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시간이 좀 남긴 했지만, 이제 좀 있다가 성당엘 가야하기 때문에 미리 올려놓는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예수님의 부활축제,가 이제 좀 있으면 시작된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에게는 성탄보다 더 의미 깊은 예수의 부활,이고.. 그 기쁨을 함께 나눠야지.
(그런데 어째 이런것이 나의 종교적인 성향을 마구 드러내는 것 같아 조금 혼란스럽다. 내게서 종교성을 빼놓을 수는 없는 것일까...? 부활절을 앞두고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니... 정말 너의 정체성,은!)

학원강사가 근무해야하는 시간에 나타난 나를 보고 놀래 '왜 이렇게 일찍왔냐? 일 안하냐?'라고 물어서 한마디로 '부활!'이라고 해줬다. 성주간의 성삼일에 쉬는데 그걸 홀리데이,라고밖에 표현못하니 어쩔건가. 그런데 그건 중요하지 않다. 강사가 마구 부활,에 대해 설명해준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에서는 리버스,라고 했고, 내 느낌으로는 완전히 재생,수준인 리본. (ㅋㅋ 영어를 영어로 안쓰고 우리말로 쓰니 정말 부활이 아주 고웁게도 리본,으로 묶이는군. ㅡ,.ㅡ)
어쨌거나 중요한것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다. 소통!
내가 영어를 조금이나마 잘해보고자 하는 것은 '소통'을 원하기 때문이다. - 근데, 솔직히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도 소통하지 못하면서 무슨 꼬부랑말 쓰는 외계인들하고 소통을 원한다고. 쯧! 한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 사실 그래서 나는 친구의 표현대로 '평생을 영어공부 하지 않고 살 녀석'이었다. 그런데 왜?
스스로 한심하다고 느끼면서까지 학원에 가서 말 한마디 못하고 앉아있는지.... 참 불쌍한 인생이다.
으읔! 부활축제를 앞두고 이건 또 뭔 얘기인게냐. 정말 너의 의식의 흐름은 정녕!!

 

내일, 부활절의 기쁨을 나누고자, 주일학교 아이들과 독거노인 방문을 하기로 했다. 좀 전에 우리 교리반 녀석들이 방문해야 하는 지역을 검색해봤는데, 아니 이건 구역이 완전히 정반대쪽이다. 성당을 기점으로 남쪽으로 한참 올라가서 한 집있고, 그 다음 다시 성당을 지나쳐 북쪽으로 내려가다가 한 집, 약간 북동쪽으로 가서 뒤지면 나오는 두 집. 일부러 이렇게 넓은 지역을 잡으셨나? 하고 다른 학년것을 봤더니 주소가 다 비슷하다. 그런데 우리 교리반 애들 구역은 200번지대에서 갑자기 2500번지로 넘어간 집이 하나. 그러니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왔다갔다 하게 되는게지.
담당선생님께 문자 보냈으니 내일, 뭔가 조정이 되겠지. 아니, 그보다도 오늘 저녁에 애들이 성야미사 나오면 내일 아침엔 대부분 나오지 않을텐데. 에혀... 애들이 안나오는게 걱정인 부활주일이라니.....
작년에 애들에게 줄 부활선물을 애들 수 만큼 만들었다가 꼴랑 한녀석이 나와서 올해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다. 으~ 그런데 올해는 나올 것 같은 녀석들이 벌써...벌써....쩝~
내일 방문활동 끝나고 맛있는 거 사주면 될꺼야,라는 말로 위안삼고 있다. ㅡㅜ

어쨌거나 이제 슬슬 성당 갈 준비를 해야지. 기쁜 부활, 맞지? 알렐루야~!! 만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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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4-07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톨릭이시군요. 우리집 작은딸은 내일 부활주일이라 달란트 잔치 한다고
그동안 모아둔 달란트 챙기더군요. 저 대신 작은딸이라도 교회로 보내는
불량기독교신자입니다. ^^ 주일날 독거노인 방문하시는 군요. 마음으로 박수
보내드리고 싶어요. 부활절의 의미를 몸으로 실천하시는 사라져가는치카님께~

비로그인 2007-04-07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활~ ^^ 부활절입니다 저도 기쁜맘으로 내일은 교회에 발걸음 하려고요
계란도 마니 먹고... 치카님 좋은 일 하시는데 그만큼 은혜충만한 시간들 되시길요.
부활의 은혜가 모든 알라디너들에게 임하기를... :)

2007-04-08 1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홍수맘 2007-04-09 0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발바닥 신자이지라 부활성야미사는 참석 못가호 부활절 미사만 갔다왔다는 ^ ^;;;; 그래도 유치원 다니는 딸과 대부모님 덕분에 달걀은 실컷 먹었답니다. 오늘 아침까지 먹여야 다 먹을 수 있을 듯 ㅎㅎㅎ
 
 전출처 : 마태우스님의 "'가을을 기다리며' 이벤트"

 

너, 외롭니?

요즘 나는 혼자 점심밥을 먹는다. 같이 밥을 먹던 녀석은 다른 일이 생기거나 밖에 나가서 사 먹게 되어 밥을 해 먹는 나는 언제나 혼자,가 된다. 그래서 가끔 밥 먹으면서 수다를 떨 친구,가 있으면 좋겠구나 라는 생각을 해 봤을까? 어렸을때부터 집에서 혼자 밥 먹어 버릇해서 이게 그냥 그렇게 흐르는 나의 삶,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만 했을뿐이야. 그런데 오늘 누군가 내게 말을 던졌다. 아니, 나를 외톨이로 만들어버렸다. '혼자 밥 먹기 외롭지 않아?'

아, 외롭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밥을 혼자 먹는다는 건 외로운거인지도 모르겠구나...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나는, 정말 신기하게도 외로움을 느껴버렸다. 찌개냄비 하나놓고 침묻은 숟가락을 집어 넣으며, 서로 얼굴에 침 튀겨가며 수다를 떨고 맛없는 반찬을 서로에게 떠넘기게 되더라도 여럿이 함께 먹는 밥,이 생명의 밥이 되는거야. 이런, 정말 나, 외로운거 맞는거 아냐?

내가 끼어들 틈도 없이 머리 맞대고 수다떨며 밥,을 먹고 있는 병아리 사진을 보여주는 건... 우리처럼 같이 밥 먹지 않고 혼자서 꾸역꾸역 밥만 먹고 있는 너, 외톨이지? 라고 확인하고 있는 거같아 슬프잖아.
하지만, 괜찮다, 머!
내 글 읽으면 분명 만두언냐가 '치카, 힘내!'라면서 '내가 책 쏜다~ 책골라!' 해 줄테니까.
아니면, 멋진(!) 마태우스님이 '책 선물해줄테니 책값으로 친구들과 같이 밥 사먹어요'라고 해줄테니까. 그것도 아니라면.....?
난 여전히 점심시간이 되면 혼자 주방에 가서 라면 끓여먹게 되겠지.

하지만 이젠 조금 달라질꺼야. 병아리 사진을 들고 가서 그녀석들과 얘기를 할꺼라구.
"야, 니들은 그렇게 머리 맞대고 밥 먹으면 밥맛이 도냐? 난 혼자 먹어도, 아니 혼자 먹으니까 밥 두공기 먹는다! 아, 그거 아냐? 내가 오늘 말야~.........................."

웃겨볼라고 쓰기시작했는데... 왜 슬그머니 불쌍하다,는 생각이 꿈틀거리고 올라오는건지 모르겠어. 나, 정말 외롭나?

** 한때 나를 아는 (아주 잘알지는 못하는) 사람들의 반은 내게 애인이 있다고 굳게 믿었었다. 혼자 팔랑거리며 다녀도 절대 외로워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그래, 지금 내가 외로운건 '너, 외롭잖아'라고 말해버리고 마는 당신의 말, 당신들의 시선때문인거야. 그지? (그래서, 나, 외롭지 않다구.. ^^)

- 팔랑도채비처럼 지내는 치카,의 그림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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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7-04-04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하나도 안 외로울거여요~^^
제가 있어서...=3=3=3
 

고맙습니다.

이벤트 당첨된 것으로 다시 제게 선물을 주시면, 명백히 반칙,을 범하신 겁니다. 그래서 책 한 권 고르라는 말도 못본척 그냥 지나친건데 말입니다.

오늘 책 도착했습니다.



 







네, 이 책 제가 좋아할 것 같은 책입니다.
왠지 노벨문학상,이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무척 읽기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별로 읽은 책도 없고... 예전에 우리동네 아이들,만 읽었었던가....? 그것도 내가 산 책이 아니라 집에 뒹구는 걸 집어 들고 읽은 기억이 나는군요. 어쨌거나 이 책.
여유가 있었다면 분명 샀을텐데 말입니다... 이거 배꽃님께 받을라고 제가 다른일에 정신놓고 있었나봅니다.
고맙습니다. 잘 읽겠습니다. (^^)

 

** 그런데 저 책 사면, 눈 먼 자들의 도시는 비매품으로 페이퍼백이 온다고 했는데, 똑같은 양장본이예요. 우와~ 신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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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4 15: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7-04-04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

홍수맘 2007-04-04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우리끼리 얘기지만 배꽃님 진짜 천사같지 않아요?

치유 2007-04-04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쑥스..러워요..홍수맘님..
치카님! 받으셨군요.....받으셔서 다행이에요..신나하시니 저도 정말 기쁨니다..*^^*

파애 2007-04-06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ㅜㅜ 사라져가는치카 님이 올린 양장본 사진을 보고...이게 왠일인가 싶어 바로 질렀드랬져....근데 전 페이퍼백으로 왔네요~;;;아마도 배꽃님이 세트로 선물하신게 아닐까요?? 암튼 짐 눈먼자들의 도시 읽구 있는데요...눈이 빠질거 같아요...글씨 넘 작아요...ㅜㅜ 글두 재밌어서 열심히 보고 있어요....ㅋㅋ

양갱 2007-04-12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백이 크기가 얼만큼 되나요?ㅎ

chika 2007-04-12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눈뜬자들의 도시,랑 똑같은 책을 받아서요;;;;;

지평선 2007-04-13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에 예약 주문할 때는 양장본을 줬었어요. 저도 양장본을 받았습니다.

chika 2007-04-14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행입니다. 저한테만 잘못 온 책이 아니었군요? (양장본을 받았다니 제겐 행운이었네요. ^^)
 

1. 책읽기

"지금은 기분이 아주 좋겠구나. 기분이 좋다는 건 좋은 일이지. 사랑에 빠진다는 건 아름다운 일이야. 사랑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란다. 당연한 얘기지. 사실 사랑이 지속되지 않는다고 해서 사랑이라는 감정 상태의 존재를 차단할 수 있는 권리와 힘이 있는 건 절대 아니야. 좋은 결과가, 또는 훨씬 더 좋은 결과가 따르기도 하지. 그게 결혼이란다. 그러나 너나 나나 다른 누구도 1단계의 전망이 2단계까지 갈 수 있을지를 예견할 수는 없단다. 그러니까 이와 관련해서 할 수 있는 말이 하나도 없구나"(295)

- 이 글만 읽고, 과연 이 글이 적혀있는 책을 찾아낼 수 있을까?
나는 지금 '존 리드 평전'을 읽는 중이다.

 

 

 

 

[디블이 온다 Enter Dibble]에는 리드의 특성을 여럿 가지고 있는 등장인물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디블은 하버드 졸업생이라는 세속적인 배경을 버리고 노동자가 된다. 그는 부유한 가문의 딸과 약혼을 하지만, 앞으로 장인이 될 부자의 건설 회사에서 파업을 조직한다.그렇게 해서 전개되는 복잡한 상황이 때로는 해학적으로 그려진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은 가혹한 근로조건을 성토하는 열변을 토하고, 다른 인간은 착취하면서도 소중한 딸들은 보호하는 자본가들의 위선을 비난한다. 중간계급을 경멸하며 노동자의 대의에 헌신하는 지식인이라는 점에서 디블과 잭은 닮았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점에서 둘은 달랐다. 디블은 실제로 활동의 제일선에 서 있었다. 바로 이 지점에 리드의 무의식 상태에서 조용히 솟아오르던 깊은 갈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의 친구들 대다수는 자유의 대의를 위해 봉사하는 비평가나 예술가가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나 말은 물론이고 행동의 매개자가 되고자 했던 리드는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했다. 해방을 위한 투쟁에서 작가가 문학적인 재능만을 사용하는 것으로 족한가? 분명한 언어로 이런 질문을 제기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이 질문에 답하기까지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터였다. (166-167)

아직 '세계를 뒤흔든 열흘'을 읽어보지도 못했고, 간접적으로 느껴보지도 못했으니.. 이 책을 반쯤 읽은 상태에서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이정도까지다. 혁명가,라는 강한 느낌은 없지만 그는 눈길을 돌리려고 하지도 않았고, 자신의 감정과 열정을 숨기려고 하지도 않았다는 것.

 

2. 일상적으로 되풀이되는 잡담을 늘어놓자면, 요즘 내 관심은 딱 세가지. 영어, 친구, 새로운 직장. 사실 영어야 못해도 상관없는 것이고, 나는 영어를 쓰지 않고도 잘 살 수 있으니 굳이 매달릴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편한거지. 왜 삶을 인상쓰며 살아야하겠는가.
앞으로 남은 세월을 사는 동안, 대화가 가능한 친구를 얼마나 만날 수 있을까, 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을? 난 아무래도 수다쟁이가 맞는가보다. 말을 하지 않고, 내 안에 담겨 있는 수많은 생각과 느낌과 충동들이 분출되지 않으면 우울해지는 것 같아. 정말 재밌는 영화를 봤을 때, 혼자 영화를 보는 것은 아주 좋은데 그 좋은 느낌을 혼자만 간직하는 건 정말 우울한 일이다. 진짜로 좋은 책을 읽었는데, 그 책을 혼자만 읽고 그 느낌을 공유할 수 없는 건 진짜 우울한 일이다. 무지 재밌는 일이 있었는데 혼자만 마구 웃으면 무지막지하게 우울해지는 일이다. 안그렇겠는가? 그래서... 그래서, 내가 우울한거냐고? 글쎄.. 그건 아니야.
난 내가 특별한 줄 알았는데, 절대적으로, 결코, 아무런 특별함 없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존재감없는' 존재라는 게 우울한거 같다. '어, 너 있었냐?'라는 따위의. 내가 안으로 파고들면 들수록 '너도 있었냐?'라는 반응은 커질 것이고, 내가 스스로를 드러내고자 한다면 모두에게 인식되어지는 존재가 될 것이야. 그건, 너 자신이 더 잘아는 얘기잖아. 그런데 왜? 자꾸 우울쪽으로 기어가려고 하는지, 원.

악! 서평쓰려고 컴 일찍 켰는데, 너, 지금, 뭐하는짓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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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날짜는 엉망으로 썼다.

점심을 먹으면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어보려고 했지만, 안된다. 이건 단순히 재분배의 문제인 것만은 아니더라. 겨우 서너쪽 읽고 뭐라 말하기는 그렇지만, 꼭 읽어보라고 권할 책 목록에 담아넣고 있는 중이다. - 그럼에도 나는 점심을 꾸역꾸역 퍼 담았고, 바지 허리띠가 허리를 쪼여드는 힘겨운 점심 후 오후를 보내게 될 것 같다. 더불어 피곤에 찌들지도 않았으면서 눈 주위가 따갑고 눈꺼풀이 자꾸 내려 앉으려 하고 있고. 커피를 줄이기로 했으니 홍차나 디립다 마셔야지. 오늘 읽을 책은 두 권. 갑자기 또 책 읽기가 (끄억~ 허리띠, 풀어야할까?) 싫어진다. 내 게으름의 가장 큰 원인은 책 읽기로 인해 해야할 일을 미뤄두는 것,이라는게 자꾸만 신경쓰여 그러는건가? 내 선택으로 내 삶이 바뀌고, 나는 한걸음 나아갈 수 있다. 자,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주일학교 녀석들은 한결 친숙해지고 있다. 예전엔 그냥 쓰윽 지나가버리곤 했는데 이젠 인사도 하고, 이것저것 말도 하고...(애들이 달라져서 그런가?) 너무 친숙해지다보니 교리시간에 정말 편하게 지들 멋대로 하고싶은 말을 떠들어대고. 지들이 교리를 빨리 끝내고 싶어서 발표자 정하고 발표 순서 정하고..기도도 손 번쩍 들면서 하겠다고 하고. 아, 그에 대한 적절한 조절과 대응이 따르지 않으면 아이들이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닐텐데. 뭘 어찌해야하나.
교리시간에 노크도 없이 문을 열고 부모님이 큰소리로 자기 아이에게만 말할 때,도 난 어찌 해야 할지를 몰랐다. 한두마디,만 하고 가시는가 싶었는데 끊임없이 아이와 대화를 주고 받는다. 교리수업중이었는데, 더구나 난 교리선생님으로서 아이들에게 가르침을 주고있었는데... 문쪽으로 가서 부모님께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나를 의식하면서도 한편으로 완전 무시하고는 문고리를 내게 안넘겨주려고 문고리를 꽉 잡고 절대로 나와는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아이하고만 5분여간 얘기하고는 먼저 간다,라 하고 가셨다.
아, 끔찍한 순간들. 한 녀석이 내게 그얘기를 하더라. 선생님이 문을 잡으려니까 누구네 엄마가 문고리 잡고 안놔줬어요. ㅋㅋㅋ 어쩔 수 없다. 사실대로 얘기해야지. '그래, 누구네 엄마랑 시선을 마주하고 얘기하고 싶었는데, 어머니가 절대로 선생님과 눈을 맞춰주질 않더구나'
아이들에게 솔직해야하는 것도 중요하고, 그 솔직함이 경솔함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하는 것도 사실이다. 아, 그리고 또 많은 얘기가 남아 있지만, 너무 졸립고... 같이 근무하시는 분이 오늘은 좀 일찍 들어오셨기때문에 길게 쓸 시간도 없다.

편지, 써야지. 아 그리고 공부도 할꺼다. 오늘의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고, 나의 선택이 나의 내일을 만들 것이고, 그것이 바로 나의 삶,일 것이다.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나는 믿는다. 난 우주인을 만날꺼야, 라기보다는 나는 먼 나라의 낯선 곳에서 낯설지 않은 이들을 만나 친구가 될 것이다,라는 것. 같은 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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