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로 버지니아 울프 전집 1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희진 옮김 / 솔출판사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지난 1996년에 초판이 나왔고,  2003년 개정판이 나왔다. 이 책은 2번째 개정판인 셈이다. 내용상의 수정은 거의 없고 표지와 장정만 양장으로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리뷰는 2003년 출간된 개정판을 읽고 쓰는 것이다.

마이리뷰의 제목처럼 이 책은 무슨 내용인지 알수가 없었다.  40페이지까지 읽어도 줄거리도,  특정 등장인물이 남자인지 여자인지의 성별도 알수가 없고 문장은 너무나도 껄끄럽게 씌여있어 소설속의 배경도 알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출판사 홈페이지를 통해서 책에 대한 정보와 줄거리를 얻고 다시 한 번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었지만 역시나 40페이지가지 읽고 책을 덮어버렸다.내가 읽은 책의 모든 리스트를 합쳐도 책을 읽다가 중간은 접은 경우는 3번밖에 없다. 돈을 주고 구입한 책이든 공짜로 얻어 읽은 책이든... 그마나도 그 2권의 책도 재미가 없어서였고 절반 이상은 읽고 책을 덮었다. 그런데 이 책은 내용의 난해함이나 직역에 가까운 어색한 번역 때문인지 줄거리나 등장인물에 대한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과학소설도 아니고 인문교양서도 아닌데 말이다.

가만가만 생각을 해보고 다른 곳에서 얻은 정보를 취합한 결과 이 책의 문제는 바로 번역이다. 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내가 늘 번역이 이상하다고 생각할 때 들먹이는 게 바로 번역소프트웨어다.  어색하고 문장의 연결이 매끄럽지 않고,  읽어내기가 수월하지 않은...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책소개에 나와있는 줄거리를 보고도 다른 책의 줄거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만큼 여러모로 알 수 없는 책이다. 내가 40페이지가지 이해한 줄거리는 제임스라는 아이가 등대로 너무 가고 싶어하고 그런 아이의 마음을 모른체 아버지인 램지씨는 내일 날씨가 좋지 않을 거라고 초를 치고, 그런 남편의 모습을 아내가 무척 불만스럽게 생각한다는 것 정도다.. 릴리, 탠슬리 같은 인물들도 등장을 한다.  사색적이고 분위기의 심리적 묘사가 중간 중간 흐르고, 다른 이야기들이 뒤엉켜서 큰 줄기나 등장인물간의 관계는 모르겠다.

혹시 번역자분이나 출판사에서 이 리뷰를 보신다면 이 책의 줄거리와 번역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 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더불어서 작년에 출간된 양장본의 경우 번역이 대폭 손질이 되었다면 그 책으로 교환을 받고 싶다. 이런 껄끄러운 문장의 연결은 정말 부담스럽다.. 


인용:

이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제임스가 오려낸 냉장고를 칭찬하고, 뽀족한 날이나 손잡이들이 달려서 그것을 오려내는 데 고도의 기술과 주의가 필요한 칼쿠리나 벌초기와 같은 물건을 찾아내길 바라면서 백화점 팸플릿의 페이지들을 넘기는 일이 고작이었다. 이 젊은이들은 남편이 하는 대로 따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비가 올 것이라고 하니까 그들은 비바람이 몰아칠 것이 틀림없다고 한 술 더 떳다.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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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2006-11-17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영어 원문 보신적 있으신가요? 번역은 대체로 괜찮은 것 같습니다. 영어 문장도 길고 복잡하게 꼬여있습니다.
 
이제야 보이네
김창완 지음 / 황소자리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브라운관에서 만나게 되는 몇 몇 연예인들중 자꾸 정이가고 친근하고 이웃처럼 느껴지는 편안한 이들이 있다. 영원한 순돌이 아빠 임현식이 있고,  항상 너무 착해서 손해보고 사는 달수시리즈의 강남길, 그리고 오늘 리뷰를 쓸 책의 저자이자 가수이자, 배우이자, DJ 이기도 한 팔방미인 김창완이 있다. 이 책은 사실 크게 기대하고 본 건 아니다. 연예인들이 쓴 책이라는게 전문작가가 아니다 보니 덜 다듬어지고 감동을 주려고 약간의 오버도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자서전이나 성공담은 절대 아니고, 그렇다고 세상을 바라보는 그냥 그런 산문집이라고 하기도 어중간하다. 그냥 그때 그때 잠시 잠시 김창완 본인의 생각들이 이것 저것 정리되지 않고 생각을 그때 그 때 글로 옮겨놓은 것 같다. 책 내용중에도 매니저와 잡지책에 기고할 글을 쓰냐 마냐에 대해 투정을 부리는 모습을 보면 그냥 김창완의 하루하루 일과를 엿보는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예전 사진들과 추억들을 김창완이 얘기할때도 감동보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얘기들만이 걸러지지 않은체 그냥 그냥 담담히 그리고 있다. 

그냥 평소에 김창완 이라는 인물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시절 같은 세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들을 담은 담담한(밋밋히다고 볼 수도 있다)  글모음 정도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기식없이 손 가는 대로 쓴 그런 느낌이다. 
옛날 사진들이 책 속 중간 중간에 삽입이 되어 있는데 설명이 없어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 아쉽고, 신곡과 책 속 내용을 저자의 목소리로 직접 읽어주는 오디오북 cd가 같이 들어있다.


인용:

내 나이 스물둘, 대학 졸업하고 방위 소집해제된 두어 달이 지난 한 여름, 유난히 취업이 힘들었던 해. 흑석 2동 침수지구. 하늘색 페인트로 덧칠이 된 진초록색 대문의 아래쪽 반은 지난해 물이 찼었기 때문에 칠이 다 일어나 있었다. 그 대문이 유독 기억에 선명한 것은 그 대문을 안에서 열 때는 언제나 희망이었지만 들어와 빗장을 걸때마다 절망이었기 때문이다. 그 대문 앞에서 얼마나 망설였던가. 술냄새 나는 숨을 푹푹 몰아쉬고 잡은 문고리. 그 문고리를 잡고 늘 되뇌는 소리는  "나는 얼마나 무력한 인간인가." 였다.

...............p.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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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다방 미스 신이 심은하보다 이쁘다
서재영 지음 / 부키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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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솔직하게 말하자면 눈에 띄게 특이하거나 재미있는 제목을 달고 있는 책 치고 책 속 내용도 그 제목만큼 만족할 만한 재미를 준 경우가 나에게는 한번도 없었다. (몇 가지 문득 생각난 책 제목을 들자면 '영광 전당포 살인사건',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정도가 있다. ) 이 책도 역시나 마찬기자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그런데 그렇게 속으면서도 제목이 유달리 특이하거나 재미있는 책을 보면 나도 모르게 그 책에 호감이 간다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출판사에서 악용하면 안되는데...

사실 이 책 앞부분 저자소개와 머릿말을 보면서 대충 이 책은 이러이러한 내용이 담긴 책이 아닐까 라고 미리 짐작을 했었다. 왕년에 글 좀 썼다는 소살가가 이래저래 아웃사이더로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펜을 놓고 그냥 시골로 낙향해서 농사지으며 조용하게 살면서 느끼게 되는 일상의 즐거움, 혹은 유머, 소소한 이야기, 삶의 깨달음.. 등등의 이야기 말이다. 비슷한 예로 고인이 되신 전우익 선생님의 산문집이 생각난다. 물론 인터넷에 올린 글이 책으로 나 올 정도니 꽤 글솜씨도 있겠지.. 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사실 지금까지 읽은 산문집중에서 재미면에서는 제일 별루였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초반 몇 페이지를 읽으면서는 왜 이 글들이 굳이 책으로 나왔어야 했을까..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고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진다방 미스신이 심은하보다 이쁘다' 라는 소제목의 산문을 읽으면서는 고개를 절래절대 흔들었다. 중반부에 넘어가면서 다소 나아졌지만 일상의 잡다한 이야기이기는 한데 책으로 낼만한, 다수의 독자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내용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의 지나친 생각일까..(개인 블로그에서 접하는 아마추어 글들의 잔재미보다도 약하다.)

물론 저자는 책머리에서 정리되지 않은 글임을 밝히며 날것의 생생함은 있을지 몰라도 절임고기의 짭짤함이나 깊이감은 덜할지도 모르겠다고 밝히고 있다. 후자는 동감하지만 전자는 동감하지 않는다. 생생함을 느끼려면 책 내용에 동화가 되던가.. 맞아 맞아.. 나도 그랬지.. 하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하는데 그 부분도 맞지 않는 것 같다. 나이 지긋한 분들이라도 크게 공감하면서 읽기는 다소 밋밋한 이야기들이 아닐까 싶다. 다방얘기와 술집 아가씨 얘기들이 자주 나오며 야하거나 얼굴이 붉어질 정도는 아니지만 '어머니도 읽어보세요..' 하면서 읽어보시라고 하기에도 좀 거시기 하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겉표지도 지적할 것이 있다.  재생지 느낌의 표지를 좋하하지만 이 책은 지나치게 거칠다. 어린아이가 얼굴에 비비면 상처가 날듯한 생각이 들 정도로.. 

인용:

잘 말린 국수 반죽을 잘 접어서, 잘 썰어 놓으면 칼국수 면발 봅기는 끝난다. 여기까지가 가산이 칼국수에서 내가 할 일이다. 국수 다시물을 내는 건 안해의 할 일이니 내가 상관할 바 없다. 가산이 칼국수의 마지막은 짓고추-김치 고추 또는 삭힌 고추라고도 부르는-가 장식한다. 약 오른 늦고추를 소금물에 재웠다가 겨울에 꺼내 먹는 짓고추를 잘 다져서 한 대접 상 위에 놓고 식성껏 넣어 먹는 것이다. 그 알큰한 맛에 반한 사람들은 칼국수에 짓고추가 없으면 으레 서운한 맘이 들게 마련이다.

그러나 칼국수의 본질이 면발이라고 해도 그 국물 맛을 소홀히 하면 보는 맛과 뒷맛이 떨어지게 되니, 잘 가꾼 여자가 아름다워 보이는 이치와 다르지 않다. 허나, 잘 가꾼 여자가 그 속마음까지 이쁘기가 어디 쉬운 노릇인가. 

------ p.128~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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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 (1.2권 합본) - 우리 소설로의 초대 4 (양장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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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 이 책을 읽었다. 최근 1년 사이 읽은 소설 가운데 가장 흥미롭게 읽은 멋진 작품이다.  시적이면서도 아름답고, 그러면서도 비장감 있는, 어둡고도 암울하지만 그 깊이감이 가볍지 않은 김훈의 문장 하나하나에 푹 빠진 소설이라고 이 책을 자신있게 평가 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방송에 나와서 " 대단한 책이다".. 라고 표현한 건 과장이 아니라고 편들어 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처음 이 책을 구입해서 펼처들었을때는 이순신 이라는 역사인물을 멋지게 잘 포장해서 그려낸 소설 정도로만 생각했다. 물론 많은 독자들이 이 책에 대해서 높게 평하는 서평들도 여럿 보았고 꽤 유명한 문학상에 수상도 했으니 뭔가 작가 김훈만의 매력이 이순신을 다루는 이 소설에는  빛을 발 할 것을 기대하면서 읽었는데 그 기대감을 웃도는 재미를 준 작품이다.

이 책은 역사소설로서의 이순신을 그리지 않는다.  책속의 시대적 배경은 정유재란 당시 원균이 칠천량 해전에서 대패한 이후쯤의 이야기가 소설에서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백의종군 중이던 그를 조선의 임금이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하면서 다시 바다로 돌아온 이순신의 모습이 이 소설의 전반부를 그리고 있다.그에게는 싸울 전선도, 군사도 거의 잃고 없는 상황을 이순신의 입을 빌어 담담히 1인칭 형식으로 작가는 당시의 주변상황을 서술하고 있다.

자신감 있는 용맹함도 멋진 위용도 그에게는 남아있지 않다. 망가질때로 망가지 몸둥아리,  지독히도 섬뜩한 바다의 어둠이 그를 지독히도 외롭고 힘들게 하고 있을 뿐이다. 그 모습 하나하나가 김훈의 섬세한 필체로 문장 하나하나에 비장감 있게 외롭고도 우울한 이순신의 내면을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다. 마치 내가 그 시대를 살고 있는, 이순신 이라는 인물을 위로해 주고 싶게 만드는 그 어떤 힘이 이 소설에서는 생생하게 살아 있다.

책을 읽고 특별히 주변에 추천해 본적이 없는데 이 책은 자신있게 추천했다.남자들이 반응은 나와 비슷했지만 여자들의 반응은 다소 읽기가 어렵다, 혹은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혹은 잔인하다 라는 소감을 말해 주었다. 아마도 이전에 보던 역사소설의 스타일과 달랏을 것이다. 목을 벤다는 표현이 자주 나와서 잔인하다고도 느꼇을 수 있을 것이다.

여하튼 이 소설은 분명 오랫동안 내 머릿속에 남을 멋진 소설로 기억이 될 것임에 분명하며 앞으로 소설 1~2편을 더 쓴 후 더 이상 소설을 쓰지 않을 것 같다는 작가의 방송출현 당시의 말을 기억해 봤을때 김훈의 소설을 계속 접 할 수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더욱 아쉬움을 준다. 인제 그의 다음 소설 '현의 노래'를  읽을 차례이다. 아껴서 읽고 싶은 생각이 드는 작가를 만난 건 김훈이 처음인 것 같다. 책의 뒷 부분에는 부록으로 충무공 이순신의 연보가 상세히 나와 있으며 이순신의 주변 인물들, 해전도가 나와 있다.

PS-덧붙여 알려드린다면 현재 김훈의 "칼의 노래" 는 양장본과 비양장본 2권으로 출간되어 있다. 양장본도 시중에 원활히 판매중이나 알라딘에서만 장기품절 상태라는 점을 밝힌다. 또한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의 원작은 '칼의 노래' 와 김탁환의 "불멸"(개정-불멸의 이순신)이다. 애초에 김탁환의 작품만을 원작으로 기획되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전체적인 줄거리는 김탁환의 작품을, 이순신 내면 심리적인 묘사는 "칼의 노래"를 따르고 있는 점을 아직 책을 접하지 않은 독자들에게 알린다.

인용:

내가 보기에도 면은 나를 닮았다. 눈썹이 짙고 머리 숱이 많았고 이마가 넓었다. 사물을 아래서부터 위로 훑어올리며 빨아당기듯이 들여다보는 눈매까지도 나를 닮아 있었다. 그리고 그 눈매는 내 어머니의 것이기도 했다. 시선의 방향과 눈길을 던지는 각도까지도 아비를 닮고 태어나는 그 씨내림이 나에게는 무서웠다. 작고 따스한 면을 처음 안았을 때, 그 비린 젖냄새 속에서 내가 느낀 슬픔은 아마도 그 닮음의 운명에 대한 슬픔이었을 것이다.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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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런틴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4
그렉 이건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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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별점을 하나 주는 것은 아두 드문 일이다. 내가 원하는 만큼의 만족도에 아주 크게 미치지 못하거나 독자를 우롱할 정도로  오탈자를 남발하거나 까다로운 문장으로 읽기가 불편하거나, 사기성에 가까운 홍보에 비해서 책 내용은 턱없이 부실한 경우가 바로 해당이 된다. 이 책은 위 3가지 중 첫번째와 두번째에 해당한다. 비중을 둔다면 첫번째 부분이 다소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 둘이나 셋을 줄 수 있는 예외도 있다. 분명 좋은 책이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책인데 나에게만 다소 맞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책들인데 이 책은 별 하나를 주었으므로 그 예외에서는 벗어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내가 지난해에 읽은 책중에 가장 긴 시간이 걸렸던 책이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분들처럼 내용이 어렵거나 높은 수준의 책이라서 그런것은 절대 아니다. 쉽다고도 할 수 없지만 어려워서 읽기 힘들었다 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 그 이야기 전개 방식이 상당히 지루하고 따분하여 진행이 안 된 것이다. 양자역학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혹은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된것도 아니고 수축과 확산이라는 단어를 지겹도록 반복하며 이야기는 계속 같은 스토리가 반복되는 듯한 정체된 스토리 전개가 그렇다는 것이다. 워낙 재미없게 읽었고 읽은지도 꽤 되어 줄거리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이 책이 소개에 나와있는  부분까지만 읽어볼만 하다.

 

---2034년 11월 15일. 지구의 밤하늘에서 별들이 완전히 사라진다! 지름이 명왕성 궤도의 두 배나 되는 정체불명의 검은 구체 버블(bubble)이 태양계를 완전히 감싸버린 것. 세계적인 혼란과 폭력을 불러온 이 초유의 사건이 벌어진지 30여년, 별이 사라진 밤하늘은 이제 일상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2066년. 전직 경찰관이자 사립탐정인 닉은 24시간 감시 체제하에 있는 병원에서 사라져버린 정신지체 여성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그는 이 여성이 오스트레일리아 남부의 독립국가인 '뉴홍콩'의 한 연구소로 보내어졌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추적을 시작하는데...---

 

위 내용이 이 책의 소개에 나와 있는 줄거리다. 타 인터넷 서점에도 몇 군데의 토시만 틀릴 뿐 같은 줄거리 언급은 여기까지만 나와있다. 사실 이 줄거리는 책속의 5분이 1 정도로 기억한다. 그 뒷부분의 내용을 알았더라면 결코 구매를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이후의 줄거리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손쉽게 마무리되며 특별한 놀라움도 긴장감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여하튼 본인은 위 책소개에 나온 줄거리를 보고 책 구입을 결정했고 위 내용까자의 초반 이야기 전개만이 그나마 이 책 전체중에 만족을 하는 부분이었다.  처음에는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한 진지한 심리 스릴러물로 짐작을 했는데 전혀 스릴러 분위기도 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른다.

 

양자역학 이라는 소재는 충분히 SF 소설에서 매력적이고 재미있게 표현될 수 있는데 다소 답답한 소설이라는 점 외에는 와 닿지 않는 소설이었다. 또한 번역 문제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알고 있기로는 이 책의 역자분은 다수의 SF 작품에서 많은 책을 번역해서 지명도도 있고 좋은 평판을 듣는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된 것인지 이 책에서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비유를 하자면  어색한 번역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번역한 듯한 어법에 맞지 않는 어색한 문장들이 종종 나온다는 것이다.

 

저자 소개를 보면 오스트레일리아 SF협회의 디트머상 최우수 장편상을 수상했다고 나와있는데 앞으로는 좀 더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상을 수상한 작품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고, 이 책의 작가가 쓴 다른 책, 그리고 이 출판사의 다른 SF총서 시리즈 및 이 책의 번역자분이 번역한 다른 책은 이 책의 기억이 당분간 내 머릿속에 남아 한동안은 구입을 망설이게 할 것 같다. 또 한가지 당부하자면 새로나온 책을 소개할때는 편집팀에서 직접 책을 읽고 쓴 책소개인지 아님 출판사에서 보내온 홍보물이나 책소개를 그대로 옮긴 것인지 분명히 표시를 해 주었으면 좋겠다.

 

다른 독자분들의 서평을 보면 아주 어려운 책을 끝까지 읽거나 10권짜리 전집을 읽은 후에는 왠지 모를 뿌듯함이  있다고 하는데 이 책은 그 범주에 포함시키기는 어려운 책이다. 책의 상태도 짚고 넘어가자면 표지가 지나치게 얇아서 훼손되거나 짖어지기 쉬워 보이는 점도 눈에 띈다.  행복한 책읽기 SF 총서는 기존판들은 모두 절판시키고 곧 새로운 디자인으로 선보인다고 하는데  이런 부분은 참고가 되어 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인용:

포콰이가 잠든 후에는 강화 해제 상태로 대기실에 앉아 하이퍼노바로 확산과 수축을 행하며, 가상의 나 자신들에게 파동함수의 냉혹한 분산조차도 극복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로 강한 목표의식을 심어 주려고 노력했다.  고의적으로 강화를 해제함으로써 포콰이에 대한 내 책임을 저버렸을 대는 일말의 가책을 느꼈지만, P3가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수축에 간섭하도록 놓아둘 수는 없었다. 나는 속으로 되뇌었다. 만에 하나 ASR이 모독적인 연구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락의 아이들>이 알아차린다면, 그들은 이 건물을 통째로 폭파할 것이다. 그럴 경우, 강화 상태이든 아니든 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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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unty 2005-05-14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서를 조금 읽어보았는데 하드 SF라서 그런지 괴상한 문장도 많이 나오지만 우선 작가가 워낙 문장을 못쓴다는.. ㅎㅎ 그런 점에서 95점 이상을 줄 수 있는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역자(김상훈씨)가 번역한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 번역과 비교해보신다면 무슨 뜻인지 아실 거예요. (작가도 글을 아주 잘쓰고 번역도 그에 못지않게 매끄럽습니다.)

눈보라콘 2005-05-14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서 내용이 괴상한지는 모르겟습니다만 상도 받을 정도니 문장을 못 쓰지는 않았겟죠..재미는 원래 원작이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매끄럽지 않은 번역문장은 원작을 탓할 순 없겠죠..
예전 수능시험 칠때 언어영역 등에 출제되는 ...아래 문장중 가장 어색한 문장을 찾으시요? ....같은 곳에 나오는 어법에 어긋나는 틀린 문장의 보기예문을 보는 듯한 부분이 몇 곳 있더군요.

영주 2005-05-16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에 관해서는 jaunty님과 동감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 책은 독자를 고르는 책 같군요. 저는 별 다섯개라도 모자란다고 생각하지만 SF 마니아라도 하드SF는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여름 2005-05-16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빌려서 조금 읽어본 적이 있는 책인데 문법에 어긋나는 껄끄러운 문장들이 있더군요 파란님도 그부분을 리플로 다시 다신것 같습니다 다른 사이트에서도 번역 부분을 지적한 글을 보았습니다 재미없다고 느낀것, 문장이 어렵다는 것과 우리말 문법에 맞지않는 번역은 구분이 되어야 하겠지요 파란님이 재미가 없어서 번역에 불만을 표한거라고는 보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