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펜던스 데이는 참 별로였지만, 투모로우는 무척 재밌게 보았었다.
내용이야 뻔하겠지만 영상은 볼만할 것이고, 포스터도 근사했고, 어떤 경종을 울릴 것인가 기대를 했는데, 이 무슨...;;;;;
cg야 이래도 안 놀라겠니? 스럽게 장황했지만, 그보단 내용이 별로였다.
3년 동안 가만 있던 미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순교자 마냥 행동하는 게 별로였고, 방주(!)에 올라탄 이들의 행보도 그와 다르지 않았다. 비행기 조종하며 최종 지점까지 도착해놓고 결국 타지 못한 그 사람에게는 애도를... 당신이 죽은 건 순전히 주인공이 아니기 때문임...;;;;
만약 앞으로 3년 뒤에 지구가 초토화될 거라고 발표를 해버리면, 전 세계적인 대 혼란이 일어날 것은 자명한 일이지만, 3년 동안 너희들만 살 수 있는(1인당 10억 유로를 낼 수 있는!) 자구책 말고 더 많은 사람들이 살 수 있는 방법은 불가능했을까? 그 돈과 지혜와 에너지를 다 모아서 지구에 닥칠 위험을 피할 방법은 없었을까? 어찌나 영화보고서 씁쓸하던지...
그나저나, 중국이 만들면 다르다...라는 뭔 기사 제목 짝퉁이 떠오르고...ㅎㅎㅎ
포스터의 저 승려는 승려 복장일 땐 참 분위기 있었는데 평범한 복장을 입혀놓으니 눈에 안 들어오더라.
건질 만한 건 그 대사 하나. "어른도 상처를 받아."
★★★☆
음악 영화는 무조건 다 좋다는 선입견 아래 고른 영화.
이 영화는 음악 영화로 나누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는 걸 극장 나오면서 깨달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제이미 폭스가 실제로 줄리어드 출신이란 기사도 본 것 같은데, 그렇다면 연주도 직접 한 것일까? 낮고 중후한 첼로 소리 참 좋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를 떠올리게 하는 내용이었는데, 그 영화가 스릴러를 깔아둔 채 감동을 주었다면, 이 영화는 휴머니즘을 깔아둔 감동이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애석하게도, 영화 시작하고 얼마 뒤 대략 30분 정도를 졸아버렸다. 평일에 영화를 보면 안 된다는 교훈을 남기며 깨어났다. 어찌나 피곤하던지...ㅜ.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만약 흑인이고, 제이미 폭스 쪽이 백인이었다면 내용은 어떻게 펼쳐졌을까... 생각해 보았다. 같이 우산을 쓰는 것과 같이 비를 맞아주는 것에 대한 생각이 떠오른다. 잘 정리가 되지 않는데, 영화는 뭔가 좋으면서 뭔가 불편했다. 그게 뭔지 잘 짚어내지 못하겠다. 아무튼 음악이 주인공은 아니었다. 배우들, 연기 참 잘한다. 원래 소문 났지만.
★★★☆
스릴러 영화는 재밌다고 생각하지만(식스 센스 같은~) 공포영화는 못 보겠고(링 같은 영화), 쏘우 같은 영화도 못 보는데, 그래도 이 영화는 보고 싶었다. 이 영화가 그렇게 피칠갑이라는 건 영화 보기 전날 깨달음(네꼬님 땡큐!).
그래서 굉장히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갔는데, 초반 10분 동안엔 화면을 볼 수가 없어서 화면 맨 위 오른쪽 모서리를 계속 쳐다봤다. 뎅강뎅강이 다 끝날 때까지. 그 후로도 싸움 씬만 나오면 잔뜩 긴장을 한 채 시선을 돌릴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초반만 제외하면 대체로 어둠 속에서 싸워서 끝까지 볼 수 있었다. 다만 끝나고 나니 하도 힘주고 있어서 팔이 다 욱신거렸다능...;;;
이병헌이 지.아이.조에서 맡은 역할과 거의 흡사하다고 생각하는데, 몸만 보면 비가 훨씬 멋있다고 생각하지만, 확실히 이병헌의 연기는 누가 쫓아가기 힘든 경지라는 생각을 했다. 비의 영어 발음은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영어 연기는 힘에 부친다는 생각. 우리 말 연기였음 더 잘했을 텐데...(당연하지만.) 영화가 워낙 내용이 없어서 별로 할 말이 없다. 그냥 볼만했다. 비의 10대 시절을 연기한 배우는 비가 키우는 가수 엠블랙(맞나?)의 멤버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캐스팅 당시 비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일까? 그 친구의 연기도 참 맘에 들었었다.
서양인들이 동양인들과 동양 문화에 대해서 가지는 어떤 환타지 같은 게 느껴지는데, 우리도 뭐 그런 걸 갖고 있겠지...
★★★☆
이 영화를 1년 동안 기다렸는데, 이렇게 허무할 수가!
원작을 본 사람한테는 에게게? 이런 반응이 나오겠고, 원작을 보지 못한 사람은 뭥미?! 이런 반응이 나올 만했다. 1편을 보지 못한 사람은 아예 볼 생각도 말고...ㅎㅎㅎ
개인적으로 원작에서 2편 뉴문을 가장 재밌게 읽었다. 사랑스런 에드워드의 출연 분량이 가장 적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절절한 사랑이 가장 입체적으로 느껴졌는데 영화에선 그런거 없다. 저 녀석이 왜 저런 반응을 보이고, 저 여자는 왜 저런 말을 하고, 쟤들은 지금 왜 그런 상황에 처해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벨라가 왜 노래를 안 듣는지, 볼투리 가가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제인은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지, 에드워드는 무엇 때문에 저리 데굴데굴 굴렀는지 등등등. 게다가 에드워드가 벨라가 죽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경위는 책 속에서 엄청 긴장감 있게 진행되는데 영화에서는 뭐야뭐야? 투덜거리게 만들었다. 아무리 10대를 위한 로맨스 영화라 할지라도 출연진이 무려 뱀파이어에 늑대인간인데 뭐 이렇게 볼거리도 없는지....
영화가 3편과 4편도 예정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더 나올 예정이라면 부디 빨리 나오시라. 로버트 패틴슨의 이마 주름을 보건대 내 시름이 깊어졌다. 만년 17세를 어찌 연기하려고....;;;;;
이렇게 부실할 거면 원작의 2.3편을 묶어서 영화 한 편으로 만들지...
나로선 원작에서 가장 재미 없었던 이클립스를 영화로 어찌 볼지 고민이다.(그래도 안 본단 말은 안 하는구나. 설마 안 만들진 않겠지? 그렇게 황당한 엔딩을 보여줘놓고....)
★★★☆
시크릿은,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서로 보지 않은 영화를 고르다가 충동적으로 선택한 영화다. 아무 기대도 생각도 없이 보았다가 무척 재밌게 본 케이스.
감독은 세븐 데이즈를 만든 이라고 하는데, 그때는 누가 범인인가가 중요했지만 이번엔 왜 범죄를 저질렀는가가 중요하다. 영화가 한참 진행되다 보면 누가 범인인지 느껴진다. 그리고 '왜'의 문제도 자연스럽게 알아가게 된다. 그렇다고 김이 빠지거나 매력이 떨어지진 않는다.
과거 송윤아는 참 연기를 못했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역시 시간이 약.(시간도 무용지물인 배우들이 있긴 하지만...)
차승원도 연기를 잘 했고, 무엇보다도 류승룡의 연기는 참 압권! 이 분도 김윤석처럼 크게 한 방 터트리면서 1인 주인공 타이틀을 거머쥘 때가 머지 않아 올 듯 싶다. 이미 충분히 그럴 역량이 넘치는 것을...
★★★★☆
대략 한 달 사이에 본 영화들이다.
이번 주에 개봉하는 '여배우들'이 기대가 좀 되는 가운데, 내가 좋아하는 제라드 버틀러의 '모범 시민'도 궁금하다. 결말이 별로란 얘기는 들었지만. 이번 주 부서 모임 때 영화를 보기로 했는데 이미 개봉한 영화들은 안 본 걸 맞추기 힘들어서 아마도 '모범 시민'을 고를 듯하다. 남샘들은 아무래도 '여배우들'은 취향이 아닐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