항 24시' 코너에서였습니다. 그 넓고 화려한 인천공항 속에, 여행을 위해 거쳐 가는 사람도 있고, 갑의 횡포를 부리는 사람도 있고, 또한 그러한 몹쓸 '갑의 횡포'를 받으면서도 묵묵하게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그 중 공항 안에서 '갑을관계의 최하위'로 여겨지는 청소 직원분들의 이야기를 이 코너에서 다루고 있는데요.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공항의 모습을 더욱 빛내주시지만, 그분들의 노고를 (알면서도) 무시하고 갑질하는 행동들이 참 많은가 봅니다. 사실 참 무서운 것이... 세상이 갑의 횡포에 떠들썩하기는 하지만, 누구나 '갑'의 자리에 잠깐 올라서면 은연중에 약간의 갑질을 하게 될 수 있다는 거죠...

 

  하나씩 이야기를 읽어나가다가, 어디서 많이 본듯한 형식에, 옛날이야기 소재의 글을 재밌게 읽고 나서 보니 이 분이군요. '아우름 시리즈'의 3편, 『왜 주인공은 모두 길을 떠날까』라는 책의 저자이십니다. 사실, 많은 기대 없이 봤지만, 인생의 책으로 남을 만큼 참 좋았던 책이어서 더욱 반가웠습니다.

 

 

  세상엔 참 긍정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시, 봄' 특집에서 다뤄진 사람들의 이야기들은 참 기억에 남더라고요. 지역 아동 센터에서 '할아버지'라고 불리며 아이들의 선생님으로 지내고 있는 분, 지독한 암을 겪고 나서 후유증에 고생하면서도 힘들게 투병하는 다른 환우들에게 응원을 던지고 있는 분, 선천적인 장애를 안고 태어났지만 두려움에 맞서 싸웠던 분……. 행복을 얻기 위해서 너무도 열심히 사는 이분들을 보고, 또 잠깐 반성하게 됩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코너는 '정리의 달인'입니다. 정리하는 거, 좀 싫어해서 눈여겨보는 것이긴 하지만, 이 코너의 '정리'란 물건뿐만 아니라 생각의 정리와 같은 다양한 방법들을 전해주고 있어서 좋습니다. 이번 코너는 책 정리 방법이었는데, 1번 항목부터 "엇, 이건?" 하며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독서 블로거라면 한 번쯤, 아니 책장을 바라볼 때마다 걱정하고 있는 책 정리……. 저도 슬럼프를 맞아 3월이 되기 전에 책 정리를 또 해나가면서 마음을 정리해두어야겠습니다.

 

 

​Written by. 리니

서포터즈로 받은 도서를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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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인 척 호랑이
버드폴더 글.그림 / 놀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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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인 척 호랑이』 버드폴더 / 놀(다산북스)

어떤 모습이든 즐겁게 살아간다면

  

 

 

 

 ▒ 책을 읽고 나서.

 동화(童話)는 더 이상 어린이들만의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요즘은 어른들에게 더 반짝 인기를 끌고 있는 듯하다. 얼마 전 드라마에서 나와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도, 내가 자주 보고 있는 다음 웹툰의 『안녕! 바북아』도, 그리고 조금 분량이 있는 『인디고 고전 시리즈』도 동화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것들이다. 세상이 각박하고 모두가 바빠졌기 때문일까. 무거운 고민이 (대개는) 없어 보이지만, 짧디짧은 내용 속에 생각할 거리가 담겨 있음에도 불구하고 읽기가 편하다. 그래서 나도 무거운 책들 사이에 하나씩은 끼워서 읽고 있다.

 

  

  『고양이인 척 호랑이』는 '버드폴더'라는 일러스트레이터가 트위터에 연재한 동화를 묶어놓은 것이다. 한 페이지에 그림 하나, 그리고 한 줄에서 세 줄 사이의 예쁜 문장들이 동심을 자극하고 있다. '눈이 어두운 할머니가 주워와 함께 살게 되었지만 (할머니가 놀랄까 봐) 고양이인 척하는' 호랑이는 다시 '호랑이인 척하는 고양이'와 만나, 새롭게 친구가 되고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커스 장면도 등장하고, 다분히 판타지적인 설정도 등장하지만, 귀여운 이들의 모습과 그림 속에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사실 어떤 책이든 마찬가지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심오하고 깊이 있는 주제를 찾을 수 있다. 별 무겁지 않아 보이는 이런 동화책도 그렇다. 생존하기 위해서, 또는 강해지고 싶어서 이들은 모습을 바꾸어 세상에 맞춰 살아가게 되었지만, 서로의 모습을 이해하며 살아가는 '고양이인 척 호랑이'와 '호랑이인 척 고양이'의 우정이 참 정겹게 느껴진다. 인간의 모습을 닮아 있는 (아니면, 우리가 잊고 있는 모습들을 가진) 동물들의 이야기 『고양이인 척 호랑이』는 "어떤 모습이든 즐겁게 살아간다면 -"이라는 가정을 던져주고 있는 것일까.

 

 

​Written by. 리니

일러스트 에세이, 동물 감성 동화 

서포터즈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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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파사르의 주방 - 흙, 햇볕, 래디시, 그리고
크리스토프 블랭 글.그림, 차유진 옮김 / 푸른지식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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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랭 파사르의 주방』 크리스토브 블랭 / 푸른지식

 흙, 햇볕, 래디시, 그리고...

 

 

 

   제가 책을 읽는 것만큼 즐거움을 얻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음식'입니다. 아니, 저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의 행복과 힘이 음식에서 나오는 게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재료 본연의 맛과 식감을 살려 정성스럽게 요리한 식탁을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요? 때로는 푸짐한 밥심으로, 때로는 감칠맛 나면서도 색다른 요리들로 우리는 행복을 맛보게 됩니다. 그리고 반대로 자신만의 식탁을 만드는 재미도 참 쏠쏠하죠. 솜씨는 미숙해도 음식에 들어간 누군가의 정성을 느끼게 되는 건 크나큰 행복이니까요.

 

 

 

  처음 만나보는 요리 소재의 그래픽 노블 『알랭 파사르의 주방』 미슐랭 3스타를 받은 프랑스 식당 '라르페주(L'arpege)'의 일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곳의 셰프 알랭 파사르의 요리 철학과 레시피가 그대로 담겨 있지요. 그의 식탁은 채식 위주의 요리들로 가득 채워져 있고, 요리에 사용되는 채소들은 직접 농장에서 재배한다고 합니다. 재료들을 모아 색을 맞추면 이전에 만들어본 적이 없는 요리들도 실패할 가능성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합니다. 그의 주방에선 크게 소리치는 법이 없지요. 분명하고 정확하게 수정사항을 전달하면서, 그곳의 상황에 능숙하게 대처합니다.

 

 

 알랭 파사르의 이름을 저는 처음 들어보지만, 세계에서 그의 입지는 정말 대단해 보입니다. 옮긴이의 말 "현재 가장 위대한 요리사 중 한 사람, 그런 위대한 요리사들 사이에서도 존경의 대상이자 진정한 예술가라 불리는 마스터 셰프, 지난 몇 십 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식당 50개를 선정하는 목록에서 한 번도 제외된 적이 없는 (그의 식당) 라르페주." 를 보니 왜 그의 이름을 달고 이런 책이 나왔는지 알 수 있을 것도 같아요.

 

 

 

 레시피와 만화가 번갈아 등장합니다. 레스토랑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고급진 요리들의 레시피가 나오고 요리를 하는 과정이 다소 무심한 그림체로 그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레시피를 보고 있자니 군침이 도는 걸 참을 수가 없습니다. '아카시아 꿀을 넣은 보랏빛 정열'이라니!  음식에 붙이는 이름치고는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멋진 단어인데요. "색깔은 창작의 중심축"이라고 말하는 알랭 파사르의 요리 철학에 정말 잘 어울리는 요리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재미있는 요리들이 책 속엔 그득합니다.

 

 

 단, 멋진 요리들의 향연이 참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오긴 하는 것에 비해 몰입감은 조금 덜했습니다. 보기 좋은 떡을 바로 앞에 두고 군침만 흘리고 있는 느낌, 음식의 사진조차 등장하지 않아 상상력의 끝까지 경험하고 오다 보면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일러스트로 그려낸 셰프 '알랭 파사르'와 그의 요리들이라는 시도 자체는 참 좋았지만, 이쪽에 관심이 없는 분들은 조금 모호한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어요.

 

 

 

  재료 본연의 맛을 중시하는 알랭 파사르의 요리를 책임지는 농장의 이야기도 다수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농장 자체도 자연이 만든 시스템에 많은 부분 어긋나지 않게 소신껏 운영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이토록 신중한 그의 식탁이라니, 파리로 훌쩍 떠나 한번 맛보고 싶어집니다-!

 

 

 

​Written by. 리니

만화, 그래픽 노블/ 요리, 레시피.

 출판사를 통해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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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그래피 매거진 2 김부겸 - 김부겸 편 - 경계境界를 경계警戒하다, Biograghy Magazine
스리체어스 편집부 엮음 / 스리체어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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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그래피 매거진』 ISSUE 2. 김부겸 / 스리체어스

 "경계境界를 경계警戒하다"

 

  

 

 한 호에 한 인물을 소개하는 획기적인 『바이오그래피 매거진』. 1호 '이어령'편에 이어서 2호는 '김부겸'이 장식했다. 1호를 장식한 인물도 예상 가능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번 '김부겸' 편을 보고 조금은 의아했다. 먼저 말하자면, 나는 정치를 잘 모른다. 선거 때마다 반짝, 그리고 특별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반짝했다가, 곧 수그러진다. 무언가의 옳고 그름은 판단할 수 있지만 내가 원하는 세상을 그리기 위한, 틀 잡힌 생각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싫어하는 정당은 있지만, 지지하는 정당은 없다. 그렇게 소심하게 세상을 살고 있는 나에게 '김부겸'은 작년 총선에서 연예인인 딸과 함께 유세 하던 장면으로만 기억에 남아 있었다.

 

 

 

 사실, 이번 호를 받아보고선 조금 놀랐다. 한 권의 책이라면 모르지만, 한 호에 한 인물을 이야기하는 잡지에서 정치인이 떡하니 등장하다니 리스크를 감수하고 가는 게 아닌가. 대체 왜 이 인물을 택했을까. 일단은 이 사람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할 것 같다. '김부겸'이라는 인물은 정치인이다. 날 때부터 대구 토박이였지만 다른 사람들과 사뭇 다른 길을 걸었다. 호남 세력이 주류인 정당에 들어갔지만,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사람은 그까지 해서 세 명밖에 없었다. 정치하다 보니 어쩌다 들어간 한나라당에서는 평생 떼지 못할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이름표를 붙여 왔다. 안정적인 곳에서 재선을 통해 정치인생을 계속 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보수 진영인 텃밭 대구에 민주당 기호를 달고 나왔다." 그리고 낙선했다. (그러나 또다시 도전하려 한다.)

 

 

 "경계境界를 경계警戒하다"라는 제목이 붙은 이번 호는 한 인물의 인생을 통해서 전편보다도 확실하게 우리 사회를 꾸짖고 있는듯했다. 끊어질 듯하면서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고질병, 지역주의는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境界다. 보수 진영이니 진보 진영이니 중요하진 않다. 그 보이지 않는 경계가 너무나 엄격하고, 그 지역 내에서는 너무나 당연시되고 있다. 매거진 속에 무작위로 뽑아놓은 일반인들의 코멘트 - 특히 그가 총선에서 도전하고 있는 대구 시민들의 - 를 보면, 지역을 나누는 울타리가 무섭게도 두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경계境界를 기필코 뚫으려고 하는 사람이 바로 '김부겸'이다. 

 

 

 

 

 

  정치인을 다룬 만큼 중간중간에는 한국 정당의 역사와 정치 광고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리고 김부겸 같은 경계인境界人들의 목록을 적기도 했다. 1호에서도 그랬듯이, 『바이오그래피 매거진』은 누군가에겐 관심이 없을 법한 분야를 흥미로운 방법으로 전달하고 있다. 다양한 편집, 디자인의 방법으로 말이다. 눈이 참 즐겁다.

 

 이 한 권의 분량으로 그의 삶이나 인성을 정확히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가 겪어온 인생과 그가 바라보고 있는 인생이 남다르고 수긍이 가기도 한다. 정치인생을 걷는 내내, 그에게는 수많은 이름이 붙었다. DJ 앞잡이, 빨갱이, 한나라당 출신, 철새 정치인....... 이런 이름을 붙인 한국 사회의 "경계境界를 경계警戒"하면서 그는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한다. 군가는 쓸데없는 객기라고 할 도전일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에 끝까지 도전하는 용기가 멋있어 보이기도 한다. 다가올 총선에서의 그의 행보가 기다려진다.

 

  "국회의원이 직업은 아니잖아요. 특정한 시기에 부여받은 일시적 대표일 뿐이지. '국회의원을 직업으로 삼기 시작하면 초라해진다. 내가 이런 정치를 하려고 한 건 아니지 않느냐. 대구 가서 마지막 도전을 해 보겠다.' 이렇게 마누라한테 사실상 강압을 했죠." (96p, 김부겸 인터뷰 중)

  

 

- 1호, 이어령 편 리뷰.

 

 

Copyright ⓒ 2015. by 리니의 컬쳐톡 All Rights Reserved.
출판사에서 지원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덧글과 공감은 글쓴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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