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휴가. 엄마 미국 비자 받으러 대사관 가느라. 급행비자료 25만원. 나의 반차. 그 외 서류준비하는 중의 뻘짓.

엄마를 들여보내고나서 뒷골목으로만 걸어서 반디앤루니스를 갔다. 가는 도중 아침을 먹고자 했으나, 왠 해장국집만 그리 많은지. 나중에 보니 청진동이었다. 그런줄 알았으면 청진동 해장국 먹어보는건데.

가는길은 푸르렀다.



아무튼. 두번째 간 반디앤 루니스. 수요일 10시 즈음. 막 오픈. 이 시간에 서점에 있는 사람들은?

개점일에 비해 사람이 없었다. 이리저리 책들을 구경하다가 사지는 않고, 사야지. 찜하며 수첩에 적다가 그래도 이 책은! 하며 산 책.

 그리고

플로베르의 '센티멘털 에듀케이션'

그리고 찜한 책. 이제부터 한숨 한번 쉬고. 휴우-

 굉장히 다양하고 많은 인터넷 정보. 한 20분쯤 서서 베끼다가 그냥 사기로.

책의 구성은 고상하고 우아한 미술책 아니라  dummy for Art 같은 더미시리즈 느낌으로 안진지하고 실용적이다.

 

 아마 이번에 두번째로 내한하는 'swan lake' 의 인기를 타고 나온 책이겠지. 인터뷰 형식으로 되어 있는 책을 별로 안 좋아하지만, 워낙에 워낙에 좋아하는 백조의 호수와 호두까기 인형의 댄스뮤지컬 창시자에 관한 이야기이니, 한번 맘잡고 읽어볼만도.

 

 

 

예전부터 찜해 놓은 책인데 맨 위의 '미술과의 첫만남' 과는 대조적으로 우아하게 명화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는 양질의 책. 가지고 있는 책에 있는 내용과의 겹침이 너무 많지 않나 하는게 유일한 우려이다.

 

 

한참 서경식 책 읽었는데, (그래봤자 두권;;) 미처 못 사고 지나간 책. 역시 임팩트가 강한 작품들과 흡입력이 강한 서경식의 글이다.

 

 

 

 지난번에 사려다 내려놓았던 책. 러셀 셔먼이 연재했던 음악관련 에세이라고 하는데,

 형식 없이 자유롭게 쓴 글이 마음에 들었다. '피아노' 라는 소재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은 욕심도 있고.

 

 

 이건 순전히 이번 이벤트 때문에 눈에 들어왔나?

 후르륵 봤는데, 그 중 생각나는건 '파란색' 유럽인의 50% 이상이 꾸준히 좋아하는 색이라고 한다. 그리고 뭔가 주저리주저리 있어서, 아, 아, 고개 끄덕이며 읽었는데, 생각이 하나도 안난다. 바보!-_-;;;

 

 

 

 

 

 

오늘 꽂힌 작가. 알베르토 망구엘. 끙

 

 

 

 

 

 

 

 

과연 내가 모험소설을 좋아할까 싶긴하지만, 예쁘게 생긴 시리즈에 약하고, 서경식의 책을 읽을때 나왔던 쥘베른 이야기에 고무되기도 했고, 한권씩 사서 다 모아 놓고 싶은 책이다.

 읽지 못하고 있는 빅토르 위고의 책이 나를 째려볼지라도, 나는 이 책을 사고야 말테다.

 

 

 

 젤라즈니의 소설. 결단코 안 살 수 없다. ( 말 되는가? -_-a )

 

 

 

 다들 이야기하는 이 책.

 누가 좀 읽고 줬으면 싶긴 하지만,

다치나바 다카시의 '사색기행' 이 그랬듯이.

 왠지 사고 싶지는 않고 누가 사줬음 싶은것도 아니고 읽고 줬으면 싶은 책이 있다.

 

예전같으면 덜컥 샀을 책. 하지만 그렇게 덜컥덜컥 산 책들이 산더미인 관계로

조금만 조금만, 쬐끔만, 아주 쬐끄으으음만 두고 보자 .

 

 

 철학코너 신간중 그나마 좀 재미있을 것 같은 책.

사고 싶은 이유가 있었는데, 까먹었다. .... 대견하다. -_-;;

 

 

 궁금한 표지의 궁금한 책. 목차만 봐도 궁금궁금.

 대우학술총서의 그 생태학에 관한 책 제목이 뭐더라. 아무튼. 떡 버티고 있는 그 책 옆에 나란히 놓고 싶다. (그러니깐 언젠가는 읽고 싶다는 뜻.)

 

 

 샀는줄 알았는데 벌써 두 번째다. 안 샀다.

 이런책은 대학교때 좀 때자. 는 친구의 말에도 불구하고

 better than never. 라며 꿋꿋이 사야지. 맘먹는 나다.

 

 몇번이나 사고 싶었는데, 자꾸 보관함에서 뒤로 밀리는 책.

 잊어먹기전에 또 한번 리마인드

 

 

 뭔가 시류에 맞춰 나온듯한 이 책.그리고 기억도 안 나는 뭔가 이 책에 대한 나쁜 이야기. 선입견. 으로 쉽사리 장바구니에 넣지 못했는데, 뭐, 대충보기로는 그런 선입견 일단 떨쳤다.

 자. 장바구니로.

 

 

 

 백수 되기 전에는 안 읽을것 같지만, 욕심나는 책 두권.

 

 

 

그리고 프로이트 전집들.

 

그리고 회사.

그리고 코즈니.

그리고 집. 컴퓨터 앞. 나의 서재.

아, 엄마비자가 삽질이었던 이유는, 엄마는 미국비자가 있었다. 아빠가 만들면서 같이 만들었고, 여권 갱신하면서 모르고 있었다.

내 돈 25만원.... 내 휴가 반차. 그 외 서류 준비하느라 쏟은 시간들이 다 뻘짓으로 판명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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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4-27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급행비자료가 25만원이나 하나요? @.@ 게다가... 뻘짓이었다니...ㅠ.ㅠ 아까워라..

▶◀소굼 2005-04-27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오 쥘베른 책이 다 모이니 멋져요~ 얼른 다 모아야 할텐데'ㅡ';

반딧불,, 2005-04-27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 책더미들..압사해도 좋으니 다 사고파요.
그리고, 사과님 리뷰가 원체 강력해서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만^^;;(원숭이~~) 반디앤루니스를 들락거리는 하이드님이 부러운 날입니다...

panda78 2005-04-27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이름은 콘래드가 드디어 새로 나왔나 보군요. ^^;;
전 (반쯤 울어버린 ;;) 예전판으로 가지고 있답니다.
망구엘 책들 중에 [낡은 극장..]은 기대보단 별로였는데, 어떠실지..(망구엘 엮음이지요, 아마? ;;)
미술과의 첫만남 읽으시고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 정보들 살짝 흘려주시길... ^m^

(저도 사색기행.. 누가 읽고 줬으면 싶어요. 탐은 나는데.. ^^;;)

einbahnstrasse 2005-04-27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번역본 대신 정수일의 이슬람문명이 낫다는 평이.

하이드 2005-04-27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허헉. 그렇군요. 역시 리뷰의 중요성이란. 오프서점에서 친구랑 보고 번역본 있네. 좋아라. 했던 책인데, 박홍규교수책 좋아하기도 하구요. 도저히 살 마음이 안생기네요.

2005-04-27 2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einbahnstrasse 2005-04-28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텍스트 읽기에 능한 분의 코멘트를 대신. "<오리엔탈리즘>은 역자의 글을 읽고 기대했다 본문을 펼치면 덮게 되는 책." 사이드의 글을 읽을 생각이라면 <에드워드 사이드 자서전>으로 시작하는 방법이 무난하지 않을까 합니다.
 

쓰면서 나의 한계를 팍팍 느끼면서,

괜히 인용만 잔뜩해서 글만 열라 길어지고,

그림으로 커버해보고자 했으나, 잘 된것 같지 않고,

우씨우씨우씨.

다이앤 애커먼의 다른 책들 두권 더 주문해 놓고 기다리고 있다.

전날 주문한 알라딘은 벌써 왔는데, 세월아 네월아 '결제 확인' 만 띡 뜬다. 잘났어 정말 . 흥흥.

이제 피치를 올리고 책을 열심히 읽어야 겠다.

아무래도 '감각의 박물학'을 너무 야금야금 읽은 경향이 있다.

벌써 또 1시구나. 내일은 화요일. 수요일은 오전 반차내고 엄마 대사관 쫓아가줬다가 반디앤 루니스나 들러서 상품권이나 써줘야 겠다. 히이- 씨익-

레오 둥이~



오늘 나의 저녁이었다! 두둥!  우 씨 배고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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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04-26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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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쓰셨는지요..브리핑이 보이지를 않아서 무지 답답하거든요,,


하이드 2005-04-26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감각의 박물학 리뷰요;; 정말 일주일도 더 된 것 같아요.

클리오 2005-04-26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브리핑이 안뜨는 것일까요.. 그래도 오래 묵은 리뷰 치워서 시원하시겠습니다. 리뷰는 졸리니 낼 아침이 봐야지...~

하이드 2005-04-26 0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다시 보니, 강아지하고 주인하고 누가누가더 췌췌하나 사진같네. -_-a
 



반 고흐의 집 팝업북이다. 도착한지는 꽤 되었는데, 아무리해도 이 앙증맞은 것의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못 올리고 있었는데, 벼르고 벼르다, 그냥 올리기로 한다. 어른의 커다란 손바닥만한 이 책은.

펼치면 흡사 선물상자와 같은 패키지로 구성되어 있다. 왼쪽에는 반고흐의 일생과 그림에 관한 얇은 책이 끼워져 있고, 오른쪽에는 팝업북이다. 두둥-

테오에게 보낸 편지 속의 글귀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상상력의 결과물인가보다.

팝업북을 펼치면,,, 두둥-

네개의 방이 나온다. >.<

아기자기. 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들 역시 고흐의 그림. 액자속의 그림은 바꿔 낄 수 있고, 왼쪽의 문을 열면 옆방으로 갈 수 있다.

두 번째 방. 이젤에 있는 구두 그림. 역시 고흐의 다른 그림으로 바꿔 볼 수 있고, 액자 속의 그림들도 마찬가지.

저 서랍장 위에는 꽃병을 꽂을 수 있고, 이야, 이 방에도 역시나 많은 액자들. 그림은 역시 바꿔 낄수 있다.

낯익은 고흐의 방이지 않은가? 저 빨간 침대. ^^

위의 책이 책 왼쪽에 끼워져 있던 간단한 그림설명집이다.

안에 끼워져 있는 액자 바꾸기용 그림들. 으흐흐흐. 그리고 사람들.



음. 책은 이렇게 집에 나와 있는 그림과 그림 제목, 그리고 넘기다보면 고흐의 삶에 대한 글도 짤막하니 나와 있다. 그러니깐 굉장히 아기자기한 구성이면서도 훌륭한 질감의 책이라는거.

바깥으로 향하는 문을 열면 이렇게 아를르의 풍경이, 그리고 안으로 향하는 문을 열면 옆방의 모습이 보인다.

자 이제 사람을 세워볼까? ^__________^

그림은 이렇게 바꿔 낄 수 있고,

사람은 이렇게 세울 수 있다. 앞모습, 뒷모습이 다 있다.

팔레트를 든 고흐 아저씨. ^^

요렇게 조렇게 혼자 놀고 있으니, 시간 가는줄 모르겠다. 동생이 옆에서 아무리 혀를 끌끌 차도 난 꿋꿋하게 오믈락조믈락 하고 있다.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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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4-24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정말 아기자기하니 후회는 없으실 꺼에요. 크기는 작아요. -_-a

비연 2005-04-24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괜챦은 책이군요..^^

하이드 2005-04-24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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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맛, 오늘 왠일로 이리도 많이 찾아주셨을까나 ^__^


클리오 2005-04-24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이런 인형놀이 같은 예술적 책이 있군요...

하이드 2005-04-24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완전 인형놀이 >.<

mannerist 2005-04-24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좋은데 피아노 디자인에서 버럭~ 저런 건반이 어디 있단 말이오!!

하루(春) 2005-04-24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꿉놀이하기 딱 좋은...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할 것 같은...
오늘 MBC에서 본 상상원정대보다 100번 나은 것 같군요.

하이드 2005-04-25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풉. 피아노. 매너다운 지적이요.
하루님, 맞아요 . 소꼽놀이 >.< 근데, 낼모레면 삼십인애가 혼자서 쪼끄만 그림 이리저리 뺐다 꼈다 사람 여기 세웠다가 저기 세웠다가 그러면서 키득거리고 감탄하고 그러니깐, 집에서 걱정해요. -_-a

마태우스 2005-04-25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장품으로 괜찮겠어요. 이건...한시간만에 다 읽을 것 같네요^^

하이드 2005-04-25 0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서입니다. 소근.

chika 2005-04-25 09: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흑~ 또 고흐다.
미스하이드님, 너무 맘에 들어요!! ^^

nemuko 2005-04-25 1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진짜 근사해요. 다만 사더라도 애들 손 안 닿는 곳에 숨겨 두어야 하니... ㅠ.ㅜ
대신 추천이라도.....^^

날개 2005-04-25 10: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전에 김지님이 자랑페이퍼 쓰신걸 군침 흘리며 봤었는데, 하이드님까지...ㅠ.ㅠ
부러워 죽겠어요...!!!

panda78 2005-04-25 23: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왓! 멋져요- ^^ 그때 제가 올린 사진도 이거였나 봐요. 근데 그 사진보다 훨씬 훨씬 멋지네요.

실비 2005-05-01 0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야 정말 신기하네요^^ 소장해도 좋을듯 싶어요~

빨간사과 2005-06-13 14: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을 읽는 것보다 훨씬 더 고흐에 대해서 잘 알겠는데요. 동생 모르게 옷장 위에 올려놓고 간간히 인형놀이를..ㅡㅡ;;
 

말한다.

범인은 '이 안에 있어요!'

바보다 나는.
왜, 두번, 세번 봐도, 범인이 밝혀질때까지 못 밝혀내는걸까?

게으른 추리소설 매냐;;

------------------------------------------------

어떤 사람이 책방에서 김전일 만화를 빌려보는데,
왜, 김전일 만화에선, 에피소드 앞에, 그리고, 중간중간에 등장인물들이 정리되어 나오잖아.

근데, 거기에다, 싸인펜으로 동그라미 그려놓고, 얘가 범인,
이렇게 써놨더래.. 각 에피소드마다;; 풉.

살의를 느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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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5-04-23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그런 기본이 안된 추리 매니아가 있어요? 이런... 웃긴 넘이군요..

chika 2005-04-24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충분히.. 살의를 느낄만 함. ㅡㅡ^

▶◀소굼 2005-04-24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전일 옆에 보내야 되요-_-;;[김전일과 같이 다니면 엄청 위험하단 사실;]

Phantomlady 2005-04-24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얘가 범인'이라 귀여운데.. (돌 날라올라 후다닥.....)
 

촉각의 집에서의 모험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에, 친구가 비행기에서 열어보라며 준 선물을 뜯어본다. 황금색과 푸른색의 우아한 비단 상자 안에는 똑같이 생긴 2개의 크롬 공이 비단 구멍 속에 나란히 박혀 있다. 슬쩍한 딸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강박적으로 2개의 공을 돌리던 미친 퀴그 선장이 생각난다. 상자 안에는 접은 쪽지가 들어 있다.

서기 800년경부터 고대 중국인들은 이 지압구가 몸의 건강과 마음의 평온을 가져다 준다고 믿었단다. 그래서 이 귀중한 운동기구를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한 레이건 대통령 부부에게 선물했지. 중국인들은 이 2개의 공을 손에 쥐고 돌리면 손가락의 경혈이 자극되어 기의 순환을 촉진시킨다고 하더라. 체육인들과 음악가, 컴퓨터 사용자와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누구나 이 공들이 근육 단련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인정해. 관절염을 앓는 사람들도 이 부드럽고도 힘든 운동을 통해 큰 효과를 본대. 이완과 명상에도 아주 효과적이지. 공을 돌리는 동안 신비스러운 종소리가 조그맣게 들린단다. 이 아름다운 수공품, 속이 빈 이 반짝거리는 크롬 공의 둘레는 45밀리미터고 무게는 딱 알맞지. 누구의 손에든 편안하게 들어갈 거야.

나는 공을 하나씩 꺼낸다. 그리고 그 부드러움과 매끈함, 서로 부딪칠 때 나는 소리, 빛나는 두 개의 공을 한 손에 겹쳐 쥐고 돌릴 때의 편안함에 대해 감탄한다. 사실 이것은 여자들이 질 속에 삽입하고 즐기는 동양의 쾌락의 도구 린 노탄 rin no tan과 비슷하다. 여자들이 그것을 집어넣고 몸을 흔들면 공들이 몸속에서 움직이면서 성행위를 할 때의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고 한다.

이 신비스러운 물건은 샌프란시스코 '촉각의 집 Touch Dome'으로 가는 여행길에 적당한 선물이다. 나는 몇 시간 뒤면 그곳에 도착한다. 멋진 체험과학 박물관인 익스플로라토리움의 한쪽 끝에는 사람이 차가운 어둠 속에서 걷고, 오르고, 기고, 미끄러질 수 있도록 3차원의 미로를 설치해놓았다. 휘청거리는 벽 사이를 뚫고 지나가면 경사 진 바닥이나 강낭콩 같은 것들이 가득 찬 바다가 나오고, 때로는 로프로 만든 그물침대 사이에서 나가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이따금 솔이나 샌들 같은 친숙한 물건 위로 손이 스치면 소스라치게 놀랐다가 다시 해독할 수 없는 어둠으로 돌아온다. 누군가 갑자기 폐소공포증에 사로잡혀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면 경비원이 슬며시 들어와 구해준다. 그러나 평소에 폐소공포증과 거리가 멀었던 사람이라도 밝은 세계로 돌아가는 길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순간, 공포에 사로잡히게 된다. 암흑은 단단한 바위처럼 완강하고, 경사면으로 굴러 떨어지는 미로는 너무 좁아 일어나 앉을 수도 없을 지경이다. 사람들은 경사로의 시작과 그 대강의 넓이를 느낄 수는 있어도, 길이나 그것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알지 못한다. 이 경사 진 길이 앞으로 얼마나 더 곤두박질칠 것인가? 머리도 못 들고 팔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중간에 갇히면 어쩌나?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보려고 팔을 앞으로 내밀었는데 길은 너무 좁고 뒤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 밑바닥에 구멍이 있어서 물렁한 바닥으로 거꾸로 떨어진다면? 아래로 떨어진 사람들은 미끄러지다가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공중제비를 돈다. 출구가 없는 듯한 방으로 기어 들어가서 팔을 위로 뻗어보니 손잡이가 만져진다. 손잡이를 잡고 더듬더듬 기어 올라가자 또다른 차원의 미로가 나온다. 가볍고 끈적끈적한 무언가가 얼굴을 스치고, 어둠은 다시 방향을 알 수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가득 찬 순전한 수수께끼가 된다. 그리고 어둠은 발밑에 느닷없이 구슬을 부어놓고, 건조하지만 꿈틀거리는 어떤 것의 수렁에 무릎까지 빠진 채, 비틀거리며 급하게 걸어나간다. 그리고 쿵쾅거리는가슴을 다잡으며 두꺼운 고무 술을 헤치고 나가다 손잡이를 붙잡고, 경사로를 굴러 떨어져 밝은 빛 속으로 나온다. 순수한 촉각의 짧은 여행을 견뎌낸 것이다.

- 다이앤 애커맨 ' 감각의 박물학'中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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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ky 2005-04-23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하이드님, 저를 위한 페이퍼를 따로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동의 물결입니다.^^
글도 잘 읽었구요. 특히 저 글 속의 익스플로라토리엄이 있는 Marina 지역은 제가 무척 좋아하는 곳이랍니다. 언제 기회되면 사진 올려드릴께요. ^^

하이드 2005-04-23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정말 궁금해요. 예전에 샌프란시스코 갔을적에 가자는걸 안 갔는데, 지금 이렇게 제가 좋아하는 책에서 만나고 보니 속이 쓰리네요. 딱 보고 perky님 생각났어요. 헤헤 부모님 오셨겠네요. 와 - 정말 좋으시겠어요.

2005-04-23 2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4-23 2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