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보내기
──글
너와 내가 멀리 떨어져 있다 해도
서로 마음을 보낼 수 있어
보이지 않는 마음을
어떻게 보내느냐고,
그건 쉬워 글로 쓰면 돼
상대가 분명한 것도 있지만,
받을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 것도 있어
그것도 괜찮지
누군가 네 마음을 받고
위로 받을지 모르고,
너도 모르는 사람 마음을 받고
위로 받기도 하잖아
어렵게 생각할 건 없어
솔직한 마음이면 돼
희선
그리운 시절,
한번쯤 돌아가고 싶은 때는 없지만,
가끔 그리운 건 있어요
뭐가 그리운 걸까요
여전히 바보 같지만,
더 바보 같았던 때가 그립다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사람은 현명해지지 않겠지요
덜 어리석으려고 애써야죠
세상을 잘 모르고
뭐든 좋게 여기는
자신이 그리울 때도 있겠습니다
비가 오든 오지 않든
나들이 나오는 우산도 있지만,
많은 우산은 비가 와야 밖으로 나오네
우산은 접혀서 한곳에 머물지
비 오는 날엔 힘껏 기지개를 펴
접혔던 우산이 펴지면 기분 좋겠어
우산은 색깔도 무늬도 여러 가지야
우산은 겉모습에 마음 안 써
그저 비가 와서 바깥에 나가면 즐겁게 여겼어
비가 그쳤어
한동안 우산은 접혀서 지내겠어
우산아,
비 오면 또 만나자
무언가를 잊지 않으려면
자꾸 생각해야 해
잊으려고 할 때마다
한번씩 떠올려
자꾸 떠올리는 건
쉽지 않겠지만
아주 잊는 것보다 낫겠지
무언가를 잊은 자신 싫잖아
안 좋은 건
빨리 잊으라 하지만,
잊어야 하는 것도 있고
기억해야 하는 것도 있지
네가 무언가를
언제까지나 기억하기를 바라
기억에 먼지가 쌓이지 않기를
책이 말했네
‘언제나 난 널 기다려
마음이 내킬 때
언제든 날 펼쳐봐’
내가 말했네
‘고마워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정말 책이 말했을까
진짜로 책이 말하지 않았다 해도
책은 언제나 널 기다려
잊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