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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이 있다면 감정을 흔들어라 - 하버드대학교 설득.협상 강의
다니엘 샤피로.로저 피셔 지음, 이진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5월
평점 :
일상은 사람과의 관계를 떠나서는 하루도 살 수가 없을 정도로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울고 웃고를 반복해 나간다.가정에서 부부,부모와 자식관계를 비롯하여 사회 및 조직에서의 일의 성사를 위해 복잡한 과정을 통해 결과를 맺게 된다.순탄한 과정보다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난맥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심리전이 필요할 때가 있을 것이고,원만한 관계라면 정해진 룰과 절차에 의해 무난하게 협상을 하고 양호한 결실을 맺을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게다가 협상 당사자들이 갑과 을의 관계에 놓여 있다면 원만하고 순조롭게 일이 진행이 되지를 못하고 일방적으로 끝날 우려가 있으며 상생의 바램은 요원할지도 모른다.
인간은 머리,가슴.이성과 감정을 품고 있는 존재이다.특히 경험의 법칙에 의한 감정은 일의 과정상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 긍.부정이 판이하게 달라지게 마련이다.일이 원만하게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단순히 경직되고 사무적인 흐름보다는 인간 대 인간이라는 감정의 유대감을 협상에 들어가기 전에 조성해 놓는 것이 긴요하다고 생각되며 나도 살고 너도 살 수가 있다는 상생의 분위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그러나 막상 협상에 들어 가다 보면 의제에 벗어나는 일을 상기시키기도 하고 사소한 문제를 트집잡아 협상이 어긋나게 되는 경우도 있기에 사적인 감정으로 좋지 않은 분위기를 조성해서는 피차 좋지 않은 상태로 일이 끝날 수도 있다.특히 부정적 감정은 의제에서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려 놓고,관계를 악화시키며,당사자를 부당하게 이용하기도 한다.반면 긍정적 감정은 실질적 관심을 충족시켜 주고,상호관계를 강화해 주며,상대에게 이용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줄여주기도 한다.
협상을 이끄는 쌍방의 대표는 업무적으로 만났기에 직급이 비슷한 사람이 조우하는 것이 통상적이고 관례이지만 상황과 경우에 따라서는 한 쪽은 직급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높고 한 쪽은 직급이 한참 낮은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한국사회의 의식구조,분위기상 직급이 낮은 경우에는 직급이 높은 상대방에게 다소 부담과 주눅이 들 수도 있을 것이지만 업무적으로 자사를 대표하여 만나는 것이기에 예의범절은 상급자에게 지키되 협상을 주도하여 자기쪽으로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서는 일의 선후관계 등을 완벽하고 민첩하게 이끌어 상대에게 협상의 주도권을 넘겨서는 안될 것이다.
협상이 순항하기도 하고 난항을 겪기도 하는데 그것은 쌍방간의 이해득실면에서 중간점을 찾지 못한 채 한 쪽만의 의견과 주장이 강렬하고 편집적으로 흘러 가기 때문이라고 보여진다.어찌되었든 협상을 하면서 카운터파트너의 얼굴,표정,말씨와 행동 등에서 분위기를 읽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도 있기에 딱딱하고 사무적인 의제보다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이면의 품은 뜻과 취지를 적확하게 간파하는 능력과 직관력이 필요할 것이다.당장의 좋은 성과만을 노린 나머지 상대측에게 협상의 주도권을 놓치고 실패로 끝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되기에 차분하고도 노련한 협상을 이끌어 가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이 글의 저자 다니엘 샤피로는 하버드대 협상연구소 부책임자로서 검증된 실용적 협상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기업 이익을 높이고,정부의 업무 효율성을 개선하고,조직의 분열을 줄이고,가족 화합을 가져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저자는 10년 동안 한국을 비롯하여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 중인 기업가 및 정치 지도자들부터 각국의 협상가들,경제포럼에 참가한 정상들에 이르기까지 이 협상방법을 들려주었다고 하는데 그의 협상법이 탁월하여 효과가 검증되고 의사결정과 관계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이다.특히 협상에서 핵심관심으로 내세우고 있는 5가지는 협상에 임하는 이들에게 소중한 메시지라고 생각을 한다.즉 모두 인정을 받고,집단에 친밀감을 느끼고,어느 정도 결정할 수 있는 '자율성'을 갖고,'지위'가 존중된다는 느낌을 받고,성취감을 주는 '역할'을 수행하길 바란다고 조언하고 있다.모든 협상은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에 갈등과 긴장감이 없을 수는 없다.의제 뿐만 아니라 카운터파트너의 인적사항 등 세밀한 부분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주도권을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협상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들어 가면 협상 준비에는 과정,내용,감정이 있다.이러한 3가지 영역을 완벽하게 준비해 놓으면 감정적 충돌을 줄이고 상대와 좋은 관계를 정리하고 협상에 앞서 느끼는 걱정을 줄일 수가 있다.협상의 주제에는 목적,결과,과정이 있으며 이 협상의 3가지 주제에 맞춰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본격적인 협상에서 필요한 협상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의사소통,관심,대안(代案),합법성,합의에 대한 최선의 대안,결심 등의 7가지 기본 요소를 균형있게 의식하고 표명해야 할 것이다.특히 에콰도르와 베네수엘라 양국이 영토문제로 전쟁발발 직전까지 갔지만 에콰도르의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대통령에게 평화를 위해 준비한 6가지 핵심 요인은 불안한 한반도의 남북정상이 만나 회담을 할 경우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국경분쟁으로 살얼음판을 걷던 에콰도르의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대통령에게 상대의 장점과 어려움을 이해한다는 것을 인정하고,공감대를 찾아 친밀감을 형성했으며,베네수엘라 후지모리 대통령이 자신보다 선배임을 인정하고,인간의 핵심관심인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기를 바랬고,'우리'는 나와 상대를 뜻하는 '우리'다라는 역할을 강조하여 최악의 상황을 극복하여 국경분쟁이 원만하게 끝났다는 전언이다.
협상 역시 인간과 인간이 이끌어 가는 하나의 과정이고 역할이다.그러기에 협상가에 따라 다양성과 동시적,모순적이거나 보완적인 것들을 읽어 갈 수가 있다.다만 누가 협상의 좌석에 나올지라도 위에서 열거한 협상의 7가지 기본 요소를 균형있고 침착하고 화기애애하게 이끌어 가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협상 안에는 위험하고 통제불가능한 감정을 나타내기도 한다.그럴 때에는 이이제이 방식보다는 특유의 조치 이를테면 잠시 멈추고,양해를 구한 뒤 휴식을 취하고,잠깐이라도 주제를 바꾸는 등 안정을 취하는 것이 최선의 상책이라고 생각한다.싸우지 않고도 상대를 이기고 좋은 협상의 결과를 얻는다면 그것은 최고의 선물이고 값진 결과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