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피의 나라 러시아 미술 Art Travel 1
이주헌 지음 / 학고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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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돋 없이 암청색으로 젖은 하늘, 단지 한 조각의 떠돌이 구름, 뜬 것도 아니요, 사라진 것도 아니다.
햇살은 따사로고, 바람도 없고, ..... 공기는 막 짜낸 우유와 같다.
종다리는 하늘 높이 지저귀고, 들비둘기는 꾸르륵꾸르륵 울며, 소리도 없이 제비는 날아다닌다. 말은 콧바람을 불고는 짚을 씹고, 개는 짖지도 않고 조용히 꼬리를 흔들며 서성대고 있다.
(투르게네프의 산문시 시골 중에서)-2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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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9-06-08 0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그림과 글 그리고 넘치는 메세지.
종교와 역사, 생활, 정서, 혁명... 계급과 인민의 모든 것이 붓끝으로 열렸다..
아름다움조차 격정적이다.
노련한 '아트 트레블 가이드' 이주헌씨의 책은 언제나 기대이상이다.

으... 러시아에 가고 싶다....
 
악기들의 도서관
김중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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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편집에서 읽게 되는 것은 자기 자신의 모습이다. 나는 '유리방패'와 '무방향 버스'에서 발견되었다. 어딘가의 갈림길에서 여기까지 왔고, 무방향 버스를 타고 어딘가를 찾아나서야 할 외로운 인간임을 공감했다. 그리고 방향과 목표를 상실한 세대에게 '콤비'가 되어줄 무언가를 찾아 나설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소설 속 인물들은 거울 속의 너와 나가 아니라, 잃어버린 짚신 한 짝 같은 인물들을 통해 결핍에 대한 보상을 받고 성장을 한다. 삶의 일상성에서 특수성을 발견하고, 잡음같은 삶에 화음을 불어 넣어준다. 체제 속의 인간과 관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언젠가는 너도 알게 될 거라는 위로 아닌 위로의 말이 가득하다. 그 말에 겹겹이 쌓인 번데기 같은 삶은 '엇박자 D'처럼 화려한 부활을 꿈꾸겠지만... 많은 것들이 사라진 현실이 쏟아내는 소음이 신경을 찌른다.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루저문화는 새로운 마케팅의 목표가 되고 있다. 모든 것을 박탈당한 체 업그레이드에 대한 욕망만 남겨진 자들에게 희망과 비전은 마치 없었던 것처럼. 그리고 그 빈자리에 채워진 허무와 열패감도 상업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에 열광한다. 대부분의 음치들은 들어서 음치인 것을 알게 된다. 그 전까지 음치는 없다. 음치의 탄생은 불평등한 것이며, 조화롭지 못한 불완전한 세계의 부산물이다. 정해진 음과 율에 벗어나기란 너무나 쉬운 일이건만, 세상은 어렵게 그 틀 안에 있기를 요구한다. 화음은 구성원들의 반복적인 훈련에 의해 가능해 보이지만. 결국엔 구성원은 무시되고 그들의 기계적인 소리에 묻히고 만다. 화음과 불협화음은 구성원들이 결정할 문제이고, 좋은 멜로디는 평등과 자유로움 속에서 발현되는 것인데 말이다.   

소리의 관계를 화음으로 부르 듯 인간과 사회의 관계에 있어서는 함께, 같이 무언가를 향해 움직이는 창조적 에너지가 그 역할을 한다. 획일적이고 무언가를 끊임없이 주어지는 사회는 루저만을 양산할 뿐이다. 작가의 시선은 현실을 벗어나지 않은 통찰을 보여주고. 삶의 샘플링들을 리믹스하여 아름다운 앨범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사회 속 인간과 소외된 자들이 내는 깨름직한 잡음으로 가득찬 세계에 발매하였다.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의 영역은 제한적이지만, 그 영역 너머의 소리는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 이 앨범은 들을 수 없는 소리가 아님에도 들을 수 없게 된 소리를 돌려준다. 무한반복, 리플레이는 독자의 옵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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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과 미래의 혁명 - 자본주의 위기 시대에 레닌과 러시아혁명을 다시 생각한다 트랜스 소시올로지 1
금민 외 지음, 진태원 외 옮김 / 그린비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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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레타리아트란 이해관계의 외부성, 계급성의 외부를 자신의 본질 안에 포함하는 계급이라는 테제가 거기서 추출될 수 있었다. 이런 의미에서 혁명적 정치란 계급성을 초과하는 계급성, 계급이기를 그친 게급을 통해 정의할 수 있었다. -45쪽

레닌은 분명히 대중 차원에서의 지성의 발전과 그것들 사이의 네트워크를 보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는 그것을 자연발생적이며 뚜렷한 한계를 갖는 것으로 보았지요. 대중 내부에서의 니성의 자연발생적 진화는 경제주의적 조합주의적 한계를 갖는다고 말입니다. 레닌을 교조적으로 읽으면 자연발생적 조건에서 대중의 지성적 진화는 어떤 역사적 조건에서도 이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고 읽기 쉽고, 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이해하곤 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 한계를 역사적인 것으로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중의 지성적 진화의 조합주의적 한계와 전위의 목적의식적 지도의 필연성이라는 테제는 당재에 역사적 조건을 반영하고 있었을 뿐이고, 실제로 당대의 사회에 널리 퍼져 있던 구조적 동형성을 혁명운동의 논리로 전유하는 방식이었다고 말입니다. ~ 집단지성 형성 방법의 문제는 우리 시대의 생산조건에 비추어 근본적으로 다시 사고될 필요가 있는게 아닌가?-186쪽

권위 구조의 재생과 강화는 단지 정치 영역에서만이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 직장이나 공장에서 인간관계에서도 벌어지는데, 이런 부분을 보지 못하고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하지 않고, 정치관계나 정치 영역만 민주화하려고 했던 데 그들의 한계가 있었던 게 아닌가 합니다. -220쪽

국가가 '공권력'이랍시고 가하는 그런 폭력에 대해 그저 도망다니며 남들에게 '비폭력'을 외치는 건 아주 궁색하고 부적절해 보여요. 폭력을 쓰느니 그냥 해산하는게 낫다고 말할 수 있겠냐는 거지요. 사실 비폭력투쟁은 심지어 간디의 경우에조차 폭력에 맞으면서도 도망가지 않고 싸우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도망의 핑계가 아니라 투쟁의 방법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을 준수하는게 아니라 법을 지키지 않으면서(불복종) 폭력적인 진압에 대해서도 맞는 한이 있어도 물러서지 않는 것, 그게 비폭력투쟁이지요.~ 지금까지 촛불시위에서 비폭력이란 말은 법에 불복종하기보다는 가능한 한 지키면서, 폭력에 대해서는 회피로 대응하면서 외치는 말이 되었고, 그 결과 '비폭력'이 하나의 강박증처럼 대중의 흐름이 나아가는 것을 가로막는 벽이 되어 버린 것은 아닌가. -255쪽

폭력이라는 용어 그 자체가 무조건 부정되고 타기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절대적으로 폭력적인존재이기 때문에 이 폭력에 대해서 정확하게 고려를 하고, 그것과 관계 맺는 유효한 방식을 발견하고 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폭력에 대한 지금의 사유금지 상태는 극복될 필요가 있습니다. -239쪽

방어폭력을 행사하지 않기 때문에 폭력적인 상황이 커져 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봅니다. 전경들은 우리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거든요. 이들은시민들을 방패로 찍고, 발로 걷어차고곤봉으로 후려치면 모조리 흩어져서 도망쳐 버리는 무력한 존재로 인식합니다. ~ 시민들은 점점 전경대들을 무서워하고 공포가 일반적 심리로 잡리 잡아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대칭현상은 시위대가 방어적 폭력조차 회피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거싱고, 방어적 폭력이 없는 상태에서의 내전 상황 전체는 조직된 폭력을 가진 사람들의 압도적인 우위를 가져오고 이 때문에 언제든지 무자비한 폭력행사를 통해 사람들을 죽음으로까지 몰아갈 수 있는 상황, 즉 폭력의 극단적 비대칭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것입니다. -242쪽

맑스주의가 철학에 새롭게 도입한 것은 철학의 새로운 실천이다. 맑스주의는 (새로운)실천 철학이 아니라, 철학의 (새로운)실천이다. -326쪽

노이로제로 억제되어 있던 것을 벗어 버리고 나면 아내는 즉시 이혼을 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그녀가 노이로제에 걸려 있어야만 그 결혼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 신경증은 충동 억제의 결과일 뿐 아니라 억제 수단이기도 하다. -330쪽

혁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경험적 판단이 아니라 경험적 판단 외부의 물자체를 창조하는 실천이성이다. -3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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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과 미래의 혁명 - 자본주의 위기 시대에 레닌과 러시아혁명을 다시 생각한다 트랜스 소시올로지 1
금민 외 지음, 진태원 외 옮김 / 그린비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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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혁명? 가능한 혁명? 어쨌든 시대는 변화를 요구한다. 급격한 몰락과 철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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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7 - 2부 3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나남출판) 7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1월
구판절판


이 자식아! 우는 눈구멍에 오줌을 쌀까? 애애라, 이 자식아! 그것 짤라서 시구문 밖에 내다 걸어! 다부진 놈으로 알았는데 사람 잘못 봤군.
-서의돈-84쪽

나는 그 종을 최서희의 머리칼 하나 안 다치고 최서희 윗자리에 앉힐 테다! -서희-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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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1 20: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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