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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알라딘도서팀 > [알립니다] 해적이삭, 서평단 발표

안녕하세요,

알라딘 편집팀 김세진입니다.
서평단 모집에 많은 관심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책은 선물주문을 제외한 최근주소지로 배송됩니다. 만약 주소지를 다르게 받고 싶으신 분께서는 '서재주인에게만 보이기' 기능을 이용하셔서 댓글로 주소지를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책은 다음주 월요일까지 받으실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책이 도착하지 않으면 댓글로 알려주십시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달빛푸른고개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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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4001

살짝 4000히트를 잡아주시는 분께 소심 3종 세트를 선물로 드리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4000히트는 아무도 못 잡으셨고, 내가 덜렁 4001 히트를 잡았다.

그러니까 나는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한 셈이다.(이런 것까지 삽질이라니.)

다시, 5000히트를 맨 먼저 잡아주시는 분께는 소심 3종 세트를 드리겠어요, 라고 이번엔 좀 덜 소심하게 얘기하면, 누군가 다른 분이 잡아주실까?

소심 3종 세트가 뭔지는 묻지 마시길.

아직 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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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은 송송 불어오고, 옆자리에 누군가 있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게 되는 계절,

이 계절에 생각나는 사랑 이야기 꺼내 본다.

"시간 여행자의 아내"

 시간을 여행하는 남자의 '아내' 이야기.  그렇게 일생을 두고 끊임없이 기다리고 사랑하고 지켜봐주기란 얼마만큼의 인내와 믿음을 요구할까.

독특한 설정이 독자에게 신선한 감동을 준다면, 그들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는 오래도록 긴 여운과 울림을 남겨 준다.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사랑'이라고 믿을 때에도 보내줘야 할 때가 있다.  그렇지만 '사랑'이라고 확신할 때, 반드시 붙잡아야 하는 사랑도 있다.  끝까지 읽고나서야 함께 웃을 수 있는 작품.

두 사람의 앞날에 축복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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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마법천자문 > [추석특집 정통멜로드라마] 투명인간 아영엄마

"딩동~ 딩동~" "얘들아, 아빠 왔다!"

아영이와 혜영이는 재빨리 뛰어나가 문을 열었다.

"아빠, 이제 오세요?"

"그래 그래, 우리 공주님들 오늘도 공부 열심히 하고 놀기도 열심히 놀았지?"

아영아빠는 아영이와 혜영이를 끌어안고 볼을 비볐다.

"아휴~ 술냄새, 아빠 요즘 매일 술 마시고 들어오네."

아영이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헤헤, 아빠가 오늘 기분이 좋아서 딱 한 잔 했어, 딱 한 잔."

"피~, 매일 딱 한 잔이래."

혜영이가 놀리듯이 말했다.

"하하, 그래 그래, 내일부터 술 딱 끊는다, 끊어. 그런데 엄마는 어딨니?"

"엄마? 아까부터 어디에 전화하고 있던데."

아영이가 말했다.

"그래? 그럼 오랜만에 엄마 깜짝 놀라게 해볼까?"

장난기가 발동한 아영아빠는 씨익 웃더니 살금살금 걸음을 옮겨 안방으로 향했다.

아영아빠가 문틈으로 안을 들여다보니 아영엄마는 수화기를 들고 무슨 심각한 얘기를 하는 듯 했다.

호기심이 발동한 아영아빠는 문틈에 귀를 대고 정신을 집중했다. 아영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그러니까 정말 남은 시간이 삼개월뿐인가요?"

쿠쿵!!!!!!!!!!

아영아빠는 너무 놀라 하마터면 그 자리에 넘어질 뻔 했다.

'삼.. 삼개월... 도대체 뭐가 삼개월 남았다는 거야? 설마.. 설마... 그건 절대로 아닐 거야...'

아영아빠는 마른 침을 삼키며 계속 귀를 기울였다.

아영엄마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예.. 저.. 정말... 삼개월뿐이군요.. 삼개월 후면 완전히... 예, 아..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영엄마는 힘없는 목소리로 통화를 끝내고는 머리를 짚고 한숨을 내쉬면서 한동안 움직일 줄 몰랐다.

"세상에.. 남은 시간이 삼개월뿐인 것도 모르고.. 후후..."

쓴웃음을 지으며 힘없이 중얼거리던 아영엄마는 이윽고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 쪽으로 나왔다.

"어? 당신 언제 왔어? 그런데 여기서 뭐하는 거야?"

문에 엉거주춤한 자세로 기대고 있는 아영아빠를 본 아영엄마는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어? 으.. 응... 과음했는지 머리가 좀 아파서..."

"그러게 술 좀 작작 마시라니까. 빨리 씻고 저녁 먹어."

아영엄마는 살짝 눈을 흘기고 주방으로 향했다.

아영아빠는 머릿속이 온통 하얗게 변해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아.. 아닐 거야... 설마 그건 아닐 거야...'

침을 꿀꺽 삼킨 아영아빠는 안방으로 들어가 떨리는 손으로 수화기를 잡고 재다이얼 버튼을 눌렀다.

"띠리리리~" "네, 날개병원 암센터입니다."

쿠쿠쿵!!!!!!!!!!!!!!!!!!!!

'아.. 암센터!!'

설마 했던 우려는 최악의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아.. 암센터... 남은 시간은 삼개월...'

더 이상 생각할 필요도 없이 명백하게 느껴졌다. 온 몸에 맥이 풀린 아영아빠는 수화기를 놓치고 맥없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수화기에서는 안내원의 소리가 흘러나왔지만 아영아빠의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크흐흑, 삼개월... 결혼해서 지금까지 고생만 시키고 해준 것도 없는데...'

아영아빠는 두 눈을 감싸고 흐느껴 울었다.

"여보, 안 씻고 뭐... 어? 당신 지금 우는 거야?"

아영아빠는 황급히 눈물을 거두고 일어나 나가며 말했다.

"아.. 아니야... 눈에 뭐가 들어가서..."

"오늘 저이가 왜 저래?"

아영엄마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다.

욕실로 들어간 아영아빠는 샤워기에 찬 물을 틀고 머리를 적셨다.

'휴, 침착하자. 나영이는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저렇게 차분한데 정작 나는...'

하지만 쏟아지는 눈물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끄윽끄윽... 흑흑흑... 엉엉..."

아영아빠는 최대한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숨죽여 한참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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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식사시간, 아영아빠는 입맛이 없어 숟가락만 깨작거리고 있었다.

"여보, 왜 그래? 어디 아픈데 있어?"

아영엄마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아영아빠는 가슴 한편이 뭉클해지는 걸 느꼈다.

'지금 자기가 시한부 선고를 받았으면서 내 입맛이나 걱정하다니, 이 바보야.'

이런 생각을 하자 또다시 슬픔이 밀려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흐흑... 흑흑흑..."

눈물이 방울방울 식탁위에 떨어졌다.

아영이와 혜영이가 놀라 동시에 소리쳤다.

"아.. 아빠..."

아영엄마도 놀라 외쳤다.

"다.. 당신, 갑자기 왜 울어? 어디 아퍼?"

아영아빠는 황급히 눈물을 훔치고는 가방을 들고 도망치듯 나갔다.

"아, 아무것도 아냐. 나 그냥 출근할께."

"아니, 저이가... 무슨 걱정이라도 있나?"

아영엄마는 걱정스럽게 중얼거렸다.

밖으로 나온 아영아빠는 도저히 일할 기분이 나지 않아 광화문 사거리 부근을 정처 없이 돌아다녔다.

'휴~ 삼개월.. 삼개월.. 결혼하고 지금까지 호강 한 번 못 시켜줬는데...'

아영아빠는 버스 정류장 안내 표지판을 붙들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주위 사람들이 쳐다보며 수군거렸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 때 고급 아우디 승용차가 아영아빠 옆을 스쳐 지나가다 갑자기 후진해 아영아빠 앞에 멈췄다.

뒷자리의 차창이 열리며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너.. 너... 용준이 맞지? 배용준 맞구나."

아영아빠는 갑자기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놀라 고개를 들었다.

"아니, 너.. 너는... 마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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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뜨거운 여름, 당시 대학 동창이던 아영아빠와 마태수는 아무도 없는 학교 안 복싱장 링에서 글러브를 낀 채 노려보고 있었다.

한참을 아무 말 없이 노려보던 마태수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나영이를 포기해라."

아영아빠는 콧방귀를 뀌며 대꾸했다.

"흥, 내가 할 말을 네 놈이 먼저 해버리는군."

마태수는 비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야, 배용준.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 라는 명언을 남겼거든. 네 주제파악을 해야지. 솔직히 네가 가진 거라곤 얼굴 잘생기고, 머리 좋고, 인간성 좋고, 성실하고, 이런 것 밖에 없잖아. 그것들 말고는 내세울 게 전혀 없는 네가 재벌2세인 나를 누르고 나영이를 차지할 수 있을 것 같아? 네가 상처받을까봐 미리 말해주는 거야. 너를 위해서."

아영아빠는 전혀 위축되지 않고 말했다.

"조건에서는 내가 재벌2세인 너한테 많이 밀린다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나는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 나영이를 사.랑.한.다.고 자부한다."

마태수의 눈꼬리가 실룩거렸다.

"이 건방진 자식, 어디 뜨거운 맛 좀 봐라!"

마태수는 왼손 스트레이트를 시작으로 정신없이 소나기 펀치를 날렸다.

아영아빠는 반격을 하지 않고 가드를 올려 안면방어만 주력하며 고스란히 대부분의 펀치를 맞았다.

때리다 지친 마태수는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헉헉... 어때? 헉헉.. 맞으니까.. 헉헉... 정신이 좀.. 헉헉... 드냐? 헉헉..."

아영아빠는 자세를 바로잡으며 나직이 말했다.

"이 정도 맞아줬으면 나영이를 사랑하는 네 마음에 대해 최소한의 보답은 했다고 본다."

"뭐, 뭐야?"

"쉬익~"

아영아빠의 오른손 스트레이트가 작렬했다.

"퍼어억~" "끄아아악!!!"

마태수는 링에 댓자로 뻗고 말았다.

아영아빠는 천천히 전화기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119죠? 여기 구급차 좀 빨리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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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마태수 저 녀석을 하필 이럴 때 만나다니..."

아영아빠와 마태수는 광화문 인근의 커피숍에 마주 앉았다.

"하하, 배용준. 우리가 마지막으로 만난 게 10년도 더 된 것 같은데 정말 기막힌 우연이군. 그런데 너 아까 우는 것 같더라?"

"어? 어... 운 게 아니라 눈에 뭐가 좀 들어가서... 그나저나 이번에 세실그룹을 완전히 물려받았다며? 축하한다."

아영아빠는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하하, 고맙다. 그나저나 딸만 둘 낳았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나영이하고는 행복하게 잘 살지?"

"어? 그.. 그럼..."

"부럽다, 야. 돈만 많으면 뭐하냐? 가정의 행복이 제일이지."

"뭐야? 그럼 너는 아직도 결혼 안 했어? 설마 아직도 나영이를 못 잊어서..."

잠시 당황하는 기색을 내비치던 마태수는 재빨리 낯빛을 바꾸며 말했다.

"야야, 10년도 더 지났고, 나영이도 이제 아줌마 다 됐을 텐데 무슨... 하하하..."

아영아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녀석... 의외로 순정파로군.'

잠시 침묵이 흐르다 마태수가 입을 열었다.

"나는 체셔고양이 수입건 때문에 마노아 그룹 회장하고 상담이 있어서 이만 가봐야겠다. 다음에 꼭 연락하마."

"굴지의 재벌기업 세실에서 고양이 수입업까지 손대냐? 너무 문어발식으로 경영하는 거 아냐? 그럼 다음에 보자."

"자식, 경영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걱정 붙들어 매고. 자, 이거는 내 성의니까 받아라."

마태수는 흰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야, 이딴 걸 왜..."

봉투를 사양하려던 아영아빠는 곧 입을 다물었다.

'앞으로 나영이가 투병하려면 돈이 많이 들 텐데... 지금 자존심이 중요한 게 아니다.'

"고.. 고맙다..."

마태수는 묘한 웃음을 짓더니 "안녕" 하고는 커피숍을 나갔다.

커피숍을 나와 길을 걷던 아영아빠는 마태수의 기분 나쁜 웃음이 머릿속에 떠나지 않았다.

"자식이 돈 좀 있다고... 그래 얼마나 줬길래 그리 으스대는지 보자."

아영아빠는 봉투 속을 보았다. 그 안에는 '바닷가 이야기 2만원 상품권' 이 들어 있었다.

"후후, 자식... 10년 전에 나한테 맞은 원한을 기억하고 있었군."

아영아빠는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상품권을 찢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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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처 없이 시내를 걷던 아영아빠가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아영이와 혜영이가 다니는 글샘초등학교 근처였다.

"아, 나도 모르게 이쪽으로 왔네."

시계를 보니 마침 하교시간이었다. 아영아빠가 정문 쪽으로 가 기다리고 있으니 아영이와 혜영이가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어? 아빠다!"

아영이와 혜영이가 반갑게 소리치며 뛰어왔다. 아영아빠는 가슴이 뭉클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불쌍한 것들.'

아영아빠는 순간 눈물이 쏟아지려는 걸 억지로 참으며 두 딸을 안았다.

"아이쿠, 우리 공주님들 오늘도 공부 열심히 했어?"

"그런데 아빠, 오늘 웬 일로 여기서 우리를 기다린 거야?"

혜영이가 물었다.

"어? 그.. 그냥... 지나가다... 오늘 아빠가 맛있는 거 사줄께. 뭐든지 말만 해,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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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이와 혜영이는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녀석들, 아빠가 모처럼 큰맘 먹고 한 턱 쏘려고 했는데 겨우 짜장면이냐?"

아영아빠가 웃으며 말했다.

"헤헤, 우리는 짜장면이 제일 맛있거든. 그런데 아빠는 왜 안 먹어?"

"어.. 응... 나는 너희들이 먹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르거든. 신경 쓰지 말고 너희들이나 많이 먹어."

아영아빠는 혜영이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이들이 먹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아영아빠는 주저하며 말을 꺼냈다.

"저.. 얘들아..."

"응? 왜? 아빠."

"저.. 혹시.. 만약에... 엄마가 안 보이게 되면..."

아영이가 픽 웃으며 말했다.

"히히, 아빠는 갑자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고 그래. 엄마가 왜 안 보여?"

"어.. 하하... 그냥... 만약.. 만약의 경우를 얘기하는 거야. 만약에 엄마가 갑자기 너희들 눈에 안 보이게 되더라도... 엄마는 결코 너희들 곁을 떠난 게 아냐... 그러니까.. 흑흑..."

아영아빠의 말에 울음소리가 섞이기 시작했다.

아영이와 혜영이는 영문을 몰라 젓가락질을 멈추고 아영아빠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아영아빠는 목이 메어 간신히 말을 이었다.

"만약에.. 흑흑... 엄마가... 안 보이게 되면... 엉엉... 엄마가 투명인간이 되어... 끄윽끄윽... 너희를 지켜주려고... 흑흑... 그러니까... 너희들 곁을... 끄윽끄윽.... 떠난 게 아니고... 투명인간이 돼서... 엉엉엉.... 흑흑흑....."

아영아빠는 말을 채 끝맺지 못하고 중국집 탁자에 엎어져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아영이와 혜영이는 그냥 멍하니 쳐다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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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런... 애들 앞에서 내가 먼저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되는데..."

아이들을 먼저 집으로 보낸 아영아빠는 자책하며 또 정처 없이 길을 걸었다. 길을 걷다 문득 눈을 들어 보니 백화점 건물이 보였다.

아영아빠는 뭔가 결심한 듯 백화점 식품매장을 찾아 들어갔다.

"한우 갈비 최상품으로 80kg만 주십시오."

"예, 손님. 삼백만원입니다."

'꿀꺽, 삼백만원어치 소고기 사가면 나영이가 가만있지 않을 텐데... 에잇, 마지막 남은 3개월인데 소고기나 실컷 먹게 해주자.'

이윽고 결심을 굳힌 아영아빠는 카드를 내밀었다.

"일시불로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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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헉헉... 진짜 더럽게 무겁네."

아영아빠는 소갈비 80kg을 들고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딩동~ 딩동~"

"아빠, 오늘 일찍 들어오셨네요."

아영이가 문을 열었다.

"엄마는 어디 가셨니?"

"엄마? 날개병원에 수.."

쿠쿠쿵!!!!!!!!!!

"뭐? 나.. 날개병원에 수술 받으러 갔다구?"

아영아빠는 소고기를 바닥에 내팽개치고 재빨리 뛰쳐나갔다.

"아, 아빠!!"

아영이가 소리쳐 불렀지만 아영아빠의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택시!!!" "끼이익~ 옛, 손님. 어디로 모실까요?"

"따블, 아니 따따블로 드릴 테니 날개병원에 전속력으로 가주세요."

"옙, 요금은 그냥 정상요금만 주셔도 됩니다. 저는 모범기사입니다!"

택시기사 전호인은 능숙한 솜씨로 핸들을 꺾었다.

아영아빠는 뒷좌석에서 두 손을 부여잡으며 떨고 있었다.

'이.. 이런... 바보 같은 여편네, 그런 큰 수술을 상의도 안 하고 혼자 받으러 가다니. 내가 너한테 이것 밖에 안 되는 존재였냐? 크흐흑...'

아영아빠의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끼익~" "손님, 다 왔습니다."

아영아빠는 허겁지겁 병원으로 뛰어 들어갔다. 바로 앞에 접수창구가 보였다.

"헉헉.. 이.. 이것 보세요, 지금 이나영 환자 어디 있는지 빨리 좀 알려주세요. 저는 남편 되는 사람입니다. 헉헉..."

"네? 이나영씨요?"

"시간 없어요! 빨리 빨리 좀 찾아보세요!!"

"아.. 예... 잠시만요... 이나영씨는 지금 510호실..."

"고맙습니다."

아영아빠는 재빨리 5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

접수창구 직원 김삼순은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며 바라보다 곧 자기 업무로 돌아갔다.

5층으로 뛰어 올라간 아영아빠는 510호실을 찾더니 숨 돌릴 틈도 없이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환자복을 입은 아영엄마는 막 자리에 누우려다 깜짝 놀라 외쳤다.

"아.. 아니... 당신... 어떻게..."

아영아빠는 재빨리 달려가 아영엄마를 부둥켜안고 오열했다.

"엉엉엉, 이 바보야. 왜 말을 안 하고 혼자서 다 짐을 지려는 거야. 이 바보야, 내가 너한테 해준 것도 없는데... 엉엉엉, 이 바보야. 이대로 가면 나는 어떻게 살라고.. 엉엉엉..."

"여..여보... 도대체 왜 이래? 창피하게..."

아영엄마가 아무리 떼어내려 해도 소용없었다.

"흑흑흑, 당신이 이렇게 가면.. 흑흑흑, 아영이하고 혜영이는 어떻하라고.. 흑흑흑, 왜 진작 나한테 말을 안 한 거야? 흑흑흑..."

옆에서 그 광경을 조용히 지켜보던 의사가 천천히 다가와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선.생.님."

아영아빠는 의사의 가운을 움켜쥐며 부르짖었다.

"의사 선생님, 우리 나영이 살 수 있는 거죠? 예? 살 수 있다고 제발 말씀해주세요. 예?"

의사는 아영아빠의 손을 떼어놓으며 이를 악물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선.생.님. 대한민국 건국 이래 병원에서 건강검진 받다가 운명을 달리한 분은 단 한 명도 없으니까 걱정 붙들어 매시죠. 나 참, 우리 날개병원을 뭘로 보고..."

쿵야!!! 쾅야!!!!! 팡야!!!!!!!

"예에? 거.. 건강검진이요? 나영이 여기 암수술 받으러 온 거 아니었어요?"

"아니, 이이가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당신 꿈 꿨어?"

"아.. 아니... 어제 전화로 삼개월 시한부 선고 받았다고..."

"뭐? 그 전화통화 들었어? 알라딘에서 우수고객 사은품으로 받은 암 종합검진 상품권 유효기간이 삼개월 남았다는 얘기였는데 도대체 뭘 어떻게 들은 거야?"

"그... 그 삼개월이었어? 아니 근데 아영이는 왜 엄마가 수술 받으러 갔다고..."

"괜히 걱정할까봐 아영이한테는 날개병원 수족관에 구경 간다고 말하고 왔어. 여기 수족관이 유명하잖아. 당신 또 술 취해서 잘못 들었구나. 어휴, 내가 못살어."

"오늘은 술 안 마셨는데..."

"알았어, 알았으니까 집에 가서 얘기해."

아영엄마는 아영아빠를 떠다 밀어 밖으로 내보냈다.

밖으로 나온 아영아빠가 고개를 들어 보니 '510호 건강검진실' 이라고 적혀 있는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한참을 멍하니 서있던 아영아빠는 곧 실소를 터트렸다.

"허허.. 허허허... 정말 다행이군. 허허허..."

어이없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며 발걸음을 옮기던 아영아빠는 순간 얼굴이 창백해지며 걸음을 멈췄다.

"소갈비 삼백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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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도대체 환불이 안 되는 이유가 뭐요? 이거 포장도 안 뜯은 거란 말이에요!"

"죄송합니다, 고객님. 저희 백화점 규정상 식품은 특별히 이상이 없는 한 환불, 교환이 불가합니다."

"미치겠네, 소갈비 삼백만원 어치 산 거 알면 나 마누라한테 맞아 죽어요!!"

"죄송합니다, 고객님. 자기 몸은 자기가 알아서 보호하시기 바랍니다. 경비 아저씨, 이 고객님 정중히 밖으로 모셔주세요."

"으아아아악~, 정말 너무하네,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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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 퍽~ 퍽~"

"으악~ 으악~ 으악~ 여보, 잘못했어, 한 번만 봐주라, 응?"

꽁꽁 언 동태 한 마리를 손에 든 아영엄마는 화난 음성으로 말했다.

"아이구, 인간아. 술 취해서 전화 내용 이상하게 알아듣고 병원에서 그 난리를 치더니, 제주도 비자림으로 가족여행 가려고 모아 둔 삼백만원으로 소갈비를 사? 내가 못살아, 정말."

"팍~ 팍~ 팍~"

"악~ 악~ 악~ 나는 진짜 당신이 불치병 걸린 줄 알고 소고기나 실컷 먹게 해주려고.."

"지금 그걸 변명이라고 하는 거야?"

아영엄마가 소리치며 동태를 내리치려는 순간 혜영이가 양 팔을 벌리고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혜, 혜영아. 왜 그러니?"

아영엄마가 당황하여 물었다. 혜영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대답했다.

"엄마. 아빠가 아무리 잘못했다지만 너무하는 거 아니야?"

아영아빠는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역시 혜영이 너밖에 없구나.'

혜영이는 울먹이며 말을 이었다.

"아까부터 보니까 계속 등만 때리더라. 맞은 데 계속 맞으면 얼마나 아픈 줄 알아? 좀 골고루 때려야 아빠가 통증을 덜 느낄 거 아냐?"

아영아빠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혜, 혜영아, 너마저 나를 버리려는 거냐?"

아영엄마는 기특하다는 듯이 혜영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이구, 내 새끼, 기특하기도 하지. 이제 생각하는 것도 어른스럽네. 어? 동태가 다 녹았잖아. 아영아! 싱크대 위에 도마 좀 가져와라."

'뭐? 도.. 도마???'

아영아빠는 살금살금 몸을 움직여 현관 쪽으로 가더니 재빨리 신발을 신고 밖으로 도망쳤다.

"어? 당신, 거기 안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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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아영이네 가족은 한동안 아침저녁으로 소갈비만 포식했다고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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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열편짜리 드라마던데, 꼭 순서대로 봐야하나요?

중간 것 골라서 보아도 내용 이해에 아무 문제가 없을까요?

우리가 중학생들이 보아도 무방할까요? ^^

아시는 분 도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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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0-02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편 30분 정도 보고 나왔는데 아직까진 반응이 좋네요. 다른 반에선 2편 보여줄까 생각하는데 그래도 되는지..(순전히 나 보기 편한 순서로..;;;) 정보 감사해요^^ 진주만같이 황당하진 않을 것 같아서 골랐어요^^;;;

마노아 2006-10-02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한반 보여주고 나서 포기했어요. 도저히 시끄러워서 두번은 못하겠더라구요.
1차세계대전까지 진도 나가고 이제 2차 세계대전 할 차례거든요. 그냥 저만 봐야할 듯 싶어요^^;;;;

마노아 2006-10-03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누가 그 영화 추천하더라구요. 2시간 조금 넘는다는 게 좀 부담스럽긴 한데, 내용을 보니까 찡할 것 같아요. 책으로도 있던데 재밌을 듯. 일단 제가 보고, 돌려가며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