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페이지

ㅎㅎ

















나의 대학 졸업 논문이 꼭 이런 식이었다. 저런 오타가 수두룩했다. 내가 쓴 게 아니라 이 책 저 책 짜집기해서 타이핑만 했던 논문..졸업할 때 논문을 책으로 만들어서 한 권씩 줬는데 내 논문보고 내가 너무 부끄러워서 기절하는 줄.. 하아.

당시에 S 여대에 다니는 나의 친구는 K 대를 졸업한 남자친구를 사귀었는데, 그 남자가 이메일로 자신의 졸업논문을 읽어보라며 줬다는 얘길 했더랬다. 그때, 아, 그 사람은 내가 쓴 것처럼 이 따위로 쓴 게 아니라 진짜 자기가 쓴 거고 그게 자랑스러워서 읽어보라고 줬겠구나 싶었더랬다. 나는 정말 논문에 오타가 수두룩했는데 진짜 타자를 너무 빨리 치다가 생긴 그런 오타였던 것이다. 저렇게 글자와 글자 사이에 뭐가 들어가거나 한 글자의 받침이 다음 글자와의 사이에 놓여있던 일... 부끄럽다.. 지금 다시 돌아간다면 새로 논문 쓰고 싶은데, 이건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냥 해보는 말이다.



어쨌든 43페이지까지 이 책을 읽었는데, 음, 안 읽어도 되겠군, 싶은 책이다. 애초에 이 책을 왜 샀는지... 안읽고 팔아버려야지 싶은데 퇴근길에 읽을 소설책이 없으므로-비소설은 사무실에 쌓여있음- 퇴근길까지만 읽을까...

아니면 당일배송으로 스티븐 킹 소설 하나 시킬까...

소설 읽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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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6-05-25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까는 핸폰으로 봐서 자세히 안 보였는데, 이제 보니까 참...ㅎㅎㅎ
오타가 야무지네요~~

다락방님 글 읽다보니 저도 졸업논문 생각나요.
길이 길이 남을 논문을 쓰겠다,고 제가 그랬다지요. 누가 학사논문을 읽어나 주나요~~
<호손의 주홍글씨에 나타난 죄의 문제>가 제목이었던건 기억나요.
그 다음은 저도 부끄러워서 기절.. ㅎㅎㅎ

즐거운 점심 시간 되시길요. 밥맛은 꿀맛이 제맛^^

다락방 2016-05-25 10:22   좋아요 0 | URL
저는 논문 제목도 생각 안나요. 유통에 관한 거였던 것 같은데... 아하하하하. 도서관에 들어가서 유통에 관련된 책 몇 권 뽑아다가 짜집기 했더랬어요. 교수님도 아시더라고요. 야 이건 책 짜집기지... 아하하하. 부끄러운 기억입니다. 저에 반해 단발멀리님 논문은 제목부터 근사하네요. 우어어어. 호손의 주홍글시에 나타난 죄의 문제, 라뇨. 제가 안그래도 주홍글씨를 이십대 초반에 읽고나서 내용이 사라져 다시 읽으려고 사두었거든요. 민음사로요. 단발머리님 댓글 읽으니 주홍글씨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단발머리님은 진짜..알면 알수록 멋진 분이신 것 같아요!!

배고파요. 일단 간식으로 몽쉘통통 먹었는데도 계속 배고파서 두유를 하나 마셔야겠어요. 점심 때까지 버틸 수가 없어요. 어흥 ㅠㅠ

단발머리 2016-05-25 10:27   좋아요 1 | URL
에구... 부끄러워라.
제목은 근사하지만 저는, 제가 쓴 리포트를 복사해서... 붙였더랍니다.
전 멋진 사람이 아닌데, 다락방님이 멋지다고 하니까,
전 이제부터라도 멋진 사람이 되어 볼려고요.
당신은 예쁨을 담당해요. 내가 멋짐을 맡을께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몽쉘바나나 새로 나왔던데, 우리 언제 같이 몽쉘바나나 한 판 해요~~

다락방 2016-05-25 10:54   좋아요 1 | URL
네, 예쁨은 걱정 마세요! 제가 힘차게 담당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

몽쉘바나나 저는 먹어봤거든요. 동료가 직원들에게 하나씩 돌렸는데, 맛있더라고요. 그렇지만 제가 돈 주고 사먹을거면 저는 오리지널 사먹으려고요. 우리 몽쉘 한 판 할 때 몽쉘은 제가 사드리겠습니다!! >.<

건조기후 2016-05-25 13:11   좋아요 0 | URL
저도 몽쉘통통 참 좋아하는데요. 저는 몽쉘 카카오를 사드리겠습니다 ㅎㅎㅎㅎㅎ

다락방 2016-05-25 13:36   좋아요 0 | URL
어므낫! 아름다운 제안이에요! ㅎㅎㅎㅎㅎ

머큐리 2016-05-25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 관심가지고 있었는데... 다락방님 때문에 관심이 급격하게 수그러들었어요...ㅎㅎ

다락방 2016-05-25 12:00   좋아요 0 | URL
43쪽까지만 읽은 제 말을 너무 신뢰하지 마세요. ㅎㅎㅎㅎ 저는 조금 더 읽어볼까 어쩔까 갈등하는 중이에요. ㅎㅎ

moonnight 2016-06-01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덕분에 안심하고 보관함에서 지웁니다^^

다락방 2016-06-02 09:46   좋아요 0 | URL
안읽어도 별 상관 없는 책이에요. ㅎㅎ
 
탐독 - 10인의 예술가와 학자가 이야기하는, 운명을 바꾼 책
어수웅 지음 / 민음사 / 2016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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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분명 의미가 있다고, 책이 삶과 사람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고 강하게 믿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내가 책을 읽는다는 사실이 뿌듯해졌다. 앞으로도 계속 읽고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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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4 1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24 1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5-25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같은 마음으로 즐겁게 읽었습니다^^
책은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다락방 2016-05-25 08:35   좋아요 0 | URL
고양이라디오님이 저보다 먼저 읽으시고 즐거이 리뷰 쓰신 거 봤어요. ㅎㅎ
책은 분명 의미가 있죠. 책 속의 열 사람이 그걸 알고 있고 말해줘서 좋더라고요. 제가 책 읽는 게 좋고요. 힛. 앞으로도 우리 계속 읽어요!

moonnight 2016-06-01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이 책 샀어요. 아직 못 읽었는데 기대됩니다^^ 저자가 제가 좋아하는 분이에요. 호호♡

다락방 2016-06-02 09:47   좋아요 0 | URL
오! 저는 이 책으로 처음 접한 이름인데 문나잇님은 이미 좋아하는 분이란 말입니까! 크- 문나잇님 멋지네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건 무척 즐거운 일이었어요. 힛.
 

˝야, 너도 밥 같은 건 이제 네 손으로도 해 먹을 줄 알아야지! 귀하게 컸다고 언제까지 받기만 하냐. 아비가 됐으면 식구부터 챙기고. 어떻게 너 혼자 오냐. 너도 참 모질다.˝ (『오늘처럼 고요히』, 김이설, <비밀들>, p.197)


김이설의 소설 <비밀들>에서 베트남 여자와 결혼한 남자는 아내가 아파 밥을 먹지 못해 이웃집에 밥을 얻어 먹으러 온다. 아내가 아파 밥을 먹지 못하는 건, 아내가 아파서 자신의 마음도 아파 못먹는 게 아니라 아내가 아파 자신의 밥을 차려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내가 아파 밥을 먹지 못한다고 이웃집 아저씨가 우리집 와서 먹어라, 한것. 이에 그 집 아주머니가 저렇게 말한다. 야, 밥 같은 건 이제 네 손으로도 해 먹을 줄 알아야지, 하고. 아니 진짜, 언제까지 받기만 할거야? 소설속에서 그는 아이가 있는 아버지이지만, 설사 아버지가 아니라도 다 큰 성인 남자라면 자기가 먹을 밥을 자기가 차려 먹어야 하는 게 아닌가. 일전에 에쿠니 가오리의 에세이에서 에쿠니 가오리가 여행을 간다고 하자 남편이 "그럼 내 밥은?" 하고 물었다는 일화가 나왔었는데, 남자들아, 왜 밥을 못차려 먹어요???? 왜야???? 왜지??????? 당신 입이고 당신 배에요, 굶기 싫으면 당신 손으로 차려 먹어요... 엄마가, 아내가, 누나가 니네 밥 차려 줄라고 사는 거 아니에요... 그걸 말해줘야 알아요?



아, 갑자기 김이설 소설의 저 부분이 떠오른 건 빡치는 시 두 편을 내리 읽었기 때문이다. 



공갈빵


                    손현숙



엄마 치마꼬리 붙잡고 꽃구경하던 봄날, 우리 엄마 갑자기 내

손을 놓고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걸음을 떼지 못하는 거야 저

쯤 우리 아버지, 어떤 여자랑 팔짱 착, 끼고 마주오다가 우리하

고 눈이 딱, 마주친 거지 "현숙이 아버……" 엄마는 아버지를 급

하게 불렀고, 아버지는 "뭐라카노, 아주마시! 나, 아요?" 바바리

자락 휘날리며 달아나버린 거지



먹먹하게 서 있는 엄마를 바라보며 나는 갑자기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했어 할 수 없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배가 고

픈 건지, 아픈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서러웠거든 우리가 대문 밀

치고 들어서기가 무섭게 아버지는 "어디 갔다 인자 오노, 밥 도

고!" 시침 딱 갈기고 큰소리쳤고 엄마는 웬일인지 신바람이 나

서 상다리가 휘어지게 상을 차렸던 거야 우리 엄마 등신 같았어



그러면서 오늘까지 우리 엄마는 아버지의 밥때를 꼬꼭 챙기

면서 내내 잘 속았다, 잘 속였다, 고맙습니다, 그 아버지랑 오누

이처럼. 올해도 목련이 공갈빵처럼 저기 저렇게 한껏 부풀어 있

는 거야




다른 여자랑 팔짱 끼고 나갔다온 주제에 집에 들어와서는 아내를 보자마자 밥을 달라고 한다.. 이 나라 남자들은 밥을 자기 손으로 차려 먹으면 지구가 망한다고 생각한걸까...




엄마는 출장중


                   김중식



또 석 달 가량 집을 비우신단다

산 사람 목에 거미줄 치란 법은 없는 모양이군, 나는 생각했다

집 앞이 집 앞이니만큼

질펀한 데서 허부적거리다가 저녁에 들어오니

그저께 밥상보 위의 흰 종이


머리라도 자주 빗어넘기고

술 한잔도 두세 번에 나누어 마시거라

엄마 씀.

잠은 좀 집에서 자고


아무리 이래도 저래도

한世上 한平生이라는 각오를 했지만

내 삶이 점차 생활 앞에서 무릎꿇고 있다

한량 생활도 사는 건 사는 건데 이건 아닌 것 같고


치욕 없이 밥법이할 수 있으리요마는 나는 이제 밥벌이 앞에서

性고문이라도 당할 용의가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밥상 앞에서

먹고 사는 일처럼

끊을 수도 있는 인연이 따로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감기 들면 몸살을 앓으시는 어머니

아! 한가하면 딴 생각 드는 법

또 석 달 가량 나는 自由다, 라고 외치자꾸나, 내 젊음에 후회는 없다, 라고

그런데 냉장고에 양념된 돼지 불고기가 있어서 그만

엄마, 소리만 새어나왔다.



밥벌이도 엄마가 하고 밥상도 엄마가 차린다. 나도 안다. 내가 사랑하는 존재가 잘 먹기를 바라는 마음. 엄마는 아마 그런 마음으로 아들을 염려하고 밥상을 차려놓고 그리고 밥벌이 하러 나간 것일게다. 그래,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안다. 집에서 술만 마시는 아들이 걱정되어 술 한잔을 세 번에 나누어 마시라고 쪽지를 써놓고 밥벌이 하러 나간 엄마의 마음을 왜 모르겠는가. 엄마가 없는 3개월간은 자신의 밥상을 자신이 차릴 수밖에 없겠지만, 이 시를 읽노라니 그 밥상이 제대로 된 밥상이라기보다는 그저 술상일 확률이 클 것같다. 생활 앞에서 무릎꿇는다고 표현하는 시인의 처지가 딱하지만, 딱한데, 나는 내내 김이설의 소설 인용구만 생각났다. 



˝야, 너도 밥 같은 건 이제 네 손으로도 해 먹을 줄 알아야지! 귀하게 컸다고 언제까지 받기만 하냐. "

















워낙에 시를 잘 못읽는 사람이라 그런지 실린 시도 딱히 마음에 드는 게 별로 없고 그에 대한 감상도 딱히 와닿는 게 거의 없었다. 그러나 형식만은 좋구나 싶어서 이렇게도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마음에 드는 시 몇 편을 추려내어 그에 따른 나의 감상을 덧붙이는 일. 그리고 위의 두 시도 선택해서 내 식대로 감상을 적어보고 싶었다. 어쩌면 나는 시에 대한 감상을 적기 보다는 시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공감으로 감상을 적어나갈테고-어쩌면이 아니라 확실하겠구나-, 그래서 나는 이 시들을 이 책에서 황인숙이 그랬듯이 좋은 감상으로 써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이래서 나는 시를 못쓰고 못읽는구나 새삼 깨닫는다. 등장인물이 되려고 하니 시를 시로써 감상하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내용으로 감상하려고 해서. 난 위의 두 시들이 너무 화가나.....하아- 그런데 이 책속에서 황인숙은 위에 인용한 첫 시 <공갈빵>에 대한 감상으로는 '재밌는 시' 라고 한다.. 두번째 시 <엄마는 출장중>은 '재밌지만 속살이 쓰라리'며, '독한 마음을 먹어도 해결이 안되는 '생활'의 징그러움' 이라 표현한다. 


난..

나는...

시를 읽기에 맞춤하지 않은 사람인 것 같아......




그렇게 책을 읽어가다가 왈칵, 잠시 페이지에 시선이 멈추어 고정되었던 글이 있다. 시에 대한 황인숙의 설명 부분이었는데, 이런 구절이 나오더라.



"어떻게 사랑은 변하니?"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이 대사를 읊은 주인공처럼 풋푹하게 젊은 남자가 아니더라도, 사랑의 백전노장이 아니라면, 대부분 사람은 변하지 않는 게 사랑의 속성이라는 환상을, 미신을 갖고 있다. 그러나 모든 감정처럼, 사랑이라는 감정도 계속 움직인다. "우리 모두는 사랑하는 이를 향하여 흐르는 강물"이지만, 그 흐름이 향하는 "사랑하는 이"가 바뀔 수 있다. 그럴 뿐 아니라 그 강물의 온도도 늘 같지 않다. 어느 날은 90도까지 올라가기도 하지만, 대개는 60도나 70도고, 때로 30도로 내려가는 날도 있다. 물은 100도가 돼야 끓는다. 99도에도 끓지 않는다. 펄펄 끓어본 적이 있는 사람은 90도의 사랑에도 사랑이 변했다고 느낀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늘 움직이고 변하게 마련인 사랑의 속성에 마음이 불안하게 요동친다. (p.176-177)



아아. 갑자기 뭔가가, 내가 잡으려 했지만 잡지 못한 무엇이,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던 어떤 것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 같은 감상이다. 펄펄 끓어본 적이 있는 사람은 90도의 사랑에도 사랑이 변했다고 느낀다, 라는 구절에서. 그렇구나. 그런거구나. 그래, 그런 거였어, 그렇겠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나는 왜 사랑이 변했냐고 울부짖기 보다는, 100도까지 펄펄 끓었었구나, 하는 것에 감사해야겠구나. 늘 비슷하게 유지되는 60도나 70도이기 보다, 100도까지 끓기를 선택했고, 그렇게 된거였구나, 하고. 이거야말로 가슴 쓰라린 일이구먼..



이런 근사한 감상이 나온 시는 이것.



냇물에 철조망


                       최정례



우리 모두는 사랑하는 이를 향하여 흐르는 강물이다

어제는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아닌 것 같다

조금 바람이 불었는데

한 가지에 나뭇잎, 잎이

서로 다른 곳을 보며 다른 춤을 추고 있다

저 너머 하늘에

재난 속에서 허덕이다가 조용히 정신을 차린 것 같은 모습으로

구름도 흘러가고 있다

공중에서 무슨 형이상학적 추수를 하는 것 같다




문득 그런 생각도 든다. 펄펄 끓었다가 90도가 되어 한쪽이 변했다 느껴졌는데 상대가 여전히 펄펄 끓고 있다면, 그렇다면 펄펄 끓던 쪽은 그대로 계속 끓어 끓어 쫄아버리게 되는걸까..그러다 냄비도 다 타고...불나서 타버리게 되나...소방차 불러야 되나.....



그리고 이 책 한 권을 통틀어 가장 좋은 시는 아래에 옮길 '김경미'시인의 시다. 일전에 <쉿, 나의 세컨드는>이라는 시를 좋아했었는데, 어쩌면 시도 취향이란 것이 있는걸까. 좋아했던 시를 쓴 시인의 시가, 이번에도 또 좋으네.



봄, 무량사



                      김경미



무량사 가자시네 이제 스물몇살의 기타소리 같은 남자

무엇이든 약속할 수 있어 무엇이든 깨도 좋을 나이

겨자같이 싱싱한 처녀들의 봄에

십년도 더 산 늙은 여자에게 무량사 가자시네

거기 가면 비로소 헤아릴 수 있는 게 있다며



늙은 여자 소녀처럼 벚꽃나무를 헤아리네

흰 벚꽃들 지지 마라, 차라리 얼른 져버려라, 아니,

아니 두 발목 다 가볍고 길게 넘어져라

금세 어둡고 추워질 봄밤의 약속을 내 모르랴



무량사 끝내 혼자 가네 좀 짧게 자른 머리를 차창에 

기울이며 봄마다 피고 넘어지는 벚꽃과 발목들의 무량

거기 벌써 여러번 다녀온 늙은 여자 혼자 가네

스물몇살의 처녀, 오십도 넘은 남자에게 무량사 가자

가면 헤아릴 수 있는 게 있다 재촉하던 날처럼




아, 좋다. 좋구먼.. 크.. 좋다.


올림픽공원 생각난다. 일전에 아빠랑 올림픽공원 근처를 걸으면서 '아빠, 내가 올림픽공원에 데리고 온 남자가 몇인줄이나 알어?' 했더랬다. 그러자 아빠는 '좋겠다, 넌 남자 바꿔서 계속 가도 되잖아, 싱글이라. 난 안되는데..' 라고 하셨더랬지...아빠.... 

김경미 시인에게 무량사는 나에게 올림픽공원 같은건가.....



그런데 저 마지막연좀 보라지.


무량사 끝내 혼자 가네


라니. 아아. 인생은 어차피 혼자 가는 거야... 김경미 시인이 자신의 시, 쉿 나의 세컨드는, 에서 그랬었지. 새끼 손가락을 들며 나는 세상의 이거야, 이거, 라고. 


무량사 끝내 혼자 가네

무량사 끝내 혼자 가네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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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4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24 1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조기후 2016-05-24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림픽공원이라면 다락방님과 술먹고 토하고 술먹고 토하자고 백만년전에 약속했던 그 곳이군요 ㅋㅋㅋㅋㅋ 아 아닌가 음.. 그냥 술먹고 토하자고 했지 올림픽공원은 아니었나 ㅋㅋㅋㅋㅋ 저는 왜 올림픽공원에 가기로 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죠? ㅋㅋㅋ 그나저나 우리는 무려 토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6-05-24 11:0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술멈고 토하고 술먹고 토하자고 약속한 건 기억나는데 그게 올림픽공원이었는지는 저도 잘 기억이 안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올림픽공원도 좋죠. 좋아요. 요즘엔 좀 많이 덥겠지만요.
우리 좀 멋진 사람들이네요. 토하자고 약속하다니 ㅋㅋㅋ 남들이 하지 않는 약속을 하는 우리 ♡ 건조기후님과 나♡

2016-05-24 14: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24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24 15: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쓰는 여자의 공간 - 여성 작가 35인, 그녀들을 글쓰기로 몰아붙인 창작의 무대들
타니아 슐리 지음, 남기철 옮김 / 이봄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독서의욕이 또 화르르 불타오르는데 [더 컬러 퍼플]이 절판이더라... 아쉽.....

이 책이 딱히 좋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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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는 45년간을 부부로 살았다. 서로에게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졌다. 남편이 찾는 사전이 창고의 어디쯤에 있는지 아내가 알고 아내가 오전에는 늘 개를 데리고 산책한다는 것을 남편이 안다. 서로가 서로의 사소한 습관을 이미 다 파악하고 있는 이들의 일상은 견고하다. 둘이 마주앉는 일이 그리고 이야기나누는 일이 나란히 눕는 일이 이들에겐 너무나 익숙하다. 이런 부부가 결혼45주년 기념 파티를 앞두고 있는데, 파티가 열리기 일주일 전, 남편 앞으로 편지가 도착한다. 편지에는, 남편이 결혼 전 사랑했던 여인의 시체를 찾았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 


남편은 편지를 읽고 과거로 빠져든다. 과거의 여인과 함께 산에 올랐던 일, 그곳에서 그녀를 잃게된 일 같은 것들을. 그리고 지금 이렇게 거동이 편하지 않은 상태에서 스위스의 어느 곳, 그녀가 묻혀있는 곳을 가기는 힘들겠다고 생각하지만, 가고 싶은 마음도 든다. 아내와 나란히 잠자리에 들었다가도 혼자 일어나 과거의 여인의 사진을 찾아 다락을 뒤진다. 과거로 돌아간 그는 자꾸만 과거의 그녀 얘기를 꺼내고, 잘 들어주고 위로해주려던 아내는 어느 순간 서운하다가 화가 난다. 이제 더이상 그 이름을 내 앞에서 꺼내지 말라고 말한다. 그들의 견고한 일상은 흔들리고 말았다.


아내는 남편으로부터 과거의 연인 얘기를 듣다가 묻는다. 만약 그때, 둘다 그 산에서 살아돌아왔다면, 당신은 그녀랑 결혼했을까? 남편은 그렇다고 답한다. 아마 그녀와 결혼했을 거라고.







하아...45년을 함께 쌓아온 단단한 일상인데 그보다 오래전의 존재가 갑자기 불쑥 튀어나와서는 이 견고한 일상을 흔든다. 이 일은 아내에게 큰 상처가 된다. 45년이면, 너무나 길잖아. 정말 길잖아. 결혼 45주년 파티는 하루 이틀 앞으로 다가오는데, 파티에 쓰일 곡들을 고르는 것도 아내의 몫이고, 아내는 이제나저제나 남편이 평상시로 돌아와주길 바라지만, 설사 그렇다해도 아내가 받은 상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파티때는 아내를 만나서 다행이라 말하고 아내를 사랑한다 말하고 그래서 아내의 손을 잡고 춤을 추는 남편이지만, 아내는 남편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이 편하지도, 안정감이 느껴지지도 않는다.



당연한듯, 《올리브 키터리지》가 생각난다. 오래전 바람피웠던 남편에게 '당신 아직도 그녀 생각해?' 묻던 아내가. 그리고 우리의 심장에게 더이상 이런 일을 시키지 말라고 말하던 아내가.


"말해요." 몹시 침착했다. 그녀는 한숨마저 내쉬었다. "제발, 얘기해줘요." 제인이 말했다.

어두운 차 안에서 가빠진 그의 숨소리가 귀에 들렸다. 그녀의 숨결도 거칠어졌다. 제인은 말하고 싶었다. 이런 일을 겪기엔 우리 심장이 너무 늙었다고. 이런 일을 계속 우리 심장한테 시키면 안 돼. 당신 심장이 이런 일을 견뎌낼 거라고 기대하지는 마. (p.246)


"그 여자 죽었어요?" 

그가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어. 죽었다면 스콧이나 메리한테 소식을 들었겠지. 그러니 안 죽은 모양이야. 하지만 소식은 전혀 몰라."  

"당신 가끔 그 여자, 생각해요?" (p.247) 



그가 대답하지 않자, 장이 뒤틀리는 듯하더니 속에서 해묵은 한 자락 고통이 진저리를 쳤다. 그것은, 그 특정하고 친숙한 고통은 제인을 얼마나 피로하게 했던가. 찐득한, 더러워진 은빛 액체가 속으로 스며드는 것 같더니, 이내 퍼져 모든 것을 삼켜버렸다. 크리스마스 전구들도, 가로등도, 갓 내린 눈도. 모든 것의 사랑스러움이 모조리 사라져버렸다. (p.245)
















나와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낸 사람, 나와 사랑한다고 속삭이고 옆에 눕던 사람, 서로의 작은 습관들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던 사람, 거실이나 부엌이나 욕실에서 부딪히는 것이 자연스러웠던 사람. 그 사람에게 잠깐 누군가 찾아들고, 그 누군가 찾아들었던 일 때문에 나와의 관계에 균열이 생긴다면, 나는, 그걸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까? 설사 그가 '잠깐동안'이었다 하더라도, 그 잠깐동안이 우리의 함께한 일상을 파괴했다면, 내가 그걸 지우고 사는 게 가능할까?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사는 게, 그게 가능할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순 없지 않을까?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지내자, 라고 백 번 다짐해도,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은 아닌데....



슬프다.


아니, 그런데, 이 대단히 훌륭한 책인 《올리브 키터리지》를 써낸 작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다른 장편 소설이 지난주에 번역되어 나왔다!!!!!!!!!!!!!!!!!!!!!!!!!!! 꺅 >< 

내가 진짜 얼마나 기다렸는데!!!!!!!!!!!!!!!!!!



















내가 진짜 나오자마자 너무 좋아서 당장 사겠어! 하고 장바구니를 비우려다가, 생각해봤다. 지금 당장 읽고 싶긴 하지만.. 안읽은 책 너무 많지 않아? 좀 참아야 하지 않을까? 게다가 지금 여행경비도 모아야 하는데...책 사는 데 쓰는 돈을 좀 아껴야하지 않겠어? 사두고 안읽은 책만으로도 2년은 읽을 수 있겠는데..... 하루키의 신간인 라오스 책도.... 다음에 사도 되는거잖아? 응?

















나의 계정에는 중고로 책을 팔아 입금된 돈 12,600원이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이 둘 중에 한 권을 사도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돈을, 환급 신청했다. 한 푼이라도 아껴서 여행경비하자...하고. 인생.......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하루키... 우리 조금 있다가 만나요. 그렇지만 꼭 만날 거에요. 




4월달에, 친구들과 함께 모여 술마시고 있는데 남동생으로부터 갑자기 뜬금없는 문자메세지가 왔었다.


<갑자기 스토너가 참 대단한 소설이란 걸 느낀다. 가슴 울림이 있어.>



아니, 얘는 갑자기 왜이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날 너 갑자기 왜그랬냐 물어보니, 소설중 캐서린이 스토너 앞으로 자신이 쓴 책을 보내는데 헌사가 쓰여진 게 생각났단다. 그 장면이 너무 좋았고 짠했단다. 그게 생각나니 이 소설 진짜 좋구나 싶었다고.

나보다 먼저 스티븐 킹의 《별도 없는 한밤에》를 읽던 남동생이 '쥐 좀 안나왔으면 좋겠다' 했는데, 내가 읽다보니 무슨 말인 줄 알겠더라. 그래서 나도 남동생에게 '쥐 좀 그만나왔으면 좋겠어' 하고 문자를 보냈더니 남동생은 이렇게 답했다.


<이자식 일부러 이렇게 쓴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남동생은 쥐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군시절 장교식당 취사병으로 있다가 팔뚝만한 쥐랑 눈이 마주쳤던 것부터 시작해서 쥐에 대한 끔찍한 장면들 몇 개가 머릿속에 남아있는데, 스티븐 킹 소설에서 쥐를 만나니 진짜 미치는 줄 알았다고. 




지난번에도 한강의 소설에 대해 친구들과 수다떨었던 얘기 쓰면서 말했었는데, 같은 책을 읽었던 사람과 책에 대한 수다를 떠는 것은 진짜 즐겁다. 누구와도 가능한 대화가 아니라는 사실 때문에 더 좋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건그렇고, 함께 산다는 게, 함께 오래 산다는 게 대체 뭘까, 싶다. 45년을 살아도 한 순간에 저렇게 휘청일 수 있는건데.... 인생.......



당신 가끔 그 여자 생각해요? 라고 물을 수도 없고 대답을 듣기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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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3 1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23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23 1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23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야클 2016-05-23 1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페이퍼들을 맨부커상 페이퍼부문에 추천합니다 ^^

다락방 2016-05-23 16:26   좋아요 0 | URL
어머. 야클님도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조기후 2016-05-23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읽은 책 너무 많지 않아? 좀 참아야 하지 않을까? 이런 고민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ㅋㅋㅋㅋㅋ 하지만 부자가 아니니까 안 읽은 책 생각도 잠깐이나마 하는 거 보면 부자가 아니라서 다행인걸까요 뭘까요. ㅎㅎㅎ

다락방 2016-05-23 16:27   좋아요 0 | URL
아 부자가 아니라서 다행인건가요? 저는 안 읽은 책이 천 권이든 만 권이든 역시나 같은 고민 하고 있을 거란 생각을 했어요. 왜냐하면 신간이 계속 나오니까요. 그때마다 휘청휘청, 집에 안 읽은 책이 만 권인데, 어쩌지, 하면서 또 사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몬스터 2016-05-23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 그러더라구요.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아서 , 한 챕터가 끝나면 또 다른 챕터가 시작되는거라고. 그저 내 감정에 충실하며 카르페디엠 하는게 어떻까 하네요. 다락방님이 쓰신 책 읽어 보고 파서 자주가는 싸이트에서 eBook을 찾았는데 , 음네요. lol

다락방 2016-05-23 16:28   좋아요 0 | URL
으앗 몬스터님. 제 책이 이북으로는 나오질 않아서요 .. (시무룩)

괜찮으시다면 제가 보내드리고 싶은데 어떠세요? 수줍게 싸인해서 보내드릴게요. 히힛. 괜찮으시다면 주소 알려주세요. 그러면 제가 우편으로 슝- 보내드릴게요. 해외배송 환영이니까요. 아하하하핫.

2016-05-23 1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24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얼룩말 2016-05-23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들도 가끔..어쩌면 자주..다락방님을 생각하겠죠? ^^

다락방 2016-05-24 09:54   좋아요 0 | URL
그런 사람들도 있겠죠? 아마도요. 하아-

캐롤 2016-05-24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에이미 읽고 있는데 번역서가 나왔네 하고 보다가 여기 다락방님 공간까지. 저영화도 꼭 보고싶네요.
책도 쓰신 분이시군요!!! 다락방님 책까지 주문합니다^ 기대기대!!!

다락방 2016-05-24 09:55   좋아요 0 | URL
어머! 제 책까지 주문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캐롤님. 저도 예전부터 에이미 읽고 싶었는데 원서는 감히 엄두가 안나서요 ㅠㅠ 번역서가 나와 다행입니다. 저도 읽어볼게요!

무해한모리군 2016-05-24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책수다 떨고 싶다. 스토너에 대해 말하는 남동생 가지고 싶다.... 엄마 왜 난 남동생 안낳아줬어???라고 묻고 싶은 기분좋게 비오는 아침이네요 ㅎㅎㅎㅎㅎ 땡투도 누르고 휙~

다락방 2016-05-24 10:11   좋아요 0 | URL
저는 오늘부터 평일에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굳은 결심을 했는데 비가 와서 마음이 참 거시기한게...술 생각이 나요. 하아- 안돼, 그만 마셔, 마시지마... 혼자 다짐하는 비오는 아침입니다. ㅎㅎ
저보다 먼저 읽으시겠네요, 모리님!! >.<

2016-05-24 17: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25 0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24 1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5-25 08:48   좋아요 0 | URL
넵!

젤리곰 2016-05-30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ㄷㄹㅂ님도 45년 후 보셨군요! (극장에서 곰방 내릴 것 같아서 퇴근하고 파김치가 된 상태에서 보러 갔던...) 영화 보는 내내 할아버지 입을 손으로 막아버리고 싶었어요. 아옷.

다락방 2016-05-30 09:28   좋아요 0 | URL
맞아요. ㅠㅠ
45년이나 함께 살았는데 그렇게 한순간에 휘청이다니, 그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 ㅠㅠ 하는 생각이 들면서 몹시도 서운하고 절망스럽더라고요 ㅠㅠㅠ 싫어...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