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모든 것을
시오타 타케시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드비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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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태어나고 가장 먼저 만나는 건 부모지. 아이는 의지할 사람이 부모밖에 없어. 아이를 사랑하고 아이를 만나서 기뻐하는 부모도 있겠지만, 아이를 낳기만 하는 부모도 있어. 부모가 되는 건 쉽지 않은 듯해. 처음부터 부모인 사람은 없을 거야. 아이를 보자마자 애정이 솟아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이를 어찌해야 할지 모르거나, 시간을 들여 아이와 가까워지려는 사람도 있을 거야. 처음엔 아이를 어색해하다 조금씩 아이를 받아들이고 부모가 되어가는 사람은 좀 낫지. 부모는 되어가는 건데. 그걸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겠어.


 이 소설 《존재의 모든 것을》(시오타 다케시)을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데, 뭘 먼저 써야 할지 모르겠어. 이야기는 서른해 전에 일어난 어린이 동시 유괴사건으로 시작해. 한 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으로 다치바나 아쓰유키고 한 아이는 네살로 나이토 료였어. 시간이 흐르고 다치바나 아쓰유키는 집으로 돌아오지만, 나이토 료는 돌아오지 않았어. 범인은 료 엄마가 아닌 외할아버지한테 몸값 1억엔을 준비하라고 하고 돈을 옮기게 하는데, 경찰이 애썼지만 범인으로 보이는 사람을 놓치고 말아. 세해가 흐르고 나이토 료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를 찾아오고 거기에서 살게 해달라고 해. 아이가 살아서 돌아와도 경찰은 그 사건을 끝났다고 여기지 않겠어. 서른해 전에 사건을 맡았던 형사가 죽고, 그때 신문기자로 형사를 만난 몬덴 지로는 마지막 일로 그 일을 알아보려고 해.


 사실주의화가로 이름이 알려진 기사라기 슈는 서른해 전 유괴 당한 나이토 료였다는 기사가 주간지 《프리덤》에 실려. 한국도 그럴지 모르겠지만, 일본 주간지는 자극이 큰 기사를 싣는 듯해. 그런 걸 사람들이 바라서 잡지를 만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글, 언론인은 사실을 전해야 하지 않을까. 자극이 아닌. 지금 세상은 자극이 가득한가. 어릴 때 유괴 당한 나이토 료는 세해 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를 찾아와 어른이 되고는 화가가 되었어. 아이가 유괴 당하는 건 무서운 일이겠지만, 그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은 사람도 있겠어. 몬덴 지로도 기자로 그건 알고 싶었겠지. 세상을 떠난 형사한테 알려주고 싶기도 했을 것 같아. 형사는 자신이 해결하지 못한 사건을 늘 생각하겠어.


 나이토 료 엄마는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어. 그 말 봤을 때는 료를 불쌍하게 여긴 사람이 료를 구했으려나 했는데, 그건 아니었어. 이런 이야기는 일본 드라마 <마더>군. 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 일이 일어나니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거겠어. <마더>에서는 정말 아이가 죽을 뻔한 걸 구한 건데. 한국에서도 아이를 학대하는 일 일어나. 아이가 죽은 다음에 그 일이 알려지기도 해. 슬픈 일이야. 죽기 전에 아이를 구하면 좋을 텐데. 현실은 소설이 아니지. 소설에서나마 죽지 않는 아이가 있어서 위안이 될지도. 료도 다르지 않군. 료가 엄마가 아닌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살았다면 좀 나았을 테지만, 부모가 아니어서 어릴 때는 그러지 못했겠지. 아이가 자기 생각을 나타낼 수 있어야 아이 마음을 묻기도 하잖아.


 료가 유괴 당하고 세해 동안 어디에서 누구와 살았는지 서른해가 지나고 밝혀져. 그림 하나를 서른해 동안 그리는 사람 있을까.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그림을 빨리 끝내지 않고 오래 그렸다지. <모나리자>도 꽤 오랜 시간 걸렸다고 한 듯해. 서른해는 사실화를 그리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해. 대상을 제대로 그리려고 오랫동안 바라보고, 그리고 또 그리는. 글도 본질을 잘 보고 써야 할 텐데. 내가 글 쓰는 거 생각하니 부끄럽군. 오래 보고 쓰기보다 그냥 써. 그림하고 글은 좀 다르겠지. 이렇게 말하다니. 미술계나 문학계나 비슷한 것 같아. 그걸 뭐라고 해야 할까. 관습에 따르는 건가. 윗사람한테 잘 보여야 하고. 이제는 조금 달라졌겠지. 그러면 좋을 텐데.


 어떤 사실주의 화가는 미술계의 관습이 싫었어. 그런 것과 상관없이 그림을 그리고 싶어했는데. 료는 그것 때문에 대학엔 가지 않고 자기대로 그림을 그렸을 것 같아. 그림 그리는 사람은 정치와 상관없이 그림만 그리면 좋을 텐데. 어디에나 정치는 있군. 깨끗한 정치길. 사람은 부모를 고르지 못하고 형제도 고르지 못해. 부모 형제도 좋은 인연이 있는가 하면, 차라리 만나지 않는 게 좋았을 인연도 있어. 핏줄이 아니어도 식구가 되기도 해. 료가 세해 동안 사랑받고 자라서 다행이다 싶어.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도 료한테 잘해줬지만. 난 마지막에 몬덴 지로가 알아챈 거 더 빨리 안 것 같아. 그것 또한 다행이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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地獄樂 8 (ジャンプコミックス) (コミック)
賀來ゆうじ / 集英社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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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락 8(카쿠 유지), 8권을 만났다. 가비마루와 유즈리하가 천선 하나를 쓰러뜨렸다. 다음에는 네 사람이 합체한 둘을 쓰러뜨리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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ブスに花束を。 (7) (角川コミックス·エ-ス)
作樂ロク / KADOKAWA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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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에게 꽃다발을 7

사쿠라 로쿠






 지난 <못난이에게 꽃다발을> 6권을 보고 나니, 빨리 다음 권이 보고 싶었다. 진작에 책이 나와서 바로 <못난이에게 꽃다발을> 7권 보게 됐구나. 다음 권은 책이 없어서 못 보지만. 예전에 7권 살 때 8권도 살까 하다가 안 샀다. 그때 샀다면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아쉽다. 작가가 쉽게 만화 그리는 것 같아도 늘 쉽지 않은가 보다. 책을 읽고 쓰는 것도 힘든데. 이야기를 생각하고 그림으로 나타내는 건 더 힘들겠다. 하나씩 그리면 끝이 나겠지. 나도 재미있게 보고 잘 쓰고 싶은데 잘 안 된다. 어떻게 하면 좀 나아질지. 이런 생각만 하고 그냥 전과 똑같이 쓰는구나.


 어쩌다 보니 우에노가 타바타한테 좋아한다고 말했는데, 이튿날 우에노는 자기 마음이 타바타한테 잘 전해졌을까 걱정했다. 시간을 돌려서 다시 하고 싶다고도 생각했구나. 그런 것뿐 아니라 뭐든 시간을 돌린다 해도 그렇게 나아지지는 않을 것 같다. 우에노가 타바타한테 전화해서 어제 일을 말했더니, 타바타는 친구로서 위로해준 거 다 안다고 했다. 우에노는 어쩌나 하다 고탄다 집으로 간다. 거기에 우구이스다니가 있었다. 고탄다가 우구이스다니한테 노래방에서 오츠카를 도와주라고 하고 나중에 답례하겠다고 했는데, 그것 때문에 우구이스다니가 온 건가 보다. 음식(전골인가) 먹으려고 했는데 우구이스다니가 준비해 온 거였다. 그게 답례가 되나. 우구이스다니는 또 게임 센터에 가고 싶다고 했는데, 지금은 사람이 많을 거다면서 고탄다 집에서 게임하자고 했던 거였다. 우구이스다니와 고탄다 많이 친해진 느낌이구나.


 자신이 찬 아이 앞에서 말하기 어려웠던 우에노였는데, 우구이스다니는 타바타 이야기를 처음 듣는 것도 아니다 한다. 그러기는 하구나, 예전에도 말했지. 우구이스다니는 타바타가 잘 알아들을 때까지 말하라고 한다. 고탄다는 우에노한테 바로 타바타 만나러 가라면서 친척집에서 받은 귤을 주었다. 그 시간 타바타는 다른 생각 안 하려고 청소를 했는데, 잠시 쉴 때면 우에노를 떠올렸다. 눈이 와서 타바타는 마당 눈을 쓸었다. 눈을 쓸면서 좋아하는 노래를 했는데, 우에노가 노래 잘하네 무슨 노래야 했다. 그건 이 이야기 속에 나오는 만화로 그 만화를 원작으로 영화도 만들었다. 우에노는 타바타한테 조용한 데서 이야기하고 싶다고 한다. 타바타 집에서 가까운 공원에서 우에노는 자기 마음을 제대로 말한다. 그 뒤 타바타는 열이 나고 만다.


 일본은 새해가 오면 신사에 가기도 한다. 엄마가 타바타한테 인연을 맺어주는 신사에 가 보라고 해서 타바타는 거기에 간다. 운세 제비를 뽑았는데 별로 안 좋았다. 그건 다 믿지 않는 게 좋겠지. 우연히 우에노 동생 케이스케를 만났다. 케이스케는 학교 아이들과 과제를 했던가 보다. 신바시도 거기에 왔다. 케이스케 친구가 여기 신은 어떤 인연이든 맺어준다면서 부적 이야기를 하자, 타바타와 신바시 그리고 케이스케도 관심을 가졌다. 가장 어려워 보이는 건 케이스케일지도. 케이스케 마음이 이뤄지길 바라고 싶으면서도 힘들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잘 될 수도 있지만, 케이스케한테 마음 아픈 일이 일어날 것 같기도 하구나. 왜 이쪽으로. 타바타 지갑이 없었다. 누군가 훔쳐간 걸까. 타바타는 어딘가에 떨어뜨렸을지도 모른다면서 찾아봤다. 케이스케와 신바시도 같이. 지갑을 찾는데 조금 앞에 무서워 보이는 남자 둘이 타바타 지갑을 보고 있었다. 타바타는 괜찮다 했는데. 신바시가 지갑을 찾아다줬다. 지갑에 돈은 없었지만, 우에노가 준 쿠폰은 있어서 타바타는 기쁘게 여겼다.


 여름 축제에서 타바타와 우에노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본 사람이 있었는데, 난 같은 반 아이인가 했는데 우에노와 같이 아르바이트하는 아이 아카바네였다. 타바타하고는 같은 중학교였다. 아카바네가 아르바이트한 건 겨울이다. 여름엔 타바타가 우에노가 같이 있는 걸 어쩌다 본 거고, 아르바이트하게 되고 알아본 거겠지(그때는 타바타만 본 건가). 우에노는 아르바이트하는 데서 타바타가 좋아한다는 영화표를 얻었다. 우에노는 그걸 타바타한테 주려고 했다. 겨울방학 끝났나 보다.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걸 보니. 일본은 3학기도 있다. 우에노가 타바타한테 말할 기회를 잡으려고 하는 걸 보니, 1권에서 타바타가 우에노한테 말하려고 하던 게 생각났다. 그때와 반대가 되다니. 타바타는 우에노한테 어떻게 대답해야 하나 하면서 조금 피했다. 신바시가 그걸 알게 되고 우에노와 타바타 그리고 신바시와 누군가 함께 영화 보러 가자고 한다. 신바시는 우구이스다니한테 말하려고 했는데, 어쩌다가 오츠카한테 말했다. 누군지 보고 말을 해야지. 오츠카가 같이 가는 게 나을 것 같기는 했다.


 잠시 타바타 중학교 때 이야기가 나왔다. 우에노와 같이 아르바이트하는 남자아이 아카바네와 타바타는 중학교 3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 아카바네가 미화위원이 됐는데, 하기 싫다면서 옆자리에 앉은 타바타한테 대신해달라고 한다. 타바타는 그러기로 한다. 아카바네와 친구들이 집에 가지 않고 교실에서 놀았는데, 벌칙 게임으로 여자아이한테 고백하자는 거였다. 누가 타바타가 어떻겠느냐고 하니. 아카바네가 무슨 말을 했다. 그 말은 나중에 나오기는 한다. 이렇게 쓰다가 다른 게 잠깐 떠올랐는데, 그건 아니겠지. 아카바네는 우에노와 다르니. 아니 모르겠다. 그것보다 타바타를 놀리고 싶지 않아서 그런 말했을지도. 그 말 듣고 타바타는 상처 받았지만. 이 일 때문에 우에노도 벌칙 게임으로 자신한테 말했다고 생각했던가 보다.


 영화 보러 가는 날이 왔다. 사진 찍는 곳이 있어서 우에노와 타바타가 찍고, 신바시와 오츠카도 찍었다. 영화를 보는데, 타바타는 재미있게 보았다. 우에노가 졸았다. 타바타 어깨에 기대기도 했다. 그 뒤 타바타는 영화를 제대로 못 봤구나. 타바타는 영화가 재미없어서 우에노가 잔 건가 했는데, 전날 밤 우에노는 타바타와 영화 보고 이야기를 하려고 원작을 찾아본 거였다. 그거 보다가 늦게 잤겠지. 거기에 아카바네가 왔다. 아카바네가 둘이 데이트하는 거냐고 말하자, 타바타는 아니다 했다. 그런 걸 보고 우에노는 타바타가 아카바네를 좋아하는가 하기도. 그렇게 생각하다니. 다행하게도 오해는 풀린다. 타바타는 자기 때문에 우에노가 이런 저런 말 듣는 게 싫었다. 우에노는 상관없었는데. 그런 말하는 사람이 이상한 거 아닌가. 꽃집 리츠코도 두 사람을 도와줘서 우에노는 타바타도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된다. 다른 사람한테는 비밀로 사귀기로 한다. 두 사람 사이를 아는 몇 사람한테는 말한다.


 이번 권이 끝날 때쯤 아카바네는 우에노한테 부탁이 있다고 한다. 타바타한테 말을 전해달라는 거였다. 무슨 말일까. 타바타와 사귀기로 한 다음 날 우에노는 학교에 일찍 왔다. 타바타가 보고 싶어서 일찍 왔단다. 제대로 숨길 수 있을까.





같은 마음

──우네노가 타바타한테





너와 내 마음이 같다면

다른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누가 뭐라 한다 해도

내 마음은 흔들리지 않아

넌 너일 뿐이야


내가 널 좋아하고

너도 날 좋아한다는 것,

그거면 되잖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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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가을 2025 소설 보다
서장원.이유리.정기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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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에는 나무 같은 거 없었지만, 다른 집에는 있었다. 무화과 말이다. 어릴 때는 어쩌다 한번 무화과 먹은 것 같다. 요즘은 무화과를 판다. 파는 거 사 먹어 본 적 없지만, 과일로 팔고 빵에도 넣는 듯하다. 예전에는 무화과 판 적 없는 것 같은데. 지금은 무화과를 과일로 여기는가 보다. 무화과 이름 뜻은 꽃이 없는 열매구나. 이 생각 지금 했다. 무화과는 열매 속이 꽃이기는 하다. 어렸을 때는 그거 알았던가. 몰랐을 것 같다. 쌉쌀하면서도 단 무화과 괜찮았다. 지금도 길을 걷다 무화과 나무 본다. 그저 보기만 한다. 남의 나무니 마음대로 딸 수는 없잖아.


 이번에 만난 《소설 보다 : 가을 2025》 맨 앞 그림은 무화과다. 누군가 이걸 마늘처럼 보인다고도 했다. 마늘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마늘은 아니다. 나무와 열매니. 마늘은 땅속에서 자란다. 소설은 전과 다르지 않게 세 편 실렸다. 새로울 것도 없는 말을 썼구나. 글에 같은 말이나 누구나 아는 걸 쓰면 좋지 않다고 한다. 그런 말 본다 해도 난 달라지지 않는구나. 누구나 알 것 같은 거 많이 쓴다. 내가 쓰는 건 별로 안 좋은 글이겠다. 리뷰보다는 여전히 감상을 쓰고, 감상보다 어떤 이야긴지를 쓴다. 그걸 제대로 쓰지 못해서 오해하게 만드는구나. 언제쯤 난 괜찮은 글, 감상을 쓸까. 그런 날 오지 않을 것 같다. 잘 쓰든 못 쓰든 그냥 쓸까 한다.


 서장원 소설 <히데오>를 보면서 히데오 한국 이름은 뭘까 했다. 그런 이야기를 뒤에서 평론가와 작가가 했다. 작가는 히데오 한국 이름을 정하지 않았단다. 히데오는 ‘나’한테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자기 비밀을 말해줬다. 자기 아버지가 일본 사람이라는 것. 어렸을 때 일본에 살 때는 어머니가 한국 사람이어서 히데오는 학교에서 차별 받고 괴롭힘 당했다. 그걸 안 히데오 부모는 다른 곳으로 떠나 어머니가 한국 사람인 걸 숨기려 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부모는 헤어지고 히데오는 어머니와 한국으로 오고 한국 사람으로 살아간다. 한국에 오고는 자신이 일본 사람이었다는 걸 숨기려 했다. 히데오 같은 사람 실제 있을 것 같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 사는 것도 쉽지 않은. 이제 히데오는 어릴 때 일을 비밀로 여기지 않았다. ‘나’는 히데오를 조금 좋아한 것 같은데, 그 마음도 받아들이지 않은 거구나. ‘나’가 사귄 영도도 있는데, 그 이야긴 못했다.


 이유리는 이름이 익숙한 작가구나. ‘소설 보다’에는 처음 소설이 실렸다. <두정랜드>는 놀이공원이구나. 처음에는 ‘두정랜드’가 뭐지 했다. 놀이공원을 그런 식으로 이름 붙인다는 거 나중에 생각났다. 놀이공원에 가 본 적 없으니. 두정은 서울이 아닌 지방이다. 지방에 살면서 서울에 가고 싶어하는 사람 있겠지. 미화는 그런 사람이구나. 놀이공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서울에 가서 살고 싶어한다. 다른 사람한테는 서울에서 대학에 다닌다고 했다. 함께 일하는 연두는 굳이 서울이 아니어도 괜찮다 한다. 그런데 사귀는 사람이 서울에 건물이 있었다. 사귀는 사람 부모 것인가. 미화는 서울에 살기 무척 어려운데, 연두는 서울에 살고 싶지 않아도 결혼하면 서울에 살지도 모른다.


 사람마다 어디에 살고 싶어하든 상관없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서울이 좋으면 힘들어도 서울에 살고, 지방이 좋으면 지방에 살면 되지. 미화는 연두를 깔보는 것 같기도 했는데. 어디에 살든 사는 건 힘들다. 이십대에는 그런 거 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할 때겠구나. 미화가 두정랜드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서 서울에 살 돈을 마련하기를 바란다.


 마지막 소설은 <공부를 하자 그리고 시험을 보자>(정기현)다. 공부를 하면 시험을 봐야 할까. 중학교 3학년 아이가 나오는데, 중학생이. 승주는 전교 1등이다. 어떻게 그렇게 공부를 잘하느냐고 다른 사람이 물으면 열세 시간 공부한다고 한다. 엄청나구나. 그런 승주가 우연히 좀 노는 아이들 버들치와 어울리게 된다. 장난을 치다가. 그런 장난은 위험할 것 같은데. 지금까지 승주가 알았던 것과 다른 세계를 알아가는 건지. 승주는 늘 숫자만 생각했는데 앞으로는 좀 달라질까. 시험 문제를 다르게 읽고 답을 쓰기도 한다. 고등학교는 다른 곳에 들어가도 괜찮겠다. 이제 중학생이니. 이렇게 생각하다니.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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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6-03-19 2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사다놓고 읽어야지 해놓구선 벌써 계절이 두 번이나 지났네요? 허참..시간도 참 빠르죠.
무화과가 마늘 같기도 하네요. 저는 자색 양파같기도 하구요.
저는 요즘 이유리 작가 소설 넘 귀여워서? 좋아하는 중입니다. 이유리 작가의 소설이 있었군요. 몰랐네요?
정기현 작가도 자주 본 민음사 유튜브의 그 정기현 작가님인가? 싶기도 하고?
서장원 작가는 이름은 많이 들어봤어도 아직 읽어본 소설은 없네요. 리뷰를 읽어보니 가을 편 재밌을 것 같아요.

희선 2026-03-23 05:23   좋아요 1 | URL
지난해에 나온 거군요 가을에 나왔지만, 지난 9월은 가을 같지 않기도 했네요 2024년보다 덜 더웠던 것 같지만... 가을 같은 가을이 좀 늦게 왔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지금은 봄이네요 바람은 차가워도 조금씩 따듯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여기 실린 소설은 그동안 본 이유리 작가 소설과 다른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장편소설 나왔더군요 정기현 작가는 이번이 두번째예요 단편 두편만 봤습니다 소설집 나온 것 같던데...

저도 책이 나왔을 때 바로 못 보고 지나고 봅니다 책읽는나무 님 이번주 즐겁게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희선
 
サエズリ圖書館のワルツさん2 (創元推理文庫)
코우교쿠 이즈키 / 東京創元社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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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에즈리 도서관의 와루츠 씨 2

코교쿠 이즈키






 책은 사람이 보는 거니 사람이 없으면 책도 아무 소용없겠지. 그래야 할 텐데. 어쩐지 지금은 사람보다 다른 게 먼저인 것 같기도 하다. 시간이 흐르면 책도 그런 게 될 날 올지도 모르지. 책이 사치품이 되고 희귀한 건 문화재가 되는. 그러고 보니 한국에서 학생 교과서를 디지털 교과서로 바꾼다고 하던데, 시험으로 해 보고 그리 좋지 않다는 걸 알게 되기를 바란다. 교과서는 디지털보다 종이가 좋지 않나. 요즘 아이들은 디지털에 드러난 시간이 아주 길다. 학교에서도 그러면 좋지 않을 것 같다. 종이로 된 책을 손에 들고 넘겨야 좋은데.


 누구나 책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야겠다. 눈이 보이지 않거나 팔이 하나라도 없으면 책 보기 쉽지 않다. 책은 눈으로 글자를 읽고 손으로 넘겨야 한다. 세상에는 그걸 못하는 사람도 있겠다. 책이 귀중품이 된 시대 이야기 《사에즈리 도서관의 와루츠 씨》 두번째 이야기를 만났다. 사에즈리 도서관은 공립이 아닌 사립이다. 개인이 만든 도서관이라니. 책은 있다 해도 다른 돈은 어떻게 하려나, 하는 생각이 조금 들기도 한다. 어딘가에서 도움 받기는 어려운 시대 같으니. 이 도서관을 지은 와루츠 요시아키라가 벌어둔 돈이 있는 걸지. 와루츠 요시아키라는 뇌외과의사고 연구자기도 했다. 사람 기억을 데이터로 만드는 거였다. 책에도 빠진 사람이었다. 그러다 와루츠 유이를 입양하고 자신이 모은 책과 도서관을 와루츠한테 물려줬다.


 책 제목에 나오는 ‘사에즈리 도서관의 와루츠 씨’는 책이 있는 곳 정보를 볼 수 있는 권한을 가진 특별 보호 사서관이다. 무엇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전자책보다 종이로 된 책을. 손으로 만지고 냄새도 맡는 책. 그렇다 해도 책이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았다.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구나. 책을 여러 사람이 보고 시간이 지나면 갈라지거나 책장이 떨어지기도 한다. 그럴 때는 책을 고쳐야겠지. 이 이야기 속에서는 책이 귀중하니 다시 사기 어렵다. 책을 고치는 사람이 참 중요하겠다. 치도리 요코는 대학생으로 취직활동을 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그것보다 치도리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 그건 책 수복가(수선가)다. 책 수복가라 해야 할지 책 수선가라 해야 할지. 일본말로는 도서 수복가로 쓰여 있다.


 전쟁이 일어나고 많은 게 바뀌었다. 이 시대에 책은 앞날이 없어 보인다. 그것보다 세상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 그런 때 젊은 사람이 책 수복가가 되고 싶다고 하면 찬성하기 어려울까. 이게 아니구나. 책 수복가 후루하타가 책의 앞날이 없다 여기고 제자를 두지 않겠다고 했다. 치도리가 책 수복가가 되고 싶다고 여긴 건 후루하타가 일하는 걸 보고 나서다. 그전부터 치도리는 손으로 하는 걸 좋아했다. 이 시대는 거의 기계로 한다. 누구나 단말기를 가지고 다니고 종이에 글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종이도 귀중한 걸지도. 실제 책을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치도리는 책 수복가 후루하타를 만나려고 사에즈리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려고 한 거다. 후루하타는 70대다. 건강은 그리 좋지 않다. 자신이 할 일은 책 수복가밖에 없었다고 하면서 치도리한테는 다른 일을 찾아보라 했구나. 다행하게도 후루하타는 치도리 마음을 알아준다. 언젠가 사람이 죽고 세상이 끝난다 해도 사람은 지금을 살려고 한다. 우리도 그러는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도 그게 정말 자신이 해야 할 일인지는 모를 거다. 치도리도 그랬지만, 자신이 전자파에 민감하다는 걸 알고 책 수복가 길을 가기로 한다. 지금과 이 책속에 나오는 거 많이 다르지 않구나. 아직은 종이책이 많지만,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 쓰는 건 비슷하다. 스마트폰으로 뭐든 한다. 이 책이 처음 나온 건 2013년이다. 그때 스마트폰 있었던가, 없었던가. 스마트폰 막 쓰기 시작했을 때일지도. 지금도 전자파에 민감한 사람 있을까. 기계를 쓰면 고장이 난다는 사람 있다는 말 들어봤는데. 컴퓨터나 스마트폰 쓰다가 몸이 안 좋아지는 사람 있을지, 있다면 힘들겠다.


 어느 도서관 책이든 전자책으로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니겠지. 와루츠는 데이터보다 진짜 책을 사람들이 보고 좋아하기를 바란다. 전자도서관 사서는 AI가 될 수도 있겠다. 전자도서관 사서가 사에즈리 도서관에 전자편지를 보내서 장서를 데이터로 만들라고 한다. 인공지능이 멋대로 그런 걸 보내다니. 한두통이 아니고 하루에 삼백통쯤. 그 뒤에는 사람이 있을지도. 이런 부분은 조금 추리소설 같기도 하구나. 지난 1권에 나온 사람도 잠깐씩 나온다. 그 사람들은 여전히 사에즈리 도서관에 다녔다. 도서관에 개가 한마리 늘어난다. 와루츠는 개를 무척 무서워하는데, 자기 일을 하려면 그것도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누군가 버린 개를 아이들이 데리고 오고 와루츠는 도서관에서 개를 기르기로 한다. 이름은 포루카다. 이 말 일본말 발음은 포루카고 춤 종류인 폴카다. 이 도서관에는 특별 보호 사서관 와루츠(왈츠)와 경비원 탄고(탱고) 그리고 개 포루카(폴카)가 있다.


 마지막 이야기에서 탄고와 포루카는 위험에 빠진 와루츠를 구한다. 앞에서 종이책을 읽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고 했는데, 경비원인 탄고가 그랬다. 전쟁이 일어났을 때 탄고는 백화점에 있었는데 폭탄이 터졌다. 그때 탄고는 오른손과 어머니를 잃었단다. 치도리는 탄고를 보고 눈매가 사납다고 했는데, 이제는 사에즈리 도서관 경비원으로 잘 어울리게 됐다. 탄고와 와루츠를 보니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에 나온 시오리와 고우라가 생각났다. 시오리는 책을 좋아하고 책을 아주 잘 알지만, 고우라는 책을 오래 못 봤다. 탄고는 의수로는 책장을 넘길 수 없다고 했다. 한쪽은 괜찮으니 그 손으로 넘기면 될 텐데 하는 생각이 지금 들었다.


 지난번에도 썼는데, 종이책이 오래오래 남기를 바란다. 사람이 세상에 있는 한은. 그 뒤는 모르겠다. 책은 사람한테 읽혀야 좋은 거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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