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진단서 - 요리책에는 절대로 나오지 않는 식품의 모든 것
조 슈워츠 지음, 김명남 옮김 / 바다출판사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일반적으로 생선은 많이 먹어야 한다고 권장되는 음식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생선에 수은 등의 중금속이 축적되어 있어서 많이 먹는다면 문제가 된다고, 그래서 먹는 양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생겼습니다. 우유의 경우도 일반적으로는 완전식품이라고까지 생각되던 음식입니다. 한데 어느 때부터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다량을 섭취하게 되면 유방암이나 전립샘암, 소아당뇨 등의 위험을 안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들려옵니다. 지금은 유행이 아닌 너무도 당연시 되어버린 듯한 유기농 야채나 식품 등에 대한 선호도 결국은 우리가 먹는 음식들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그 바탕에 깔려있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잘 살지 못하고, 하루 세끼가 그저 고마운 시절에는 이러한 고민이나 타령들이 있었을리 만무하지만, 얼마만큼 먹고 사는 것이 해결(?)된 지금에 이르러서는, 주위에 넘치는 이런 저런 정보들이 더해져서, 무엇을 어떻게 먹고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 따지게 만들고, 또한 서로 상반되는 정보들은 우리에게 뭐가 뭔지 모를 혼란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최근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던 과자류 등에 포함되었다던 트랜스지방, 약간 거리가 있기는 하지만 의약품에 사용되었다던 탈크 성분, 그리고 광우병과 관련된 미국 수입소고기에 대한 혼란 등도 그러한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사실이었던 듯 합니다. 

 "몸에 좋은 '완전한 식품은 없다', 다만 몸에 좋은 식단이 있고, 건강에 해로운 식단이 있을 뿐이다." 이 책이 말하고 있는 여러 식품들의 장점과 단점들을 대하기 전에 마음에 새겨야 할 말입니다. 물론 저자가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어떤 식품의 어떤 성분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똑같은 식품의 다른 성분은 해로울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한가지 식품에도 수백가지 이상의 화합물들이 공존하고 있고, 우리가 음식을 섭취한다면 이러한 화합물들의 전체적인 조화에 의해서 몸에 도움이 되거나 해가 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므로, 몸에 절대적으로 좋은 식품이나 해로운 식품을 말하기는 어려운 일이고, 우리가 먹는 식단의 구성을 어떤 식으로 꾸밀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그리하기 위해서는 각 음식이 가지는 장점과 단점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들을 얻는 것이 중요할 것이고, 바로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말하는 것들이 그러한 객관적인 정보에 관한 내용, 즉 누군가가 그러더라는 단발성 정보에 의한 것이 아닌 확실한 과학적인 사실들에 의거하여 우리가 먹어야 하고, 먹어도 좋은 것들에 대해서 판단할 수 있게 돕는 객관적인 정보들입니다. 사과를 비롯한 각각의 음식물에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이러한 음식물을 보존하고 상품으로 처리조작하는 과정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음식물에 함께 들어있을 오염 물질 -예를 들면 농약이나 아크릴아마이드, 성장촉진호르몬 등-에 대한 논의,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는 과학적이지 못한 속설들에 대한 신랄하고도 유머가 담긴 비판까지 다양한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어떤 음식에 발암물질 등의 유해물질이 들어 있다고 신문이나 방송에 보도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음식을 자신의 식단에서 우선은 배제할 것이고, 어떤 이들은 영원히 쳐다보지 않을 것니다. 하지만 저자는 강조하는 또 한가지는 바로 음식과 식단을 생각하는데 있어 이런 단발성의 '카더라' 통신에 좌지우지되지 말라는 것입니다. 어떤 유해물질이 검출되었다고 할 때, 저자가 말하는 과학적인 접근방법이란 검출된 유해물질이 정말로 몸에 해를 줄만한 농도의 독소인지, 치명적인 농도가 아닌 단지 검출된 것에 불과하다면 그 음식이 가지는 장점에 대한 고려를 해야 하고, 또한 그와 유사한 다른 과학적인 연구조사 결과들을 고려한 뒤에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일반인들이 그러한 결론에까지 이르기가 어려운 일이지만, 저자가 말하는 지금까지 우리가 덮어놓고 해롭다고 믿어왔던 많은 사실들이 얼마나 과장되었거나, 또는 단순한 공포심에 호소한 결과였는지를 차분히 설명하고 있는 많은 내용들을 읽다보면, 식품에 대한 여러 논쟁에서 우리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 것인지 조금더 냉정하게 접근할 수 있는 지혜만큼은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상에는 기적의 음식이나 음료는 없다.' 저자가 거듭강조하는 내용입니다. '과일, 베리류, 채소를 많이 먹되, 유기농이 아니더라도 잘 씻어서 먹는 것이 좋다. 색깔을 다채롭게 먹을수록 좋다. 일주일에 두어번 생선을 먹고, 붉은 육류는 가끔씩 즐겨야 하고, 가금류를 먹는 것이 낫다. 하지만 육류든 가금류든 접시의 작은 부분만 차지하도록 하고, 나머지는 현미나 통곡물 음식, 채소로 채우자. 가공식품 섭취는 최소화하자. 견과류는 탁월한 간식이며, 카놀라유나 올리브유를 쓰되 튀김이나 바비큐는 자주 먹지 말자' 등등 자신의 책에 의거한 저자가 말하는 건전한 식단을 위한 조언들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고, 명확한 합의가 이루어진 부분이라서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언급도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일반인들로서는 소화하기조차 힘든 음식에 관한 이 많은 이야기들을 들은 우리가 할 일은 어떤 음식이 몸에 좋다 아니다라는 지엽적인 문제에 얽매이지 않고, 또한 넘치는 연구결과들에 대한 정보에 쉬이 현혹되지 않고, 개별 음식을 따지기 보다는 우리 몸에 좋은 식단을 조화롭게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앞뒤를 차분히 따져볼 수 있는 여유를 배우는 것과 정말 필요하다면 이 책을 뒤져서 다시 한번 뒤적일 수 있는 시간을 내는 것이지 않을까 합니다. 의외로 이 책에는 다양하고 방대한 정보들을 담고 있으니 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룻밤에 읽는 구약성서 하룻밤 시리즈
이쿠타 사토시 지음, 오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크리스챤 -물론 이 책이 말하는 구약성서는 유대교와 이슬람교, 카톨릭과 기독교의 경전입니다-에게 성경을 읽고 묵상한다는 것은 자랑이라기보다는 기도와 예배, 찬송 등과 함께 신앙생활의 기본중의 하나라고 해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부분적으로가 아니라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한번 읽는다는 것은 부분적으로 읽고 묵상한다거나 단순히 한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는 듯 합니다. 구약을 예로 든다면 39권 -기독교의 경우-으로 이루어져 이것들을 율법서, 역사서, 대선지서, 소선지서, 시편 등 몇그룹으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읽다보면 이야기 형식으로 이루어진 부분들은 수월하게 읽히지만, 각 지파를 열거하는 부분이나 성막이나 성전에 대한 지루(?)한 -물론 그 뜻을 풀어나간다면 많은 신앙적인 깊이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는 하지만- 설명이나 건축양식에 대한 소개 부분은 분명 많은 신자들의 성경읽기를 방해하는 부분임에 틀림이 없을 것 같습니다. 또한 성경이 연대기적으로 기술되거나 반복되는 부분이 없이 체계적 기술된 것이 아니기에 실제로 열왕기나 역대기를 읽다보면 여러가지 사실들이 실타래처럼 꼬이기도 하고, 다른 보조 서적의 도움이 없다면 선지서나 시편 등의 이해를 위해 필요한 시대적 상황이나 역사적 배경은 아예 가늠하기가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결국 성경을 한번 읽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신앙인으로서 기초를 세우기 위해서는 성경의 전체적인 흐름을 알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그러한 신앙의 기초를 세우기 위해서 구약성경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싶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구약성경을 완전히 읽지 못했거나 읽기는 했지만 그 흐름을 꿰뚫지 못한 신자들에게 유용하게 읽힐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글 제목에 '무난한 소개서'라고 표현한 것은 말 그대로 구약의 줄거리를 파악하고 중요한 포인트에 대한 설명을 통해 전체적인 개요을 알 수 있다는 의미에서의 무난함입니다. 반복되거나 지루하게 열거되는 부분들은 과감히 생략을 했고, 이스라엘이나 유다의 왕들에 대한 부분도 간략하게 정리해서 파악할 수 있게 하였고, 전체적인 개략은 역사적인 순서와 사건에 입각해서 기술했기에 시편이나 잠언, 기타 선지서의 내용 대부분은 생략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구약의 커다란 줄거리를 유지하고 있고, 책내용의 대부분은 구약의 내용을 그대로 알기쉽게 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무난한 소개서' 정도로 언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종교생활에서 필요한 신앙적인 깊이를 담지 않았다는 점 -물론 이 책의 목적을 벗어나는 것이기는 하지만- 에서의 개인적인 평가입니다. 예를 들면 신자들에 대한 교육이나 묵상시간이라면 당연히 언급되었을 창세기의 뱀과 여자와 아담에게 벌을 내리는 장면에서 언급되는 '여자의 후손'이나 아담과 하와를 에덴에서 내보낼때 '가죽옷을 지어 입히셨다'는 사실이 품고 있는 신학적인 의미 등은 성경자체가 언급하는 내용이 아닌, 그 안에 의미를 품고 있는 것이기에 그냥 이야기로 서술되는 정도입니다. -물론 이 부분도 각 종교의 차이가 있으니 교리적인 것을 언급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신자가 아닌 이들이나 타종교인의 입장에서 오로지 구약성경의 내용을 알고 싶다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읽는다면 구약성경의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유의해야 할 것은 경전으로서의 구약이 아닌 전체를 이해하기 위한 천지창조에서 바빌로니아와 페르시아 제국에 이르기까지의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와 여러 사건들에 촛점을 맞춘 내용이라는 사실을 간과하지는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사족 하나: 110페이지에서 야곱이 라헬을 부인으로 얻는 과정에 대한 부분에서 책에 소개된 대로라면 7년동안 삼촌 라반에게 봉사하고 레아를 부인으로 얻게 되고, 다시 7년을 더 일한 다음에야 라헬을 부인으로 얻게 되었다는 식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아니라면 번역의 잘못(?)- 실제 성경대로라면 7년간 봉사한 뒤에 레아를 얻고, 7일동안 초례를 치룬 뒤에 다시 라헬을 아내로 받아들이고, 그 댓가로 다시 7년간 삼촌 라반에게 봉사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사족 둘: 이 책을 제목처럼 정말 하룻밤에 읽을 수 있을까? 물론 답은 '아닙니다'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속독에 능한 사람이라면 날새워 읽을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인 개략을 어렵지 않게 파악하며 읽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의 '하룻밤'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사족 셋: 성경 개역한글판에 익숙해져 있는 입장에서 책에 언급되는 몇몇 인명(이삭을 이사악, 에서를 에사오 등)과 지명(벧엘을 베델 등) 그리고 사사기를 판관기 등으로 언급하는 부분은 상당한 혼돈과 낯섬을 안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자가 공동번역을 사용했다고 밝혔으니 나름의 기준을 사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개신교의 대부분이 개역한글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런 혼란을 예상하고, 손이 좀 가더라도 그런 부분은 편집의 묘를 사용해서 해결했다면 나같은 이들에게는 훨씬 편안한 책읽는 시간이 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0 블루슈머 - 미래를 지배할 12가지 골든 마켓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블루슈머(Bluesumer)란 경쟁자가 없는, 잠재가능성이 높은 시장을 뜻하는 블루오션(Blue Ocean)과 소비자를 뜻하는 Consumer의 합성어로 경쟁이 없는 시장의 새로운 소비자 집단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여기저기 검색해 본 결과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는 콩글리쉬랍니다.^^-  2007년 통계청에서 '한국의 블루슈머 6'로 이동족, 무서워하는 여성, 20대 아침 사양족, 피곤한 직장인, 3050 일하는 엄마, 살찐 한국인 등의 6개의 소비자 그룹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하여 유행어의 반열에 올라섰다고 하고, 2009년에는 다시 통계청에서 '국가통계에서 찾아낸 2009 블루슈머 10'이라는 자료를 발표했는데, 그 안에는 백수 탈출, 똑똑한 지갑족, 나홀로 가구, 녹색 세대, U-쇼핑시대, 내나라 여행족, 자연愛 밥상족, 아이를 기다리는 부부, 거울보는 남자, 가려운 아이들 등 10가지 소비자 그룹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통계청 자료가 우리나라 안에서의 블루슈머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면, 이 책은 시선을 나라 밖으로 돌려서 세계 시장에서의 트렌드 변화를 살펴보고 그 안에서 블루슈머라고 할만한 12가지 잠재가능성이 높은 시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선진국 시장, 또는 신흥국 시장 등 지역적인 구분에 의해 시장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전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트렌드를 보이는 소비자 그룹을 하나의 시장이라는 개념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이슬람의 여성들과 베트남 신세대의 경우를 예로들며 경제적인 주도권을 쥐고 실제 소비에 있어서도 중심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여성들이 만들어내고 선호하는 시장, 일본의 초식남이나 영국과 대만의 싱글족이 대표적인 예로 거론된 골든 싱글족 등.... 비슷한 트렌드를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나름의 독특함을 지닌 소비집단을 열두가지 주제로 나누어 분류하고 있습니다. 애완동물 시장이나 실버 세대, 아름다움을 찾는 남자, 맞벌이 부부를 겨냥한 시장, 건강과 다이어트 시장 등은 새롭다기보다는 이미 우리에게도 어느정도 익숙하고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알려진 것들이지만 아직까지 가능성만큼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또는 아직도 틈새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될 것 같습니다. 종교시장 같은 경우는 미처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휴대폰에 코란을 읽을 수 있게 해서 히트를 친 상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는 했지만- 부분이기도 하고, 이국적 문화도 시장이 된다는 부분은 한류를 자연스럽게 연상하게 되고, 아마 그러한 경험과 자신감이 일과성으로 몇몇 지류에 국한되지 않고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준비와 소개로 꾸준히 이어진다면 무한한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외에 날씨를 이용할 수 있는 시장, 미국의 히스패닉 등의 성장하는 비주류의 시장, 일본이나 네덜란드 등의 즐기는데 돈을 쓰는 사람들이 형성하는 시장에 대해서 언급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책이 언급하는 블루슈머 시장은 개인들이 읽고 실제 생활에 유용하게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내용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래서 최소한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가능성 있는 시장에 대해서 고민하는 경영자들이나 기업의 담당자들에게나 어울린다고 치부해 버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들어가는 말에서 언급한, 미국에서 히스패닉 인종의 모습을 한 인형이 대박 상품이 되었고, 영국에서는 대형 가전 제품에 대비해 싱글족들을 겨냥해 만들어낸 미니 가전 제품들이 꾸준히 팔리며 짭짤한 재미를 주고 있다는 사실은 존재하는 시장이 아닌 트렌드를 읽고 창의적의 아이디어로 만들어내는 시장에 대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블루슈머 시장에 대한 실마리를 담고있고, 그러한 실마리가 각 개인에게는 세상의 트렌드에 대한 안목과 주변의 세상의 흐름에 대한 열린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을 갖을 수 있는 계기를 준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셸터 - 집으로 쓴 시!, 건축 본능을 일깨우는 손수 지은 집 개론서 로이드 칸의 셸터 시리즈 1
로이드 칸 지음, 이한중 옮김 / 시골생활(도솔)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집에 화장실이 막히면..... 배관공을 부릅니다. 이번에 전등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전등을 갈아보고 안되면 전기 수리업자를 불러야지요. 현관문 자물쇠가 고장이네요..... 그러면 열쇠업자를 불러야 겠네요.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너무도 당연하게 들리는 이야기입니다. 그럴수록 자립능력은 떨어지겠지만 어찌 되었든 현대라는 사회의 틀속에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너무 당연한 이야기들입니다. 한데 거기에 대고 "집 지어 봤니? 아님, 고쳐는 봤어?"라고 묻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상스럽게 쳐다보겠지요. 한데 이 책이 그리 말하네요. "집 한번 지어 보실래요. 많이 어렵지는 않아요." "집에 문제가 생기면 한번 고쳐 보세요. 옛날에는 다 그렇게 하고 살았잖아요." 

 그러고 보니 나의 아버지 세대만 하더라도 집안 여기저기에 문제가 생기곤 하면 직접 연장을 들고 뚝딱거리고 하였던 기억입니다. 요즘처럼 아파트나 빌라 등의 공동주택이 주된 주거형식이 아니라 대부분 단독 주택에서 마당 가진 자기 집에서 살던 시절이었기에 그런 활동이 더 자연스러웠을 수도 있지만, 집안일의 대부분을 누구를 부른다기 보다는 스스로 똑딱이며 해결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렇게 똑딱이며 살던 시절에 대한 본능을 일깨우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아주 기본적이고 원시적이기까지 하던 동굴과 오두막, 천막이라는 주거지 형태의 소개에서 시작하여 여러지역의 주거지 형태의 발달과정을 살핀 뒤에 작은 집 짓기에 들어갑니다. 터를 다지고 기둥을 세우고, 뼈대를 얶고, 지붕을 얹고 문을 달고 창은 내는 방법을 소개하고, 또한 다양한 형태의 건물을 짓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집을 지을 때 사용되는 연장들에 대한 소개도 있고, 건축에 사용되는 여러 재료들을 자연에서 얻고 만들고 다듬어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세밀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 단순한 집짓기를 가르쳐주는 책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것은 집짓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동굴이나 천막 등의 주거의 초기형태에서부터 시작하여 자동차집이나 트럭집, 캠핑카나 배집, 나무집 등의 다양한 주거형태에 대한 관찰 및 이야기를 통해서, 사람이 머물고 생활하는 주거지에 대한 의미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여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직접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자립적인 삶의 방식에 대한 철학이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리브레 공동체나 아난다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부분은 집이라는 단순한 건축양식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함께 사는 곳이라는 의미로서의 주거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합니다.  

 "..... 시공업자를 불러! 자동차 수리공을 불러! 농부를 불러! 배관공을 불러! 전기기사를 불러! 그럴 게 아니라 직접 하시라, 게으름뱅이들이여! 하면 된다!" 현대인의 삶의 방식에 대해서 리브레 공동체가 말하는 이와같은 비판까지는 아니더라도, 저자는 아마도 우리의 부모세대가 자신의 주거지의 관리를 다른사람에게 무심하게 의지하지 않았듯이 우리도 직접 몸을 움직이고 손을 움직인다면 직접 집을 짓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은 것들을 할 수 있고, 그렇게 할 수 있는 만큼 우리 삶에는 기쁨과 자유와 해방감이 넘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푸앵카레가 묻고 페렐만이 답하다 - 푸앵카레상을 향한 100년의 도전과 기이한 천재 수학자 이야기
조지 G. 슈피로 지음, 전대호 옮김, 김인강 감수 / 도솔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푸앵카레의 추측, 웬만한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푸앵카레의 추측이 클레이 연구소가 100만 달러의 상금을 내건 밀레니엄 문제중의 하나라는 사실은 알고 있을 것입니다. 실제 푸앵카레의 추측이라는 것이 무엇이고 그것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지는 못할지라도 말입니다. 이 책은 바로 100여년간 해결되지 않은 채 많은 천재적인 수학자들에게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열정을 품게 했지만, 이러저런 상처만을 남기고, 결국 푸앵카레 병이라는 쓰라린 질병만을 남겼던 '푸앵카레 추측'이 천재적인 그리고 한편으로는 기이한 인물인 페렐만에 의해서 풀리고, 그의 증명이 완벽한가를 재증명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입니다. 한편으로는 수학 100년사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따로 떼어 놓는다고 하더라도 한편의 장대한 드라마로 읽힐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수많은 수학자들의 열정과 수고와 좌절, 그리고 극적이랄 수 있는 문제의 해결이라는 마침표까지를 담고 있습니다. 거기에 덧붙여 마침표에는 페렐만이라는 한 천재적인 수학자의,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의 업적에 당연히 따라 붙을 명예와 부에 대해 초연한 모습이 덧붙여지고, 그의 그런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한 삶의 방식에 대한 신선한 반역까지 담고 있습니다.   

 푸앵카레의 추측은 1904년 출판된 위치의 분석에 대한 다섯 번째 보충 논문의 마지막 단락에 쓰여있던 "어떤 다양체의 기본군이 자명함에도 불구하고 그 다양체가 구면과 위상동형이 아닐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러나 이 질문은 우리를 너무 멀게 헤매게 할 것이다."라는 푸앵카레의 말처럼 지난 100년간을 많은 수학자들에게 푸앙카레 병이라는 희귀한 질병을 앓게 만들며, 많은 이들에게 담대한 도전과 쓰라린 실패를 안깁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중의 일부는 부분적인 성공을 그리고 페렐만이 등장하기 전까지 또 그 중의 일부는 증명에 이르기 위한 토대를 훌륭하게 다듬어 내고, 2002년에 페렐만에 의해 그 먼길이 끝나고, 2006년 스페인의 국제수학자대회에서 푸앵카레의 추측은 페렐만에 의해 풀린 것으로 인정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 책은 푸앵카레의 등장에서부터 여러 수학자들이 도전에 실패하기도 하지만, 이 난제를 부분적으로 해결하며 난관을 하나씩 제거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페렐만이 앞서간 이들의 어깨에 올라타고 완벽한 증명에 이르는 과정과 그 이후 페렐만의 논문들이 검증받고 인정받기까지의과정을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여러사람들의 도전과 실패뿐만이 아니라 그들이 도전하고 풀어나가던 수학적인 내용들과 그러한 내용의 의미들까지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일반적인 역사에 대한 기록과 다른 면이라고 할 수 있겠고, 또한 이 책을 독특하게 만드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그러한 수학적인 내용들을 독자가 완전히 이해를 하지 못하더라도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결코 놓치지 않고 들을 수 있도록 흥미롭게 이야기를 끌어나가고 있습니다.  

 "어떤 다양체의 기본군이 자명함에도 불구하고 그 다양체가 구면과 위상동형이 아닐 수 있을까?" 푸앙카레가 자신의 논문에서 물었던 이 내용은 저자가 현대적인 추측의 형태로 재구성하여 "거기에 있는 모든  고무 밴드들이 한 점으로 축소될 수 있는 그런 3차원 물체들은 구면으로 변형될 수 있다" 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학자가 아니라면 이 내용의 참과 거짓을 떠나 여기 씌여진 용어들에 대한 개념부터가 정립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한 것은 더더욱 아리송해집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그러한 아리송함이 해결되지 않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다 읽고 어렵다거나 혼란스럽다기 보다는 뭔가의 매혹적인 유혹을 느끼는 것은 아마도 많은 수학자들이 앓았던 푸앵카레 병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수학이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이라는 깨달음 뒤에 따르는 이 학문에 대해 더 알고 싶어하는 수학병에 전염된 때문일 듯 합니다.  조금만 관심이 있고 인내가 따른다면 많은 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던 것과는 다른 수학에 자체에 대해 재미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책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