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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수은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평점 :
많은 독자들을 열광시키며 내는 책마다 베스트샐러가 되고 있는 파울로 코엘료. 이 소설을 통해서 처음 그를 접했다. 기대를 하면서도 서평들을 읽어보니 이 작가에 대해서 좋은 쪽은 아주 좋다. 반대 쪽은 아주 별로다.. 라는 식의 서평들이 많아서 나에게는 어느 쪽일지 궁금한 작가이기도 했다. 다른 서평들의 독자들처럼 이 작가가 과소평가된 것인지 과대평가가 된 것인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단순한 줄거리에다가 초반을 넘어서면서 종교적 색채가 넘어 강하게 들어가고 결론이 뻔이 보이는 익숙한 패턴의 소재라는 생각이 들어서 크게 재미있지도 그렇다고 재미없지도 않은 평범한 소설로서 다가온 정도다. 시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고 몇 몇 가지 사랑에 대한 의미들이 담긴 문장들은 꼭 메모를 하고 기억해 두고 싶기도 했다. 글로서 풀어낸 저자의 언어들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주인공들을 통한 주변의 풍경묘사가 지나쳐서 그 묘사들을 설명해 줄 삽화가 소설과 함게 들어갔다면 더 나았을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고향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며 평탄하지만 그다지 활기차고 즐거워 보이지 않는 현실순응형의 필라에게 어린시절을 함께 보냈으며 이성의 감정을 느끼기도 했던 친구로부터 초대편지를 받는다. 그를 찾아간 필라는 처음에는 단순한 친구감정일 뿐이라고 그저 담담히 머릿속에 되뇌이지만, 그와의 만남과 여행, 그리고 대화를 통해서 과거의 추억과 현실에서의 닫혀있는 사랑이 다시금 꿈틀대면서 무뎌지고 담담하게 닫혀 있는 마음이 열리고 다시금 사랑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는 모습이 그려진다.
사랑을 부정하던 여인이 차츰 그 사랑의 실체를 느끼면서 두려워하지만 곧 그것이 바로 자기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는 점과 행복의 실체라는 것을 이 소설은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종교적 색채가 강한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책속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대화와 분위기에서 오는 짙은 종교색이 지루하고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나에게는 그리 대단한 작품처럼 보이지 않았고 평범한 범작 정도의 수준으로 이 작품이 읽혔다.
인용:
나는 그의 손을 잡았다. 어쩌면 그는 여신의 성스러운 비밀을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많은 곳을, 나보다 휠씬 더 많이 여행했다 해도 사랑에 대해서만큼은 나만큼 알지 못했다.
우리는 오랫동안 서로의 손을 잡고 있었다. 그의 눈 속에서 나는 진정한 사랑을 위해 우리가 극복해야 할 시련을 닮은 오래된 두려움을 읽었다. 그리고 그를 거절했던 지난밤과 우리가 떨어져 있었던 오오랜 시간들, 두려움이 없는 세계를 찾기 위해 수도원에서 보냈던 새월들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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