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생각

멋진 생각이

언제나 나를 찾아오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

세상은 늘 내게 속삭이는데

내가 못 알아듣는 걸까

 

세상이 속삭이는 말에

더 귀 기울여야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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ゴ-ストハント4 死靈遊戱 (角川文庫)
小野不由美 / KADOKAWA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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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헌트 4   사령유희

오노 후유미

 

 

 

 

 

 

 천천히였지만 《고스트 헌트》 한권씩 보고 네권째에 이르렀다. 이번에도 보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지만, 앞에 세권보다 책을 본 날수는 적다. 다른 때 며칠이나 걸린 건 하루에 책을 본 시간이 얼마 안 돼서다. 처음에는 잘 봐도 갈수록 조금씩 봤다. 이번에도 그리 다르지 않았지만 사흘째에 많이 봐서 좀 나았다. 이런 이야기로 시작하다니. 바로 떠오르는 말이 없어서 그랬다. ‘고스트 헌트’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로 시작하고 두번째는 어느 집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세번째도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었는데, 이번 네번째도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앞에 나온 유아사 여자고등학교와는 다르다. 지금 생각하니 갈수록 일이 커지는 것 같다. 이번에는 료쿠료(綠陸)고등학교다.

 

 시부야 사이킥 리서치, 심령현상조사사무소 소장 나르(시부야 카즈야)는 료쿠료고등학교 교장이 의뢰한 일을 한번 거절했다. 그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이 신문기사에 나오기도 해서였다. 나르는 대중매체에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3학년이지만 학생회장인 야스하라 오사무가 학생들 서명을 들고 일을 의뢰하러 왔을 때는 나르가 그 일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이번에는 처음부터 스님 타키가와 호쇼 무녀 마츠자키 아야코 영매사 하라 마사코 그리고 엑소시스트 존 브라운도 불러서 함께 일하기로 했다. 료쿠료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주 많아서 그랬다. 얼마전에는 어느 교실에 검은색 개가 나타나 학생을 물기도 했다. 다른 교실에서는 모두가 식중독에 걸린 것 같기도 했다. 탈의실에서는 저절로 불이 났다. 불은 12일을 주기로 일어났다. 료쿠료고등학교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난 건 지난해 가을쯤부터였다. 지금은 해가 바뀌고 일월말이다. 난 야스하라가 3학년으로 올라간 건가 했는데, 그게 아니고 곧 졸업할 거였다. 그런데 아직도 학생회장이라니. 마이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다.


 타니야마 마이는 시부야 사이킥 리서치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고등학생으로 나르가 마이네 학교에 갔을 때 만나고 그 인연으로 같이 일하게 됐다. 지난번에 마이한테 초능력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번에도 마이 꿈이 도움이 된다. 그렇다 해도 마이는 정말 자신한테 무슨 힘이 있나 하기도 한다. 마이 힘은 나르나 다른 영능력이 있는 사람을 만나서 드러나게 됐을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료쿠료고등학교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1학년 학생이 있었다. 사카우치는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려 죽었다. 사카우치가 남긴 종이에는 ‘나는 개가 아니다’는 말이 쓰여 있었다. 사카우치가 죽고 나서 학교에서는 괴담이 퍼지고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사카우치는 고스트 헌트가 되는 게 꿈이었다. 누군가 장난스럽게 썼을 거다 했지만 정말 그럴까. 내가 보기에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정말 사카우치는 고스트 헌터가 되고 싶었을지도.


 난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뭐가 다행이냐면 내가 다닌 학교는 학생한테 공부만 강요하지 않았다. 아니 그런 분위기가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내가 그걸 잘 느끼지 못했던 걸지도. 반을 등수대로 해야 한다는 말이 있기도 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담임은 꽤 무서워서 숨 죽이고 살았구나. 다른 반보다 학교에 일찍 가고 쉬는 날에도 학교에 가야 했다. 그렇게 해도 공부가 잘 안 됐는데. 예전에도 한번 말했는데, 점심시간에 나오는 학교 방송도 못 들었다. 앞에서는 학교 생활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고 했는데, 꼭 그렇지도 않았구나. 난 학교 다니는 거 재미없었다. 그렇다고 안 갈 수 없으니 그냥 참고 다녔다.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그냥 공부만 하면 괜찮았던 때가 나았다는 생각이 조금 들기도 한다. 그것보다는 그때 공부가 뭔지, 왜 해야 하는지 알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한국도 그렇지만 일본도 입시에 힘을 많이 쏟지 않나. 료쿠료고등학교는 그런 게 꽤 심했다. 엄한 학교였다.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거기에 따르기는 했지만, 다른 데 의지하기도 했다. 그건 ‘오리키리 사마’라고 지난번에 말한 콧쿠리(영혼을 불러서 물어보는 것)와 비슷한 거였다. 료쿠료고등학교 아이들은 숨돌리기로 오리키리를 했다. 그건 학교 전체에 퍼지고 그걸 안 한 아이가 없을 정도였다. 료쿠료고등학교에 영혼, 도깨비불이 많은 건 그 탓인 것 같았다. 그걸 해도 큰일이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료쿠료고등학교는 영혼이 벗어나기 힘든 구조였다. 오래전에 유적(무덤)이었던 곳에 학교를 지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이 사카우치 영혼도 학교에 남아 있었다. 마이는 꿈에서 사카우치를 보았다. 사카우치는 아주 많은 도깨비불을 보고 즐거워했다.


 고등학교 3학년으로 아직도 료쿠료고등학교 학생회장인 야스하라는 이번에 새로 나온 사람에서 눈에 띄었다. 야스하라는 대학에 붙었나 보다. 공부도 잘하고 뭐든 잘했다. 야스하라가 학생회장이 되고 학교를 바꾸려 애쓰기도 했는데, 사카우치는 죽었다. 이 학교에는 생활지도를 맡은 마쓰야마 선생이 있는데, 이 선생님은 그리 좋지 않았다. 학생들이 이상한 일을 겪는 걸 믿지 않았다. 이 학교에 마쓰야마 같은 선생님만 있는 건 아니지만, 나서서 학생을 돕는 선생님도 없었다. 야스하라는 오리키리가 어떻게 퍼졌는지 알아 보았다. 그건 1학년과 미술부에서 시작됐다고 했다. 사카우치는 미술부였다. 오리키리는 콧쿠리와 다르게 누군가를 저주하는 거였다. 아이들은 그것도 모르고 그걸 했다. 학교를 원망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누군가를 저주하려는 마음은 없어서 그게 바로 나타나지 않았다. 아이들이 부른 영혼은 서로 잡아먹고 고독이라는 게 됐다. 이건 중국에서 전해져 오는 걸로 본래는 벌레끼리 싸우게 하고 마지막 하나 남은 걸로 저주하는 거다.

 

 이번 《고스트 헌트》 4권 보면서는 학교를 많이 생각했다. 지금도 그렇게 많이 바뀌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공부만 강요하는. 지금은 더하던가.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풀지 못해 다른 아이를 괴롭히기도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학교에 자주 못 갔겠지만, 하교에 가게 된다면 다른 아이 괴롭히지 않기를 바란다. 인터넷에서도 따돌린다는 말 들었는데. 아이들이 그러는 걸 아이들 탓만 할 수 없다. 부모뿐 아니라 학교에서 아이한테 마음을 써야 할 거 아닌가. 공부가 다는 아닌데. 나중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하는 일에도 책임은 따르겠지. 그것도 한번 생각해봐야겠다. 아니 모두가 한다고 따라하기보다 그게 뭔지 알아보는 게 낫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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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27 07: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왠지 살벌(?)하네요. 저는 학창시절이 아주 재미있었는데 요즘은 무서운 이야기도 많이 들리고 힘든것 같더라구요. 입시가 전부는 아닌데...그래도 즐거운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희선 2021-07-28 01:21   좋아요 1 | URL
새파랑 님은 학창시절 즐겁게 지내셨군요 학교가 그렇게 안 좋은 곳은 아니기는 한데, 학교폭력 같은 이야기나 입시만 생각하는 학교도 있어서...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만나기도 하니 즐겁기도 하죠 코로나19 때문에 학교에 자주 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안됐다는 생각도 조금 듭니다


희선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유롭게 사는 것 같아도

늘 감시 당한다

 

감시 카메라는

어디서나

언제나

눈을 빛내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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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27 06: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984 생각이 나네요 ㅡㅡ무서운 세상인거 같아서 항상 조심조심

페크pek0501 2021-07-27 17:01   좋아요 2 | URL
조지오웰의 1984년을 저도 읽었죠. 무시무시하죠.
특히 인간이 길들여진다는 부분이 의미심장.^^**
예기치 않는 반전이 있어 좋았어요.

희선 2021-07-28 01:14   좋아요 2 | URL
조지 오웰은 1984년을 생각하고 썼지만, 그 소설은 2021년인 지금과도 그렇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희선 2021-07-28 01:15   좋아요 2 | URL
지금도 사람은 여러 가지에 길들여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 해도 우리가 제대로 생각하면 아주 안 좋아지지는 않겠지요 그래야 할 텐데...


희선

페크pek0501 2021-07-27 17: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느 기자가 말한 적이 있죠. 보통 외출하면 힌 사람이 CCTV에 20번 이상 찍힌다고요.
버스 탈 때는 물론 회사 건물의 엘리베이터에서도,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도, 편의점에서도
찍히죠.
자유로운 것 같아도 어쩌면 우리는 감시 사회에서 살고 있는 듯해요. 희선 님의 시처럼요.

희선 2021-07-28 01:19   좋아요 2 | URL
CCTV가 있어서 범죄를 막거나 범인을 찾기도 한다지만, 많은 사람이 거기에 드러나기도 하는군요 그런 거 생각하면 어쩐지 안 좋기도 해요 보안카메라가 없는 곳이 별로 없지요 어디든 있다니... 자기 집은 안전할지... 이런 생각하면 무서워서 못 살겠네요 저도 자주 생각하지는 않고 어쩌다 한번 생각합니다 CCTV 영상이 안 좋은 일에 쓰이지 않기를 바라야겠습니다


희선
 

 

 

 

 

하늘하늘 가벼운 몸짓

때론 휘몰아치기도 하지

바람과 함께

 

네가 오면 온 세상은 하얗게 뒤덮이고,

멀리서 보면 따스할 것 같지만

가까이 가면 차가울 거야

 

그래도 네 마음은 따듯하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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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27 06: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름에 읽는 겨울 글 좋네요. 눈 오던 날 정말 좋아요 ^^

희선 2021-07-28 01:09   좋아요 1 | URL
여름에 눈 오는 거 생각하면 조금 시원해질지도 모르겠네요 겨울에 눈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1-07-27 17: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추운 나라에서 눈으로 만든 동굴 같은 집이 있어요. 들어가면 따뜻하대요.
어느 책에서 읽은 것 같아요. 얼음으로 만든 집인지도 모르겠어요. 확실한 건
워낙 추운 곳이기 때문에 들어가면 정말 따뜻하대요. ^^**

폭염으로 헤매고 있는 중에 시원한 시를 잘 읽고 갑니다. ^^**

희선 2021-07-28 01:12   좋아요 2 | URL
북극에서 얼음으로 집을 만들기도 하죠 이글루... 지금은 북극도 남극도 그렇게 춥지 않다는 말도 있어서 걱정이네요 북극곰은 북극에서 살기 어렵기도 하고, 이건 예전부터 나온 말인데 지금은 더 힘들 것 같습니다

이번주도 내내 덥다고 하는군요 소나기 오는 곳은 잠깐이라도 시원할지... 그치고 나면 다시 덥겠네요


희선
 
복자에게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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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어릴 때 친구와 사이가 멀어진 적은 없습니다. 한두번쯤 사이가 어색해졌는데 제가 기억 못하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지금 생각하니 제가 어렸을 때는 여러 가지 잘 몰랐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여자 친구끼리 하는 그런 것과는 좀 멀었어요. 비밀 얘기 같은 거 한 적 없습니다. 그런 거 왜 해야 하지 생각했고, 지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전 지금도 어떤 사람이 없는 데서 그 사람 이야기 하는 거 안 좋아해요. 그런 일이 많았던 건 아니지만. 제 어린 시절은 어땠는지 모르겠네요. 생각나기는 하는데 별로 좋지는 않았습니다. 친구와 더 친해지려 했을 때 그곳을 떠나설지도. 소설 같은 데서는 아주 짧은 시간 만난 친구하고 일은 오래 기억하던데, 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친구가 많지도 않았지만, 멀어졌다기보다 어느 날 두 친구가 저하고 말 안 한 적 있어요. 이 말은 한번 했는데 또 하는군요. 왜 그랬는지 지금도 모릅니다. 뭐가 마음에 안 들었던 건지. 시간이 지나고는 다시 말했어요.

 

 이영초롱이라는 이름 참 별나에요. 한번 들으면 쉽게 잊지 않겠습니다. 이영초롱은 초등학교 육학년 때 부모가 하던 일이 망해서 제주 고모 집에 가서 살게 돼요. 동생은 큰아버지 집으로 가고. 영초롱은 육학년 때 똑똑했던 것 같아요. 엄마한테 자신이 서울에 있어야 하는 걸 글로 쓴 걸 보니. 엄마는 그걸 받아들여주지 않았지만. 딸과 아들 조금 차별한 걸지도. 아이를 맡아줄 친척이 있어서 다행이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친척이 없어서 더 안 좋은 곳에 가야 하는 사람도 있을 거 아니예요. 제가 별 생각을 다하는군요. 소설 제목 ‘복자에게’에서 복자는 영초롱이가 제주도에 가서 만난 친구예요. 제주 고고리섬이군요.

 

 고모가 있다 해도 고모는 거리가 있기도 하죠. 아주 어리지 않다 해도 어릴 때 부모와 떨어져 살면 마음이 그리 좋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 빈 자리를 복자가 채워주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리고 이선 고모도 있군요. 고고리섬에서 가게를 하는 사람인데 복자는 이선 이모라 하고 영초롱은 이선 고모라 했어요. 고모랑 이선 고모가 친하게 지내서 그랬던 건가 봐요. 고모가 아닌 이모였다면 이선 이모가 됐을 것 같네요. 저는 그런 것도 잘 못해요. 잘 모르는 어른한테 이모라 하는 거.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한다고 해서 그걸 따라야 하는 건 아니겠네요. 그냥 이름을 물어보고 이름을 말하는 게 낫겠습니다.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아닐 때. 아이는 다른 생각 못하겠습니다. 아이가 어른 이름을 말하면 버릇없다고 할 테니.

 

 누군가 비밀이다 하면 그렇구나 하면 좋을 텐데, 영초롱은 뭐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다른 사람이 물어본 말에 사실대로 대답했어요. 그 일은 이선 고모한테 안 좋은 일이 일어나게 하고 복자하고 사이도 멀어지게 합니다. 영초롱은 왜 그랬을까요. 저였다면 복자 말대로 아무 말 안 했을 텐데. 지금은 이렇게 말하지만 저도 영초롱처럼 안 했으리라 할 수 없을지도. 시간이 흐르고 영초롱은 판사가 되고 제주에 다시 오게 돼요. 중간 없이 이렇게 말하다니. 그건 이 소설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영초롱이 혼자 공부를 열심히 했겠구나 하는 생각만 듭니다. 복자하고 사이가 멀어지지 않았다면 달랐을지도 모를 텐데. 영초롱은 이선 고모 일로 복자와 사이가 멀어지고 복자한테 편지를 쓰지만 보내지는 않았어요. 영초롱이 복자한테 편지를 보냈다면 어땠을지. 그때 바로 사이가 좋아지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고모가 친구한테 편지를 썼지만 답장 받지 못한 것처럼.

 

 영초롱은 복자한테 안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재판을 하려고 했을 때 돕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잘 안 되면 영초롱은 복자한테 미안할 테고, 복자는 영초롱을 원망하고 아주 인연을 끊었을지도 모르겠지요. 영초롱이 판사가 아닌 변호사였다면 달랐을 것 같기도 하네요. 여성이 판사가 되는 일 한국에도 그리 많지 않고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주도 해녀가 별로 없고 사라진다고 할지도 모른다고 하는데, 여기 나온 것처럼 거기 사는 사람만 받아들여서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건 정말인지. 텃새부린다고 하지요. 어디에나 그런 건 없으면 좋을 텐데. 이것도 제가 당사자가 아니어서 이렇게 말하는 건지도. 처음에는 좀 마음에 안 들어도 진심이 느껴진다면 받아들여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초롱을 좋아한 고오세도 있는데, 고오세 이야기는 하나도 못했네요. 고오세는 영초롱이 섬을 떠나면서 알려준 주소로 편지를 쓰지만, 영초롱은 거기에 살지 않았어요. 차라리 주소를 알려주지 말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그때 고오세는 편지를 써서 조금 나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책 제목이 누군가한테 쓰는 편지 같지요. 복자군요. 여기에는 편지가 나오기도 합니다. 고모는 감옥에 있는 친구한테 답장 없는 편지를 쓰고, 영초롱은 복자한테 보내지 못할 편지를 쓰고, 고오세는 받을 주인 없는 편지를 썼네요. 지금 생각하니 세 편지는 슬프군요. 나중에 영초롱이 복자한테 쓴 편지는 꼭 보냈으면 합니다. 복자는 영초롱이 보낸 편지 반가워하겠지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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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24 07: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판사가 되서 제주도 간 부분에 대한 희선님의 표현이 정말 재미있네요. 희선님 나름의 유머포인트? 🤔 뭔가 비밀의 발설이 사이가 멀어지는 원인이었군요. 왠지 아쉽네요. 그래도 누군가에게 쓴 편지는 꼭 보내졌으면 좋겠어요 😊

희선 2021-07-27 01:30   좋아요 1 | URL
영초롱이 판사가 되는 건 나오지 않았지만, 왜 제주에 갔는지는 나왔어요 그건 빼먹었네요 영초롱은 말을 잘 한다고 해야 할지 솔직하게 한다고 해야 할지,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해서 제주도로 쫓겨난 거나 마찬가지였어요 그렇게 해서 제주에 가게 되고 어릴 때 친구를 만나서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많이 도와주지 못한다 해도... 나중에 쓴 편지는 복자한테 보냈겠지요


희선

그레이스 2021-07-24 07: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름들도 재밌어요^^
왜 굳이 복자에게 라고 했을까 생각한 책이예요
확 끌리지 않아서..
희선님 리뷰 보니 읽어봐야겠어요 ~♡

희선 2021-07-27 03:02   좋아요 1 | URL
영초롱이는 영초롱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복자는 옛날 느낌이 들기는 하죠 복자가 어렸을 때 과학자가 되고 싶어했던 게 생각나네요 갑자기 그런 게 생각나다니... 그레이스 님, 언젠가 기회되면 이 책 한번 만나보셔도 괜찮을 거예요


희선

바람돌이 2021-07-25 02: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보내지 못하는 편지를 쓰는 마음들이 애틋하네요.

희선 2021-07-27 01:34   좋아요 1 | URL
저는 편지 쓰고 보내지 못하면 아쉬울 듯한데, 영초롱은 처음부터 보내지 못하는 편지를 썼네요 다른 사람은 또 다른 편지를 쓰고... 편지 쓰는 게 나와서 저도 편지 쓰고 싶기도 했습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