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박물관 1 - 갈촌탈박물관.하회동탈박물관.공주민속극박물관
한국박물관연구회 엮음 / 문예마당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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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의 얼굴 모습은 어떤 표정일까? 어떤 사람들은 우리의 얼굴에 너무 표정이 없다고 한다. 또 한편으로는 그 무표정함은 찌든 생활속에서 배어나오는 비애와 고생의 표정이라고도 한다. 우리의 얼굴 표정에 관한 평가는 우리 스스로가 내렸다기보다는 우리 나라에 체류중인 외국인의 글에서 가끔 접하는 서글픈 현상이다. 그렇다면 정말 우리의 얼굴표정이 그렇게 어두울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알려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이라 하겠다.

 이 책은 도서출판 '문예마당'의 한국의 박물관 시리즈로 출간한 첫 번째 책으로 경남 고성군에 위치한 '갈촌 탈박물관'과 안동 하회마을에 자리잡고 있는 '하회동탈박물관', 그리고 충남 공주시 의당면에 자리잡고 있는 '공주 민속극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는 탈과 꼭두각시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책에 담긴 내용은 한국박물관연구회의 정인수가 썼으며 사진은 동 연구회의 정인수, 박옥수 두 사람이 맡았다. 원래 이 시리즈는 이 책을 비롯하여 화석과 무속, 옹기, 궁중유물의 순으로 특수 박물관의 유물을 집중 조명할 계획이었으나 옹기를 대신하여 화폐박물관을 출간하였으며 앞으로도 우리 나라의 특수 박물관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간행을 계획하고 있다한다.  

 탈이란 얼굴에 뒤집어 쓰는 물건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그 뒤에 얼굴을 숨기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이렇게 자신의 얼굴을 숨기기 위한 탈이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조개무덤에서 나온 조개 가면은 탈이 생각보다 일찍 만들어졌음을 알게 해 준다. 이러한 탈이 왜 만들어 졌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규정된것이 없지만 추측컨데 동물 사냥을 목적으로 잡고자 하는 동물에 접근하기 위하여 위장의 수단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이유가 그 첫 번째이며, 인간의 식량으로 활용된 동물을 위로하고 종교적인 의식에서 자신의 얼굴을 밝히지 않으면서 죽은 동물의 넋을 위로하는 방편으로 만들어지기도 하였으며, 또 한편으로는 주술적 의미로 귀신을 쫒기 위한 방편으로 탈이 제작되었다고 보고 있다.

 탈이 갖는 또 하나의 의미는 액땜 방지용이라는 것이다. 탈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가면 이외에 '돌발적인 사고나 궂은 일'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어 사고나 궂은 일을 막기 위한 액땜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의 탈은 민속문화재로서의 기능으로 보존되고 탈춤등이 전수되어 내려오고 있다. 이러한 탈들을 모아 놓은 세 곳의 박물관은 국가나 단체가 만든것이 아닌 개인이 설립한 박물관이다. 개인의 열성과 탈에 대한 의지가 없으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기에 탈 박물관들은 우리 탈의 이모저모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갈촌 탈박물관'편에서는 탈의 기원과 만들게 된 동기, 그리고 탈에 담긴 의미를 미리 알고 탈춤과 인형극에서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담고 있는데 탈의 종류에도 나무로 깎아 만든 탈과 장승, 그리고 대나무로 만들거나 한글이 쓰여진 탈, 부적의 의미가 담긴 탈, 자연의 나무를 이용하여 만든 탈 등등 탈의 형태에 담긴 의미를 풀어내고 있다. '하회동 탈박물관'은 국보로 지정될 만큼 유명한 하회탈을 비롯하여 각 지방의 탈놀이에 사용되는 탈, 그리고 외국의 탈까지 전시되고 있다. 익히 알려진대로 그 해학적인 얼굴 표정을 담은 탈은 탈에서 우러나오는 익살과 함께 우리와 친숙해진지도 꽤나 오래 되었다. 입이 찢어지도록 웃고, 가소롭다는듯이 가는 눈을 뜨거나 과부이기에 마음대로 웃지 못하고 살포시 입가에 웃음의 흔적만을 남기는 부네탈, 옴에 걸려 얼굴에 우둘두둘한 종기로 가득한 탈, 슬픔으로 입이 찌그러져 흉내를 내기에도 슬픔을 가득 느낄 수 있는 양주별산대, 송파산대, 은율 탈놀이의 탈 등등 우리 나라의 탈 놀이에 관련한 여러가지 탈 들의 각각의 의미와 형태를 설명하고 있다.

 '공주민속극박물관'편에는 우리나라의 탈놀이에 관련되는 것들이 모두 모여있다. 음악과 춤이 어우러지는 탈놀이는 연극으로, 또는 무용으로, 꼭두각시 놀음으로 우리와 가깝게 지내왔다. 탕에는 인간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양반이 있고, 각시가 있고, 귀신, 중, 각종 역병, 말뚝이 등등 인간의 형태를 흉내낼 수 있는것은 모두 탈로 만들어질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탈은 한편으로는 세태에 대한 간접적인 비난의 수단으로, 또 한편으로는 세상사에 대한 기원의 의미로 활용되었으며 자신의 얼굴을 숨기고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음에도 탈 속에 숨기겨진 얼굴로 뱉어내고 싶은 속마음을 후련하게 토해낸다. 신분이나 격에 맞지 않음을 타인의 모습으로 마음껏 토로하는 것이 바로 탈이라 할것이다.

 이 책은 탈에 대한 자세한 안내서일뿐만 아니라 역사와 무형문화재에 대한 상세한 해설서의 기능도 함게 하고 있다. 탈춤을 보더라도 겉모습이나 우스꽝스러운 행동에서의 즐거움만을 추구하지 말아줄것을 이 책에서는 바라고 있는 것이다. 탈춤이나 연극에 등장하는 인물의 성격을 판단하게 해 주는 자세한 탈에 대한 설명은 훨씬 이해를 돕게 될것이다. 특수박물관을 찾는 첫 번째 시리즈로 탈춤을 선정한것은 인간의 얼굴에 나타나는 표정이 주는 이미지와 의미를 가장 먼저 느끼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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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4-11-12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이것도 주문하지 않을 수 없네 ... ^^;;;
 
향 따라 여백 찾아가는 길
곽의진 지음, 허용무 사진 / 그림같은세상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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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고른것은 순전히 제목이 주는 이미지 때문이었다. <향 따라 여백찾아 가는 길>이라 하여 우리 나라에서 나름대로 향기 문화를 찾는 내용일것이라고 짐작을 했었는데 책이 손에 들어오고 목차를 보는 순간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마디로 이 책은 저자의 고향인 진도를 중심으로 진도의 씻김굿과 소치허유를 비롯한 남종화의 본산인 운림산방, 해남의 윤선도, 강진의 정다산, 대둔산의 초의와 추사의 발자취를 되새김질 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혹여나 '향' 이라는 단어에 혹해서 이 책을 구매한 독자라면 다소 실망을 할것이 분명할것이다. 이는 내용이 신통치 않음을 이야기 하는것이 아니며 다만 제목과 내용이 발란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책 제목에 "남도"라는 말이라도 덧붙여서 <향 따라 여백찾아 남도 가는 길>이라고 했더라면 바로 책의 내용이 어떻할것인지를 짐작이라도 했으련만 말이다.

 저자 곽의진은 진도 태생의 소설가이다. 더구나 그녀는 고향인 진도에 낙향하여 컴퓨터 자판을 달그락 거리면서 <초의평전>이라는 책을 집필중이라고 한다. 이 책의 내용은 윤고산이나 정다산 등 유배지로서 저자 자신의 생활이 마치 유배지에 유배 당한 선인들의 삶을 반추하고 있는것은 아닐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가 태어 난 유배지를 살갑게 안고 살며 고향의 정취를 마음껏 이 책에 쏟아 부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모두 아홉개의 꼭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번째는 정다산과 초의, 그리고 추사와 초의의 차에 얽힌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두번째는 시와 書와 畵에 관한 이야기로 역시 추사의 세한도, 다산의 문인화와 소치와 초의, 그리고 추사와 초의와의 관계에 대하여 비화를 기록하고 있는데 특이한 점은 이 꼭지의 처음과 끝은 파리의 몽마르뜨 언덕을 찾은 저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번째 꼭지는 조선의 여인들인데"페미니즘"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다산 정약용과 그와 더불어 사는 보이지 않는 관게속의 강진여인 표씨, 고산 윤선도의 방랑한 생활과 그 과정에서 만난 여인들...그리고 소치 허유가 무과 급제를 한 일과 그의 아내 이야기, 소재 노수진의 첩에 관한 일화를 담고 있는데 저자는 이들의 여자관계를 유배지에서 만난 여인의 신분은 자신의 여인이 아니기에 떠날때는 자식까지 고스란히 놓고 떠나는 남정네의 행태에 강한 불만을 은근히 표하고 있다. 어쩌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저자가 "페미니즘"이라는 부제를 달았는지도 모르겠다. 네번째 꼭지는 유배자라는 이름으로 유배된 자신을 비롯한 유배자의 형태에 대한 설명에 이어 제주 대정현에 유배 당했던 추사와 다산이 살던 강진과 구강포, 그리고 저자 자신의 유배지로 스스로 선택한 고향 진도에 대해 "찰진 유배지"라는 말로 끝을 맺고 있다.다섯번째부터 아홉번째 꼭지까지는 진도에서 삶의 터전을 마련하였던 소치 허유와,허련,허유,허형,허백련,허건,허림으로 이어지는 남종화의 계보와 운림산방의 맥을 잇는 허씨의 후손에 대한 설명과 윤선도의 창작을 위한 몸부림과 애정 도피....그리고 최후의 고려인으로 살기를 원하며 자결을 할때까지 끝까지 여몽군에 대항을 했던 김통정 장군의 행적을 역사적 사실을 참조하여 싣고 있으며, 예와 민속의 보고인 진도의 샤머니즘과 씻김굿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삼별초의 항몽 전쟁에 있어 일본의 NHK가 방영하였던 내용중 몽고 치하의 고려에서 보낸 항복권고 문서와 삼별초가 정통 고려인으로서 일본에 보낸 몽고군의 잔혹상에 대한 대항권고의 두 가지 문서가 있었음과 삼별초의 권고대로 몽고를 경계하였던 일본으로 하여금 몽고의 침입을 받지 않는 준비를 하여 오늘의 일본이 존속할 수 있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담고 있다.

 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은 이미 알려진 내용들이다. 그러나 저자는 남도의 향기라는 하나의 틀로 이들을 묶었고 간간히 설명이 필요한 경우에는 녹색잉크로 필요한 만큼을 덧붙이고 있다. 특히 전라도의 징한 사투리가 튀어 나오는것은 이 책이 남도를 묶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의 내용중에 간간히 저자는 자신과 진도의 인연에 대하여 털어 놓고 있다. 산판 사업이 망해서 이곳 진도에서 태어나게 된 동기라든가 진도 문화원에서의 작품발표를 위한 연습 등등 저자는 고향 진도를 무척 아끼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비록, 이 책의 내용은 제목만 보고는 짐작도 할 수 없었던 내용이지만 나름대로 진도라는 고향을 돋보이고 싶어하는 저자의 욕망이 따스한 저자의 서정성과 제대로 결합이 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어디 책 좀 읽는 사람이라면 정다산이나 윤고산을 한번도 접해본적이 없으랴마는 그래도 이 책은 유배자이며 진도인인 저자가 쓴 글이기에 그 맛이 제법 감칠맛으로 우러나는것이 아닐까 한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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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쉬운 한국 도자사
유홍준.윤용이 지음 / 학고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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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처음 접할때는 조금은 의아하게 생각을 했다. 일반적으로 개괄서의 형태가 아니라 박물관의 안내도록 같은 판형으로 출간되었기 때문이었는데 첫 장을 넘기고 나서야 비로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2001년 세계도자기엑스포를 맞이하여 경기도와 '세계도자기엑스포조직위원회'가 한국도자의 역사와 특질 그리고 세계도자상 위치를 온 국민이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안내서로 제작한 것이다.....<후략>"  그랬다. 이 책은 유홍준 교수의 "세계도자사에서 본 한국도자"와 윤용이 교수의 "한국도자사 이해의 주요과제"라는 두 가지의 강의 주제를 알기쉽게 해석한 글인것이다.

 이 책은 도자기에 담긴 특성과 특질을 자각하는 미의식을 인식하기 위하여 도자 양식의 특질을 파악하고 시대별 미의식에 접근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유홍준은 이러한 접근법을 '한국 도자기의 미의 특질'로 설명하고 있으며 윤용이는 도자사 이해를 위한 고려청자의 기원에 관한 여러 견해를 중심으로 조선의 분청사기 가마터가 갖는 특성, 그리고 도자 생산의 가장 중심이 되었던 경기도 광주의 조선백자 가마터와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도공 이삼평과 그가 일본에서 이룩한 아리타 도자에 대하여 간략하게 언급하고 있다. 윤용이의 글은 간략한 도자사를 설명한 것으로 이 리뷰는 책의 중심이 되는 유홍준의 글을 중심으로 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신라의 예술을 음영이 없는 환희의 예술로 치켜세우는 경향이 강하며 고려시대의 예술은 음영이 깊은 비애의 예술로 보는데 전반적으로 심약미, 적조미, 애조미가 고려 예술에 담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통일신라를 비롯한 고려시대 이전의 미술을 보편적인 특색이 아닌 그들만의 유일한 특색으로 인식하며 우리만의 특색으로 고집하는데서 기인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일부 학자들은 이러한 관행적 미술사학의 논리에 반하여 민족의 藝術意思은 변천과 발전을 거듭하는 것이며 일정한 선험적 영원성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다만, 한국적 특성이 질적의 미, 청초한 색감, 선의 유동성, 정명한 조형 등으로 우리 미술의 특질을 긍정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런 반면 일제시대의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은 우리 미술의 특질을 반도적 성격으로 규정짓고 사대적이며 결국 그것은 '비애의 미'라며 우리 나라의 미술 조차도 식민사관의 눈으로 보았었다.

 고려자기는 생활자기로 가정에서 이어져 사용되며 현재까지 내려온것은 하나도 없다. 거의 대부분이 무덤속에서 출토가 되었으며 일부 바다속에 난파되어 침몰된 선박에서 뜻밖에도 우수한 자기가 발견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고려자기는 당연히 귀하게 여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질그릇에서 출발한 그릇이 어떻게 도자기라는 인류 최고의 용기를 만들게 되었으며, 그 용기에 바르는 유약의 발명..그리고 1300도를 전후한 가마속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도기와 자기의 미적 특징은 무엇인가를 이 책에서는 짧지만 알기쉽게 설명을 하고 있다.

 청자와 백자의 발생과정과 변천, 그리고 쇠퇴의 역사를 다루고 있으며 비색이 갖는 아름다움이 선의 미학과 어울려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가에 대한 상세한 설명으로 도자기에 접근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끌고 있으며, 조선시대에 접어들면서 태어난 분청사기(실은 분청사기는 청자가 성행하던 시절에도 지속적으로 사용되었던 그릇이었다)의 필연적 탄생과 각광의 역사, 분청사기의 종류와 아름다움, 이러한 분청사기를 철학적으로 사랑하여 다인들의 다기로 사용하게되는 일본의 다기문화를 담고 있으며, 이후 나타나는 조선 백자의 아름다움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고려청자와 분청사기, 그리고 조선백자의 아름다움과 그 변천과정을 알기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세계도자속의 한국 도자의 위상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도자엑스포의 관점에 맞춰 언급한 부분으로 판단이 되어 다소 그 내용은 미흡하지만 한국 도자 전반에 걸친 충분한 설명이 세계속의 한국도자에 대한 설명으로 대신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한국도자가 가지고 있는 과제에 대하여 저자는 만든 사람의 생활도기로서는 그 목표를 달성하였지만 세계화에는 실패하였음을 토로하고 있다. 결국, 세계도자엑스포에서의 주제 강연으로 세계속의 한국도자로서의 발전이 앞으로의 과제임을 필자가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책을 읽어가면서 "참으로 쉽게 우리 도자사와 도자기가 갖는 미의 특질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갖게 하고있다. 그만큼 이 책은 도자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이 되어 있으며 본문에 활용된 다양한 사진은 한국의 도자기가 갖고 있는 미의 특질을 이해하는데 훌륭하게 보조자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성을 가지고 깊이 있는 연구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런 책은 한 권의 교양서로서라도 읽어봄직하다.  그만큼 책의 내용이 이해하기 쉽고 받아들이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하겠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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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사찰에 간다
정병삼 지음 / 풀빛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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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찰은 우리 산하의 도처에 자리잡고 있으며 불교인은 물론이고 불교를 종교로 갖지 않은 사람들일지라도 그들의 관광코스에는 어느 사찰이건 한군데 정도의 사찰은 꼭 끼어 있다. 다른 말로 바꾸면 우리 주변에는 어디에고 사찰이 자리잡고 있다는 말이 될것이다. 한편으로 오랜동안 불교를 숭앙해온 한반도의 종교적 형태로 말미암아 불교 문화재는 우리 문화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이 책은 이렇게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다녀 올 수 있는 사찰에 담긴 의미를 차분하게 되새겨보고자 하였다. 사실, 불교를 종교로 택한 불교인들 조차도 자주 사찰을 찾지만 사찰의 각종 조형물이 갖는 정확한 의미를 알고 사찰을 찾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저자인 숙명여대 정병삼 교수는 일주문을 들어서면서 부터 접하게 되는 사찰 권역의 조형물에 대하여 미술사학적 접근을 시도하였다.

 사찰에 있어서의 미술사학적 접근이란 각각의 조형물이 갖는 의미를 풀어내는 일이 될것이며, 여기에는 종교라는 범주속에서 표현되는 교리가 담겨 있고, 그 교리는 도상이라는 또 다른 형식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게 한다. 사찰내의 수많은 건물들의 용도가 무엇이며 왜 그곳에는 그런 불화와 법구가 있어야 하는지...그리고 각각의 조형물은 어떤 의미를 담고 사찰의 한 부분으로 존재하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다룬 도서는 여러 종류가 출간 되었었다. 그 대표적인 책이 신영훈이 쓴 <절로 가는 마음>과 허균의 <사찰장식, 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위의 두 책중 허균의 <사찰장식, 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와 가깝다고 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 나라의 대표적 사찰에 조성된 여러가지 불교 미술품에 대하여 왜 그곳에 있어야 하며 이름이 그렇게 불려지는 이유와 다양한 모양을 보이는 구조물들이 왜 그런 모양을 하여야만 되는지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을 하고 잇다.

 저자는 오랜동안 화엄사상을 연구하였기에 불교의 교리에 비교적 밝은 편이다. 저자의 이러한 지식은 이 책이 나오기전에 <그림으로 보는 불교이야기>를 통하여 이 책과 유사한 설명을 담은적이 있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그의 오랜동안의 사찰 연구에서 습득한 사찰이 갖는 의미의 해석이며 사찰 자체를 살아있는 문화유산의 현장으로 확언할 수 있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을  사찰 초입에 다라라서부터와 부처가 안주하는 공간, 그리고 보살의 길과 부처의 가르침을 받은 부처의 제자, 또 불교의 교리를 수행하기 위한 스님들의 공간, 절을 처음 세운 조사와 짧은 세상을 살고 떠난 스님들의 자취를 담은 승탑과 비림의 순으로 담고 있다.

  이런 내용을 저자는 모두 10개의 꼭지로 나누고 있는데 제 1장은 절의 형태와 변천과정을 소개하고 있고 제 2장에서는 사찰에 들어서면서 만나게 되는 당간과 일주문, 천왕문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다. 제 3장~6장은 사찰의 중심이 되는 부처 관련 조형물에 대한 설명으로 탑과 석등, 그리고 법당과 그 안에 안치된 불상에 관한 설명, 불상 뒷편과 좌우를 장식하고 있는 탱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으며 부처가 모셔진 대웅전을 비롯한 비로전, 극락전,관음전, 지장전 등의 전각에 대해 설명하고  그 절집에 모셔진 불상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 이해를 돕고 있다. 제 7장과 8장에서는 주가 되는 법당과는 다른 자리에 자리잡고 있는 산신각, 독성각, 칠성각 등 민간 신앙에서 습합한 토속신앙의 기도처를 설명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부처의 가르침과 관련이 있는 제자상,나한상 등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고 있다. 제 9장에서는 이러한 불교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수행하는 스님들의 공간을 강원과 선원, 요사채, 암자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으며 마지막 10장에서는 그 사찰을 처음 세운 조사를 모신 조사당과 사찰에서 생활하다 세상의 목숨을 다하고 먼저 떠난 스님들을 기리는 승탑과 비석에 대하여 친절한 설명을 하고 있다.

 뒷부분에는 권말 부록의 형태로 인도와 중국 사원의 형태와 기원에 대하여 간략하게 기술하고 있으며 마지막에는 "절을 되돌아 나서며"라는 부제로 절에 들어서면서부터 느끼게 되는 수행자의 고행과 숨결속에서 자신의 청정심을 되돌아 볼 수 있는 편안함 속에서  한결 여유있는 마음으로 사찰을 떠날 수 있는 저자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맛은 책속에 담긴 도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사찰의 부분 부분을 담은 사진은 설명을 곁들인 참고 사진으로 훌륭하게 이해를 돕고 있다. 내용이 어려운것은 일단 그림으로 접하게 되면 그 어려움도 쉽게 이해를 할 수 있는 것인데 저자는 이런 점을 염두에 두었는지 다양한 사진을 참고로 활용하여 이해를 돕고 있다.  <오늘 나는 사찰에 간다>는 책 제목 처럼 당장 오늘은 아니더라도 내일, 모레....또는 그 언젠가 사찰을 찾을 때 이 책은 훌륭한 안내서이며 길잡이의 역할을 톡톡히 할것으로 본다.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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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4-07-14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구, 좋군요. 감사합니다.
전에는 왜 이런 책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잘 못했을까?
어이가 없지요?^^

수수께끼 2004-07-15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닙니다. 아마도 balmas님께서 관심을 가지신 분야가 아니었기에 쉽게 찾지 못하셨던것 같습니다. 정말...이 책은 사찰이 담고 있는 세세한 분야까지도 자세하게 안내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 훌륭한 안내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북한의 문화유산 - 사진으로 보는
이광표 지음 / 동아일보사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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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출간된지 제법 오래 되었다. 1997년 동아일보사가 북한의 문화재 사진 300여점을 입수하여 그중 230여점을 엄선하여 이광표의 해설을 곁드린 책이다. 이 책의 출간에 앞서 동아일보에 수회 연재가 되었으나 그리 큰 반응이 있었던 것은 아니며 이 책 또한 일반판매도 하였지만 우수 고정독자에게 선물로 증정되었던 책이다. 그러나 지금은 남북 경제협력에 따라 북한도 개방의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조계사를 비롯한 일단의 단체에서 북한의 문화재에 대한 수리지원 명목으로 단청 기술자등이 방문하므로써 북한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아울러 북한 문화재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됨에 따라 이 책은 지금은 매우 귀증한 자료를 가득 담고 있는 도록으로 그 지위가 격상이 되어버렸다.

  사실, 북한의 문화재를 선명한 칼라사진이 담긴 모습으로 본다는 것은 쉬운일은 아니다. 이 책 이외에도 서울대학교 출판부에서 두 종류의 북한 문화재 관련 서적을 출간 하였으나 그리 선명한 사진이 아니어서 북한의 문화재를 직접 방문하여 볼 수 없는 여건속에서 연구하기에는 많은 제한을 가져올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책에는 최근의 사진이 담겨 있어 비교적 사진으로라도 최근의 현황을 알 수 있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책은 북한 지역을 북한의 행정구역으로 나누어 각 행정구역에 소재하고 있는 문화재 순으로 엮었으며 남포시는 경제특구에 의한 별도의 행정구역으로 나누어 실었으며, 고구려 고분의 벽화를 마지막에 담아 고구려 미술의 우수성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이 책에 실린 사진은 국내의 도록에 실린 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조악스럽게 보인다. 비단 이 책의 사진뿐만 아니라 북한에서 출간된 문화유산 관련 도록의 사진도 사진 기술이나 인쇄기술의 낙후에 인한 것인지 그리 잘 나온책이 별로 없다. 그러나 사진의 구성은 전체 사진과 더불어 부분적인 사진을 함께 곁들이므로써 현재 북한의 문화재를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한동안 북한의 산천에 관한 사진을 접할때면 늘 걱정을 하였던 것은 커다란 암벽에 깊고 크게 새겨둔 김일성, 김정일 찬양 글귀와 혁명 구호가 북한의 많은 화강암 유적을 훼손하지나 않았을까 였는데 다행히 북한 당국은 문화재가 있는 지역을 피해서 그런 작업을 하였던 모양으로 북한의 마애불이나 사찰등은 비교적 원 상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으로는 6.25 동란으로 손실되거나 사라진 문화유적의 복원을 완성하여 제 자리에 세워진 건물의 모습도 다소 확인할 수 있어 북한이 문화재의 복원과 보수에도 상당한 노력을 하였음을 알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북한과 반세기가 넘는 기간동안 반목과 질시속에서 살아오면서 우리가 연구해야 했던 고구려연구에 상당히 미진했음은 실로 매우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나라는 우리 나라대로 북한에 남아있는 고구려 문화유산에 접근할 수 없어 연구가 불가능 하였고, 북한에서의 고구려 연구는 북한만의 반쪽짜리연구에 지나지 않아 결국은 고구려 문화유적이 중국과 공동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사태를 맞게 되었고, 남북의 분단을 틈타 '동북공정'이라는 역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중국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하는 작금의 현실에서 북한 문화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잃어버린 한반도의 과거사를 찾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이 도록은 그동안 남북 분단이라는 현실속에 무심하게 여겼던 북한 문화재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기도 한다. 정치적으로는 분단이라는 아픔을 안고 있지만 학문적으로는 공동의 연구의 장이 마련되었어야 함에도 분단의 비극을 고스란히 안고 왔던 학계에서도 깊이 반성을 해야 할것이다. 이제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우리 모두가 소망하던 통일을 이룰 것이다. 그날에 앞서 사진으로나마 북한의 문화유산을 접할 수 있음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사진만으로서가 아니라 남북의 학자가 공동 참여하고, 남북한의 문화 유산을 자유롭게 연구, 조사 할 수 있는 기회가 하루 빨리 도래하기를 이 도록을 보면서 기원해 본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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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07-14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깃해서 얼른 눌러보니 품절이네요. 아쉬워라.

수수께끼 2004-07-14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녜..죄송합니다...제가 쓰는 리뷰는 없거나 품절이 대부분이네요...조선인님처럼 '솔깃'하시는 분들에게 알라딘이 도움이 안되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