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쓸쓸한데
마음을 더 쓸쓸하게 만드는 음악
자꾸 들으면
조금 위로가 돼
신기하지
기분 좋을 때
기분을 좋게 해주는
음악을 들으면
한층 더 기분이 좋아
슬픈 음악도
즐거운 음악도
사람 마음을 어루만져 줘
세상에 음악이 있어서
다행이고
음악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야
음악 즐겁게 들어
희선
널 만난 날
──글
언제 널 처음 만났을까
첫 날은 기억나지 않아
미안해
일기쓰기로 만났을지
어버이 날 편지쓰기로 만났을지
글쓰기 시간에 만났을지
널 즐겨 쓴 건 생각나
중학교 때 일기와 편지를 썼어
그땐 억지로 쓰는
일기와 편지가 아니었어
쓰고 싶어서 쓴 거지
책을 만나고서야
이야기도 쓰고 싶어졌어
널 만난 첫 날은 기억하지 못해도
너와 헤어질 날은 쉽게 오지 않을 거야
앞으로도 잘 지내자
죽음
보여?
네 곁에 착 달라붙고
떨어지지 않는 죽음이
죽음이 보이느냐구
죽음은 형태가 없기는 해
형태가 없고 보기 어려워도
죽음은 분명히 있어
네 곁을 지키는 건
죽음만이 아니야
삶도 있어
삶과 죽음은
다르지 않아
삶에 죽음이 있는 거지
늘 함께 생각하도록 해
삶과 죽음을
상자
겨우 버렸어
상자 하나
하루에 상자 하나라도 버리면 낫지
상자는 바로 바로 버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기도 해
상자 하나 버려 봤자
아직 버리지 않은 게 더 많아
상자엔 별 기억이 없으니
쉽게 버려야 하는데
왜 그러지 못할까
게을러서군
상자를 나중에 버려야지 하다 보면
자꾸 쌓이고
상자가 쌍인 걸 보면
무기력해지고
또 쌓이고……
무기력이 큰 적이야
다행한 마음
망해가고 있을지 몰라도
아직 세상이 망하지 않아서
경계가 애매해졌지만
아직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어서
아침과 밤이 오고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이 불어서
친구가 날 잊지 않고
가끔 소식을 전하거나
인터넷 블로그에서 말 걸어줘서
다행한 일은
고마운 일이기도 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