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감기증상이 도졌어요..목이 따끔거리고 후들거리며 춥고..하지만 남푠이 온다는 걸 염두에 두고 청소를 일삼았습니다..애들한테 떼떼떼 거리며 치우라고 소리소리하고요.에구..
밤늦게까지 책보다 잤기땜에 당연 필수코스로다가 늦잠을 잤지요..그리고 안방(지금은 딸래미방)은 무쟈게 훈훈하거든요..남푠이 없는동안 그방에서 셋이 같이 잤답니다.셋다 무지 무서움이 많기에..거기 드러누워있으면 무한정 잠이 쏟아집니다(딸래미가 방과후에 집에 돌아와 복습할때 조는것도 당연하다고 생각될정도.ㅋㅋㅋ) 이런 일요일 아침이면 으례 딸래미는 지가 엄마인척 한답니다..오빠가 배고프단 소리에 어찌하나 가만히 눈감고 듣고 있으려니.. "엄마! 오빠가 배고프데요.빵줘도 돼요?"한다. 난 잠에 취한척 "응~~~"하고..ㅋㅋㅋ
근데 이 아들넘..빵이 싫타고.....거참...일요일 아침에 반항을 하다뉘~~ 자기는 무조건 밥이 좋단다..딸래미가 " 엄마 오빠는 밥을 달라는데요.김치랑 줘도 돼요?"한다..또 "응~~~"하고 뒤척거리다 잠 다깬 나 불량엄마는 그제사 꾸역꾸역 일어났다..아이들은 어젯저녁 놀다가 놓친 스펀지를 볼려고 후다닥 김치와 밥을 마구마구 먹는다..그런데 반응은 예상외로 맛있다는 거다..정말로??? 음..아이들에게 화려한 반찬을 극구 절제 했더니 이제사 효과가 나타나는군..헤헤..그런 소박한 반찬이 좋은거야..이건 완죤 자기식대로 생각하는 해피포터아줌마..쪼끔 미안하기도 했다..하지만 뭐 일주일 봉사했으니 너희도 하루쯤 봐주라하는 심정으로 기냥 눈 딱감았다..내친김에 딸래미에게 " 엄마커피~~~" 라고 했더니 좋다고 커피그득하고 그 맛없다는 빵을 담아온다..히히히...그래서 애들이랑 스펀지를 보며 난 그것들을 홀짝홀짝 먹었다.
그렇게 아침을 보내다가 눈내리는 걸 마치 보물이라도 발견한양 떠들어대는 아들넘이 당장 나가자고 졸라댄다..에고 좀만 기달려봐 쌓여야 눈싸움이라도 할꺼 아니니? 하고 진정시키고 당장 비행기로 날아올 남푠이 걱정이 되었따..눈이 진짜로 펑펑내렸기에...그래서 생전 해본적도 없는 국제전화를 해보려고 이리저리 검색해봤더니 가입안해도 휴대폰으론 전활 할 수 있다고 해서 00388로 국가번호도 검색해서 번호를 눌렀더니 없는 번호란다..대체 뭐가 잘못된걸까? 다른 00700이나 또다른 번호로도 해봐도 다 없는 국번이라네..이건 필시 내가 모르는 방법이 있구나 싶었다..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하고 001을 누르고..순서대로 번호를 넣었더니..와~~신호가 간다..드디어 해냈다 싶었다.하지만 들려오는 목소린 "헤~이~~++셔마,,어쩌구저쩌구.."에고 당황해서 얼른 종료버튼을 눌러버렸다..대체 무쉰일일까? 애들앞에서 정말 쪽팔려서리...에구 왜 난 그때까지 국제전화 한번 안해본거야..증말..결국은 알라딘에 들어와서 문자를 보냈더니..남푠의 전화가 왔다..에효...근데 그 짓을 하고 있는동안 눈은 뚝 그쳐있었다네...
오후에 남푠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아들이 환영선물을 준비했는데 장군의 귀환을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든 아주 웃기는 입체카드였다.ㅋㅋㅋ 남푠 웃겨서 뒤집어진다..
그.리.고! 대망의 선물증정시간..짜잔..남푠은 가기전에도 용정차에 대해 관심이 지대했었다..그래서 그거 두통과 다기셋트를 사가지고 왔다..근데 아무리봐도 그냥 애들 도자기체험하러가서 만든것 같은 진흙을 그냥 구워 그림만 쪼금 찍어서 구운 다기로 밖에 봐줄 수가 없는데 남푠은 극구 진짜래..철이 나온데...아마도 중국의 판매점에서 주인장의 말에 흠뻑 심취했었나보다..킥킥..아뭏든 그걸로 차도 마시공...우리나라 녹차완 달리 구수한 맛이었다.
넌지시 오늘저녁은 니가 사라고 하길래 뭐 그런것쯤이야 이렇게 일찍온것도 고마운데 말이지...자잘한 애들 선물들..그걸 애들에게 보여주다가 자꾸 나보고 이리로 와보란다..따라갔더니 품속에서 뭔 길쭉하고 날렵하게 생긴 지관을 꺼내준다.리본을 풀고 뚜껑을 열었더니 세상에나 분홍색 진주목걸이팔찌셋트가 들어있다..목걸이는 나의 취향에 맞게 팬던트형이었다.오마나..내가 지금껏 이걸 기대하고 있었다는걸 어캐 알았을까..햐~ 증말로 이쁘대...그것도 진짜라고 마구 우긴다..뭐 진짜면 어떻고 가짜면 어떤가..이런걸 나를 생각하며 사왔다는게 중요한 점이다. 어느새 내옆에 착 달라붙어 부러워하고 있는 딸래미와 아들래미...딸래미는 커서 지한테 물려줄꺼라는 약속을 받고서야 내옆을 떠났다.ㅋㅋㅋ
오모! 남푠! 오랫만에 이쁜짓 했네..증말로 싸랑해~~~
어제저녁은 정말로 오랫만에 배가 터지도록 생고기를 구워먹었다..계산을 할때서야 그날저녁은 내가 사기로 했다는걸 깨달았다..... 그래도 좋았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