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두려워하는 내게 우주는 두려움의 세계일뿐이었고.
그래도 궁금한 것은 많아서 관심을 갖게 된 책.
택시를 타고 가다가 택시기사와 나눈 우주의 이야기들은, 내게도 그리 어려운 질문이나 설명을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각각의 챕터들은 평범한 듯 하지만 비범한 질문들을 담고 있었고 그에 대한 설명이 명쾌하게 쉽고 재미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고 책을 읽다보니 또 다른 질문이 생겨나기도 했다.
우주에 대한 보편의문이 생긴다면 이 책이 딱.
연휴에 읽으려고 꺼내든 책은 황석희 에세이. 처음 읽었던 번역과 관련한 책이 재미있어서 이번 책도 기대하고 있는 중.
번역가가 전참시라는 티비예능에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해봤었는데, 번역가의 일상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아마도 이 책은 그러한 자신의 일상에세이를 쓴 글이 아닐까 싶다.
번역에 관심을 갖는 건, 내가 언어 능력이 된다면 하고 싶었던 것이었는데 능력이 안될뿐이고. 대신 어떻게 작업을 하는가를 들여다볼뿐이고. ㅎ
베이비시터는 연휴직전에 읽었는데, 사실 가볍게 읽으려고 집어든 책이지만 내용이 가볍지는 않으 한국소설.
프롤로그처럼 나온 글에서부터 심상찮은 무서움이 있었는데, 예전에도 그랬지만 나이 먹어가면서 더 끔찍한 장면들은 힘들다. 하지만 더 무서운 건 이 소설속 비현실적인 장면들이 현실일 것 같다는 생각.
결론을 다양하게 나눴지만. 과연 현실은 무엇이겠는가.
그 생각을 하니 결론이 가장 끔찍하다. 아니, 내가 생각하는 미래가 희망적이지 않기 때문인지.
아무 계획없이 되는대로 살아가고 있었는데, 이제 조금씩 계획과 정리라는 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사무실에서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집에서도 스트레스 상황이라 그저 아무생각없이 하루살이처럼 살기 시작한게 일년이 넘어가고 있는 느낌이라.
사무실 퇴근 후 집으로 출근인 상황인데 연휴가 되면 좀 쉬려나 싶은 느낌이 사라지고 오히려 출근하는게 나은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잠도 깊이 못들고 있는데 지난 연휴에 이틀 내리 잠만 자고도 힘들고 피곤함이 사라지지 않고 있어서. 이건 아니다 싶어진다. 일은 일대로 하고,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받고, 제대로 쉬지는 못하는데 또 나의 이런 상황에 대해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고.
아직 어떤 책인지 펼쳐보지는 못했지만. 제목 자체로 생각의 전환을 가져보게 되는.
사실 내가 고맙다고 인사해야 할 상황은 아닌 것 같지만. 둘 다 똑같다고 나 역시 화를 낸다면 모든게 엉망이 될 것 같아서 무조건 지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어머니는 이제 삼시세끼뿐 아니라 일상생활을 케어해줘야 하는 상황이고 외식비에 부식비, 의복, 기타등등 비용부담도 하고 있는데...
돈없다는 2번은 1번에게 어머니를 잠시 맡기고 여행가자고 하더니, 끝내 1번에게 말하는 건 또 내가 해야하고, 1번은 또 그때가 많이 바쁠때지만 일단 2주는 모시고 있을테니 올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잘 하라고 할뿐이고.
아니, 도대체 내가 왜? 니들 어머니는 아니고? 내 책임인가?
... 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2번은 여행가는 비용도 내가 내주는데 - 정말 기분이 나빠져서 일단 꿔주는거라 했지만 이미 내게 빌려간 돈은 매월 삼십만원씩 갚는다고 해도 십년이 지나야 끝이 보일까 말까하는데, 몇년 후에는 일도 안하고 놀겠다고 할 뿐이고.
내가 어머니는 그렇다쳐도 2번을 부양하기 위해 태어난 4번은 아니지 않은가.
사무실 분위기는 뭐... 다들 분위기를 알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실하게 느끼지 못하는 문제인지라. 아무리 직장인괴롭힘으로 신고하라고 말을 해도 그 괴로움을 체감하는 것은 아닐테니. 여전히 괴로운 건 나뿐이고.
....... 글로 표현하면서 욕이라도 해 대면 조금은 마음이 풀리려나, 싶었는데 속 시원히 까발려서 욕하는게 아니어서 그런지 그냥 대충 기분이 나빠오기 시작하고 있다.
나는 정말 잘 살아야지 하는 마음도 없고 대충. 내 몸 하나 편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대강 살아가는 사람일뿐인데.
왜 무엇하나 편하게 없는가. 다들 지 힘든것만 알지 내가 힘들꺼라는 생각은 안한다. 누구나 자기가 먼저니까.
폐암으로 수술하고, 전형적인 선암형태, 폐는 깨끗한데 종양이 생긴거라고 하니 깨끗한 공기를 마셔야겠다 싶은데 이런 내가 3번이 쓰던 공기청정기를 쓰겠다고 하니 2번이 성질부리면서 지가 갖고가는 걸 보면서 사람은 누구나 다 이기적인 것이지. 일단은 내가 먼저인건데.
어머니 돌아가시면 두번다시 안볼것처럼 말하는 걸 농담이라 생각하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나는 연을 끊고 싶다. 물론 나 역시 받는 것이 많겠지만, 관계로 따지자면 2번에게 나는 막대해도 되는 사람일뿐이니.
액수가 중요한 건 아니겠지만 이백만원 꾼 친구에게는 평생 은혜 갚을 것처럼 구는데, 몇천만원을 꿔 간 동생에게는 '가족끼리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할 때 솔직히 저게 가족인가, 싶긴 했다. 돈을 다 받을 수 있을거란 생각은 안했었는데 그 이후부터 나는 꼬박꼬박 한달에 한 번 돈 주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 생각해보니 며칠만 빌려달라고 오십만원을 갖고 갔는데 한달이 지나도록 말이 없어서 어떻게 말하나 궁리중일때 갑자기 착즙기가 오십만원이었다는 얘기를 해서 내게 갚을 돈은 어쨌냐고 물었더니 그러게 오십만원 여유가 생겨서 착즙기를 샀다나.
그 착즙기로 과일쥬스를 내서 친구들에게는 그렇게 나눠주더니 내게는 하나를 안주던때가 생각나서 이제 내가 더 이상 만만하게 가만히 있는 가마니가 아니라는 걸 인식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다. 여전히 서로가 서로에게 불만이고 각자의 입장에서 본인이 가장 피해자이고 힘들겠다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따지면 나 역시 철저히 내 입장에서 내가 힘들고 내가 당하는 입장이고 내가 가장 불쌍하다.
밥 한번 볶아놓고, 국 하나 끓여놓고 출근하는 평일 점심에 집에 와서 똑같은 걸 5일동안 먹으면서 하루 세끼를 절대 같은 건 먹지 않으려는 어머니를 위해 땀삐질거리며 식사준비를 해 봐도 누구하나 고생한다거나 고맙다는 얘기를 하지 않는데.
더 호강하며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땡볕에 거리에 앉아서 나물 하나 팔겠다고 종일 졸고 있는 할매에 비해, 가진 돈은 많아도 여행한번 못가보고 자식들이 많아도 집에서 혼자 지내는 할매에 비해 어머니는 얼마나 호강하고 있는지 알면 좋겠는데 날마다 밥맛이 없다고 안먹고 아파 죽겠다고 인상쓰고 모든 것이 본인 위주이고.
마트에 가면 각자 자기 먹고 싶은 걸 사대는데, 나는 이미 십만원이 넘어가는 장바구니에,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삼천원짜리 과자 하나를 들었다 놨다 하면서 고민할뿐이라는 것도 화가나고.
아니, 그래서 최근에는 너도 나를 위해 돈을 쓰고 있다. 내가 벌어서 쓰는 내 돈인데 왜 나를 위해서는 그렇게 쓰지를 않았는지.
아, ,어쩌다 얘기가 이렇게 흐르게 되었을까.
아침에 쓰기 시작한 글을 종일 펼쳐놓고 있으니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여행경비 천만원이면 먹고싶은거 실컷 먹고 사고싶은 거 다 사고 선물까지 다 할 수 있는데 2번의 여행경비까지 포함하느라 천만원이 모자랄뿐이고. 예금을 깨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은데. 비용을 대 주면 앞으로 여행 갈 때마다 내가 비용부담 하는 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할 것 같아서 빌려줄 수는 있다고 말했다. 내가 형제의 부양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부양비용 부담을 위해 스트레스 받으며 일하는 것도 아닌데.
내가 나쁜 건 아니다. 착한 사람이라고 말할수는 없겠지만 이 모든 걸 거부한다고 내가 나쁜 사람인 건 아니다. 이걸 인식해야한다. 난 너무 잘 살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이 모든 걸 다 해야 착한사람이라는 의미인것도 아니라는 것을 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