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의 진찰실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박수현 옮김 / 알토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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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쓰카와 소스케는 의사면서 소설을 쓴다. 내가 아는 건 이것뿐이던가. 나쓰메 소세키와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나쓰메 소세키 소설 《풀베개》로 이름을 지은 작가. 몇해 전에 만난 《신의 카르테》와 이번에 만난 《스피노자의 진찰실》은 비슷한 느낌이 든다. 과도 같지 않을까. 소화기내과의사라는 것이. ‘신의 카르테’에 나오는 의사는 구리하라 이치로 신슈 혼조병원에서 일했다. 구리하라는 괴짜라는 말을 들었는데, 여기 나오는 마치 데쓰로도 괴짜라는 말을 듣는다.


 혼조병원과 여기 나오는 하라다병원도 비슷하다. 나이 많은 사람이 많은 게. 이런 병원은 마음 편해서 가도 괜찮을 것 같다. 내가 사는 곳에는 이런 느낌을 주는 병원은 없는 듯하다. 개인 병원이라고 환자 얼굴 잘 볼까. 아닌 것 같다. 난 병원에 잘 안 가서 모르기는 하지만. 병원에 간다 해도 거기에서 누군가와 말을 하지도 않는구나. 난 어디에서든 다르지 않다. 잠깐 스쳐가는 사람과 왜 말을 해야 하나 한다. 이런 성격 안 좋은 거겠지. 본래 그런 걸 어떻게 하나. 오래 볼 사람이라고 다를지.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일본도 그렇고 한국도 사람이 오래 산다. 고령화 시대라고 해야겠다. 이제 초고령화던가. 태어나는 사람은 얼마 없고 나이 많은 사람만 많은. 의료도 거기에 맞춰야 할 듯한데 그러지 않는 듯하다. 여기 나오는 하라다병원은 다르다. 이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는 네 사람이다. 아주 큰 병원은 아니지만 작지도 않다. 나이 많은 사람이나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이 많지만, 수술도 하는 병원이다. 왕진도 다닌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해도 병원에서 지내다 죽는 것보다 집에서 마음 편하게 죽는 게 좋지 않을까. 그것도 아픈 사람을 돌봐줄 사람이 있어야겠다. 혼자 사는 사람은 그러기 어렵겠다.


 혼자 살고 돈이 별로 없어서 생활보호대상자가 되어 치료받지 않겠냐고 하니 그러고 싶지 않다고 했다. 아내가 죽은 다음에 날마다 술을 마셔서 몸이 안 좋아진 사람이다. 치료 받는 데 돈이 많이 들어서 그런 치료를 안 받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한에서 하겠다는. 약만 먹겠다고 했다. 나도 그런 것과 비슷할 것 같다. 돈 많이 드는 치료는 못할 것 같고 남한테 도움 받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말이다. 아주 먼 일일지 갑자기 뭔가 나타날지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한테 뭐라 하지 않고 그대로 받여들여주는 의사가 바로 마치 데쓰로다. 제목에 ‘스피노자’가 들어가는구나. 구리하라 이치는 나쓰메 소세키 책 《풀베개》를 좋아했는데. 데쓰로는 스피노자 사상을 좋아하는구나. 그거 보니 스피노자한테 조금 관심이 갔다.


 데쓰로는 도쿄에서 태어나고 학교도 도쿄에서 다니고 대학병원에서 일했고 내시경 치료를 아주 잘했다. 한창 고도 의료기술을 익히려 했을 때 동생이 죽고 동생 아이를 돌봐야 했다. 데쓰로는 대학병원에서 일하면서 아이를 돌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학병원을 그만두고 교토 작은 병원에서 일하게 됐다. 시간은 여섯해가 흘렀다. 데쓰로는 대학병원에서 병만 봤는데, 하라다병원에서는 아픈 사람 얼굴을 보게 됐다. 데쓰로는 과학자일 뿐 아니라 철학자기도 했다. 이건 데쓰로 선배가 한 말이기도 하다. 실제 이런 의사 있을까. 거의 없을 것 같다.


 소설 앞부분에서 병원에 실려온 쓰지는 이야기가 끝날 때쯤 죽는다. 쓰지는 데쓰로한테 고맙다는 말을 남겼다. 죽은 사람한테 그런 말을 듣다니. 데쓰로는 아프다 세상을 떠난 사람한테 고생했다고 말한다. 아픈 사람을 돌본 식구한테도. 그런 말도 위로가 되겠지. 의사라고 병을 다 낫게 하지는 못한다. 그럴 때는 의사뿐 아니라 아픈 사람도 절망에 빠질지도 모르겠다. 데쓰로는 병과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그걸 아픈 사람과 함께 하려 했다. 수술을 잘 하는 의사도 있어야겠지만,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과 함께 하는 의사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일하는 의사는 힘들까.




희선





☆―


 “의료라는 것에 큰 기대도 희망도 갖고 있지 않아.”


 미나미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저 잠자코 귀를 기울였다.


 “의사가 이런 말을 하면 안 되겠지만, 의료의 힘이란 정말 미미하다고 생각해. 인간은 덧없는 생물이고 세상은 끝까지 무자비하고 냉혹해. 나는 그 사실을 동생 임종을 지켰을 때 정말 뼈저리게 느꼈어.”


 잠시 입을 다문 데쓰로는 깊은 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그렇다고 무력감에 사로잡혀서도 안 돼. 그걸 가르쳐 준 것도 동생이지. 세상에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 넘치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일은 있다고 말이야.”  (2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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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백온유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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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제대로 보고 쓰고 싶지만, 그런 마음은 책을 보다 보면 희미해진다. 책을 읽다 보면 잘 못 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어떤 것보다 단편소설이 그렇다. 내가 처음 책을 볼 때는 그저 보기만 했는데, 지금은 뭐든 쓰려고 하니 좀 나은 것 같기도 하지만. 잘 못 쓸 바엔 안 쓰는 게 나을까. 아니다, 잘 못 써도 뭐든 쓰는 게 낫다. 책을 읽었다는 걸 남기는 거니. 평론 같은 걸 보면 단편소설을 잘 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런 건 거의 안 보는구나. 봐도 잘 모를 테니 그렇겠다. 여기엔 평론가가 쓴 글이 실려 있기도 하다.


 지난 2024년이 가고 《2025년 제16회 젊은작가상 작품집》이 나왔다. 이런저런 상이 있을 텐데 젊은작가상은 다른 것보다 많이 봤구나. 이걸 봐서 한국 단편소설을 보기도 한다. ‘소설 보다’와 함께. 한 작가의 소설집은 어쩌다 한번 보는구나. 이번 젊은작가상 작품집에도 소설이 일곱편 담겼다. 상 받기 전에 만난 소설은 세 편이다. 일곱 편 다 쉽지 않지만, 마지막 현호정 소설 <~~물결치는~몸~떠다니는~혼~~>은 가장 모르겠다. K는 카페에서 커피 만드는 일을 하고 부랑자는 자신이 지구에 빙의한다는 말을 한다, 는 것만 알겠다. K는 쌍둥이였는데 동생은 엄마 배 속에서 죽었다. 자생체 기생체라는 말도 나온다. 잘 몰라서 이런 말을 썼다.


 열여섯번째 젊은작가상 대상은 백온유 소설 <반의반의 반>이다. 요새 치매와 상관있는 이야기를 여러 편 본 것 같은데. 여기에 나온 영실은 심한 건 아니다. 오십대까지 멋있었던 영실은 지금은 칠십대고 딸 윤미와 손녀 현진이 있다. 영실은 정말 오천만원을 잃어버린 걸까. 요양보호사가 가져간 것처럼 쓴 건 좀. 영실이 딸과 손녀한테 버림 받지는 않았다. 다 그러지는 않겠지만, 딸과 손녀한테서 얻지 못한 걸 남인 요양보호사한테서 얻기도 할 거다. 지금은 그런 사람 많을지도. 난 그런 거 싫지만. 외로운 사람은 요양보호사가 잘해주면 마음을 열 거다. 엄마가 자식한테 뭐든 해줘야 하는 것도 아닌데. 윤미나 현진은 영실한테 섭섭함을 느끼고, 영실도 다르지 않았다. 엄마나 할머니 돈이 자기 돈은 아닌데.


 강보라 소설 <바우어의 정원>은 본 지 얼마 안 됐다. 지난번엔 연예인이나 평범한 사람이나 다르지 않은가 하기도 했는데. 아이를 가지려는 것 말이다. 은화와 정림은 연극에서 자신이 겪은 아픔을 연기하려고 했다. 실제 그런 일은 많지 않을 것 같기도 한데, 연극 오디션에서는 자기 이야기를 해야 할지도. 텔레비전 방송에 나와서 자기 이야기하는 사람도 많구나. 그런 걸 자주 본 건 아니지만. 좋은 일보다 안 좋았던 일을 말할  때가 더 많았던 것 같다. 그것도 연기일 수 있을까. 자기 이야기를 한다고 하고는 연기일까, 하다니. 은화와 정림은 비슷한 상처를 가졌는데, 두 사람이 이야기하다 나아진 듯하다. 오랜만에 두 사람이 만난 일은 좋은 거였구나.


 예전에 <리틀 프라이드>(서장원)를 보고 정말 사지연장술이라는 게 있을까 했는데,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있었다. 키 크는 수술이라고. 오스틴과 토미. 오스틴은 키가 작은 사람이고 토미는 여성에서 남성이 됐다. 오스틴은 토미를 자신과 비슷하게 여기기도 했구나. 그건 키 이야기일까. 토미는 자신이 오스틴과 다르다 여겼다. 언젠가 토미도 사지연장술을 할까. 그러지는 않을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 마음이 바뀔지도. 키 이야기가 중요한 건 아닌데. 겉모습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구나. 빈티지 옷이 비싸도 사는 건 예뻐서다 말하기도 하니.


 이름이 잘 알려진 사람, 영화감독이 안 좋은 일을 해도 그 사람 영화를 봐야 할까. 예술가와 작품은 상관없다 여겨야 할지. 난 괜찮은 걸 만든다면 그 사람도 괜찮기를 바란다. 내가 괜찮게 여긴 작가한테 문제가 있다면 그다음부터는 책 안 읽을 듯하다. 그런 사람이 없기를 바라기도 한다. 난 작가는 좋아하지 않고 소설만 좋아하지만. 성해나 소설 <길티 클럽 : 호랑이 만지기>에서 ‘나’는 김곤이라는 영화감독을 좋아했다. 안 좋은 일이 일어나고도 ‘나’는 감독을 좋아했다. 아니 마음 한쪽에서는 그래도 괜찮을까 하는 것 같기도 했다. 어쩌면 ‘나’는 그 일이 진짜가 아니기를 바란 걸지도. 하지만 그건 진짜였다. 그 뒤로 ‘나’는 김곤을 좋아하지 않게 됐다. 몇해 뒤 ‘나’는 결혼하고 치앙마이에서 호랑이 만지는 체험을 하게 된다. 이건 그리 좋은 건 아니겠다. 관광 가서 코끼리 타는 것과 비슷하구나.


 다음 이야기 <원경>(성혜령)에서 ‘원경’은 신오가 예전에 사귀던 사람 이름이다. 원경은 신오와 사귈 때 자신이 암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말을 했다. 엄마와 이모가 유방암으로 죽어서. 그때 신오는 그 일을 상상하고 원경과 헤어졌다. 몇해가 흐르고 신오는 건강검진에서 암에 걸렸다는 걸 알게 된다. 신오는 원경을 떠올리고 다시 만났는데. 예전에 원경은 신오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신오는 그걸 이제야 알았다. 원경의 이모와 보살님이 나오기도 했는데. 그 세 사람은 산불이 난 산에서 금괴를 찾으려 했다. 산속에 금괴가 있을지. 산불이 나고 집이 다 타버렸다는 걸 보니, 2025년에 난 산불이 생각났다. 원경은 이름뿐 아니라 다른 뜻도 담겼다. 신오가 바라보는 세 사람(원경, 이모, 보살님)이기도 하겠다. 자신만 떨어진 느낌.


 이희주 소설 <최애의 아이>는 예전에 한번 만났다. 우미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박유리 아이를 가지려고 하고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이 소설에선 아이돌은 상품이구나. 지금이라고 다르지 않지만. 우미는 아이도 상품처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아이를 낳을 수 있다면 우미처럼 하려는 사람 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했지만, 그런 일은 윤리 문제 때문에 현실이 되지는 않겠지.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우미는 속았다. 아니 우미만 속은 게 아니구나. 많은 사람이 속았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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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변호사 이태영 여성 인물 도서관 9
강민경 지음, 화요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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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여성 남성 그리고 또 있겠지요. 여성도 남성도 아닌 사람은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사람을 여성 남성 둘로만 나누는 것도 차별이겠습니다. 그냥 사람이다 하면 좋을 텐데. 이 책 제목 《한국 최초 여성 변호사 이태영》에도 ‘최초 여성 변호사’라는 말이 있군요. 이 말을 보고 굳이 여성을 붙여야 하나 했습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듯해요. 이태영 전에 여성 법조인, 여성 변호사는 없었을 테니 말이에요. 처음은 그래도 다음은 굳이 여성 남성 구분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건 세상이 예전과 달라져설까요. 여성과 남성을 평등하게 여기는 걸지. 아니 그건 아닌 듯합니다. 그저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거겠지요. 여성 남성이라는 말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걸지도.


 남자 여자는 다릅니다. 몸 구조부터 다르지요. 그런 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른 건 사람으로 같다고 여기면 좋겠습니다. 남자가 더 잘하는 일 여자가 더 잘하는 일 있을지도 모르죠. 그것보다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성이 달라서 다른 건 아닐 거예요. 힘 차이는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사춘기를 지나면 여성은 남성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으니. 다 그럴까요. 지금 생각하니 그런 거 일본 만화에서 봤군요. 그건 남성 처지에서 생각한 것 같네요. 예전에 그건 그대로 받아들였다니, 그런 제가 바보 같네요. 지금은 다릅니다. 여성도 남성 힘을 이길 수 있는 사람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여전히 여성이 남성보다 힘이 약하겠네요.


 조선이 끝나고도 한국은 아들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아들은 공부시키고 딸은 돈을 벌어오라고 했지요. 이태영 어머니는 달랐습니다. 이태영이 공부를 잘하고, 하고 싶다면 대학에도 보내준다고 했어요. 이태영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웅변대회에서 이등을 하기도 했어요. 이태영은 어릴 때부터 남녀 평등을 외쳤어요. 여성도 남성과 같은 사람이다 말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건 어머니가 아들과 차별하지 않아서겠습니다. 그때 아들과 딸을 차별하지 않고 공부하게 한 사람이 얼마나 될지. 조선시대에도 그런 사람이 아주 없지는 않았군요. 허난설헌. 하지만 허난설헌은 혼인하고는 자기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습니다.


 공부를 한다 해도 옛날엔 거의 결혼을 해야 했군요. 결혼 안 한 사람도 있겠지만. 이태영은 미국에서 공부하고 공장을 고쳐서 교회를 연 정일형을 만났어요. 정일형은 가난했지만 이태영이 공부하는 걸 도와줬어요. 결혼하고는 좀 힘들었습니다. 그때는 일제강점기로 정일형은 한국 독립을 바랐는데 일본 경찰한테 자주 불려가고 트집을 잡히고 감옥에 들어갔어요. 이태영은 이불을 만들어 팔고 남편 옥바라지를 했어요. 광복이 찾아오고 정일형은 서울에서 일하게 됐어요. 정일형 먼저 서울에 가고 나중에 이태영한테 이제 이태영이 공부하는 걸 자신이 뒷바라지 하겠다고 편지를 보내요. 이태영은 서른두살에 서울대학교 법학과에 들어가요. 대단하네요. 아이 돌보고 집안 일에 공부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대학에 들어가다니. 예전에 서울대학교에는 남자만 다녔나 봅니다. 그런 때도 있었군요. 다른 대학도 비슷했겠습니다.


 이태영은 일본이나 미국에서 공부하고 싶어하기도 했는데, 미국으로 공부하러 갈 기회가 생겼어요. 남편 정일형은 이태영이 공부하러 가게 해줬어요. 시어머니도 좋은 분이었네요. 여성도 남성도 공부를 하려면 둘레 사람 도움이 있어야겠습니다. 한국에 이태영 같은 사람이 있어서, 지금 한국 여성이 사는 게 조금이라도 나아졌겠지요. 이태영은 법이 여성과 남성을 차별한다는 걸 알고 가족법을 바꾸려 하고 호주제를 없애려 하고 동성동본 결혼 금지법도 없애려고 했어요. 호주제는 이태영이 죽고 몇 해 뒤에 없어졌군요. 이태영이 있어서 다음 사람이 이어서 했겠습니다.


 여전히 남성과 여성 차별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지요. 앞으로도 세상이 조금씩 나아지기를 바랍니다. 여성 남성 나누기보다 같은 사람으로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법조인이 아니어도 법을 잘 알면 좋을 텐데. 저도 법 잘 모르는군요. 법 공부를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생각만 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희선





☆―


 “여자는 전문 분야를 공부하면 안 됩니까? 여자는 고시에 합격하면 안 되고, 정치와 경제를 말하면 안 됩니까? 남자와 어깨를 나란히 겨루며 사회 활동을 하면 안 됩니까? 왜 안 된다는 생각부터 하고 시작합니까? 열심히 해 보지도 않고 왜 주저앉습니까?”  (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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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백온유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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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책을 별로 못 보는구나. 좀 즐겁게 책을 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다. 이 책은 더 그러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 이번 2026년에도 나오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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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젤과 소다수 문학동네 시인선 202
고선경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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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을 보고 나면 잘 몰라도 또 시집 만날 거야 했지. 이번에 만난 고선경 시인 시집 《샤워젤과 소다수》에 담긴 시도 잘 모르겠어. 시를 보고 시가 길구나 했어. 다른 시인 시를 패러디해서 쓴 시도 있고, 시집 제목으로 쓴 시도 있어. 내가 본 적 있는 시를 패러디했더군. 그걸 보고 지금까지 시를 본 게 아주 쓸데없지 않았군 했어. 그 시 재미있었던 것 같아. <스트릿 문학 파이터>야. 난 잘 모르는데 이건 텔레비전 방송 제목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패러디한 거야. 시뿐 아니라 텔레비전 방송 제목도 패러디했군.


 텔레비전 잘 안 봐서 모르는데, 요즘 경연 방송이 많은가 봐. 어떤 방송은 조작이 있었다는 기사 보기도 했어. 노래, 춤은 경연대회 있어도 글쓰기는 없군. 아니 텔레비전 방송에 나오지 않고 글짓기 대회 있군. 그런 거 한번도 해 본 적 없지만. 고선경이 쓴 시처럼 <스트릿 문학 파이터>라는 방송이 있다면 그걸 볼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건 시를 써서 대결하는 거야. 시를 쓰는 사람이다 했지만, 어쩌면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나온 것을 비틀어서 쓴 걸지도 모르지. ‘스트릿 문학 파이터’ 상금은 1억에 노트북컴퓨터야. 1억이 적은 걸까. 난 많은 것 같은데. 세금 떼면 1억이 안 될지도 모르지.




엄마는 늘 무언가의 효능을 궁금해한다

블루베리 효능

토마토 효능

치자 효능


나는 다정의 효능이나

시의 효능에 대해 골몰한다


감동 그리고 따뜻한 시선과 관심……

받겠냐?


내 시에 비타민이나

식이섬유가 함유돼 있지는 않아


그래 한국인한테는 밥이 보약

발 잘 먹고

시 쓰든 말든 오래 살아


근데 봤지 엄마

쟤가 나 보고 웃었어


엄마가 블루베리를 먹는 이유는

블루베리가 눈에 좋기 때문이다는데

뻥이고 엄마는 그냥 블루베리를 좋아한다


-<건강에 좋은 시>, 81쪽~82쪽




 앞에 옮겨쓴 시 제목처럼 ‘건강에 좋은 시’가 있을까. 시에는 비타민도 식이섬유도 들어 있지 않군. 정신에는 시가 좋을 것 같아. 고선경 시를 보고 웃은 사람이 있는가 봐. 조금 웃게 하는 부분이 있기는 해. 해설에도 ‘개그 본능’이라는 말이 있더라고. 앞에 시에서 엄마는 블루베리 효능을 생각하기보다 블루베리를 좋아해서 먹는 거다 하는군. 블루베리 맛있을까.




 세계의 모든 해변처럼 언제나 너무 많은 비들 속에서 Lo-fi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이 있었는데 오늘은 잘 모르겠어 나는 적극적으로 과거가 된다 늦게 온 소포가 된다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물으면 당신은 희망은 사랑을 한다 대답한다 나도 편지에는 그냥 잘 지낸다고 쓴다 백지에게 그리고 언니에게 아니,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 한 문장

 그 숲에서 당신을 만날까 주소를 쥐고 걷는 내게 무슨 심부름을 가는 길이니 물을까 어떤 질문은 도움받는 기분이 들게 한다 가벼운 선물을 사려 했을 뿐인데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


 지구는 항상 조금 추운 극장이라서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이 있고

 진짜 같은 마음이 있다

 우리가 동시에 여기 있다

 는 소문이 있다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지?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


 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 다만

 이야기가 남았네

 오래 속삭여도 좋을 이야기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기차를 타고 방부제가 썩는 나라에 가고 싶다 눈 내리는 체육관을 지나 팅커벨 꽃집을 지나 열두 겹의 자정을 통과해 도착하는 나라 그런 나라가 없다면 언니의 나라에서 누구도 시들지 않기 때문, 그러니 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 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 그저 아름답고 쓸모없기를


 나는 좋아하는 것들을 죽여가면서도

 몸과 마음을 산뜻하게 만들어두었다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 중얼거리면서


 -<시집 코너 *출간된 시집 마흔한 권 제목을 가져와 씀.), 143쪽~144쪽




 본래 있는 거여도 그걸 어떻게 잇느냐에 따라 다르겠어. 말이 되게 이어야지. 시 <시집 코너>에는 시집 제목 마흔 하나가 들어갔어. 다 알지는 못하지만. 내가 만나 시집도 있고 제목만 아는 것도 있어. 이렇게 쓰는 것도 재미있군. 어딘가에 나온 말을 잘 잇는 것도 대단한 거겠지. 난 별로 안 해 봤고 잘 못해.


 여기 담긴 시를 보면서 고선경 시인은 게임도 잘 아는가 보다 했어. 게임 이야기도 있더라고. 아이돌, 음악, 영화나 책도. 시를 보면서 내가 관심 가진 건 얼마 안 되는구나 했어. 여러 가지에 관심을 가지면 쓸거리도 많아질지. 그럴 것 같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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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2 23: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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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9 09: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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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9 09: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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