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동료가 친박집회에 나가서 페이스북에 올린걸 봤다. 속이 미쓱하다.
JTBC 토론회를 보다 한대만 톡 때리고 싶은건
딱 한캔한 맥주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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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지난 십년 참으로 고통스러웠다.

사기꾼이, 독재자의 딸이 연이어 대통령이 되어 부끄러웠고

국토는 4대강으로 찢기였고, 

친재벌 친토목으로 일관했던 정책으로 

'평범'한 사람들은 티비 드라마에서 조차 사라졌다.


문득 김대중 노무현 정부때를 떠올린다.

김대중에겐 IMF 폭탄이 떨어져있었고,

노무현 정부에겐 정책보고서 하나 건낼 역량있는 진보연구소조차 없었다.


이명박근혜 정부 10년, 과연 우리의 실력은 얼마만큼 달라졌을까?

저 아귀같은 언론을 비롯 부패정권의 부역자들이 이제와 낯빛을 바꿀지, 

한줌 남은 권력이라도 부여잡으로 발버둥칠런지,


도려내고, 멱살을 잡아끌고 나아갈 실력이 있는가.


오랜만에 민중가요들을 흥얼거리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한다면 한다 비웃지마라 약속은 지킨다.


아직도 가라앉아 있는 세월호를 가슴에 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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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7-03-10 1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에가서 재고 정리해서 탄핵기념 책 무료배포 이벤트 진행하겠습니다.
 

좋아하는 일본 각본가중 사카모토 유지가 있다. 인간관계의 미묘한 부분을 잘 잡아낸다.


최근 시작한 그의 작품 콰르텟(4중주)에서 네남여가 닭튀김을 먹는 장면에 이런 대화가 오간다.

남자 A와 여자 A가 닭튀김 옆에 놓여있던 레몬을 뿌린다.

그러자 남자 B가 화를 낸다. 

"왜 묻지도 않고 뿌리죠? 개인접시에다 뿌리면 되잖아요. 한번 뿌리면 되돌릴 수가 없잖아요."


여기까지는 찍먹파와 부어파의 흔한 대결이다.

남자 A "그럼 '레몬 뿌릴까요?'라고 먼저 물으면 되는거예요?"

남자 B "아니 그건 뿌린다는걸 기정사실화 하는 질문이잖아요."

여자 B "'레몬 있네요'가 좋아요. '레몬 뿌릴까요?'는 '네'라고 대답해야할거 같아요"


뭐랄까 내가 생각하는 세련된 사람은 '레몬 있네요' 같은 말을 생각해내는 사람이다.

달변은 전혀 부럽지 않은데 가지고 싶다 저런 인식.


여자 B가 집나간 남편에 대해 이런 말을 한다.

 

여자B는 결혼한지 삼년째 될때까지 남편이 뭘좋아하나 살피며 요리를 한다.

남편이 닭튀김을 너무 맛있게 먹길래 자주 해줬다.


그런던 어느날 우연히 술집에서 근처에 앉게되어 남편과 직장후배의 대화를 엿듣게 된다.

그녀는 닭튀김에 언제나 레몬을 뿌려왔는데 남편은 사실 레몬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녀에겐 단한번도 그런 말을 한적이 없는데.

그 순간 그녀는 그를 용서할 수 없었단다.

과연 그것은 남편의 배려일까?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세요?'란 직장후배의 물음에

'사랑해, 그런데 좋아하지는 않아.'라고 답한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종종 일어나지만

그런 사람과 살아야한다는 건 꽤나 불편한 일일듯.


부부란 레몬을 싫어한다는 것보다 더 사소한 일을 숨긴 걸로도

영원히 멀어질 수 있는 헤어질 수 있는 가족이니까.


참으로 번거로운 관계라 그토록 성공하는 자가 드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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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1 1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06 1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주말에 느즈막히 일어나 홍차를 우려 제일 좋아하는 찻잔에 따라들고, 쳐박아뒀던 한겨레21을 들었다. 딸아이는 동물농장을 보고 있고, 그걸 안들을려고 쓴 헤드셋엔 박효신의 야생화가 흐르고 있었다... (나는 글을 읽으며 음악을 듣는 종류의 인간이 전혀 아니지만 가족속의 고독을 만들기위한 조치다) 그런데 제일 앞 편집자의 글을 읽는데 눈물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해서 갑자기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다... 박근혜나 최순실, 김기춘에게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꼼짝없이 가만히 있었을 '우리' 에게 서럽고 서러운 일이다. 상처다. 


 대학때부터 쭉 녹색평론을 구독해온, 내 머리속의 절반은 녹색평론이 만든 인간인바, 기본소득에 대한 언급은 좀더 절박해야한다고 본다. 얼마전 내 블로그에 찾아온 일베에게 내가 충격받은 것은 그 아이가 사람의 죽음을 대하는 기계적 자세였다. 순종하면 목숨을 잃으니 거리에 나섰는데, 거리에 나섰다고 사람을 때려죽였는데, 어떠한 동감이 없다는 것이 놀라웠다. 나쁜 일자리, 미친듯한 사교육 열풍, 절대로(석유혁명같은게 다시 일어나지 않는한) 줄어만드는 일자리... 불행한 시절이다. 이 불행은 인간이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고민하지 않는다면 점점더 커져만 갈 뿐이다. 


 당신의 완벽한 1년은 새해에 읽기에 완벽한 주제다. 삶에서 내게 소중한 것을 먼저 행하라. 좋은 이야기다. 나의 소중함은 '주말아침 늦잠후 책읽기'이지만 내 딸아이의 소중함은 '엄마가 일찍 일어나서 나와 놀아주기'라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삶이란 참 복잡한 것이다. 그래도 한가지 구태의연한 교훈을 다시 되새기니 남의 인생에 대해 함부로 평하는 말은 내뱉지 말자는 것이다. 이 부유한 유한층 남자가 어려서 엄마가 저를 버렸다고 마흔이 넘도록 사춘기적 정서를 유지한 것에 대해 나는 다소 빈정이 상했고, 행동력 강한 긍정몬스터인 여주인공의 조바심은 너무나 이해가 되지만 나역시 그런 인간이라 나의 약점을 보는 듯해 화가 치밀었으며, 아침드라마 못지 않게 남녀주인공의 만남이 아슬아슬하게 자꾸만 빗나가는 것에 짜증이 돋우기도 했지만, 술술 읽히는 책임에는 틀림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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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기모형은 안타깝게도 이시리즈중에 가장 심드렁하게 보고 말았다. 동시리즈의 드라마에 완전히 동일한 에피가 들어가기도 했고, 인형이라는 소재의 특성상 시각화된 드라마와 잘 맞았다. 책값을 생각하니 가슴이.... 그래도 아래 모형만들기의 정의처럼 뭔가 이작가의 설명은 내가 절대로 생각 못할 방향인데 매우 적절하다.


"왜 모델을 제작하려고, 다시 말해 모방하려는 거죠?" (중략)


"맨 처음은 단순한 소유욕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요, 마음에 든 것, 멋진 것, 근사한 것을 내 곁에 두고 싶다. 하지만 실물을 살 수 없거나 혹은 이미 소실됐거나 소실되어가는 중일 수도 있어요. 그걸 붙잡아 간직하고 싶다. 그건 사진을 찍거나 그림을 그리는 동기와 똑같을지 모르겠지만 역시 실물은 3D니까요. 게다가 만드는 행위라고 할까, 그 공작과정 중에서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일 수도 있고요. 제작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 자체에도 모형, 아니 창작의 모든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이 단계에까지 이르면 이미 첫 동기에서 조금은 벗어난 상태죠. 이유가 달라지는 거예요. 소유욕이 중심적인 동기인가 하면 역시 그건 아니에요. 왜냐하면 모형이 완성되면 제정신을 차리게 되거든요. 질려버리는 거죠. 이거 모순이죠? 완성이 됐는데 만족할 수가 없으니까요. 완성품을 바라봐도 역시 제작에 들였던 시간이랄까, 그때의 감촉이 떠올라요. 어떤 의미에서 완성품에는 그만한 기능밖에 남아 있지 않게 된다는 거죠. 결국 한창 만들고 있을 때에만 소유하고 있다는 실감을 느낀다. 어때요? 알겠어요?" (중략)


"으음, 간단한 말로 환원하자면 사랑의 행위예요." (중략)

"공작하는 순간은 섹스와 똑같아요. 완성한 뒤에는 뭐가 남죠? 아기? 달리 뭐가 있나요? 즉 그거뿐이죠? 근데 갖고 싶었던 건 그게 아니잖아요. 틀렸나?"

작가가 이공계쪽 석사인가 박산가라고 했는데, 이 시리즈 전반에 온갖 사물과 사회현상에 대한 정의들을 보고 있자면 사회학을 했어도 아주 참신하고 좋은 학자가 됐을거 같다. 


이사카 고타로의 연애단편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는 뭐랄까 이런 종류의 일본소설답게 소소하고 문득 따뜻한 이야기다. 하나 아쉬운 것은 너무 무난해 좀더 재기발랄해도 좋았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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