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아이는 현재 초3이고 평소 책을 많이 읽혀서 역사상식이 풍부한 편이라 시험에 도전을 해보았다.
2008년 5급은 상반기에 취득했고 하반기 시험에서는 4급에 도전해 10월25일에 치렀다. 집에 돌아와 채점을 해보니 커트라인 60점을 살짝 넘는 수준이 되었다. 아이 녀석이야 넘는지 안넘는지에 따라 선물로 걸어 놓은 게임기의 행방이 갈리기 때문에 난리지만 부모의 입장에서 달랑달랑 한 것보다 좀 넉넉하게 받았더라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학년을 뛰어 넘어 괜히 시험 욕심을 부렸나 하는 반성도 해보면서 공부 하는 과정에 느낀 점을 몇 가지 정리를 해보았다.

1. 시험성격

4급은 중학 수준의 이해도를 측정한다.
이때 문제의 기준은 중학교의 교과서가 된다. 그러니 교과서를 사서 꼼꼼히 읽히는 것이 점수에는 가장 효과적이다.
문제의 난이도는 5급에 비해 좀 더 올라가는데
우선 이전에 하나의 fact를 아는지 물어 보던 단순 지식 측정 문제에서
두개 이상의 fact를 서로 연결하는 복합 측정 문제가 나온다.
예를 들면 지문을 통해 단체의 이름을 파악하게 하고 다시 이 단체의 활동을 물어보는 식이다.
두번째로 4개 정도의 사건의 선후 흐름을 물어보는 문제도 많이 나온다.
세번째는 서술형이 단답 몇 개에 더해서 장문의 서술 문제도 나온다. 최명헌과 김상헌의 입장을 정리해서 써보라는 식이다.

2. 요령

시험의 결과는 합,불합격으로 갈리고 지표는 점수가 된다.
시험 점수만을 위해 공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점수를 높이는 요령은 익혀나감이 필요하다.

교과서를 살펴보면 부모세대와 다르게 사진이 교과서에 많이 편입되어 있다.
사진과 지도를 전반적으로 이해함이 좋다. 문제 출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각 시대 마다 통치를 위한 기관들의 성격 차이를 아는 것도 필수다. 대대로 시험에 나온다. 어떤 문제는 감찰을 위한 어사대가 나오는데 처음 틀렸길래 만화에서 재미 있게 읽은 암행어사 박문수의 예를 들어 암기시켰다.
사회구조나 지리적 상황은 시대를 넘어 똑 같이 반복되기 때문에 이를 현재 삶에서 내가 체험하는 구조와 연계해서 익히면 더 편해진다.

교과서 각 장 마지막 부분을 보면 주요 질문이 붙어 있다.
이들을 물어 보아 제대로 이해 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도 좋다.

3. 그동안의 공부

처음 출발은 만화였다.
헤밍웨이라는 출판사의 한국사,세계사가 각각 40권짜리로 되어 있는 시리즈를 쭉 읽었다. 6급은 가볍게 넘어갔고 다음으로 5급을 바라보게 되었다.

한국 역사를 관통하되 만화가 아니면서 쉽게 되어 있는 책을 찾았는데 <술술 넘어가는 한국사>라는 시리즈의 다섯권을 찾게 되었다. 아이가 몇 번 보았지만 생각만큼 확 빨려들지는 못했다.

 

 

 

몰입하면서 본 책은 역시 만화인데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시리즈는 꼬박꼬박 보았다. 덕분인지 조선왕조 부근의 문제는 적중도가 높은 편이다.

 

 

야심차게 도전한 또 하나의 책은 <살아 있는 한국사 교과서> 였는데 이쪽은 실패. 몇번 보지 않고 책장위에 놓이게 된다.

이 책들을 한번 더 본다고 해서 막바로 점수가 팍팍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시험은 지식 중심의 측정이기 때문에 정확한 지식이 머리에 있는지를 보는 문제들이 많다. 거꾸로 지식이 있는지가 꼭 중요하지 않은 듯한 문제도 나온다.
이런 문제는 과감하게 포기하되 흐름 중심의 이해를 보는 것이 현재 방침이다.

특히 고대사 부분은 암기가 필요한데 굳이 머리에 많이 남지 않을 것 같아 강요하지 않았다.
현대사의 경우도 틀린 내용이 많은데 매번 침탈당하는 재미 없는 역사라 드라마와 같은 역사물로 만들어지지 못한 점에도 원인이 있다고 보인다. 반면 태왕사신기,이순신 등은 또렷히 부분분을 세밀하게 안다. 이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는 계속 고민 중이다.


기출문제는 뽑아서 풀려보았는데 따로 예상 문제집까지는 공부시키지 않았다. 너무 요령을 익히는 것 같았는데 점수를 올리려면 가장 좋은 방법은 문제집을 많이 풀고 공부 방법을 교정하면서 암기노트를 만드는 것이다.

 

4. 바람직한 역사공부

역사를 공부하는 가장 큰 효과는 과거에서 교훈을 얻는 것이다. 가정은 없다고 해도 이때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끊임없이 물어가면서 바람직한 결과를 얻기 위해 생각을 다져나감이 중요하다.
읽은 사건을 놓고 부모와 아이의 대화 시간을 꾸준하게 가져감이 좋다.

세계와의 관계를 익힌다.
역사는 크게 평온할 때와 어지러울 때로 나뉜다. 역사의 가장 기본적인 교훈은 주변이 강해지면 내가 피곤해진다라는 이치다.
그러면 내 이웃이 강해지는 이유와 내가 멈추어 서는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해감이 중요하다.
임진왜란,병자호란 등은 남북에서 밀려온 힘에 의해 발생했는데 두 나라가 강해진 이유와 반대로 우리가 강해지지 못한 이유를 다 공부해둠이 좋다.

선조도 지혜롭게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당대의 사람들이 그렇게 한 것도 다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가까운 임진왜란만 보더라도 신립의 배수진과 원균의 작전도 아무 생각없이 행동한 것은 아니다. 그들도 나름 애국의 마음으로 도전을 했지만 역량이 부족했고 치밀하지 않아서 패배를 불러왔다. 반면 이순신이나 권율의 승리는 우선 적을 정확히 이해하고 나의 전략을 짠대서 얻어졌다. 상대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포착하고 싸움을 벌여나갔다.

역사 교과서의 서술 자체가 계속 바뀐다.
현대사 부분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술을 놓고 논란이 있다.
교과서에 놓을 정도로 중요한 사건들이지만 해석이 왜 다른지를 이해해둠이 중요하다.
역사에 여백이 존재한다는 점은 공부 넘어서의 공부가 되고 막히지 않은 사고를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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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의 근본원인은 버는 것보다 많이 쓰는 사회구조다.

재정적자와 무역적자가 동시에 수천억씩 부시 정부 내내 지속되었는데
버틸만한 힘이 이제 더 이상 없어지는 것이다.
그동안은 신화로 버텨내면서 외형적으로 신용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주체들을 교묘히 엮었지만
더 이상 예전처럼 가동되기 어렵다고 보인다.

자국의 대형은행 조차 관리하지 못하고 살려내지 못하는 미국 정부를 믿고
WTO,IMF와 같은 각종 국제기구를 통해 세계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는 걸 누가 믿으려하겠나.

그 결과 나타날 것은 기축통화의 흔들림, 미국채권으로의 쏠림 현상 감소 등이다.

다음 중요한 것은 세계 곳곳에 퍼진 수출 위주의 공장 국가 - 중,일,한 - 3국으로서는
자국 제품을 소비해줄 대상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은 수출이 이제 많이 다변화되었다고 하지만 중국 경기가 결국 미국수출에 많이 의존해왔는데
- 월마트와 중국의 동맹이라는 표현 대로... - 이는 미국발 위기가 한 단계 거쳐 넘어온다는 의미도 된다.

각국 모두 성장률이 감소되면 성장성 위주로 평가된 주식, 특히 중국의 경우 심각한 고민을 맞게 된다. 2001년 9.11 테러 후 선진국 소비 감소를 내수 부양책으로 극복하려던 정책이
DJ의 카드버블, 부동산 버블을 만들어냈다.
이런 유사한 신용 증가를 통한 소비 증대 부양 정책을 중국정부는 충분히 할 수 있다.
단 그동안 장기간 축적해 놓은 부를 털어 내어 놓아야 하니 이것이 고민이리라.

미국의 신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라크 전쟁 중단이다.
로마 제국 말기에 과도하게 팽창된 국경선을 방어하려 막대한 국력을 소모하며
결국 제국이 소멸했듯이 미국이 현재 가지고 있는 위기도 유사하다.
3대 악의 축이 다행히 이라크 하나에서 끝났지만 이란, 북한으로 확대되었다면 결과는 어떠했을까?

월가에서 순식간에 쏟아져 나오는 수십만명의 실업자 덕분에 뉴욕의 경기도 예전 같지는 않으리라 보인다.

사회적으로 보면 미국으로 이민자를 대거 받아들이자는 그린스펀의 주장도 재미있다.
투자이민이 주가 되는데 젊은 활력이 더 넘쳐야 미분양 주택난 해소가 이루어진다는 부언이다.

한국 입장에서 보면 이명박 정부가 헤쳐나가야 할 고민이 과거 정부 보다 훨씬 난이도가 높다는 점을 알게 된다. 현재 상황을 놓고 비판하는 사람도 많지만 역으로 노무현 비슷한 사람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나으리라 생각된다.

인사상 난맥은 경험을 통해 풀어가야 하는데 강만수 논란은 차지하고 최근 임명된 산업은행장이 리먼 브라더스 한국 지점장 출신이라(사실 한국지점장이라고 해도 본사 기준으로는 아마 부장 정도 급이리라) 실제 리먼을 인수해서 폭탄을 통째로 떠안을 뻔 했다고 한다.
오륀지 발음하면서 한탕주의로 단기 성과를 내려다가 사고 터지면 나몰라라 하는 그런 인사가 아니기를 정말로 바라지만 혹시라도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과감히 정리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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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한 사람들

추석 연휴 잘 보내던 한국을 월가의 소식 하나가 강타해버렸다.
리먼 브라더스라는 잘 나가던 투자은행이 파산했다는 뉴스였다.
한국으로 비유하자면 IMF 때 한일은행 등 대형 은행이 몰락하던 사태와 비슷하다.

막대한 파급효과가 이어지는데
멀리서 머리에 스치는 책들은

바로 이 책이다..
국가 디폴트에 놓인 한국을 비롯해 여러나라가 오자 지원을 거부하면서 모럴 해저드를 냉정하게 내뱉었던 미국 재무부장관 루빈. 자기 나라의 위기에서 그는 어떤 말을 하는지 궁금하다.


다음은 이책. 제목만이라도 관심 두어주시기를...

 

 


짐 로저스 <어드벤처 캐피털리스트> - 그린스펀과 클린턴은 사상 최대의 버블을 만들고도 무책임하게 있다. 전쟁은 엄청난 파장을 만들것이고 약달러는 필연이다...

 

 

월가의 투자은행들 실상을 잘 알려주는 이 책은 매우 중요하다.
결국 하나의 메시지를 가지게 된다. 다들 초과수익을 원하는데 땅파서 그냥 금이 나오지는 않는다. 모두가 원하는 초과수익의 탑은 결국 무너지게 마련이다. 헤지펀드에 대한 버핏의 오랜 경고가 머리에 들어온다.

 


 리처드 던컨 <달러의 몰락,세계 경제의 몰락> - 달러가 약해지면 세계경제가 어떻게 불안해질 것인가 ..

 

 

말고도 많은 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일하지 않는 베짱이 나라 미국이 개미 나라인 중국과 앞으로도 호혜적인
관계를 가지고 살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주장을 담은 책 등. 
세계경제는 아주 얇은 실과 같은 신뢰에 의해 서로 엮여져 있다.
각자가 마음을 닫아버린다면 빠르게 예전의 대공황 이후 사태까지 이어질수도 있다.

현재의 리더인 미국이 자기 중심을 회복하고 제국으로서의 오만 보다는 일한 수준에 맞는
대우를 받도록 위상 재정립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돈만 소모하는 이라크 전쟁을 어떻게 명예를 지키면서 중단 할 수 있는지,
북한과의 타협을 마무리 할 지 등이 중요하다.
오바마일지 매케인일지 미국의 선택은 더욱 중요해지지만 그 결과는 매우 오랫동안 위기에 놓인 국제관계에서 큰 파장을 만들어낼 것이다.

한국에서도 MB에게 불만이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현재의 하강세는 경영자 출신 대통령 한사람이 금방 해결해낼 수 있을 만큼 손 쉬운 수준이 아니다. 중국의 경우 부동산 하락세는 부동산개발업자들이 30%씩 분양가 하향할 정도로 심각하고 그 후속 여파 또한 만만치 않다.
노무현 시절 부풀려진 거대한 버블이 과연 무조건 온전할지 그렇다고 이를 터트려 일본처럼 장기 불황으로 가지나 않을지 등 경제운용은 미묘한 문제가 많이 있다.

막연한 기대도, 맹목적인 지지나 비판도 다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래 싸움속에서 살아남으려면 현명함을 더 갈고 닦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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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까지 보았던 배트맨 영화 중에서나 근래에 미국에서 나온 영화 중에서 가장 여운을 많이 남기는 작품이다.
많은 헐리우드 영화들이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서 볼거리를 만들어 관객에게 선물한다.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영화는 그 순간 짜릿함을 주지만 나와서는 거기가 끝이다. 예를 들어 아이언맨의 경우 액션을 중심으로 한 볼거리와 테크널러지는 있지만 그것에서 멈춘다.
반면 메시지를 담아 머리를 자극하는 영화는 여운이 길게 남는다. 특히 인간의 본원적인 문제들 가령 선과 악에 대한 고민 등을 다루면서 숙제를 남기는 작품들도 있다.
이번 배트맨은 분명 액션과 볼거리가 뿐만아니라 메시지로서도 좋은 값어치를 한다.

영화가 배경으로 도시는 여전히 고담(Gotham), 뉴욕의 어두운 단면이다.
그리고 이 도시를 잘 들여다보면 미국 전체가 보인다. 특히 9.11 이후의 미국의 어두운 면들이 극적으로 부각되어 있다.
처음에는 비극적인 잔혹함이 다음에는 풍자적인 우화가 나타나고 마지막으로는 여운이 남는데 그 속에서 우리가 읽어야 할 것은 작가가 전달하려는 메시지 일 것이다.

매번 반복되는 시리즈에서 전작을 넘어서기 위해 감독들은 고민한다. 주인공을 한번에 업그레이드 시키기 어렵다면 방법은 그가 놓인 과제의 어려움을 바꾸게 된다.
이번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은 오히려 악인의 역할을 한 조커다.
그의 잔혹함은 차지하고 정말 뛰어난 점은 머리 싸움과 비전이었다.

이번 영화의 주인공 조커는 동네의 조무라기 깽단과는 질이 다르다.
그가 구사하는 방법을 보면 심리전의 대가라는 점을 잘 알 수 있다.
경영과 관련해서 사람을 움직이는 기술이 가장 뛰어난 기술이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내편이 아니라 적을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기술이야말로 최고로 쳐야 한다.
그런데 이번 주인공 조커는 이 분야의 정말 대가다.

그가 상대하는 반대편의 리더들인 배트맨과 검사 그리고 경찰들과 이를 둘러싼 일반 시민들까지 거대한 집단을 어떤식으로 자극하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상대편은 게임의 끝에 거의 다다를 때 까지 아니 게임이 끝나는 순간까지도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

이런 악인이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산더미처럼 쌓인 돈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더 어렵다.

그는 교묘히 각종 사람들의 심리를 활용한다. 빚이 많은 경찰관들이 어떻게 넘어가서 자기편이 되는지를 알고 이를 활용해 조직들을 빠르게 부패시킨다.
그런데 이 정도는 매우 작은 약과다.

각종 이벤트들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준다. 그의 경고가 실현될 때 마다 사람들의 공포는 업그레이드 되고 그 결과 점점 그의 의도대로 놀아나게 된다.

테러의 위협을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사람들은 점점 테러리스트가 원하는 방향으로 되어 간다. 즉 지금이 가장 긴급한 상황이라는 명분으로 각종 긴급한 조치를 취하게 된다. 생명의 위협에 따른 긴급 피난이라고 하는 명분을 통해 점점 평소에는 가지 않던 길을 서슴지 않고 선택한다.
그 과정에서 전통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지켜오던 여러 제도적 장치들이 어떤 것은 붕괴되고 어떤 것은 무력화되어 버린다.

선거를 통한 자치, 법의 적용에 의한 만인에게 공평한 기회부여, 언론을 통한 참여 등 민주주의를 지탱하던 여러 제도들이 순식간에 몰락하면서 가장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회가 추락해버린다. 이기심과 공포만 남은 얼굴들 따를 리더를 잃어버리고 가치를 잃어버린 사회의 모습이 그것이다.

그러면서 조커의 의도가 서서히 드러난다.
악이 진정 원한 것은 자신의 복제였다. 상대를 괴롭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을 닮게 만드는 것이다.
인간의 가장 큰 소망이 오래 사는 것이고 그 다음은 자신을 무엇으로 남기느냐이다. 자식을 남기는 것도 아니고 영생도 아닌다면 자신을 닮은 존재를 남기는 것이야말로 영원히 사는 길이다.

원래 세상의 선악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선이라고 극단적으로 내세우던 가치도 잘 못 방향을 잡으면 악과 별다르지 못 하게 된다. 그런 이치를 조커는 예를 직접 만들어가면서 보여주는 것이다. 왜냐고? 사람들에게 리더를 불신하게 만들어 가야 할 방향을 잃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 함정에 배트맨이 빠지느냐 빠지지 않느냐는 것은 어려운 숙제가 된다.

그러면 이것은 누구에 대한 비유일까?
바로 미스터 조지 부시다.
그는 알고 보면 선하고 신실한 기독교인이다. 덕분에 수많은 선하고 신실한 기독교인이 그를 지지하기 위해 과감히 투표장에 나와서 표를 모아주었고 그는 재선에 성공하였다.
그 결과는 아름다울까?
미국은 9.11 이후로 점점 테러리스트에 닮아가고 있다. 이라크 전쟁의 명분이 어디갔는지는 이제 아무도 묻지 않지만 결과는 매우 참혹하다. 관용이 없어진 나라, 자신의 위기 상황만 강조하면서 각종 합의를 파기 하는 나라, 그러고서도 손에는 막대한 힘을 보유하기에 위험해진 나라. 이것이 바로 미국인데 이는 단지 외부의 테러리스트 한 둘의 폭력만으로 만들어질 수는 없다.
정말 자신을 몰락시킬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역시 조커에 대한 비유는 빈 라덴이 될 것이다.

부시와 그가 이끄는 미국을 자신과 닮게 만드는데 거의 성공해가는 빈 라덴의 행보가 여기 영화속의 조커에 잘 투영 되어 있다. 비아냥과 함께.

물론 영화는 거기에서만 그치지는 않는다. 다른 한편으로 가장 어려운 속에 놓였어도 인간은 희망이라는 또 다른 창구를 잊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속에서 소위 사회적 게임이 하나 시도되는데 다 보여주면 스포일이 되기에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겠다. 통념을 벗어나기에 한번 관심 있게 보아주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화는 영웅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는다.
어느 사회든 영웅은 필요하다. 대다수 사람들이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길을 찾지 못 하기 때문에 리더로서의 영웅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진정한 영웅의 길은 거기에 있지 않은지 모른다. 오히려 반대편 다들 시끄러울 때 조용히 생각해보자고 하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흑인 오바마를 오늘 미국의 대통령 후보로 까지 만든 것은 거대한 변화다. 주류 사회의 전통적 가치로는 도저히 이해되지도 납득되지도 않는 현상이지만 이것 또한 하나의 흐름이다.

영화 마지막의 여운과 이 흐름과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선과 악, 우리의 현실에 대해 깊게 고찰하도록 만드는 작품이라면 충분히 관심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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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마음 편하게 요즘 한국 영화 축 쳐졌으니 영화인들 기운 살리자고 한번 봐 줄수도 있고
청순한 우리 수애씨 변신하는 모습 따라가면서
아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고 했는데
아내는 약해도 그 속의 무엇인가 여인의 모습은 강하구나 하는 느낌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작고 약한 시골 여인이 주인공입니다. 남편이 우연찮게 군대에서 사고를 치는 덕에 멀리 월남이라는 공간으로 날아가버립니다. 그리고 그 남편을 따라 이 여인은 멀고도 험한 길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녀의 시선을 통해 우리는 70년대로 뛰어들게 됩니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전장터입니다.
총알이 날라다니고 바로 옆에서 폭탄이 터지면서 젊은 청년들이 무수히 죽어갑니다. 바로 그렇게 죽음이 난무한 공간이기에 우리는 더 더욱 삶이란 무엇인지를 묻게 됩니다.

참, 영화속의 리더들은 참 훌륭했습니다. 한국군 중령,대령이든 아니면 대위든간에.. 그리고 미군도 훌륭했고 삶과 죽음이 오가는 곳에서 그 리더들은 하나 같이 독특한 멋을 가졌습니다. 자상하기도 하고...
그런데 그들끼리는 왜 그렇게 목숨 걸고 싸워야 하는지 참 어려운일입니다.

이렇게 여러 진영의 군대를 이끌고 있는 리더들은 대부분 수애씨에게 잘 해줍니다. 베트남의 노 아저씨도 매우 훌륭했습니다. 다들 수애씨를 인정해주었죠.
왜 그런지 곰곰히 따져볼까요?

전쟁터라는 공간은 기본적으로 죽음이 가득한 곳입니다.
남성들의 세계는 그렇게 잘못태어난 죄 덕분에 목숨을 걸고 투쟁해야 합니다. 그렇게 싸워서 얻을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일까요? 영화에서 그 내용은 돈으로 대표되는 물질주의를 표현해주기도 합니다. 절대로 아름답지는 않게.
남자의 반대는 무엇입니까? 여자입니다. 여자는 남자를 낳아주었고 또 남자를 위해 자식을 나아서 존재의 영속성을 보장하기에 남자 보다 위대한 존재입니다.
매일매일의 성과가 삶을 얼마나 잘 줄여갔는가로 측정되는 남자들에 대비되어 삶을 늘려가는 여자는 얼마나 위대한 존재입니까? 평소가 아니라 전장이기에 그들은 더 이를 절실히 느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들 사이를 수애씨에게는 하나 더 큰 무기를 갖고 다가갑니다. 바로 노래죠.

전쟁이라는 죽고 죽이는 잔혹한 공간속에서
서로 다른 여러 집단들, 한국군,미국군,베트남인민해방군 등 사이를 오가며
모두의 마음을 열어주는 노래 솜씨는 정말 뛰어납니다.
이 작은 여인 한명이 이 모두의 마음을 움직이죠...

1차대전의 우매함을 그린 스탠리 큐브릭의 걸작 <영광의 길>에 보면
맨 마지막에 프랑스 군 진영으로 붙잡혀온 독일 소녀의 노래를 들으며
다들 슬픔에 잠기는 장면이 나옵니다.

노래는 서로 적대하는 진영을 넘어서 모두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의 환희의 찬가를 공동체의 상징으로
활용하듯이 이 작품에서도 수애씨의 노래 더해서 춤은 많은 불쌍한 목숨들을 움직여갑니다.

노래는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일에 지친 군인에게 활력을
쾌락을 원하는 미군들에게는 섹시함을
그렇지만 가장 깊이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는
삶의 고뇌에 가득찬 많은 다수의 사람들에게 던져지는
<님은 먼곳에>가 아닐까요?

전장에 놓인 젊은이들에게 님은 멀리 있는 연인 아니면 부인일수도 있고 또 어머니일수도 있습니다. 전장을 지키려고 싸우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그 님은 바로 자신의 동료,이웃주민 그리고 계속 후일을 키워가야 할 어린아이들일수도 있습니다.
작은 토굴에서도 아이를 가르치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그렇기에 그 노래는 하늘위의 헬기에서도 땅 속의 토굴위에서도 깊게 퍼지면서 모두의 마음을 열어 준 것 아닐까요?

그 님을 꼭 남편이나 특정한 인물로 놓지 않을 수 있다면
우리는 많은 다양한 감정을 가질 수 있으리라 보입니다.

스필버그가 <라이언일병 구하기>에서 무수히 많은 죽음을 보이고 나서
그 속에서 한 대상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삶이란 무엇인가 역으로
죽음의 가치는 또 무엇인가 물어갔듯이 영화는 우리에게 생각을 오래 오래 남깁니다.

이 작품도 수애가 써니가 되면서 길게 길게 걸어가는 과정을 통해
사랑이 무엇인지 노래가 무엇인지 죽음 속에서의 삶이 무엇인지 찬찬히
우리 가슴속에 물음을 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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