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의상 다양하게 그리기 - 동작과 주름 표현법
라비마루 지음, 문성호 옮김, 운세츠 감수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만든 캐릭터에게 멋진 옷을 입히고 싶어, 라니.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었는데 갑자기 이 책을 보면 인체 드로잉에 더해 기본적인 그림 그리기가 더 풍부해지고 섬세해질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의욕 가득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는데, 예상과는 달리 바로 그림을 그릴수는 없었다. 기본적인 그림 실력을 쌓은 후 세부적인 그림 그리기를 늘려나가야 하는데 아무런 기초없이 욕심만 부렸으니 당연한 결과일수밖에.


자신감있게 들었던 연필을 내려놓고 일단 이론적인 학습을 시작해보자는 생각으로 실전을 뺀 공부를 시작해봤다. - 사실 첫장은 그림을 그려보면서 했는데 가장 기본인 티셔츠를 그리려고 할 때 팔을 내린 상태에서의 옷자체의 주름, 팔을 앞으로 뻗거나 위로 올렸을 때 혹은 상체가 살짝 비틀렸을 때의 주름 모습이 다 다르고 그 방향까지 표시되어 있어서 그림을 그릴 때의 기본은 역시 세심한 관찰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또한 주름의 형태는 또 의상이 어떤 재질로 만든 것이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림을 보면서 직접 팔을 올리거나 몸을 비틀어 옷에 생기는 주름이나 명암을 살펴보니 역시 훨씬 더 명확하게 보이는 느낌이다. 


옷의 디자인이나 재질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주름의 형태와 세밀한 부분들의 묘사를 할 때 필요한 설명이 되어 있는데 일단 캐릭터 의상을 그리는 요령의 첫째는 '구조 파악'이다. 옷자체의 구조, 주름이 생기는 구조를 파악하고 어려운 디테일을 막바로 그리기보다는 모양을 블록으로 바꿔 간략하게 그려본 다음 구조파악이 되면 세부적인 묘사를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옷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이런 흐름은 움직임이 있는 포즈를 그릴 때 역동적인 모습을 표현하는데 도움이 된다. 중간중간 칼럼이 있는데 그림 묘사를 할 때 조금 더 잘 그릴 수 있는 팁이 담겨있어서 그림 초보에게는 매우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화는 각 인물의 개성이나 성격, 직업 같은 정보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기때문에 의상에 따라서도 각 인물의 특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도 이 책을 보기 전까지 별다른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그림의 기초실력없이 캐릭터 의상을 표현한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는데 자꾸 들여다보고 있으려니 기본 익히기를 하면서 의상 그림을 그리는 연습도 조금씩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꾸준히 노력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지 못하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적인 것이라는 영역의 설정은 인간이 세계와 관여하는 방식을 이해할 때 고려해야 할 차원을 하나 더 인식한다는 의의를 갖는다. 귀여움이나아름다움의 판단은 대상이 시추인지 몰티즈인지를 인식하기 위한 지성적 판단과는 다르다. 굳이 그 영역을 언급해야 한다면 감성의 영역이다. 이렇게 미적인 것은 지식이나 도덕과는 별개인 또하나의 독립적인 영역을 상정하게 해준다.
- P8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금 이 계절의 클래식
이지혜 지음 / 파람북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 나는 모짜르트의 마술피리를 듣고 있다. 음악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몇몇 익숙한 클래식 곡은 들으면서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느낌을 갖기도 한다. 뭐 사실 그렇다고 말은 하지만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의 유명한 선율을 들으면 이건 라흐마니노프일꺼야, 라고 할 수 있을뿐 클래식 음악에 대한 깊이는 전혀 없다. - 신서유기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클래식 음악이 나올때마다 박장대소하며 웃기는 하지만 나 역시 그들과 수준이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


아무튼 좋은 선율이 나오면 그 음악이 무엇인지 알아뒀다가 나중에 찾아서 들어보곤 하는 것이 전부였는데 '지금 이 계절의 클래식'은 흘려듣는 선율의 호기심으로 접근하는 것보다는 작곡가의 삶과 그들의 작품 이야기를 통해 클래식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게 하는 책이다. 4계절로 나눠 시기마다 듣기에 좋은 음악들을 전해주고 있는데 음악을 찾아서 듣다보면 전혀 낯설지 않은 선율들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책의 가장 첫번째가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인데 그 기타 선율과 트레몰로 연주법이라는 이야기만 들었었지 연주자인 타레가에 대해서는 처음 알았다.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을 좋아해서인지 타가레에 대한 이야기와 대부분의 기타연주곡 편곡을 그가 했다는 이야기부터 저자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모짜르트나 베토벤, 슈만과 클라라 같은 워낙 유명한 음악가들의 이야기는 조금 짧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음악가들의 생에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의미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고 있노라면 음악이 그저 듣기 좋은 선율의 느낌을 넘어 우리 모두의 인생사를 떠올려보게 되기도 한다. 


각 계절별로 악기에 대한 소개도 짧지만 무척 유용하다. 특히 클라리넷,오보에,플루트에 대한 설명에서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에 플루트는 나이팅게일, 오보에는 꿩, 클라리넷은 뻐꾸기로 표현했다고 하는 설명이 재미있는데 사실 플루트는 음색이 높고 맑아서 조금 더 구분할 수 있지만 오보에와 클라리넷은 비슷하지 않나 생각했었는데 영화 미션의 가브리엘 오보에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의 도입이 클라리넷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다. 거슈인의 랩소디 인 블루는 원래도 유명하기는 했지만 만화 원작을 드라마로 만든 노다메 칸타빌레를 통해 자주 들어서 그런지 익숙한 음악인데 지금까지 왜 클라리넷이라는 생각을 못했는지...


요즘 음악을 이야기하는 도서에는 큐알코드가 있어서 책을 읽으며 궁금한 음악을 바로 들을 수 있게 해주던데 이 책에는 큐알코드가 없어서 조금 아쉬웠었다. 특히 위풍당당 행진곡,의 리듬이 동요나오듯 바로 툭 튀어나오지 않아서 큐알코드 없는 것이 아쉬웠는데 책을 읽으며 잠깐 듣는 것이 아니라 메모를 해 뒀다가 나중에 찾아 들으니 오히려 더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같기도 해 큐알코드의 장단이 있구나, 싶기도 하고. 어쨌거나 지금 이 계절의 클래식. 시작할 때는 가을이었는데 이제는 정말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를 찾아 들으면 될 것 같은 계절이 되어버렸다. 음악과 함께 한다면 기나긴 겨울의 밤이 쓸쓸하거나 답답하지는 않을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잘 그릴 수 있을 거야 색연필화 - 처음부터 차근차근 배우는
김예빈 지음 / EJONG(이종문화사)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꾸준한 연습을 하면 실력이 나아지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노력은 없이 그림 실력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와중에 욕심은 많아서 일러스트 드로잉이 아닌 기초 색연필화 책을 또 집어들었다.

지금까지 대충 책을 살펴보고 색연필로 대충 색칠을 하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천천히 살펴보면서 조금 더 정성스럽게 색을 칠하니 이전보다는 나아진 것 같은 느낌이다. 물론 객관적이 아닌 나 자신만의 판단이니 뭐가 낫다는거지? 라는 반응은 보이지 마시라. 



색연필화를 그릴때마다 실력보다는 색이 없음만 한탄하곤 했었는데 그림에 더 집중하고 나아지기 전, 그러니까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는 있는 색으로 최선을 다해보려고 한다. 

이 책에는 연필을 잡는 법부터 시작해서 색을 칠하는 방법, 그라데이션 연습과 다른 색의 혼합칠, 그리고 영역을 칠할 때 '색연필 심 끝이 스케치 선을 향하게 해서 안쪽으로 칠해야' 경계부분이 깔끔해진다는 것과 같은 실전 팁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실제로 이런 내용을 모르고 색연필화를 그릴 때 조금 넓은 면적을 손이 가는대로 칠을 하곤 했었는데 그 결을 따라 색을 칠하니 경계선이라거나 두가지 색의 혼합도 자연스러운 느낌이 든다. 


아직 연습이 많이 필요한 부족한 실력이지만 책에서 설명한 내용을 기억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연습을 하다보니 마구잡이로 그려보던 것과 달리 형태가 조금씩 다듬어지는 느낌이 든다. 연필로 스케치를 하고 지우개로 지우지 못해 기본 스케치가 좋지않고 연필위에 덧칠해진 색연필의 색이 이쁘지는 않지만 연습용이니 나름 만족스럽다. 그리고 역시 기본적으로 형태 스케치가 정교해야 색연필화도 정밀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니 드로잉 연습을 더 해야겠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빛과 그림자를 이용하여 명암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나와있고 채소와 과일, 꽃그림의 실전을 통해 연습을 해보게 해 주니 자꾸 그리다보면 이론적인 이야기를 더 확실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갖고 있는 색연필 색의 한계가 있으니 그라데이션의 색효과가 다를수밖에 없는데 책에서 9가지 색으로 그린 튤립을 6가지 색으로 그려봤다. 채색의 방향이나 그라데이션 넣는 방법, 줄기 부분의 중간 톤과 어두운 그림자 영역에 대한 세세한 설명을 그대로 따라가면 약간 어설프지만 그래도 나름 튤립의 형상을 그려보게 되기는 한다. 연습이 많이 필요한 것은 이후의 일인 것이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가오 옌 그림, 김난주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추석 즈음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친구중에 찐팬이 있는데 자신은 그의 소설 노르웨이 숲밖에 읽어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고. 그런데 그 소설에 드러난 하루키의 여성에 대한 인식은 도무지 용납이 안되어 그를 바라보는 내 견해는 어떤지 궁금하다고. 글쎄... 나 역시 하루키의 소설을 읽어보지 못해서 답을 해줄수가 없었다. 다만 나는 주로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었고, 그의 에세이는 햇살 좋은 날 뒹굴거리며 읽기에 딱 좋은, 그러다가 가끔 자세를 바로하고 곱씹어보게 되는 문장을 만나는 그런 글이라는 정도의 이야기를 해볼 수 있다. 


그리고 또다시 하루키의 에세이이다. 예상보다 훨씬 얄팍한 책두께에 슬쩍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단숨에 읽어야지, 라는 생각보다는 여유를 두고 깊게 읽어봐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라는 부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이 짧은 글에 담겨있는 이야기는 괜한 군더더기를 넣어 늘릴 필요가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사단장죽이기 이후 난징대학살과 일련의 역사에 대한 하루키의 소신 발언은 많이 회자되곤 했는데 아버지에 대한 글을 읽으니 그가 꽤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있었던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와의 소원한 관계라거나 교토 출신이라는 것에 대해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고, 늘 인생을 즐기며 느긋하게 글을 쓴다는 느낌과는 달리 글 하나에도 인과관계를 깨달을 수 있는 - 그러니까 말 그대로 원래 하고 싶었던 말을 직설적으로 뱉어내는 것이 아니라 문학적 은유로 풀어내고 있다는 것이 하루키의 글을 읽게 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새삼스럽게 하게 되었다. 물론 얼마전 하루키에 대한 글을 읽으며 그가 대충 흘려쓰는 것 같은 글이지만, 1년을 기한으로 매주 글 한편씩을 쓰기로 계약이 된다면 이미 1년동안 쓰게 될 글의 주제 50개를 미리 계획해놓는 하루키라는 것을 알게 되니 역시 대충,의 이미지 안에 정교한 글쓰기를 하고 있음이 그의 글에 담겨있는 느낌이 느낌에 그치는 것이 아님을 확신하게 되었다.


"역사는 과거의 것이 아니다. 역사는 의식의 안쪽에서 또는 무의식의 안쪽에서, 온기를 지니고 살아있는 피가 되어 흐르다 다음 세대로 옮겨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에 쓰인 것은 개인적인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가 사는 세계 전체를 구성하는 거대한 이야기의 일부이기도 하다. 아주 미소한 일부지만 그래도 한조각이라는 사실은 틀림없다"(작가후기)


하루키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겠지만 그토록 꺼려하던 아버지의 징병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던 것과 또한 아버지의 삶에서 이어지는 역사의 한 조각, "광활한 대지를 향해 내리는 방대한 빗방울의, 이름없는 한 방울에 지나지 않는 빗물 한 방울의 역사이지만 그 한방울로서의 책무가 있으며 우리는 그걸 잊어서는 안된다"(93)는 것을 새겨보게 된다. 

나 자신이 하루키에 대한 취향을 타기 때문에 굳이 하루키의 글을 추천할바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이 에세이만큼은 추천하고 싶어진다.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인 것이 하루키를 추천할 때인것마냥.













덧. 하루키 팬을 위한 하드커버는 말릴 생각이 없다. 하지만 선택권이 많은 독자를 위해, 하루키지만, 페이퍼백으로 조금 저렴한 가격의 단행본 발행이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완전히 떨칠수는 없다. 아무리 내용이 훌륭하다 하더라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