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 앤 나이트 블랙 캣(Black Cat) 3
S. J. 로잔 지음, 김명렬 옮김 / 영림카디널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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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가의 존재감이 너무 강하다. 책날개의 부담스러운 사진서부텀. '책날개=책갈피'라는 공식이 서 있는 나에게 앞의 반 정도를 읽는내내 책날개의 작가사진이 맘에 안든다.

부담스러운건 책날개의 작가 사진만이 아니었다.
책을 읽는 동안 작가의 존재감이 강하다는건 어떤 걸까. 렉스스타우트의 네로울프는 몸이 거대하고 왜소한걸 제외하곤 작가의 취미, 관심사, 성격등을 드러내준다. 최소한 드러낸다고 독자로 하여금 믿게 만든다.  필립말로 이퀄 챈들러, 덱스터 이퀄 모스 경감등의 공식이 성립하고, 탐정에게, 작가에게 열광하게 만든다.

이 작가 여자다. 여자 미스테리작가의 여자 탐정이라긴 뭐하지만 콘웰의 스카페타도 작가를 드러내준다고 믿게한다.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를 보고 작가가 남자인 것에 뒤집어진적 있다. 어떻게 여자의 심리를 이렇게도! 하면서 말이다. 이 책의 '빌 스미스'라는 탐정은  여자작가가 상상해서 쓴 현실도 아닌 것이 상상도 아닌것이 밍숭밍숭하기 그지없다.

빌 스미스는 뻑하면 주먹이 먼저 나가고(싸우는것도 맨날 이기긴 하는데, 현실감 없다),  피아노를 치거나 듣거나 그런 장면은 짜증나고,  탐정의 파트너인 중국계 여자 리디아(빌의 손을 잡아주고, 빌이 싸울때 말려주고, 같이 밥먹어주고 그런거 말고는 극히 존재감이 희박하다) 는 뭐하는 여자인가 싶고.

매력 없는 탐정과 파트너와 등장인물들. 미국 중산층 가정의 탐욕, 고립감 등의 주제는 좋았으나, 주인공인 빌 스미스와는 상당히 겉돈다는 느낌. 비슷한 주제의 챈들러의 책들이나 로스 맥도널드의 책을 읽으면서 집중했던거에 비하면 이 책은 재.미.없.다.

원문이 상당히 궁금한 '존만이' 니 '삽탱이짓'이니 하는 욕들. 내가 곱게 자랐는지, 아님, 읽고 본게 적어서인지 첨보는 말들이 많이 나왔다.

번역도 뭐랄까 전혀 맛깔스럽지 않고 지루하고, 내용은 걷돈다는 느낌을 피할 수 없었고, 다들 재미있게 봤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두꺼운 책 읽느라 고역이였다. 책의 리뷰들이 훨씬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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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둥개 2005-07-16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첨 들어보는 말들인데요. 존만이랑 삽탱이짓이 뭘까요? (갸우뚱... :)

물만두 2005-07-16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이라 생각하세요. 아 책 좋아하는 분이 많았는데 비슷한 생각을 가진 님을 보니 반갑네요. 저도 그저 그랬어요. 하지만 시리즈니까 더 읽어보면 괜찮게 생각될지도 모르는데 그게 안타깝더군요...

하이드 2005-07-16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폭스이블은 디게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이 책은 잘 안 읽히더라구요. 만두님, 정말 시리즈 처음부터 읽었으면 애정을 가졌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시리즈 중독자;;는 같은 중독자를 알아본다. ㅎㅎ )
검정개님 그쵸? 근데, 검정개님의 닉과 사진이 새로 나오는 해리포터를 자꾸 떠올리네요!! 아!! 사야하나!

perky 2005-07-16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세요! 사세요! ㅋㅋ
근데, '존만이', '삽탱이' 정말 웃겨요. 어떤 슬랭을 이렇게 번역했을지 심히 궁금해지는군요. 하하.

하이드 2005-07-16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 ^^;;; 한두번도 아니고 계속 나옵니다.

비츠로 2005-07-16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쟝르문학 출판의 중흥이라는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책을 나오는 즉시 사두기는 했으나 바빠서 못 보고 있다가 이런 리뷰를 볼 때.... 이럴 때가 제일 당황스럽습니다. 뭐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기는 하지만 왠지 손이 안갈 것 같습니다. 다른 책들도 워낙 밀린 게 많아서요. ^^

하이드 2005-07-16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벼르고벼르다 산지도 오래 되었는데, 기대하고 읽었는데;; 그렀네요. 근데, 취향이라는게 있으니깐요, 다른 리뷰들 보면 재미있게 읽으신 분들도 있는것 같습니다. 에휴-

하이드 2005-07-16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거참 장르문학 출판의 중흥이라는 역사적 사명감;;; 저도요 ^^:
 
책과 밤을 함께 주신 신의 아이러니
호세 카를로스 카네이로 지음, 김현균 옮김 / 다락방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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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권의 보르헤스 단편집을 읽었다. '불한당들의 세계사'와 '픽션들'이다.
두 권의 나의 리뷰를 보면 항상 이해할 수 없다. 어렵다. 느낄 수 없다 등의 물음표 투성이 리뷰들이다.

그러나 '보르헤스'라는 (그 자체로 위대한) 책을 읽고 그 감동의 리뷰를 적은 카를로스 카네이로의 이 책은 보르헤스를 더 대단하고 동시에 더 친밀하게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저자는 보르헤스라는 인물을 거의 신격화하는 정도이고, 그런 이유로 이 책은 평전의 느낌보다는 어릴적 있던 위인전의 느낌이었다. 그와  6년여나마 같은 시기를 살았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책의 원제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이고 역자는 보르헤스의 삶을 가장 응축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축복의 시' 중 한 구절중 제목을 뽑았다. . 말년에 그 좋아하는 책들에 둘러쌓여 아르헨티나의 국립도서관장을 맡았건만, 그는 점점 시력을 잃어간다. 시들어가는 눈 때문에 그에게 주어진 80만권의 장서를 샅샅이 탐사하지 못하고, 극히 일부만을 누릴 수 있었고, 그러나 담담한 어조로 자신의 시력상실과 도서관에 대해 쓴 시가 바로 '축복의 시' 이다.. ' 어느 누구도 탄식이나 비난쯤으로 폄하하지 않기를, /기막힌 아이러니로 내게/ 책과 밤을 동시에 주신/ 신의 오묘함에 대한 소회를  http://blog.aladin.co.kr/misshide/704411

열여덟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이 책은 한 편의 이야기다' 에서 보르헤스의 묘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푸른 의자 그리고 이별' 에서 다시 제네바의 플렝 팔레 공동묘지에 있는 보르헤스의 무덤과 묘비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끝난다. 'Hann tekr sverthit Gram ok/ leggr i methal theira bert' (그램이 자신의 검을 집어들고 번뜩이는 쇠붙이를 두 사람 사이에 놓았다)

보르헤스는 감히 반박할 수 없는 천재였고( 저자의 의견으로는), 그 존재의 빛은 영원하며, 그 어떤 과오에도 불구하고 완벽하다. 문학 그 자체였다. 라고 한다.

그렇게 거의 신격화된 보르헤스는 그러나 동시에 친근하다. ' 그는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싶어 하는 할아버지상 그 자체였다. 훤칠한 키에 살집 없는 몸, 눈썹까지 흰 백발, 무한을 향해 우뚝 솟은 이마, 지팡이에 의지한 연약한 풍채, 끝없는 단편과 이야기의 창안자, 현자. 분명 매력적인 할아버지 상이었다.'

채 스물이 되기도 전에 플로베르, 모파상, 졸라, 보들레르를 읽으며 프랑스어를 배웠고, 쇼펜하우어를 읽기 위해 독일어를 배우며, 영국인인 할머니에게 일찌감치 영어를 배워 영어원서고전들을 읽었다. 언어를 탐구하는걸 죽는 그 날까지 멈추지 않았으며, 책에 대한 사랑. 책의 내용말고도 책이라는 물리적 존재감마저도 지극히 사랑했었다.

타협하지 않았고, 그런 이유로 적들도 많았다. 십자대훈장을 받기 위해 산티아고를 방문했을적 독재자 피노체트 와 포옹하면서, 정치적입장과 문학적입장의 연관을 뗄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자들의 협박과 항의를 받았다. 그러나 그가 여러번 되풀이했던 그의 입장은 '정부가 없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 그런날은 그때도 지금도 미래에도 없겠지만) 라는 것이었다.

그의 평생의 한부분들을 차지한 그의 여자들. 보르헤스는 평생 가질 수 없는 여인과 플라토닉한 사랑을 했다. 그의 추종자들. 그의 친구들. 그의 적들; 스웨덴 학술원 뿐 아니라 헤밍웨이와도 독설을 주고 받는 사이였다.에 대한 이야기는 보르헤스라는 이름의 거대함을 현실로 끌어내려준다.(?)

이제 다시 보르헤스의 최고작으로 꼽히는 '알렙'을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앞서 읽었던 '불한당의 세계사' 와 '픽션들'도 다시.

알론소 키하노일뿐 감히 돈키호테는 되지 못했던 아무도 정의할 수 없는 아르헨티나인인 보르헤스.
http://blog.aladin.co.kr/misshide/707099

전기를 한 편의 신비로운 이야기로 쓴 카를로스 카네이로에게 박수를
'보르헤스'라는 위대한 책을 평생동안 읽고 결국 카를로스 카네이로가 쓴 이렇게 훌륭한 리뷰에 추천을.
그 훌륭한 리뷰에 달은 나의 허접한 리뷰에는 맘껏 비웃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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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5-07-13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과 밤을 함께 주신 신의 아이러니'... 님 지금 서재 제목이기도 하고, 이 서재에서 여러번 봤었는데.. 볼때마다 참 좋아요... 좋다는 말로 뭔가 좀 부족하고, 하여간 뭔가 느낌이 끌려요, 마음도 설레고... ^^

하이드 2005-07-13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밤이 '빛'이 없는 밤이라는건 책 중간까지 읽고 나서 알았습니다. -_-a 보르헤스. 단편으로 접할때보다 더 매력적인 것은 왜일까 몰라요.

부리 2005-07-13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다시 읽어도 여전히 어려울 것 같은데요... 천재는 그냥 어려운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말렵니다

딸기 2005-07-28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일단 땡스투 해놓을께요... (책을 언제 살지는 모릅니다만)

딸기 2005-07-28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열흘 이내에 구입해야만 땡스투 되는 거군요 ^^;;

blanca 2009-11-27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딱 이 책이네요. 다음주에 구입해야 겠습니다.^^ 제가 바로 바라던 책...그리고 ThankTo를~
 
제리코의 죽음 - An Inspector Morse Mystery 4
콜린 덱스터 지음, 장정선.이정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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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이 ( Alibi ( 라틴어 alibi, 다른 장소) ;
범죄사건에서 문제의 시간에 다른 장소에 있었다는 해명.

                                                      <옥스퍼드 영어사전>

 

언제나처럼 파티에서 만난 여인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모스 경감. 몇달이 지난후 그녀가 살고 있는 제리코 거리에 가지만, 그녀를 만나지만, 그녀는 이미 차가운 시체가 되어 있다. 구역의 사건을 수사하는 벨경감과 월터스 순경 몰래 그는  제리코 거리의 사람들. 그녀와 관련 있는 사람들을 조사해나가기 시작한다.

어느 작품보다 문학적이라는 평을 듣는 이 작품은 그녀의 운명이 고전작가의 비극을 그대로 쫓아가기 때문일까? 과연 그럴까?

역시나 독자를 가지고 노는 콜린 덱스터.

모스에게도 독자에게도 약간은 찜찜한 결말이긴 하지만, 우리의 모스는 여전히 술집에서 잘빠진 여자의 뒷모습에 반한다.

경찰청의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천재 모스 경감. 그의 헛다리집기에 동참했다가 어느 순간 모든 혼란 속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그의 천재적인 뇌세포는 사건의 해결로 무섭게 치닫는다.

자. 이제 이렇게 오래간만에 나온 제리코의 죽음(시리즈5) 까지 읽었으니, 시리즈 2인 니콜라스 퀸의 죽음을 기다리면 되는건가? 왠만하면 순서대로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 순서 정리 다시 한번.

우드스톡행 마지막 버스 - 니콜라스 퀸의 침묵의 세계(해문 모스경감 시리즈 5) - 제리코의 죽음 (해문 모스경감 시리즈 4) - 옥스퍼드 운하 살인사건 (해문 모스경감 시리즈 1)- 사라진 보석( 해문 모스경감 시리즈 3) - 숲을 지나는 길 (해문 모스경감 시리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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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07 2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7-07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05-07-07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글씨가 좀 지저분하군.. 그래도 난 흑백 느낌이 직접 봤을땐 좋았다구
 
헤르만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이레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아. 정말 예쁜 책.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나는 자연의 기이한 형태를 바라보는 버릇이 있었다. 관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지닌 고유한 매력과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언어에 몰두했다. 아예 나무가 되어 버린 긴 나무뿌리, 돌 틈에 솟아난 색색의 줄기, 물 위에 떠다니는 기름얼룩, 유리잔에 간 금 - 그런 모든 것들이 이따금 마치 마법처럼 내 마음을 깊이 뒤흔들었다. 물과 불, 연기, 구름, 먼지 그리고 특히 눈감으면 보이는 선회하는 빛의 무리...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 ' 에서 온갖 즐거움을 다 느낄 수 있다. 최근에 읽었던 황야의 이리에서 정신병 치료를 받고 자살충동에 시달리던 그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헤세의 노년. 겨울 다섯달 동안 정원 없이 지내며 겨울꿈에 멍하니 잠겨 있다가 어느새 다가온 봄에 부랴부랴 씨앗을 주문하는 등 분주해지는 헤세. 

남이섬의 헤세 그림전시를 본 적이 있다. 처음 본 헤세의 수채화들. 엽서 크기의 조그마한 수채화들. 그리고 꽃, 나비, 풀, 나무 등과 함께 있는 그의 소박한 시들은 뭉클할 지경이였다.

이 책에는 헤세의 정원 가꾸기에 대한 단상들. 그리고 헤세의 시. 그리고 헤세의 수채화들( 물론 컬러다) . 일러스트들. 흑백의 사진들이 있다.

석양의 흰 장미

서글프게 너는 잎새 위에/ 얼굴을 묻고, 죽음에 몸을 맡긴 채/ 유령 같은 빛을 호흡한다. /창백한 꿈을 허공에 띄워 보낸다.
그러나 노랫소리처럼 간절히/마지막 남은 희미한 빛 속에/그래도 저녁나절은/너의 사랑스런 향기가 방에 머문다.
네 어린 영혼은 불안스레/무명의 것을 구하려 애쓴다. /그러곤 미소지으며 죽어간다./내 가슴에서, 너, 누이 같은 장미여.

이렇게 그는 자연 속에서 그림을 그리며 시를 쓰고, 글을 쓰고, 정원을 가꾸며 아름다운 노년을 보냈나보다. 젊은 시절, 중년시절의 외부로부터의 그리고 더 견디기 힘든 내면의 고통을 견뎌내고 너덜해진 몸을 자연에 묻고 그의 소설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처럼 성장에 성장을 거듭한 자만의 진정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나보다.



 

' 대부분의 인간은 절망 속에 살아간다' 고 소로우는 말한다. 그 절망이란 어쩌면 그 말만큼 무거운건 아닐지도 모른다. 행복하지 않은 자들은 모두 절망에 빠진 자들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행복하지도 않게 절망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걸까? 무엇을 위해서?
자리를 옮기고 내 자리는 조금 더 좁아졌지만, 창가이다. 시내 한 복판에 주변에는 높은 건물들 밖에 없고, 나도 그 중 한 건물에 자리 잡고 앉아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뒤로 햇빛이 들어오고, 전에 앉았던 창턱에 파일들을 잔뜩 올려놓았던 전 사람과는 달리 나는 초록색의 친구들을 올려 놓을 예정이다. 그리고 가끔 답답해지면 고개를 돌려 초록 친구들과 건물들 사이로 보이는 조각하늘을 보며 내 정원을 가지게 될 그 날을 그려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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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ntomlady 2005-07-04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의 정원을 가진 것을 축복할게 ^^

하이드 2005-07-04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행복하게 살려구. 아침에 바다를 방랑하는 사람들 읽으면서 왔는데, 아,,, 나도 이제 안-도시인간이고파. 창밖 조각하늘의 구름은 권적운...
 
개를 살까 결혼을 할까
파울라 페레스 알론소 지음, 유혜경 옮김 / 창작시대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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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남자를 찾습니다 :

한 여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
누렁이 개와 경쟁할
적당한 남자 구함.

단순하고, 명랑하고, 진실하며,
외향적이고, 충성심이 매우 강함.
심각하게 분위기를 잡지도 않으며,
요구사항도 없음.
심심해 하지도 않고, 영화를 좋아하며,
조용한 산책을 즐김.
격식을 차리지도 않을뿐더러,
타인에게 큰 기대도 하지 않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조건적임.

개를 살까, 결혼을 할까, 책 표지의 예쁜 작가의 얼굴. 처음 몇장을 읽으면서, 30대 여자의 사랑 이야기로 착각했더랬다. ' 개를 살까, 결혼을 할까' 얘기하며 끊임없이 잡지에, 신문에 조금씩 그 조건을 바꾸어 가며 남자를 찾는 여자의 이야기.

그러니깐 뭐랄까. 이런거다.

온 가족이 사고를 당하고 나만 살아남았다. 나의 삶의 의미가 모두 사라졌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묻는다. ' 커피 마실까, 콜라 마실까'  아무 의미 없는 물음. 몸이 바스러지고 혼이 빠지는 커다란 고통에도 불구하고 입에서 튀어나오는 일상의 말들.

그리 쉽게 쉽게 읽히지 않는다. 주인공인 후아나. 누렁이와 경쟁할 남자를 찾는 광고를 내는 여자. 그녀는 그녀의 존재 이유인 그녀의 오빠 크리스를 사랑한다. 크리스는 예민하고 밝으며 사려깊다. 크리스에게는 가장 친한 두 친구가 있다. 막스와 오라시오. 후아나는 오라시오와 사귀었었고, 후에는 막스와도 사귀었었다. 오라시오는 그림을 그리는 오리오와 사귀고 있다.

20대초에 후아나는 정말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다. 그는 유태인 게릴라였다. 그가 도망갔을때 후아나는 그의 애인으로 잡혀가서 힘든 시간을 보냇다. 그는 잡혀갔고, 죽었다. 가장 큰 첫사랑을 잃은 후아나는 그 아픔을 잊기 위해 몇년의 시간을 보내고 여전히 그 아픔을 간직한채 고국으로 돌아온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군부정치 아래 억압당하고 고문당했거나, 억울하게 친구를 잃고 가족을 잃었거나.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지만, 그렇지 않은척 선전하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는 그들의 쉽지 않은 삶의 이야기들이다.

끝이 없는 소설이다. 마음을 허하게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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