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란 무엇인가
김경욱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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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거대한 농담의 축 위에서 후회와 후회와 후회로 굴러가는 것. 밀란 쿤데라의 농담이 생각났다. 이것은 김경욱 식의 씁쓸한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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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오브 러브
아리 포신 감독, 아네트 베닝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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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랑했던 사람을 '또' 사랑하면서도 이토록 가슴 벅차고 설레일 수 있다. 정말 그렇다.
2. 그러나 나는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사랑한다. 당신에게 '당신이 아닌' 다른 어떤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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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4-11-04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영화 괜찮나요. 로빈 윌리엄스 나오네요.

다락방 2014-11-05 11:02   좋아요 0 | URL
그냥 괜찮아요. 아주 좋진 않고요. ㅎㅎ
로빈 윌리엄스가 여자주인공의 아주 좋은 친구로 나옵니다. 이상적인 친구에요. 불렀더니 와인 싸들고 왔어..멋져.. ♡.♡
 














[SNL 코리아] 를 보면 샤방샤방한 분위기에 나오는 백뮤직이 있다. 지난주에 신성우 편을 보았는데, 신성우를 처음 보게 된 안영미의 마음을 표현할 때도 그 곡이 나왔다. 무슨 곡인지 잘 모르겠고 가사도 잘 못들었는데 여튼 그 분위기가 상당히 므흣므흣하고 상대에게 반한 마음을 잘 표현한다. 샤라라라라라라라~ 뭐 이런 곡인데. 여튼,


오늘 받은 문자메세지가 그랬다.


<소설이 필요할 때> 오늘 구매하시면 2,000원 신간적립금 응모권 증정



오! 백뮤직이 들려왔다. 샤라라라라라라라~ 그러나 이 책을 지르기에 앞서 신중해지도록 내 자신에게 명령한다. 기다려. 며칠 있다가 사자. 조금만 참아. 지금 사면 신용으로 사야 해, 며칠 기다리면 현금으로 살 수 있잖아. 기다려. 그리고 그때 5만원어치를 채워서 달력을 받자. 피터 래빗과 백희나 그림은 조카를 주자. 책읽는 명화는 내가 갖자. 그래 이번 달력은 삼종을 다 가지는거야! 기다려, 참아. 나는 이를 악문다.


젠장 삶은 왜이렇게 어려워. 나는 왜 맨날 이를 악물어야 해. 쓰벌.









아침에 일어나면 라디오를 트는데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와 상관없이 머릿속에서 어떤 노래들이 떠오를 때가 많다. 그러면 라디오 노래는 그대로 둔채로 나는 내가 생각한 노래를 계속 생각하는데, 오늘 아침 내가 생각한 노래는 '이아립'의 <누구도 일러주질 않았네>와 '김광진'의 <편지>였다.

출근길 내도록 편지를 생각하려니, 오래전에 보았던 토요드라마 [무동이네 집]의 한 에피소드가 생각났다.


아마 무동이네 이모 였던가 고모 였던가...여튼 '김은정'은 '손지창'과 사귀고 있었다. 그 당시의 손지창은 정말 젊은 여자들 휘몰아칠 정도로 멋있었는데....뭐, 이건 그냥 넘어가고 어쨌든. 김은정은 손지창과 사귀면서 손지창이 너무 좋아서 좋아하는 마음을 가득담아 편지를 보낸다. 그당시는 핸드폰이 없었던 상황. 문자메세지로 마음을 전할 수 없었다. 삐삐도 없었을 때다. 반드시 집전화나 손편지, 만나서 전하는 마음이 가능했다. 김은정은 그렇게 자신의 절절한 사랑을 편지에 담아 우체통에 넣는다. 

편지가 상대에게 가 닿기 까지는 며칠간의 시간이 소요된다. 김은정은 손지창에게 편지를 보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은채로 손지창을 만났는데, 손지창은 김은정에게 이별을 고했다.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됐던가, 하는 이유로 김은정에게 헤어지자고 말한 것. 김은정은 집에 돌아와 펑펑 운다. 그리고는 자기가 보낸 편지를 어쩌면 좋으냐고 더 운다. 그때 김은정의 동생이 언니의 사연을 알고 손지창에게 전화를 한다. 

우리언니가 보낸 편지가 곧 도착할텐데, 오빠 그거 읽지 마. 뜯지 말고 읽지 마.

손지창은 힘없는 목소리로 알겠다고 답한다. 그러나 전화를 끊은 그의 손엔 이미 김은정이 보낸 편지가 들려 있었고 물론, 다 읽고난 후였다. 손지창이 김은정에게 헤어지자고 말하고 집에 돌아와보니 그녀의 편지가 도착해 있었던 것. 만약 김은정의 동생이 좀 더 빨리 전화했다거나, 손지창이 하루 전에 헤어지자고 했다면, 그랬다면 손지창이 김은정의 편지를 읽지 않았을 지는 알 수 없다. 아마 인간의 호기심이 작동해, 편지가 더 늦게 도착했다 해도 읽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러니, 그 사이의 시간차가 야속하다.

나는 너를 사랑해, 라는 말을 적어 편지를 우체통에 넣는다.
편지가 상대에게 닿기 전, 상대는 내게 이별을 통보한다.
이별에 가슴아파하는 나는 내가 며칠전에 보낸 편지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상대는 이별을 통보하고 씁쓸한 마음에 집에 돌아와 내가 보낸 편지를 받는다.
그 안에는 사랑의 말들이 가득하다.



그 사랑의 말들을 읽었다고 해서 그가 다시 그녀에게 전화를 해, 내가 전에 말한 우리의 이별은 번복할게, 라고 할 수 있을까? 이별이, 번복이 될까? 이미 나는 너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아, 혹은 나는 다른 사람을 사랑해, 라고 말했던 게 나한테 와 닿아 가슴을 후려쳤는데, 이제와서 '너의 마음이 이렇다니 그 모든걸 없던 일로 할게' 라고 말한다 해도 그게 가능할까? 그런 말을 이미 이별을 말한 상대가 할 리도 없겠지만, 설사 한다 해도 내가 달갑게 받아들일 수는 없는 법.


내 고백은 공중에 흩어지고 너에게 닿지 못했으며
너의 이별의 말만이 나에게 와 닿았다.

그 사이사이, 마주하지 못한 시간이 있었다.



아래 곡은 그 당시 [무동이네 집] 에 삽입되어 크게 인기를 끌었던 두 곡.













사과 몇 개가 사무실 내 자리에 있다. 며칠전 회사에 사과 몇 박스가 생겼는데, 그걸 전 직원이 몇 개씩 나눠가진 것. 당연히 집에 들고 가려고 했는데 너무 무거워 미루고만 있다가, 며칠전 오후에 배가 고파 먹었더니 너무 맛있는거다. 그래서 그냥 내 자리에 두고 배고플 때마다 먹자, 라고 생각했다. 빵보다는 사과가 나을테니, 라고 생각하면서. 

오늘은 아침부터 사과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사과를 씻으려 가려는 데 청소 아주머니가 바깥에 보인다. 나는 얼른 커다란 사과를 하나 더 집어서 바깥으로 나갔다. 아주머니, 사과 드세요. 제가 씻지 않았으니 씻어서 드셔야 해요, 라고 말씀드리며 사과를 건넸다. 아주머니는 어휴 뭘 이렇게 맨날 줘요, 라고 고맙다고 하셨고, 두르고 있던 앞치마의 주머니를 벌리셨다. 손에는 고무장갑을 끼고 계셨던 터라. 나는 그 주머니에 쏙- 사과를 넣어드렸다.



그리고 자리로 돌아와 내 몫의 사과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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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04 1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1-05 1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14-11-04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바다 -별빛이 내린다.

다락방 2014-11-05 11:05   좋아요 0 | URL
아항. 맞아요. 그 가사가 별빛이 내린다 였던 것 같아요.

별빛이 내린다 샤라라 라라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낭만인생 2014-11-04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 향기 가득한 글입니다.

다락방 2014-11-05 11:05   좋아요 0 | URL
어제 출근길에 지하철 안 옆자리 남자 향수 냄새가 아주 좋았습니다. 후훗

비로그인 2014-11-04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필요한 달력이 뭐죠? 말만 해요~~ ㅎㅎ
책을 다 사버리자 달력이 떴는데 살 책들이 또 생겨버렸어요 ㅠㅠ
그나저나 난 왜 백뮤직이 들려오는 문자를 못 받는거지? ㅠㅠ
편지. 저도 무지 좋아하는 노래예요^^

다락방 2014-11-05 11:39   좋아요 0 | URL
저 다 갖고 싶거든요. 음...책읽는 명화요! 그건 제 책상에 놓을거에요! ㅎㅎ 나머지 두 종류는 받아서 조카 갖다 줄거에요. 히히히히히

편지, 좋죠. 가슴에 바람이 부는 노래에요, 아른님. 흑흑.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되돌리지는 않겠소..

유부만두 2014-11-04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과 나누는 다락방님.
참 예뻐요! 착한 어른이 도장 찍어드릴게요. ^^

다락방 2014-11-05 11:39   좋아요 0 | URL
착한 어른이 보다는 예쁜 어른이가 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제게 예쁜 어른을 허락하지 않네요. ㅠㅠ

네꼬 2014-11-05 14:30   좋아요 0 | URL
예쁩니다 다락님. (참견)

다락방 2014-11-05 15:28   좋아요 0 | URL
네꼬님도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버벌 2014-11-05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동이네 집이라니. 전 엄청 좋아해서 보던 드라마인데 왜 저 김은정과 손지창 부분은 생각이 안 날까요???? 그런데 그 둘이 그렇게 헤어진건가요? 난 왜 기억이 안나지? ㅠㅠ 최민수와 김혜선만 생각나~~~~

다락방 2014-11-06 09:15   좋아요 0 | URL
저는 최민수와 김혜선이 생각 안나요 ㅋㅋㅋ 최민수가 무동이네 집에 나왔다니 뭔가 안어울려요 ㅋㅋㅋㅋㅋ 최유라는 생각나네요. ㅋㅋㅋㅋㅋ
그 뭣이냐, 거기에, 이재룡이 미술선생으로 나왔던거요. 그림 그릴때마다 퍼햅스 러브 틀어둬서 막내 김민희를 설레이게 했던...이재룡도 그때 멋있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음식의 종류와 상관없이 음식 사진 보는 걸 즐긴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 내가 원하는 식단이 아니어도 누군가의 밥상을 들여다보는 일이 즐겁다. 그렇다보니 여러가지 일로 지쳐있던 지난주를 보내고 맞이한 토요일, 이 책을 꺼내드는 게 당연한 것이었다. 나는 일어나자마자 세수도 안하고 이 책을 꺼내서 아무데나 펼쳐 보았다. 이건 뭐, 음식을 이용한 점이라고 해도 좋겠다. 이런 사진을 처음 만났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영어로 쓰여졌다는 것인데, 그래서 나는 정확히 저 속에 든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아, 진짜 이 사진을 보자마자 완전 너무 좋아서 울뻔했어...마치 몇해전 아주 힘들때 친구가 보내준 케빈스파이의 치즈파이를 한입 깨문 듯한 기분이었다. 그때도 입안에서 살살 녹는 그 치즈파이 맛이 고마워 왈칵, 눈물이 차올랐는데. 아, 저 크림 좀 보라지! 나는 커다란 포크로 크게 한 입 베어물고 싶어졌다. 뜨거운 커피나 와인과 함께여도 좋을 것이다. 한 입 베어물다가 그 맛에 놀라 연신 입에 넣고 결국은 저거 하나를 나 혼자 다 비워내고 싶어졌다. 그래, 커피보다는 와인이 낫겠다. 저걸 다 먹을 동안 와인을 마신다면 나는 아마 크게 취하겠지. 취해서, 기절해버리리라.


열여덟시간 정도를 기절해 있다 일어나면 내 모든 혈관들 틈틈이 눅진눅진 칼로리가 쌓였겠지. 자, 그럼 그 칼로리를 빼러 가자. 싸우나로 가자. 다섯시간 동안 싸우나를 들락날락 거리며 몸 안의 땀을 배출해내자. 등산 두시간으로 빼낼 수 있는 칼로리가 아닐테니.


아, 영혼이 치유되는 기분일거야. 내 마음을 어루만져줄거야, 저 넘쳐나는 크림은. 



아, 좋다 좋아. 너무 좋아서 나는 또 아무데나 펼쳐봤다. 그리고 이런 사진들을 보게 된다.










아..아름답다. 사람은 심신이 지칠수록 칼로리 높은 음식을 먹어야 해...보는 것만으로도 영혼이 채워지는 것 같다.. 좋아..♡



















영화 《밀크》를 보면 마지막, 하비 밀크가 자신의 연인과 통화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에서 연인은 그에게 '나는 네가 자랑스러워' 라는 말을 하는데, 그 말을 듣고 밀크는 크게 감동한다. 그 장면에서 나도 무척이나 감동을 받았는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네가 자랑스러워'라는 말을 든는건, 결국 최고의 찬사가 아닌가 싶어서였다.


얼마전에 트윗에서 주진우 기자의 글을 보았다. 이승환의 세월호 동조단식에 대한 기사였다. 그 기사를 보다가 당연히, 이승환을 좋아한다는 M님 생각이 났는데, 그런 이승환의 행보를 보는 M님은 그 순간, 이승환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자랑스러웠을까, 하는데 생각이 미쳤기 때문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가 옳다고 믿는 행동을, 나보다 먼저 더 깊이 실천해주고 있다는 데서 오는 믿음과 신뢰. 그리고 자랑스러움. 아마, 모르긴 몰라도, 내가 이승환을 좋아하길 잘했어, 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나는 그걸 최근에 신해철에게서 느꼈다. 나는 그를 아주 많이 좋아했고 존경했지만 사실 그의 행보에 대해서는 크게 아는 바가 없다. 그의 음악만을 들었고, 어릴적에 라디오를 들은 게 거의 전부라 해도 좋을 정도인데, 그의 사망후에 들려오는 그에 대한 소식은 내가 아는 것, 이상이었다. 그가 생전에 했던 말과 행동들이 자꾸만 크게 훅훅- 나를 후려 갈겨서 더 미칠것 같은 기분이 되었고, 나는 매시간, 그를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내가 이 사람을 괜히 좋아한 게 아니야, 라는 마음. 아, 이 사람을 좋아하길 잘했어. 역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달라, 부터 시작해서 내 안에 그를 자랑스러워하는 마음이 차고 넘쳤다. 그의 장례식에 내 중학교 동창도 갔고,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도 갔다. 그가 한 번도 본 적 없던 사람들이 그의 장례식에 가서 국화를 한 송이 놓고자 찾아드는 걸 보면, 그는, 아주 잘 살아냈던 게 틀림없다. 나는 그가 자랑스럽다. 나는 그가 무척이나 자랑스럽고,



나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으로부터 '네가 자랑스러워'라는 말을 듣는 삶을 살겠다고, 삶의 방향을 정해놓는다.



















'이광호'의 《사랑의 미래》는 계속 가방에 넣어두고 아침 저녁 출퇴근길에 한꼭지씩 읽고 있다. 읽을수록 고개를 끄덕이면서 생각하게 되는건,


사랑에는 미래가 없다


는 것이다.



사랑에 미래는 없지, 라고 생각하다 보니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가 생각난다. 중학교시절 주말의 명화인가 하는 텔레비젼 프로그램을 통해서 본 영화인데 제목이 기억안나.. 여자 세명이 주인공인 영화였는데, 소녀와 소녀의 엄마, 소녀의 이모가 각자 자신만의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었다. 소녀의 엄마가 어떤 사랑을 했는지는 기억이 잘 안나고, 소녀는 외국인 여행객인 소년과 사랑에 빠졌더랬다. 그들은 서로에게 반했고, 그러나 말이 통하지 않아 누군가의 통역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 소년소녀의 사랑 마지막 장면에 둘이 같이 보트를 타던가 했는데, 그때 노를 젓는 사람이 통역을 해주다가 소년과 소녀가 키스를 하자 '이제는 통역이 필요없겠군' 하고 말했던 것이 기억에 남아 있다. 사실 그보다 더 기억에 남은 건 소녀의 이모의 사랑이었다. 이모는 한 락가수를 좋아하고 있었다. 엄청 좋아해서 락가수의 공연에 찾아가는데, 가수의 가까이에서 환호하고 같이 뛰던중, 락가수의 눈에 띈다. 락가수는 그녀를 무대 위로 들어올려 같이 노래하고 같이 춤을 추고, 이모가 믿을 수 없을만큼, 그 뒤로도 얼마간 다정한 행동으로 이모의 연인이 되어준다. 그러나 그 시간을 짧았던 것이, 그 다음 공연에서 그 락가수는 다른 여자팬이 던져준 팬티를 자기 바지주머니에 접어 넣고, 그녀를 무대위로 들어올려 이모에게 했던 그대로 함께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그걸 보고 이모는 깨닫는다. 이 사랑이 끝났음을.


소녀의 소년은 자신의 나라로 돌아갔고, 락가수는 다른 팬과 사랑에 빠졌다. 소녀는 자신의 사랑을 잃었고 이모 역시 자신의 사랑을 잃었다. 사랑에 빠지는 현재는 존재하지만, 사랑에는



미.래.가. 없.다.



저 영화의 제목이 기억난다면 좋겠다. 그렇다면 지금의 시선으로 다시 한 번 보고싶은데...저걸 처음 볼 때 내가 너무 어렸어가지고...ㅠㅠ



어제 자기전에 읽은 《사랑의 미래》는 이런 말을 내게 하고 있었다.



사랑은 무거운 생을 송두리째 들어 올리는 축제의 시간을 만나는 것이다. 상투적이고 지리멸렬한 시간으로부터 전속력으로 도주하는 에너지 같은 것. 세상의 모든 축제는 일시적이고, 얼마간의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축제는 그 안에 방탕과 폭력을 포함하고 있으며, 때로 그것은 죽음과 맞먹는 삶의 폭발적인 낭비를 의미한다. (p.107)





오늘 출근길에는 날씨가 많이 춥더라. 어디다 처박아 두었는지 모르는 장갑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머플러도 하나 사러 가야겠다. 예쁜 머플러로 사야지. 따뜻하게 목에 둘러야지.

점심에는 짜장면을 먹고 싶은데, 어쩌지. 그냥 짜장면을 먹을까. 짜장면을 먹으면 밥을 못먹고, 밥을 못먹으면 이내 허전해지는데...에라이. 짜장곱배기나 먹을까. 


삶은 어차피 짜장면이나 짬뽕이냐, 짜장면이냐 밥이냐를 선택하면서 흘러가는 것이다. 




그리고 어젯밤에 메세지로 내게 도착한 음악. 

사실 누군가 보내주는 음악을 잘 듣지는 않는다. 음악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내밀한 취향의 것이라 생각하므로. 그런데 어제는 the park 란 제목에 이끌려 들어보게 되었고, 그렇게 듣게 된 음악이 좋았다. 친구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노래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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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4-11-03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은 어차피 짜장면이나 짬뽕이냐, 짜장면이냐 밥이냐를 선택하면서 흘러가는 것이다... 이 말이 마음에 닿네요...

다락방 2014-11-03 17:19   좋아요 0 | URL
네, 매순간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니까요. 아주 사소한 것부터 선택하며 앞으로 나아가는거죠..
퇴근시간이 거의 다 됐습니다, 비연님.

단발머리 2014-11-04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저 첫번째 크림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너무너무 아름답고도 아름다워요. 찐한 아메리카노와 함께. 카하~~~
처음은 크림이요, 마지막은 짜장곱배기네요. 아름다운 시작, 푸근한 끝입니다.

다락방 2014-11-05 11:40   좋아요 0 | URL
완전 황홀하죠! 저거 진짜 같이 먹으면 소울 메이트가 될 것 같지 않아요, 단발머리님? ㅋㅋㅋㅋㅋㅋ
아 또 짜장 먹고 싶다... ㅠㅠ

Mephistopheles 2014-11-04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다락방님이 자랑스러워요.

다락방 2014-11-05 11:40   좋아요 0 | URL
고..고...고맙습니다???

버벌 2014-11-05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 다이어트중이에요.... 저는 지금 다이어트중이에요.. 저는 지금.. .ㅠㅠ

다락방 2014-11-06 09:19   좋아요 0 | URL
저도 다이어트 중이에요. 어제처럼, 작년처럼, 십년전처럼.............( ˝)
 
여기, 핀란드로부터 - 북위 60도에서 날아온 보통날의 기록들
김은정 글.그림, 떼무 리헬라 사진 / 라이온북스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글은 좋고 사진은 매우 만족스러워, 글쓴이가 보여준 핀란드의 일상 속에 나도 얼마간 섞여 보고 싶어졌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음식 사진은 없나요? 음식 사진 좀 많이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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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고숨 2014-11-03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음식사진은 음식사진책에서-
오, 주말에 글 많이 올리셨네요. 약속 최소된 건 안타깝지만, 고맙게 읽고 갑니다. <해럴드 프라이>의 `놀라운` 발견도 감사. 지금 보니 전혀 닮지 않았는데 저는 왜 에릭 와이너 <행복의 지도>와 그 책이 헷갈렸을까요;;? 보관함에 담아요. 점심 맛있게 드세요!

다락방 2014-11-03 17:22   좋아요 0 | URL
크- 맞아요, 에르고숨님. 음식사진은 음식사진책에서, 가 진리죠.
그런데 저는 왜이렇게 낯선 나라의 여행기에서 음식사진을 찾아대는 걸까요? ㅜㅜ
에르고숨님의 이 댓글을 보고 <행복의 지도> 검색해봤는데요, 오오, 이 책 반값이네요? 저는 자연스럽게 장바구니에 풍덩- 넣습니다. 아하하하하. 지금 알라딘 달력 이벤트 시작했더라고요. 이번에 다 마음에 들어서 삼종 다 받으려고요. 피터 래빗하고 백희나 그림 달력은 조카 줘야지, 생각중이에요. 히히.

에르고숨 2014-11-03 19:41   좋아요 0 | URL
아앗, 저 그 책 아직 안 읽었어요. 높은 점수 장담 못함.
이번 달력이 다락방 님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에요! 지름신의 축복을 받으셨군요.ㅋㅋ

다락방 2014-11-04 09:55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어제 급하게 살 책이 있어서 그 책과 함께 이미 주문했어요. 오늘 제 손에 들어옵니다. 으흐흐흐흐. 언제 읽을지는 알 수 없지만요. 하하하하하.
안그래도 땡투 하려고 보니 에르고숨님의 글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아, 아직 읽진 않으셨나보다, 라고 생각은 했습니다. 별점은, 제가 스스로 매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