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초대를 받아 SERI CEO 조찬행사에 참석했다. 
신라호텔에서 열리고 아침밥도 잘 주고 좋은 강연들려준다기에 간다고 했는데
시작시간은 7시.
가보니 역시 아침형 인간분들이 많았다.
별로 피곤한 기색도 없고 다들 조는 사람 없이 귀 쫑긋하면서 강연에 귀를 기울인다.
평소라면 별로 귀에 들어오지 않을 <천문학..>

그런데 듣다보니 몇가지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룡과 원시인이 싸우는 장면은 다 거짓말이라고.
이들이 같은 시대에 공존한 적은 한번도 없다고.
태양이 매우 느리게 진화한 덕분에
지구에서도 수십억년 동안 생물이 진화할 수 있었다고.
이건 매우 큰 행운이란다.
빨리 커지는 별이 빨리 붕괴한다고 한다.
이건 기업에도 적용되는 이치인데.

강의 중 1만원짜리가 화면에 비추어지더니 천문대가 close-up 되더니
이게 바로 강사님이 일하는 곳이라고 한다.
앗 돈에 박힌 건 다 위인과 주요업적인데 여기에 일하는 공간이 들어가더니 얼마나 영광.

다 듣고 보니 우주의 거대함에 비하면 내가 하는 고민이 얼마나 왜소한지
새삼 느낌이 왔다.
오래가는 생각을 남기려면 문제를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되나보다.
이제부터 나도 저 멀리 우주에서 바라보도록 노력할까나..

강의장을 가득메운 예의바르고 학구열 높은 CEO분들에게서도 인상은 정말 깊이 받았다.
작은 테이블에도 모 대기업 사장님들이 여러분 계시다 보니 긴장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나이가 젊으면서도 배워보고 인맥도 잘 걸어보겠다는 보다 절은 분들도
여럿 있어서 그나마 위안.

역시 세상의 사람은 둘로 나뉘나 보다.
배움을 멈춘사람이 한 부류, 배움을 멈추지 않은 사람이 또 한 부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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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아는 선배에게서 연락이 옴.
사는 곳은 미국 Texas의 달라스,
일하는 곳은 미대륙 전체, 아무데나 날라감.
하는 일은 IT 컨설팅(SAP)

반가운 마음에 이런 저런 이야기하다가
언제를 정년으로 보냐고 하니까
답이 무려 60세.

우와 하고 놀람.
한국은 벌써 사오정인데.
삼성만 하더라도 50넘은 부장은 거의 찾기 어려운데..쩝.

이 선배가 충고하는 말이.
나이를 잊어라.
요즘 자기가 뛰는 프로젝트 PM은 다 나이가 어리다.
때로는 한참.
하지만 연봉은 자기가 훨씬 많다.

두번째는 hands-on 경험을 유지해라.
수십년간 쌓인 노하우를 그 사람들은 인정해준다.
PM은 바뀌어도 자기만큼 그 분야에서 오랜 경험 쌓은 사람은 없다.
동양인으로 이 나이까지 white color로 그것도 전문직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더라.

괜히 엄하게 출세한다고 관리직으로 나갔다가
줄 제대로 안잡히면 중간에 나가떨어져 할일도 없다.

이 선배 만나기전에 국내 유수한 통신기업 사람을 만남.
그곳에서 최근 수천명 명퇴를 했는데
40대초반에도 부장이 되었다가 이번에 명퇴한 사람도 수두룩 하다고 함.
그런데 아쉬운 점은 이 회사는 이미 30대에 실무를 놓아버린다는 점.
잘하는 외주관리는 잘함.
하지만 외주관리를 아무리 예술적으로 한들.
비용절감과 아이디어 훔치기는 하지만
스티브 잡스처럼 종합적인 예술로 창의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움.

오히려 공룡이 되어서 주변에서 일해주는 것 위에서 자기 밥그릇 챙기고
심하게는 젊은 사람들 아이디어 방해하고, 협력사 갈길 막고...
이러다가 오늘 이꼴이 된다고 보임.

결론은 기본으로 돌아가자.
새로운 생각과 제품을 내손으로 직접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일은 끊임없이 다가온다.
반대로 물러서서 편하게 살려고 하면 금방 목덜미 잡혀서 밀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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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0-03-19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 60... 이 놈의 땅에서 개인의 노력만으로 달성 가능한 정년인가 회의도 해 보지만... 그래도 새겨들을 이야기네요.

사마천 2010-03-19 22:24   좋아요 0 | URL
조선인님도 놀라우셨죠?
물론 저도 많이 많이 놀랐습니다.
기본조건으로 영어에 존대말이 없다는 점,
서로 업무 이외의 영역에 대한 무리한 push가 적다는 점이 작용한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깨달음은 선배의 경우 매니저로 나갈 것 아니면 실무를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한다는 대원칙이 몸에 배여 있었습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승진에 과도하게 매랄려서 줄잡으려고 노력하지만 그 줄이 끊기는 순간 그냥 추락해버리죠. 이게 서글픔입니다.
 

상해를 다녀왔습니다.
3박4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꽤 인상이 깊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도시라 많이 알려지기도 하고 덕분에 기대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 기대를 안고 직접 눈으로 보니 결코 기대 보다 못하지 않았습니다.

황포강의 크기는 한강보다 약간 작은 듯 하지만 그래도 예상보다 컸습니다.
그 오른쪽인 금융중심가의 마천루나 왼쪽인 외이탄의 조계시절 유적 모두 인상 깊었습니다.
물론 둘 다 공통점이 있습니다. 중국 땅 안에 들어온 서양입니다. 외이탄이라는 강제로 빼앗은 지역에 자기 식대로 멋을 잔뜩 부려 만들어 놓은 건물들이 있습니다. 무려 150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키워진 이곳들은 지금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강 건너를 보고 있습니다.
건너편에는 외이탄 보다 훨씬 높은 정말 마천루라는 느낌이 확 다는 건물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나라 마다 하나씩 가장 높게 세우는 방송탑이 이곳 상해에서는 동방명주라고 이름지워져 있습니다. 진주 구술이 중간 중간에 달린 듯한 뭔가 키취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건물입니다. 그 옆에 있는 건물들도 다양한 모습을 하면서 엇비슷한 높이로 세워져 있습니다. 인상 깊었던 점들은 미학적으로 이들 건물이 훌륭하다는 점입니다.
최근 공자라는 작품도 마찬가지인데 영화 하나 만들어 보라고 하면 느려터지고 색깔 없으면서 시간만 길게 늘려놓는 중국의 문화수준을 알기에 건물의 외형은 놀라운 결과물이었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 물어보니 이들 건물은 다 전세계 최고의 명작가들의 솜씨라고 합니다. 한국에도 비슷한 작품이 몇 들어왔지만 여러 제약 때문에 제대로 솜씨 발휘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청와대 경호문제로 만들어진 고도제한 그리고 옥상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공군 시설 등등에 의해 서울의 고층건물가는 마천루라 부르기는 어렵습니다.
높이도 상대되기 어렵지만 실제 건물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도시의 모습 또한 상해의 푸동에는 꽤 떨어진다는 느낌입니다.
전에 북경을 가보았을 때는 달랐습니다. 서양식 4각 몸뚱이 위에 갑자기 왠 중국식 건물 지붕을 씌워놓은 통에 이건 왠 양복에 삿갓 하는 웃음을 참기 어려웠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푸동의 모습은 여느 서구적 도시 보다 못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현대적이죠.

중국이 커다란 조계지를 내어 주고도 잘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땅이 크고,사람이 많고 자원도 많않겠지만 무엇보다 인내심이 깊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참고 또 참고 기다렸습니다. 그냥 기다리기만 한 것이 아니라 하나 하나 배울점을 찾아보았습니다. 물론 침탈에 대한 1차적 반응은 보수였습니다. 내 것이 훌륭하단 말야 하면서 청조의 위정자들은 굳게 문을 잠그고 현실을 외면하려 했습니다. 그들에게 상해는 무척이나 먼 도시였죠. 반면 이곳에서는 마구잡이로 들어온 양인들에게서 배울점을 하나 하나 찾아보자는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처음에야 무기,외모 등에 관심이 가지만 점차 그들의 힘의 원천에 대해 궁금해지고 그 가장 근저에 있는 근대의 정신세계에 호기심을 집중합니다.
덕분에 상해는 손문,장개석을 중심으로 한 국민당의 발원지가 됩니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아예 한 단계를 뛰어 넘어 가장 모던한 사상으로 갑시다라고 주장하는 일군의 이상주의자도 살림을 차립니다. 지금 신천지라고 불리는 모던 카페 거리의 뒤편에는 공산당 1차 대회가 열린 장소가 있습니다. 하긴 이상을 쫓는 사람들은 그들만이 아니었죠. 거기서 다시 조금 더 발을 움직이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와서 다양하게 움직이며 각자 다양한 꿈을 꿀 수 있다는 매력이 상해에는 있었습니다.
중국이 외부에 수출한 주요 품목이 종이,화약,나침반에 더해서 도자기,비단이라면 반대로 수입했던 두 가지 주요 품목은 바로 불교와 공산주의였습니다. 둘 다 논리적 엄밀함에서 중국에 급속한 충격을 주었고 중국인들은 이 옷을 자기식에 맞게 바꾸어 입게 됩니다.
공간적으로 넓고 시간적으로 길게 보기 때문에 그들은 처음의 열광에 깊은 사색을 더해 결국은 내 방식은 이거야 하고 내어 놓게 됩니다. 중국식 공산당이 소련식 도시 중심의 혁명에서 전환한 점이나 일찍 추진한 개혁개방으로의 방향 전환 등 모두 이러한 사고 방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겠죠.

물론 그들의 실험이 모두 깔끔하게 진행되는 건 아닙니다. 한 편에서는 마천루가 보이지만 약간 시선을 낮추면 아주 아주 낡은 건물들이 나타납니다. 100년은 넘은 듯한 인상을 주는 주거용 싼 건물들도 꽤 있었습니다.
마천루, 조계지역, 모던한 카페거리 그리고 예원을 중심으로 보존된 전통거리 등이 그리 멀지 않은 공간에 모여 있습니다. 여기서 약간 발을 움직이면 아파트 촌이 나타납니다. 그 공간은 저에게 꽤 충격이었습니다. 40층은 넘을 듯한 높이도 높이지만 규모가 한국의 가장 큰 아파트 단지 중 하나였던 압구정 현대의 몇 배가 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 아파트들은 아직 그렇게 고급스럽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건축양식은 멋 부린 흔적이 있습니다. 분당 정자동 주상복합 단지를 보면 상떼빌 등 건축물들이 서구적 스타일로 만들어졌는데 이곳 아파트들은 보다 오래되었지만 이런 모양새를 자연스럽게 이미 오래전에 취하고 있습니다. 역시 조계지의 서양건축을 꾸준히 관찰하면서 길러진 미적 안목은 무시하기 어려운 가 봅니다.

그 한 귀퉁이에는 카르푸가 턱 하니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아 이거 역시 규모가 다르구나. 북경 자금성,이화원을 볼 때 느낌과 똑 같은 느낌이 확 밀려옵니다. 신세계 정말 제대로 사업하는거야, 여긴 게임의 양적 규모가 달라지는데 말이야 하는 식의 물음이 스쳤습니다. 한국보다 더 큰 규모가 작용하는 공간이고 외국의 문물에 적극 개방적이라면 토종 고객에 특화전략 하나 개발해 월마트 밀어냈다고 자랑하지만 여기 중국에서의 싸움을 다를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대규모의 자본이 일시에 필요하고 더해서 세계에서 가장 모던 한 것을 원하는 중국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야 한다는 점은 역으로 쉽지 않은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한국에 돌아와서 확인해보니 신세계의 중국 사업은 아직 고전중이라고 합니다.

다시 발걸음을 돌려 황푸강의 야경을 잘 보여준다는 유람선으로 갑니다. 전기가 남지는 않을 터인데 정말 아낌없이 쏟아부어 건물 외벽을 현란할 정도로 만들었습니다. 오가는 1시간 가량 양쪽을 번갈아 보는데 눈이 무척 즐거웠습니다.
낮에만 보았다면 느낌이 또 달랐겠죠. 더 약했을 겁니다.
상해의 야경을 잘 다룬 영화 중 하나는 최근 톰 크루즈가 주연한 <미션 임파서블3>였습니다. 이 작품을 보고 와 하는 느낌을 가지면서 상해를 꼭 가보자고 했는데 정작 이 영화는 중국에서 상영금지였습니다. 이유는 화려한 건물 다음의 장면이 아주 아주 낡은 촌동네가 나옵니다. 좁은 뱃길 주위에 늘어져 있는 작은 집들이 무척이나 낡아보였죠. 덕분에 앞의 장면과는 완전히 대조되었기에 인상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한데 이 대목에서 중국 공산당이 발끈했다고 합니다. 상해의 모던한 발전상을 보여주어 위신을 높이고자 특별 허가도 해주었는데 왠 촌동네냐고 화를 냈죠. 일면 타당한 분노입니다. 이 촌동네 장면은 영화에서는 상해 지역이라고 나오지만 사실은 몇시간 가야되는 서당이라는 지역에서 촬영되었습니다. 그 서당에서도 가장 전통 보존된 낡은 구역입니다.
그런데 이곳 또한 지금은 영화 덕분에 관광지가 되어버렸습니다.
한쪽에서는 상영금지 다른 한쪽에서는 관광상품화하는 걸 보니 예전 조계지를 둘러싼 중앙과 지방, 보수와 진보의 모습이 고스란히 나타나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저런 지역을 포함해서 무려 15곳의 관광지를 3일만에 돌아보니 몸은 꽤 피곤했습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무척 자극을 주는 여행이었습니다. 제가 2003년 북경에서 보던 모습하고도 또 달랐고 남과 북의 차이도 얼마간은 느껴졌습니다.
항주로 가는 고속도로는 정말 커브 하나 찾기 어려운 일직선의 도로였습니다. 이런 개활지에서는 아무래도 권력의 중앙화가 가능해졌겠죠. 반기를 들어도 숨을 공간이 마땅치 않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한국 전체를 합친 것 보다 훨씬 큰 나라들을 이루고 사는 게 가능했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이곳을 가도 저곳을 가도 거리를 메우는 건 무수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을 다 한방향으로 몰아가는 건 중국공산당 정부입니다. 과거 박정희 때 다른 잡념은 사치이니 우선 생계부터 해결해보자는 드라이브가 이곳에서도 그대로 작용합니다.
물론 이 방식도 효율성이 높습니다. 아까 언급한 대규모의 아파트 단지는 도시계획과 땅의 강제 몰수 및 재분배가 아니었다면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규모입니다. 쪼개진 권리를 하나 하나 설득하고 매수하고 재건축 한다고 하면 도시는 아주 작고 색이 다양한 천조각을 이어 만들어지는 누더기 옷이 됩니다. 한국에 돌아와 남산을 순환하면서 내려다 본 모습이 그렇습니다. 반면 중국은 일거에 이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단일한 목표로 성큼 건너뛰어 갑니다. 그러한 체제의 효율성은 놀라운 결과물들을 단기간에 만들어내게 됩니다. 도시계획 하나에서만도 보여지는 개방성,효율성,속도 등이 사회 전반에 작용할 때 어떠한 결과가 나올까요? 지금 보여주는 8% 성장율을 10-20년 반복하게 되면 일본도 미국도 따라잡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 한국 입장에서는 최대의 무역 파트너가 중국으로 변해버린지 여러해가 지났습니다. 그 중국의 물건을 사줄 곳은 물론 미국입니다. 미국,중국,한국,일본 등 여러나라가 서로 얽힌 이 그물 같은 세상은 우리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월가의 기침이 상해의 도시 움직임에 영향을 주고 이 두 거인이 기침을 하면 한국은 얼어 붙어버립니다.
08년 말 전세계 위기를 이기는데 중국의 부양책이 정말 정말 커다란 역할을 하였고 거기에 따라 발언권도 쎄졌죠.
그런 세상속에서 앞으로 살아가는데 중국공부를 더해야 하겠구나 하는 감상을 가지면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게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숙제로 한자 자격시험을 합격하면 다시 오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물론 저에게도 숙제를 냈죠. 중국 공부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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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8 0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08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연말 송년 모임 2탄 – 회사고르기, 인생일대의 쇼핑 # 2

송년모임을 하다 보면 진로를 가지고 고민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회사를 옮기는 사람, 아예 회사생활을 접고 공부를 더 하는 경우도 보기도 하고 개인사업으로 진로를 바꾸려는 사람 등 다양한 경우를 만나게 된다.

소신을 가지고 한길을 꾸준히 가려는 사람이면 격려를 하게 되고 한편 부러움을 가지게 된다. 반면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닌 길을 가려는 사람을 보면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회사를 고르는 일은 성년 이후에 맞는 일생 일대의 쇼핑 중 넘버 2에 해당된다.
넘버 1은 뭐냐고? 결혼이다.

회사를 고른다는 건 돈을 번다는 말과 의미가 무척 다르다.
돈만 보고 벌려고 하면 장사도 있고 자산운용도 있고 앵벌이도 있고 다양한 길이 있다.
그러기에 회사를 돈만 보고 다닌다고 하면 굉장히 큰 오산을 범하게 되는 것이다.
회사 생활의 포인트는 1번이 성장이고 2번이 안정성이다.

개인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선행조건으로 회사가 성장해야 한다.
회사가 급속히 사업을 팽창할 때는 개인은 자연스럽게 많은 기회를 가지게 된다.
그럼 회사의 성장을 가져오는 요건은 무엇인가?

바로 오너와 CEO의 운과 능력이다.

이 말은 매우 중요하다.
운이 나쁜 동네에서 아무리 설쳐봐도 노력 대비 적은 성과에 아쉬움을 가지게 될 뿐이다.


그럼 이 말을 비틀어보자.

세계 최고의 부자인 워렌 버핏의 투자철학을 잘 설명한 책이 한 권 있다.
내가 무척 좋아하는데 그 책의 제목은 “나는 사람에게 투자한다”다.
버핏이 재무제표를 파내는 무서운 힘과 기억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는 부차적인 능력일 따름이다. 재무제표는 결산의 결과고 회사의 활동이 잘 되지 않으면 아무리 수치적인 집계를 해보아도 별로인 결과가 나올 뿐이다. 기업의 활동은 전쟁인데 그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승리의 요소는 무엇일까? 바로 장수이고 기업의 입장에서는 오너와 CEO가 된다.

1류기업,2류,3류를 나름 두루 경험해본 입장에서 보면 1류기업을 다니면서 가장 큰 행운은 1류의 자본으로 1류의 지휘관 밑에서 1류의 인재들과 일한다는 점이다.
반면 기업의 등급이 내려가면 지휘관도 별로 동료도 별로, 자본의 도덕적 품성도 별로가 된다.

앞서 동문회 이야기를 했는데 동문회에는 삶의 유형이 다른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 중 개인으로 사업하는 사람들의 경우를 보면 동창인데도 이익을 보는 관점이 박하고 관계에서 자신 쪽으로 플러스를 빨리 내려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이런 경우는 피곤하다.
대기업의 기술, 인맥 등을 어떻게든 끌어내 자기가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하고 심지어 기회를 가로채기도 하면서 이익을 나누는데는 박하다.
가만 지켜보다 보면 한심하기도 한데 어쩔수없다. 개인기업에는 안정성이 적기 때문에 당장 하루 하루 먹고 살기 박하다. 먹고 사는 문제가 급한데 무슨 체면이 필요하겠나라는게 이들 대부분의 마인드가 된다.

1류와 개인의 사이를 보면 2류와 3류가 나오게 된다.

그래서 다시 투자의 관점으로 돌아가보면 기업을 고를 때 주식투자하는 마음으로 해라. 박성득이라는 주식고수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일식집 창업을 하는 과정에서 정말로 세세하게 조사하는 것을 보게 된다.
기업에 입사하는 일은 자신의 기회와 시간이라는 엄청난 불가역적인 자산을 투자하는 일이다. 그냥 아무렇게 사고 잘 되게 바라는 도박꾼의 마음으로 행하면 절대 안된다.

참고로 CEO에 대한 이해 능력은 그냥 쉽게 얻기는 어렵다.
투자 할 때 참조할 대표적인 공식 자료인 애널리스트의 리포트를 아무리 보더라도 CEO의 품성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는다.
이게 결정적인 애널 리포트의 한계다.

마찬가지로 기업을 분석 할 때 취업준비생이 공식적인 자료만으로 파악하고 이제 되었다고 하는 건 아주 아주 한계가 많은 미흡한 행동이다.

그럼 CEO를 고를 때는 어떤 사람을 보아야 하나?

명품 CEO는 문제해결력이 좋은 사람이다.

기업을 운영하다보면 정말 개똥 같은 문제들이 위로 몰려온다.
그런 문제를 피할수도 없고 쉼없이 해결해나가야 하는 존재가 바로 CEO다.
또 하나 고를 때 중요한 점은 돈주인이 돈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지 여부다.

주주로서 보면 배당을 주는지 주주를 속이지 않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투자 고수 이야기로 돌아가보면.
전영수의 <한국의 주식고수들>이라는 책에 고수 인터뷰가 나오는데
펀드 매니저로 유명한 분 이야기가. 자기는 오너 지분을 본다고 한다. 오너 지분이 어느 이상이 되면 주주와 오너의 이해가 같은 방향으로 갈 소지가 커지는데 지분이 낮으면 돈을 자꾸 빼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종업원의 입장에서 보면 횡령은 안하는지, 좋게 보면 우리사주는 주는지 등등이다.
접대비 등 비용에 있어 공정한지 오너로서 개인 비용을 과도하게 쓰는지 여부 등이다.
직원들 급여는 깍으면서 본인은 외제차 할부해서 쓰고 회사 주차장에 놀리는 걸 보면 울화통이 치밀 것이다.

또 신생자본은 조심해야 한다.
벼락부자들은 제대로 능력 검증이 안되어 있다. 벤처 붐 때 주식으로 한탕해서 자본을 마련한 친구들 중에 상당수는 이후 몰락을 하게 된다. 차곡차곡 실력을 검증해가면서 벌어간 오너들이 견조한데 비해서 이들 한탕파는 거품이 너무 많다.
이런 평판과 세부적인 조사를 잘 해야 한다.
또한 오너 3세들도 잘 보아야 한다. 오너가 출신이라는 핏줄에 대한 과도한 자부심은 있지만 이들의 성공은 물려받은 돈과 물려받은 관계밖에 없기 때문에 일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섯불리 스카우트 제의에 응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너무 분석요소가 많다고?
일생일대의 쇼핑인데 이 정도도 안하고 투자하는 일은 그저 가장 소중한 자산을 운에 맡기는 도박사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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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는 송년회를 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원래 출발은 엇비슷했다.
고교,대학의 동기였고 또 회사를 혹은 어떤 일을 함께 하면서 알게 된 지인들이었다.
이제 시간이 흐르면서 각기 여러 갈래의 길을 갔고 차이는 제법 넓게 난다.
어떤 이는 수백억 이상의 재산을 모으기도 하고 어떤 이는 동급에 비해 무척 낮은 임금에 고생을 한다. 어떤 이는 벌써 아이들 민사고 고쳐 해외유학 보냈다고 하고(솔직히 이번에 제일 부러웠다) 이제 막 결혼에 돌입한 친구도 만나본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단기간에 몰아서 만나는 일은 마치 부페에서 식사 즐기기와 유사한 점이 있다.
깊게 음미하기 보다는 짧지만 넓게 맛을 보면서 전체적인 느낌, 다양성을 즐기는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을 수십년간 지켜보다 보면 그 시간의 궤적에서 느껴지는 바가 있다. 성장하는 사람은 분명 이유가 있다. 특히 학창시절부터 지켜봐왔기에 그때부터 그 사람은 무언가 다른 점이 있었어 하고 유추하게 된다. 수백억 자산가에 대한 추억은 대학생 시절부터 과외를 프로답게 했다는 점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용돈벌기기 아니라 일종의 사업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반면 주변에 관심이 적은 사람치고 성장하는 경우도 드물다. 절대 먼저 전화 안하고 업계의 트렌드에 무관심한 경우는 아무래도 거래에서 손해보기가 십상이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순수하게 자기 능력을 월등히 키우는 일은 쉽지 않다. 40대 이후에 자격증 도전하면 시간도 몇 배 걸리고 또 그 자격증 활용하려 해도 B급 취급 받는다.
일의 성과를 높이려면 남과의 관계를 통해 남의 조력을 잘 받도록 해야 한다. 그런 사람들은 조직을 만들어 자신이 리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 성과를 만들고 나누면서 인생의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것도 저것도 안되면 흐름을 알아보는 안목을 늘려야 한다.
어떤 업종이 성장성이 있더라. 요즘 애플의 스마트폰이 나왔는데 삼성 등도 모두 긴장하더라. 이런 말을 들으면 무엇이 돈 될까 곰곰히 생각해보는 파생적 사고력을 키워야 한다.
시골의사도 아주대 강연을 들어보니 W를 찾아라하고 자신이 SKT 주식투자하면서 인생 팔자 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늘어놓더라.

사람은 이렇게 그냥 자신에게 주어진 일만 하는 자와 생각의 축을 여럿 가진 자로 구분되어진다.
축이 많을수록 같은 시간을 보내더라도 그 사람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

물론 이것도 저것도 안되고 왕년에 이야기하는 사람도 여럿 만났다.
앞에서야 표현안했지만 내년에도 그런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는 의문이다.
설혹 만나더라도 그 분은 별로 변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점점 화석이 되는 사람들을 보는 건 별로 유쾌한 기분이 아니다. 나도 그렇게 화석이 될까 오싹하는 느낌이 든다.

화석이 안 되려면 역시 모자란 점을 빨리 깨닫고 빨리 고쳐나가야 한다.

연말연시는 반성과 계획의 시간이다.
반성을 할 일은 스스로 투입한 노력 대비 성과를 어떻게 하면 더 냈을 수 있는지를 찾고
계획은 다가올 새로운 트렌드에 어떻게 대비할지를 고민하는 일이다.

서로에게 교훈을 주고 미래도 함께 하는 그런 기회가 된다면 송년 모임은 충분히 의미를 가지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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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8 1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8 2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동대장 2010-01-11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갑니다. 올해도 건필하세요.

사마천 2010-01-12 22:21   좋아요 0 | URL
예 관심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