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군 昏君 -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었던 조선의 네 군주들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32
신병주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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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고 보니 인생명강 시리즈 책이다. 정치권력을 잡기 위한 당파 정쟁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역사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인생명강이라면 여러 전문적인 분야의 깊이있는 이야기를 나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쓰여진 글이기에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 

혼군이란 성군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무능한 군주를 일컫는다. 전쟁이 발발하면 가장 먼저 도망가고 풍수지리에 빠져 나라 재산을 탕진하는 것은 물론 간신의 말에 휘둘리고 백성의 삶을 도탄에 빠뜨리고 만 무능할뿐만 아니라 비겁하기도 하고 패륜도 마다치 않는 폭군이기도 한 군주를 혼군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왕조에서 왕으로 불리지 못하는 연산군과 광해군은 당연히 알고 있겠지만 이 책에서는 그에 더해 선조와 인조 역시 혼군으로 설명하고 있다. 부자관계이기도 하고 이복형제이기도 하니 생존의 시기가 맞물려있어 이야기가 좀 반복되는 느낌도 있기는 했지만 하나의 사건을 또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되기도 하니 같은 듯 다른 네 군주의 이야기는 흥미롭기도 하고 부담없이 슬슬 읽기도 편해서 좋았다. 


가장 관심이 갔던 왕은 아무래도 평가가 많이 엇갈리는 광해군의 이야기였다. 유약하고 왕권을 넘길 듯 하면서도 권좌를 놓지 않고 자신은 도망을 치면서 광해군에게는 분조를 만들어 전장으로 내몰았는데 그렇게 하며 백성의 신임을 받게 되니 또 그를 질투했다는 선조를 떠올리면 단지 유약하고 결정력이 없는 것만이 아니라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잘 살아낸 광해군을 다시 보게 되기도 한다. 사실 광해군의 폭정에 대해서만 언급이 되다 언젠가부터 광해군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어서 광해군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를 새로운 관점으로 보고 싶었는데 이 책의 저자 신병주 교수가 잘 짚어주고 있어서 좋았다. 


이 책 한 권으로 조선의 혼군에 대한 이야기 모두를 알았다고 할수는 없지만 조선의 대표적인 혼군에 대해 생각해볼수는 있었다. 누르하치, 후금, 호란에 대해서 역사적인 흐름만 알고 있었지만 삼전도의 굴욕이라거나 인질로 8년이나 잡혀있어야 했던 소현세자에 대해서도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된다. 

혼군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움과 더 다양한 관점의 역사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기회가 된다면 소현세자의 이야기라거나 사도세자 같은 굴곡많은 세자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고 이런 내용이 우리 역사에 관심을 갖기에는 딱 좋은 주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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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5년 후인 1974년에 돌아가시면서 아름다운말씀을 남기셨는데, 교황이 된 지금도 저는 가장 어려운순간에 할머니 말씀을 되새깁니다. "언젠가 슬픔과 질병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으로 가득 차거든 가장 위대하고 고귀하신 순교자를 모시고 있는 감실 앞에서 큰 숨을 들이키며, 십자가 기슭에 계신 마리아를 바라보거라. 그러면 가장 깊고 고통스러운 상처에 향유 한 방울이 떨어질거야. 이걸 항상 기억하렴."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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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없지만.

내용은... 아니, 내용도 없는.

심하게 욕을 하고 싶은데 욕을 할 의욕도 사라지는 환경에서.


서로 감정적이어서 할 말을 못한다고 하는데, 이게 감정적이라면 더 심하게 얘기를 했겠지만,

오늘의 핵심은 그것같다.

신부님 하나가 '난 감정형이어도 할말은 다 하는데'라고 했더니 그 말을 들은 다른 신부가 '그건 형이 신부여서 그런거고.'라는 대응을.


다른 모든 것을 떠나서.

오늘의 하일라이트는 그것인 것 같다. 

내가 생활하는 범위의 가장 상급자는 사제.

그들은 하고 싶은 말을 다 내뱉고, 이치에 맞든 맞지않든 꼴리는대로 다 내뱉지만.

그에 대한 반대를 하는 것은 내가 이성적이고 냉철하게 말을 한다해도 말이 안되는 소리가 될 뿐이라는 것.

알면서도 가만히 잊지 못하는 이유는 사실.

파고들어가다보면 먹고살아야하는 것 때문인데.

이런것이 비참한 이유,라고 생각하는 것도 호강에 겨운 소리가 되는 것일까, 싶은 생각이 문득.


다 부질없는 짓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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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정의 (양장본)
나카무라 히라쿠 지음, 이다인 옮김 / 허밍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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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곧 정의가 될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법을 무시한 사적인 정의의 실현이라는 것 역시 정당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다 읽고나니 더욱더 그런 생각이 강해지고 있기는 하지만 과연 우리에게 정의로움의 잣대를 들이밀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싶어지기도 하다.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어버리는 일들은 수없이 많다. 특히 최근 성폭력 범죄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2차 피해를 받는 것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가해자 취급을 받게 되는 경우도 생기고 있는데 그 경계선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나의 선택은 옳다고 할 수 있을지... 답을 내릴수가 없다. 


이 소설은 성폭행을 당할뻔한 카나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휘두른 아령에 가해남성이 죽어버린 것에서 시작되고 있다. 카나의 아버지 료이치는 경찰로서 딸의 행위가 정당방위임을 알지만 그럼에도 살인자라는 오명은 벗을 수 없으며 딸의 미래는 그로 인해 망가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마침 그 지역에서는 범죄조직원을 대상으로 한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있으며 카나를 폭행하려고 한 남자 역시 블랙체리라는 조직의 일원이기에 료이치는 연쇄살인범의 소행으로 위장한다. 

죽어 마땅한 자의 죽음은 아니지만 살아있는 동안 죄를 저질렀고 미래에도 죄를 저지르며 살아가리라 예상되는 자의 죽음앞에서, 신고를 하고 정당방위로 감형을 받는 것이 옳은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가 망가져버릴 딸과 자신을 포함한 가족의 가혹한 운명앞에서 자유로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런 현실적인 딜레마 앞에서 생각의 여유를 부릴 틈이 없는 료이치는 사건을 은폐시켜버리는데...


갈림길에서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갖고 오게 되는지 그 흐름을 쫓아가다보면 어느새 내가 애초에 생각했던 진실과 정의가 무엇인지 헷갈려버리기 시작한다. 더구나 그 결말에 이르러서는 더 참담한 기분이 들어버린다. 하지만 소설 속 이야기가 더 현실같은 이야기처럼 느껴지고 있어서 더 비통한 마음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이야기는 이런 이 이야기의 끝이 이것이 아니기를 바랄뿐이다. 


그리고 분명한 건, 삶의 딜레마에 빠져 괴로울 때 인간이기에 잘못된 길을 선택할수도 있음은 인정할 수 있으나 이 소설 속 이야기에서 료이치는 죄를 지었다는 것이다. 하나의 거짓을 숨기기 위해 더 많은 거짓을 만들어내야하고, 그 거짓을 들키지 않기 위해 또 다른 죄를 저지르게 되고. 

그래서 어쩌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을 때, 무엇이 옳은 선택이었을까를 생각하게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그럴수밖에 없는 또 다른 선택은 과연 옳은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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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하건대 가장 두려운 것은 때로 내부에 있다. 56

에일리언1 영화의 핵심 태그라인이라 설명하는 글을 읽는게 문득. 두 아아의 이름이 우연과 지연이라는 것이 떠올랐고.
너무 간결하고 빠르게 전개되는 아야기의 끝은 무엇인가 더 궁금해진다.


경고하건대 가장 두려운 것은 때로 내부에 있다.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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