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상의 기본 구조를 도형으로 이해한다.
2 이집트 벽화처럼 각 대상의 특징이 가장 명확히 드러나는 초점을 선택한다.
3. 각 대상을 따로 사진 찍듯이 그려서 왜곡을 최소화한다.

세잔의 목적은 인상주의의 문제점인 ‘빈약함‘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대상의 표면이 아닌 중심, 즉 ‘본질‘을 살려야 한다고 말입니다.
사물의 뼈대, 즉 기본 구조를 이해하고 특징이 잘 드러나도록 초점을 특정해서 그리면 시각적 왜곡을 최대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강하게부각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물 하나하나의 힘이 강해지면 그림 전체도강해지겠죠. 세잔은 인상주의가 가지고 있던 빈약함을 거의 철학에 가까운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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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누아르는 이후에도 변함없이 밝은 그림만 그렸습니다. 누군가 르누아르에게 왜 이렇게 밝은 그림만 고집하느냐고 묻자 그가 대답했습니다.
"나는 그림은 뭔가 기쁘고, 행복하게 해주고, 아름다운 것.
그래, 아름다운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네.
화가들이 굳이 불행한 것을 창조할 필요가 없는 것이,
우리네 삶에는 이미 불행한 것들이 충분하니 말이야."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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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보는 사람들의 판단은 상식적입니다. 미술은 기본적으로아름다움에 관한 것인데 모더니즘 회화는 별로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그림도 많으니 이런 의심을 하기에 충분합니다.
그렇다면 이 그림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어떤 미술을 이해하기위해서는 그 시대와 배경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남쪽 지방에 바나나가 자라기 시작했다면 바나나 자체보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모더니즘 회화를 이해하려면 그것이 탄생한 모던Modern 시대, 즉 근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근대를 쉽게 표현한다면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현대 문명의 거의 대부분이 처음으로 등장한 시대입니다. 촛불이 아닌 전등이 세상을 밝혔고,
말이 아닌 자동차와 열차가 달리기 시작했으며, 심지어 수십 톤의 철덩어리로 만들어진 비행기들이 처음으로 하늘을 날아다닌 시대였습니다.
또한 근대 의학은 과거라면 죽음의 문턱을 넘었을 사람들을 되살렸고,
과학은 우주 탄생의 비밀을 알려주었습니다. 중세 사람들이 이 모습을 보았다면 아마도 이 시대 사람들은 마법을 부린다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그만큼 근대는 놀라운 변화의 시대였습니다. 그리고 모더니즘 회화는 바로 그 새로운 시대에 탄생한 미술입니다.
그렇게 탄생한 모더니즘 회화는 과거의 그림들과 어떻게 다를까요? 모더니즘 회화의 가장 큰 특징은 일단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모네의 인상주의, 고흐의 표현주의, 고갱의 원시주의, 마티스의 야수주의, 피카소의 입체주의, 달리의 초현실주의 등 많은 예술가들이 등장하여 수많은 다양한 그림들을 그렸습니다. - P5

그렇다면 모더니즘 회화는 그저 자유롭고 다양한 것이 전부일까요? 중요한 것은 그다음입니다. 그렇게 들꽃처럼 자유롭게 피어나던 모더니즘회화는 어느 순간 한 가지 재미있는 현상을 겪게 됩니다. 그림이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궁금해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람들이 스스로 나는 누구인지, 왜 살아야 하는지에 의문을 가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 현상을 어려운 말로 ‘자기인식self-consciousness‘이라고 합니다.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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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늘 전쟁중,이라 하지만. 그냥 그런가 히기엔 이 전쟁의 의미는 무엇인가.
밤사이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전쟁에 천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단다. 대한항공 출발여객기는 취소 귀국하는건 지연 후 안전확보되면 운항된다는 뉴스가 나오는걸보니 뉴스없이 지낸 주말의 시간이 길어보이기도하고.


한글날,이라 쓰고 휴일이라 읽는 오늘. 집안정리를 해야하는데 언니님이 어머니 모시고 과수원에 가서 집에 혼자 있으니 맘껏 게을러지고 있는 중.
빈속에 커피는 위험?해서 빵 한조각먹고 커피 마시는 중. 달달한 라떼 믹스를 먹다가 오랜만에 드립커피 마시니 좋긴하네.

책도 읽고 싶고 책정리도해야겠고 여름옷담고 긴팔옷도 꺼내야하는데 아무것도 하지않고 티비틀어놓고 이러고 앉아있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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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여행 떠나는 카페
곤도 후미에 지음, 윤선해 옮김 / 황소자리(Taurus)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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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집 소파다."

'종종 여행 떠나는 카페'라는 소설의 첫 문장은 소설의 제목과는 상반되어 보이지만 나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문장이기에 왠지 책장 넘기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잠들기 전 가볍게 집어 들었는데 한꼭지만 더 읽어볼까,를 반복하다가 새벽까지 책을 읽고 말았다. 한 직장에서 오랜 세월 근무하면서 부서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독신 여성이 되어버리고, 오늘과 다르지 않은 내일, 반복되는 업무... 에이코의 일상에 대한 묘사가 어찌나 생생하게 다가오는지. 

그런 에이코가 어느 날 우연히 카페 루즈를 발견하게 된다. 더구나 그 카페 사장은 오래전에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함께 근무하던 마도카. 그녀가 회사를 그만두기 전에 자신의 카페를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에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반대를 했던 에이코는 카페의 주인 된 마도카의 모습이 당황스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카페 루즈의 컨셉은 여행자 카페. 마도카가 여행지에서 먹어 본 차와 디저트를 재현해 메뉴를 구성하고 있다는 것이 특별한 컨셉이라 느껴지지는 않지만 카페 루즈와 마도카, 에이코의 이야기를 통해 '종종 여행 떠나는 카페'는 이미 특별할수밖에 없는 곳이 되어버렸다.


이 소설은 옴니버스처럼 하나의 메뉴에 하나의 에피소드가 펼쳐지면서 마도카와 얽혀있는 미스터리가 소설의 후반부를 궁금하게 하는 재미가 있는 소설이다. 여행과 관련한 환상문학일까 싶었지만 오히려 일상에 가까운 느낌인데다 많은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어서 더 흥미로웠는지도. 

아니, 무엇보다 우연의 일치인 것인지 우주의 기운이 있었던 것인지 책을 읽기 전에 차를 준비했는데 이 비슷한 내용이 책의 한 에피소드에 담겨있다. 달달한 커피를 마셔볼까 싶어서 찾다가 밀크티라떼가 보여 성급히 봉지를 찢고 물을 끓이는 동안 연휴의 연속이라 좀 더 진하게 마셔도 될 것 같아서 카페라떼를 뜯었다. 순간 그 전에 뜯은 것이 밀크티여서 같은 커피종류가 아니라는 것에 나의 성급함을 한탄하며 맛을 포기할까 어쩔까 하다가 어쩔 수 없이 그냥 두가지를 섞어버렸다. 그런데 이것이 내 입에 그리 맛있게 느껴질줄이야. 우연히 얻어걸린 맛에 감탄하며 다시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 정말 놀랍게도 커피와 홍차가 섞인 차의 이야기가 나온다. 커피와 홍차 블렌드에 밀크를 섞은 원앙차, 이야기가 그것이다. 책을 먼저 읽었다면 그냥 따라해본것이 되었을텐데 내가 이미 시도를 해 본 것이라 그런지 소설의 이야기가 더 마음에 남는다. 커피와 홍차 블렌딩이라면 안마셔봤을지도 모른다는, 이 둘의 블렌딩이 원앙차라고 한다니.

"해보지 않으면 정말로 좋아하는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일들이 세상에는 너무도 많다"(166)


사기결혼, 재혼가정, 바람난 남편의 이야기이거나 강압적인 상사와 가혹적인 직장의 첫 연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섣부른 판단으로 오해를 하는 것이라거나 하는 이야기가 요리의 과정이나 이름의 의미와 맞게 구성되어있어 왠지 루즈 카페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단편 드라마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마지막에 슬그머니 드러나는 에이코와 마도카의 인연의 시작은 좀 손끝이 오무려지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어울리지 않는 것도 아니어서 나름 끝맺음도 좋은 느낌이었다.


우리의 일상과 삶의 모습이 세계 여러나라의 음식과 디저트, 차에 비유되어 맞물리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에 빠져들게 되는데 소설에서 묘사되는 음식들이 모두 맛있어 보여서 이야기를 듣는 재미와 여러 음식을 글로 맛보는 것도 좋았는데 책을 읽을수록 우리 동네에는 카페 루즈 같은 곳이 안생기려나 하는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사실 책을 읽으며 오래전에 갓 나온 식빵을 사왔다며 시간되면 빨리 오라는 연락에 사무실 바로 앞이라 뛰어가던 카페가 생각났다. 우리가 도착할즈음 바로 빵을 구워 버터를 살짝 올려놓으면 잔열에 버터가 스며드는 것이 보이고, 우리를 위해 자르지 않은 식빵을 들고 와 구웠다며 만족한 웃음을 짓던 카페 사장님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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