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영화로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를 꼽았는데, 실제로 볼 형편이 안되는 탓에 주연을 맡은 배우 정유미 씨의 인터뷰 기사를 위안 삼아 스크랩해놓는다. 흠,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 관한 기사를 옮겨놓을 때 한번 언급한 바 있지만, 그녀는 아마도 작년부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이다. <차우>와 <내 깡패 같은 애인> 같은 영화를 순전히 그녀가 나온다는 이유로 보았을 정도다(영화도 나쁘지 않았지만). 홍상수 감독의 단편영화 <첩첩산중>도 챙겨보았고. 존재 자체로 즐거움을 주는 배우를 만나는 것도 고마운 일이다... 

한국일보(10. 09. 21) '옥희의 영화' 주연 정유미 

강단 있으면서도 어딘가 허점 있어 보인다. 맑은 피부가 청순함을 한껏 강조하는 얼굴엔 기성 질서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함도 풍긴다. 그래서일까. "헤픈 게 나쁜 거야?"('가족의 탄생')라는 대사가 제법 어울렸고, 청정한 사랑의 파도에 몸을 싣는 앳된 여고생('사랑니') 역도 제격이었다. 스타나 연예인보다 배우라는 이미지가 더 강해서인지 똘똘하고 당차 보이는 평범한 취업재수생('내 깡패 같은 애인') 역할도 안성맞춤이었다.

16일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신작 '옥희의 영화'에서 자신의 전공학과 교수와 과 동기 사이에서 사랑을 찾아가며 은근히 팜므파탈의 면모를 보이는 옥희의 이중생활도 그이기에 고개가 크게 끄덕여진다.

정유미(27)는 떠들썩한 흥행으로 대중의 눈길을 끈 배우는 아니다. 그래도 연기 이력은 만만치 않다. 2004년 단편 '폴라로이드 작동법'으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은 뒤 홍상수, 정지우, 김태용 감독 등 작가주의 성향이 강한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멧돼지와 인간의 사투를 다룬 '차우' 등 상업성 짙은 영화에도 출연하며 영역을 조금씩 넓히고 있다. 

 

'옥희의 영화' 촬영은 그에게 하나의 유희와도 같았다. '내 깡패 같은 애인' 막바지 촬영으로 지쳐 있을 무렵 홍 감독이 "촬영 쉬는 날 언제냐. 겨울 스케치나 함께 하자"며 전화로 출연제의를 해왔다. 바로 다음날 아침 촬영장으로 향했다. 제목도 정해지지 않았고, 스태프는 달랑 4명. "과연 영화가 완성은 될까. 개봉을 하긴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는 "몸도 좋지 않아 툴툴거리며 하루를 보냈지만 실험적인 촬영이 너무 신기해 또 다른 에너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영화는 장르 불문하고 좋아하고, 출연작도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는 그의 무던한 성격이 무보수 저예산 영화 '옥희의 영화' 출연에도 적용된 셈이다. 



"영화 속 크리스마스는 정말 크리스마스에 찍고 신년 1월 1일 배경 장면도 실제 그날 찍었어요. 영화 속 그날의 기운을 실제 느끼면서 찍는 재미가 묘하더군요. 아차산 장면 찍을 땐 홍 감독님이 짐 보따리를 들고 산을 오르는 모습에 너무 감동 받아 '아 (뒷일은 이제) 몰라. 그냥 즐기자'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년배에 비해 꽤 이력이 붙었지만 사람들은 아직 그를 잘 알아보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서운함도 없고 부러움도 없다. 열심히 찍은 TV 드라마나 영화를 사람들이 인정해주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정유미는 "연기를 잘하고 싶고 노력을 계속하려 한다"고 하나 "아직 스스로를 배우라 할 수 없다"고 했다. "(주연인)'내 깡패 같은 애인'을 찍을 땐 이제 떳떳한 배우가 됐다 생각했는데 정작 영화가 끝나고선 아직도 멀었다며 내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고도 덧붙였다. "배우는 연기 이외에 홍보 등의 몫도 잘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그릇이 못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심은하씨 닮았다는 말도 나온다"고 하자 "다른 분들 닮았다는 말은 많이 듣는다"고 답했다. 누구냐고 묻자 발개진 볼에 어색한 웃음을 담으며 "몰라요"라고 외면한다. 미모에선 다른 배우에 비교되고 싶지 않은, 젊은 여배우의 자존심이 느껴졌다. 어쨌든 그는 이룬 것보다 이룰 것이 많은 배우다.(라제기기자) 

10. 0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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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2 0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2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2 0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2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9-22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석 연휴에는 좀 쉬실 수 있나요?
그래봐여 며칠 안 되지만 꿀맛 같은 휴식시간이 되시길...^^

로쟈 2010-09-22 08:53   좋아요 0 | URL
생각없이 쉴 수는 있지만, 쉬면 안되는 처지라 고민이네요.^^;

easybird 2010-09-22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크린에서 저런 무방비의 표정을 만나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정말 보석같은 배우에요ㅎㅎ

로쟈 2010-09-24 00:08   좋아요 0 | URL
'무방비의 표정'이란 표현이 정확해보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한국영화 감독은 홍상수이다. 그러니 올 추석영화로 그의 신작 <옥희의 영화>를 꼽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하지만 정작 가까운 CGV에서는 상영을 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봐야할지 고민 좀 해봐야겠다. 며칠 전에 읽은 인터뷰기사를 옮겨놓는다. 스포일러가 가장 적은 기사이기도 하다.    

한겨레(10. 09. 17) 전작들보다 더 준비안한 ‘현장 완성형’이다 

<옥희의 영화> 홍상수 감독은 작품처럼 묘했다. 15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 카페에서 만난 그는 졸린 눈에다 머리는 풀풀거리고 슬리퍼 차림이었다. 출연진과 열하루 동안 베니스와 런던 영화제에 초청받아 “잘 놀다 오느라” 시차적응이 안돼 두 시간 밖에 못 잤다고 했다. “할 얘기가 별로 없다”는 그와 50여분 동안 드잡이 하는 동안 “이제 인터뷰 끝이냐”고 두 번이나 물었다. 

 

“나는, 결과를 알고 시작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4개 단편으로 된) 이번 영화는 첫 편 두 쪽짜리 트리트먼트(간단한 작품 개요)로 시작했다. 준비 안 된 정도가 그전 영화에 비해 훨씬 심했다. 그 점에서 실험적이었다.” 1편(주문을 외울 날)을 끝내고 생각이 자라 2편(키스왕)을 찍었고, 4편(옥희의 영화)이 보태지고 나서 비로소 장편이 되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침 그때 폭설이 와 3편(폭설 후)이 떠올라 전체가 완성되었다고 했다.

두쪽 트리트먼트의 씨앗은 이선균. “그는 솔직하고 깨끗하며 머리도 좋은 것 같다. 외모와 달리 까탈스럽지 않고 사심없이 작품에 달려 들더라. 2007년 <밤과 낮> 촬영할 때 파리까지 와 줘 운이 닿으면 다시 한번 함께 작업하고 싶었다.” 일단 출연인물이 결정되면 그를 통해 무슨 이야기가 가능한지를 생각하면서 작품을 확장해 간다. 정유미씨와 문성근씨가 합류하게 된 것도 그런 과정이다.

“하나가 결정되고 또 하나가 보태지면서 그것들이 서로 작품에 어떻게 작용할지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지켜본다. 나도 결과를 모른다. 내 작업은 과정을 통한 발견이다.” 여기서 ‘그것들’은 인물이기도 음악 또는 배경이기도 하다. 평소 좋아해서 반복해 들었던 ‘위풍당당 행진곡’은 마침 그때 감정이 꽂혀 단편들 앞뒤에 스며들면서 고색창연한 배경음이 되었고, 영화 주무대로 등장하는 아차산은 단지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가깝기 때문이었다. 모든 게 직감이다. 



종합하면 그의 작품은 유리창 성에처럼 스스로 자라 만들어진 자연무늬다. 대사도 마찬가지. “촬영에 앞서 그날 시나리오를 보여주고 바로 회수한다. 전체적인 느낌을 바탕으로 함께 리허설을 한다. 상황따라 즉석에서 대사가 나오기도 한다. 그것은 애초의 책상에서 쓴 대사와 동일한 가치를 갖는다. 수용 여부는 내 몫이다. 그렇게 해서 대사의 95%가 완성된다.”

예산이 아주 적게 드는 것은 자기가 즐기는 스타일이 운 좋게도 큰 돈 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번 <옥희의 영화>에 든 돈은 5천만원. 촬영에 2천만원이 들었고 나머지는 35㎜로 컨버팅하는 비용이다. 가까운 장소가 배경이고, 촬영 회차도 10차례 안팎이며 출연배우들도 사실상 노개런티였다. 입장료 수입이 비용을 초과해 이익이 나면 주는 조건이다.

“투자 받기는 참 어려운 일이다. 성사되기까지 기다려야 하고 때로는 틀어지기도 한다. 하고 싶을 때 못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단 돈을 받고 나면 정작 하고 싶은 것을 못 한다. 투자자의 영리목적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그 말 뒤에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개인의 기질 문제”라고 덧붙였다. “다양한 영화판에 애초 돈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감독도 한 명쯤 있어야 하지 않느냐. 나의 생각에 동조해 주는 배우가 있어 고마울 따름이다.”

“술을 마시면서 시나리오를 쓴다는데…”라며 넘겨짚자 펄쩍 뛰었다. “원래 영화 일 외에 다른 하나도 없다. 사람들을 만나 술을 즐기기는 하지만 일할 때는 전혀 술을 먹지 않는다.” 하지만 배우들한테는 술을 먹인다고 했다. 술 마시고 취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 “취한 척하는 것보다 약간의 술에 연기를 보태는 것이 낫더라. 물론 테이크가 길어지면 곤란해지더라.”(임종업 선임기자)  

10. 0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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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가게재습격 2010-09-21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석연휴 오전에 슬쩍 들렀습니다. 편안한 연휴 보내세요.^^

2010-09-21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1 1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직 <인셉션>도 보지 못한 상황이지만 지난주에 개봉한 다큐영화 한 편에 눈길이 간다. 칼럼을 읽고서야 영화에 대해서, 그리고 '엘시스테마'란 베네수엘라의 음악교육 프로젝트에 대해서 알게 됐다. 창립자는 음악가이자 경제학자 출신 활동가 호세 안토니오 아브라우 박사라 한다. 방학이 끝나가는 아이들이 한번쯤 보면 좋을 듯싶다. 물론 어른들은 보는 것만으론 부족하고 뭔가 느껴야겠고...   

경향신문(10. 08. 16) 삶을 구원하는 예술의 힘   

모골이 송연해지는 영화, 그러면 곧 납량특선 공포영화를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비참한 현실을 전복시킨 실화 다큐 <기적의 오케스트라-엘 시스테마>를 보면 모골이 송연해진다

베네수엘라 빈민촌 아이들을 30여년에 걸친 음악교육을 통해 오케스트라 주자로 키워내며 나라 자체를 문화공동체로 변신시킨 기적의 현장이 우리 삶에도 영감과 감흥을 준다. 이를테면 “예술이, 음악이 밥 먹여주느냐?”며 예술을 하며 살겠다는 이들을 기죽이는 세속·실용적 논리는 이 다큐를 보면 뒤집어진다. 먹고사는 게 중요하니 돈벌이 직장부터 확보하고 취미로 예술을 하라는 이런 충고는 삶을 구하는 예술의 힘을 본 적이 없기에 나온 것이리라.

최근 다시 출간된 요한 하위징아의 <호모 루덴스>가 주창하듯이 인류문화의 기원은 놀이다. 우리 자신도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 온갖 놀이에 빠져 살지 않았던가? 놀이는 예술행위와 같은 것이다. 어린이 그림이 천재 미술가처럼 보이는 것은 아직 길들여지지 않은 인간의 본질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남미 북부 작은 나라, 빈부격차가 우리 못지않게 심각한 이곳에서 1970년대 중반 ‘엘 시스테마’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마약 거래와 총기 사고가 일상화된 이곳, 누추한 차고에서 음악 레슨이 시작되었다. 음악가이자 경제학자 출신 활동가 호세 안토니오 아브라우 박사와 뜻을 같이한 소수가 아이들 손에 악기를 쥐여주며 희망의 싹을 뿌렸다. 전과 5범 소년까지 포함한 11명으로 시작된 빈민 구제용 음악교육은 30여년이 지난 현재 200여개 음악센터로 가지쳐 40여만명의 가난한 아이들에게 음악하는 삶의 길을 열어주었다. 이제 베네수엘라는 클래식 음악의 미래로 불리기도 한다.

마더 테레사가 가장 빈곤한 이들과 함께했듯이, 아브라우 박사는 가장 가난한 아이들에게 음악을 안겨준 것이다. “죽으면 쉴 텐데”라며 휴일 없이 일하는 그는 꿈을 실현하는 방식을 알아낸 지행합일 몽상가 현자이다. ‘잘 아는 이를 당할 수 없지만, 즐기는 이는 그 누구도 못 당한다’는 공자님 말씀이 바로 엘 시스테마 프로젝트 몰입에도 드러난다. 가난한 이웃을 가족으로 삼았던 인류의 스승들 얼굴이 공유하는 인자함과 사랑, 그런 공익활동이 개인적으로도 즐거운 일이란 것을 보여주는 그의 미소가 아우라가 되어 마음을 뒤흔든다.

그런 즐거움은 전염된다. 시내 공연에 나가는 아이들은 아브라우 할아버지와 같이 시내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산책할 생각에 즐겁고 들뜬 마음을 전한다. 최근에는 음악센터까지 올 형편조차 안되는 쓰레기 하치장 아이들을 위해 쓰레기 더미 속에 음악센터를 세웠다. 청각장애 아이들을 위한 합창단 육성에도 집중하고 있다. 늘어나는 아이들에게 악기를 마련해줄 비용이 없어서 종이악기로 음악교육을 시작하여 종이 오케스트라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도 등장했다. 음악은 악기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음악의 영혼을 인간의 영혼과 접속시키는 교육으로부터 삶을 치유하고 변화시켜 나간다.

‘시몬 볼리바르 오케스트라’는 삶의 열정이 폭발하는 연주로 유례가 없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가 되었다. 2008년 말 내한공연에서도, 이렇게 꿈틀대는 연주는 처음이라는 관객의 열광적 반응을 얻어냈다. ‘현대판 모차르트’로 불리는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은 차세대 마에스트로로 꼽히는 격정적 지휘로 객석을 사로잡는다. 그의 지휘를 보기만 해도 심장이 떨리는 음악의 힘을 느끼게 된다. 강렬한 삶의 약동이 온 세포를 자극한다.

엘 시스테마는 연주에만 그치지 않는다. 악기 제작과 수리, 차세대 교육까지 같이 나눈다. 그 결과 성장하면서 서구의 유수한 오케스트라에 진출하고 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루는 오케스트라 만들기는 ‘따로 또 같이 미학’을 증명한다. 베토벤의 ‘운명’ 같은 장중한 클래식으로부터 남미 특유의 꿈틀대는 맘보 리듬은 무대와 객석을 같이 흔들어 놓는다. 아파트 몇 채나 되는 레슨비를 치르며 계급 차별화의 만족감에 쏠려가는 연주자 양성 풍토에선 찾아보기 힘든 열정이 객석에서 솟구친다. “음악이 없는 삶은 잘못된 삶으로, 피곤한 삶이자, 유배당한 삶”이라고 일갈한 니체의 호모 루덴스론이 실현되는 현장. 음악/예술의 힘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란 희망이 꿈틀댄다. 그리하여 이 기적의 오케스트라 현장을 꼭 관람하시라고 초대한다. 자신의 구원을 위해, 때론 출구조차 안 보이는 우리 사회의 희망을 위해서.

팁: 돈벌이 중심 인간이라는 각박한 호모 이코노미쿠스에 중독된 현실에 부딪히는 <와이키키 브라더스> <즐거운 인생>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떠오른다. 밥벌이 현실과 음악/예술을 대치시키는 현실에 대해, 이 영화는 답한다. “그럼요, 예술이 밥 먹여 주고 말고요, 행복도 주지요”라고. 우리 모두 즐거운 놀이를 통해 비루한 삶을 변혁시킬 열정을 가진 인간이기에 이런 프로젝트는 이곳에서도 가능하다.(유지나|동국대 교수·영화평론가)     

크리스천투데이(10. 08. 07) 엘시스테마-바디매오처럼, 포기하지 않는다면…

“오후 6시만 되면 거리에서 총격전이 시작되고, 모두 잠을 청해야 한다. 가끔 대낮에도 총격전이 벌어져 아직 집에 돌아오지 못한 엄마를 기다린다. 혹시 총에 맞아 부상을 입지는 않았는지 걱정이다. 친구들 중에도 총상을 입어 다음날 학교를 나오지 못할 경우도 있다. 총상을 입지 않아도 사는 것은 ‘지옥’이다. 13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마약에 중독돼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자체가 전쟁이다. 빈곤에서 해방되고 싶다.”

어린 아이의 입에서 ‘사는 것이 지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각박한 현실이 바로 남미의 석유부국인 베네수엘라 빈곤지역 아이들이 겪는 실상이었다. 꿈이나 희망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것조차 사치로 여겨지는 그야말로 밑바닥의 삶. 이 아이들이 마음껏 희망할 수 있는 세상으로 안내하고, “코끼리처럼 큰 걸음으로 세상을 향해 나가겠다”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말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은 ‘음악’이었다.

빈곤지역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음악교육을 통해 희망을 선물하고자 했던 ‘엘시스테마’(El Sistema) 프로젝트는 1975년 베네수엘라의 한 도시의 허름한 차고에서 시작됐다. 들리는 거라곤 총소리 뿐이었던 전과 5범 소년을 포함한 11명의 아이들은 총 대신 악기를 손에 들고, 난생 처음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35년 뒤, 차고에서 열렸던 음악교실은 베네수엘라 전역에 200개 센터가 되었고, 11명이었던 단원수는 30만명에 이르렀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영화 ‘엘시스테마’는 거리의 아이들이 어떻게 음악을 통해 삶이 변화되는지 여정을 그리고 있다. 지휘자이자 경제학자였던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Jose Antonio Abreu)라는 한 사람의 꿈에서 시작된 ‘엘시스테마’라는 공동체가 어떤 과정을 통해 전 세계적인 영향을 끼치는 기적의 아이콘이 됐는지 다양하고 역동적인 영상과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종이오케스트라를 통해 음악의 기초를 터득하고 각 단계별 오디션을 거치며 좀 더 구체적으로 음악을 배워간다. 개중에는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등 전문적인 음악가로 성장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엘시스테마는 실력이 뛰어난 아이들을 발굴해 성공한 음악가로 키우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음악을 접할 기회가 없는 거리의 아이들에게 오케스트라 연주를 가르치면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풍부한 감수성을 일께워주고, 희망을 갖고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데 더 큰 가치를 두고 있다.  

이 일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희생하고 헌신했다. 설립자 아브레우 박사를 비롯해 지휘자, 교사, 수많은 자원봉사자들……. 이들은 월급이 남보다 적고 그 결과가 단시간만에 눈에 띄지 않더라도 보이지 않는 가치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인생을 내어놓았다.

아브레우 박사는 말한다. “엄청난 부를 가진 선진국의 사람들은 권태와 염세주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더 이상 지켜야 할 것, 이루고 싶은 것이 없는 그들은 엄청난 부를 가졌기에 오히려 더 비참할 수 있다. 가난한 아이들은 음악을 배우며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그리고 거기에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지켜야 할 가치가 있고, 이뤄야할 꿈이 있다면 가난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과 삶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 안에서 꿈을 발견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부자’다.

소경 거지 바디매오는 비참했다. 하지만 그는 그 절망적이고 비참한 상황 속에서 주저앉지 않았다. 그는 소경이라는 자신의 주어진 처지에 절망하기 보다 부르짖을 수 있는 입이 있음을 감사했다. 설령 제자들이 그를 막을지라도 그는 끝까지 “나사렛 예수”를 부르짖으며 구원을 요청했고, 그는 결국 나음을 입었다. 바디매오처럼 부르짖음을 포기하지 않고, 코끼리가 걷듯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보면, ‘엘시스테마’의 기적은 오늘날 이 자리에 서 있는 우리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이미경 기자) 

10. 0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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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때리다 2010-08-15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내한공연 했을 때 가고 싶었는데 시험기간이어서 ㅜㅜ 그런데 두다멜의 말러 교향곡 5번 음반 좋더군요

로쟈 2010-08-16 20:02   좋아요 0 | URL
작년에는 모르고 지나갔습니다.^^;

루체오페르 2010-08-16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부터 교육관련 다큐에 몇번 등장해서 관심 가졌었는데 참 괜찮고 멋진 활동 같습니다.
그 교육으로 세계적인 지휘자도 배출됬다고 하더군요. 이름은 기억 안납니다.^^;
비슷한 것으로 '노숙자 인문학 공부, 희망의 인문학' , '문제아 글쓰기 공부, 프리덤 라이터' 가 떠오르더군요. 우리도 이정도의 성과는 아니지만...지방의 학생 독서,공부모임에서 시작해 활발하게 해외석학 인터뷰도 하고 잡지,책도 내고 하는 곳도 있던데(이것역시^^;) 우리 나라에도 꼭 필요한, 있었으면 하는 모습입니다. 국내 도입이 시급합니다!ㅎㅎ

로쟈 2010-08-16 20:03   좋아요 0 | URL
인디고 말씀이시죠. 요즘은 잡지 영어판까지 발행하고 있습니다...

람혼 2010-08-19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브레우와 엘 시스테마는 정말 하나의 기적이자 기적보다 더 감동적인 전범이죠. 다큐멘터리 영화로까지 나왔다니 한 번 봐야겠군요. 두다멜과 엘 시스테마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걸 보면 정말 어깨가 절로 들썩들썩하고 눈가가 촉촉해집니다.

로쟈 2010-08-16 20:04   좋아요 0 | URL
서재엔 가끔 오시나보군요.^^ 람혼님의 공연도 흥이 나던데요.^^

2010-08-16 16: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6 2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자읽기 2010-08-17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아노에 그만 영 흥미를 잃어버린 아들에게 보여주어야 겠습니다...
엘리트 예술 교육은, 정말 예술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재앙이지요....

로쟈 2010-08-17 16:51   좋아요 0 | URL
예능 교육이 부의 과시가 되는 나라도 재앙이고요...
 

어제 오전과 저녁 강의 사이에 시간이 비어서 대학로CGV에서 이창동 감독의 <시>를 봤다. 곧 종영하는 걸로 나와서 서두른 것이기도 했다(나는 전작 <밀양>을 스크린에서 보지 못했다). 영화는 격렬한 감정을 다룬 전작에 비해서 의외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단조롭고 단선적인 이야기였다. 하지만 비범한 영화였다. 이런 감독과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사실이 온갖 거짓과 추악의 횡행 속에서도 한편의 '시'처럼 느껴진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시란 눈으로 볼 때 아름다운 것만 아니라 어쩌면 추하고 더러운 것에 숨은 아름다움을 찾는 일”이라고. 칸국제영화제에서의 상영소식을 전하는 기사를 스크랩해놓는다. 영화제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으면 좋겠다...   

경향신문(10. 05. 21) "시는 추함에서 아름다움 찾는 일”  

제63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인 <시>가 19일(현지시간) 공개됐다. 갈라 스크리닝에 비해 박수가 박한 언론 시사에서도 영화가 끝나자 장시간 박수가 이어졌다.

 

이창동 감독은 언론 시사회 직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시>는 문학의 한 장르인 시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돈으로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다”며 “시란 눈으로 볼 때 아름다운 것만 아니라 어쩌면 추하고 더러운 것에 숨은 아름다움을 찾는 일”이라고 말했다.

<밀양>으로 2년 전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전도연씨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긴 이창동 감독에 대한 반응은 뜨거운 편이었다. 회견장에 모인 많은 외신기자들은 대부분 <밀양>에 대해 알고 있었다.

“굳이 구분하자면 <밀양>이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라면, <시>는 가해자의 고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가해자를 손자로 둔 할머니 마음의 죄의식과 시를 쓰기 위해 찾아야 하는 세상의 아름다운 말 사이의 갈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주연 윤정희씨(왼쪽)는 외신기자의 질문에는 프랑스어로, 한국 기자의 질문에는 한국어로 답했다. 객석에는 그의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씨도 앉아 있었다. 오랜만에 영화로 돌아온 소감에 대해 윤정희씨는 “영화는 내 인생이다. 한 번도 영화를 떠난 적이 없다. 90살까지는 지금처럼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나이든 육체를 드러낸 장면에 대해선 “영화배우는 인간의 삶을 표현하는 것이다. 나이와 세월의 흐름은 생각지 않는다. 세월의 흐름에 맞는 역할에 충실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소설가이자 문화부 장관이었고, 지금은 영화감독인 이 감독에게 어느 직업이 가장 마음에 드느냐는 질문도 던져졌다. 그는 “어떤 직업이 좋아서 선택한 적은 없다. 심지어 영화감독이라는 일조차 마찬가지다. 영화를 만드는 일에 회의가 생기기도 하지만, 그래도 영화감독이 재미만 따지면 제일 좋다”고 말했다.

시사회 직후 만난 독일 텔레비전 ZDF의 마이크 플라첸은 “<밀양>과 <시> 모두 좋았지만, <시>가 더 압축적이고 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시의 특징을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시적인 분위기를 내는 대단한 영화”라며 “지금까지 본 경쟁작 중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칸영화제는 23일 폐막과 함께 수상작을 발표한다. 

10. 05. 20. 

P.S. 지난주 씨네21에 실린 인터뷰에서 이창동 감독은 <시>가 <밀양>과 마찬가지로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는 지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밀양>의 연장선이라면 영화로 질문을 한다는 의미에서일 것이다. 답이 안 나오는 질문을 한다는 점, 답을 쉽게 찾지 못한다는 점에서 연장이라는 거다. 하지만 나에게는 답이 아니라 질문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점점 질문을 안 하니까. 나는 영화가 우리의 삶에 당연히 질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영화는 질문을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럼 나라도 질문을 해보자 하는 거다. 다음을 또 기약하긴 어렵지만 이번만 할게, 하는 거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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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2010-05-20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함 속의 아름다움'이라는 감독의 말을 들으니 무릎을 치게 되더군요. 저는 아직 경험의 부족 때문이겠지만, 추함을 보고 분노하고 몸서리치며 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반추해보니 그 추악한 일상들 이면에 도도하게 흐르고 있는 물결(오프닝과 클로징 쇼트)같은 아름다운 풍경들을 왜 잊고 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살한 여중생에 대한 보상문제를 논의하는 창밖으로 꽃잎의 아름다움을 쫓는 여인의 모습....그리고 그 긴박한 긴장감.

끝내 여중생의 죽음의 장소와 여인의 감정이 이어지던 다리...그리고
죽은 아이가 회생한듯 흠뻑 젖은 채 길 위에 서 있던 여인의 모습.



결국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그러나 여전히 슬픔이 아름다움으로 전이시키기 어려운 잔상으로 남는 것은 인간의 고통이 그만큼 뿌리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로쟈 2010-05-21 09:37   좋아요 0 | URL
영화는 두번, 세번 보도록 자극하는 듯해요. 개인적으론 시낭송회 풍경 같은 게 너무나 '정확하게' 그려져서 놀랐습니다...

쉽싸리 2010-05-20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번주 대구 00시네마에서 보았죠. 토요일 저녁시간 인데도 열 명도 채 안되는 관객들 ㅜㅜ
기본 상영관이 너무 적은것 같습니다. 자본의 논리인지 흥행의 논리인지,,

같이본 파트너는 윤정희씨 연기가 별로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참 좋았습니다. 약간 들뜬것 같은, 푼수? 같은 연기가 딱 이더군요.
이불 뒤짚어 쓴 손자를 일으키려고 하는 장면에서는 찡하더군요.
이창동감독 영화의 배우들은 참 연기를 잘해요. 자연스럽게.
이왕이면 좋은 결과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하네요,,,

로쟈 2010-05-21 09:38   좋아요 0 | URL
이런 영화를 많이 안 보는 세태와 우리의 정치현실이 무관하지 않겠지요...

blanca 2010-05-20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 말에 동감합니다. 90살까지. 너무 감동적입니다. 시를 보러 가야겠습니다. 무리를 해서라도요^^;; 참, 로자님 덕택에 생존자 서문 읽고 있는데 벌써 가슴이 떨리네요. 좋은 책 추천 감사드립니다.

로쟈 2010-05-21 09:39   좋아요 0 | URL
저도 책을 어제 받았습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먹었다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가 한겨레를 들고 왔다. 뜨겁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날은 벌써 여름날씨다. 한겨레의 5.18 특집기사들을 조금 보다가 온라인 경향신문의 기사도 몇 개 읽는다('북풍 시나리오'를 꾸미는 자들에게 저주를!). 이런 날엔 훌쩍 칸에라도 가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그 '깐느' 말이다. 우디 앨런의 신작에 관한 리포트기사가 있어서 스크랩해놓는다. 며칠전 임상수의 <하녀>를 봤는데, 조만간 이창동의 <시>와 홍상수의 <하하하>를 챙겨보게 되면 대충 '칸'에 가 있는 기분을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 10년 안으로 한번 가보기로 하자... 



경향신문(10. 05. 17) 우디 앨런 “인생이란 악몽 같고 무의미한 경험의 연속”  

지적이고 신랄한 코미디로 사랑받아온 우디 앨런 감독(74)이 또 한 편의 신작을 들고 제63회 칸국제영화제를 찾았다. 15일(현지시간) 상영된 신작의 제목은 ‘You will meet a tall dark stranger’. ‘당신은 키 크고 어두운 피부의 낯선 이를 만날 것이다’란 뜻인데, 미국에선 점쟁이들이 많이 쓰는 말이라고 한다. 한국으로 치면 ‘동쪽에서 온 귀인을 만난다’식이니 별 뜻은 없다.

영화의 배경은 영국 런던이다. 위기에 빠진 몇 쌍의 부부가 중심이다. 알피(앤서니 홉킨스)가 젊음을 되찾겠다며 40년간 산 부인 헬레나를 떠나자 헬레나(젬마 존스)는 충격에 빠져 점쟁이가 건네는 헛된 위안에 의지한다. 헬레나의 딸 샐리(나오미 워츠)와 그의 남편 로이(조시 브롤린) 역시 원만한 부부는 아니다. 로이는 슬럼프에 빠진 소설가고, 샐리는 돈 한 푼 못버는 남편이 지긋지긋하다. 샐리와 로이에겐 새 인연이 찾아온다.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죽음, 나이듦과 같은 앨런 영화의 주제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앨런은 웃지 않았지만, 배우와 기자들은 줄곧 웃음보를 터뜨렸다.

“인생에 대한 내 유일한 관점은 이겁니다. 인생이란 고통스럽고 악몽 같고 무의미한 경험의 연속이라는 것이죠. 행복해지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을 속이고 남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거예요. 저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에요. 니체, 프로이트, 유진 오닐도 다 그렇게 말했어요. 이번 영화에서 유일하게 행복한 한 커플은 스스로를 속이고 멍청한 사람들과 어울려요. 그래도 아무튼 저보다는 행복하죠.”

이번 영화제에는 102세의 포르투갈 감독 마누엘 데 올리베이라도 신작을 출품했다. 앨런은 “그처럼 건강하게 100살이 될 수 있다면 나도 그러고 싶다. 아무튼 난 죽음에 강하게 반대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앨런은 감독이기 이전에 훌륭한 코미디 배우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영화에선 좀처럼 그의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늙어서 로맨틱한 역을 할 순 없잖아요. 생각해보세요. 스칼렛 요한슨이나 나오미 워츠 같은 배우를 캐스팅해 놓고 다른 남자 배우와 짝을 지어준다는 게 얼마나 실망스러운 일인지…. 여배우의 맞은편에 앉아 눈동자를 보면서 거짓말하는 역을 하고 싶다고요. 그걸 못하니까 연기하는 재미가 없네요.”

그는 자신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내레이션에 대해 “내 영화에는 소설 같은 요소가 있다.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면 소설을 썼을 것이다. 글을 읽으면 이야기를 해주는 화자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백승찬기자) 

10. 05. 17.  

P.S. 국내에 나와 있는 우디 앨런 책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먹었다>(웅진지식하우스, 2009)를 포함하여 거의 다 갖고 있는데, 문득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쓰레기 같은 세상>(황금가지, 2000)은 안 챙겨두었다는 걸 확인한다. 이미 절판된 책이니 도서관이나 이용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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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hie 2010-05-17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기사 읽고 역시 우디 앨런답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야(거의 석달 반 만에) 떠날 때 부친 짐들이 도착해서
지젝의 <폭력>과 우디 앨런의"Mere Anarchy" 받아보네요.
하녀는 어떠셨나요? 저는 시의 수상확률을 60%로 잡았어요. ^^

로쟈 2010-05-17 19:08   좋아요 0 | URL
<하녀>의 몇 장면은 재미있었습니다. 임상수 감독은 캐리커쳐들을 다뤄서 자극적이어도 힘은 떨어진다는 생각입니다. <시>는 평들이 좋네요...

2010-05-17 1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7 19: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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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7 19: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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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7 19: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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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7 20: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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