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지 않고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간이 흐르 듯
마음도 흐르고
세상이 바뀌는 것처럼
사람 마음도 바뀌지
그대로인 게 없다 해도
쓸쓸하게 여기지 마
바뀌어서 좋은 것도
있잖아
있겠지
있을 거야
희선
1
조금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다 여겼지
이런,
그건 혼자만의 생각이었어
상대는 그저
아는 사람으로만 여겼어
슬픈 일이야
2
마음이 잘 맞는 일도 있지만,
언제나 잘 맞지는 않아
안 맞으면 안 맞는 대로
서로 인정하면 돼
혼자만 친구다
여겨도 괜찮아
마음의 온도가
서로 다른 건 어쩔 수 없어
겨울이 간 자리엔 봄이 오고
봄이 간 자리엔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간 자리엔 가을이 오고
가을 간 자리엔 겨울이 오네
당연한 듯 보이지만,
놀라운 일이야
사람 마음은 바뀌기도 하지만
철은 자기가 와야 할 때 꼭 와
조금 빠르거나 늦는 건
사람이 지구를 망쳐서지
아직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차례대로 와서 다행이야
기대는 작게
아니 안 하는 게 나아
사람한테 바라는 건
잘 안 돼
너도 그렇잖아
남이 바라는 대로
다 하지는 않잖아
자신이 해서 되는 건
하면 돼
글쓰기
걷기
음악듣기
글은 자꾸 쓰면 조금 나아질지 모르고
걸으면 몸 마음에 좋고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편안하지
책읽기도 있군
남이 널 모르는 건 당연해
자기 일도 많은데
남의 일을 다 기억하겠어
잘못 아는 건
그런가 보다 해
기대하지 마
*이런 걸 쓰는 건 여전히 기대해서겠지.
지금이 중요하지
살다 보면 어느 날
지난 시절이 떠오르기도 해
이상한 일이야
아주 좋았던 건 아닌데 말이야
꼭 좋은 날만 기억에 남지는 않지
힘들고 괴로운 날도 잊지 못해
이런저런 날이 있어서
지금이 있는 거야
가끔 지난 시절을
떠올려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