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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란, '느낌'의 산물이 아니라 '사유'의 산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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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11-29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요? 사유의 산물... 저번에 신경림 시인 특강 이야기를 들었는데, 시어 하나하나를 생각하면서 시를 쓰신다고 하더라구요. 그런걸 보면 사유의 산물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시를 읽을 때는 사유하기가 참... 곤란하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데, 이런걸 보면 시는 느낌의 산물 같기도 하구요. 잘 모르겠네요 ㅎㅎ;

hnine 2011-11-29 13:05   좋아요 0 | URL
제가 어느 사이트에 올린 시를 보고 어느 시인께서 평에 그렇게 써주셨더라고요. 사유의 굴곡이 더 드러나게 썼으면 좋겠다고요.
직감이나 느낌이 시를 쓰는 시작점이 될 수는 있어도 그것만으로 마무리되어서는 안되겠구나, 자기 성찰과 사유가 들어가야 하는구나, 저는 그렇게 해석을 했답니다. 느낌의 산물이자 사유의 산물. 이렇게 말해야 더 맞겠네요.

프레이야 2011-11-29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는 사유의 산물! 공감되는 말이에요.
그래서 시 쓰기는 아주 어려운 일이지요.
어려워요. 그래서 전 엄두도 못 낸답니다.
나인님의 시는 참 좋던데요 전. 사유의 굴곡이 더 드러나게라..좋은 어드바이스 같아요.

hnine 2011-11-30 06:59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공감해주시는군요.
순간 떠오른 느낌을 짧은 글로 나타낸 글, 단순히 시를 그렇게 알고 있기 쉬운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말씀을 듣고 썼어요. 생각의 깊이, 사유의 굴곡이 더 드러나게 썼으면 좋겠다는 평이요. 수필을 쓸 때도 마찬가지겠지요?

숲노래 2011-11-29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이 낳은 선물, 참 좋은 말이에요.

hnine 2011-11-30 07:00   좋아요 0 | URL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닌데, 전 대체로 쓸데 없는 생각, 마무리 짓지 못하는 생각을 주로 하는 경향이 있어요 ㅋㅋ
 

 

아무리 그렇다고 

 

 

내가 시험 못 본 날
부모님 나란히 앉아
나를 혼낸다. 

   

화가 난 어머니
무심코 하신 말  

 

야,
너 그렇게 공부 안 할 거면
학교 가지 말고 농사나 지어.  

 

이십 년째
농사밖에 모르는 아버지
뚱그런 눈으로 쳐다보시더니 

 

차라리 나를 혼내지 그려,
아무리 그렇다고. 

 

- 윤  일호 -

   

개미의 장례식 

 

 

녹은 아이스크림에 쓸려
개미들이 까무룩 죽어 있습니다. 

 

두나랑 채린이가
도란거리며 지나갑니다. 

 

자전거 탄 관호가
쌔앵 달려갑니다. 

 

장 봐 오는 한나 엄마도
바삐 걸어갑니다. 

 

바람이 혼자
나뭇잎 한 장 가져다
가만히 덮어줍니다.  


- 박  소명 -

 

이사한 주소로 처음 받은 우편물은 정기 구독하는 어린이 동시 격월간지. 

잡지에 실린 동시를 읽다가
마음을 울렁거리게 하는 작품이 있어 옮겨 놓는다.

"바람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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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11-23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제가 받은 문자네요
이사 잘 하셨어요?

hnine 2011-11-24 05:03   좋아요 0 | URL
문자로 시를 받으셨다는 말씀??
염려해주신 덕분에 이사는 잘 마쳤습니다. 정리만이 남아있답니다. 오늘 책장 주문한 것이 들어오고, 액자들을 자리 찾아 걸고 나면 좀 정리가 될 것 같아요.

2011-11-24 0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24 0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11-24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하셨군요, 몸살 나지 않게 조금씩 정리하세요!
오늘도 바람이 차서 다들 감기 조심해야겠어요.

저도 가끔은 남편한테 하고픈 말을 아들에게 하고 있더라고요.^^

hnine 2011-11-25 06:02   좋아요 0 | URL
몸살날만큼 바지런히 정리도 못하고 있어요. 몸이 마음을 못따라가는지 느릿느릿, 어수선한대로 벌써 나흘밤을 새집에서 보냈네요.
동시라고는 하지만 어른들에게 더 큰 울림을 줄 것 같은 시들이 많아요. 위의 시들도 그런 것 같은데, 사실 초등학교 아이들이 뽑은 시라네요. '동시마중'이라는 동시 격월간지에 실린 시랍니다.

마녀고양이 2011-11-24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 잘 하셨군요.
날이 차지기 전에 하셔서 다행이예요.

"차라리 나를 혼내지 그려", 요즘 FTA의 농어민 시위와 관련해서
가슴이 뭉클합니다. 제가 음식물을 공급받는 언니네텃밭의 언니들이 엄청 걱정하시는걸 들었거든요.... ㅠㅠ

hnine 2011-11-25 06:05   좋아요 0 | URL
이사는 잘 했는데 이사후 정리를 아직 다 못했어요.
예전 집이 무척 추운 집이어서 이곳은 밖의 기온을 잊게해줄만큼 따뜻해서 좋아요.
FTA를 반대하는 것도 우리, 결국 염려하던대로 흘러가는 세태를 타고마는 것도 우리, 속는 것도 우리, 속이는 것도 우리...에효...

2011-11-24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25 06: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잘라 2011-11-25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미의 장례식.. 뭉클해서 읽고 또 읽고 세 번 읽고 갑니다.(그래도 외워지진 않아요.ㅠㅠ)
아직 영하로 떨어지지 않았는데 그래도 엄청 추워요. 따뜻한 집으로 가셨다고 해서 정말 정말 잘됐어요.^^


hnine 2011-11-25 11:56   좋아요 0 | URL
메리포핀스님, 대전 오실 일 있으시면 놀러오세요 ^^
 

 

 

말하지 않아도 돼, 모르는 것처럼 

  

                                           문  경 화

 

신호를 기다리려 건널목 앞에 서 있는데
옆의 아가씨가 눈물을 흘린다.
흘깃, 저리 예쁘고 젊은 아가씨가
꽃다운 나이에 길가에서 눈물을 흘리다니,
실연을 한 게야 하는 통속적인 생각이 스친다.
눈물을 참으려는 듯 꿀꺽 삼키는 그녀. 

 

이런, 
너무 쳐다보면 곤란해 할 텐데...
사연이야 달라도,
나도 저리 울고 다녔던 순간이 있었는데... 

 

그때, 내 주변 사람들은 어찌 그리
눈치 한번 안 주고 나를 스치고 갔을까.
정말 내 눈물을 못 본 걸까.
아니면,
나보다 먼저 아파봐서그 마음 모르는 척 헤아려 준 걸까. 

 

 

인생은 아름다워 

 

                                         문  경 화

 

인생이 아름답지 않다는 결론에 우린 동의했습니다. 그러나 그 말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우리 머리 위에는 별 하나가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절판인 시집. 상품 넣기 하려고 하니 다른 시집의 이미지가 잘못 연결되어 있길래 다른 사이트에서 이미지를 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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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제

 





제일 탐나는 것은 항상
제일 높은 곳에 달려 있는 것
낮은 가지에 달려 있는 것도

물론 있지만
관심 없어

저기

손도 닿지 않을 까마득한 곳
제일 탐나는 것은
저기 달린
저 열매
 

 

나는
나무의 어디쯤 달린 열매일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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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1-04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겐 하늘 높은 감은 아주 신 감~
손에 닿는 것만 내꺼~ 하고 사는데, 이번에는 좀 높은 감이 탐나서 고생 중이예요. 아하하.

hnine 2011-11-04 12:03   좋아요 0 | URL
긴 장대가 필요하겠네요. 높은 감을 따려면요 ^^
감나무는 가지가 약해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것은 위험하대요.

무스탕 2011-11-04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일 높은 곳에 달린 감은 까치 먹이니까 일찌감치 포기하세요. ㅎㅎㅎ

hnine 2011-11-05 11:35   좋아요 0 | URL
그럼요, 그래야지요.
역시 무스탕님식의 웃음촉발 댓글입니다. 복잡함을 단방에 날려버리는! ^^

잘잘라 2011-11-04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에 감나무는 참 유혹적이예요.
높으나 낮으나 한 개 따 먹고 싶은 감!^^

hnine 2011-11-04 17:48   좋아요 0 | URL
남이 따놓은 감, 돈 주고 사서 오늘도 저는 세 개나 먹었습니다.
원래 감 별로 안 좋아했었는데 올해는 감이 참 달아요.
감나무의 감은 잎이 다 떨어지고 난 다음에도 저렇게 나무에 달려있어 더 눈에 뜨이나봐요. 동양화 중에도 다른 과일나무를 그린 그림보다 감나무를 그린 그림이 많더라고요.

순오기 2011-11-04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린 제일 높은데 있는 건 까치밥으로 남겨두었어요~~~^^
나는 그냥 손닿는 곳에 있는 열매 할래요~~

hnine 2011-11-05 11:34   좋아요 0 | URL
사실 글을 올린 후에 사진은 나중에 내용과 관련있다 싶어서 올렸어요. 그러니까 글 중의 '열매'는 일종의 비유이지요. 원래 인간이란 자기 손에 쥔 것은 안 보고, 손 안 닿는 곳에 있는 것들을 탐내잖아요? (나만 그런가? ^^)

숲노래 2011-11-04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높은 곳 열매가 소담스럽다면
새가 되어야겠네요~

hnine 2011-11-05 11:34   좋아요 0 | URL
저의 욕심이지요. 높은 곳의 열매를 탐내는 것이요.
그런데 까치밥이라는 것이요, 어차피 따기 어려운 위치이니까 까치를 위해 남겨두는 것처럼 말한 것은 아닐까, 그것 역시 인간의 위선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여우의 신포도 처럼요.

전호인 2011-11-05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독 빛나거나 시선집중되는 눞은 곳도 좋겠지만 누구나 손닿으면 맞잡을 수 있는 곳에서 많은이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빛남보다 따스함을 주는 것이 더 행복스러울 것 같아서요ㅎㅎ

hnine 2011-11-06 10:37   좋아요 0 | URL
시선은 못 받더라도 빛남보다 따스함을...좋은 말이네요.

하늘바람 2011-11-05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쩜 아주 낮은 곳에 있는게 탐날지도 모른다는 생각했어요. 하지만 설마 내가 원하는게 그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지나치는 거 아닐까 하는
멋진 사진과 시
가을이 익어가네요

hnine 2011-11-06 10:39   좋아요 0 | URL
가을인데 어제는 낮에 꽤 따뜻하던걸요? 따뜻한 정도가 아니라 전 짧은 소매 옷 입고 돌아다녔답니다. 요즘 폐렴이 유행이라는데 조심해야겠어요.
 

 

 

  

인생은 아름다워

 

 



 

인생은 아름다워

라고 말해야 하는 이유는

인생이 아름답지만은 않기 때문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라고 주문처럼 중얼거리는 이유는
뜻만으로 길이 생기지 않기 때문 




내일은 더 좋은 날이 될거야
라며 마무리를 해야하는 이유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  

 

 

 

 

 

 

 

 

인생이 진흙탕 같은 순간에도 

미련스럽게
꿋꿋하게
아무 생각 없어보이는 듯
살아내는 그 모습이 아름답다는 생각 

  

인생 그것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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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사르 2011-10-23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이 시 좋아요. 김훈의 소설을 읽을 때 제가 받는 느낌이 이것과 꼭같은 거 같애요. 인생 그것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공감 백 배.

hnine 2011-10-23 14:26   좋아요 0 | URL
저렇게 생각하지 않는 분들도 많이 계실텐데 좀 쭈빗거리다가 그냥 올렸어요.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영화를 봐도 그렇고 인생을 살아내는 모습이 눈물겨워 아름답다고 표현했을 뿐이지 인생 자체는 가시밭길에 더 가깝지 않나? 제 모자란 생각에는 그렇거든요.
제가 좀 회의적이고 염세적이긴 합니다. 그러니 꿋꿋하기라도 하려고요 ^^

잘잘라 2011-10-23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렇네요. 인생이 진흙탕 같은 순간에도 미련스럽게 꿋꿋하게!!!

hnine 2011-10-23 21:00   좋아요 0 | URL
원래 '시궁창'이라고 썼다가 지우고 '진흙탕'으로 고쳤어요 ^^
진훍탕이어도, 시궁창이어도, 계속 가 보는 겁니다.

비로그인 2011-10-23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공감 백 배에요... 달사르님은 김훈의 소설을 읽을 때 그렇다고 하셨는데, 저는 다르덴 형제의 영화를 볼 때 그래요. 근데 또 까먹는다는 거... 잊지 않아야 하는데!

hnine 2011-10-23 22:56   좋아요 0 | URL
까먹는건 당연하고요, 이제 까먹는 횟수가 점점 늘어가요 ㅠㅠ
나이가 쪼금 들어가니, 그냥 저런 글이 막 써져요. 시(詩)라고 하기엔 부끄럽고요.

프레이야 2011-10-23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님, 시가 점점 더 좋아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정말 님의 시를 그대로 말해주는 영화였어요.
네, 인생이 아름다운 건 그래서였네요.

hnine 2011-10-23 22:59   좋아요 0 | URL
시라고 생각하고 쓴 건 아니고 행을 짧게 쓴 일기라고나 할까...그렇게 끄적거렸는데 써놓고 보니 모양새는 시 같아서 그냥 시 카테고리에 넣어버렸네요 ^^
인생은 정~말 아름다운 거라고, 곱고 우아하게 말하고 싶은데 아직까지는 저게 저의 생각이랍니다. 앞으로 혹시 바뀔까요?

마녀고양이 2011-10-24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항상 고통은 함께 따라다닌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대로.
하지만, 참 슬퍼요.. 문득.

hnine 2011-10-24 21:47   좋아요 0 | URL
딱 떨어지는 답이 없는 문제들이 있더라고요. 그런 문제에 매달려 웃었다 울었다 하는게 무슨 소용인가 싶어요.
그것보다 더 의미있는 것은 어찌되었든 간에 주어진 삶을 묵묵히 살아내는 것 아닐까 생각했어요.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은, 그런 마음의 equilibrium 상태를 저는 꿈꿔요 감히.

하늘바람 2011-10-27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저도 생각해보다 고개를 끄덕입니다

hnine 2011-10-28 08:13   좋아요 0 | URL
전 그냥 이렇게 인정해버리면 훨씬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