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부스러기
-그림자조각
-갓구운 달빛
-태양으로부터 드리워진 부드러운 빛의 붓질
-나는 원래 속죄의 전문가
-나이 어린 신(神)의 어리광처럼 눈발이 흩날리고 있다
커피를 마시고 밥을 앉히고,
어제 몇 페이지 남기고 잠든 이 책을 마저 다 읽었다.
재미있다.
그리고서,
주문 당일 배송되어 온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위의 말 사냥은 바로 여기에서 이루어진 것.
어둠 + 부스러기 --> 어둠부스러기
그림자 + 조각 --> 그림자조각
갓구운 + 달빛 -->갓구운 달빛
빛 + 붓질 --> 빛의 붓질
관계 없어 보이는 두 낱말이 모여 새로운 조합의 시어가 탄생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낱말을, 글을, 꼭 판에 박힌 용법으로 써야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도 좋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몇 페이지나 넘겼던가. 밥솥의 추가 딸각거리는 소리에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났다. 아찔,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