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문학동네 시인선 194
황인찬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해 전에 황인찬 시인은 아이돌 시인에서 한사람이었다. 지금도 그렇게 말하는 시인 있을까. 있지만 내가 잘 모르는 걸지도. 다 그렇다고 말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시인은 거의 시를 소리내서 읽기 잘한다. 소설도 소설가 자신이 있는 게 더 잘 들리던가. 자기한테 맞춰서 써서 그런 걸지도. 음악도 자신이 만들고 노래하는 게 가장 잘 어울린다. 다른 사람한테 주는 음악은 그 사람한테 맞춰서 만들겠다. 그렇다 해도 그 사람이 가진 뭔가는 담기는 듯하다. 글도 그렇구나.


 황인찬 시인 시집을 다 만나지는 못했다. 《희지의 세계》 《사랑을 위한 되풀이》 그리고 이번에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를 만났다. 시집이 다 다른 출판사에서 나왔구나. 시인은 한곳에서만 시집 안 내던가. 나도 잘 모르겠다. 같은 데서 낼 때도 있고 다른 데서 낼 때도 있겠지. 황인찬 시인 시도 쉽지는 않구나. 이번 시집을 보니 ‘사랑을 위한 되풀이’가 조금 떠오르기도 했다. 분위기라고 할까. 황인찬 시인 시에는 학교가 나오기도 한다. 비슷한 점을 기억해서 다행이구나. 예전에 만난 시를 모두 잊어버리지 않은 거겠다.




 나머지 이야기는 내일 하자

 학교에서 봐


 -<당신에게 이 말을 전함>, 12쪽




 너무 슬퍼서 차라리 봉인되고 싶은 마음이 드는 날에는

 영혼을 찾는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물에 잠긴 마을을 지나고

 벼락이 두 번 떨어진 나무의 언덕을 넘으면


 네가 없는 세계


 “선생님, 얘 또 혼자 중얼거려요”


 불과 어둠

 대장간과 경험


 탄식의 계곡에서

 사흘 밤낮을 싸우던 시절의 기억


 그곳에도 너는 없었고


 깊은 밤 불가에 앉으면 차분해지던 마음과

 뜨거워지는 얼굴


 방학이 끝날 즈음에야 겨우 끝마친

 아주 긴 여행이었다


 하지만 영혼을 찾을 수 없었다 긴 여행 끝에 얻어낸 소중한 추억이 너의 영혼이 되는 거야


 콧수염을 만지며 말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야, 수업 다 끝났어”


 그래도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빛의 용사 전설>, 44쪽~45쪽




 친구와 이야기하다 ‘나머지는 내일 하자 학교에서 봐’ 같은 말 해본 적 있던가. 이런 말 해본 적 없구나. 누군가와 길게 이야기 나눠 본 적도 없다. 다른 사람이 혼자 길게 말하는 것만 들어봤다. 다음 시 <빛의 용사 전설>은 게임속 같다. 게임속이거나 꿈속일지도. 영혼을 찾아 떠나는 여행.




 교문 앞에 학생들이 늘어서 있었다 교복을 입고 복장을 검사받고 있었다


 너는 바지가 좁아요 너는 머리가 길어요

 아이들은 하염없이 줄을 서 있고


 교복을 줄인 적도 없는 내가 겁을 먹고 있었다


 어떤 애들은 통과하고 어떤 애들은 남아 무릎을 꿇고 여름 아침의 빛이 너무 뜨거워서 아이들은 땀을 흘리고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풍경이군요

 그때에는 그랬군요


 다들 부유하던 신도시 중학교를 다닐 때, 나 혼자 중소기업 교복을 입어서 나 혼자 부끄러웠던 기억도 있군요


 날 때부터 머리가 갈색이었어요

 원래 이랬어요


 선생님은 듣고 그냥 웃었다

 지금도 경찰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 덜컥 겁이 난다


 -<단속과 정복>, 52쪽




 교복을 잘 입었는지 검사하던 때도 있었겠지. 앞에 옮겨 쓴 시에서도 예전 일처럼 말한다. 옷 입은 거 검사하는 모습을 보니 일본 만화영화가 생각났다. 이제 일본에서도 옷 입은 거 검사 안 할 것 같은데. 만화에는 재미로 그린 듯하다. 머리카락이 본래 다른 아이한테 머리카락을 물들였냐고 하고.




 ─죽고 싶다는 생각은 일주일에 한 번만 하자

 ─왜?

 ─건강을 위해서  (<미술관에 갔어>에서, 79쪽)




 퇴근 후 봄날 저녁 커피 한 잔의 여유 같은 것만이

 저의 작은 위안입니다  (<중계>에서, 81쪽)




 시 한편 더 옮기려다 길어서 그만두기로 했다. 마음에 드는 부분을 더 찾았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시를 읽다 잠시 멈추었던 부분 있다. 그러고 말았구나.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주에 한번만 하면 건강이 좀 나을까. 그럴 것 같다. 날마다 하거나 하루에도 몇번 하는 것보다 한주에 한번이 낫겠다.


 여전히 시 잘 모르는구나. 이 말 또 쓰다니. 여러 번 만난 시인 시는 좀 나은 것 같기도 하다. 한번 보고 다음에는 못 보겠다 하는 시인도 있지만. 황인찬 시인 시집은 세권이나 만났다. 앞으로 더 만날지도 모르겠다. 시집이 나오면 관심 가질 듯하다. 황인찬 시인이 쓴 책 한권 있는데 그건 아직 못 봤다. 그게 생각나다니. 그 책 언젠가 보겠지. 봐야 할 텐데.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正反對な君と僕 1 (ジャンプコミックス)
阿賀澤紅茶 / 集英社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반대인 너와 나라 하고 싶지만, 한국에서 나온 제목으로 썼다. 서로 다른 스즈키와 타미가 사귀고 그 다음 이야기가 나온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복수의 협주곡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5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변호사는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일까, 돈 많은 의뢰인을 맡고 많은 돈을 버는 사람일까. 둘 다겠다. 의사도 비슷하구나. 아픈 사람을 도와주려고 의사가 되는 사람도 있고 돈을 많이 벌려고 의사가 되는 사람도 있겠다. 검사 판사도 억울한 사람이 없게 하려고 그 일을 하려고 하겠다. 어떤 일이든 빛과 그림자가 있겠다. 누군가를 도우려고 하면 돈을 별로 못 벌겠지. 이상하게도 세상은 올바르게 살려는 사람을 더 안 좋게 본다. 그건 많은 사람이 그러지 못해설까. 사람은 아주 착하지도 아주 나쁘지도 않다. 착하다고 사람을 죽이지 않고 나쁘다고 해서 사람을 죽이는 건 아니다.


 미코시바 레이지는 변호사로 악덕 변호사라 이름 붙었다. 의뢰인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도 많이 받았다. 돈 많은 사람이 미코시바 레이지한테 변호를 맡기는 거겠다. 이번에 만난 《복수의 협주곡》은 미코시바 레이지 시리즈에서 다섯번째다. 난 세번째와 네번째는 만나지 못했다. 이번에 미코시바가 맡게 된 건 미코시바 법률 사무소에서 일하는 구사카베 요코 변호다. 구사카베 요코가 친구로 여기는 남자와 만나고 저녁을 먹은 다음 날 남자인 도모히라 데쓰야 시체가 발견됐다. 데쓰야를 찔러 죽인 칼에 요코 지문이 묻어 있었다. 경찰은 칼에 지문이 묻어 있으면 거의 범인으로 여기겠다. 그에 맞는 증거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데, 그건 하지도 않고.


 요코가 남자 친구와 만나기 전에, 요코는 미코시바를 상대로 일반 사람이 보낸 변호사 협회에 징계 청구 일을 처리하려 했다. 블로그에 쓰인 글을 보고 많은 사람이 미코시바가 변호사 일을 못하게 하려 했다. 미코시바가 어릴 때 사람을 죽였으니. 변호사가 되기 전에 저지른 일은 변호사 징계 처분을 받지 않는단다. 피해자 식구는 그런 거 좋아하지 않겠다. 미코시바가 어릴 때 저지른 죄는 지금까지 나온 책에 빠지지 않고 나왔겠다. 미코시바는 평범한 사람과 조금 달라 보인다. 누군가의 비난에 괴로워하지 않는다. 그런 것 때문에 어릴 때 여자아이를 죽인 걸지. 예전에 첫번째 책 보기는 했는데. 아니 그 일은 두번째 책에 자세하게 나왔던가. 미코시바 레이지는 여자아이를 죽였을 때 갖지 않은 죄책감을 가지게 된다. 그나마 다행이다. 미코시바한테 그런 마음조차 없었다면 어떻게 변호사가 되었나 했을 거다. 미코시바는 자신이 저지른 일을 잊지 않고 평생 속죄하겠지.


 누군가를 변호할 때는 그때 일어난 일뿐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도 알아야 할까. 그런 거 다른 데서 본 적 있기는 하다. 그 인물이 보여야 변호를 하는 걸지도. 미코시바는 자신이 어릴 때 사람을 죽이고 시체 배달부라는 걸 사무 직원 요코가 알면서도 왜 자기 옆에서 일하나 했다. 요코 변호를 맡게 되고 미코시바 자신이 요코를 잘 모른다는 걸 알게 된다. 여기 나온 건 살인 사건인데, 그밖에 여러 가지도 말한다. 호적을 얻지 못하는 사람, 인터넷에서 선동, 익명성에 기대어 누군가를 헐뜯는 것, 언론의 위선과 허울. 앞에서 빛과 그림자를 말했는데, 인터넷이나 언론계도 다르지 않구나. 사람들한테 제대로 참된 것을 알리려는 사람과 그저 가십 스캔들만 쓰는 사람도 있다는 거. 이건 나카야마 시치리 다른 소설에도 나오는 거구나.


 나카야마 시치리 소설에는 피아니스트 탐정 미사키가 나오는 것도 있다. 거기에는 음악가 이름이 제목에 들어가고, 미코시바 레이지 시리즈는 음악 형식이 제목에 들어가는구나. 피해자 식구는 미코시바 레이지를 용서하기 어렵겠다. 그런 마음은 이해해야 할지도. 자기 자식이 끔직하게 죽임 당하면 범인을 미워하겠다. 중학생이어서 소년법에 보호받고, 이름도 바꾸고 변호사가 됐으니. 미코시바 레이지가 어떻게 살아가는지도 봐주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한데. 죄를 짓고 그저 형만 살면 그걸로 끝이다 여기는 사람도 많을 거다. 자신이 저지른 죄는 사라지지 않는데 말이다. 미코시바는 그걸 아는 것 같다.




희선





☆―


 미코시바는 안도하고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가슴속에는 비웃음을 보내는 소노베 신이치로가 있었다.


 집이 없어졌다고 해서 네 놈 죄가 사라질지 아나?


 잘 들어라.


 네가 저지른 죄는 네 숨통이 끊어질 때까지 사라지지 않는다. 종잇장처럼 얇은 속죄 의식 뒤에서 언제든 얼굴을 내밀고자 지금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261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감은빛 2026-05-05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복수의 협주곡이라니! 제목이 정말 흥미롭네요. 피아니스트 탐정이란 설정도 아주 궁금하구요. 희선님의 글은 언제나 독특하고 신선한 맛이 있어요.

희선 2026-05-12 11:50   좋아요 0 | URL
피아니스트 탐정이 나오는 건 이게 아니고 다른 거예요 거기에는 제목에 음악가 이름이 나와요 이건 어렸을 때 사람을 죽였지만, 자기 잘못을 깨닫고 변호사가 된 미코시바 레이지 시리즈예요 미코시바 레이지와 미사키 요스케(피아니스트)가 만나는 이야기도 있어요


희선
 
사랑이 죽었는지 가서 보고 오렴 문학동네 시인선 209
박연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인은 자기 이야기를 시로 쓸 때가 많겠지. 자기 이야기가 아닌 시는 쓰지 않을까. 그건 아닐 거다. 살다가 만난 걸 쓰기도 하고 뭔가 떠올라서 쓰기도 하겠지. 난 내 이야기는 잘 안 쓰지만, 아주 안 쓰는 건 아니구나. 쓰려고 해도 쓸 게 없어서 못 쓴다. 개인의 일이 모두의 일인 거 많기는 하다. 그런 걸 잘 보고 놓치지 않으면 좋겠지만, 난 그런 거 잘 못한다. 책을 읽고 쓰는 것도 다르지 않다. 책을 보면 자기 이야기를 떠올리기도 하지만, 늘 그런 건 아니다. 이런저런 일 많은 사람 부럽구나. 난 쓰지 못하고 쓰고 싶지 않은 일만 일어나는데.


 박연준 시인 시집 《사랑이 죽었는지 가서 보고 오렴》을 만났다. 앞에서 시인한테 일어난 일을 시로 쓰겠지 했는데, 이 시집을 봐도 여기 담긴 게 박연준 시인한테 일어난 일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아니 아주 조금만 알겠다. 언젠가 박연준 시인이 라디오 방송에 나와서 자신은 있는 그대로 시를 쓴다고 했는데. 있는 그대로여도 시 말로 쓰는 거겠다. 내가 그렇게 쓰지 않아서 시집을 봐도 잘 모르겠다. 잘 몰라도 시집을 만나기는 한다. 시를 안 보는 것보다 보는 게 낫겠지 하면서. 글도 안 쓰는 것보다 쓰는 게 낫겠지 하고 쓰는구나.




이제 누구도 혼자 있는 법을 알지 못한다


혼자와 숟가락,

혼자와 클릭,

혼자와 드래그,

혼자와 사이버,

혼자와 디지털,


혼자와 세계는 결혼한다

혼자는 글로벌이다


혼자는 배고프지 않고

배부른 세계를 본다

혼자는 울지 않고

우는 세계를 본다

혼자는 잠들지 않고

잠든 세계를 본다


혼자는 세계를 지향하고 세계는 혼자를 지양한다


혼자는

누구도 낳지 않는다

혼자는


-<혼자와 세계>, 64쪽




 앞에 옮겨쓴 시 <혼자와 세계>는 지금 세상을 잘 나타낸 게 아닌가 싶다. 사람은 혼자면서 세계와 이어져 있기도 하구나. 그러면서 난 좀 다른데 하기도 한다. 난 정말 혼자인데 하는. 나도 컴퓨터를 쓰니 많은 사람과 다르지 않겠다. 그저 휴대전화기가 없는 것뿐이구나. 언젠가는 나도 써야 할지. 안 쓰면 안 될까. 안 써도 된다면 쓰고 싶지 않다. 어차피 연락할 사람도 없다.




스무 살의 나는 하루에도 아홉 번씩 죽었다

서른 살의 나는 이따금 생각나면 죽었다

마흔 살의 나는 웬만해선 죽지 않는다


죽는 법을 자꾸 잊는다

무덤 속에서도 자꾸 살아난다

사는 일이 큰 이득이란 듯,


살고

살아나면

살아버린다


서른과 마흔,

사이에

산문이 있었다


그걸 쓰느라 죽을 시간이 없었다!


-<시인하다>, 125쪽




 시 제목 ‘시인하다’는 뭔가 한 걸 인정한다는 뜻일지, 시를 쓰는 사람을 나타내는 시인을 한다일지. 두 가지 다일지도 모르겠다. 시인은 말 뜻을 하나만 생각하지 않겠다. 시인만 그런 건 아닌가. ‘죽었다’는 말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걸까. 서른에서 마흔 사이에는 산문을 쓰느라 그런 생각을 못하게 됐다는 거겠지. 그러기를 바란다. 마흔 살엔 웬만해선 죽지 않는다니 부럽구나. 무언가 바쁘게 하는 게 있는 건 괜찮은 일이기도 하다. 그래도 쉴 때는 잘 쉬어야 한다.


 산문 쓰고 싶다. 산문뿐 아니라 이야기도. 이런 말을 쓰다니. 그런 말에 ‘쓰고 싶으면 써’ 할지도. 박연준은 시인이다. 시를 쓰고 산문도 쓰고 소설도 썼다. 산문과 소설은 못 봤지만, 썼다는 건 아는구나. 박연준 시인 시집 이번에 처음 만났다. 시집은 처음이지만 산문은 본 적 있다. 시간이 흐르고 다른 글이나 다른 시집 만날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는 언제일지. 여기에는 그림을 보고 쓴 시도 담겼다. 그림을 보고 영감을 얻은 건가. 그림을 찾아봐도 괜찮았겠지만, 게을러서 안 찾아봤다. 프리다 칼로 그림은 조금 본 적 있어서 그랬을지도.


 사랑이 잠시 움직이지 않을 때가 있다 해도, 사랑은 죽지 않을 거다. 세상이 있는 한.




희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26-04-22 2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에 단색에 꼭 필요한 것만 적은 디자인도 좋은 것 같아요. 시를 잘 읽지 않아서 거의 구매하지 않는데, 다른 출판사의 시집도 비슷한 표지 디자인으로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요.
좋은 글은 시나 산문, 또는 소설 등 상관없이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희선님,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6-05-03 15:01   좋아요 1 | URL
문학동네 시집은 이렇게 바뀌고 많이 나왔군요 여기에서 나온 시집을 다 모은 사람도 있을지... 저는 몇 권밖에 없어요

시를 봐도 잘 모를 때가 더 많군요 그래도 그냥 봅니다 어느새 오월이에요 주말이고... 서니데이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2026-04-23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5-03 15: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스프링
온다 리쿠 지음, 이지수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온다 리쿠 소설을 만났습니다. 이 소설이 나오기 전에 나온 소설도 있겠지요. 온다 리쿠 소설 다는 아니고 몇 권 만났는데, 저와 맞는 것도 있고 잘 안 맞는 것도 있습니다. 신기한 일이군요. 작가 이름만 보고 보는 소설도 있지만, 이름을 알아도 보고 싶다 생각하지 않기도 하네요. 작가에 따라 맞는 사람도 있고, 한 작가여도 괜찮은 것과 괜찮지 않은 것도 있군요. 안 좋다는 게 아니고 제 취향과 다르다는 거네요. 온다 리쿠는 괜찮은 것도 있고 뭐가 뭔지 모를 것도 있습니다(제가 모르는 거겠지요). 이건 온다 리쿠가 여러 가지를 쓴다는 거네요.


 인터넷 책방 책소개에서 본 말일지 잘 모르겠지만, 이번에 만난 《스프링》은 예술 삼부작에서 하나다 한 것 같아요. 첫번째는 《초콜릿 코스모스》인가 봅니다. 이 소설 본 것 같은데 하나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저 글자만 본 건지. 두번째인 《꿀벌과 천둥》은 재미있게 만났습니다. 그 소설은 좋았습니다. 그건 나오키상과 일본 서점대상을 받았군요. 《스프링》도 ‘꿀벌과 천둥’과 비슷할까 했습니다. 같은 작가라고 해서 예전과 비슷한 걸 바라면 안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피아노, 클래식 음악 잘 모르지만, 그걸 소설이나 영상으로 조금 봤군요. 춤은 더 모릅니다.


 여기에는 무용수면서 안무가가 된 요로즈 하루가 나옵니다. 이름 뜻은 만개의 봄이랍니다. 책 제목인 ‘스프링’에도 하루 이름이 들어갔네요. 무용수는 ‘수’고 안무가는 ‘가’네요. 요로즈 하루를 여러 사람이 말해요. 처음에는 워크숍에서 만나고 함께 발레 학교에 다닌 후카쓰 준이 말하고 두번째는 정서교육 담당이었다고 하는 외삼촌 미노루가 말해요. 다음에는 어릴 때 하루와 발레를 했지만, 작곡을 하게 되는 나나세, 마지막에는 하루 자신이 말합니다.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뿐 아니라 하루가 말하는 것도 나와서 괜찮네요. 후카쓰 준이나 미노루가 말하는 하루는 어쩐지 땅에 발을 딛지 않은 것 같은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하루가 말하는 것도 아주 다르지 않았을지도. 다 이해하기는 어렵고 그런가 보다 했어요.


 요로즈 하루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 아는 건 아닌데 발레는 타고 나야 할 듯합니다. 몸 자체가. 팔 다리가 길어야죠. 하루가 처음부터 발레를 한 건 아니고 우연히 길에서 발레를 가르치는 선생을 만나서 발레를 알게 됐어요. 그런 우연과 같은 기적은 일어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소설이기에 그렇다기보다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루는 어릴 때부터 남달랐습니다. 어린이 같지 않게 모든 걸 자세하게 보려 했어요. 세상을 잘 본 건가. 그런 게 발레하는 것뿐 아니라 안무가가 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어요. 책과 음악은 외갓집, 미노루 외삼촌 덕분에 알았네요. 그런 친척이 있다니.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다른 건 당연하지요. 하루는 선생님이나 스승도 잘 만났습니다. 선생님은 두번째 부모다 여길 정도였으니. 선생님과 스승이다 한 건 하루예요. 스승은 최고 무용수에서 안무가가 된 사람이었어요. 하루와 비슷하지요. 무용수인 것도 대단하겠지만, 자신이 안무를 짜는 것도 쉽지 않겠습니다. 하루가 만든 안무에 음악을 만들어주는 건 나나세예요. 나나세는 하루가 춤을 추면 음악이 들린다고 했어요. 반대로 하루는 나나세 음악을 들으면 춤이 생각난다더군요. 그런 건 어떤 걸지. 저는 잘 모르는 거군요. 나나세도 하루와는 다른 천재인 거네요.


 춤은 잘 모르지만, 하루는 자유롭게 춤추고 자유로운 춤을 만들 듯합니다. 그런 걸 안 것만으로도 이 책을 만난 보람은 있었습니다. 세상 어딘가에 정말 하루 같은 춤꾼이 있을지도. 무용수나 안무가보다 춤꾼이 더 마음에 듭니다. 하루는 그런 말 좋아할지.




희선





☆―


 난 말이야, 지금까지 줄곧 궁금했어. 어째서 우리는 발레를 보는 걸까. 왜 발레를 보고 싶어하는 걸까. 그러다 <어새슨>을 보면서 ‘아아, 나 대신 춤추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건 내가 발레를 했기 때문이 아니야. 무용수가 아니라도, 다른 일을 하거나 다른 환경속에 있는 사람이라도, 무대 위 무용수들은 그 모든 관객을 대신해 춤추는 거야. 본래 무대 예술이란 게 다 그럴지도 모르지. 연기자나 음악가, 무용수는 무대 위에서 관객을 대신해 살아. 모두가 무대 위에서 다시 사는 자신을 봐. 무대 위 예술가와 함께 다시 사는 거야.


 <어새슨>을 보면서 핫산과 바네사를 비롯한 등장인물 모두가 분명 나를 대신해 살고, 나를 대신해 춤춘다는 느낌이 들었어. 내가 하지 못했던 말과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했어. 그런 면에서 나는 틀림없이 무대 위에서 그들과 함께 춤을 췄지.  (342쪽~34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