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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사람들
이자벨 시몽 그림, 올리비에 두주 글, 박희원 옮김 / 낮은산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낮은산에서 새로 나온 <창밖의 사람들>을 보았다. 아름아름 아는 사람에게서 얻어든 책인데, 조카들에게 읽힐까 말까 고민중이다.

창을 매개로한 세상의 가름. 따뜻한 세상의 창 안 사람들과 차가운 세계의 창 밖 사람들.
이 두 세계를 따뜻한 색과 차가운 색감으로 대비시키고 그림책에 과감하게 조각을 집어 넣은 구성이 특이하다. 그렇지만, 읽고 나서 떠오르는 단어는 단 하나. '그.래.서.'

어찌 보면 세상을 너무 단편적으로 대비시켜서 따뜻한 곳의 사람들에게 너무 과도한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어서 혹은 차가운 곳의 사람들에게 대책없는 연민을 일으키게 만들어서 나는 이 책이 달갑지 않다. 조카가 물으면 어쩌지. '이모 이 사람들은 왜 길거리에서 떨고 있어?'

프랑스에서 무슨 상인가를 받았다는데, 그 상도 어른들이 준 상이겠지. '어린이' 책이란 딱지가 붙은 책을 읽어 내는 건, 내겐 너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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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짓기 시간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11
알폰소 루아노 그림,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글, 서애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보곤 참 난감했다. 어린이 문학의 경계는 도대체가 어디까지인지 가늠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영화 [마리포사]에서 반정부 운동과 관련하여 끌려가던 선생님의 뒷모습을 다시 본 듯, 이 책을 보는 내내 불편했다.

“학교는 기존 체제의, 국가의 이데올로기를 충실하게 전달하기 위한 공간일 수밖에 없는 걸까.”
“진정으로 행복한 세상을 위해 좀더 진보적인 내용을, 함께하는 삶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본질적인 가치만을 가르칠 순 없는 걸까.”
독재 권력에 맞선 사람들이 군인들에게 끌려가고 학교라는 공간에서 조차도 “우리 식구가 밤마다 하는 일”이란 주제로 가정의 일상까지 파고드는 유무형의 검열과 탄압. 반 세기를 거치며 뼈 속 깊이 존재하는 레드 콤플렉스의 경험을 갖고 있을 우리들의 의식과 맞닿아 더욱 끔찍하게 읽힌다.

읽으면서 내내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말 궁금했다. 권위 있는 상까지 받았다는 이 끔찍한 책을 보며, 어린이 문학은, 어린이용 책의 경계는 어디일지 또한 궁금했다. 섬뜩한 이 책, 내용도 훌륭한 이 책을 나는 어찌 판단해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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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 간 데이빗 지경사 데이빗 시리즈
데이빗 섀논 글 그림 / 지경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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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리즈 물을 그닥 신뢰하지 않던 나는, 이 책으로 인해 그 편견을 버리기로 했다. 물론 앞으로도 무수히 배반하고야 말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안 돼, 데이빗!>을 조카에게 읽힌 후, 너무 반응이 좋아 이 시리즈를 모두 읽혀 보기로 했다. <학교에간 데이빗>과 <말썽꾸러기 데이빗>인데 생각했던 것보다 반응이 조금더 좋다.

얼마전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 네 살 박이 조카가 과연 데이빗이 학교에 가서 선생님께 듣게 되는 말들을 이해할까 싶기도 했는데, 그림책은 내용에 대한 이해보다 읽는 행위 자체의 즐거움과 글이 아닌 그림만으로도 상황 파악이 가능해서 아이들에겐 더 잘 다가가는 게 아닐까 싶었다.

화려하고 장난스러우면서도 데이빗이 하는 짓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너무도 잘 나타낸 그림과 언제라도 이야기와 그림에 나온 상황을 보고 '안 돼! 데이빗!'이라고 외칠 수 있는 장면들로 요즘 조카와 함께 그림책 읽기에 폭 빠져 있다. 다음엔 또 무엇을 읽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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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과 못된 나무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64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 외 글, 그림 | 김선애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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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2003 어린이 책 한마당에서 책 구경하다 눈에 든 책. 제목 보고 낄낄대다 읽게 된 책. 어릴 적 명작만화영화로 접했던 [재크와 콩나무]의 엽기 패러디 버전인가 보다, 라고 생각하며 무심코 집어 든 책. 패러디 버전인건 맞았는데, 엽기적이지는 않았다. 원전이 다소 황당한 판타지라면 오히려 이 패러디는 개연성 짙은 생태철학동화라고까지 할 수도 있을 듯. 별 노무 책이 다 있네, 에서 헉~하고 한방 얻어 맞은 느낌이다. 원전과 비교해 가며 읽어도 재밌겠지만, 이 자체로도 꽤 훌륭하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채소가 빨리 자라는 방법을 실험을 통해 알아낸 주인공이 결국 그 유전자 변이로 공포스러워진 나무 때문에 지구 전체가 위험에 처하다가 자연의 힘으로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아가면서 다시는 그런 뻘짓을 하지 않게 되었다는 교훈적인 이야기. 인간만 뻘짓하지 않으면 자연은 스스로 알아서 한다는, 매우 건강한 생태철학이 담겨 있는 책이다. 특히나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문명의 이기나 편리성을 좋은 것으로만 받아들이는데 반해, 그 이면의 위험성을 암시하고 있는 듯도 해 이 책의 깊이는 도무지 가늠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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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데이빗! 지경사 데이빗 시리즈
데이빗 섀논 글 그림 / 지경사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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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후르륵 넘겨 보는 데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책. 지난 여름, 초등학생들과 함께 그림책을 읽는다는 한 샘을 만나 이 책을 알게 되었다. 그 샘은 그림책이 나오는 족족 사서 모으는 재밌는 벽을 갖고 있는데(책 사는 데 들인 돈이면 집 한 채는 거뜬히 샀을 거라고 한다.)
그 중에 맡은 아이들에게 읽어 주면 좋을 책을 골르고 일주일에 한 시간 쯤, 그 책의 주인공과 가장 흡사한 경험을 지니는 아이 하나를 자기 무릎 위에 앉히고는 마치 구연동화라도 하는냥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신단다. 실물화상기에 그림책을 얹어 놓고... 그림책과 아이들을 함께 읽어 내는 그 샘의 모습은 얼마나 예쁠까.

그 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섯 살 박이인 내 조카 세모를 내 무릎 위에 앉히고 꼭 그렇게 따라해 보리라 다짐했었다. 세모가 좋아할까? 세모 엄마가 더 좋아할까? 아님 네모가 달려들어 그림책을 부욱~ 찢어버리면 어쩌나?... 즐거운 상상과 함께 이 책을 사고 읽었다. 오만가지 하지 말아야 할 것들 투성이인 작은 세상 속에 던져진 아이들이 그리고 그 아이들에게 언제나 '안 돼! 안 돼!'를 외치는 어른들이 읽어보면 좋을 만한 책이다. 익살스런 그림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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