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요일 오후. 아빠는 119 차에 실려 응급실로 가셨고, 급성 심근경색으로 바로 시술을 하셨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몇 번에 걸친 허리 수술과, 장기간 입원으로 찾아온 섬망 증상, 퇴원 후에 찾아온 투석 직전의 신장악화 까지. 퇴원과 입원을 반복했고 응급실에도 여러 차례 가셨다. 이제 재활만 남았나 했는데 이번엔 또 예상하지 못했던 심근경색. 세상이 내게 '너 이래도 멘탈 잡을 수 있어?' 싸움을 거는 것 같다. 이젠 친구들에게 기도를 부탁하기도 저어됐다. 최근엔 기도를 부탁할 일들 밖에 없었던 것 같아서. 


어제 밤늦게 친구와 통화했다. 내가 자꾸 나쁜 일로만 연락하는 것 같아서 좀 꺼려졌어, 좋은 일로 연락하고 싶은데, 라고 말하자 친구가 말했다.


"무슨 말이야. 그러면 나도 너한테 나쁜 일 있을 때 연락하면 안되는거야?"


친구의 말을 듣자 말문이 막혔다. 나는 작게 "그러네" 라고 대꾸하고, 그 후로 울었다. 전화를 끊기 전 친구에게 말했다. 그래도 친구들이 있어서 참 좋네, 라고.

엄마와 동생들과 긍정적인 면들을 보려고 대화한다.

조금만 늦었어도 손쓸 수 없었을 거라는 닥터의 말에, 그래도 우리 아빠가 살려고 그랫네, 라고 얘기한다.


사람은 왜 늙고 병들까?

늙고 병들건데 왜 태어나서 살고 있는걸까?




책을 샀다.

과중한 업무로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지난 주에 산 책은 딸랑 두 권이었다.


















요즘 일본 추리/스릴러 책을 자꾸 사고 있는데, 그건 남동생 때문이다.

최근에 남동생은 일본 추리 소설이 자신의 힐링이 되고 있다고 했다.

잠들기 전에 핸드폰을 보면 잠을 잘 못자고 그래서 책을 읽기를 선택했는데, 일본 책이 잘 읽힌다는 거다.

나는 영 별로라고 생각햇던 책들도 남동생은 후딱 읽고 좋다고 한 책들도 있다.

남동생은 일본 장르 소설만 읽으려고 하고, 나는 내가 읽고 주려고 하니 도저히 그 속도를 따라 잡을 수가 없다. 나는 다른 책들도 읽어야 하기에. 그래서 최근에 빌려줬던 책 중에 어떤 건, 내가 읽지도 못한 채로 전달햇는데, 다 읽고 재미있다고 돌려주었더랬다. 나도 읽어야 되는데 …


《신의 숨겨진 얼굴》도 그래서 산 책이고 《어머니의 유산》은 어떤 계기로 산건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얼른 읽고 주려고 시작해보니 이거 스릴러가 아닌것 같아. 작가가 《본격 소설》의 작가라는 건, 책을 구입하고 책날개를 보고 알았다. 앗. 그렇다면 내가 한 번 더 고민했을 텐데. 내가 그 책을 딱히 좋아하지 않았어서 … 잘 읽히니 다 읽긴 하겠지만, 일단 읽다 중단한 상태이고, 《신의 숨겨진 얼굴》은 다 읽고 남동생에게 가 있다. 


남동생이 자기 전에 폰을 보기 보다 책을 읽는 걸 선택한 게 좋아서 어제 오전, 또 충동적으로 책을 샀다. 막 샀다. 그걸 언제 읽고 건넬지 참 답답하지만-나 아직 법정에 선 페미니스트도 다 안읽어서- 여하튼 부지런히 읽고 줄 생각이다. 


어제 도서관에 가서 빌려온 책들을 반납하기 전에 잠깐 앉아서 책을 읽는데, 와 세상 시원하고 조용해서 책 읽기 너무 좋은 환경이었다. 내친김에 다 읽자, 하다가 얼마 못가 접고 일어났는데, 그건 너무 춥기 때문이었다. 에어컨이 빵빵해서인지 너무 추워. 아 안되겠다, 하고 일어섰다. 밖으로 나왔더니 이번엔 푹푹 찌더라. 어쩌라긔 …


출근해서 커피도 내렸고 어제 도서관에 들렀다 오던 길에 산 꽈배기도 먹었다. 요즘 왜이렇게 꽈배기 맛있지. 나는 꽈배기를 사려고 도서관에 가는 걸까? 그런데 시장에서 사와 따뜻한 꽈배기는 세상 맛잇는데, 이렇게 하루 지난 꽈배기는 사실 맛이 좀 별로다. 그래도 커피랑 같이 먹었다. 꽈배기 먹었는데, 도넛 하나 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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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6 08: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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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6 10: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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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3-06-26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아버님에게 큰일이 있었군요. 얼마나 마음이 힘드셨을지...저도 가족이 오래 아팠던지라 다락방님과 같은 생각을 했었어요. 아버님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다락방 2023-06-26 10:33   좋아요 0 | URL
늙고 병들고 죽는데 인간은 왜 태어난걸까요? 그 답을 찾으면 마음이 편해질지 모르겠지만, 그 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블랑카 님. 다만, 저는 죽기 싫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주말에 읽은 ‘우에노 지즈코‘와 ‘스즈키 스즈미‘의 책 <페미니즘, 한계에서 시작하다>를 보면요, 1940년대 후반에 태어난 우에노 지즈코가 1980년대 초반에 태어난 스즈키 스즈미에게 ‘너의 50대 60대가 궁금한데 내가 볼 수 없겠지‘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이 말이 얼마나 훅- 파고들던지요. 제가 사랑하는 어린 존재들-조카들-을 떠올리면서 나 역시도 그 아이들의 50대와 60대를 그리고 그 뒤까지도 계속 보고싶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휴..

2023-06-26 10: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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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6 11: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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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6-26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님 건강이 계속 안좋으시군요 ㅜㅜ 큰일입니다 ㅜㅜ 빨리 회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음식은 바로 만들어서 먹는게 제일 맛있는거 같아요. 저는 스트레스 받으면 책을 많이 사는데 이작가님은 반대시군요 ㅋ

다락방 2023-06-26 11:53   좋아요 1 | URL
저도 스트레스 받으면 책을 사는 편인데요 지난주에는 많이 자중햇습니다. 사실 책 지를 시간도 없었어요. 너무 바빠서 ㅎㅎ
다음주 월요일을 기대해주세요! 또다시 높다란 책탑으로 찾아뵙겠습니다! ㅎㅎ

고맙습니다, 새파랑 님.

hnine 2023-06-26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1, 2분 속도가 중요한 상황인데 이번에도 다행이었긴 하지만 앞으로도 정말 주의하셔야겠네요.
다락방님, 늙고 병들고 죽는데 왜 태어났는지, 이런 생각 자연히 하게 되지만 너무 무겁게 하진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생각 안 할수록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다락방 2023-06-26 13:55   좋아요 0 | URL
나인 님 말씀처럼, 인간은 왜 태어나고 살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안할 수는 없겠지만, 그에 대해 너무 무겁게 생각한다거나 끌려가지는 않도록 중심 잘 잡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게요. 그런 생각 안할수록 행복했던 것 같아요.
말씀 감사합니다, 나인 님!

잠자냥 2023-06-26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이 참 심란했겠습니다.
점심은 드셨습니까?!
힘냅시다!

다락방 2023-06-26 13:55   좋아요 1 | URL
점심은 짜장+군만두 셋뚜셋뚜 먹었습니다. 전 역시 점심 1인 2메뉴를 포기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아자아자!!

독서괭 2023-06-26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과중한 업무에 아버님 병환까지… 오늘 출근이 특히 힘드셨겠습니다 ㅠㅠ 새 책들과 꽈배기가 조금이나마 마음에 위안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꽈배기 하루 지나도 데워먹으면 맛있더라고요. 저도 꽈배기 좋아합니다😳

다락방 2023-06-26 15:09   좋아요 1 | URL
앗! 꽈배기를 .. 데워먹으면 되는 거였군요? 아 바부팅.. 그건 또 생각도 못했네요. 꿀팁 감사합니다. 다음번엔 꼭 그렇게 먹어야겠어요. 불끈!!

감사합니다, 독서괭 님. 남은 오늘도 화이팅입니다요!!

2023-06-26 15: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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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6 1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26 19: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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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6 16: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27 1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26 16: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27 16: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23-06-26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님께서 얼른 낫고 다시 건강해지시기를 바랍니다.
정말 여러모로 힘 빠지는 일들, 어렵고 힘든 일들이 자꾸 생기네요.
그럴수록 더 힘을 내야 하는데, 가끔은 확 다 내려놓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죠.

그래도 친구가 있어서 다행이고, 가족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그리고 또 책이 있잖아요.

꽈배기든 뭐든 맛난 것들 많이 먹고 힘을 냅시다!

다락방 2023-06-27 16:11   좋아요 0 | URL
아, 정말이지 작년부터 올해까지 아빠 때문에 너무 자주 울게 되네요. 힘도 빠지고 자책하고 …
이번에 응급실 가시고 심근경색 진단 받으셨을 땐 정말 영혼이 너덜너덜해지는 것 같았어요.
다행히 경과가 좋아 내일 퇴원하실 것 같습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감은빛 님!!

은하수 2023-06-26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늙고 병들고 아파도 살아가야하고... 살아가고 싶을 겁니다!
전 그럴 거 같아요. 아버님도 부디 그러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니 살아서 건강할 때 맛난거 많이 먹고 책도 즐겁게 읽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야죠!
그런 소소한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 아시니까...

힘내세요~~!

다락방 2023-06-27 16:12   좋아요 1 | URL
아빠가 살 수 있었던 건 평소에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몸에 이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캐치하고 아빠가 119 부르신거거든요. 살고 싶다는 열망이 강하면 사는 쪽으로 움직이는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아빠를 살린 건 아빠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퇴원하시면 다정하게 대해드려야지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좀 못된 딸이라서요 ㅠㅠ

감사합니다, 은하수 님!

거리의화가 2023-06-26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얼마나 노심초사하셨을까요ㅠㅠ
사람 일이 참 쉽지가 않습니다. 생각한 대로, 바람 대로 흘러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기대와는 다른 결과에 참...
달달한 꽈배기, 친구분의 목소리, 독서가 힘이 될 거라 믿습니다. 더군다나 알라딘 서재에 이리 많은 응원 메시지가 있잖아요. 다락방님 힘내세요. 화이팅!

다락방 2023-06-27 16:14   좋아요 0 | URL
와 생각지도 못했는데 응급실에 심근경색에 바로 시술까지. 엄마는 완전 통곡하시고 저도 울음 참느라 혼났내요. 엄마랑 같이 울면 안될것 같아서요. 그러다 친구랑 통화하던 제 방에서 울었어요.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있는 건 정말 힘든일이네요. 정신줄 제대로 잡아야지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말씀 감사합니다, 거리의화가 님!

2023-06-27 09: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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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7 16: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수하 2023-06-30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주말 그런 일이 있었군요.. 아버님 증상에 차도가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하루 마저 잘 버티시고 주말에는 좀더 쉬실 수 있기를..

다락방 2023-06-30 16:20   좋아요 1 | URL
아버님 시술 잘 마치시고 퇴원하셨어요. 지금은 집에 계십니다. 식이 조절을 잘 하셔야 된다고 교육 받고 오셨대요. 어휴, 건강하게 오래 사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저도 계속 운동하고 관리해야겠다 새삼 다짐하게 됩니다. 수하 님도 건강 잘 챙기셔요!!

구단씨 2023-07-03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다고 스스로 주문을 걸어도, 많이 힘드시겠어요. 걱정은 당연하고요.
저도 몇 년 전에 다락방님 말씀하신 일을 그대로 다 겪어봐서 그런지, 이런 얘기에 시선이 자주 머물러요.
갑자기 응급실에 실려가고, 갑작스러운 심근경색 진단에, 바로 응급 수술까지.
그리고 다른 질환도 계속 있어서 쉽게 쾌차하지 못했거든요.
응급실, 중환자실, 일반병실 그리고 요양병원까지 몇 번을, 몇 년을 반복하곤 했거든요.
무엇보다 다락방님 아버님께서 삶의 의지가 강하신 분이라니, 이제 쾌차하실 일만 남았다고 생각해요.
거기에 가족들의 걱정과 돌봄 때문에라도 계속 누워계시지는 않을 거에요. 힘내세요!!

다락방 2023-07-04 10:23   좋아요 0 | URL
나이 들면서 몸이 약해지고, 사소한 증상들이 나타나다가 큰 병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그렇게 수술을 하기도 하는데, 또 그 수술을 하고 입원하다보면 다른 질병으로 이어지고 그러더라고요. 저희 아버지도 그러신데요, 그것이 저희 아버지만의 일은 아니겠지요. 저만해도 수술 하나 했는데 또 다른데 뭔가 발견돼서 씨티 촬영 또 했거든요. 늙고 병들고 아프고 결국은 죽을 것을, 인간은 왜 태어나서 이렇게나 열심히 살고 있나 답을 찾고 싶어요. 그런데 저는 여태 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여전히 죽음이 크게 두려워요. 제 존재가 사라진다는 게 너무나 두렵습니다. 그래서 삶에 대한 의지가 저도 강한 것 같고요.

구단씨 님, 응원과 공감의 댓글 감사해요. 구단씨 님도 더 아프지 않고 즐겁게 지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즐겁게 지내도록 합시다, 구단씨 님.
 
페어링의 날

얘들아, 나 이거 새로 산 키보드로 썼다. 쨘-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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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6-23 14: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보라색은 핑크색보다 더 먼가 장난감같고 귀엽네요? 다락방님은 그만귀여워야되는데......

다락방 2023-06-23 22:12   좋아요 0 | URL
쓸 일은 없을 것 같지만 대만족입니다! ㅋㅋ

퍼론 2023-06-23 14: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귀엽네요

다락방 2023-06-23 22:12   좋아요 0 | URL
너무 예뻐요!! >.<

잠자냥 2023-06-23 15:0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근데......순댓국하고 안 어울려요.

은오 2023-06-23 15:0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6-23 15:40   좋아요 1 | URL
키보드 자랑 댓글에 순댓국 등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6-23 16:29   좋아요 1 | URL
다부장 저 인간 하면 이제 순댓국밖에 생각 안 나요........

다락방 2023-06-23 22:12   좋아요 1 | URL
이것이 바로 저의 반전매력? 😉

잠자냥 2023-06-23 15: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귀엽네요.






저기 바닥 풀이..........

다락방 2023-06-23 22:13   좋아요 0 | URL
하다못해 서있는 곳의 풀조차 귀엽게 만드는 다락방 💕

단발머리 2023-06-23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꺼가 더 이쁘기는 한데 뭐랄까 보라색은..... 진짜 귀엽네요. 나는 순수하게 키보드가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6-23 16:29   좋아요 1 | URL
아니 근데 단발머리님 루팡 접속! 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6-23 16:32   좋아요 1 | URL
금요일입니다 ㅋㅋㅋ그냥 금요일 아니고 꿈의 금요일 ㅋㅋㅋㅋ 퇴근 준비하시지요!

다락방 2023-06-23 22:13   좋아요 0 | URL
네? 저는 보라색이 훨씬 훨씬 더 예쁜데요? 😁

dollC 2023-06-23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라색에 노란색 조합 👍

다락방 2023-06-23 22:13   좋아요 1 | URL
예쁘죠? 훗 😌
 

얘들아, 글 써서 돈 버는 거 한 번 볼래?

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귀여운 90원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문제는 대부분 아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며

또 문제는,

나도 저만큼 나가고 있다는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투비야, 우리 잘해보자꾸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투비는 돈을 주고 돈을 가져갑니다.


이렇게만 쓰면 허전하니까, 책 링크 하나 걸어둘까. 가만있자, 이것들로 하자!! 내가 사려고 찜해둔 책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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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6-23 0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상부상조하는 시스템^^;
일본산고는 저도 읽어보려구요ㅎㅎㅎ

다락방 2023-06-23 10:16   좋아요 1 | URL
이게 상부상조 … 이긴 한거죠? 어쩐지 알라딘에만 돈 벌게 해주는게 아닌가 싶고 말입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6-23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저렇다능 돌고도는 시스템 그 와중에 수수료 챙기는 알라딘은 개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6-23 10:22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제 돈이 플러스 마이너스 0이 되는 반면 그 모든 돈이 알라딘으로 간다 …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햇살과함께 2023-06-23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이 10프로 떼가서 90원인 건가요??
하객명단 표지가 무섭네요 ㅋㅋㅋ

다락방 2023-06-23 22:14   좋아요 1 | URL
네 알라딘이 깨알같이 수수료 챙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6-25 1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귀여운 90원!! ㅋㅋㅋ
참....할말 없는 시스템!!!
때론 알라딘 책 노예에서 투비 노예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ㅋㅋㅋ
그래도 글쓰기는 늘었겠죠?^^

다락방 2023-06-25 10:04   좋아요 2 | URL
말씀처럼 정말 귀여운 90원 입니다!! ㅋㅋ
책나무 님은 글솜씨도 요리 솜씨도 그림 솜씨도 모두 늘었을 겁니다. 빠샤!!
 

나는 취ㅙㅆ을까여 아닐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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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6-19 2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걀걀걀

날개치는오리 2023-06-19 2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조금밖에 안 취ㅙㅆ을것 같습니다 ㅋㅋ

다락방 2023-06-19 20:53   좋아요 1 | URL
맞숩니다!!!!!!!!!!!!깔깔깔

다락방 2023-06-19 20: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낮엔 졸라 지적이고 밤엔 술취해. 개멋딤 ㅋㅋㅋㅋㅋㅋㅋㅋㅌㅌㅋ

다락방 2023-06-19 20:54   좋아요 1 | URL
앗 답을 말해버렸네 바부팅 ㅜㅜ

은하수 2023-06-19 2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취할때까지 마실수 있다니..
전 넘 부럽구요
월욜부터 달려요~~~~

다락방 2023-06-19 21:01   좋아요 0 | URL
조금만 마셨는데 취해버혀ㅛㅆ어오. 약한 여자.. ㅋㅋㅋㅋㅌㅌㅋㅌㅌ

잠자냥 2023-06-19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구웠네…

다락방 2023-06-19 21:10   좋아요 0 | URL
직원이 구워줍니다 ㅋㅋ

다락방 2023-06-19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내릴역 두 개나 지나쳐쒀.. ㅠㅠ

단발머리 2023-06-19 21:22   좋아요 0 | URL
락방님?!? 어디까지 갔어요? 에?

다락방 2023-06-19 21:57   좋아요 0 | URL
저 집 잘 도착했어요! 😊

단발머리 2023-06-19 21:58   좋아요 0 | URL
🤣🤣🤣

잠자냥 2023-06-19 21: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치찌개에 냉면에 공기밥까지 드시다니 부장님!

다락방 2023-06-19 21:57   좋아요 0 | URL
동료가 많이 먹어서.. 🙄

세실 2023-06-19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귀여우신 다락방님!

다락방 2023-06-19 21:57   좋아요 0 | URL
으흐흐 이 맛에 직장생활 합니다 ㅋㅋ
 














《버터》의 '유즈키 아사코'의 신작 단편집이다.


버터를 재미있게 읽긴 했어도 다음 작품도 반드시 읽어봐야지 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라, 사실 이 단편집의 작가 이름을 보고도 이 작가가 그 작가인 줄도 몰랐다. 이름 외우지 못해 미안합니다.


그런데 실린 단편들 중, <아기 띠와 불륜 초밥> 이 너무 궁금해 검색해보니 이 작가가 버터의 작가였고 이 책이 신간이었던 거다. 아기 띠와 불륜 초밥이라니, 그러니까 초밥 먹으러 아기띠 메고 갔다가 불륜현장을 목격했나? 이정도의 내용을 생각하고 책을 펼쳤다. 차례대로 읽지 않고 가장 먼저 <아기 띠와 불륜 초밥>을 펼쳐 읽었다. 결과적으로 얘기하면, 이 단편집에서 가장 재미있는 단편이었고, 이야기 자체로도 아주 흥미로웠다.


번화가에서 살짝 벗어난 비싼 오마카세 초밥집, 이곳에서는 와인과 초밥을 내는 마리아주로 유명한데, 가격이 비싼만큼 회원제로 운영되며 중년의 남성이 찾는 거다. 테이블 몇 개 없는 작은 식당인데, 대체적으로 여기에는 중년 남성들이 자기의 젊은 불륜 상대를 데리고 온다. 자 이건 이렇게 먹는 거고 이건 이거랑 페어링을 해야하지, 하고 으스대면서 그녀들에게 본 적없는 비싼 음식을 사주고, 그리고는 택시를 타고 호텔로 가는 코스를 생각하게 되는거다.


이야기의 처음에 부장급 남자와 신입 여직원이 이 식당을 찾는게 나온다. 이 신입 여직원을 어떻게 해보고 싶어서 잔뜩 공들였던 터, 평소보다 과감한 옷차림인걸 보니 오늘 이 여자도 '그럴 생각'인가보지? 뿌듯한 마음으로 비싼 오마카세 집으로 간다. 그곳에는 이 커플 말고도 두 커플이 더 있었는데 모두 남자는 중년, 여자는 젊은 여자들이며, 모두 불륜관계로 짐작된다. 주방장까지 암묵적으로 이런 관계를 알면서 음식을 팔고 또 사고 먹고 있는데, 이곳에 아기띠를 메고 잠든 아기를 데리고 초라한 모습의 덩치 큰 여자가 갑작스레 등장하는 거다. 그 여자는 이 레스토랑 사장의 어머니와 잘 알고 지내고 있으며 언제 한 번 여기에 밥을 먹으러 오라했다는 말을 전한다. 그렇게 이곳과는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아기엄마가 이곳에서 그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


여자는 자신이 술과 음식을 너무나 좋아하지만 아이를 임신하고 모유수유를 하면서 지금껏 그것들을 참아왔다고 모두가 듣는데 말한다. 그런데 모유수유를 오늘로 졸업하기로 했고, 그래서 축하를 하겠다, 참았던 걸 먹겠다! 하는 거다. 아이는 지금 막 잠들었으니, 아이가 깨기 전에 자신은 후딱 먹고 가겠다며, 본인이 먹고 싶었던 비싼 와인을 주문하고 그에 맞는 초밥들을 이것저것 주문해 이것 줘보세요, 이건 저렇게 해주세요, 하면서 먹는거다. 술과 음식을 그녀는 진정으로 즐기고 있으며 조금씩 얼굴에 생기가 돈다. 그런데 이 여자의 존재는, 모두에게 불편하다.


주방장은 주방장대로 손님이 주문하는 음식을 만들어야 해서 좀 불만이지만,


이곳의 중년남성들이 불편하다.


저 여자, 집에서 아이나 봐야할 것 같은 추레한 여자, 그런데 저 아기를 보니 우리 첫째딸 저만할 때 생각나네, 그 때 나는 집에 잘 들어가지 않았지, 저 여자, 누군가의 '아내' 이자' 엄마'인 여자. 여기에 젊은 여자를 데리고 온 중년 남자들의 집에 있는 바로 그 여자의 상징. 먹고 싶은 거 참아가며, 좋아하는 거 참아가며 사는 여자를 뒤로한 채, 젊은 여자들을 데리고 이곳에 온 자신들.


저 여자, 지금 여기서 나에게 돈을 쓰고있는 이 남자의 집에도 저런 여자들이 잇었을텐데, 이 남자는 언제나 아내가 대화가 안된다고 아내 흉을 봤지만, 저렇게 힘들게 아이를 키우고 있으면서 자연스레 뒤로 감춰진 존재가 된게 아닌가. 이곳의 모든 중년남자들보다 더 와인과 음식에 진심이며 또 지식이 가득한 여자, 마시고 먹으면서 생기 도는 여자, 그런데 약 2년간 그걸 모두 참아왔다고 말하는 바로 저 아기 엄마. 그녀의 출현으로 이 식당의 다른 모든 대화들은 정지되고 모두가 그녀를 본다. 그녀는 아랑곳없이 먹고 싶은 걸 주문하고 그렇게 먹고 마신다. 그녀 덕에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혹은 애써 보려 하지 않았던- 전업주부가 드러난다.



사마다 마사미는 알맞게 차가워진 로제와인과 생고기카르파초, 성게알초밥, 과일소스를 곁들인 푸아그라를 앞에 두고, 아기엄마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런 부류의 여자가 술을 마시고 비싼 음식을 먹고 즐겁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마사미는 전업주부인 어머니를 포함해서 지금껏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전문대를 나와 컨설팅 회사에 입사한 지 오 년이 된 마사미는 옆에 앉아 있는 처자식이 있는 상사와 줄곧 사귀고 있다. 마사미는 결혼도 아이도 관심이 없는 데다 이 관계에 불만이 없다. 남자에게 아내는 지루한 여자라고 들었다. 육아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끔 외식을 가도 제대로 꾸미지도 않고 시야가 좁아서 대화가 유난히 재미없다고 한다. 그 점에서 마사미는 영화나 독서의 화제도 풍부하고 독립했기 때문에 대등하게 교제할 수 있으며 함께 있으면 세계가 넓어지는 것 같다고 칭찬을 받았다. 실제로 둘이서 몰래 다녀온 남미 여행은 무척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정말 지루한 사람일까. 아이 외에 아무도 만나지 않으면 시야가 좁아지는 것은 당연하고, 시간에 쫓기다 보면 가장 먼저 손을 놓는 것이 문화생활이다. 어쩌면 일상의 자질구레한 일 너머에 그녀가 본래 가졌던 즐거움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이 아기 엄마처럼 레드와인을 한 손에 들고 자기 자신에 관해 이야기하는 남자의 아내를 상상해 봤다. 그녀를 딱 한 번 시내 바비큐 파티에서 만난 적이 있다. 세 아이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는 조신한 여자였다. 누가 술을 권해도 입에 댈 겨를이 없어 보였다.

마사미가 겸열해야 할 사람은 그 여성이 아니라, 어쩌면 옆에 있는 남자가 아닐까. 그들이 이렇게 다림질이 잘된 셔츠를 입고 젊은 여자와 고급 초밥을 먹는 사이에, 그 등 뒤에는 집안일과 육아에 쫓기는 여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가게의 분위기가 묘하게 달라진 것은 본래는 숨어야 할 존재가 갑작스럽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p.156~157



와인과 초밥을 먹는 장면장면의 묘사가 아주 맛깔스러워 당장이라도 떫은 와인과 초밥을 먹고 싶어지는 재미도 있는데, 이 아기엄마의 존재 자체로 이야기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도 재미있다. 무엇보다 얼마전에 읽은 '사라 아메드'의 《행복의 약속》도 생각난다. 바로 '분위기 깨는 여자'.




결국 페미니스트들은 기꺼이 소란을 일으키겠다는 사람들이다. 페미니스트들은 심지어 고집을 부려야만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주체의 의지가 다른 사람들의 의지, 즉 그의지가 일반의지 또는 사회의지로 물화物化된 이들의 의지와 일치하지않을 때 고집스럽다고 말한다.

따라서 여성 트러블 메이커의 형상은 분위기 깨는 페미니스트의 형상과 동일한 지평을 공유한다. 두 형상 모두 행복의 역사라는 렌즈를 통해 해석하면 이해가 가능하다. 페미니스트는 행복을 약속하는 대상들이그렇게 장밋빛이 아님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를 깰 수 있다. 페미니즘이라는 말은 그래서 불행으로 흠뻑 젖어 있다. 페미니스트가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하는 바로 그 행동이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생각하고 행복을 가져온다고 생각되는 그 어떤 것을 파괴한다고 미리부터 읽버린다. 분위기 깨는 페미니스트는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깬다." -《행복의 약속》, 사라 아메드, p.120




초밥집에 갑작스레 등장한 아기엄마는 '내가 페미니스트다' 라고 말한게 아니지만, 등장만으로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깼다. 중년남자에게 곧 닥칠 미래였던 젊은 여자와의 섹스를 부순다. 불륜 커플에게 지금 당장의 긴장감과 즐거움을 깬다. 그러나 그녀가 한 '잘못'은 무엇인가. 다른 사람의 행복을 깬게 악이라면, 그녀가 행한 악은 무엇인가.




없다.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를 키웠고, 이제 비로소 마시고 싶고 먹고 싶은 걸 먹으러 그걸 파는 식당에 들어왔을 뿐이다.

그녀는 가지 못할 곳에 간 것도 아니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한 것도 아니다.

그동안 참았던 것을 이제야 하고 있고, 그걸 즐기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녀의 존재는 그곳에 있던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깼다.


재미있지 않은가?


이외에도 <둔치 호텔에서 만나요> 가 재미있다.

왕년의 인기작가였던 남자가 호텔에 갔다가 젊은 여성들 보고 좋아하고 말을 거는데, 정작 여성들은 그를 불편하다고 호텔에 말하는 게 좋았다. ㅎㅎ



책을 샀다. 월요일이니까 올려야지.



여러분, 저 맘모스 좀 봐. 당연히 한 입에 들어가질 않는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단면 아름답지요? 맛있게 먹었습니다. 책 사진 찍고 우걱우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앗. 맘모스 때문에 밑에 책이 안보이네. 다시.


















《왕가리 마타이》는 그림책이다. 읽다보니 아마도 '반다나 시바'와 '마리아 미즈'가 함께 쓴 《에코 페미니스트》에 분명 언급됐을 것 같은데 찾아보진 않았다. 세상에, 나무를 심자고 말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게 정말 나무를 심는 실천이 가능하다니. 세상엔 멋진 여성이 너무 많다!


《폭탄》은 사실 내 흥미를 전혀 불러 일으키지 않는 책인데, 얼마전에 《방주》재미있게 읽은 남동생이 일본 소설로 좀 달라고 해서 사봤다.


《동맹 속의 섹스》는 정희진 선생님이 오디오 매거진에서 언급하셔서 샀다.


《파묻힌 여성》은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11월 도서다.
















《동맹의 풍경》도 정희진 선생님이 … 아 선생님이 말할 때마다 책 사는 거, 큰일이다.


《악연》중고거래시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이 천 원 있어서, 뭐 살까 알라딘 중고 둘러보다가 사봤다.


《하틀랜드》는 얼마전에 《빈곤의 풍경》읽다 언급되어 샀다.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위험한가》는 예전부터 읽고 싶어서 구판을 도서관에서 빌렸더랬다. 그런데 몇 장 안읽었는데 반납기한이 다 되어 그냥 갖다주고 다음에 다시 …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개정판이 나왔길래 그냥 사버렸다. 인간이여…orz


《강물 아래, 동생에게》도, 저 위의 《초급 한국어》도 사실 다 존재를 몰랐던 책들이었는데, 알라딘의 blanca 님의 감상을 보고 바로 장바구니에 담게된 책들이다. 여러분 블랑카 님 글 읽어 보셨나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블랑카 님의 글은 정말이지, 매우 훌륭합니다. 읽노라면 책을 안 살 수가 없어요. 즐찾에서 빼야 할까요? 지름신 …


《한밤중의 꽃향기》는 작가 자체로는 별로 호감이진 않은데, 미술관 이라고 하니 그래? 하면서 궁금해졌다. 나는 어떤 사람들은 좋은 그림을 보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는것을 안다. 내게도 속 시끄러울 때 해결할 방법이 몇가지 있는데, 좋은 문장을 읽는 것도 그렇고 맛있는 걸 먹는 것도 그렇지만, 그런데 내가 해결하는 방법중에 그림은 없었다. 그림을 보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일은 그 자체로 너무 좋을 것 같아 내게도 그런 해결방법이 생기기를 바라며 그림을 보러 다니기도 하고 화집도 사서 보곤 했지만 딱히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그림 보는 거 내게는 되게 우아하게 느껴지는데, 그런데 우아함이란 후천적 습득은 안되는걸까?















《이상한 집》은 딱 일본 소설 느낌이다. 이 책 다 읽고 구매자평 쓰긴 했는데, 이렇게나 자극적인 소재와 이야기로 결국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모르겠다. 이 작가가 책이란 수단으로 추구하는 것은 그저 흥미와 재미인걸까? 그런 점은 나와는 맞지 않는다.


《나의 독일어 나이》는 제목도 표지도 너무 좋다. 아직 읽기 전인데, 이 책을 받자마자 미국에 사는 내 친구 J 가 생각났다. 어쩐지 J 가 좋아할 이야기가 이 안에 있지 않을까 싶다. J 는 영어, 독일어, 폴란드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고, 불어와 일본어를 약간 할 줄 안다. 오래전에 "내 친구 4개국어 하는데" 라고 말을 꺼내자 내 앞에 있던 남자가 이렇게 대꾸했던 일이 떠오른다.


"경상도어 전라도어 서울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딴엔 재밌다고 한 것 같은데, 아니, 독일어 폴란드어 영어 한국어. 라고 답하자 입 싹 다물었던 일이 있었다.


비슷하게는 아주 오래전에 소개팅을 받았는데 나보다 몇 살 많은 남자가 내 앞에 앉아 있었고 무슨 이야기 끝에 비행기 얘기가 나왔다. 그가 나에게 비행기 타봤냐고 물어봐서 내가 그렇다고 하자, 그가 이러는 거다.


"어디. 제주도?"


하 쉬바. 


"뉴욕이요."


라고 답했더랬다. 

자기 생활과 자기 기준에서만 사람은 상상하고 대응이 가능하다. 비행기=제주도 되어버리고 외국어=비서울어 되어버리는 사람들 …


여하튼 책 샀고, 빌리기도 했고, 연장도 했다.

다음엔 이 책(이라고 쓰고 안알랴줌)의 페이퍼로 돌아올 것 같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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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6-19 10: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버터>의 작가 저도 또 읽을 것 같지는 않았는데, (그래서 저 역시 이름도 모름;;;) 저 단편은 정말 재미날 거 같네요? 존재만으로 불편함을 확 깨우는 여자라, 어쩐지 통쾌&흥미롭습니다.

아니 근데 비행기=제주도라고 말하는 그 뇌는 어떤 작동을 하면 그렇게 되는 걸까요? (4개 국어의 그 뇌도 마찬가지)
으흠... 상대를 깔봄? 본인이 제주도만 가봄?(본인이 외국어에 열등감?) 그것참 신기하다........

다락방 2023-06-19 11:08   좋아요 1 | URL
이 단편집에서 제일 재미있었어요. 읽는 동안에도 재미있고 유쾌했어요. 뭔가 ‘좋은데?‘ 이런 느낌이 뽝 오더라고요. 불륜커플 많은 초밥집에서 그녀가 한 잘못이 없는데 그녀 때문에 불편해진다면, 그건 불편한 사람들이 잘못 아니겠어요? 껄껄.

상대가 나보다 더 많은 경험을 혹은 많은 지식을 가질 수있다는 상상을 하지는 않는 초라한 한남들입니다. 왜 ‘어디냐‘고 묻지 않고, ‘어떤 외국어냐‘ 묻지 않고 지들 머릿속에 있는 걸로 한계를 정해요? 한심하기 짝이없어요. 하하.

잠자냥 2023-06-19 12:56   좋아요 0 | URL
초밥 먹고 싶다~

다락방 2023-06-19 13:09   좋아요 0 | URL
전 초밥에 와인요~ ㅎㅎ

blanca 2023-06-19 1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버터> 안 읽어봤는데 이 단편집부터 시작해 볼까요? 그리고 중간에 ㅋㅋㅋ 민망하지만 솔직히 기쁘네요. 다락방님 아니면 누가 제 칭찬을 이렇게 해주겠어요. 고마워요. ^^;;; 맘모스빵 ㅋㅋ 저거 먹다 턱 빠지는 거 아니예요? 저번에 쌈 싸서 먹다 턱에서 갑자기 툭 소리 나서 얼마나 무서웠던지...그리고 다락방님, 강낭콩 꽃 피면 열매 맺는 거 맞나요? 잎이 시들시들한데 조그만 꽃봉오리가 맺혀서 이게 죽어가는 건지, 희망의 전조인지 헷갈려서요. 더운 월요일, 건강 조심하시고 힘차게 시작해요!

다락방 2023-06-19 12:32   좋아요 1 | URL
강낭콩은 꽃 피고 열매 맺는 거 맞는데요, 저희집 콩은 잘 자라고 열매까지 맺더니 지금 다 죽고 있어서 열매도 더이상 크질 않아요. 뭐가 문제인지를 모르겠는데 죄다 죽어가요. ㅠㅠ 슬프네요 ㅠㅠ

버터도 읽을만하고(그거 읽으면 버터간장밥에 흠뻑 빠지게 됩니다!! 어휴…) 이 단편집도 몇 개의 단편이 특히 좋았어요. 블랑카 님 읽게 되시면 또 얼마나 멋진 감상을 써내실까요!!

저 맘모스빵 한꺼번에 먹어야 맛을 제대로 느낄텐데 너무 높아서 ㅋㅋ 한번에 먹을 순 없었고 그래서 이래저래 쪼개 먹었습니다. 저는 쌈 싸서 먹다가 너무 크게 싸가지고 목구멍에 걸린 적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3-06-19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유즈키 아사코의 책 흥미롭네요! <버터>도 읽고 싶어져요.
저 어제 밤에 향이 근사했던 와인 마시고 잤고
점심에 먹으려고 초밥 시켰는데 아직 안왔습니다. ㅎㅎ
몇 권 담아갑니다.


다락방 2023-06-19 17:52   좋아요 1 | URL
미미님, 저 초밥집 단편 정말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아요. 그리고 버터 도요!! 후훗.
제가 오후 내내 회의하느라 이 글을 지금 봤는데, 초밥 드셨습니까? 초밥에 와인이라니, 저도 좋아하는 조합입니다. 맛있게 드셨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미미 님의 책탑도 구경시켜 주세요! >.<

난티나무 2023-06-19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제 생각엔 그 남자들, 경험과 생각의 기준이 아니라 ‘여자’이기 때문에 그런 거 같아요. 여자가 외국에 가봤겠나 여자가 외국어 할 줄 알겠나 이러고 깔본 게 맞… 하…)

다락방 2023-06-19 17:53   좋아요 0 | URL
네, 당연하게도 거기엔 여자라서 깔본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자 주제에 니가 뭐 외국을 가봤겠냐, 니가 외국어를 하면 뭘 하겠냐 이런 깔봄이요. 바로 그 지점에서도 상상력이 완전 제한되어 있는 거고요. 자신이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드러난다는 명백한 진실을 깨닫지 못하는 멍충이들입니다!!

책읽는나무 2023-06-20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랑카 님 제게도 은근 지름신 이십니다.ㅋㅋㅋ
저도 블랑카 님 덕분에 구입한 책이!!!^^
책을 읽어 보면서 블랑카 님의 안목을 따라가고 싶단 생각을 여러 번 했네요.
같은 책을 읽어도 그런 감정선의 감상을 끌어낸다는 건 아마도 안목이 높다는 뜻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었던 적 있어요.
그걸 다락방 님도 캐치를 하셨으니...다락방 님의 사람보는 안목도 탁월하십니다.^^

잠자냥 2023-06-20 22:42   좋아요 1 | URL
블랑카 님 글은 은은한 멋이 있던데 지름도 은근 은은하게 ㅋㅋㅋㅋ

다락방 2023-06-21 07:36   좋아요 1 | URL
좀 오래되긴 했는데 모신문에서 토요일마다 인터넷서점 서평가 글을 실었었거든요. 교보랑 예스랑 알라딘이었나, 인터파크도 있었나. 그 때 돌아가면서 글을 썼던 걸로 기억하는데 알라딘은 블랑카 님이 쓰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ㅎㅎ 우아하고 깊은 글을 쓰시는 분. 서평이 너무나 문학적인 분이죠. 저도 그런 글을 쓰고 싶은데 먹는 걸 너무 좋아해서 포기합니다 …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