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풍속화집 서문문고 311
이서지 지음 / 서문당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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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한국의 풍속을 담은 그림책이다.  김홍도 하면 떠오르는 그 풍속화들을 상상하면 비슷할 것이다.  그림은 인상적이지만, 설명은 최대한 짧고 간단하게.  더불어 영어 설명도 포함시켰다.  가끔 영어로 대치할 수 없는 문장들은 그에 맞게 표현을 돌리기도 하는데, 그 차이점을 들여다보는 것도 제법 재밌을 것이다. (물론, 머리 아플 수도 있다^^;;;)

이 책을,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고 애정이 있는, 그러나 한국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 방한중인 하인즈 워드 선수 같은 경우도 물론이고^^

그림이 2/3이고 글은 짧기 때문에 페이지도 금방 넘어가고 쉽게 한권을 읽지만 임팩트는 제법 되지 싶다.  우리가 살아보지는 못했지만 익숙한 우리 조상들의 삶, 혹은 지금도 우리가 간혹 구경할 수 있는 모습들에 향수를 느낄 테니까.  그래서 시골 할머니에게 옛이야기 들으며 군밤을 까먹는 모습과(내가 경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익히 상상할 수 있는 모습) 우리네 시골 정겹고 푸짐한 인심도 느껴지고, 그러다 보니 도시 생활에 익숙한, 그리고 젖어 있는 나로서는 그 가깝고 낯선 세계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좀 더 자연으로 가까이 다가선 기분이랄까.

다른 독자들도 그런 기분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지 싶다.  그래서 이런 책 하나 정도 책꽂이에 꽂아두고 간혹 들춰보기, 또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하기... 서로가 정을 나누는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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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역사를 만나다 - 세계사에서 포착한 철학의 명장면
안광복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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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철학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역사를 빌려왔지만, 역사를 공부하는 내게는 역사 공부를 위해 철학을 빌려온 느낌이다.  어느 쪽이든 틀린 설명은 아닌 듯 싶다.

저자가 이같은 책을 쓰게 된 연유가 철학을 쉽게 가르치기 위해서 역사를 끌어온 것이라 했는데, 동시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 같다고 말하면 아주 기뻐하지 않을까.

역사를 가르침에 있어서도 철학 얘기가 나오면 사실 어렵기도 했다. 덕분에 이 책 도움으로 나 자신이 먼저 이해를 할 수 있어서 좋은 교과서가 된 셈이다.(현재 진도로는 십자군 전쟁이 해당.. ^^;)

아무래도 철학 전공이고 역사는 비전공이다 보니 내용 중 사소하게 틀린 부분도 눈에 띄었다. 조선의 관직 중 사헌부와 사간원을 바꿔서 설명했다는....;;.; 이 정도는 애정으로 넘어갈 수 있다. (물론 내 책에는 수정을 해 놓았지만.) 광택이 나는 종이가 번쩍여서 그도 좀 맘에 안 들었지만 이것도 개인적인 취향일 뿐이고...^^;; 책이 쉽게 금방 넘어가는 것은 하나의 장점이다.  철학을 작정하고 설명하고자 하면 백과사전 두께도 모자라지 싶으니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역사, 철학... 그 어느 것도 사실 따로 놀지 않는다. 모두 유기적으로 혹은 그보다 더 깊게 서로를 간섭하며 영향을 미치며 작용하고 있다.  그 흐름을 잘 읽을 수 있는 사람이 그 분야 모두 제대로 이해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면, 내가 수학능력시험을 치를 때에는 그런 까닭에 과목을 섞어서 문제가 출제되곤 했다.  이를테면 국사 문제에 지리, 사회가 같이 섞여 있는 모양. 그래서 어느 한 과목이 조금 약해도, 다른 과목의 지식에 기대어 문제를 풀 수 있게 출제했었는데, 요새는 영역이 다 세분화되어서(시험지조차 구분되어 있다) 이전같은 기대기(?)는 조금 힘들지 싶다. 

그러나 시험문제는 따로 각각일지라도 우리의 생활과 삶, 전체에서는 모두 섞이어 작용하는 그들이니, 다양한 분야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은 늘 필요하지 싶다.  그리고 그런 관심을 끌어오는 데에는 이같은 대중서가 큰 역할을 하기 마련이다.  작가의 부지런함에 고마움을 표하며, 다음 만남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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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자전거 - 두번째 이야기, 행복한 어른 만화
김동화 글 그림 / 행복한만화가게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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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화 선생님은 어린 시절 내게 있어 첫번째 만화책을 쓰신 분으로 기억되었다.  그 작품은 아카시아인데, 지금은 새로 그린 작품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게 추억 한조각을 주신 선생님이 한동안 향토적인 그림체의 작품을 쓰셔서 그 또한 새로웠는데, '빨간 자전거' 시리즈를 보고는 다시 한 번 놀랐다.  이런 글도 쓰시는 구나.. ^^ 나의 선입관에 의한 놀라움이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런 형식의 글을 많이 보아왔다.  광수생각도 포엠툰도 마린 블루스도, 스노우 캣에 강풀 만화까지... 다들 각자의 매력을 풍기며 많은 독자들을 갖고 있는데, 이 책은 그들보다 더 오랜 연륜을 가진 선생님의 작품이어서인지 고즈넉한 멋과 여백의 미가 있어 더 내 마음을 풍요롭게 했다.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임화면 야화리에 빨간 자전거를 타고 배달을 하는 우체부 아저씨. 그가 만나는 그곳 옛동과 새동 마을 사람들, 포근한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사람 사는 이야기.  오래도록 잊고 있던 따스한 삶과 인정을 들여다볼 수 있어 읽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게 중엔 마음 찔리는 이야기도 있고 마음 아픈 사연들도 있었지만 하나같이 희망을, 사랑을 전하고 있었다.  우체부 아저씨는 소식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꿈과 희망과 사랑도 같이 전하는 것으로 보였다. 

화려한 그림체도 아니고, 파격적인 이야기도 아니지만, 평범하기에 더 가깝고 더 친숙한 사람 사는 이야기, 짧지만 오랜 여운으로, 무겁지 않지만 진지하게 다가오는 이 책은, 역시 주변인에게 선물하기에 참 예쁜 책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1편보다 2편을 더 재밌게 보았는데 아직 보지 못한 3편도 기대하고 있다.  사람 사는 이야기, 사람 사는 향기, 우리들의 이야기이기에 더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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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 문성현 - 창비소설집
윤영수 지음 / 창비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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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이 꼭 '민주화 운동' 냄새가 났다.  게다가 내가 싫어하는 신명조체로 줄간도 좁다.  표지는 전혀 세련되지도 않았고, 작가의 이름은 처음 들어본다.  그런데 반드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추천한 사람의 안목을 믿기에^^

책을 펴드니,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다.  어릴 적 동네에 있던 작은 책방, 문을 열고 들어서면 싸아하게 코를 자극하던 오래된 책에서 나는 옛스런 냄새. 햇빛 드는 날은 먼지까지도 화사하게 보이던 그곳에서의 풍경이 오랜 시간 지나 다시 연출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장편 소설인 줄 알았건만, 이 책은 중 단편을 모은 소설집이었다.
맨 앞의 연작 소설 세 편은 형식과 연출에 있어서 거의 파격적인 모습이었고, 첫 작품부터 그녀의 탁월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헉! 영화로 찍어 놓으면 죽이겠다 싶었다.

이어지는 단편들에서도 눈이 커지기만 한다.  책에서 손을 놓기가 어렵다.  단편도 이렇게 재밌는거구나... 새삼 깨닫고 말았다.  일상 소사에서 녹아있는 삶의 체험들, 곧 우리 자신들의 이야기가 곳곳에서 할짝이며 눈인사를 보낸다.  더군다나 여성 작가, 어머니, 주부로서 쓸 수 있는 이야기들과 관찰의 대상들에 살짝 미소지을 수밖에 없었다. 

작가의 시선은 줄곧 따뜻하다. 우리 사회의 모순을 고발할 적에도 그녀의 눈길은 차마 냉소를 머금지 않는다.  작가는 독자와 자신을 분리하지 않고 그녀 자신도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임을 온몸으로 보여주며, 동시에 특별한 존재임을 증명한다.

마지막 편 착한 사람 문성현을 읽으면서 떨려오는 흐느낌을 참기가 힘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눈물 짓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놀라운 충격이었으며 감동이었다.  고맙고도 미안했으며, 안타깝고 아픈 마음이 줄곧 공존했다.  그녀의 글쓰기가 오래오래 지속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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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 치는 밤에 - 가부와 메이 이야기 하나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22
키무라 유이치 지음, 아베 히로시 그림, 김정화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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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동화랍니다.
전6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 폭풍우 치는 밤에
2. 나들이
3. 살랑살랑 고개의 약속
4. 염소 사냥
5. 다북쑥 언덕의 위험
6. 안녕, 가부

예쁘고 정겨운 그림체는 아니지만 주인공 염소 메이와 늑대 가부의 특징을 익살스럽게 묘사했어요.
서로 천적에 해당하는 두 동물이 폭풍우 치는 밤에 친구가 되어 그 우정을 어떻게 지켜나가는 지를 찡하게 그렸답니다. 폭풍우 치는 밤에는 현재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지요.
(전체 이야기가 다 들어가 있지 싶네요. 워낙 짧으니까.)

초등학생을 위한 동화책이지만, 전 이 책을 보면서 어른들을 위한 동화도 되겠구나 싶었어요.
우리와 다른 사람(다르다고 규정되어지는 사람들)과의 우정, 친분, 관계 맺기...
거기엔 단순한 '정' 이상의 각오와 희생 등이 필요함을, 그럼에도 지킬 가치가 있다는 것, 첫 권 읽으면서 아주 조금 눈물 그렁그렁 했답니다.
책의 제본이 좀 엉성한 것이 한갖 흠인데 성인 버전으로 전체 분량을 다 묶어서 좀 더 튼튼한 책으로 만들어졌음 좋겠습니다. 그럼 선물용으로도 아주 좋을 텐데 말이죠.
생각해 보니, 가끔 동화책을 선물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받은 사람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조금 걱정도 되지만, 이미 아는 이야기 혹은 읽은 내용일지라도, 전 그런 뜻밖의 순간이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모처럼 동심의 세계로 가볼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마당을 나온 암탉"도 동시에 적극 추천이에요~
요건 어린이 버전과 어른 버전이 따로 있는데, 앞서 가부와 메이 이야기의 주제와 상통합니다.
미운 오리 새끼의 한국판이라도 보아도 되겠구요.
문득, 동화를 쓰는, 쓸 수 있는 글쟁이가 참 위대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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