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괴물의 탄생 - 프랑켄슈타인을 쓴 작가 메리 셸리 이야기
린다 베일리 지음, 훌리아 사르다 그림, 김선희 옮김 / 봄의정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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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 메리 셸리는 열여덟살에 《프랑켄슈타인 : 현대의 프로메테우스》를 썼다. 프랑켄슈타인 다음에 ‘현대의 프로메테우스’가 붙는구나. 오랫동안 괴물을 프랑켄슈타인으로 알았다. 괴물을 만든 사람이 프랑켄슈타인이다. 이건 나만 잘못 알았던 건 아니다. 많은 사람이 나처럼 알았을 거다. ‘프랑켄슈타인’은 여전히 못 읽었다. 언젠가 만날 날이 올지, 그건 나도 모르겠다. 영화 같은 것도 본 적 없는데.


 이 책 《위대한 괴물의 탄생》에는 메리 셸리가 어떻게 하다 《프랑켄슈타인》을 쓰게 됐는지가 담겼다. 메리 엄마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초기 페미니즘의 중심인물로 《여성의 권리 옹호》를 썼다. 아버지도 사상가였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메리를 낳고 열하루째에 세상을 떠난다. 메리는 엄마 얼굴을 몰랐지만, 엄마를 그리워했다. 얼굴을 모르기에 더 그리운 거 아닐까 싶기도 하다. 엄마니까.


 메리는 상상력이 많았다. 이런저런 책도 많이 보았다. 집에 작가와 과학자 여러 사람이 와서는 무서운 이야기를 했다. 메리는 그런 이야기를 듣고 상상했다. 아버지가 새로 결혼하고는 메리는 집을 떠나 다른 곳에서 공부를 했다. 메리는 새어머니하고 사이가 좋지 않았다. 집안 사람은 메리를 골칫거리로 여겼다. 아버지가 메리한테 사랑을 주었다면 조금 달랐을지도 모를 텐데. 메리는 시인 퍼시 비시 셸리와 동생과 함께 집을 떠난다.


 예전엔 여성이 어딘가에 가는 거 쉽지 않았겠지. 여성은 집에 있어야 한다 생각했을 거다. 메리는 조금 자유롭게 산 듯하다. 메리는 우연히 프랑켄슈타인성에 들르기도 했다. 열여덟이 지나고 메리와 동생 클레어 그리고 셸리는 스위스에 간다. 스위스에서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과 바이런 친구인 폴리도리를 만난다.


 다섯 사람은 폭풍우가 치는 밤에 무서운 이야기를 나누다 바이런이 무서운 이야기를 꼭 써 보자고 했다. 누구 이야기가 가장 무서울지.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무서운 글을 써 보자고 했다는 말 들은 적 있다. 메리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런 어느 날 꿈을 꾸었다. 과학자가 시체를 이어붙여 괴물을 만들고, 괴물이 깨어나자 과학자는 무서워서 달아났다. 자꾸 생각하면 자신이 쓸 이야기가 꿈속에 찾아올까. 어쩐지 부럽구나. 메리는 처음엔 꿈이 무서웠는데, 곧 그게 자신이 써야 할 이야기라는 걸 깨닫는다.


 자신이 쓸 이야기가 찾아온다고 해도 그걸 바로 쓰기는 어렵겠지. 메리는 아홉달 동안 그것만 생각하고 글을 썼다. 그 이야기는 출판사 두곳에서 거절 당하고, 세번째 출판사에서 책으로 내기로 했다. 메리가 쓴 《프랑켄슈타인》은 상상뿐 아니라 경험도 들어갔다. 메리가 어릴 때부터 책을 읽고 상상력을 키워서 책을 썼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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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1 19: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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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은 노크하지 않는다 창비시선 485
유수연 지음 / 창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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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연 시인 첫번째 시집, 어렵다. 그저 한번 본 것만으로 됐다 생각해야지. 두번 보기는 했다. 조금이라도 알려면 더 봐야 할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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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곳에서 만나요
이유리 지음 / 안온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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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요. 죽고 바로 혼이 자기 몸을 빠져나와 둘레를 바라볼지. 그건 산 사람이 지어낸 이야기지만, 그게 거짓이다 말할 수 있을까요. 아직 저도 안 죽어 봐서 모르겠습니다. 이유리 소설집 《좋은 곳에서 만나요》에서는 죽은 사람이 귀신이 되는군요. 하지만 다른 귀신은 만나지 않아요. 이게 신기합니다. 귀신이 있다 해도 서로 보지는 못한다는 것도 괜찮네요. 귀신이 되어서도 누군가를 만나고 사귀어야 한다면 싫을 것 같아요. 두 사람이 함께 죽어서 서로 보고 같이 어딘가로 걸어가기도 해요. <세상의 끝>이에요. 혜수는 죽고 싶어했지만 지우는 죽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함께 죽고 말았습니다.


 여기에는 단편소설이 여섯편 담겼어요.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니어도 사람은 이어져 있기도 하더군요. 그렇다고 아주 가까운 사이는 아니예요. <오리배>에서 지영은 죽은 뒤 한강 오리배 선착장 지박령이 되고, 엄마와 동생 희재를 기다려요. 동생은 아버지가 바람을 피워서 생겼는데, 희재 엄마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아버지도 스스로 목숨을 끊어서 함께 살게 됐어요. 지영은 엄마와 희재가 함께 있어서 다행이다 여기지 않았을까 싶어요. 마지막으로 두 사람이 보고 싶어서 죽은 다음 바로 떠나지 못한 것 같아요.


 두번째 이야기 <심야의 질주>에서는 앞에 나온 이야기에서 택시를 운전하던 사람이에요. 그때 택시기사 ‘나’도 죽었어요. 택시 기사와 지영은 서로 보지 못했어요. 시간 차이가 있었던 건지, 귀신이어도 서로 못 보는 건지. 저는 못 보는 쪽일 것 같아요. 택시 기사는 자신이 좋아하던 영화배우 집에 머물러요. 영화배우였던 강산은 혼자 살고 잠만 잤습니다. 한때 강산은 영화배우로 잘 나간 적도 있지만, 불러주는 사람이 없을 때는 영화에 나가면 잘할 거다 했어요. 막상 영화에 나가게 되자 연기를 못하게 돼요. 그 뒤로 강산은 술을 마시고 알코올의존증이 되고 아내는 죽고 딸은 미국으로 떠나버렸어요. 택시 기사는 강산을 부러워하기도 했는데. 그건 강산이 영화제에서 멋지게 나오거나 텔레비전 방송에서 좋은 말을 해서였어요. 배우는 보이는 모습이 다가 아니겠지요. 미국에서 강산 딸과 결혼했다는 남자가 찾아와요. 강산은 누구한테도 말하지 못한 걸 사위한테 해요. 마음을 터놓을 사람이 한사람이라도 있다면 덜 우울할지도 모르겠네요.


 다음 이야기 <세상의 끝>에서 죽은 사람은 택시 기사가 젊을 때 죽게 한 두 사람 같기도 해요. 택시 기사는 술을 마셨는데 다른 사람이 부탁해서 트럭을 몰다가 두 여자를 치고 어딘가에 시체를 숨겼다더군요. 그 뒤 그 사람 삶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죄를 지었으니. 죽은 두 사람은 자신들을 죽인 사람을 원망하지는 않았어요. 혜수가 늘 죽고 싶어한 까닭은 분명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혜수와 지우가 함께여서 다행일지도. 죽음은 혼자만의 것이기는 하겠지만. <아홉번의 생>은 고양이가 아홉번 태어나고 죽는 이야기예요. 고양이는 자기 삶을 다 기억했어요. 대단하지요. 다섯번째 삶에서 고양이는 선인장을 좋아하게 되고 그 뒤에는 선인장을 찾으려고 해요. 아홉번째 삶에서 고양이는 선인장이었던 작은 나무를 다시 만나요. 어쩐지 부럽네요. 만나고 싶어한 상대를 만나서.


 나머지 두 편 <영원의 소녀>와 <이 세계의 개발자>에도 죽은 사람이 나옵니다. 죽고 나타나면 귀신이다 하는군요. ‘영원의 소녀’에서 수정은 한때 영원을 증명하겠다고 한 정민과 사귀다 헤어지기를 여러 번 했어요. 수정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정민을 찾아가요. 정민과 정민 아내는 아이를 잃고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정민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려 하자 수정은 뛰어내려 했다가 정민을 막아요. 수정이 막아서는 아니겠지만 정민은 죽지 않아요. 이제 죽어도 상관없다 여기는 사람이 더 미련이 많을지. 여기 나온 사람은 죽고 나서 바로 떠나지 않았네요. 정말 사람이 죽은 다음에 그렇게 될지. 그건 모르겠네요. 죽음 다음을 생각하기보다 지금을 잘 사는 게 나은 것 같기도 합니다.




희선





☆―


 많은 시간이 지나고, 나는 알게 되었다. 다섯번째 생에서 나를 절망에 빠뜨렸던 그 질문, 나를 사랑하느냐는 그 질문이 사실은 뜻없고 덧없는 덫이었다는 것을. 그때 나는 이렇게 말했다. 사랑이란 날마다 함께 있고 싶은 것, 모든 것을 알고 싶은 것, 끊임없이 생각나는 것이다고. 물론 어느 부분에선 옳았지만, 그것들은 사랑이라는 커다란 우주에서 작은 별 하나일 뿐이었다. 별 하나가 없다고 해서 우주가 우주가 아닌 것이 되지 않듯이 사랑도 그랬다. 사랑을 무엇이다 정의해 버리는 순간, 사랑은 순식간에 작아지고 납작해진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이가 해야 할 일은 사랑을 확인하는 일이 아니었다. 그저 몇천만의 행운이 겹쳐 만들어낸 오늘을 최대한 즐기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뿐.  (<아홉번의 생>에서, 204쪽~2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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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뭐예요? - 우주의 먼지에서 지구의 탄생까지 지구의 기원과 비밀 초등 자연과학을 탐하다
앤 루니 지음, 마르가리다 에스테베스 그림, 이은경 옮김 / 빅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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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어릴 때는 책을 잘 몰랐다. 그때도 이런저런 책이 있었을 텐데, 모르고 살았다. 내가 어릴 때보다 지금 더 여러 가지 책이 있을 거다. 어릴 때부터 이런저런 책을 봤다면, 지금 좀 더 여러 가지에 관심을 가졌을지도 모를 텐데. 지금 책을 봐도 이것저것 안 보고 보는 것만 보는 것 같다. 소설. 가끔 과학책을 봐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조금 보다가 안 봤다. 우연히 어린이 과학책이 눈에 띄어서 읽어 봤는데, 어린이책도 과학은 그리 쉽지 않다. 이 책 《지구가 뭐예요?》도 한번 보고 기억하기는 어렵겠다. 겨우 한번만 보다니. 여러 번 보고 기억하면 더 좋을 텐데.


 몇달 전에 백가지 사진으로 보는 ‘우주의 신비’와 ‘지구의 신비’를 만났는데, 이번에도 지구보다 우주를 먼저 봐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다 보고 그런 생각을 하다니. 지구는 어디에 있나, 바로 우주 우리은하 태양계에 있다. 우주는 아주 작은 점(특이점)에서 시작하고 높은 밀도와 높은 열로 138억년 전 크게 터지고 우주가 나타나고 팽창했다. 우주는 지금도 팽창한다. 지구는 우주에 떠다니던 먼지 구름이 모여서 만들어진 거구나. 이건 잘 몰랐던 것 같기도 하다.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도 책마다 말하는 게 다 같지는 않다. 책을 봤을 때는 알아도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는구나. 빅뱅은 잊어버리지 않았는데.


 지구는 45억년 전에 먼지 구름이 모여서 만들어졌다. 지금과 같은 지구가 되는데 시간이 아주 많이 걸렸다. 지구는 아주 뜨거운 때와 아주 차가운 때가 번갈아 찾아왔다. 지구가 생기고 얼마 안 됐을 때는 소행성과 자주 부딪쳤다. 지구와 테이아가 부딪치고 부서진 테이아가 지구 둘레를 돌다가 뭉쳐서 달이 되었다. 테이아와 지구가 부딪쳤을 때 지구도 모양이 찌그러졌구나. 중력 때문에 시간이 흐르고 둥근 모양이 됐다. 달이 생겼을 때는 지구와 가까이에 있었는데, 조금씩 멀어진단다. 그러면 아주 많은 시간이 흐르면 달이 사라질까, 아주 작게 보이겠구나. 그때 지구는 어떻게 달라질지. 땅속 마그마가 터지고 물이 생기고 박테리아가 생긴다. 박테리아가 산소를 많이 만들었단다. 지구에 생명체가 나타난 건 기적이 아닐까 싶다.


 식물이 먼저 지구에 나타나고 여러 가지가 나타난다. 이렇게 말하다니. 어류가 먼저 나타나고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 차례다. 포유류가 나타나서 인류가 나타났겠다. 식물이나 동물은 종이 여럿인데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하나뿐이다. 초기에는 여럿이었지만 다른 종은 사라졌다. 유발 하라리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다른 종을 죽였다고 말했구나.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은 섞이기도 했단다.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에서 세계로 퍼져나간다. 처음엔 수렵과 채집 생활을 했는데, 한곳에 살게 된다. 농업, 문자도 만들어지고 문명이 만들어지는구나.


 사람이 농사를 짓게 되고 한곳에 살게 된 게 좋은 일이었을까. 그런 일이 있어서 예술이 나타났을지도 모르겠다. 한곳에 있으면 지루할 거 아닌가. 여기엔 나오지 않았지만, 사람은 종교를 만들고 사람을 지배했다. 그런 것에는 법도 있구나. 사람이 많아지면 여러 가지 안 좋겠지. 사람이 여기 저기 살게 되고 농사를 짓고 동물을 기르고는 지구가 안 좋아졌다. 사람은 땅속에 묻힌 석탄이나 석유를 찾고 꺼내 쓴다. 지구에 기후 위기가 오게 하는 데 만년도 걸리지 않았단다.


 기후 위기 걱정이다. 이제는 사는 속도를 줄여야 하지 않을까. 이건 어느 한나라만 생각하면 안 된다. 지구에 사는 사람이 다 생각해야 한다. 지구를 더 아프게 만들지 않아야 할 텐데. 어떤 책에서는 지구는 그런 거 별로 마음 안 쓴다고도 한단다. 어쩌면 지구가 아프다 여기는 건 사람뿐일지도. 지구는 대멸종이 일어나거나 말거나 괜찮을 테니.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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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곳에서 만나요
이유리 지음 / 안온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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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좋은 곳에서 만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이 말은 나중에 어떤 사람이 다시 태어난다면 영화배우와 좋은 곳에서 만나자는 거였다. 거의 죽은 사람이 나오는 이야기다. 이런 걸 보면 살았을 때 잘 살아야지 싶은 생각이 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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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11-30 1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소설도 있군요. 알라딘에 들어오면 책 정보가 넘쳐서 좋습니다.
죽고 나서 영혼이 있다고 하는데 저도 그럴 것 같단 생각을 해요. 아니 반반, 인 것 같아요.
확실히 알 수 없으니 말이죠.

희선 2024-12-05 04:11   좋아요 0 | URL
영혼이 있다 해도 이 세상과 다르면 좋겠습니다 다르기는 하겠습니다 죽었으니... 산 것과는 다르겠지요 잠깐은 여기 저기 마음대로 돌아다니면 좋겠지만, 이런 건 산 사람이 바라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