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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보고 있나요 별이 지는 저 하늘 위에서

너무도 작은 나일테죠

듣고 있나요 그대 떠난 뒤

하루도 거르지 않았던 나의 기도를

별이 가득한 어느 여름밤 꿈꾸듯 내게 말했지

그대 영원히 머물 곳은 저 하늘 너머라고

그 어디쯤 있나요 내게 닿을 순 없나요

그대 없는 이 세상에 내 쉴 곳은 없나요

 

나 이제 훨훨 날아올라 오래 전 잃어버린 내 영혼을 찾아

그 곳에서 날 기다릴 그댈 향해 날아

 

별이 가득한 어느 여름 밤 꿈꾸듯 내게 말했죠

그대 영원히 머물곳은 저 하늘 너머라고

그 어디쯤 있나요 내게 닿을 순 없나요

그대 없는 이 세상에 내 쉴곳은 없나요

 

나 이제 훨훨 날아올라 오래 전 잃어버린 내 영혼을 찾아

그 곳에서 날 기다릴 그댈 향해 날아

외로운 날개짓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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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만나러 가는 길에

어여쁜 풀여치 있어 풀여치와 놀았습니다

분홍빛 몽돌 어여뻐 몽돌과 놀았습니다

보랏빛 잘디잔 꽃마리 어여뻐

사랑한다 말했습니다 그대 만나러 가는 길에

흰사슴 마시고 숨결 흘려놓은 샘물 마셨습니다

샘물 달고 달아 낮별 뜨며 놀았습니다

새 뿔 올린 사향노루 너무 예뻐서

슬퍼진 내가 비파를 탔습니다 그대 만나러 가는 길에

잡아주고 싶은 새들의 가녀린 발목 종종거리고 뛰고

하늬바람 채집하는 나비떼 외로워서

멍석을 펴고 함께 놀았습니다 껍질 벗는 자작나무

진물 환한 상처가 뜨거워서

가락을 함께 놀았습니다 회화나무 명자나무와 놀고

해당화 패랭이꽃 도라지 작약과 놀고

꽃아그배 아래 낮달과 놀았습니다

달과 꽃의 숨구멍에서 흘러나온 빛들 어여뻐

아주 잊듯 한참을 놀았습니다 그대 잃은 지 오래인

그대 만나러 가는 길

내가 만나 논 것들 모두 그대였습니다

 

내 고단함을 염려하는 그대 목소리 듣습니다

나, 괜찮습니다

그대여, 나 괜찮습니다

 

                                                      - 김선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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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7-04-04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와 동갑내기인 시인 김선우.
이 시 하나만 봐도 그녀가 참 매력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연 2007-04-04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시군요...^^ 담아갈께요~

짱꿀라 2007-04-05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라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선율을 탄 시인 것 같습니다. 읽어 내려가는 동안 아름다운 문장에 도치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네요. 오랫만에 들어와 글 남기고 갑니다. 잘 지내고 계시죠.

달팽이 2007-04-05 0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멋진 시입니다. 그리고 멋진 봄날입니다.
산타님/그대만이 주어진 목적이 아니라 가는 과정 하나 하나 그대임을 말해주는 시..
입니다. 그 삶의 어떤 상처에도 나는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당신이 필요해요"

 

그래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길을 걷는다.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

그것에 맞아 살해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 브레히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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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

                      파블로 네루다

 

길가에 서 있는 자두나무 가지로 만든

매운 칼 같은 냄새,

입에 들어온 설탕같은 키스들,

손가락 끝에서 미끄러지는 생기의 방울들,

달콤한 성적 과일,

안뜰, 건초더미, 으슥한

집들 속에 숨어 있는 마음 설레는 방들,

지난날 속에 잠자고 있는 요들,

높은 데서, 숨겨진 창에서 바라본

야생 초록의 골짜기

빗속에서 뒤집어 엎은 램프처럼

탁탁 튀며 타오르는 한창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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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물맛보았나

봄바람젖어보았나

봄햇살꿈꾸었나

그마음봄젖어

말도잊어버렸나?

 

               - 어둔이 -

 

봄이오는가지금

꽃도피는가여기

인생의헛된꿈함께

봄햇살에띄우니

너무즐기진마소서

 

                - 달팽이 -

 

청춘은한때

봄날도한때

꽃그늘에앉은저녁

이때아니면언제

또즐길날기다리랴

 

                 - 어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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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3-21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들뜨지 않으면서도 반가운 낯빛으로 맞아들여야겠어요.^^

달팽이 2007-03-21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빛의 향연을 두고
집으로 집으로 돌아옵니다.
나는 봄을 집안에서 맞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을 문득 보면
밥상 위에 올라온 봄나물들을 씹으면
봄햇살도 꽃그늘도 꽃향도
모두 그곳에 있습니다.
오늘 달래간장에 밥을 비비며
계절을 비비는 손의 즐거움에 한 때를 잊었습니다.
영화에 즐거운 님의 날처럼...말입니다.

프레이야 2007-03-21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절을 비비는 손의 즐거움~~
달팽이님은 시인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