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에 일어나서 달렸습니다..자동차로..
여기는 통영대교(해뜨는거 보고 올때 사진이어서 환하지요.)
다행스럽게도 1시간을 안달려도 바닷가에 갈 수 있는 곳에 살아서 올해엔 해맞이를 하려고 새벽댓바람부터 서둘렀습니다..
어젯밤에 준비해놓은 떡국용 국물과 떡,그릇,휴대용 가스렌지등 따뜻한 녹차한통들을 들고 집을 나섰지요..아직 깜깜한 새벽인데도 저희처럼 해맞이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답니다. 원래 가려던 곳은 세상에 어찌나 차들이 꼼짝을 안하는지 아쉽게도 차를 돌려야 했답니다..저희는 오붓이 가족끼리 해뜨는 걸 보고 싶었거든요..그래서 떡국준다는 삼천포대교니 거제니 다 마다하고 길을 알아두었는데..도저히 그런곳은 찾기 힘들었어요.
차를 돌려 달아공원쪽으로 길을 옮기다가 마리나 리조트 가까운 곳에 오니 곳곳에 전망 좋은 곳에는 벌써 차들이 주차를 해서 길이 번잡했구요..그래서 그냥 주위에 오다가 많이 본 바닷가로 내려갔답니다..한적한 바닷가..무더운 여름엔 해수욕장이었을 법한 곳을 발견했지요..저희처럼 가다가 그곳으로 들어온 분들도 더러 있더군요..모두 가족단위...간간히 학생들 무리도 보이구요..
아빠와 딸은 곧 떠오를 해를 기다리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7시 조금 넘으니 여명이 눈앞에 펼쳐졌답니다..붉어오는 하늘을 바라보노라니 어제까지만 해도 2006년이었다는게 실감이 안나고 2007년이 되었다는 것도 실감안났답니다. 큰아이가 애기였을때 일출을 보려고 동해로 갔을때가 생각나네요. 라면을 준비해갔던 우리부부는 해뜨는 모습을 기다리다기다리다 지쳐서 라면을 끓였고 라면이 익었나 간간히 보는 사이에 해가 홀라당 떠버려 아쉽게도 해가 힘차게 떠오르는 모습을 놓치고 말았지요..그때일을 두고두고 회상하면서 니잘못이니 니가 배고프다고 못살겠다했느니하며 투닥거렸었는데 올해에는 절대 그런일은 발생하지 말기를 기원하며 눈이 빠져라 쳐다보았답니다..
근데 일찍일어나면 왜그리 배가 빨리 고파오는 걸까요..해가뜨기 직전까지 아이들은 10번은 넘게 배고파서 못살겠다고 했구요..전 8시가 넘어야 떡국을 먹을 수 있다고 딱 잘라 말했답니다.메몰차게도.ㅋㅋㅋ
드디어 해가 떠올랐습니다..다행히도 날이 흐렸지만 선명하게 해뜨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요. 자 못보신 분들을 위해서 제가 사진을 찍어왔답니다!
이렇게 선명하게 떠오르던 해가 갑자기 구름사이로 몸을 숨기기 시작했지요.저걸 놓쳤다면.
해가 이렇게 되었답니다.ㅎㅎㅎ
여러분 해뜨는거 보며 소원 비셨나요? 올해는 제가 집안에서 이베란다 저베란다를 마구뛰어다니며 해뜨는거 본다고 소란 안피우게 해준 남푠한테 정말 고마웠습니다..고자리에 가만히 서서 소원빌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히~
참참참~
돌아오는길에 8시가 넘어버려서 아이들에게 약속한걸 지켜야 했기에 차를 갓길 쉼터에 세웠답니다. 왜 국도를 달리다보면 탁자와 벤치도 있고 나무도 조성되어있는곳 있지요? 그 아침에 차들이 쉴새없이 생생 지나가는 그 도로가에서 휴대용 가스렌지에 불키고 우리가족은 벤치에 앉아 떡국이 끓기를 기다렸지요.ㅋㅋㅋ 그사이 시내버스도 2대나 지나가고요. 해맞이를 하고온 모양인지 승용차, 트럭 할것없이 몇초마다 씽씽 지나가며 우리를 쳐다 보더군요.ㅋㅋㅋ
참 웃기는 가족이죠? 맞아요.지지리 궁상..하지만 배고프다는 아이들 입을 막으려면 이수 밖에 없답니다..정말로..하여튼 그 떡국을 아주 맛나게 저희가족은 배불리 먹었답니다..아들이 사람들이 자꾸 이상하게 쳐다보며 지나간다고 말하더군요..그래서 제가 그랬지요..그럼 너도 이상하게 쳐다봐주라고.... 하핫!
오늘아침 경남 통영에서 고성가는 그 길에서 통나무 탁자에서 추위에 떨며 스텐그릇에 스텐수저로 떡국을 호호불며 먹던 이상한 가족을 보신분은 맞아요..바로 우리 가족이랍니다..이름하야..황씨네 가족~~~
그리고 든든한 배를 부여잡고 오는길에 있는 고성 공룡나라 휴게소에서 아메리카노를 사이좋게 한잔...히히...참 즐거운 아침이었답니다...
이상 새해아침 황씨네 해맞이 행사였습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