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비경 답사기
최진규 지음 / 태일출판사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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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땅에는 얼마나 많은 신비함이 감추어져 있을까?  그리고 그 신비함은 정말 신비함을 담고 있을까? 아니라면 우연의 일치인가?  저자 최진규는 "자연연구가"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를 좋아한다. 그가 이러한 이름으로 불리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우리 땅에 담겨있는 자연과 함께하는 토종을 찾는 일에 앞장 서기를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땅이건 외국의 어느 장소에서건 자연은 그 경이로움과 웅장함으로 인간을 압도하고야 만다. 그런데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구태어 다른 나라에서 찾을 필요가 없이 우리 땅에서 태고의 신비를 찾아 떠나보자는 것이다.

  '태고의 신비를 담은 우리 비경 답사기'....제목은 이렇지만 이 책의 내용은 우리 땅에 깊숙하게 숨겨져 있는 비경을 찾아 떠나는 답사기가 아니다. 다만 우리가 잊고 있던 우리의 것....그 중에서도 아름답고 신비로운 신토불이를 찾는 여행이다. 이 책에는 모두 36곳의 우리 나라 비경을 담고 있다. 그 비경은 경치라기 보다 신토불이란 무엇인가를 말하고자 저자가 노력을 하고 있다.  물론, 우리 나라의 비경도 일부 답사의 대상이 되고 있으나 그보다 이 책에는 저자가 20살 때 부터 우리 나라를 떠돌아 다니며 느꼈던 신토불이를 찾는 작업을 우선 담고 있다.

  소리를 내는 은행나무, 우렁이 농법으로 논에 그물을 쳐 둔 어느 농업인의 논에서 보는 미꾸라지와 붕어, 그리고 새우처럼 생긴 새뱅이,  고구마 처럼 주렁주렁 달린 춘천 지하의 玉,  나무에 재산을 물려주게 된 사연과 그로 말미암아 돈도 벌고 세금도 내는 예천의 소나무 "석송령", 나라에 위기가 닥칠 때 마다 한 바가지나 되는 밀양 표충비, 산삼보다 효능이 뛰어나다는 끝없이 이어지는 경남 진양의 도라지 밭...식물, 동물을 망라하여 순수 우리의 토종만 모아 토종 천국을 이루고 있는 강원도 횡성의 토종마을, 꽃향기, 풀향기 가득한 함평의 약향초 식물농원, 남북으로 가로막힌 155마일...그 속에서 자라는 무공해 야생벼, 수액만 채취하여 유용하게 활용되는 완도의 황칠나무, 물이 너무 맑아 물고기도 살지 않는 경남 언양의 배내골... 이 정도의 내용만으로도 이 책에는 저자가 토종만을 찾아 나섰음을 물씬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육종이나 경치만을 소개하는것이 아니고 먼 옛날 우리 조상이 조성하였던 문호재에 관하여서도 그 신비로움을 노래하듯 읊조리고 있는데 관촉사의 돌미륵이 흘리는 땀방울의 의미,최치원이 사랑했던 경북 문경의 봉암 용곡,비를 내리게 하는 절의 괘불이 남겨진 해남, 논산 개태사의 무쇠 솥, 경주 곡굴암에 있는 마애불의 눈웃음 등등 자연과 더불어 조화를 이루고 조성된 문화유산에 대한 예찬도 가득 담고 있다.

 저자는 고운 최치원을 우리 강산을 사랑하고, 우리의 풍류정신을 대표 할 인물로 꼽고 있다. 이는 아름 다운 우리의 산천에 매료되어 그저 데굴데굴 굴러도 보고 싶고, 마음껏 거닐어도 보며 춤도 추고 싶은 우리의 자연속에 살고 있는 저자의 풍류를 아는 마음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가 주장하듯 우리의 산은 알프스나 히말라야처럼 우리에게 위압적이지 않다. 위압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바로 인간과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말한다고 할것이다.

 저자는 우리 강산을 "살아있는 병풍"으로 묘사하고 있다. 병풍이란 둘러쌓고 있어 자못 아늑함을 느끼게 해 주는데 저자는 이런 금수강산이 우리와 우리 강산을 둘러쌓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저자는 이런 아름다운 강산에 칼을 들이대는 "개발"을 무척 싫어함을 토로하고 있다.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더렵혀지고, 발가벗겨지고 갈기갈지 찢기움에 항의하며 앞으로도 얼마나 더 갈기갈기 찢기고 훼손 될지 모르는 현실에 대해 그저 손 대지 말고 그대로 두기를 강변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방랑을 참가치를 찾아 헤매는 여행이라고 못박고 있다. 어쩌면 그의 말 대로 이 땅의 비경은 파괴되지 않는 원래의 모습을 고이 간직함에 그 아름다움이 담겨 있는것이 아닐까?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은 내용에 포함된 사진이 모두 흑백으로 담겨 있다는 것이다. 글을 읽으면서 저자의 의견에 동감을 하며 수긍도 하고, 저자가 주장하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나 정확하지 않은 사진은 그 감흥을 반감시키고 있다. 이 책이 다시 간행될때는 이 책에 담긴 글과 부합하는 아름다운 우리 강산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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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사 방법론 열화당 미술책방 9
문명대 지음 / 열화당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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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우리 나라에 있어서의 미술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접근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열화당의 미술책방 9번째로 출간된 이 책은 우현 고유섭 선생이후로 오랜동안 갈피를 잡지 못했던 우리 나라에서의 미술사를 어떻게 접하며, 어떤 관점에서 미술사를 연구해야 할것인가에 대한 방법을 담고 있다 할것이다. 저자 문명대는 다년간 미술사학 분야에 종사해온 학자로서 그 동안의 미술사학에 대한 정리를 겸하고 있다 할것이다.

 모두 5개의 큰 꼭지로 이루어진 내용은 제 1부에서는 미술사의 이론과 관련 학문과의 관계를 논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각 대학에서의 미술사 교과과정도 소개하고 있으나 이러한 소개는 이 책에서 논하지 않았어야 할 내용으로 보여진다. 다만, 문화사와 인문과학으로서의 미술사가 어떤 인식 속에 놓여 있는가를 설명하며 예술이 아닌 독자적인 미술사학의 한 장르가 어떠한 것인가를 설명하고 있으며, 특히 일제 식민지하의 미술사 연구자도 다루고 있어 우리 나라에서의 미술사의 발전 과정을 알려주고 있다.

 제 2부에서는 미술사 방법론을 담고 있는데 미술사를 접하는 사관의 역할과 분야별 연구현황과 문제점, 시대별 연구현황, 미술사 연구의 과제와 더불어 저자는 우리 나라 미술사의 시대 구분에 있어서의 모순과 저자 나름대로의 시대 구분을 위한 試案을 제시하고 있다. 제 3부는 남아있는 대표적인 역사서 4종(삼국유사, 삼국사기, 동문선, 동국여지승람)에 담긴 불교미술사관과 접근법, 그리고 이 책 속에 나타난 미술사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제 4부에서는 우리 미술사의 특수성과 삼국의 불교미술중 백제 조각의 미의식, 신라 미술의 조형사상과 미의식, 불교미술의 미의식과 특징, 고려 및 조선의 미의식에 대하여 예를 들며 상세히 설명하여 독자의 미의식에 대한 심미안적 접근을 도와주고 있다.

 제 5부에서는 비평과 미술교육의 과제및 우리 미술의 주종을 이루는 불교미술의 현대화 과제 등 미래의 우리 미술사학의 진로 모색 방안을 문제점과 더불어 제시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우리 미술이 같는 특수성과 보편성이 무엇인가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쓴 전문서이면서도 개괄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전공을 하지 않더라도 일반적인 참고 자료로 활용하기에는 좋은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으로는 미술품을 예로들어 미술사적 접근을 위한 상세한 설명을 하고 있는데 어느 경우에는 저자의 주관이 너무 강하여 자칫 우리 미술사학계의 정론과는 대치되는 경우도 눈에 뜨이고 있으나 저자 나름대로는 미술사학, 특히 불교미술사학 분야에서 오랜동안 연구하여 온 결과를 반영하고자 하는 모습이 보인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미술사학은 어렵다고들 생각을 한다. 또한 미술사학을 TV 프로인 <진품명품>처럼 미술품의 진위를 구분하는 학문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미술사학이라는 학문을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쉽게 미술사와 친숙할 수 있는 방법을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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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불교미술 연구 스터디 파일 4
장충식 지음 / 시공사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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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시공사에서 study file라는 시리즈물로 출간된 전문서적의 하나이다. 회화, 도자, 그리고 조선의 화가 윤두서을 엮은 책과 같은 시리즈로 네 번째 책이다.장충식 동국대학교 박물관장이 그 동안 미술사학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발표했던 50여편의 논문중에서 1차로 선정한 20편의 논문을 싣고 있는 불교미술사학의 정수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은 모두 6개의 꼭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불교 조각, 석조건축, 불교회화에 이어 현장조사를 통하여 논란이 되었던 사안을 입증하기 위한 논문, 마지막에는 금석문에 대한 재해석을 통하여 불교미술의 인식을 새롭게 하려는 노력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개괄서와는 달리 저자가 학계에 몸 담고 많은 유물을 접하면서 잘못 알려진 내용이나 또는 조사가 미진했던 부분에 대한 보강조사와 논란이 되었던 유물에 대한 의견을 저자의 끈질긴 노력으로 원래의 자리로 바르게 가져다 두려는 과정을 담고 있다 할 것이다.

 이 책에서 느낄 수 있는것은 저자가 유물을 접하며 그동안 타인에 의하여 발표되었던 논문이나 연구 결과에 대한 의문이 발생할 시 많은 자료를 찾아내어 타인의 주장이 잘못 되었음을 밝히고 있는 이른바 불교미술 바로세우기의 고된 작업이라는 연구 결과를 담고 있다고 하겠다. 자칫 결여된 객관성으로 타인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논문의 불확실성에서 출발한 저자의 의문은 다양한 문헌자료 속에서 하나 하나 양파껍질을 벗기듯 그 정체성을 밝혀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논문중에는 다른 사람의 오독에 대한 즉각적인 반론 보다는 저자가 갖는 오랜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는 구도자의 마음 가짐으로 필자 나름대로의 증거를 들이대는 해답을 추출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 책은 단순한 안내서가 아니기에 전공자가 아니라면 상당히 이해하기 힘들게 되어 있다. 특히 저자가 주장하는 것과 상충되는 내용을 담은 논문을 읽고 비교하지 않는다면 저자의 주장을 이해하기 힘들게 되어 있는데 저자는 다양한 문헌자료를 제시하면서 오도되거나 오독된 자료에 대하여 단호하게 선을 긋고 있다. 이는 충분한 자료 확보에 의한 자신감에서 나온 결론이라고 할것이며 이러한 결론은 우리의 미술 사학의 깊이를 한층 깊게 해 준다고 하겠다.

 저자는 오랜동안 미술사학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많은 유물을 접해왔고 나름대로의 뚜렷한 주관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사리 봉납에 관한 사항으로 <계단도경>에 의한 사리탑의 설치이다. 이런 논리는 유일하게 저자가 강력히 주장하는 사항으로 통도사 금강계단이나 금산사의 계단 등등 계단과 사리신앙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담고 있다. 이 분야는 아직 연구가 미진하여 반박 또는 동조하는 경우가 없으나 보다 다각적인 연구를 통하여 나름대로의 설득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특이하게도 저자는 마지막 부분을 일반 미술사학자들이 잘 다루지 않는 사경으로 장식하고 있다. 이는 오랜동안 사경을 연구해 온 저자의 사경에 대한 충분한 지식에서 배출되는 자신감이라 할것이며 단순한 도서로서의 기능만 강조되고 있는 사경에 대하여 저자는 이러한 사경을 미술이라는 관점에서 접근을 하고 있다. 이는 세계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을 비롯하여 金, 銀 등으로 대장경을 베껴 써온것을 찬란한 문화의 한 영역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은 금석문과 새로 발견된 문헌자료를 접하며 저자가 느꼈던 감회와 분석 결과에 나타난 의외성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새롭게 발견되는 금석문이나 문헌자료에 의하여 기존의 유물을 새롭게 해석하는 과정을 엮었으며, 말미에는 <삼국유사> 卷3 탑상편의 체재에 대한 문제와 몇 항목에서 나타나는 혼란과 모순을 객관적 입장에서 조망하고 있다.

  저자는 문화 유물에 관한 의문에서 시작하여 현장답사는 물론이고 찾지 못했던 문헌자료를 엄청나게 확보하였음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이러한 객관적 자료는 자칫 오독되거나 잘못 알고 넘어가는 부분에 대한 정립임과 동시에 불교미술사를 행하는 전공자에게 바른 해법을 찾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할것이다. 30여년간의 연구 발표 논문은 단순한 보고서와는 달리 문제점에서 발생하는 의문의 해답을 찾기위한 출발로 시작되어 객관적인 입증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논문이 나오기까지는 저자의 엄청난 노력이 숨어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나라 불교미술사학에 관한 전문 학술서로서의 의미와 가치를 충분히 담고 있는 명저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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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각사 논저해제
김리나 외 지음 / 시공사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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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제(解題)란 관련 문헌을 모아 둔 것이다. 이 책은 1890년부터 1999년 말까지의 한국 조각사 관계의 문헌을 총망라하고 있는데, 조각이 포함된 개설서, 단행본, 보고서, 도록, 논문, 그리고 일본어로 발간된 책이나 구미언어(영어 등)로 발간 된 조각관련 서적은 모두 다 담고 있는 책인데 홍익대학교 미술사학과 김리나 교수외 5명의 시대와 언어의 분담에 의한 노력으로 편집이 되었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 나라 조각에 관한 궁금함을 찾고자 하는 사람드레게는 더 없이 좋은 목록표의 구실을 한다 하겠다. 거기에 각각의 내용을 요점식으로 정리하여 실제로 필요한 자료의 제목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를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사실, 도서관에 가더라도 제목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필요한 자료를 찾는데 상당한 노력을 해야하며, 설령 도서를 찾았다 하더라도 자신이 찾고자 하는 내용이 그 속에 담겨 있는지는 대강이라도 훑어보지 않는다면 알 수 없을 것이다. 바로 이 책은 자료를 위하여 찾는 수고를 덜어주는데 단단히 한 몫을 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책의 내용에 대한 요점 정리는 도서에 담긴 내용이 찾고자 하는 자료인지 아닌지를 알게 해 주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도 부족할 것 같아, 목차도 함께 담고 있어 세세한 분류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자료가 어디에 담겨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주는데, 목차는 대목차와 중목차까지를 담아 웬만한 내용은 어디에 담겨 있는지 금방 찾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따라서 한국미술사에 관심이 있거나 조각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더라도 관련 서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잘 편집되었구나 하는것은 단행본이건 연구 논문이건, 보고서이건 조각과 관련된 글이 조금이라도 담겨 있다면 모두 실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공동편집을 맡은 편집진의 세심하고 차분한 자료 수집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모든 자료를 찬찬히 점검하여 이 책이 출간되었지만 그래도 빠뜨리고 넘어간 관련 문헌들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증보판은 이런 누락되었던 부분에 대한 보강과 더불어 표지도 사전식으로 하드케이스로 제작을 한다면 사전처럼 오래 오래 활용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여겨진다.

 몇 마디를 덧붙인다면, 명반을 소개할 때 자켓 사진을 넣는다던가 또는 알라딘등 인터넷 판매상품시 상품 사진을 넣듯 이 책도 관련 도서나 간행물 만이라도 표지 사진을 포함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 국내에 발표된 문헌을 비롯하여 구미, 일본의 문헌자료는 담고 있으나 중국에서 발표된 우리 나라의 조각에 관한 문헌자료도 빠른 시일내에 포함되기를 바란다. 정말, 어렵게 어렵게 오랜 시간을 고생하며 만들어 낸 역작으로 이 책의 책임편집자인 김리나 교수를 비롯한 다섯 분의 편집위원들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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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속의 인간:은빛여울에는 쉬리가 산다
김익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199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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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손에 들고 책장을 휘리릭~ 넘기며 도판만 봐도 마음이 여유로와 진다. 도시속에서 생활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 나라 민물에 사는 물고기의 다양한 모습을 보면서 어찌 여유롭고 풍요로워지지 않을 수 있을까? 더구나 어렸을 때 누구나 여울에서 고기를 잡던 기억까지 떠 올리니 추억의 주머니마져 톡톡~ 털어내게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전 탄천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을 보았는데 저런 오염된 물속에서도 살아가는 물고기가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가까이 가서보고는 놀란적이 있었다. 그 낚시꾼의 살림그물 속에는 놀랍게도 붕어와 피라미, 그리고 갈겨니가 그득 들어있는 것이었다. 인간이 오염시킨 환경에서 이들은 자신들의 종족 보존을 위하여 사투를 하며 살아왔고, 오염된 물 속에서도 살 수 있는 적응 능력을 키워왔었나보다.

 이 책은 중앙일보에서 발행한 "책으로 읽는 자연다큐멘터리" 시리즈중 한 권이다. 이 시리즈가 다 그렇듯이 이 책도 인간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자연속의 생물...그 중에서도 물고기를 담고 있다. 저자인 전북대학교 김익수 교수는 이 책의 시작을 "물고기와 상징으로 본 물고기의 의미"로 열고 있다. 종교에서의 물고기의 상징과 우리 문화 속에 숨쉬는 물고기를 재미있게 풀어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생계의 수단으로 물고기를 필요로 하게된 배경과 우리 나라의 물고기에 대한 기록인 <재물보>, <자산어보>, <전어지> 등도 소개하고 있다.

 제 2장에서는 '물고기가 만든 소우주 하천 생태계'라는 주제로 물고기가 어떤 생김새이며, 물고기의 각 부분이 하는 기능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 한편 눈에는 보이지 않는 하천 생태계에서 나름대로의 영역을 꾸미며 살아가는 물고기의 먹이와 하천 생태계의 변화로 사라져가는 우리 물고기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하천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를 제시하고 있다.

 제 3장에서는 먹거리로서의 물고기를 분류하고 있다. '뛰어난 맛을 자랑하는 쏘가리', '진흙속의 영양덩어리', '긴 수염을 자랑하는 메기' 등등 식용으로 활용되는 물고기의 식생 실태와 습성, 그리고 잘 잡히는 지역을 담고 있으며, 제 4장에서는 우리 물빛을 닮은 우리 고유종에는 어떤것이 있으며, 그 이름이 붙여진 유래가 무엇인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우리 민물고기의 서식지가 어디 어디이며 지금의 환경 변화를 보여주고 있어 우리 물고기의 보존을 위한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서도 제시하고 있다.

 제 5장은 이러한 우리 나라의 물고기가 어떻게 자손을 퍼뜨리는가를 담고 있다. 변하는 환경속에서도 물고기는 스스로 터득하고 지금까지 행해졌던 대로 종족보존을 위한 생식 활동을 하게 되는데 우리 나라의 물고기의 번식활동은 어느곳에서 하고 있나를 알게 해 준다. 한편으로는 산란을 위한 물고기의 혼인식이 어떻게 인가니 모르는 사이에 성대하게 거행되고 있는가에 대한 자세한 관찰 결과도 보여 준다. 제 6장에서는 저자 김익수의 어류 학자로서 걸어온 과정을 보람과 그 보람을 얻기 위한 고생을 중심으로 담담하게 말해주고 있다. 한편으로는 우리 나라 민물학계의 대부격인 최기철 박사와 토종 민물고기를 발견하기 위한 노력등을 담고 있다.

 마지막 7,8,9장은 환경 오염으로 인하여 우리 나라에서 사라져 가는 물고기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고 잇다. 특히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피폐해진 우리의 하천에서 살고 있는 우리 물고기의 현주소를 명확히 파악하고자 하였으며,사라져 버린 물고기와 너무 많아져서 문제가 되는 물고기 등을 예로 들며, 지금의 상태 그대로 두면 사라지게 될 물고기들을 나열하고 이들의 멸종을 막기 위한 방편이 무엇인가를 알고자 한다.

 인가은 자연과 떨어져 살 수 없음에도 인간의 편리 추구로 인하여 물고기가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은 점점 더 열악해지고 있다. 개발이 생태 사슬에 돌연변이를 촉발시켜 서서히..서서히...앓아가며 신음속에 사라져 가고 있다. 개발이나 보존이냐를 택하는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고 저자는 항변한다. 그 결정은 조금만 더 멀리 내다보며 무엇이 더 가치가 있는가를 헤아릴 수 있는 지혜가 있다면 자연은 더 나은 미래를 인간에게 보장해 줄것을 저자는 믿고 있다.

  침묵하는 자연, 그리고 침묵하는 강물속에서 물고기도 침묵한다. 금수강산 맑은 내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왔던 우리의 민물고기는 이제는 명종이냐 적응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 멸종이나 적응이나 둘 다 물고기들에게는 달갑지 않을 것이다. 이곳 저곳의 물가에는 떼죽음 당한 물고기들이 허옇게 떠 오르고 있다. 인간이 길러 먹는 물고기로 인한 부영양화, 소나 돼지를 사육하며 물로 스며드는 축산폐수 등등 우리의 민물고기가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은 점점 더 어려워 지고 있다.

 저자는 이처럼 변화하는 주변 환경을 예로 들며 물고기가 제대로 자랄 수 있는 자연환경의 보존을 주장하고 있다. 위성사진으로보는 인공호수 시화호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개발과 오염, 남획으로부터 생태계를 지키는 길도 제시를 하고 있는데 그 세 가지 방법의 핵심은 우리 나라 물고기에 대한 더욱 깊은 이해와 애정이다. 이제 세계는 1992년 리우환경회의 이후 자연을 파괴한것에 대한 경각심과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개발과 보존의 조화추구 노력에 다 같이 힘을 합치기로 했다. 우리 나라의 물고기는 우리가 지키며 그들의 식생 환경을 마련해 주지 않으면 그들은 영원히 우리 곁에 돌아오지 못하게 될것이다.  이 책은 우리 나라의 물고기에 대한 습성과 종류, 서식지의 소개와 더불어 산천의 여울에 물고기가 뛰어 놀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추구하고 있다 할 것이다.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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