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티베트 돈황
최영도 지음 / 창비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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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민변 회장을 지냈으며 참여연대 공동대표인 변호사 최영도의 문화유산기행문으로 크메르 제국의 찬란한 문명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밀림속의 "앙코르"와 무소유로 만족하며 사는 경건한 불자의 나라 "티베트", 그리고 사막 가운데 이룩한 세계 최대의 미술관인 "돈황"의 '막고굴'을 담고 있다.  저자인 최영도 변호사는 필자와는 개인적으로 알고 있던터라 이런 문화재 관련 책자를 낸데 대하여 약간은 놀랐지만 그리 어색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그 이유는 저자가 오랫동안 우리 토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하나 둘 모으기 시작한 토기의 양이 엄청나 저 많은 토기를 어떻게 하려나? 하는 궁금증이 일던 차에 아낌없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신문 기사를 접하기도 하였다. 20년이 넘는 세월을 돈이 많이 들건, 또는 거리가 멀건 오로지 우리의 토기만을 찾아 수집해 왔던 저자가 그 애지중지하던 토기 1580점을 그만의 토기가 아닌 우리 나라의 토기로 기증을 해 버린 것이다.

 저자는 일찌감치 토기를 수집할 때 부터 비교적 문화재에 대한 남다른 식견이 있었다. 또 그만한 식견이 없이는 가짜가 판을 치는 문화재 시장에서 제대로 된 토기를 구할 수 없었을 것이며, 설령 초기에는 가짜에 속았다 하더라도 오랜기간 문화재를 보는 안목이 길러지면서 자연히 진품과 위품을 구분할 수 있는 안목도 길러졌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 문화재에 한동안 혼신의 힘을 쏟던 저자가 세계의 문화유산을 다룬 책을 출간했다는것은 충분히 가능했던 일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저자가 직접 보았던 유적 이외에 많은 자료사진을 구해서 담았다. 말 그대로 아마츄어이기에 최선을 다해 틀림이 없도록 노력했다는 저자의 서문처럼 법을 다루는 저자이기에 상당히 세심한 배려를 했을것이라 판단된다. 이 책에는 저자가 찍은 사진 이외에도 일본의 NHK등지에서 촬영한 사진들을 한껏 담고 있어 마치 직접 가서 보는듯한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준다. 한편으로는 이 책에 담긴 세 곳에 대한 국내의 관련 책자가 부족하던 차에 저자의 상세한 설명이 담긴 이 책이 출간됨에 따라 이곳을 찾는 국내 관광객에게는 좋은 관광안내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앙코르'는 흔히 '앙코르와트'로 알려져 있지만 '앙코르 톰'과 "앙코르와트'로 구분이 되는데 저자는 이 책에서 명확하게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대부분이 사암으로 만들어 풍화가 심한 앙코르와트에 대한 일본인의 투자와 입장료 징수등 문화유적과 관련된 제반 사항도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 여행자의 안내를 돕고 있다.  세계의 고원이라는 티베트에 대해서는 전 국민이 불교와 더불어 살고 있음을 여러가지 예를 들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한 엄청난 크기의 사원인 포탈라 궁전과 세라, 그리고 노르부 랑카에 대한 세세한 설명을 담고 있으며, 시가체에서는 라마의 영묘전과 미륵당등 불교의 성스러운 신전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인간이 만든 최대의 미술관 막고굴...모래바람이 이는 실크로드에 492개의 굴을 파서 만든 막고굴의 예술성은 짧은 시간이 이루어진것이 아니라 많은 세우러속에 이루어진 찬란한 인류의 문화유적임이 분명하며 한편에서는 막고굴의 보존을 위하여 미공개를 하며, 다른 한편에서는 어디엔가 더 있을지도 모르는 막고굴의 탐사를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속에 막고굴에 그려진 수많은 불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물론, 이 책에 사용된 도판 사진은 저자가 촬영한것은 그리 많지 않다. 저자의 말 처럼 처음 방문때는 제대로 관람조차 하지 못했던 것을 경험삼아 두번째의 여행은 비교적 많은 정보를 가지고 여행에 임했으며 그로 인하여 수집된 많은 자료에 담긴 사진을 이 책에 담았다고 보면 될것 같다. 서문에서 저자가 밝혔듯이 막고굴에 대해서는 저자가 직접 간자체를 번자체로 바꾸는 작업, 관련 사진 수집, 여행자료 수집등을 통하여 이 책이 국내에서 출간 된 책 중에서는 가장 많은 막고굴에 대한 정보를 담았음을 자신하고 있는데 책을 읽어보면 정말로 저자가 자신할만 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세계는 한 지붕 아래에 있다고 할것이다. 멀게만 느껴졌던 앙코르와 티베트, 그리고 막고굴도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다녀올 수 있는 관광지가 되었다. 이런 시점에서 최영도 변호사가 발간한 이 책은 전문 이론서가 아닌 훌륭한 여행 가이드의 역할과 기능을 다 하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 말 그대로 아마츄어가 쓴 여행기이기에 똑 같은 아마츄어 입장인 다른 여행객이 읽고 참고하기에 매우 좋게 짜여진 내용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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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5-01-06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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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마애불 - 하늘과 땅이 동시에 열리는 공간
이태호.이경화 지음, 유남해 외 사진 / 다른세상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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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 평평한 바위를 보면 옛 사람들은 무엇이건 남기고 싶었을까? 아니라면 인간의 삶을 마치는 순간 또 다른 용화세계로의 승천을 꿈꾸어 왔을까? 우리 나라에는 참으로 마애불이 많다. 마애불이란 바위에 새긴 불상을 말하는데 그 위치가 까마득해서 아찔한 느낌을 주거나 또는 길 옆의 너럭바위나 할것없이 우리 나라 전역에는 약 200여개의 돌에 새긴 부처가 자리를 잡고 있다. 마애불이 깊은 산중에 있거나, 또는 사람이 올라가기에는 너무 험준한 바위에 새겨졌기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그동안 마애불에 대한 연구가 미진했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전남대학교 이태호 교수는 그중 108개를 택하여 이 책에 담았다.

 바위에 새겨진 불상 하나로서 불교의 세계를 표현하고자 했던 옛 사람들의 의지는 무엇이었을까? 그것도 백두대간이 몸속에 숨기고 있던 뼈에 해당하는 화강암에 어느것은 열심히 쪼아서, 어느 불상은 낮게, 또는 높게 양각으로, 또 어느 불상은 일부는 돋을새김으로 하고 일부는 선각으로 하는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성된 마애불의 조성 동기가 저자는 산악신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저자는 산을 생활신앙의 모태임을 말하며 마애불도 이러한 숭산(崇山)신앙에 의해 조성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마애불의 기원은 우리 땅에 불교가 들어오기 이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던 산악숭배, 암각화, 고인돌 등의 거석문화 등과 결합하여 발전한 것으로 저자는 설명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마애불의 도상학적 근거는 인도나 중국의 석굴사원에 있는데 우리 나라의 지형적 특성에 다라 중국이나 인도와는 달리 원래의 바위가 놓인 자리에 불상을 조각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108개의 마애불에 대한 상세한 설명에 앞서 첫번째 꼭지로 "한국 마애불의 유형과 변모"라는  마애불을 이해하기 위한 설명을 하고 있는데 1.마애불, 바위에 새긴 부처  2,한국적 신앙형태의 불교유적  3,마애불의 양식 변천과 예술미  4,마애불에 투영된 한국인의 심상 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저자는 이 글이 <불교문화연구> 제 7집에 실었던 논문을 수정해서 재 수록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2부에서는 마애불에 대한 본격적인 안내로 들어가는데 2부는 크게 3개의 작은 꼭지로 구분하여 첫번째 꼭지는 '산 속 깊은곳에 숨은 은자'라는 주제로 모두 35개의 마애불을 백제, 신라, 통일신라, 고려 및 조선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마애불이 갖는 아름다움과 배치 형태, 그리고 수인과 법의에 대한 설명을 곁들인 미술사학적 설명을 담고 있다. 두번째 꼭지는 '삶터에 내려앉은 지킴이'로서의 마애불로 깊은 산중이 아닌 우리네 삶터 주변에 새겨진 마애불에 대하여 역시 시대별로 구분하여 설명을 하고 있으며, 마지막 세번째 꼭지는 높은 지역에서 인간 세상을 내려다 볼 수 있게 조성된 마애불을 묶어 '세상을 굽어보는 하늘미륵'이라는 주제로 통일신라와 고려, 조선 시대에 걸쳐 조성된 마애불을 시대순으로 구분하여 설명을 하고 있다. '한국 마애불목록'을 권말에 붙였는데 여기에는 명칭과 조성시기, 크기및 지정형태, 그리고 마애불의 소재지와 본문에서 다룬 쪽이 어디인가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정신문화연구원의 사진담당 유남해의 사진을 담았는데 ,작가가 상업 사진작가가 아닌 순수 사진작가라서인지 이 책에 실린 사진은 독자들을 훨씬 푸근하고 아늑함 속에서 읽을 수 있고 또 단순한 책속의 사진이 아니라 마애불이 주는 인간을 향한 무한한 자비를 느낄 수 있도록 자연광 위주로 촬영하였음을 알수 있게 해 주고 있다. 이 책은 일반 안내서로서의 기능과 미술사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개관서로서의 기능을 다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책의 부피를 고려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기왕에 처음으로 다양한 마애불을 담을 요량이라면 나머지 100여개의 마애불도 담았으면 하는 욕심이 들지만, 예술적 감상기준이나 미술사학적 중요성을 우선하여 선정을 한것으로 판단되는 이 책의 내용만으로도 우리 산하에 자리잡고 있는 마애불을 이해하는데는 부족함이 없다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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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향기 문화
박중곤 지음 / 가야넷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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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역사는 오랜 동안 외세의 침략으로 인하여 겨우 살아가기에도 바빴던 것으로 이해되고 있었고, 그 각박함속에 여유나 멋도 지극히 제한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책은 이런 각박하고 무미건조한 삶을 영위하는 민족이라는 오해를 말끔히 씻어내고 있다. 저자 박중권은 우리의 전통 향기를 현대에 되살리기위해 국내외를 무던히도 돌아다닌 한국 허브연구회 부회장이다. 따라서 이 책에는 저자의 노력만큼이나 전통의 향기문화와 현대의 향기문화가 어우러진 멋진 향기를 찾을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우리민족에 있어서의 향기문화는 어떤것일까? 서향의 향처럼 자극적이지 않아 있는지 없는지 조차도 몰랐던 우리의 향기 문화는 의외로 우리 생활속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으며 이러한 우리의 향기 문화는 우리 문화의 특징인 은근함속에 같이 담겨있음을 알게 된다. 이렇게 은은하게 우리의 생활에 녹아드는 향기는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하며, 눈으로 읽을수도 없고, 육안으로 감별할 수도 없으며, 귀에 들리지 않지만 늘 우리곁에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향기 문화는 서양에서 처럼 자극적인 향기를 뿜어대며 "나 여기 있소.."라고 스스로를 과시하지도 않으면서도 늘상 우리와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모두 여덟개의 큰 꼭지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부터 여섯개의 꼭지는 우리 나라의 지방으로 구분하여 그 지방의 특징과 전설, 그리고 그 지방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나름대로의 향기문화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 있다. 첫번째 꼭지는 강원도편으로 아우라지 나룻터에서 울려퍼지던 정선아리랑과 생강나무를 이용한 여인네들의 화장수, 삼탕, 쑥탕, 난초탕, 국화탕 등 식물의 향을 뿜어내는 건강목욕법, 설탕보다 달콤한 수국의 줄기와 잎을 이용한 감차 등 민초들의 향 문화를 담고 있다.

 두번째 꼭지는 바다와 만나는 경상도의 향을 담고 있는데 여기에는 단순하게 후각으로 느낄 수 있는 향기분만 아니라 입으로 느끼는 향기문화와 불자의 마음을 우려낸 백련차, 입으로 느끼는 향신료의 대표격인 초피와 추어탕과의 만남, 우리네 서민들이 우리 산하 어느곳에서도 캘 수 있어 늘 가까이했던 둥글레차,와 서양에서 들어온 치커리차를 담고 있고, 세번째 꼭지는 격조높은 향기문화의 전승으로 서울과 경기도 지역의 향기문화를 담고 있는데 신라시대때 부터 옆구리에 차고 다녔다는 향낭, 최고의 건강식품인 더덕이 갖는 향기와 수없이 많은 전통차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동,서양의 허브와 허브 농장을 소개하고 있다.

 네번째 꼭지는생활에 스며든 향기를 담고있는 전라도 지방의 향기 문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광활한 평야에서 생산되는 곡식을 사용하여 빚은 곡차(술)로 문을 열고 있다. 한상 가득 차려진 한정식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香酒로 진도의 홍주를 비롯하여 도소주, 과하주, 이명주, 창포주, 국화주 등을 소개하고 있으며 선조들이 술과 향을 더불어 마실 수 있는 지혜를 가졌음을 알려주고 있다. 다섯번째 꼭지는 땅에서 솟는 향기의 고장인 충청도의 향 문화를 설명하고 있다. 원래가 고려인삼의 본향인 양반 땅 충청도는 어디를 가던지 인삼의 향기로운 냄새를 맡을 수 있을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고장이다.이러한 인삼을 바탕으로 창포향을 오늘에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김종석씨의 창포농장을 찾아 이곳에서 생산되는 창포 향수등 창포 추출물을 이용한 향기 산업을 다루고 있다.

 여섯번째는 제주도, 울릉도등 바다위에 뜬 향기의 섬들을 다루고 있다. 한국의 남국이라 불리우는 제주의 유채꽃밭에서 채취되는 제주 향수, 그리고 천혜의 자연 보고인 울릉도의 향기와 불고기의 비린내 비슷한 향이나는 어성초차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일곱번째 꼭지는 향수와 향기가 갖는 상업성에 대하여 저자 나름의 의지를 토로하고 있으며 마지막 꼭지에는 세계의 향기 기행으로 향수산업이 가장 발달했다는 프랑스와 정원에서 자연그대로의 향기를 찾는 영국, 온통 냄새나는 식물인 허브로 넘치는 일본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우리 나라를 비롯한 각국의 허브관련 농장을 방문하여 그 지방에서 어떻게 식물을 이용하여 향기산업을 발전 시키는가에 대하여 비교적 상세히 설명을 해 주고 있으며, 우리 나라 정선지방의 '아라리 자연향', 대자연을 품은 강원도의 'sorak', 신라 천년의 향기를 담은 'sorabal', 지리산의 야생화의 청초함을 가득 담은 'nogodan', 그리고 남국의 멋을 담은 'cheju' 향이라는 브랜드로 시판되는 우리 고유의 향기의 우수성을 힘주어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각 지역에서 개발된 향기는 소위 향수라는 이름으로 상업화 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원래의 특산물에서 추출했다기보다는 조향사의 배합능력으로 이미지화한 상품이기에 보다 근원적인 우리의 향수와 향기 문화를 찾는 일이 시급함을 알아야 할것이다.

 저자는 향기 산업을 눈에 보이지 않는 황금이라고 표현하며 향수를 액체 황금이라고 하였지만 이 책에서 어떻게 해야 이러한 황금을 내 손에 쥘수 있는가에 대한 제시는 하지 않고 있다. 외국의 향기문화와 향수 산업을 둘러보고 온 저자의 입장에서라면 우리 나라의 향기문화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나름대로의 방안을 제시를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늘이 내린 선물로 비유되는 자연으로부터의 향기는 다양하게 발전시킬수 있음을 이 책은 알려주고 있다. 은은하게 우리의 생활속에 향기와 함께 배여있는 향기문화....지금부터라도 새로운 향기문화를 인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진정한 아름다운 삶속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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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불가사의
김한곤 / 새날 / 199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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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사물에 대한 호기심은 그 사물의 존재에 관한 왜? 라는 의문과 어떻게? 라는 의문에서 출발을 할 것이다. 왜? 라는 단어는 만들게 된 사연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이고, 어떻게? 라는 단어는 제작 기법상에 관련되는 의문일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의문과 궁금증을 갖게 하는 우리의 문화를 선정하여 나름대로의 궁금증의 해답에 접근하고자 하는 노력을 담고 있다.

 이 책은 방송 제작자인 김한곤PD의 저서인데, 저자가 방송작품의 기획의도로 삼았던 내용들에 대하여 방송이 끝난 다음에 나름대로 정리를 한 것으로 모두 6개의 주제로 구성하였는데 저자가 방송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유로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기 속에서 공통적으로 잠재하고 있는것이 무엇인가를 밝히고자 노력을 하고 있다.

 계곡 전체의 곳곳에 세워져 있는 운주사의 천불천탑이 같는 신비로움과 전설을 가득 담고 있는 와불을 만들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와불은 왜 누워있고 언제 일어날 것인가와 말대로 와불이 일어나면 정말로 운주사가 들어선 곳에 도읍이 형성될 것인가? 또, 계곡 바람이 강하게 불어도 약간의 흔들림만 있는 정도으며 높이가 20m에 달하기에 일정하지도 않는 무거운 돌을 버팀목이나 장비도 없이 돌을 쌓아 탑을 만들 수 있을까? 라는 의문속에서 도저히 한 사람의 공력으로 쌓았다고 보기에는 믿기 어려운 마이산의 돌탑들이 왜 신비로운 것인가를 말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잊혀지고 소외되어 왔던 가락국이라나라가 있었던 김해지방의 유물의 흔적을 살피면서 <삼국유사>에는 기록되어 있는 가락국의 역사가 <삼국사기>에서는 고대국가의 역사에서 지워지게 된 이유, 그리고 인도와의 교류가 성행했던 당시의 상황을 남아있는 유물을 통하여 추론하면서 지속적인 가락국에 대한 연구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이천오백만이라는 글짜가 모두 똑 같음은 물론 그 많은 글자에서 단 한자도 오자(誤字)가 없으며 빠진 글자(落字)가 없이 정확한 8만여장의 목판 대장경은 아직까지도 언제,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를 정확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제작과정에 대한 일체의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가운데 각면 23행 322자를 오로지 칼로만 판각을 한 당시의 제작자들의 기술에 감탄을 한다. 요즘의 능숙한 판각수도 하루 온종일을 매달려 겨우 20자를 팔 정도인데 이천오백만자를 16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똑 같은 글자체로 판다는 것은 같은 판각 능력을 가진 수 많은 기술자들이 동원되었을텐데 과연 어떻게 하여 팔만대장경을 만들 수 있었을까에 대한 궁금증을 담고 있다.

 설굴암은 석굴로 불리는것이 그 자체의 가치를 오히려 낮추는 말이며 인공 석굴에 만든 종합 건축물로서의 위용을 담고 있는 위대한 유산으로 빛이 주는 동심원이 신비롭게 빚은 불교 예술로 조화의 극치를 찬탄하고 있다. 그리고 본존불에 나타난 14개의 원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 후세의 학자들이 풀어야 할 수수께끼의 해법임을 이야기 하고 있다. 마지막은 1억여년전에 공룡의 놀이터였던 한반도에서의 쥐라기 공원을 담고 있다. 중생대 전기 백악기 시대에는 공룡천국이라고 불리워질 만큼 이 땅에는 공룡들이 득실거렸던 것으로 알려지고 곳곳에서 공룡의 화석과 알, 발자국 등이 발견되고 있다. 공룡이 사라진것도 수수께끼지만 우리 나라 일부에서 발견되는 공룡의 흔적은 과거 우리 나라의 자연입지와 환경이 공룡이 살기에 적합했던 것으로 보고 이해하기 어려운 흔적들만 남기고 완전히 사라진 공룡의 멸종원인을 추정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추정들은 과거를 몰랐던 현재의 인간이 벌이는 말장난에 지나버릴 수도 있다. 가장 정확한 왜?와 어떻게? 라는 답은 당시 그 환경에서 만들고 살았던 인간과 동물들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로 돌아갈 수 없기에 이런 즐거운 추정도 가능한것이 아닐까? 이 책은 이런 의문점에 대한 최소한의 근접을 위한 접근법이라고 볼 수 있다.

 한가지 아쉬운것은 "한국의 불가사의"라는 제목에 맞게 정말 궁금하게 여겼던 대상물에 대한 내용이 빠졌다는 것이다. 우선 가장 중요한것은 "첨성대"이다. "첨성대"는 지금가지는 천문대로 알려져 왔으나 일부 학자들이 주장하듯 제단, 또는 신단이라는 의견에 대해 객관성을 고증할 필요가 있었다. 두 번째는 우리가 쓰고 있는 글자인 "한글"에 관한 궁금증이다. 여러 문헌을 통해 "한글"은 반포되기 이전에 일부 유사한 글자가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런 중요한 사항에 대한 궁금증을 이 책에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왜? 무엇 때문에 만들지 않으면 안되었는가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노력 앞에 분명 각각 다른 역사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각기 다른 동기와 목적으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해답을 찾지 못함은 바로 저자가 바라는 절박하고 절실한 소망이라는 공통점에 대한 해답일 것이다.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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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세계문화유산
편집부 / 학고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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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8년...유엔의 산하기관인 UNESCO에서는 World Heritage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인간이 만든 문화와 자연은 뗄래야 뗄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임을 인식하고 심볼도 사각형의 형상으로 이루어진 주변을 원이 감싸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반 만년이라는 찬란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가입하여 1995년 제 1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종묘와 석굴암 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래 수원 화성과 창덕궁, 강화와 고창, 화순의 고인돌群, 그리고 경주 전지역 등 모두 7개가 지정되어 있으며 무형유산으로 종묘제례의식과 종묘 제례악과 판소리가 지정된 상태이다. 금년 6말말 현재 세계적으로는 개략 700여점의 문화유산이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가 되어 있다.

 이 책은 삼성문화재단에서 출간한 책으로 발행은 도서출판 '학고재'에서 맡았었는데 1998년 2쇄 이후로는 더 이상 출간하지 않아 그 이후에 등재된 고인돌群와 경주 전지역에 관한 사항은 빠져버리고 말았다. 언젠가 증보판이 출간이 될 때 그 이후에 지정된 우리의 문화유산도 수록 될 것으로 본다. 이 책은 지정된 유물에 대한 안내서임과 동시에 지정될만한 가치가 무엇이었는가를 전문가들의 글로 꾸미고 있으며 사진은 문화재 전문 사진작가인 김대벽, 안장헌, 주명덕이 맡았다.

 전술한바 대로 이 책의 내용은 전문가의 지정 유물에 관한 상세한 안내서이며 설명서이다.불교 문화재인 경우에는 불교의 사상을 이루는 기본적인 교리를 언급하고 있고, 종묘의 경우에는 사당으로서의 종묘의 성격과 배치도, 그리고 종묘제례악의 역사와 절차 그리고 종묘제례악을 구성하는 樂, 歌, 舞의 요소를 설명하고 있다. 수원 화성에 있어서는 정조가 어떤 마음으로 수원의 화성을 짓기 시작했는지를 역사적으로 조명하고, 이를 완성하기 위한 정약용등 실학파의 왕명을 받든 의지가 무엇이었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사진을 맡은 3사람은 모두가 Fine Art부분의 순수사진가이다. 말 그대로 사진작가인데 이들이 촬영한 우리의 세계문화유산은 상업적이지 않고 다분히 예술성을 가득 담고 있기에 사진을 보는것이 편함과 동시에 고즈녁한 우리네 정서가 뭍어 나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골치아픈 내용이 보고 싶지 않다면 사진만 보아도 대충 짐작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광경을 많이 담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의 중요성이 대두된것은 1960년대 이집트의 아스완 댐 공사부터였다. 당시 수장되게 될 위기에 처한 이집트의 문화유산은 세계 각국의 모금으로 마련된 이주 비용으로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었다. 반면, 전 세계의 관심속에 종교적 배타성으로 인하여 텔레반 정권이 무참하게 파괴해버린 바미얀 석불 등 인류의 보존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파괴에서 지키지 못한 문화유산도 상당히 많다. UNESCO의 세계문화유산 지정의 의미는 이렇게 사라져가는 인류의 문화 유산에 대한 관심 제고와 보호라는 목적이 강하다.

 세계문화유산은 자연, 문화, 복합의 3가지 형태로 구분하여 지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서 일전에는 강원도의 비경인 설악산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하고자 하였으나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 제한 우려에 의한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다. 그러나 세계문화유산의 지정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 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임과 동시에 세계적인 관심속에 재정적 지원을 받게 되며, 유엔의 각 기구를 비롯한 국제기구에 자연스럽게 소개되기에 홍보를 할 수 있는 더 없는 기회였음에도 지역이기주의에 의하여 반려된 무척이나 유감스러운 일이었다. 최근 북한의 문화유적중 고구려 고분과 벽화에 대하여 지정 신청을 해 두고 있어 조만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될 것으로 기대가 되어 더 이상의 휀손과 파괴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제주도가 자연유산지구로, 강릉의 단오제가 무형유산으로 등재를 위한 UNESCO의 까다로운 심사를 치루고 있다.

 이 책을 통하여 문화재는 남들이 관심을 가지든, 또는 가지지 아니하든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니는 것이기에 그 가치에는 변화가 없으나 그 가치를 인정하므로써 퇴락과 훼손과 파괴로부터 보호 될 수 있음을 알기쉽게 설명을 해 주고 있는 책으로 우리의 문화 유산에 대해 한 번쯤은 더 관심을 가지고 살펴 볼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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