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의 길을 가라> 서평단 알림
너만의 길을 가라 - 인생의 숲에서 길을 잃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
프랜시스 타폰 지음, 홍은택 옮김 / 시공사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알라딘 서평단 도서입니다.)

p. 176  인생의 목적은 인생을 즐기는 것이라는 점을 배웠고, 그것은 감당할 만한 지출 수준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으며, 나의 열정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역사를 통해 배워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전체 3,489km의 절반인 1,720km 지점에서 저자인 프랜시스 타폰이 내린 중간 결산쯤 되는 결론이다. 책의 대부분의 내용은 저자의 이와 같은 생각을 구체적,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항목으로 정리해 놓았다. 처음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역자 홍은택이라는 이름이 주는 반가움으로 무척이나 기대가 갔다.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을 한겨레 신문 연재로 읽을 때의 설레임과 놀라움은 자연 그의 <블루아메리카를 찾아서>을 찾아 읽게 되어 미국이라는 그 심오한 (?) 나라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한 발 더 나아가 그의 역서 중의 한 권인 <나를 부르는 숲>까지 내처 읽게 되었다. 작년에 읽은 <블루아메리카를 찾아서>를 나름 역작으로 여기고 주위에 계속 권하고 있는 터에 이 책을 접하게 되어서 흥분에 들떠 읽어 나갔다.

  처음의 기대감이란, 6개월간의 애팔라치안 트레일 하이킹이라면 하이킹의 여러 상황이나 경험등이 속속들이 나열되어 간접적으로나마 흥미진진한 모험을 체험하지 않을까하는 것이었는데, 이 책의 저자는 참으로 영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똥도 약에 쓴다더니, 저자는 6개월이라는 3,489km라는 시간, 공간을 참으로 적절하고 유익하고 의미있게 그리고 성공적으로 잘 정리했다. 하이킹 여행기가 자기계발서로 태어났다고나할까. 3박 4일간의 지리산 종주만으로도 생의 어느 비밀 한 부분을 해독한 것 같은데 하물며 6개월간의 하이킹이라면 책 한 권은 나올 만도 하겠다.

p.307  종주에 성공한 수백 명의 하이커와 이야기를 나눈 후, 나는 3,200킬로미터 넘게 걸은 사람은 굉장한 유머 감각, 삶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능력, 자아 존중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치지 않는 낙관성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래, 이 정도는 걸어야 이런 말을 할 수 있는거다.

p.331  "종주를 경험한 사람은 더 이상 경제 가치가 없다." 과장된 말이지만 어느 정도는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한번 종주를 하면 다시 떠나고 싶어진다는 의미로 들린다.

종주를 경험한 사람은 더 이상 경제 가치를 따지지 않는다, 라고 내게는 읽힌다.

나는 자기계발서류의 책을 서가의 보이지 않는 부분이나 맨 끝에 놓는다. 그런데 이 책은 여행기가 있는 곳이 어울릴 것 같다. 종착지를 50킬로미터 남겨둔 기념으로 저자는 벤 앤드 제리 아이스크림 1파인트를 공짜로 받았는데, " 나에게는 의미 있고, 자랑스럽고,약간은 슬픈 순간이었다. 우리의 여정이 완성을 코앞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내가 벤 앤드 제릴 아이스크림을 종류별로 다 먹어봤다는 것을 깨알았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리라곤 희망을 갖는 것뿐이었다. 벤 앤드 제리가 나의 다음 종주를 위해서 새로운 맛을 개발하기를." 그의 글대로 심각하지 않은 유종의 미, 유머 감각으로 버무려진 낙관성이다. 자기계발의 실용성과 문득 문득 번뜩이는 어떤 지혜로움이 잘 녹아있는 이 책을 한 번 더 읽으면 백두대간 종주의 꿈에 불이 지펴질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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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철학> 서평단 알림
걷기의 철학 포즈 필로 시리즈 1
크리스토프 라무르 지음, 고아침 옮김 / 개마고원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알라딘 서평단 도서입니다)

  걷기라면 자신 있는, 나름대로 걷는 다는 것에 대한 철학과 경험이 풍부하다고 내심 자부하고 있던 나는 반가움과 설렘으로 이 <걷기의 철학>을 읽게 되었다.

  페이지 마다 보석같이 박혀있는 아름다운 말들에 깊은 공감을 하며 한 구절 한 구절 천천히 음미하여 읽어나갔다. 언제였던가. 장마가 한창이던 어느 출근 길 아침, 갑자기 요란한 물소리가 들린다 싶어 주위를 살펴보니 100여 미터 우측에서 소나기가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아니 밀려오고 있었다. 나는 순식간에 굵은 빗줄기를 퍼붓는 구름 밑에 갇히고 말았다. 그러나 이 황홀한 빗속에 갇힌 상태는 오래가지 않았다. 얼마 걷지 않아 우산을 접어야했고 곧 일상으로 돌아왔으니, 꿈인 듯싶고 착시인 듯싶었다. 그때의 감동을 가슴 속에만 품고 있었는데 드디어 그 감동을 설명해주는 멋진 말들을 이 책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p.26  "웅장한 자연 속을 걷는 사람의 경험을 설명하기 위해 단어 하나를 언급해야 하는데, 그 단어는 ‘숭고’다....... 철학적 용어로 숭고는 자신을 초월하는 뭔가를 마주했을 때 사람을 사로잡으며 감탄과 두려움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아주 특이하고 드문 감정을 가리킨다. 이때 사람을 그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강력함과 장엄함을 경험한다.


  걷기에 대한 마인드 맵을 저자는 다음의 몇 개의 단어로 풀어놓았다: 측량, 느림, 노력, 리듬, 숭고, 겸허, 관광, 순례, 시우, 산책, 원정. 여기에 나는 단어 하나를 더 추가해보았다.

방황. 인생의 어느 시기에, 집에서 멀리 떨어진 동네 어귀를 하염없이 거닐며 자신을 달래며 자신과 끊임없는 대화를 나누던 시절, 결국 그 지역의 지형을 완전히 익히게 되고 다시 새로운 곳을 찾아내어 또 하염없이 거닐던 그 시절의 걷기를 설명하기에는 위의 단어들로는 부족했으니까. 그러나 이 책에는 이런 걷기를 설명해주는 구절이 또 있었으니(좀 약하긴 하지만)...


p.44 루소는 <고백록>에서 “나는 아무 쓸모도 없는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 백 가지 것들을 시작하고 그 어느 것도 마무리 짖지 않는 것,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오고 가는 것... 그리고 하루 종일 순서도 계획도 없이 빈둥거리는 것을 좋아한다.”


  이 책은 저자의 사유를 따라가는 또 다른 걷기, 산책이다.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아름다운 문장들은 때로 위로가 되고 공감을 자아내게 하여 마치 숲 속을 거닐다가 만나게 되는 아름다운 꽃이나 새, 나무가 되기도 한다. 마치 보물찾기처럼. 그 보물찾기는 다음 문장에서 절정을 이룬다.


p.74 산에서 가장 짧은 경로는 탈진과 실패의 길이다...... 신발끈처럼, 즉 경사를 따라 좌에서 우로 그리고 역으로, 한 번에 조금씩만 오르며 걸으면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가까이 갈 수 있기 위해서 거리를 둘 줄 아는 것, 이것이 걷는 사람의 발걸음 아래 새겨지는 아름다운 격언이다. 그는 산 밑자락에서 시작해 정상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선을 산비탈에다가 성급히 그어버리지 않는다. 그 대신, 전체를 섬세하고 사랑스럽게 껴안는 일련의 교차하는 끈으로 산을 엮는다......자신의 목표로부터 둔 거리, 타인을 감싸며 교차하는 끈, 세상으로 향하는 시선 같은 것이 자신을 상승시켰고, 이 상승을 통해 그 자신을 되찾게 됐다는 것을 알게 된다.....신발끈의 교훈은......멀리 돌아가는 길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삶으로 나아가는, 가장 풍요롭고 가장 바람직한 길이다.


  집에서 직장까지는 걸어서 10분 거리인데 나는 이게 늘 불만이다. 옆으로 샐 수 있는 길이 전혀 없이 집에서 직장으로 다시 직장에서 집으로 돌아온다면 나는 아마 직업 자체를 바꿔버렸거나 이사를 갔을지도 모르는데 다행스럽게 길을 발견했다. 그것은 10분 거리를 1 시간 거리로 늘려버리는 것이다. 다행히 운이 좋아 주변에는 작은 산과 드넓은 자연생태공원이 자리하고 있어 나를 언제나 늘 반겨준다. 오늘도 온갖 불만, 걱정, 분노, 피곤을 풀어주고 어루만져주는 산과 들을 거닐며 집으로 멀리 돌아가는 길을 택할 것이다.


  *한마디 더: 책의 나머지 1/3을 차지한 철학자들의 일례들은 소개하다 만 듯한 인상이다. 마치 다이제스트판을 읽는 것 같다고나할까. 짧은 식견으로는 유명한 철학자들의 사유를 따라가기가 벅차다. 신발끈이 너무 짧게 묶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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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쪽빛그림책 2
이세 히데코 지음, 김정화 옮김, 백순덕 감수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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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리외르라는 책 제본을 하는 장인의 이야기인 이 책을 쓴 작가, 이세 히데코는 내가 보기에 그 역시 장인 정신으로 무장한 또 한 사람의 장인이다. 

저자는 프랑스 여행 중에 이 직업에 매료되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책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책을 쓴 작가의 열정이 먼저 감동으로 전해져온다. 가볍게 스치고 지나가면 그만일 것을 작가는 참 야무지고 끈질지게 작품으로 완성시켜놓았다. 도대체 이 작가는 누구일까, 되묻고 궁금하게 만든다. 그러나 내 관심은 여기까지다. 궁금증으로만 남겨 놓을 것이 분명하다. 이렇듯 제 아무리 감동을 준다해도 그 이상으로 열정을 가지고 캔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라는 점에서 이 책은 장인을 다룬 또 다른 장인 이야기로 복합적인 감동을 준다.

물론 책은 더할나위없이 아름답고 메시지도 분명하다. 그림은 '읽는 것'이 아닌 '보는 것', 이 단순한 확인이 주는 편안함, 그래서 책을 읽어 나가는 동안 한 페이지 페이지를 호흡을 가다듬어야했다. 옛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떠는 행복감 같은 것? 내 딸의 어렸을 적 모습, 돌아가신 내 아버지의 구부정한 어깨도 만나게 된다. 이 아련한 행복감이라니..

~이름은 남기지 않아도 좋아."얘야, 좋은 손을 갖도록 해라."

모든 이름 없는 장인의 위대함을 생각하며, <알라딘 서평단>에 뽑아주신 분 들께 고마움을 전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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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우한테 미안합니다 높새바람 15
이경화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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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적으로 생각하면 잘 나가는 아이인 장건우나 그 반대의 미진, 소영이를 그들의 환경이나 배경으로 보아서는 안된다. 작가의 말대로 " 모두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단 하나뿐인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라 여기고,~ 맑은 밤하늘에 빛나는 아름다운 별들" 로 생각해야한다. 그렇게 하나하나 껴안아야한다. 그게 사람을 사람답게 하고 세상을 살만 한 곳으로 만든다는 것, 그거 다 안다. 

모처럼 재밌고 감동적으로 이 책을 읽었다. 더불어 이 책을 발간한 출판사의 이름을 눈여겨 보았다. 일단 믿음이 갔다. 뒷날개의 도서 목록에도 눈길이 가게 되는 것도 그 감동의 연장이리라.

그런데 이 리뷰를 쓰게 되면서 나는 장건우한테 미안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세상엔 장건우 보다 미진, 소영이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장건우에게는 책의 반을 할애하고 나머지를 미진이와 소영이의 얘기를 함께 묶어 넣은 것, 이것이 마음에 안든다. 잘 나가는 장건우에게는  모처럼의 역지사지 경험이 될 법도 한데, 그렇게 억울해할 일도 아닌데(생각에 따라서), 오히려 세상의 이면을 들여다 볼 수도 있는 좋은 경험이 될 수도 있는데 작가는 어디까지나 장건우를 옹호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장건우가 김진숙선생님을 만나 일이 꼬이게 된 것은 어쩌다 운이 나뿐 것일 뿐, 그의 잘나가는 인생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모처럼 좋은 세상을 만난 미진이나 소영에게는 어쩌다 운이 좋은 것일 뿐,  그들의 앞날은 그리 밝지 못하다는 것을 과연 우리가 모를까? 어쩌다 모처럼 사람 대접 받는 미진과 소영이, 이 김진숙선생님이 힘이 되어 그들의 어려움을 개척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면, 하고 바라는 마음 간절해진다.

이 책이 얘기하고 있는 교과서적인 분위기, 그 삶을 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내 나름대로의 "마음의 규칙" 을 세우고 살아가는 나로서는 차라리 세상에서 이름 불려지기를 간절히 원하는 누군가를 껴안고싶어진다. 비록 다른 누군가에게는 무관심과 역차별이 되고 어쩌다 만나는 운이 나뿐 경우가 되겠지만, 이름을 한 번 불린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면 나는 기꺼이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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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가지마, 절대로 내친구 작은거인 15
이오인 콜퍼 지음, 토니 로스 그림, 이윤선 옮김 / 국민서관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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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로 책이 올 때마다 새 책에 대한 호기심이나 반가움보다는 부담감 때문에 상자 열기를 머뭇거리는 초등4학년 딸아이를 두었다. 처음에는 안그랬는 데, 아마 부모 욕심이 자식의 의욕을 앞서고 있는 것 같아 좀 마음을 비워야 할 것 같다.

그러던차에 이 책은 딸아이의 시선을 단번에 끌어당겼다. 순간 눈빛에 별빛 같은 반짝임도 스친다. 그러나 아이는 그 즉시 책을 손에 들지않는다. 손에 들고 있던 만화책을 다 읽고나서야, 그리고 집을 나서기 직전 엄마의 성화의 못이겨 겨우 책을 가방에 넣는다. 내가 그간 독서를 강요했었나?

내가 읽은 느낌, 아이의 생각을 서로 나누어보았다. 왜냐면 나는 솔직히 이 책을 읽고 좀 난감했다. 평소 내가 읽는 책과는 거리가 참 멀기 때문인데 그래도 동화책을 읽으려고 하는 의도는 어린 딸아이를 두어서이다.

우선 아이의 말 - 제목이 마음에 든다. 그러나 내용은 기대보다 부족하다. 너무 짧아서 금방 다 읽었다. 아쉬운 부분은 감자총 선생님의 활약상이 별로 없다는 것. 도서관에서 말썽 피우는 아이들을 호되게 그리고 무섭게 해치울 줄 알았는데 별 게 아니라는 것, 그 부분이 덜 자극적이어서 좀 시시하단다.

그러면 이 책이 말하고 싶은 것을 한 마디로 하면 무엇일까? 라고 물어보았더니 돈 100원을 달란다. 100원을 주고 얻은 말이 이렇다.

"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으라고 말하고 있어. "   이어지는 말 "그래도 도서관 가기는 싫어. 재미없어"

이 책은 딱 이 정도인 것 같다. 한마디로 약발이 좀 약하다. 모처럼 책 제목에 눈을 빛내는 아이에게 좀 내용이 풍부해서 그 호기심을 꽉 채워주고 도서관을 향하게 해 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텐데 하는 생각이든다. 그래 이건 좀 무리겠지? 동화책 한 권에 아이들 생각이 쉽게 바뀌어지나?

학교에 가지고 갔더니 친구들이 보여달래서 두고 왔다고 한다.  그래 그 정도면 되었지 뭐. 그래도 아이들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으니.

마지막으로 하나 더 물어보았다. 별이 다섯 개 있는 데 너는 이 책에 대해서 별을 몇 개 줄래?

"음, 네 개. 2% 부족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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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싫어 2023-08-31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도 도서관은 여전히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