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고 앤마리의 2002를 듣고 b.b. king을 듣는다.

치열하지 못할 바에는 죽어버리겠다 

김남주가 루쉰의 글이 심장에 박히던 스물.

그때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시의 제목을 보고 

삶의 반도 살아내기 전에 저 시인은 어쩌자고 불꺼진 잿더미를 뒤지는 것 같은

글을 쓰는가 생각했다.

얼마전에 만나이로도 꼼짝없이 마흔을 맞은 내가

그녀의 시를 보며 삶의 고단함을 함께 서글퍼한다.

치열하게 살자고 생각한 것도 아닌데

사그라드는 부모를 

가까운듯 더이상 가깝지 않은 지인들을

원치않은 온갖 종류의 삶을 겪어내느라

녹초가 되고 마는 것이다.

이 나이들어 죽어가는 과정이야 말로 아담과 이브에게 신이 준 형벌인가.


6. 토요일 오후 

상품을 주문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먹고 말하고 피우며

허무를 태워 없애는 입술


55년 벌리고 닫느라 늘어진 입구


아름다움이 썩는 냄새를 맡은 적 있니? 

향기가 진할수록 서러운 거야.


7. 오래된 일기

지겨운 이 땅을 나는 떠나지 못했다

답답한 문학 동네를 벗어나지 못했다

징그러운 내 가족을 아직 버리지 않았다


- [오래된] 中


[예정에 없던 음주]


위로받고 싶을 때만

누군가를 찾아가,

위로하는 척했다


빌어먹을 귀빠진 날 즈음의 몰아쓰는 몇가지 일기


3개월여의 세무조사 수감 거의 완료, 해방을 외치려는데 수억원짜리 세무검토 또다시 

아........................ 죄가 많아 이걸로 먹고살지 내가...


[무엇이든 가능하다]를 읽고 있는데 이걸 읽기 전에 루시바턴을 읽었어야 했구나. 지금이라도 그만읽고 먼저 사서 읽을까?

제일 좋아하는 bl만화 동급생을 모처럼 봐야지.

박효신 콘서트 얘기도 써야지. 음.... 3년전 꿈콘이 더 좋았다.

영화 클래식이 태국에서 리메이크됐네. 보고싶다. 쇼프로그램 MC보던 어린 친구가 벌써 다자라서 이런 영화 주연을 하는구나. 괜스레 남으 자식 대견

무엇보다 마흔기념으로 건강검진 꼭 받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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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9-07-24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라에서 만 마흔에 받는 검진을 생의전환기 건강검진이라 한다는데 생의 흐림이 전환되어서 더 나빠질거라는 걸 이렇게 분명히 말해주는걸까! 제길
 

취직을 하고 십여년을 이용해오던 의류사이트가 국내생산을 올해부터 중단했다. 충격. 패턴이나 재봉이 팔다리가 짧은 나로서는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아쉽다.


이용하던 미용실이 이전했다. 미용실 유랑중. 남자머리만큼 짧은 내머리 커트비용이 왜 서너배나 가격이 차이날까?


이와중에 십여년 덕질하던 그룹마저 해체를 예고하니 뭔가 안타깝고 그립다.

화양연화나 오랜만에 볼까.


아.... 실수로 <시노부의 보석상자 8>을 사버렸다. 정말 이렇게까지 스토리의 진전이 더딘 책은 너무 오랜만이라 절대 9는 사지 말아야지.


그러니까 테드창의 <숨>을 사는 김에 샀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를 말하라고 하면 언제나 순위안에 그의 이름을 떠올린다. 모처럼의 반가운 일. <프리모레비의 말>과 더불어 얼른 퇴근해서 읽고 싶다. 동동동동


벌써 SIDANCE2019 홍보물이 왔다. 성의 경계선은 허물어지고, 순수 예술의 순수를 비웃는다. 하기사 최근 BL(보이즈러브)드라마 조차 나의 고교시절과는 확연이 다르다. 예전엔 엄청 무겁고 관계가 폭력적이었다면 요즘은 평범한 로맨스물처럼 보인다. 하기사 커밍아웃했다고 연기자를 짤랐던 그레이아니토미에도 게이커플이 나오니.


삼년만에 하는 박효신 콘서트표 면봉자리를 겨우 하나 차지한다. 표가 놀라운 속도로 매진 되는 것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 내가 느린 것인가 남들이 빠른 것인가, 전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매크로인가. 아직도 내 휴대폰 바탕화면은 3년전 박효신의 꿈콘, 무대가 종합예술임을 느끼게 했던 멋진 콘서트라 이번도 기대해 보니다.


작년여름을 겪고 겁을 잔뜩먹고 이번달에 에어컨을 샀다. 미안하다 환경아, 나도 좀 살자.


참, 딸아이는 뜻밖에도 나와 시외우기를 재미있어한다. 단지 무언가를 외우기에 내 머리가 굳어 어려울뿐.


생존기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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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었다.
기차역이 있는 바닷가 마을
첫사랑과 다니던 뒷동산, 절집
좁디좁은 골목길에 맞잡았던
너의 커다란 손
떠나던 날 본 너의 등

이작품이 끝나 외로웠다.
소녀가 여자가 되고 마을을 떠나 서글펐다.
다시 한번 고향역을 떠나야하는 날인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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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9-05-03 2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꽃을보며 달이 예쁘다 술이 달다 하고픈 밤이다. 다다이마 오카이리.
 

딸 : 엄마 어린이날이 뭐야?
나 : 어린이가 얼마나 귀한 존잰지 모두가 생각해보는 날이야. 그런데 인간은 다 귀하지.
딸 : 그렇지. 동물들도 다 귀해.

딸은 내가 인간은 귀하다고 말하면 언제나 동물도 귀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멸종동물과 지구사막화를 함께 슬퍼했다.

슬픈 동화, 착한괴물쿠마를 읽고 생김새와 착하고 나쁜것은 상관없다는 이야기를 나눈다.

뉴스를 보고 한숨을 쉬고,

인간은 나이가 든다고 더현명해지진 않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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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9-04-20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전 회사회식자리에서 우리어머니가 따뜻한 밥을 먹으라고 고등학교 삼년을 점심때 도시락을 가져다 준 이야기를 하며, 어떤 삶을 살아왔기에 쟤들은 저렇게까지 여자를 혐오하게 되었을까 상상이 되지않는다고 말했다. 사랑도 모르는 찌질한 것들.
 

아이가 만들기교실에 가고 레스를 읽기로한다.
예전에 나는 책에 메모나 접기등을 거침없이 하는 편이었는데, 알라딘에 중고판매가 시작되고부턴 팔 책은 조심스럽게 읽는다.

레스는 첫세장을 읽고 모퉁이를 접었다.
그렇다 나는 모처럼 간직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났다.
예전에 페미니즘의 도전을 여러번 읽었는데 그때마다 줄친부위가 달라 나중에 보니 거의 전체가 쳐진 적이 기억났다. 그렇다 나는 지금 이책에 온갖 문장들이 옮겨적고 싶다.

여러 장면 속에 나를 보며 감탄 감탄 중에
아 이런 아이를 데리러 가야할 시간이군.
인생.


예전에, 레스가 이십대였던 어느 날에 그와 이야기를 나누던 어느 시인이 화분에 담배를 눌러 끄며 말했다. "넌 껍질이 없는 사람 같아." 시인이 그딴 소리를 했다. 대중 앞에서 자기 살가죽을 뒤집어 까는 게 직업인 사람이, 그가, 키가 크고 젊고 희망이 가득한 아서 레스가 껍질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이었다. "넌 에지를 키워야 돼." 예전에는 오랜 라이벌 카를로스가 계속해서 그 말을 해댔지만 레스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못되게 굴라는 건가? 아니, 그 말은 보호책을 갖추라는, 세상에 맞서는 갑옷을 입으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사람이 에지를 ‘키울‘ 수가 있나? 유머감각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듯이 말이다. (중략)
뭐든 간에 레스는 전혀 배우지 못했다. 그가 사십대쯤에 해낼 수 있었던 일은 껍질이 무른 게의 투명한 등딱지와 비슷한 자기 감각을 어느 정도 길러내는 것 뿐이었다. -12쪽

뜨뜻미지근한 평론이나 무심한 모욕은 더 이상 그에게 상처를 줄 수 없었지만 실연은, 진짜 진정한 실연은 그의 얇은 가죽을 뚫고 예전과 똑같은 색조의 피를 낼 수 있었다. 아주 많은 것들- 철학, 급진주의, 기타 여러 패스트푸드 -이 지겨워지는 중년에 실연만은 어쩌면 그다지도 계속 따끔할 수 있을까? 그건 아마 레스가 계속 실연의 새로운 원천을 발견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바보 같은 어린 시절의 두려움도 그가 회피했을 뿐 사라진 건 아니었다 -12~13쪽

그들이, 그들 중 여러 명이 괜찮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괜찮았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사랑에 빠져봤다면 ‘괜찮은‘ 사람과는 살 수 없다. 그건 혼자 사는 것보다 못하다.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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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4-20 17: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살까말까 망설이던 중이었는데 사겠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19-04-22 12:28   좋아요 0 | URL
재밌게 읽으셔야 될텐데. 글이 재치있어요. 영어로 읽어보고 싶어요.

테레사 2019-05-24 1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는 중...ㅎㅎ 노년의 삶이 어떤지 궁금해서...이제 노년을 걱정해야 할 나이라...세상 살 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게..어쩌면 좋은 일인지도, 기쁜 일인지도..

무해한모리군 2019-05-24 16:45   좋아요 0 | URL
저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들이 더 많다는게 때로 너무 아득하게 느껴져요. 거울속에 나이들어가는 제가 때로 낯설고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