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불이야
잠깐 멈춰
신호등 앞에선
빨간색 불이면 멈춰도
몸과 마음이 빨간색 불이면
좀처럼 멈추지 않는군
몸과 마음이 잠깐 멈추라고
신호를 보내도
쉬기 어려울지도 모르지
자기 몸과 마음 잘 살펴 봐
빨간색 불이면 잠시 멈춰
잠깐이면 돼
희선
자본주의 사회에선
돈 쓰기를 부추기네
뭐든 오래 쓰게 만들지 않고
잠깐 쓰고 다시 사게 해
쓰는 사람이 더 오래 쓰고
새 것을 덜 산다면
덜 만들지도 몰라
자본주의 사회가
부추기는 대로 살지 마
자기 대로 살아야지
세상을 생각하고 하는 행동은
자신한테도 도움이 될 거야
누군가한테 도움이 되지 않아도 돼
사람은 누군가한테 도움이 되기를 바라지
어릴 땐 자신이 있기에
부모가 기뻐하길 바라네
사람이 꼭 누군가한테 도움이 되어야 할까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그냥 있으면 안 될까
그저 있는 그대로
누구의 자식도 아무것도 아닌
오로지 자신으로 있기
그렇게 있어도 돼
물방울과 햇볕이 만드는 건
무지개도 햇무리도 같아
무지개는 비 온 뒤에 뜨지만
햇무리는 언제 뜰지 몰라
우연히 하늘에 생긴
햇무리를 보면 반갑지
비가 오는 날에도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가끔 하늘 올려다 봐
하늘엔 구름이 뜨기도 하고
새가 날아가기도 해
비행기도 보이는군
누군가나 무언가를 닮은
구름이 보이기도 할 거야
하늘 올려다 보고 싶지
밤을 마시네
흐릿했던 머릿속이 선명해져
잠들었던 뇌가 깨어나는 건가
커피는 밤을 하얗게
지새우게 하지
진한 커피는 밤이야
내 안엔 밤이 가득해
어떤 깊은 밤도
시간이 흐르면
밝아와
커피 조금만 마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