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생기있게 좋아하는 사람 얘기해본다
역시 수다는 이성얘기가 으뜸 ㅋㅋㅋㅋㅋ

올해본 로맨틱 코미디는 두편인데 둘다 대본은 부족했고 배우의 연기는 인상적이었다. 과연 세상은 넓고 연기잘하는 배우는 많다.

두 남자주인공은 세카무즈의 오노 사토시와 운빨로맨스의 류준열이다. 데뷔 이십년차 국민아이돌과 데뷔 2년차 배우를 이렇게 나열하면 오노군에게 엄청 실례지만 둘다 생애 첫 로코를 올해 도전한 기념으로 한번 가본다.


요즘 로코의 트랜드는 남자주인공이 사랑스러움까지 담당하는지 아주 둘 다 사랑스럽다.

두사람 다 멋진 목소리를 가졌고, 놀라울 정도로 몸을 잘쓰고, 손재주가 좋으며(심지어 손이 예쁨 부럽), 표정이 자유롭다. 

좋은 배우들이지만 연기하는 스타일은 아주 다르다.  

우선 오노군은 완전히 그 배역으로 자신이 간다. 물론 오노군에게 온 대본은 처음 부터 그를 생각하고 쓰여진 것이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행동하나까지 군더더기가 전혀 없다. 세카무즈는 스토리는 없다싶이 해서 오노군의 그야말로 원맨쇼다. 모쏠 남자의 어떻게 저 여자를 사로잡을까 하는 분투기인데, 키쓰하려고 침대까지 만든다. 온갖 시도에 실패한 쭈굴한 오노군의 모습이 볼거리다. 오노군이 아니라면 한대만 딱 때리고 싶은 캐릭턴데, 자그마한 이남자가 아이처럼 울고, 떼스면서 시청자들에게 '미숙해서 그렇지,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남자'라는 걸 납득시킨다. 과연 배우는 작가, 연출 누구보다도 그 케릭터를 잘아는 사람이라는 말이 맞다. 

반면 류준열군은 케릭터를 자신쪽으로 당긴다. 대사를 칠때 호흡이라던가 리엑션이 개성있다. 대본에 있는 장면이 에드립같고 에드립이 대본같다는 연출가의 멘트가 이해가 간다. 영화를 전공한 친구답게 케릭터를 잘 이해하고 설정한 다음 나머지는 자유롭게 가는게 느껴진다. 여기서 류준열군도 모쏠인데 '지금 내마음이 사랑'이라는 걸 받아들이는데까지 이야기의 절반을 소요, 나머지 절반의반은 사랑에 빠진 미친듯한 설레임 표현으로 차있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애가 실실 쪼개며 날라다닌다. 데뷔 이년차의 신인답게 조금 날것으로 다가오는 면도 있는데, 그 모든 걸 뛰어넘는 첫주연작을 임하는 화이팅 넘치는 에너지가 화면을 뚫고 나온다. 

두작품속 남자주인공은 모두 아이같다. 강아지처럼 좋아서 어쩌지를 못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연애라는게 저렇게 벅찬 것이였지 하는 생각이 든다. 또 이 두드라마는 거의 사랑에 빠진 남주를 다큐수준으로 집요하게 관찰하는 터라, 연애를 할때 궁금하던 상대의 모습을 살짝 본 느낌이다. (과연 이렇게 좋아해줬을까는 의문이지만....)

그리고 새삼 말의 힘을 느낀다.
남자는 여자에게 끝없이 말한다. 고맙다, 예쁘다, 너는 이상한게 아니라 겁이 많은거다. 괜찮다.
갈등이랄 것도 없는 이야기에 끊없이 나오는 긍정적인 말들, 사랑의 말들에 힘을 얻는다.
일일드라마에 그토록 집착하는 어머니를 이해하는 날이 왔다.

<두 남자의 사랑에 빠지는 순간 캡쳐. 사진말고 두사람이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는 상대의 사진을 보며 `빨리 내게 와요`라는 대사를 치는 장면을 가져오고 싶은데 목소리가 아주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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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당시 해경 상황실 통신내용을 들려주는 팟캐스트가 있다.

가슴이 턱 막히는 관계로 10분마다 끊어주며 들어야 한다.


http://www.podbbang.com/ch/9970


상황1.

뉴스를 들은 119에서 도울일이 없겠냐며 해경 상황실에 전화, 우리 관청 고질인 전화돌리기 시전. 그러다 전화 끊음. 이후에도 뉴스를 들은 119에서 여러차례 전화 진짜 도울일 없냐며. 공무원 매우 심드렁 '여기가 현장이 아니라서요'


상황 2.

가장 가까운 구조대 출동(이때 열시전). 

해경 본부는 헬기 11대, 온갖 어선및 해군함 동원 가능함에도 항구까지 가는 교통편도 제공하지 않아 구조대는 차를 얻어타고, 어선을 얻어타고, 해군함을 얻어타고, 구명정으로 갈아탄 끝에(갈아탈때마다 장비 모두 옮겨실어야 함음 당연지사) 12시반경에야 도착. 


상황 3.

헬기에 특수구조대 대기중인데 정말 도울일이 없냐고 전화 계속옴. 

우리의 구조본부는 절대 자신들이 이 사태의 '본부'가 아닌 관계로 끝까지 가라고 안함.


대한민국에 있는 온갖 구조대및 기관에서 문제의 상황본부에 상황파악및 도움을 주기 위해 전화. '본부'지만 절대 '본부'가 아닌 그곳에선 어떤 도움도 요청하지 않으며, 뛰어들어서 애들 구하는 그림 못만드는 것만 아쉬워함.........


듣고 있다보면 정말 쳐죽일 소리가 절로 나온다. 우리는 장비가 없고, 인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거기 가서 이걸하라고 결정하고 책임질 대가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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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6-08-17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근혜가 책임이 없다는 자들은 눈귀가 동시에 쳐막힌 것들이다.
 

나이든 남자는 어느날
아름다운 젊은 여인을 만나고

둘은 다른 지역에 살면서도 서로를 잊지못해
가끔 모두의 눈을 피해 만나는 사이가 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한순간 유희로 시작했던 관계가
서로에게 큰 의미가 되지만

과연 그들이 지금의 삶을 포기하고
사랑을 위해 다른 삶을 선택할까

아마도 그건 매우 드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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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ia 2016-08-07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로 슬픈 글이네요. 일기를 읽는 것처럼 생생해요.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은 책 읽어주는 남자를 통해서 들어본 작품인데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싶었는지 이 글을 읽다보니 궁금해졌어요.

무해한모리군 2016-08-08 09:29   좋아요 0 | URL
연극으로 올리면 딱 맞을 것 같은 단편입니다.

일상의 탈출구가 필요해서 사랑에 빠져버리는 걸까요?

주인공 남자가 딱 작가 같지 않았을까. 사랑에 회의적인데 그 모습이 뭔가 매력적이라서 그를 사랑해주는 여자들은 많지만, 여자들이 사랑하는 자기모습은 진짜 자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머리큰 먹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윤종신이 좋고, 이소라가 좋고, 장기하가 좋다

고운 말을 꼭꼭 씹듯이 부르는 노래가 좋다


요즘 다늦게 응답하라 1988에 꽂혀서 보고 또 보고 하는 중이라 

책을 던져놓고 있는데 이 쌍*#&@ 같은 소리를 듣고 

서재 먼지를 털어본다


지들 하루 술값도 안되는 50만원을 청년들에게 준다고

취업의지가 꺾인다는 황당한 소리를.......


이봐, 50만원이면 월세밖에 안되거든.

뭐 한달에 한 오백 주는거냐고......

ㅅㅂ 청년들에게 집을 공짜로 주는 나라도 많아요...........


내가.........

평생 하기 싫은 일을 밥벌이로 십년째 하는데 한이 뭔줄 알아

그때 딱 방값만 있었어도,

이 일 안했거든.......


밥은 굶는다 쳐도 방값이랑 차비는 너무 절실한거야..

그런데 알바 계속하면 다른걸 할 시간이 없어... 

알바로 방값이랑 생활비 대려면 풀타임으로 일해야 하니까.

내가 어제 드라마를 보는데 엄청 가난한데 짧은 머리더라

거짓말..

미장원이 얼마나 비싼데.... 

안찰랑거리는 긴머리를 질끈 묶어야 가난의 상징이지.


소문에 헌법에 인간이면 누구나 인간답게는 살게 해주는거라며?


어디 요즘은 써먹지도 못하는 컴퓨터 학원 다니면 지원해주는 미친 짓에 돈 쏟아붓지 말고 돈 줘라줘. 그돈 줘도 니들이 미친듯이 띄어놓은 방값 따라가기도 벅차다니까? 법인세 수조원씩 깍아주는 시행령은 등뒤에서 은근슬쩍 잘만하면서 그게 아깝냐 아까워.... 


줘라 50만원. 저중에 제2의 뽀통령 만들어서 수천억 떡 안겨줄 청년 나올지 아냐? 투자란게 그런거야... 사대강 같은 개잡사기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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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6-08-05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거 퍼주면 지들 먹을게 없걸랑요 ㅠㅜ

무해한모리군 2016-08-05 15:50   좋아요 0 | URL
아니 지들이 하는 청년정책은 무슨 이상한 업체들한테 돈퍼주는 것만해요. 통계치에 잡힌 청년실업률만 10프로라는데 요즘 청년들 많은 모임에 나가서 얘기듣다보면 정말 마음이 터질거 같습니다.

2016-08-05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6-08-05 15:49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박대통령 지가 주자고 할땐 언제고. 제가 늘 생각하지만 정치인은 후안무치해야 하는 법인가봅니다.

감은빛 2016-08-05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을 할 일이 너무 많아서, 그걸 다 욕하려면 내 입이 너무 더러워질 것 같아요
 

생일에 꺼내든 시집속 삶이 사그라든다
딕타토르 속 카이로의 삶도 말년이다

새벽녘 꽃청춘 아프리카편을 본다
트럭을 타고 달리는 어린 나와
별천지 하늘 아래 조용히 물울덩이를 찾은
기린을 떠올린다
그리워 목이 메인다

출연자 류준열이라는 배우의 응답하라 오디션 장면을 보여준다
서른이 코앞인 몸밖에 없다는 그의 꿈을 향한 간절함이 마음에 와 닿는다
그의 연기가 잘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진정으로 느껴지는 이유를 한자락 안 느낌이다
모처럼 나도 운다

딸아이가 네살때 어린이집반으로 돌아가고 싶단다
다섯살에도 벌써 그리운 것이 있구나
아이야 삶은 돌아갈수는 없어
그래도 그때 친구들이 보고싶으면 만나면 되지

상담을 업으로 삼은 선배에게 묻는다
`언니 나 심각한가?`
`너 건강하지. 잘웃고 잘울고 지금은 화나있고`

선물로 받은 호텔 상품권을 쓰려고 호텔 찻집 입구까지 갔다 그 으리으리한 분위기가 불편해 알라딘 중고서점에 찾아들어 이렇게 잡담한다

스물몇엔 이나이쯤엔 좀 좋은 인간이 되려나 했더니 소심하고 단순하고

몇년째 다짐은 면허를 따고 다시 홀로 길에 나서는 것

그리고 철들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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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6-07-18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 드려요. 철들지 않기를, 저도 기원합니다.

머큐리 2016-07-18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이셨구나..ㅎㅎ
항상 건강하시고~~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