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문학 작품 번역 문화적 검열 추세”

“예전에는 ‘채털리 부인의 사랑’ 같은 외국소설의 금기 대목을 과감하게 번역하면 국가에서 검열의 칼을 들이대곤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서로 다른 가치관끼리 충돌할 것을 우려해 번역본 출간 전에 출판사나 번역자가 ‘문화적 검열’을 하는 추세가 뚜렷해요.”

도쿄대 비교문학과정 오사와 요시히로(大澤吉博) 교수는 5일 서울 성균관대 퇴계인문관에서 열린 ‘해외석학 초청강연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100여명의 교수와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강연회에서 오사와 교수는 흥미 있는 사례들을 들어가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먼저 일본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에 나오는 대목. 원래 일본 원작에는 “그녀는 결국 남자였는데, 부드럽게 웃었다. 뉴욕 사는 게이가 TV에 나올 때 볼 수 있는 아둔한 미소였다. 그러나 그녀는 사실 이 웃음이 암시하는 것보다 훨씬 강했다. 이처럼 강한 에너지의 발산이 오늘날 그녀를 만들었다”고 쓰여 있다.

이 부분이 프랑스판이나 독일판에는 그대로 번역됐지만 미국판에선 “그녀의 강점은 화려한 매력이었다. 이게 오늘날 그녀를 만들었다”고 번역해 양이 줄고 내용도 바뀌어졌다. 이는 미국 게이 그룹을 감안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사와 교수는 또한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양을 둘러싼 모험’에서 일본판 원작과 프랑스판 독일판에는 “도로가 멜론의 그물눈처럼 얽힌 도시 지도”가 미국판에서는 “도로가 거미집처럼 얽힌 도시 지도”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에선 보편적이고 자연스런 비유를 쓰는 번역 관행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북미권의 경우 원래 텍스트보다 자국 독자 취향에 맞춰 번역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럴 경우 가독성은 높아지지만 문화간 가교 역할을 하는 번역 본래의 역할은 다소 줄어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도쿄大 오사와 교수)=동아일보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우리 아이, 책 읽게 만드는 7가지 방법 [ 04/11/03]
책과 친한 아이에겐 특별한 부모가 있다

책 읽어주는 부모

‘그래 그래 너희 집엔, 비단옷과 번쩍이는 보석
그래 그래 너희 집엔,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정원
그러나 그러나 우리 집엔, 책 읽어주는 엄마가 있단다’

‘책 읽어주는 엄마’란 유럽의 전래동요이다. 책 읽어주는 엄마란 이렇게 아이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존재이다.

자장가를 불러주면 사르르 잠들던 아기가 세 살이 넘으면 자장가보다 이야기를 좋아하게 된다. 이때가 책과 친한 아이로 만들 최초의 기회이다. 2~3세 아기들은 어린 동물이 나오는 그림책을 좋아하나, 차츰 이야기가 굽이굽이 흘러가는 전래동화를 좋아하게 되고 4~5세가 되면 무서운 이야기도 즐긴다. 그러나 사실은 이야기의 내용보다 엄마의 사랑이 담긴 목소리를 즐기는 것이다. 엄마와 관련된 이런 기억들은 책과의 친밀감으로 형성되어 책과 친한 아이로 만들어 준다.

어린 시절에 책 읽어주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책 속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들어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일찍이 책은 재미있는 것이라는 등식이 확립된다. 이런 아이들은 책방이나 도서관에 가면 책을 보며 조용히 집중할 줄 안다. 남의 집에 방문했을 때에도 어른들이 이야기 하는 동안에 책을 보며 조용히 지낼 수 있다. 그러나 책과의 친밀도가 형성되지 못한 아기들은 칭얼거리거나 엄마에게 빨리 가자고 조른다.

잠들기 전에 읽어주는 동화에는 해피 엔딩의 전래동화가 좋다. 해피 엔딩을 들은 아기들은 안정되고 행복한 마음으로 잠들게 된다. 낮에 읽어주는 책은 그림책이 좋다. 그림책은 읽어주는 책이 아니라 보고 생각하는 책이다. 그림 속에 들어있는 이야기를 엄마와 함께 찾아보기도 하고 말로 재현해 보게 하는 것이 좋다.

책 읽는 부모

자신은 일 년 열두 달 책 한 권 읽지 않으면서 자식에게는 “책 읽어라, 책 읽어라”하는 부모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나는 바담 풍 해도 너는 바담 풍 해라” 하던 ‘혀 짧은’ 훈장님 교육처럼 효과가 없다. 부모님의 책 읽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책을 좋아한다. 그 아이들에게 책읽기는 공부가 아니라 생활이기 때문이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운영하는 방송통신고등학교라는 학교가 있다. 청소년 시절에 고등학교를 다니지 못한 30~50대 어른들이 뒤늦게 다니는 학교이다. 이들은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집에서 고등학교 교과서와 참고서를 펴놓고 공부를 한다. 그리고 일요일에는 방송통신고등학교에 나가 선생님에게 수업을 받는다.

방송통신고교생들의 설문지에 나타난 사실 중에 자신들의 만학이 자녀 교육에 좋은 영향을 끼쳤다는 보고가 있다. 부모가 손에 책을 들고 보기 시작하고부터 책 안 보던 아이들도 자연스레 책과 가까워지고 공부도 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부모가 책을 읽는 것이 교육적으로 좋은 결과를 낳게 된다는 사례다. 하물며 어려서부터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이야…. 그 아이들이 얼마나 책을 좋아하게 될 것인가?

책방·도서관에 함께 가는 부모

어린이날 백화점과 책방에 온 아이들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런데 백화점에 온 가족과 책방에 온 가족의 표정이 달랐다. 백화점에 온 아이와 부모들은 표정이 밝지 않았다. 장난감 선물을 안고 있는 아이들도 만족한 얼굴은 아니었다. 왜 그러느냐고 했더니, 더 비싼 물건이 있는데 그걸 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물론 그런 소리를 듣고 있는 부모님의 얼굴도 어두웠다. 그러나 책방에서 만난 가족들은 모두 밝고 만족스러워 보였다. 더 비싼 책을 못 사서 화가 난 아이도 없었고, 우울한 부모도 없었다.

옛말에 “자식을 큰 인물로 만들려면 여행을 시켜라”라는 격언이 있다. 자식을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들지 말라는 충고일 것이다. 그러나 21세기 지식경제 패러다임에는 “자식을 큰 인물로 만들려면 책방에 데리고 다녀라”라는 격언이 필요하다. 책과 친한 아이가 아니고서는 지식경제 패러다임을 이끌어 갈 인재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책방에 가서 가장 먼저 알게 되는 것은, 세상에 엄청난 분량의 책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 많은 책을 보면서 아이들은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임을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인식은 독서욕을 자극하게 된다. 책방이 아이들에게 주는 두 번째 좋은 점은, 책을 쓴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이다. 그 궁금증은 책을 구경하면서 ‘나도 그 사람들처럼 책을 쓰고 싶다’는 욕구로 변한다. 이러한 욕구는 아이들의 독서욕으로 자리잡는다.

아이들을 데리고 책방에 갈 때, 처음부터 대형 서점이나 큰 도서관에 갈 필요는 없다. 유아를 데리고 처음 책방 나들이를 할 때는 동네의 깨끗하고 아담한 책방으로 가는 것이 더 좋다. 평소에 안면 있던 책방 주인이 아이에게 미소를 지어준다면 더욱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초등학생이 되면 좀더 큰 책방을 선택하고, 고학년이 되었을 즈음에 대형 서점을 가는 것이 좋다. 책방 구경이 끝나면 아이의 몫으로 책을 한 권쯤 사는 것이 좋다. 그 책은 아이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보물이 된다.

책 선물하는 부모

누구나 선물로 받은 것은 오래 간직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책은 간직하기도 쉽고, 보관하기 편리하고, 유행을 타지 않기 때문에 오랫동안 간직하게 된다. 먹는 것은 그 날로 없어지고, 장난감은 한 달 정도 가면 싫증이 난다. 옷은 몸이 자라면 못 입게 된다. 그러나 책은 일생 동안 간직할 수 있다. 간직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의 주제는 독자의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일생을 함께 한다고 볼 수도 있다.

위인들의 일생을 보면 어린 시절에 읽은 책 한 권이 그들의 삶에 방향을 제시했던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녀에게 길을 제시할 때 현명한 부모들은 위인전을 선물하는 예가 많다. 말로 하는 것보다 책 한 권을 통하여 아름다운 삶을 보여주는 것이 훨씬 깊고 강력한 영향을 주게 된다. 책을 선물할 때는 어린이의 희망과, 요즈음의 심경 등을 고려하여 적당한 것으로 고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책 선물이 갖는 또 하나의 장점은 받는 기쁨을 알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주는 기쁨도 알게 한다는 사실이다. 어린 시절에 책 선물을 받은 아이들은 자라면서 주는 입장으로 바뀌게 된다. 책 선물하는 친구, 책 선물하는 애인, 책 선물하는 선생, 책 선물하는 부모로 자라게 되는 것이다.

Q아파트에 사는 한 어머니는 자녀의 독서지도를 위해 책을 빌려보도록 했다. 1주일에 7~8권의 책을 배달시켜주고, 지정된 날이면 어김없이 책을 회수해 가기 때문에 자연히 책을 빨리빨리, 대충대충 읽을 수밖에 없었다. 책을 빨리 읽게 되면 어휘력, 상상력 등의 독서능력이 빈약하게 되어 책과 친한 아이가 되는 데 큰 손실을 갖게 된다.

이런 경우의 아이들이 잃어버리는 것은 책을 소유하는 기쁨이다. 책을 소유하는 기쁨을 알고 자라는 아이와 모르고 자라는 아이는 책과의 친밀도에서 큰 차이가 난다. 사랑하는 내 책을 소유하면서 자란 아이들이 오래도록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된다.

독서 잔치를 열어주는 부모

예전에 ‘책거리’라는 풍습이 있었다. 글방에 다니는 자식이 천자문을 떼는 날이면 부모가 떡 한 시루를 해서 서당으로 가 훈장님과 친구들에게 한턱내는 풍습이었다. 서당이 없어지면서 이 풍습도 사라졌지만, 이는 교육적으로 매우 훌륭한 풍습이었다. 이 책거리를 현대판으로 부활시킨 것이 바로 ‘독서 잔치’다.

학년 초나 학기 초가 되면 학교나 학급에서 읽을 책의 목록을 발표한다. 어떤 가정에선 부모와 함께 읽을 책 목록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것을 벽에만 붙여놓고 읽지 않기 때문에, 부모님이나 선생님을 속상하게 하기도 한다. 독서 잔치는 이런 아이들이 책을 읽게 하는 방법으로 유용하다.

독서 잔치를 하는 방법은 아이들이 자신의 독서계획표대로 읽었을 때에 음식을 만들어 놓고 생일날처럼 잔치를 해주는 것이다. 1개월씩 끊어서 해도 좋고, 3개월 단위로 해도 좋다. 아이가 계획표대로 책을 읽었을 때에 잔치를 열어주면 된다.

초청되어 오는 아이들은 먹고 노는 것이 아니라 읽은 책 발표하기·책 이야기 하기·독서 토론하기·독서 퀴즈대회·독서 퍼즐 풀기·책 선물하기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 속에서 지내게 된다. 진행은 부모가 도와주어도 좋고, 아이들이 스스로 해도 좋다. 다만 음식만 먹고 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음식점보다는 집에서 하는 것이 좋다.

독서 잔치의 장점은 독서 열기가 친구들에게도 전달된다는 점이다. 어느 한 아이가 독서 잔치를 하면, 함께 초청됐던 아이들도 독서 잔치를 하게 된다. 그리고 이 잔치는 다른 반까지 퍼져나가 온 학교 아이들이 책 읽는 아이들로 변하는 예가 종종 있다.

책 읽는 아이라도 읽지 않는 아이와 친구가 되면 책을 멀리하게 된다. 비록 지금은 내 아이가 책을 잘 읽지만, 책을 읽지 않는 아이와 친구가 된다면 어떻게 할까? 이런 점을 생각할 때 독서 잔치는 매우 필요한 행사이다.

식탁 토론회를 여는 부모

자녀의 독서교육에 적극적인 부모들은 식탁 토론회를 즐긴다. 같은 책을 자녀와 부모가 함께 읽고 식탁에 모여 토론을 하는 가정 행사이다. 같은 책이지만 어른과 어린이는 삶의 경험이 다르고 생각하는 깊이와 폭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시각에서 책을 감상하게 된다.

예를 들면 ‘장발장’의 경우, 장발장이 미리엠 신부 집에서 은촛대를 훔쳐 달아나다가 잡혀왔을 때, 미리엠 신부는 경찰에게 ‘자신이 선물해 준 것’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아이들은 신부가 거짓말을 하는 장면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럴 경우, 신부의 거짓말은 좋은 토론 거리가 된다.

“신부는 왜 거짓말을 했을까? 신부가 이때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면 어떤 결과가 벌어졌을까? 만약에 내가 신부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고 세상에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거짓말과 이로움을 주는 거짓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런 경험은 책을 통하여 세상 구경을 더 넓게, 더 깊게 하는 격이 된다. 그리고 어른과 아이, 부모와 자식 간의 간격이 좁혀짐과 동시에 세대 간의 갈등도 미연에 방지하게 된다.

강남 D중학교에는 시험 도사로 알려진 2학년 학생이 있다. 이 아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이제까지 그 흔한 학원 수강이나 과외를 받은 적이 없다. 공부할 때면 이책 저책을 보면서 도서관이나 집에서 혼자 공부한다. 그런데 전교 1등은 물론, 그림 그리기·피아노 치기·스케이팅까지 다방면의 취미와 특기를 즐기며 살고 있다.

이 아이가 받은 특별한 교육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지금까지 부모와 함께 해온 식탁 토론뿐이다. 이 아이의 아이큐는 120 정도로 중간 수준인데, 독서 능력을 진단해 보니 고등학교 학생 정도의 수준이었다. 특히 어휘력, 집중력, 요약 능력, 상상력, 추리력, 비판력, 판단력, 창의력이 높았다. 이 아이는 독서와 식탁 토론회로 길러진 고도의 독서 능력을 가지고 독서 생활은 물론, 공부까지 선수가 되었던 것이다.

함께 비디오 보는 부모

독서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을 조사해 보면 ‘재미가 없어서’라고 답변한다. 이런 아이들이 시간을 할애하고 즐기는 것으로는 만화, 인터넷 게임, 텔레비전이 있다. 이런 아이들은 공통적으로 어휘력과 상상력이 낮다는 특징을 보인다. 책 속의 어휘를 모르면 머리가 아프고 책이 재미없어지며, 상상력이 낮으면 드러난 문자의 뜻 이외에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책이 재미없어지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가 함께 명작 비디오를 보는 기회를 자주 갖는 것이 좋다. 명작 비디오는 같은 영상 매체라도 만화나 텔레비전과는 사고력을 자극하는 정도가 다르다. ‘미녀와 야수’ ‘인어 공주’ ‘라이언 킹’ ‘센과 치히로의 모험’과 같은 만화 영화도 좋고 ‘엄마찾아 삼만리’ ‘톰소여의 모험’ ‘허클베리핀의 모험’ ‘보물섬’ ‘빨간머리 앤’ ‘엉클 톰스 캐빈’ 등의 명작동화를 영상으로 만든 비디오도 좋다. 이런 작품들은 아이들에게 스토리를 화면으로 보여주면서 생각하도록 만든다.

좋은 영화는 화면 속에 줄거리만 담지 않는다. 생각할 거리를 담는다. 그래서 이런 명작 비디오는 어휘력과 상상력이 낮아 책 읽기를 어려워 하는 아이들에게 낮은 어휘력은 소리로, 낮은 상상력은 화면으로 보여주면서 서서히 생각을 자극하게 된다. 그럴 때 아이들은 자기도 모른 사이에 사고력이 높아진다.

대전 서구의 S초등학교에는 비디오와 책을 비교하는 것으로 유명한 어린이가 있다. 이 어린이는 안 본 명작 비디오가 없는데 책에 나오지 않는 장면이 비디오에 나오거나 비디오에 나오지 않는 장면이 책에 나오는 것을 모두 체크해 두었다가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 아이는 4학년 때까지는 만화와 영상매체만 보던 아이였다. 그런데 명작 비디오를 보면서 사고력이 높아져 지금은 엄청나게 책을 많이 읽는 아이로 변했다. 이 아이가 책의 세계로 오는 데 명작 비디오가 징검다리 역할을 해 준 것이다.

(조선일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북토피아, 전자책 서비스 확대  [04/11/08]
 
‘볼만한 전자책이 없다고? 천만에 말씀’

휴대성과 경제성 등 수많은 장점에도 콘텐츠의 빈약함 때문에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어온 전자책(e북) 시장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 로맨스나 무협이 대부분이던 전자책 콘텐츠가 문학·경제·경영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프라인 베스트셀러들이 속속 전자책으로 등장해 시장 활성화에 첨병이 되고 있다.

전자책 전문업체 북토피아(공동대표 김혜경·오재혁 http://www.booktopia.com)는 국내 유명 출판사들과 꾸준히 제휴를 맺은 결과, 베스트셀러 상위권 책 대부분을 전자책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현재 북토피아 사이트에서는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위인 ‘용서’를 비롯 ‘엄마와 딸’ ‘전경린 황진이’ ‘진주 귀고리 소녀’ ‘나를 변화시키는 좋은 습관’ ‘공부9단, 오기10단’ 등 최근 발간된 베스트셀러 상위권 책들과 ‘칼의 노래’ ‘선물’ ‘그남자 그여자’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등 유명 스테디셀러들을 만나볼 수 있다.

지난 2001년 콘텐츠 보유량이 6000여권에 불과했던 북토피아는 현재 김영사, 창작과비평사, 푸른숲, 한길사, 민음사 등 700여개 유명 출판사와 제휴를 맺고 5만여 권의 도서를 서비스 중이다. 또 전자책과 종이책의 동시출간건수도 해마다 100%씩 늘고 있다.

북토피아 유윤선 이사는 “전자책에 반감을 가졌던 실물책 출판사들을 설득하기 위해 배너 광고, 블로그 운영 등 다양한 공동 프로모션을 펼친 결과, 출판사들이 이제는 전자책을 새로운 홍보·마케팅 공간이나 새로운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2006년까지 서비스 콘텐츠 수를 20만권으로 늘릴 방침”이라고 자신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독서활동 입시반영의 전제 [04/11/07]
 
교육인적자원부는 2008학년도부터 비교과 영역의 활동을 교과 영역의 활동과 균형적으로 강조하기 위해 2007학년도 고교 신입생부터 교과별 독서활동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하여 대학입학 전형요소로 반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것은 선진국에 비해 독서량이 적은 우리 학생들에게 독서 분위기를 조성하고, 학교에서 독서교육을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 것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교사의 업무 부담이나 사서 교사 부족, 도서실 장서 부족 등을 들어 제도 시행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사람도 있다. 또한 독서활동을 대학 진학을 위한 경쟁 요소로만 강조하게 되면 본질적인 의미는 퇴색하고 점수 따기로 전락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이도 있다. 이에 학교 교육에서 독서 교육이 체계적으로 시행되고 학생들의 독서활동이 대학입학 전형으로 반영되려면 몇가지 기본 전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독서활동이 대학입학 전형으로 반영되려면 몇가지 전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독서 교육은 지식기반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기에, 교육개혁의 중심 의제로 삼는 인식이 필요하다. 또 독서 교육은 그 자체로도 중요한 교육 프로그램임을 인식해야 한다. 학생들의 독서활동에 필요한 여건도 개선되어야 한다.

우선, 학교 독서 교육은 지식기반 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교육개혁의 중심 의제로 삼는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 3~5년마다 정보의 양이 갑절 이상 증가하는 시대에서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유용하고 가치 있는 정보를 해석·판별해내고, 이를 재구성하여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데, 이러한 능력은 체계적인 독서 교육을 통해 가능하다. 여러 선진국에서는 독서 교육을 진흥하기 위한 학교도서관 건립과 범사회적 독서 운동 전개, 정보 문해 프로그램 등의 독서문화 인프라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것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둘째, 학교에서의 독서 교육은 그 자체로도 중요한 교육 프로그램임을 인식토록 해야 한다. 2002년 말 현재 일본 학교의 30% 정도에서 수업 시작 전 10분 간의 ‘아침 독서 운동’을 시행하고 있다. 그 결과 학생들의 성적 향상이나 수업 분위기의 개선은 물론, 집단 따돌림이나 결석·지각 등 학교 부적응 현상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유사한 교육 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의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셋째, 학생들의 독서활동에 필요한 여건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독서량이 일본보다 뒤지며, 학교의 독서 여건도 현저하게 뒤떨어진다. 2002년을 기준으로 일본의 고등학교는 평균적으로 2만2198권의 책을 갖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고등학교는 6236권에 불과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초·중등학교의 전담직원은 학교당 0.29명으로 거의 대부분의 학교에서 사서 교사 없이 운영되고 있는 실정인 데 비해, 일본은 2002년 말까지 12학급 이상의 모든 초·중등학교에 사서 교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하도록 하였고, 2002년부터 5년 동안 학교도서관 도서 구입비 예산으로 6500억원을 책정하였다.

학교 교육은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를 반영할수록 사회로부터 그 효용성을 인정받기 마련이다. 따라서 독서활동을 단순히 대학 입시 제도란 기술적 변화의 메뉴로만 제시하지 말고 국가 경쟁력을 위한 시대적인 교육개혁 프로그램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노력이 절실하다. 나아가 지식기반 사회에서 요구하는 평생 학습자의 소양을 학교 교육을 통해 제대로 기를 여건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명주/공주교대 교수, 교육행정학)=한겨레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지난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이야기 (11/1-11/6)

지난 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은 신간은 휴머니스트에서 펴낸 「시간과 공간의 문화사」(스티븐 컨지음, 박성관 옮김)입니다. 이 책은 '벨 에포크-아름다운 시절'이라 불리는 1880년에서 1918년까지의 근대 유럽사회의 실체와 그 시대의 사건들이 현대사회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문화사 연구서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1880년부터 1918년까지의 38년간이 현대 세계를 결정적으로 규정했다고 말하고, 문학, 회화, 건축, 철학과 심리학, 과학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유명인물들과 사건 및 작품들을 통해 그 당시 유럽사회는 어떠한 분위기였고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그 실체를 파악하였으며 이성의 정점에 와 있다고 스스로 믿었던 서구사회가 제1차 세계대전으로 빠져들게 된 이유를 고찰하고 있습니다.

창비에서 나온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 무엇이 문제인가」(신장섭 외 지음)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1997년 경제위기와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 대한 현실적인 이해와 새로운 시각을 담은 경제서적입니다. 14년간 경제신문사 기자생활을 했던 신장섭 교수와, 『사다리 걷어차기』로 뮈르달 상을 수상한 장하준 교수는 금융위기에 대하 통념으로 굳어진 제반 사실들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한국의 경제시스템을 거시적이고 역사적인 맥락에서 조명하면서 IMF와 한국정부가 실행한 기업구조개혁 프로그램 배후의 논리에 근본적으로 결함이 있으며 따라서 그것은 한국경제의 성장의 활력을 잠재우고 오히려 국민경제에 커다란 비용을 초래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래의창에서 출간된 「경제학의 제국을 건설한 사람들」(윌리엄 브레이트 외 지음, 김민주 옮김)도 눈길을 모았습니다. 1986년에 처음 출간 된 이 책은 당시 7명의 수상자를 담아 출간하였고 이후 나온 4판에는 루카스와 헤크먼 등 11명의 수상자가 더 추가되어 총 18인의 노벨상 수상자 들의 '경제학자로서 나의 진화'란 강연 주제로 각기 다른 생각과 선택에 따라 자신의 인생과 경제학 이론에 대하여 풀어 놓았습니다.

역사비평사에서 출간된 「호열자, 조선을 습격하다」(신동원지음)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면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이 책은 역병을 통제 할 수 없었던 시대의 괴질 콜레라를 비롯한 다양한 병들을 다루고, 종두법과 제중원의 사례를 통해 개항-개화기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관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한길사에서 펴낸 「학벌사회」(김상봉 지음)는 학문적 연구와 이론적 해석을 시도한 책으로 학벌이라는 왜곡된 사회적 공동주체성에 맞서 학벌사회에서 학벌 없는 사회로 나아가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악에 지배당하고 있는 청소년기를 매혹적으로 탐색하는 아멜리 노통브의 최신작「앙테크리스타」(아멜리 노통브 지음, 백선희 옮김) 가 문학세계사에서 나왔습니다. 이 책은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으며 자신감으로 가득한 매력적인 소녀 크리스타와 책읽기를 좋아하지만 소심하고 고독한 블랑슈를 통해 청소년기의 고뇌에 대한 탐구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남자의 이미지」(조지 L. 모스 지음, 이광조 옮김) 는 저명한 역사학자로서 민족주의, 인종주의, 나치즘 등에 관해 연구해온 조지 L. 모스가 말하는 근대 서구사회에서 남성성의 스테레오 타입 형성 과정 연구서입니다.

샨티에서 나온 「레이첼 카슨 평전」(린다 리어 지음, 김홍옥 옮김)는 환경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일깨운 과학자이자, 자연의 경이로움을 온 인류에게 심어진 시인이며, 20세기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100인으로 선정된 레이첼 카슨의 삶을 미국 워신턴대학교 환경역사학 연구 교수인 저자가 10년 동안의 연구를 통해 묘사해낸 책입니다.

끝으로 지방신문에서는 평사리에서 나온 「고릴라 이스마엘」(다니엘 퀸 지음, 배미자 옮김)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세계가 인간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인간 중심주의 신화의 파괴적 속성을 소크라테스 산파술로 파헤친 녹색운동의 기념비적 소설 입니다.

이밖에 대산문학상 수상작과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내한으로 효형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던 「나는 걷는다」가 언론의 눈길을 받았습니다.


북피알미디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