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아저씨의 꿈 외 | 도스토예프스키 | 박재만, 박종소 옮김 |양장본 | 512쪽 | 194*130mm

올해의 독서 목표는 도스토예프스키였다.

비록 중편 모음 이지만 '아저씨의 꿈'과 ' 네또츠까 네즈바노바'로

3월을 시작할 수 있어 좋았다.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중에서는 홀대받는

 

작품들이긴 하지만 술술 넘어갔고,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듯, 도스토예프스키는 도스토예프스키다.

 

42. 감상적 킬러의 고백 |원제 Diario de un killer Sentimental |루이스 세뿔베다 |

 정창 옮김 | 양장본 | 190쪽 | 188*128mm (B6)

 뜬금없이 오랜만에 읽게 된 세뿔베다의 소설. 미스테리적인

재미가 있고, 남미판 레옹같은 느낌도 살짝 든다.

세뿔베다의 소설답게 강력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43. 정체성 | 밀란 쿤데라 지음 | 이재룡 옮김 | 178쪽 | 188*128mm (B6)

 

책을 덮으며 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은 결국 나 이외의 사람들이 

나를 보는 모습을 엿보는 것일 뿐이라는 결론을 섣불리 내리고

우울해져버린다. '무관심' 이 유일한 공통의 열정이라는 것은

그만큼 '정체성'을 찾기 힘든 세상이라는 이야기이리라.

 

 

44. 작은 별 통신 | 요시토모 나라 | 김난주 옮김 |반양장본 | 176쪽 | 223*152mm (A5신)

 원서로 가지고 있을때 상상했던 내용과는 조금 다름.

 번역본에 실망하는 것은 나의 허영일까, 나라의 한계일까 ?

 

 

45.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상 ) | 아고타 크리스토프 |

용경식 옮김 |반양장본 | 220쪽 | 210*148mm (A5)

이 책은 같은 제목 아래 (상)(중)(하)로 나뉘어 있지만

다른 소설이다. 분명 다른 소설이다.

근데, 세권 다 읽고 나니 원체가 정말 다른 책들이었고,

그렇다고 보면 또 연결되는 이 책의 주제로 볼 때 이 세권은

다 다른 책이지만 하나의 책이다. 라고 우기고 싶다.

 

46.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중 ) | 아고타 크리스토프

| 용경식 옮김 |반양장본 | 236쪽 | 210*148mm (A5)

 이 세계에선 별로 많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죽거나. 혹은 미치거나 외에는.

 

 

47.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하 ) | 아고타 크리스토프

 | 용경식 옮김 |반양장본 | 220쪽 | 210*148mm (A5)

클라우스와 루카스의 이야기는 힘겹게 힘겹게 진실을 향해 나아간다.

그러니깐 결국은 거짓말이 거짓말이 아니고 진실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그리고 끝끝내 밝혀지는 '끝없는 고통'의 모습을 하고 찾아온 ' 진실'은

'속임' 없이는, '거짓말' 없이는 견뎌내기 힘들 정도였던 것이다.

그러지 않은척 살아왔지만, 문득 문두드리며 찾아온 '진실' 앞에 그 가면은 다 무너져버리고,

가면을 벗은 연약한 존재에게 다른 선택은 없다.

정말 감동적인 책이었다. 단숨에 읽어내린 세권!

 48. 신데렐라의 함정 | 세바스티앙 자프리조 | 지정숙 옮김 |반양장본 | 395쪽 | 204*132mm

나는 20살 처녀, 억만장자의 상속인입니다. 내가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교묘하게 위장된 살인사건입니다.

나는 그 사건의 탐정입니다. 또 증인입니다. 그리고 피해자입니다.

게다가 범인이기도 합니다. 나는 그 네 사람 모두입니다. 도대체 나는 누구일까요?

미스테리 독자들의 호기심을 이보다 더 끄는 광고문구를 본 적이 있었던가?!

읽어내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면 재미있다.

49. 구름빵 | 백희나 글. 그림, 김향수 사진 |양장본 | 37쪽 | 282*204mm

일단은 그림이 예쁘고 독특한 눈 요기거리를 먼저 찾게 된다.

간혹 좋아하는 키워드가 나오면 ( 도서관, 비, 구름 등등)

 예쁜 그림을 즐기기 위해서 사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간혹 정말 재기발랄하고 내용도 기발하고,

그림도 예쁜 책을 만나게 된다

 

50. 난 여자들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 이사벨 아옌데 외 지음

| 중남미여성문학선집| 송병선 옮김|반양장본 | 229쪽 | 195*150mm

알차고 재미있는 버릴게 없는 책.

 너무너무너무너무 맘에 들어버렸다.

 

 

51.모치모치 나무 | 다키다이라 지로 그림 , 사이토 류스케 글,

김영애 옮김|양장본 | 32쪽 | 288*247mm

근래 읽은 동화책중 가장 눈이 즐거웠던 책이다

 

 

 

52.노무현 상식 혹은 희망 | 409쪽 | 223*152mm (A5신)

 기발하고 아깝지 않은 책.

편애하지 않으려고 노력기울이면서 봐야할 책.

 

 

53. 기생충의 변명 | 서민| 반양장본 | 219쪽 | 223*152mm (A5신)

재미있고, 유익하다! 뭐가 더 있어야 합니까?

 

 

 

 

54. 상복의 랑데부 | 코넬 울리치 | 반양장본 | 320쪽 | 204*132mm

 역시 코넬 울리치.

 

코넬 울리치는 에드 맥베인과 함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스테리 작가이다. 미스테리 소재를 취하고는 있지만

미스테리 소설로만 보기에는 너무도 아름다운 문장들과

살아있는 도시 속의 무심함 혹은 그 안의 들끓는 온갖 감정들을 잘 버무려

생생하게 그려내는 묘사력은 읽어도 읽어도 계속 감탄하게 된다.

 

 55. 코끼리를 쏘다 | 조지 오웰 | 박경서 옮김 |반양장본 | 310쪽 | 201*150mm

 그다지 기분 좋지만은 않았던 에세이집

그가 훌륭한 작품들을 많이 남겼을지는 모르겠으나

그러나 행동하는 지식인, 부랑자들과 가난한 자들에게 따뜻한

 애정과 사랑을 보내는,과 같은 수식어가 붙는 작가는 아닌듯하다.  

그리고 민족주의와 제국주의를 비난한다고 하는데,

그의 글을 보면 영국인 중상류의 위치에 있는 자신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자신의 민족에 대한 좀 과하다 싶은 애정이 엿보이는데,

그가 민족주의와 제국주의를 비난한다고 하니, 오십보소 백보라는 말이 생각난다.

 

56. 커피 이야기 | 줄리아 알베레스 지음 | 송은경 옮김 |반양장본 | 96쪽 | 216*151mm

정치적으로 올바른 커피 이야기

별로 재미는 없지만, 왠지 경건하게 만들고 반성하게 만들고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곳을 회의하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뭐, 새들이 노래 불러준다고 그 커피나무에서 딴 커피가 나에게

노래를 불러줄 것 같지는 않지만, 나에게는 커피는 '카페씨토' 이기보다는

'카페인물' 이었기에. 차마 감히 상상하지 못하는 커피의 맛이 되겠지만,

 빠르게 좀 더 빠르게, 많이 좀 더 많이, 더 수익이 되게, 더 마케팅을 잘해서,

 팔리는 커피들. 특히나 그것이 재배되는 과정조차 누군가를 착취해서라면

진한 커피 한모금 홀짝일때 한 번 더 생각해야 하는가보다.

 57. 잔혹한 사랑 | 패트리샤 콘웰 | 정한술 옮김 |양장본 | 406쪽 | 210*148mm (A5)

 패트리샤 콘웰 시리즈를 다 모았다. 감사합니다 .ㅜ.ㅜ  잔혹한 사랑은 이 전에 읽었던 책들보다는 별로였지만, 왜 스카페타 시리즈를 처음부터 차례로 읽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  스카페타가 마크를 잃고 황폐해지기 전의 모습이 나온다.      

 

 

58. 남아 있는 모든 것 | 패트리샤 콘웰 | 양장본 | 448쪽 | 210*148mm (A5)

앞의 두 작품과 비교해본다면 '검시관'이 법의관으로서의

스카페타의 직업에 대한 세세한 부분이 적절히 묘사되고

그녀의 성품과 일적인 갈등, 고뇌가 부각되었다면

'잔혹한 사랑'에서는 직업적인 면보다는 옛연인이 나타나는등

주변의 인간관계와 사건이 더 많이 나온다.

59.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당신은 믿을 수 없겠지만 |마르크 레비

| 김운비 옮기 |304쪽 | 223*152mm (A5신

 당신을 믿습니다. ㅜ.ㅜ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Kel님 덕분에 또 새로운 작가를 만났다.

 유령과의 로맨스이지만. 이 로맨스는 아빠가 십오년후에 아들에게도

들려줄 수 있는 그런 로맨스 이야기이다. 가볍게 읽히지만,

그 여운은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60. 흔적 | 패트리샤 콘웰 | 양장본 | 414쪽 | 210*148mm (A5)

 

 스카페타 시리즈 세권을 하루에 하나씩 읽었다.

이제 번역된 본으로는 두권만 더 읽으면 다 읽는다.

 흔적은 추리소설적인 면에서도 그리고 가슴 아프긴 하지만 스카페타의 개인사에

대한 얘기들도 재미있다. 검시관과 함께 best가 아닌가 싶다.

61. 피버 피치 | 닉 혼비 | 이나경 옮김 | 반양장본 | 377쪽 | 223*152mm (A5신)

 비록 표지는 촌스러울 지언정 정말 배꼽잡으면서 본  책이다.

 닉혼비의 자기성찰은 100% 성공에는 까마득히 못미치지만,

  그 시도만으로도 보통이 아니다. 짝짝짝

 * 특기할만한 점 : 마르크 레비를 만났고, 아끼고 아끼던 코넬 울리치의

 '상복의 랑데부를 읽어버렸다. 우씨

닉혼비의 축구이야기 '피버 피치'도 꽤나 재미있었고 ,

3일내내 읽어버린 스카페타 시리즈들도 재미있었다.

그 중에서 '흔적'은 특히나 더. '기생충의 변명' 을 드디어! 읽었고,

저자를 협박해서 책을 받아냈다고는 말 못해 -_-a

'코끼리를 쏘다'는 머리로는 좋은데, 가슴으론 불편했던 독서경험을 주었고,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은 정말 꽈꽝

번개맞은 것 같은 느낌의 책. ( 정말 권해주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이벤트 상품으로 받은 '노무현' 의 책은

나의 독서목록에서 좀 쌩뚱맞구나;; 도스토예프스키의 책을 읽은 것도 뿌듯뿌듯

* 이달의 추천 도서 ★★★★★

닉혼비의 '피버 피치'  - 자기 성찰을 시도해보고 싶으신 분. 말재주에 현혹되고 싶으신 분들께

마르크 레비의 '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당신은 믿을 수 없겠지만 ' 

- 가벼운 로맨스물에서 뭔가 남기를 바라는 분들께

코넬 울리치 ' 상복의 랑데부 '  - 전통적인 추리소설과는 다르지만 주제가 있고,

숨을 멈추게 하는 재미있는 추리를 원하는 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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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4-01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1권 읽었다고 우겨본다 . 그러나 얇은 동화책 두권은 넣어야 하는걸까? 물론 그림책이라고 작가가 덜 노력을 기울였을리 없지만, 난 ;;; 책읽는 10분과 리뷰쓰는 2-3분 빼고는 별 생각이 없으니 상당히 찔린다;;

서재지기 2005-04-01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7번 <잔혹한 사랑>부터가 (table)안에 들어가 있네요. 이 테이블 크기가 800으로 지정이 되어있어, 옆으로 늘어나 보이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div등의 태그도 있어서 제가 뺐습니다. 맘에 드시기를 바라며.. ^^

하이드 2005-04-01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깐, 왜 그렇게 된건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예뻐졌어요. 고맙습니다!!>.<

울보 2005-04-01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세요,
그저 부러움만,,저도 열심히 노력해보겠습니다,,

놀자 2005-04-02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_+ 대단해요~!
님 직장 다니는거 맞는거에요...????
어찌하면 이리 많이 읽을 수 있는지...ㅡ.ㅡ;;;; 신기할 따름..;;

하이드 2005-04-03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다지 알차거나 만족스럽지 않은 목록입니다요. 3월에는 -_-a

마태우스 2005-04-05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1권 중 제 책이 포함되었다니...영광입니다^^
 

코끼리를 쏘다

버마의 남부에 위치한 물메인에서 나는 많은 사람들의 증오의 대상이었다. 어쩌면 내 생애에 처음 있는 일이었으며, 이런 일이 일어날만큼 나는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나는 당시에 이 도시 한 파출소의 경찰관이었는데, 이 마을 사람들은 별 목적도 없이 하찮은 반유럽 감정이 유난히 강했다. 어느 누구 하나 폭동을 일으킬 만한 배짱도 없으면서, 유럽인 부인이 혼자 시장을 지나가면 누군가가 입에 품었던 구장즙을 그녀 옷에 뱉어버리곤 했다. 경찰관인 나 역시 그들의 목표물이 되었고, 그들은 자기에게 별 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범위 안에서는 언제나 나를 못살게 굴었다. 발빠른 버마인이 축구장에서 내 발을 걸어 넘어뜨리면 심판(물론 버마인이다) 은 보고도 못 본 체했고, 군중은 엄청나게 웃어댔다. 한두 번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다. 결국 가는 곳마다 나를 만나는 젊은이들은 누런 얼굴에 조소를 머금다가 안전한 거리까지 떨어지면 뒤에서 내 신경을 거스르는 온갖 모욕을 퍼붓곤 했다. 젊은 승려들이 가장 심했다. 거리에는 수천 명의 승려들이 있었는데, 별로 할 일이 없는지 길모퉁이에 서서 유럽 사람들을 비웃곤 했다.

이런 모습이 모두 나를 당혹케 만들었고 또 비위를 거슬렀다. 그 당시 나는 이미, 제국주의는 죄악이므로 되도록 빨리 이 직업을 집어치워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론적으로는-물론 비밀이었지만-나는 전적으로 버마 사람들 편이었고, 억압자인 영국 사람들에게 반감을 품고 있었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증오심을 품고 있었다. 제국주의 경찰관을 하게 되면 제국주의의 추악한 수법을 바로 눈앞에서 보게 된다. 악취가 풍기는 감방 안에 웅크리고 있는 죄수들, 장기수들의 창백하고 겁에 질린 얼굴, 대나무 몽둥이로 흠씬 얻어맞은 남자들의 시퍼렇게 멍든 엉덩이..... 이런 것들이 모두 견딜 수 없는 죄의식으로 나를 괴롭혀왔다. 그러나 나는 미래에 대한 판단 능력이 없었다. 당시에 나는 젊었고, 또 교육도 잘못 받았다. 나는 동양에 와 있는 모든 영국인들에게 부과된 절대적 침묵 속에서 내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 봐야 했다. 나는 대영제국이 망하고 있다는 것도 몰랐으며,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려고 하는 신생 제국주의 국가들보다는 그래도 영국이 더 낫다는 생각은 더욱 못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내가 봉사하고 있는 제국주의에 대한 증오와 경찰관으로서의 내 일을 훼방놓으려고 하는 사악한 작은 짐승들에 대한 분노, 그리고 내가 그 사이에 끼어 옴짝달싹 못하게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한편으로는 영국의 식민 통치를 파괴시킬 수 없는 전제로서, 억압받는 피식민지인들의 의지를 영원히 꺾어버리는 완강한 어떤 것으로 간주했고, 또 한 편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기쁨은 승려들의 창자 속으로 총검을 찔러넣는 일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감정은 흔히 생겨나는 제국주의의 부산물이다. 하루 근무를 마친 인도의 영국 공무원들 중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라.

어느 날 순찰을 돌던 중 정신이 번쩍 든 사건이 하나 일어났다. 작은 사건이었지만, 제국주의의 실상-전제정부가 행하는 일들의 진짜 동기-을 전보다 더 잘 들여다볼 기회가 되엇다. 어느 이른 아침 이 도시의 한쪽 끝에 있는 경찰서의 부서장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코끼리 한 마리가 시장을 부수고 있으니 거기에 가서 무슨 조치를 좀 강구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도대체 어떤 조치를 강구해야 하는지는 잘 몰랐지만, 어쨋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한번 가봐야겠다고 작정하며 조랑말을 타고 출발했다. 나는 구식 0.44 구경 윈체스터총을 휴대하고 있었는데, 이 총은 코끼리를 죽이기에는 너무 작았지만 소리만 내어 위협하기에는 쓸모가 있다고 생각했다. 많은 버마 사람들이 현장으로 가고 있는 나를 불러세우고는 코끼리의 행동에 대해 말해주었다. 물론 야생 코끼리가 아니고 '발정기'에 접어든, 사육되는 코끼리였다. 발정기가 시작된 코끼리는 항상 쇠사슬로 묶어놓는데, 전날 밤에 사슬을 끊어버린 것이었다. 난폭해진 이런 코끼리를 다룰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그 코끼리의 사육사뿐인데, 그 역시 코끼리의 행방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방향을 헛짚어 걸어서 열두 시간이나 걸리는 곳에 나가 있었다. 오늘 아침 그 코끼리가 돌연 이 마을에 나타난 것이었다. 버마 사람들은 무기가 없어 속수무책이었다. 그놈은 이미 대나모루 만들어진 누군가의 오두막집을 박살냈고, 소를 죽이고, 노점 과일가게를 습격하여 과일을 다 먹어치웠다. 또 시의 쓰레기차를 만나서는 운전사가 뛰어내려 도망치는 순간에 차를 뒤엎고 난폭하게 뭉개버렸다는 것이었다.

버마인 부서장과 인도인 경찰관 몇 사람이 코끼리가 나타난 지역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은 매우 가난한 구역으로, 종려나무 잎으로 이엉을 여껑 덮은 대나무 오두막집이 늘어서 있고, 미로 같은 길이 가파른 언덕을 따라 구불구불하게 뻗어 있었다. 우기가 시작될 무렵이었고 구름이 낀 수텁지근한 아침이었다고 기억한다. 나는 코끼리가 어느 쪽으로 갔는지 사람들에게 물어보았지만, 흔히 그렇듯 확실한 정보를 얻지는 못했다. 이런 경우는 동양에서 흔히 있는 일이었다. 떨어진 곳에서 이야기를 들으면 분명한 것 같은데, 현장에 가보면 내용은 달라진다. 코끼리가 이쪽으로 왔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쪽으로 갔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또 코끼리 다위는 아예 보지도 못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이야기들이 모두 꾸며낸 것이라고 단정을 내리려고 할 때, 좀 떨어진 곳에서 고함 소리가 났다. " 애들은 가라, 썩 꺼지거라" 하는 욕지거리가 들렸는데, 손에 회초리를 든 한 노파가 한 떼의 벌거숭이 아이들을 몰아내며 오두막집 모퉁이에서 나타났다. 몇몇 여자들이 혀를 차고 무어라 말을 하면서 그 뒤를 따랐다. 분명히 아이들이 봐서는 안 될 것이 있는 모양이었다. 오두막집 뒤로 돌아가 보니 남자의 시체 하나가 진흙탕 속에 뻗어 있었따. 검은 드라비다인 쿨리로 거의 벌거벗은 상태였다. 죽은 지 몇 분 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코끼리가 갑자기 집 모퉁이에서 나오더니 그를 코로 휘어감고 다리로 등을 누른 후 땅바닥에 짓뭉갰다는 것이었다. 때는 우기라 땅이 물러서 그의 몸은 깊이 1피트, 길이 2야드의 움푹한 자국을 만들어 놓았다. 양팔은 열십자로 벌려졌고, 머리는 한쪽으로 홱 돌아간 채로 땅에 엎드려 있었다. 얼굴은 온통 진흙으로 뒤덮여 있고, 두 눈은 부릅뜨고 이빨을 드러낸채 고통을 참지 못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죽은 자의 얼굴이 평온하다고 말하지 말라. 내가 지금까지 본 시체는 대부분 악마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거대한 짐승의 다리로 짓뭉개놓았기 때문에 등가죽은 벗겨놓은 토끼 가죽처럼 깨끗이 벗겨져 있었다. 나는 죽은 사람을 보자마자 가까운 친구 집에 사람을 보내 코기리 사냥총을 가져오게 했다. 코끼리 냄새를 맡고서 겁에 질려 나를 내동댕이칠까 봐 내가 타고 온 조랑말은 이미 보내버렸다.

 심부름을 보낸 사람이 몇 분 후에 총과 다섯 개의 탄알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러던 중 몇몇 버마인이 코끼리가 아래쪽 논바닥, 바로 2백-3백 야드 떨어진 곳에 있다고 말해주었다. 내가 준비를 하고 출발하자, 그 일대의 전 주민이 집에서 나와 내 뒤를 따랐다. 그들은 내 총을 보고서는, 내가 코끼리를 쏠 것이라고 서로들 흥분하여 외쳐댔다. 코끼리가 자기네 집을 부술 때는 별 관심도 보이지 않더니, 코끼리를 쏜다고 이렇게 야단법석을 피웠다. 영국의 구경꾼들에게도 그렇지만 이들에겐 이것이 일종의 구경거리였다. 게다가 코끼리 고기도 탐이 났을 것이다. 나는 다소 걱정이 되었다. 나는 코끼리를 쏠 생각이 없었다. 나는 필요시 내 몸을 보호하려고 총을 가져오게 했던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졸졸 뒤따라오는 것도 피곤하게 느껴졌다. 나는 멍청한 모습으로 생각에 잠긴 채 어깨에 총을 메고 언덕 아래로 내려갔다. 사람들의 수는 점점 불어나 서로 밀치면서 따라왔다. 언덕 아래 오두막집을 벗어난 곳부터 자갈로 다져진 길이 나왔고, 그 너머에는 몇 차례 내린 비로 수렁이 되고 군데군데 억센 잡초가 난 1천 야드 가량의 황폐한 진흙탕 논이 뻗어 있었다. 코끼리는 도로에서 약 8야드 떨어진 곳에서 왼쪽 배를 우리 쪽으로 향한 채 서 있었다. 다가가는 군중에게는 아무런 관심도 없어 보였다. 그놈은 풀 뭉텅이를 뜯어 무릎에 대고 흙을 비벼 털고는 입 안으로 쑤셔넣고 있었다.

나는 길에서 멈추었다. 코끼리를 목격한 순간, 쏘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분명히 들었다. 부려먹는 코끼리를 죽인다는 것은 중대한 문제였다. 그것은 값비싼 거대한 기계를 파괴하는 것과 같은 거이다. 그래서 피할 수만 있다면 절대로 죽이지 말아야 한다. 게다가 멀리서 저렇게 평온하게 풀을 뜯어먹고 있으니, 황소보다도 위험해 보이지 않았다. 나는 '발정기'의 난폭성도 이미 누그러지고 잇으니 사육사가 돌아와서 붙들어 매어놓을 때까지 마음대로 돌아다니게 해도 별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어쨌든 나는 코끼리를 죽이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 나는 오랫동안 그놈을 지켜보고 있다가 다시 난폭해질 기미가 없는지를 확인한 후 집으로 갈 작정이었다.

그 순간 나는 내 뒤를 따라오던 군중을 힐끗 쳐다보았다. 적어도 2천 명은 족히 되어 보였으며, 계속 불어났다. 군중은 길 양쪽을 저 멀리까지 꽉 채우고 있었다. 나는 번쩍거리는 색깔 옷들 위에 떠 있는 누런 얼굴의 바다를 보았다. 이 조그만 구경거리에 들떠 있는 행복한 얼굴들, 그들은 코끼리가 곧 사살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들은 마술을 시작하려는 마술사를 보듯 나를 지켜보았다. 그들은 나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마술과도 같은 총을 들고 있으니 잠시 동안 지켜볼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되었다. 갑자기 나는 결국 코끼리를 쏘지 않을 수 없음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를 걸고 있으니 그 일을 수행해야만 했다. 나는 2천여 명의 사람들이 나에게 압박을 가하는 기운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총을 든채 공허함, 다시 말해 동양에서의 백인 지배의 무익함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총을 든 백인인 내가 무장하지 않은 원주민들의 무리 앞에 서 있다.  겉으로는 연극 한 토막의 주인공을 맡고 있지만, 사실은 내 뒤에 있는 누런 얼굴의 무리에 의해 우왕좌왕하는 어리석은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이 순간 백인이 전제 군주가 되면 파괴되는 것은 백인 자신의 자유라는 사실을 인식했다. 백인은 속이 텅 빈 채 거드름을 피우는 허수아비, 즉 샤히브라는 인숩의 형상이 되어버린다. 원주민들에게 특별한 인상을 심어주면서 평생을 보내야 하고, 또 위기에 처할 때는 원주민들이 기대하는 바를 수행해야 하는 것이 백인들이 지배하는 조건이다. 백인들이 가면을 쓰면, 그들의 얼굴은 그 가면에 맞도록 변하는 것이다. 코끼리르 쏴야 한다. 총을 가져오라고 시켰을 때, 나는 이미 이 일을 수행하도록 스스로를 구속했던 것이다. 영국 나리는 나리답게 행동해야 한다. 단호하게 보여야 하고, 결심을 하면 확고하게 일을 수행해야 한다. 손에 총을 쥐고 2천여 군중을 이끌고 여기까지 와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물러선다?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군중은 나를 비웃을 것이다. 나를 위시해 동야에 와 있는 모든 백인들의 생활은 원주민들의 비웃음을 사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코끼리를 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놈이 할머니 같은 자태로 코끼리 특유의 일에 여념이 없는 듯 풀더미를 무릎 위에 놓고 비비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코끼리를 쏘는 것은 어쩐지 살인을 저지르는 느낌이었다. 그 나이에 동물을 죽이는 일이 그리 꺼림칙하지는 않았지만, 그때까지 나는 코끼리를 쏜 일도 없었고, 쏘고 싶지도 않았다. ( 하여튼 큰 동물을 죽이면 죄를 짓는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코끼리의 주인 생각도 해야 한다. 살아 있는 코끼리는 적어도 1백 파운드의 값은 나가지만 죽으면 엄니 값으로 기껏해야 5파운드밖에는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신속하게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우리가 도착하기 전 이미 그곳에 있었던, 경험이 많아 보이는 몇몇 버마인들에게 코끼리의 행동이 어떠했는지를 물어보았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그냥 내버려두면 아무 일도 없을테지만,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덤벼들 것이라고 했다.

내가 취해야 할 행동은 명백했다. 코끼리 쪽으로 25야드쯤 다가가서 놈의 반응을 시험해 보았다. 놈이 덤벼들면 총을 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사육사가 돌아올 때까지 내버려두어도 안전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스스로 총을 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도 또한 알고 있었다. 나는 사격이 서툴렀고, 게다가 땅은 진창이어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발이 빠졌다. 만일 그놈이 덤벼들고 내가 실수라도 한다면, 롤러 차 밑에 깔린 두꺼비 꼴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러나 이런 순간에서도 나는 나 자신의 안전보다는 뒤에서 지켜보는 누런 얼굴들을 생각했다. 군중이 나를 지켜보는 순간에는 내가 혼자 있을 때 느끼는 것과 같은 보통 의미의 공포심은 느껴지지 않았다. 백인은 '원주민들' 앞에서 겁을 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백인은 일반적으로 겁을 먹지 않는다. 내 마음속에는 오로지 이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만일 내가 실패하면, 저 2천여 명의 버마인들은 내가 쫓기고 잡히고 짓밟혀서 언덕 위에 죽어 있는 그 인도인처럼 이빨을 드러낸 시체로 변하는 꼴을 볼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더라도 몇몇 사람들은 그저 웃고만 있을 것이다. 그래서는 안 된다. 선택할 길은 하나밖에 없었다. 나는 총알을 장전하고 조준하기 좋게 땅바닥에 엎드렸다.

군중은 물을 끼얹은 듯이 조용했다. 마침내 연극의 막이 오르기를 지켜보고 있는 관중처럼, 나직하고 행복한 깊은 한숨이 수없이 많은 목구멍에서 새어나왔다. 어쨌든 그들은 그저 좋은 구경거리를 만난 셈이었다. 총은 열십자 조준기가 붙어 있는 훌륭한 독일제였다. 그때는 알지 못했지만, 코끼리를 쏠 때는 이쪽 귓구멍에서부터 저쪽 귓구멍을 잇는 선을 하나 마음속에 그어야 한다. 코끼리가 옆을 보고 있었으므로 곧바로 귓구멍을 겨냥했어야 했는데, 나는 놈의 뇌가 좀더 앞쪽에 있다고 생각하고 귓구멍보다 몇 인치 앞쪽을 겨냥했다.

방아쇠를 당겼을 때, 나는 총소리도 듣지 못했고 충격도 없었다. 명중할 때는 아무것도 못 느끼는 법이다. 그러나 군중이 토해내는 악마와 같은 외침을 들었다. 총알이 코끼리에 명중되는 데 걸리는 것보다도 짧은 순간에 이상하고도 무서운 변화가 코끼리의 전신을 엄습했다. 놈은 쓰러지지도 않았고 꿈쩍도 하지 않았는데, 몸뚱이의 모든 윤곽선이 변해갔다. 놈은 갑자기 얻어맞은 충경에 한없이 오그라들고 노쇠해 버린 것이다. 마치 총탄의 무서운 충격이 그를 넘어뜨리지 않고 그대로 마비시켜 버린 것 같았다. 한참 후라고 생각되는데-사실은 5초 정도 되었을 것이다-마침내 코끼리는 흐느적거리다가 무릎을 꿇었다. 놈의 입에서 침이 흘러내렸다. 무시무시한 노쇠가 그를 집어삼킨 것같이 보였다. 수천 살의 나이를 먹은 것 같아 보였다. 나는 다시 한 번 같은 곳을 쏘았다. 두 방을 맞고도 놈은 아주 쓰러지지 않았고, 머리를 축 떨군 채 비틀거리며 필사의 힘을 다해 서서히 다리를 펴고 일어섰다. 세번째로 총을 쏘았다. 그 한 방이 모든 것을 끝냈다. 그 고통이 전신을 흔들어 사지의 마지막 남은 힘까지 다 소진된 것을 뚜렷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쓰러지면서 한순간 일어날 듯하더니 뒷다리가 몸뚱이에 깔려 무너지자, 상체는 넘어지는 큰 바위처럼 솟아오르고 코는 한 그루 나무같이 하늘로 치솟았다. 코끼리는 처음으로 단 한 번 포효하고는 배를 내 쪽으로 향하고 내가 엎드려 있는 땅을 뒤흔들듯 '쿵'하고 쓰러졌다.

나는 일어섰다. 이미 버마인들은 내 옆을 스쳐 지나 진흙탕으로 뛰기 시작했다. 코끼리는 다시 일어나지 못할 것은 분명했지만, 아직 죽지 않았따. 산더미 같은 옆구리가 고통스럽게 기복을 그리면서 율동적으로 길게 헐떡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놈은 입을 딱 벌렸다. 창백해진 연분홍빛 목구멍의 동굴이 들여다보였다. 나는 오랫동안 그가 죽기를 기다렸지만, 숨소리는 가늘어지지 않았다. 결국 나는 심장이라고 생각되는 곳에 남은 두 발을 발사했다. 뻑뻑한 피가 붉은 벨벳처럼 솟아나왔지만, 여전히 숨은 끊어지지 않았다. 총알을 맞고 꿈쩍도 하지 않았고, 거친 숨결만이 끊임엇ㅂ이 흘러나왔다. 놈은 엄청난 고통 속에 서서히 죽어가고 잇었다. 총탄도 더는 상처를 줄 수 없는, 동떨어진 아득한 또 하나의 세계 속에서 죽어가고 있었다. 나는 그 무서운 신음 소리를 그치게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움직일 힘도 없고, 그렇다고 죽을 힘도 없이 축 늘어져 누워 있는 거대한 동물을 보면서 완전히 죽여버리지 못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었다. 나는 내 소총을 가져오게 하여 그의 심장과 목덜미 밑을 연발로 쏴버렸다. 그러나 별 효과가 없었다. 고통을 못 참아 헐떡거리는 소리가 벽시계의 똑딱거리는 소리처럼 지속되었다.

결국 나는 더 지켜볼 수 없어 그 자리를 떠나버렸다. 뒤에 들은 바이지만, 반 시간이 지나서야 완전히 죽었다는 것이었다. 버마인들은 내가 그곳을 떠나기 전부터 칼과 소쿠리를 가져와 오후까지 살을 완전히 발라내 뼈만 앙상하게 남겨놓았다는 말을 들었다.

물론 그 일이 일어난 뒤 코끼리를 쏜 데 대한 끝없는 논의가 이어졌다. 코끼리 주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 인도인이라서 별수 없었다. 게다가 내가 한 일은 법적으로도 정당하였다. 왜냐하면 미친 코끼리는 주인이 다루지 못하면 미친개와 마찬가지로 죽이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유럽 사람들 사이에선 의견이 분분했다. 나이 든 사람들은 내 행동이 옳았다고 했으며, 젊은 층은 쿨리를 죽였다고 해서 코끼리까지 쏴 죽인 것은 미친 짓이라고 했다. 오ㅐ냐하면 코끼리 한 마리는 쿨리보다 값이 더 많이 나가기 때문이었다. 그 후 나는 쿨리가 죽었따는 소식을 듣고 안심했다. 그의 죽음은 내가 코끼리를 쏜 행위의 충분한 구실이 되었고, 내 행동은 법적으로 정당화되었다. 그때 내가 단지 바보 취급을 당하지 않기 위해 코끼리를 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아차렸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지금 생각해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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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3-18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손까락이야 헉헉.
조지 오웰의 이 책을 읽고 있다. 나는 조지 오웰이 훌륭한 사람인줄 알았다. 에세이들로 이루어져있는 이 책은 상당히 역겹다. 글을 아무리 잘 써도 이런 내용이 끝도 없이 나오면, 이건 상당히 불쾌하고 거슬리고 구토가 난다니깐. 조지 오웰의 이 글을 보고 어느 누가 그를 동정이라도 할까. 박쥐보다 나쁜 놈. 1984와 동물농장을 읽어봐야겠다.
일단은 8시에 이태원까지 가려면 서둘러야겠다~~~~


하이드 2005-03-18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야, 누가 금새 추천을 ^^ 그러니깐, 손가락이 덜아픈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꾸벅

마늘빵 2005-03-18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지오웰 소설만 보고 에세이는 안봤는데 그런가요? 역겨울 정도로...

마태우스 2005-03-18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 대단하십니다...이걸 언제 다 치셨어요. 저 이책 선물로 받았어요. 대기 중인데, 석달 안에는 읽을 거예요^^ 근데 선물한 분에 따르면 별로라는데...전 님이 안읽으신 1984와 동물농장을 읽었답니다.

노부후사 2005-03-19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세기 영문학 에세이 10선을 꼽으라면 오웰의 에세이가 그 중 하나로 들어가곤 하지요. 그의 작풍을 본받아서 orwellian 말도 있어요. 그리고 <<코끼리를 쏘다>>에 나오는 글들은, 대부분 오웰이 대가의 반열에 올라서기 전에 쓰여진 것들이라더군요. 박홍규 교수 말에 따르면 이 책 번역이 시원찮다고도 하고요. 전 공부 못해서 버마경찰로 쫓겨간 오웰의 일상이 꽤 살갑게 다가오던데요. ㅋㅋ 아, 하나 덧붙이자면 '금새'가 아니라 '금세'가 맞는 표현이랍니다. '금세'는 '今時에'의 줄임말이거든요.

하이드 2005-03-19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금새' 가 디게 이상하네요. ^^;;; 그러니깐, 그게 참 불분명한 것이 역겨움과 계속 읽게 되는 무언가와 중간을 맴돌게 되더라구요. 진짜 싫었으면 그냥 책 덮었겠지요. 아마도 ,암튼, 리뷰 쓸때 더 잘 표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John Knowles  의 ' Seperate Peace 샀다우 ^^

David Mitchell의 Cloud Alert 의외로 영국판이 표지가 더 예뻤지만;;

                                  데이빗 미첼의 소설. 기대됨.

Symphony 9 Choral


Symphony 9 Cho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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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오더가 되어버려 불안하긴 하지만,

너세네이얼 웨스트 아직도 못받았다! 한달 반이 지나고 있다. 음.... 메일도 한 번 보냈는데, 3/1에서 4/1일이 예정일이라고 기다리래나? 음.... 보통 이주면 오는게, 왜 두달이나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처럼 전화로 난리치기도 끕끕하고, 그냥 4/1까지 기다려본다. -_-a

Tchaikovsky: Symphony No4, Op36; Francesca da Rimini Op32Tchaikovsky: Symphony No4, Op36; Francesca da Rimini Op32


Van Gogh's House : A Pop-Up Experience

Van Gogh's House : A Pop-Up Experience

반고흐 하우스의 팝업북이래~ 흐흐 역시, 재고 없어서 셀프마켓에서 산건데, ( 사실 이건 지난번 주문분이기는 하지만, 슬슬 올때가 되었다.) ㄱ ㄱ ㅑ~

음. 저 위의 CD 2개는 내가 평소에 주문하던것들과는 좀 거리가 있다 ^^;;  내가 음악을 안 좋아라 하는 것이 아니라, 별로 기회가 없었다.( = 게을렀다)

선물이라는둥 이따위소리, 분명 하려고 했는데(원래 내가 좀 통이 크다. 으하하), 주소를 아는 관계로, 굳이굳이 뭔가를 주어야 하겠다면, "유명 예술가들의 소품집" 을 골라서 주었으면 좋겠다. 새것보다는 듣던거, 괜히, 구하기 쉽지 않은거 말고( 그래봤자, 받아도 모를테니;;) 구하기 쉬운거. 그러니깐, 소품집이 아니라도, 좋은 음악 권해주시면 감사히 받아야지.

( 아, 그냥 좋은거 알아서, 이 말이 얼마나 끕끕할까. 예를들어 누가 내게 그냥 좋은 책 권해줘요. 그러면, 난 아마 그 사람은 이미 나에게 질문한거 잊을때까지 고민할테야. 그..그러니깐, 단편모음집이요? 어느나라책이요? 장르는요? 추리요? 역사요? 로맨스요? )

음. 그러면 저는 몇가지 산 중에서 이런게 좋더라구요.

Gil Shaman, Goran Sollscher- Schubert For Two

Hans Hotter - Schubert : Winterreise D 911

Glenn Gould - ... And Serenity

그러니깐 어떤분의 페이퍼에서 보기를 서양고전음악을 듣고 싶은데 뭘 들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페이퍼같은거 퍼 놓고 있었고, 그 분 리스트들의 ( 대략 품절된 -_-a)cd 들도 내 보관함에 고이 들어 있었대나 뭐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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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5-03-18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하하하-_-;;;;;;;;;;;;;;;;;;;;;;;;;;;;;;;;;;;;;;;;;;;;;;;;;;;;;;;;;;;;;;;;;;;

하이드 2005-03-18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호호호호 ^^;;;;;;;;;;;;;;;;;;;;;;;;;;;;;;;;;;;;;;;;;;;;;;;;;;;;;;;;;;;;;;;;;

mannerist 2005-03-18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싸, 매너가 땀 두 방울 더 흘렸다. v-_-z

panda78 2005-03-19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하고는 다른 책인 거 같죠? ^^

받으시면 사진 올려 주셔요----


하이드 2005-03-19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 판다님 넘 예뻐요. 같은거일지도 모르겠는데요? 워낙 반 고흐 팝업북이 막 흔한건 아닌거 같은데요? 기대기대

비츠로 2005-04-04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노란 색 Deutshe Grammophon! 만약 제가 추리소설을 모으지 않았다면 아마 저 CD 수집가가 되었을 것입니다. 클래식에 심취하던 오래전 시절이 그립군요.
 

그러니깐 주문한 책들. 오늘. 퍼즐 주문하면서 마구 손가락이 돌아가서 마구 주문 버튼을 눌러버리다.

 

 

 

 

 

 

 

 

 

 

 

 

 

 

 

 

 

 

 

 

 

 

 

 

새로주문한지 얼마 되지도 않는 책무더기들이 나를 보며 울고 있지만,

봄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우울한 청춘은 결국 손가락을 놀려 질러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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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03-17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으, 부러워요- ^^ 미녀란 과연 뭘까, 궁금하네요. ^^
고품격 유머란 책을 보니 마태님이 떠오르는데요? 흐흐...

하이드 2005-03-17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미녀.. 오프라인에서 봤을때는 괜찮았거든요? 받으면 잽싸게 읽고 얘기해드릴께요 ^^

mannerist 2005-03-17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조만간 물건너에 손 대시겠군요. (지르세요~ 지르세요~ ^_^o-)

2005-03-17 2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울보 2005-03-18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럴땐 혼자란것이 너무 좋다는 생각을 합니다,
부러움으로 아줌마가.......

2005-03-18 0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3-18 0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春) 2005-03-18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한번에.. 이게 대체 몇 권이랍니까? 하이드님.. 흐흐
 

 

 

 

 

 




뛰어난 유머 감각의 작가 테리 프래쳇. 우리 나라에는 <멋진 징조들>로 소개된 바 있다. <디스크월드> 시리즈는 그를 인기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히트작으로, 1983년 첫 권이 발표된 이후 올해 30번째 권이 나온 판타지 시리즈. 연간 판매량 2천만 부를 자랑하는 인기 시리즈이다.

마법사, 요정, 마녀, 드래건 등 서양 동화에서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자유자재로 비틀어 이야기 속에 담아낸다. 시리즈 제목인 '디스크월드'는 주인공들이 살고 있는 세상을 부르는 말로, 거대한 거북이 등 위에 코끼리 네 마리가 서서 받치고 있는 원반 같은 세계. 세계관 설정은 힌두신화에서 빌려왔으며, 여러 서양신화와 설화에 등장하는 신들이나 엘프, 드라이어드 등의 환상적 존재들을 창조적으로 각색했다.

이번에 출간된 시리즈 1권과 2권은 불의의 사고로 마법을 못 쓰게 된 마법사 린스윈드와 환상의 세계를 동경하여 관광을 온 보험조사원 두송이꽃이 등장한다. 주된 줄거리는 이 두 사람이 디스크월드를 여행하며 신과 요정, 드래건과 만나고 싸우고 도망치는 모험 이야기. 번뜩이는 재치와 날렵한 유머감각, 짓궂은 풍자와 말장난이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는 작품.
 
 
드디어 샀다.  1권만 나왔을적에는 영 모자란 느낌에 안 샀었는데, 2권 나온거 보고 잽싸게 일단 장바구니로. 문제는 문제인게, 아직 '멋진 징조들' 작년 여름에 산;; 도 안 읽었다는거.
 
 
 
 
 
 
 
 
 
 
 
그리고 아마존에서 산 원서 몇개도 딩굴고 있다는 거.
 
아무튼. 디스크 월드 도착하면 슬슬 읽기 시작해야겠다.
 
그러니깐, 책 소개에 '올해 30번째' 라는건?! 많이 사주면 우리나라에서도 30권까지 번역되어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인가? 대단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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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03-17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징조들이요. 전 빌려봤는데, 한 3분의 2까지는 꽤나 재밌게 술술 읽히다가, 그 뒤부터는 약간 물리더라구요. 디스크 월드도 그럴까봐 안 사고 있는데, 어떨지..

미세스리 2005-03-17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언니 서재에만 오면- 읽고 싶은 책 투성이..옆에 있는 이책도 마저 못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