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없이 식초로 하는 도금 [제 531 호/2006-12-01]
“나상실 씨, 일찍 왔네요!”
“치~”
“아니 왜요? 오랜만에 하는 데이트인데 왜 기분이 안 좋은 거예요?”
“지금 내가 기분 좋게 생겼어요? 이거 보세요.”
“어, 그건 제가 지난번에 사준 귀걸이잖아요. 그게 뭐 잘못됐어요?”
“그동안 몇 번 하지도 않았는데, 도금이 다 벗겨졌어요! 생색내며 주기에 좋은 건 줄 알았는데… 너무한 거 아니에요?”
“어이구 정말이네. 요즘은 기술이 좋아서 절대 안 벗겨진다더니 순 거짓말이었군!”
“뭐예요? 그럼 도금한 건 줄 알면서 저한테 거짓말 하신 거예요?”
“하하 미안해요. 조금만 기다리면 제가 금방 해결해 드릴 께요.”

잠시 후 헐레벌떡 다시 돌아온 그의 손에는 식초 한 병이 들려 있었다.
“아니, 금방 해결해 준다더니 그건 웬 식초에요? 새 귀걸이 사러 간 거 아니었어요?”
“글쎄 잠시만 기다려 보시라니까요. 연숙 씨, 혹시 10원짜리 있어요?”
“그건 뭐 하시려고요?”
“있는 대로 다 줘보세요.”

[실험방법]
1. 준비물 : 식초 또는 레몬주스, 소금 조금, 큰 못(귀걸이 대신 못을 사용했음), 깨끗한 10원 동전 15개, 컵, 나무젓가락, 치약
2. 컵에 식초를 반 정도 담고, 거기에 10원 동전을 모두 넣는다.
3. 여기에 소금을 조금 집어서 넣고, 나무젓가락으로 휘저어 준다.
4. 이 상태로 5분 두었다가 동전을 꺼낸다.
5. 치약으로 못을 깨끗하게 닦고 물로 씻은 뒤 깨끗해진 못을 식초 속에 넣는다. (치약에는 연마제가 들어있어 불순물을 깨끗하게 닦을 수 있다.)
6. 15분 뒤 못을 젓가락으로 꺼낸다.

“자 어때요~ 처음처럼 복구됐죠?”
“이거 어떻게 한 거에요?”
“눈으로 직접 보고도 몰라요? 다시 도금한 거잖아요.”
“도금이요? 도금이 이렇게 간단한 거였어요?”
“어려울 거 뭐 있나요. 원래 이런 액세서리를 도금할 때는 전기도금을 많이 사용해요. 도금할 물체를 음극으로 두고, 금이나 은 같은 덮어씌울 금속을 양극으로 두는 거예요. 이 두 가지를 전해질용액에 넣고 직류전원장치를 연결하면 도금이 된답니다.”

“전해질용액이 뭐죠?”
“전기가 잘 통하는 용액이에요. 그냥 맹물은 전기가 안 통하니까 전기가 통하게 하려면 전해질 용액을 써야 하죠. 도금을 할 때는 보통 도금하는 금속의 이온을 포함한 용액을 전해질용액으로 사용하지요. 예를 들어 구리를 도금하려고 하면 구리 이온이 들어있는 황산구리수용액 등을 전해질용액으로 쓰는 것이 효과가 좋아요.”

“그럼 식초로 한 건 어떻게 한 거에요?”
“10원짜리 동전은 재질이 구리거든요. 구리(Cu)랑 식초(CH3COOH)가 만나면 초산구리(Cu(COOH)2→Cu2+ + 2COOH-)가 생겨서 용액 속에 존재하게 되죠. 따라서 초산구리가 녹아있는 식초에 금속을 넣으면, 초산구리가 금속과 반응해서 금속의 표면에 구리가 도금되는 거랍니다.”
“그러니까 전기도금 할 때와 비교하면 음극이 이 귀걸이고, 양극은 구리 동전, 전해질용액은 식초란 말이네요?”
“오~ 역시 우리 상실 씨는 훌륭한 두뇌를 가졌단 말이에요.”

“그렇게 얼렁뚱땅 넘어갈 생각 말아요. 해결해 준다는 게 이거였어요?”
“이 정도면 훌륭히 해결한 거 아닌가요?”
“이거 화를 내야 하는지, 웃어야 하는지…”
“이왕이면 웃어줘요. 멋진 솜씨도 칭찬 좀 해주고.”
“몰라요. 금반지가 이번엔 구리반지가 됐잖아요.”
“어 그래요? 조금만 기다려요. 상실 씨가 원한다면 금으로 만들어 줄 테니까.”
“됐네요. 어쨌든 철수 씨를 다시 보긴 했어요. 좋아요. 이번엔 그냥 넘어가 주죠. 대신 다음엔 근사한 걸로 선물하기에요.”
“물론입니다~ 충성!” (글 : 과학향기 편집부)



※금을 도금하는 법 :
진공에서 한쪽에 금을 입힐 물체를 놓고 맞은편에서 금을 가열해서 증발시키는 진공증착법과 금이온이 든 전해질용액에 금속 물체를 넣고 전류를 흘려 그 표면에 금박이 입혀지도록 하는 전기도금법이 있다. 집에서 금을 도금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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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타기산미치광이 외 6인의 항변 [제 530 호/2006-11-29]
‘나무타기산미치광이’란 이름을 들어봤는가? 정신병자의 이름처럼 들리기도 하고 설인처럼 뭔가 비밀스러운 존재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나무타기산미치광이(Coendous)는 브라질과 멕시코 등지에 사는 포유류의 이름이다. 이 독특한 이름을 가진 동물은 쥐목(目) 나무타기산미치광이과(科) 나무타기산미치광이속(屬)에 속한다.

나무타기산미치광이는 어찌해 이런 희한한 이름을 갖게 됐을까? 이것은 나무타기산미치광이의 생활을 보면 알 수 있다. 나무타기산미치광이는 항상 산에 있는 나무 위에서 살면서 ‘미친 듯이’ 나무를 즐겨 타기 때문에 나무타기산미치광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 동물의 영어명은 ‘prehensile-tailed porcupine’으로 ‘꼬리로 물건을 잡을 수 있는 가시달린 돼지’란 뜻이다. 실제로 긴 꼬리로 나무를 감아쥐고 돼지처럼 통통한 몸매에 가시가 나있다. 생물의 학명은 세계적으로 정한 명명법에 따라 정하지만 일반적으로 부르는 이름은 각국 나름대로 이름을 지어 사용한다. 우리나라 이름은 생물의 생활사를, 영어 이름은 생물의 모양을 보여준다. 이처럼 생물 이름에는 각 생물의 특성이 잘 나타나 있다.

‘나무타기산미치광이’말고도 온 몸으로 이름을 말해주는 동물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웃는개구리’(Rana ridibunda)다. 웃는개구리는 개구리목 개구리과에 속하는 양서류로 녹색에 검은 점이 있는 가장 흔한 생김새를 갖고 있다. 그러나 “갸르르~ 걀걀걀~”하는 울음소리가 사람의 웃음소리와 비슷해서 웃는개구리라는 절대 잊을 수 없는 특이한 이름을 갖게 됐다.

생긴 대로 이름을 짓는 경우도 있다. ‘지붕도마뱀’은 쥐라기 후기에 살았다는 스테고사우루스(Stegosaurus)의 우리나라 이름이다. 사우루스는 라틴어로 ‘커다란 도마뱀’이란 뜻이고 스테고는 영어로 ‘지붕’ 또는 ‘판자’라는 뜻이다. 척추를 따라 삼각형의 큰 골판이 여러 개 나 있어서 마치 지붕을 등에 얹은 모습 같다고 해 지붕도마뱀이라고 한다.

‘쥐똥나무’(Ligustrum obtusifolium)도 마찬가지다. 산울타리로 많이 심어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쥐똥나무는 길이 6~7mm의 둥근 달걀 모양 열매가 열린다. 열매가 10월에는 검은색으로 익는데 이 모양이 쥐똥같이 생겼다고 해 쥐똥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름이 생김새를 말해주는 셈이다.

양귀비과 식물은 줄기를 꺾어야만 이름의 유래를 알 수 있다. 양귀비과 식물은 유독 유액이 많이 나온다. 이 중 4~5월에 노란 꽃이 피는 ‘피나물’(Hylomecon hylomeconoides)은 줄기를 꺾으면 흠칫 놀랄 만큼 붉은 유액이 나온다. 붉은 피를 흘리는 것 같다고 해 피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애기똥풀’(Chelidonium majus var. asiaticum)도 줄기를 꺾어보면 유액이 나오는데 그 색이 아기가 눈 샛노란 똥 색깔과 같다고 해서 애기똥풀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이와는 별개로 학자들이 오해해서 붙여진 이름도 있다. 백악기 후기에 주로 몽골 지역에 살았던 오비랩터(Oviraptor philoceratops)는 ‘알도둑 공룡’이다. 라틴어로 ‘오비’는 알, ‘랩터’는 공룡이라는 뜻이다.

오비랩터의 화석은 1923년 오스본이라는 고생물학자가 처음 발견했다. 발견 당시 오비랩터는 프로토케라톱스의 것이라고 추정되는 알 무더기 위에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오스본은 오비랩터가 남의 알을 훔쳐다 그 위에 앉아 있는 것으로 여겨 알도둑이라 이름 붙였다.

그러다 1992년 몽골로 떠난 발굴팀이 새로운 오비랩터의 화석을 찾았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프로토케라톱스의 둥지라고 생각했던 곳에 오비랩터의 새끼 골격화석이 발견된 것이다. 오비랩터는 훔친 알이 아닌 자신의 알을 품고 있는 훌륭한 어미 공룡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미 붙여진 이름을 바꿀 수는 없는 일. 억울하지만 오비랩터는 아직까지도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갖고 있다.

피나물, 지붕도마뱀, 웃는개구리, 나무타기산미치광이처럼 하나같이 황당하고 우스꽝스러운 이름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다 이유가 있다. 이름 덕분에 나의 존재를 알리고 나아가 너의 존재도 알 수 있는 것이다. 김춘수 시인은 꽃이라는 시에서 이름은 존재의 가치를 부여하는 숭고한 역할을 한다는데 이 말은 자연에도 잘 맞는 듯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인의 시처럼 이름 덕분에 나와 너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자연의 이름이다. (글 : 김맑아 과학전문 기자)

퀴즈) 닭목 호로새과에 속하며 별명이 색시닭인 ‘호로새’(Numida meleagris)라는 새가 있다. 그럼 ‘호로새’의 이름에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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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1-29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소새.... 심상치 않아 보이는 이름인 걸...;;;;
 
 전출처 : 프레이야 > 예쁜 우리말

 

 

1. 가리온 : 털이 희고 갈기가 검은 말


2. 갈무리 : 물건을 잘 정돈하여 간수함. 마무리


3. 겨끔내기 : <일> 서로 번갈아 하기

4. 구름발치 : 구름과 맞닿아 뵈는 먼 곳


5. 까미 : 얼굴이나 털빛이 까만 사람이나 동물을 일컫는 말

6. 까치놀 : 석양에 멀리 바라다 보이는 바다의 수평선에서 희번덕거리는 물결


7. 깜냥 : 일을 가늠보아 해낼 만한 능력


8. 깨끔발 : 뒤꿈치를 들어올린 발

9. 꼬두람이 : 맨 꼬리, 또는 막내


10. 너울가지 : 남과 잘 사귀는 솜씨. 붙임성, 포용성

11. 논틀밭틀 : 논두렁이나 밭두둑을 따라 난 좁고 꼬불꼬불한 길


12. 높새바람 : 북동풍


13. 높바람 : 북풍, 된바람

14. 늘픔 : 앞으로 좋게 발전할 가능성


15. 다솜 : 애틋한 사랑의 옛말

16. 달구비 : 달구처럼 몹시 힘있게 내리 쏟는 굵은 비


17. 달보드레하다 : 연하고 달큼하다


18. 담숙하다 : 연하고 달큼하다

19. 도담다담 : 어린애가 탈없이 자라는 모양


20. 도우미 : 행사 안내를 맡은 여자 요원 = 도우(다)+미(여자)의 짜임새

21. 동살 : 새벽에 동이 터서 훤하게 비치는 햇살


22. 딸따니 : 어린 딸을 귀엽게 부르는 말


23. 안다니 : 무엇이든지 잘 아는 체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

24. 곁두리 : 농부가 끼니 밖에 때때로 먹는 음식


25. 아기똥하다 : 말이나 행동 따위가 매우 거만하고 앙큼한 데가 있다는 뜻

26. 윤슬 :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하는 말


27. 미쁘다 : 미덥다. 믿음직하다


28. 뜬돈 : 어쩌다가 우연히 생긴 돈

29. 아름드리 : 한 아람이 넘는 큰 나무나 물건 또는 둘레가 한 아름이 넘는 것


30. 둥개다 : 일을 감당하지 못하고 쩔쩔매다

31. 안차다 : 겁이 없고 야무지다라


32. 슬기주머니 : 남다른 재능을 가진 사람


33. 볕뉘 : 틈을 통하여 잠시 비치거나 그늘진 곳에 닿는 작은 햇볕

34. 꽃보라 : 떨어져서 바람에 날리는 많은 꽃잎들


35. 들모임 : 들놀이, 야유회

36. 듬쑥하다 : 사람의 됨됨이가 가볍지 아니하여 속이 깊고 차있는 모양


37. 또랑거리다 : 눈동자 따위를 아주 또렷하고 똑똑하게 움직거리다


38. 띠앗머리 : 형제 자매 사이에 우애하는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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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빛 내는 공작새의 깃털은 흰색!? [제 529 호/2006-11-27]
암컷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공작새 수컷은 몸을 파르르 떤다. 단순히 몸만 떠는 것이 아니다. 날개를 부채꼴로 펼쳐 강렬한 메시지를 암컷에게 보낸다. 이때 깃털에 수놓인 색상은 보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며 암컷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얼핏 보면 공작새 깃털은 파랑, 빨강, 녹색 3가지다. 그러나 공작새 암컷뿐 아니라 사람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비밀은 보이는 각도에 따라 밝게도 보이고 어둡게도 보이는 공작새 깃털의 색상 변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깃털을 분해하면 흰 가루만 남을 뿐 예쁜 색상의 가루는 보이지 않는다. 왜일까?

광자유체집적소자연구단을 이끄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양승만 교수는 “깃털을 구성하는 나노입자가 ‘오팔구조’를 갖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오팔구조란 하나의 구슬을 여섯 개 구슬이 둘러싸고 그 위에 세 개, 다시 그 위에 한 개씩을 쌓아올린 구조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색을 내는 보석 ‘오팔’이 이런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오팔구조라는 이름이 붙었다. 오팔은 아주 작은 구슬이 뭉쳐져 만들어진 보석인데, 이 구슬의 크기가 제각각이라서 반사시키는 파장이 각각 달라져 다양한 색을 만든다. 공작새의 깃털도 깃털 속에 있는 공기입자의 크기가 서로 달라서 오팔과 같은 성질을 갖고 있다.

똑같은 물체라도 물체를 구성하는 입자의 크기가 달라지거나 입자 사이에 다른 물질이 채워지면 전혀 다른 색상을 나타낼 수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 흰 구슬도 잘만 줄을 세우면 공작새 깃털처럼 화려한 색을 낼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오팔구조를 갖는 물체는 들어온 빛이 구슬과 빈 공간을 반복적으로 통과하면서 빛의 파장을 중첩시키기 때문에 더 뚜렷한 색상을 나타낸다. 이때 중첩되는 빛의 파장이 짧으면 파란색을, 길면 빨강색을 띠며 중간이면 녹색으로 우리 눈에 비친다. 공작새 수컷이 암컷을 향해 온몸을 떠는 것은 단순한 몸짓이 아니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색의 향연으로 상대를 유혹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오팔구조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자신의 자동차 색상이 지루하다면 오팔입자로 된 페인트를 칠해보자. 앞에서 볼 때와 옆에서 볼 때, 뒤에서 볼 때마다 각기 다른 색을 띤 자동차로 변신할 수 있다. 공작새 수컷이 오팔구조를 지닌 깃털로 암컷을 유혹하듯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차를 몰고 온다면 그날의 데이트는 쉽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광자회로를 구성하는 초고속소자도 만들 수 있다. 이 경우는 자연계에서 존재하는 것처럼 다양한 색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똑같은 파장의 빛을 반사시키도록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름 0.1μm의 입자와 그보다 더 작은 나노입자들을 지름 50μm의 물방울에 넣고 물을 증발시키면 스스로 규칙적인 오팔구조를 만든다. 이들 결정은 반도체의 성질을 갖고 있어 ‘나노트랜지스터’의 역할을 한다. 앞으로 손톱만 한 반도체칩에 실타래처럼 엉킨 회로망에서 빛이 전자를 대신하게 될 것이다.

반면 ‘역전된 오팔구조’라는 것도 있다. ‘역전된 오팔구조’란 구슬모양의 입자들이 배열된 빈 공간에 인위적으로 실리콘을 채우고 구슬이 차지하던 공간을 없앤 것이다. 마치 금속조형물을 만들 때 거푸집을 만드는 것처럼 오팔구조의 거푸집을 만드는 것이다. ‘역전된 오팔구조’는 오히려 오팔구조를 갖는 물체보다 훨씬 더 분명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역전된 오팔구조의 입자와 입자 사이에 공기 대신 액체를 넣으면 수시로 색상을 다르게 만들 수 있다. 가령 굴절률이 1인 물 대신 소금물이나 설탕물을 넣으면 역전된 오팔구조에서 나오는 색이 녹색에서 빨강 또는 파랑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같이 유체를 이용한 광학소자는 단순한 신호를 넘어 다양한 전자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 생명과학이나 의료분야까지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양승만 교수팀은 올해 초 ‘원심미세광자유체소자’(Centrifugal Optofluidic Chip)를 개발했다. 지금까지는 헌혈을 할 때 병원균의 침입유무를 알아내려면 며칠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오팔구조에 특정 병원균이 좋아하는 화학작용기를 붙이면, 그 병원균이 든 물은 굴절율이 달라져 특정한 색을 나타내게 된다. 이 방법으로 어떤 병원균이든 쉽게 식별할 수 있는 것이다.

공작새의 깃털에서 얻은 아이디어가 21세기의 초고집적화를 가져올 광소자의 개발과 신약개발과 예방을 위한 의료분야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자연은 그 자체로 인류의 미래를 위한 보물창고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글 : 서금영 과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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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1-27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팔입자로 된 페인트가 정말 있는 건가??? 그렇다면 대단히 멋지겠는 걸....
 

 
 
◈동일한 크기, 용량은 제각각인 공CD
CD-R은 보통 4~5겹의 층이 있다. 가장 아래층은 홈이 파여 CD드라이브의 레이저 경로가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 그 위에는 데이터가 기록되는 유기염료층이 있다. 표준형 CD-R은 650MB이지만, 일부 업체는 데이터저장용으로 쓰지 않는 디스크의 가장 바깥 부분까지 기록하도록 해서 50~150MB 용량을 늘린 제품을 판매한다. 표준형이 아니기 때문에 자주 쓰면 CD라이터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주머니 속 손난로의 원리는?
손난로의 원리는 열역학 반응을 이용한다. 1회용 손난로 안에는 가루로 된 철이 들어있다. 손난로를 흔들면 철이 공기 중 산소와 결합하면서 발열반응을 빠르게 한다(4Fe+3O2⇒2Fe2O3+열). 반영구적인 손난로에는 녹는점이 58℃인 아세트산나트륨이 들어간다. 끓는물에 넣으면 액체상태가 되지만 가만두면 상온에서도 고체가 되지 않고 과냉각상태의 액체가 되는데, 이것을 약간 흔들면 급격히 고체로 변하면서 응결에너지를 외부로 방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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