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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우한테 미안합니다 높새바람 15
이경화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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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적으로 생각하면 잘 나가는 아이인 장건우나 그 반대의 미진, 소영이를 그들의 환경이나 배경으로 보아서는 안된다. 작가의 말대로 " 모두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단 하나뿐인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라 여기고,~ 맑은 밤하늘에 빛나는 아름다운 별들" 로 생각해야한다. 그렇게 하나하나 껴안아야한다. 그게 사람을 사람답게 하고 세상을 살만 한 곳으로 만든다는 것, 그거 다 안다. 

모처럼 재밌고 감동적으로 이 책을 읽었다. 더불어 이 책을 발간한 출판사의 이름을 눈여겨 보았다. 일단 믿음이 갔다. 뒷날개의 도서 목록에도 눈길이 가게 되는 것도 그 감동의 연장이리라.

그런데 이 리뷰를 쓰게 되면서 나는 장건우한테 미안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세상엔 장건우 보다 미진, 소영이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장건우에게는 책의 반을 할애하고 나머지를 미진이와 소영이의 얘기를 함께 묶어 넣은 것, 이것이 마음에 안든다. 잘 나가는 장건우에게는  모처럼의 역지사지 경험이 될 법도 한데, 그렇게 억울해할 일도 아닌데(생각에 따라서), 오히려 세상의 이면을 들여다 볼 수도 있는 좋은 경험이 될 수도 있는데 작가는 어디까지나 장건우를 옹호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장건우가 김진숙선생님을 만나 일이 꼬이게 된 것은 어쩌다 운이 나뿐 것일 뿐, 그의 잘나가는 인생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모처럼 좋은 세상을 만난 미진이나 소영에게는 어쩌다 운이 좋은 것일 뿐,  그들의 앞날은 그리 밝지 못하다는 것을 과연 우리가 모를까? 어쩌다 모처럼 사람 대접 받는 미진과 소영이, 이 김진숙선생님이 힘이 되어 그들의 어려움을 개척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면, 하고 바라는 마음 간절해진다.

이 책이 얘기하고 있는 교과서적인 분위기, 그 삶을 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내 나름대로의 "마음의 규칙" 을 세우고 살아가는 나로서는 차라리 세상에서 이름 불려지기를 간절히 원하는 누군가를 껴안고싶어진다. 비록 다른 누군가에게는 무관심과 역차별이 되고 어쩌다 만나는 운이 나뿐 경우가 되겠지만, 이름을 한 번 불린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면 나는 기꺼이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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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가지마, 절대로 내친구 작은거인 15
이오인 콜퍼 지음, 토니 로스 그림, 이윤선 옮김 / 국민서관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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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로 책이 올 때마다 새 책에 대한 호기심이나 반가움보다는 부담감 때문에 상자 열기를 머뭇거리는 초등4학년 딸아이를 두었다. 처음에는 안그랬는 데, 아마 부모 욕심이 자식의 의욕을 앞서고 있는 것 같아 좀 마음을 비워야 할 것 같다.

그러던차에 이 책은 딸아이의 시선을 단번에 끌어당겼다. 순간 눈빛에 별빛 같은 반짝임도 스친다. 그러나 아이는 그 즉시 책을 손에 들지않는다. 손에 들고 있던 만화책을 다 읽고나서야, 그리고 집을 나서기 직전 엄마의 성화의 못이겨 겨우 책을 가방에 넣는다. 내가 그간 독서를 강요했었나?

내가 읽은 느낌, 아이의 생각을 서로 나누어보았다. 왜냐면 나는 솔직히 이 책을 읽고 좀 난감했다. 평소 내가 읽는 책과는 거리가 참 멀기 때문인데 그래도 동화책을 읽으려고 하는 의도는 어린 딸아이를 두어서이다.

우선 아이의 말 - 제목이 마음에 든다. 그러나 내용은 기대보다 부족하다. 너무 짧아서 금방 다 읽었다. 아쉬운 부분은 감자총 선생님의 활약상이 별로 없다는 것. 도서관에서 말썽 피우는 아이들을 호되게 그리고 무섭게 해치울 줄 알았는데 별 게 아니라는 것, 그 부분이 덜 자극적이어서 좀 시시하단다.

그러면 이 책이 말하고 싶은 것을 한 마디로 하면 무엇일까? 라고 물어보았더니 돈 100원을 달란다. 100원을 주고 얻은 말이 이렇다.

"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으라고 말하고 있어. "   이어지는 말 "그래도 도서관 가기는 싫어. 재미없어"

이 책은 딱 이 정도인 것 같다. 한마디로 약발이 좀 약하다. 모처럼 책 제목에 눈을 빛내는 아이에게 좀 내용이 풍부해서 그 호기심을 꽉 채워주고 도서관을 향하게 해 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텐데 하는 생각이든다. 그래 이건 좀 무리겠지? 동화책 한 권에 아이들 생각이 쉽게 바뀌어지나?

학교에 가지고 갔더니 친구들이 보여달래서 두고 왔다고 한다.  그래 그 정도면 되었지 뭐. 그래도 아이들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으니.

마지막으로 하나 더 물어보았다. 별이 다섯 개 있는 데 너는 이 책에 대해서 별을 몇 개 줄래?

"음, 네 개. 2% 부족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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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싫어 2023-08-31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도 도서관은 여전히 싫어요~^^
 
아이를 정말 위한다면 칭찬을 아껴라
이토 스스무 지음, 황소연 옮김 / 책씨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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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도 나는 무슨무슨 교육서가 붙은 책을 싫어해서 거의 읽지 않는다.   싫어하는 이유는, 대학에서의 강의 중 제일 재미없었던 교직이수과목이 떠올라 새삼 그 시절이 회상되는 게 싫고, 교사가 되기 위해 치러야했던 교육학 시험이 다시 악몽으로 되풀이되기 때문이기도하지만,  대부분의 자녀 교육 지침서가 실제로는 별로 도움이 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 다르고 상황이 다른데 책 한두 권 읽어 쉽게 해결될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하는 회의가 들기 때문이다.(게으른 자의 변명일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알라딘 서평단에 뽑혀 (그렇지 않으면 나는 이런 종류의 책은 절대 사서 읽지 않는다) 읽게 되었지만 역시 밑바탕에 깔린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이 책은 평소 생각만 하고 정리하지 못한 부분을 꼭 짚어주는 부분이 있어서 참고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의 근본 목적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아이를 키우라는 주장은 지당하고 지당한 말씀이다.  "자립 지원".  쉽게 말해서 "제 앞가림 잘하는 사람으로 키우기"로 해석되는 교육의 근본 목적은 당연한 상식이라고 생각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눈앞에 있는 단기적인 효과보다는 긴 안목으로 자기 인생을 조율할 줄 아는 바람직한 사람으로 키워야한다는 얘기, 이것도 너무나 당연한 얘기인데....칭찬은 오히려 이에 역행한다? 남의 눈치만 보는 수동적인 인간으로 키울 수도 있으니 가슴에는 사랑을 담고 진심으로 우러나왔을 때 하는 칭찬이 진짜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어디 아이들이 다 같은가. 학교에 나와 주는 것만으로 고마운 아이들(예를 들면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에게는 작은 것 하나라도 찾아내서 칭찬해주어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싶은 것을.

 이 책에서 전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은 "실패 내성을 키워주자"는 주장이다. 평탄하지만은 않은 인생살이. 얄팍한 칭찬으로 길들이는 것보다는 실패에 대한 내성을 키워줌으로써 자기 앞가림을 꿋꿋하게 해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것이 세상의 모든 부모들이 바라는 바가 아닐까? 너무나 당연한 얘기인데..

 '관심,의욕,태도'라는 학생 고유의 개성까지도 평가 대상으로 삼고 있다. -p. 57  고 저자는 비판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좀 더 생각해보고 고민해야할 부분이다.  수행펑가에 일정부분 태도 점수라는 게 있기 때문이다. 칭찬과 평가. 평가 없는 학교?

 교육학 서적 한 권 읽은 기분을 끝내 버릴 수 없지만 하여튼 칭찬에 대해서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가 되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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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 2023-08-31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도 아프지 않게 실패하는게 좋지요
 
이누이트 형제의 모험 - 마음이 자라는 특별한 여행
프랑수아 베이제 지음, 양희영 옮김 / 지식의풍경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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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세의 이누이트 청년 이타크가 모험을 떠난다는 이야기. 사실을 근거로 한 동화나 소설이 그렇듯 처음에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다가 끝은 지지부진하게 끝나는 그런 실화쯤으로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이런 편견이 깨지면서 한편의 잘 만들어진 만화 영화 속으로 몰입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면 만화 같은 내용이었냐 하면 그건 아니다. 비록 도시 문명에 찌든 시각으로 볼 때, 이십 세도 안돼는 주인공과 어린 동생이 북극을 헤치면서 모험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냐 하는 의구심도 없지 않았지만 그 부분은 이 책을 쓴 사람의 경험을 믿기로 했다. 15년 넘게 이누이트와 함께 살았다는 작가의 체험에서 이 책이 나왔음을 고려하면 나의 의구심은 부질없고 중요한 것도 아닐 것이다.

  그들이 자신들을 일컫는 "이누이트"라는 단어보다 백인들이 붙인 "에스키모"(날고기를 먹는 사람이라는 뜻)에 훨씬 더 익숙한 나로서는 사실,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데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소위 우리식의 문명화와 저 몰인정한 세계화로 번역되지 않는 그들의 삶을 읽고 받아들이는 게 쉽지는 않다. 잘 모르니까. 그러나 내가 살아보지 못하는 또 다른 세상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과 야성으로 길들여진 그들이 삶이 부러운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일정 부분, 픽션으로서가 아니라 넌픽션으로, 사실주의 시각으로 읽기도 했다.

  요즘의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은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우리 아이들에게 "모험"이라고 이름 붙이는 것들이 얼마나 상업적이며 일회적인 행사며 수박 겉핥기조차 되지 못한다는 것을, 따라서 모험이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박제된 유물 혹은 옛 이야기에 나오는 낯설고 엉뚱한 것들이라는 것을 길게 설명해서 무엇하리.  이런 우리 아이들에게 그러나, 이 책은 그나마 잠시나마 모험에 대한 대리 경험의 기회를 줄 수 있으리라.

  모험이란? 거창한 게 아니라 먹고 자고 입는 것을 스스로 해결해 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냥을 해서 먹을 걸 해결하고, 얼음집인 이글루를 지어서 추운 밤을 지새보고, 사냥한 동물로 만든 옷을 입는 것. 이 책의 어린 두 주인공은 너무나 당연한 듯 이런 일들을 훌륭하게 해낼 줄 안다. 우리 아이들도 이 책을 통해 먹고 자고 입는 것의 그 지난한 과정을 곰곰이 따져보고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이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 살아있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부딪쳐야 하는 모험이라는 것도 한번쯤 심각하게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나오는 만화 같은 장면은 상상력을 발휘하여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흠뻑 그 분위기에 젖어들면 좋겠다.

  잃어버리고 심지어 거세당한 듯한 야성을 불러일으키고 잠시나마 환상적인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어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행복했다. 더불어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이누이트 언어("이눅티투트"라고 한다.)의 낯선 단어 몇 개를  소리 내어 발음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색다른 즐거움이었다.

  또 더불어 알게 된 <이누이트 소년의 노래>(by 피터 르랭기스)와 <이누이트가 되어라>(by 이병철)라는 책도 읽고 싶은 도서 목록에 추가되는 덤도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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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흑설공주 이야기 흑설공주 1
노경실 외 지음, 윤종태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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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4학년인 딸아이에게 책을 자주 사 주는 편이다. 더 어릴 적에는 그런대로 읽어주곤 했었지만 지금은 바쁘다는 핑계로, 왠만큼 자라서 혼자 읽을 줄 안다는 안이함으로 그저 책만 사주는 편이다. 너무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도 아이의 독서에 득이 되지 않을 거라는 내 나름의 배려아닌 배려로 그저 덤덤하게 책을 안겨주는 것으로 만족하곤한다. 어쩌랴, 나 자신도  읽을 책이 늘 밀려있는 것을.

그러다가 오랜만에 동화책을 함께 보게되었다.  제목도 재미있는 흑설공주. 아이는 한권을 단숨에 읽어 제끼는데 나는 시간이 좀 걸린다. 우선 집중이 되지 않는다. 이미 백설공주, 팥쥐콩쥐, 신데렐라 이야기에는 신물이 나 있었기 때문이고 이제는 동화에 정신없이 빠져들 그런 나이도 이미 훌쩍 넘어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동화는 더 이상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세계에서 동화에 집중하려면 입시 준비라도 하는 것처럼 마음을 다잡아야한다.

그래서 우선 딸아이에게 물어보았다.

" 이 책을 누구에게 읽히면 좋을까?"

딸아이 대답. " 우리반 남자애들한테 읽히면 신날텐데"

"왜?"

" 오히려 남자가 여자한테 당하잖아."

그랬나? 우리 아이도 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나? 외동이라서 차별을 느낄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런 건 있겠다.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으니까 " 고추 하나 달고 나오지 그랬어?"하는 말은 좀 들었겠다. 그 말에 차별을 느꼈을까?

여자가 남자한테 차별을, 남자가 여자한테 차별을 당하는 건 결국 그게 그거다.  이 책에 나오는 저자의 말처럼 "남자와 여자는 적이 아니라 동반자"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오누이 힘 합하기>는 참 적절하다. 직접 읽어보시길.

동등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자기 길을 개척하며 당당히 일어서기 위해서, 이 몇 편의 동화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그 길을 모색한 흔적이 역력하다. 마녀 한테 사과 대신 책을 받고 기뻐하는 흑설공주, 열심히 책을 읽으며 의기투합하는 팥쥐 콩쥐 자매, "시장에서 새엄마 몰래 산 책으로 공부하기 시작"하는 신데렐라, 할머니가 준 진주를 팔아 공부해서 항해사가 된 인어공주. 이들의 공통점은? 열심히 공부해서 세상과 맞서기, 쯤으로 읽혀지는 것은 무엇일까? 이 시대에는 공부에서 자유로운 아이들이 어디 있으리오, 만은 이런 일련의 동화에서마저 공부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아 좀 괴롭게 읽혔다.

아동 문학은 재미와 교훈, 이 두 가지가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일단은 이 책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단숨에 읽고 통쾌감을 느끼고, 자연스레 엄마가 해야할 잔소리를 대신해주고 있으니까 말이다.

딸아이의 학급 문고에 얼마 전 책 세 권을 기부하자 그 때 딸아이가 너무나 좋아한다. 마치 요즈음 흔히 하듯 피자 몇 판 돌리기라도 한 것처럼 뿌듯해한다. 이 책을 한 번 더 읽은 딸아이가 이번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반 학급문고에 좀 보내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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