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싶어





웃을 일이 없어도 웃고 싶어

웃으면 기분이 좋아진다잖아


좋은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지는 않아

안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해

살아가는 건 마음대로 안 되지

어디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건 내버려 둬야지


남의 마음이야말로

자신이 어쩌지 못해

자신이 아닌 사람은 다 남이야

기대하지 않는 게 좋아


웃을 일이 없어도

웃으면 기분이 좀 낫겠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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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너와 난 친구

너와 난 모르는 사이

너와 난 조금 아는 사이


너와 내가 친구라면

얼마나 오래 사귀었을까

너와 내가 모르는 사이라면

아무것도 없겠어

너와 내가 조금 아는 사이는

모르는 사이보다 조금 나을지도


친구

모르는 사이

조금 아는 사이

세 가지에서 뭐가 좋아


모르는 사이보다

조금 아는 사이가

조금 아는 사이보다

친구가 좋겠어


너와 내가 친구가 되길

친구가 되어 오래오래 잘 지내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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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에서 하나 모자란 수 아홉 구

열이 되면 좋을까

하나가 모자란 게 더 좋을 것 같아

언젠가 채우면 되잖아


나이에서 아홉이 지나면

앞자리 숫자가 바뀌어


아홉살에서 열살이 되는 느낌은

모르고 지나가는 것 같고

열아홉에서 스물이 될 때는

어쩐지 어른이 되는 느낌이지


스물아홉에서 서른이 될 때는

그냥 나이만 먹은 느낌

서른아홉에서 마흔이 될 때는

다 산 것 같지


마흔이 넘어도 삶은 이어져

(마흔을 맞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어)


한해가 흐르고

나이 한살 먹는 것도

사람이 생각한 거군

얼마나 살았는지 세어보려 한 걸까


백살을 앞둔 아흔아홉까지

사는 느낌은 어떨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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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곳





아침에 집을 나와

바깥에서 낮을 보내고

저녁엔 집으로 돌아가네


아침에 집을 나오지 않고

잠깐 볼 일을 봐도

집으로 돌아가지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건 다행이야


여기저기 떠돌고

한곳에 있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

그런 사람도

가끔 돌아가는 곳 있을 거야

집이 아니어도


마지막에 돌아갈 곳은

누구나 같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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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나지 못하는





무슨 일이든 시간이 해결해줄까

아니 그렇지 않아

시간이 약인 것도 있지만,

시간이 흘러도 벗어나지 못하고

되풀이해서 떠올리는 것도 있지


시간이 흘러도

잊지 못하고

벗어나지 못하는데

잊어라, 하지


어떤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자신만 힘들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평범한 사람이

부처나 예수는 되지 못해

자신을 해치는 사람을 용서하는 건

신이나 할 수 있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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