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듯한 겨울
아주 덥고 긴 여름
짧아지는 봄과 가을
지구가 조금씩
따듯해질수록
오래전 빙하와 얼음은 녹아
겨울이 없는 지구가 된다면
많은 땅이 물에 잠기겠지
전쟁으로 살 곳을 잃고,
기후 위기로 살 곳을 잃기도 해
나라보다
지구에 사는 사람으로
지구를 생각하면 좋겠어
희선
무언가 하고 싶다
생각만 하면
그건 그렇게 하고 싶은 게 아닐지도
무작정 시작하는 것도 있지
누가 하라고 하지 않아도
그건 많이 하고 싶은 걸 거야
다른 건 없을까,
시작했더니
재미있는 거
그런 것도 아주 없지 않겠어
하기 전에 계획을 세워도 좋지만
시작하고 계획 세우는 건 어때
자세하지 않아도 돼
그냥 ‘해야지’여도 괜찮아
하려는 게 없는 것보다
있는 게 좋을 거야
즐겁게 살아야지
쌓이는 시간
가만히 있어도 되는 거야
쌓이는 먼지
가만히 두면 되는 거야
쌓이는 마음
혼자서 쌓아가지
쌓이는 물건
먼지처럼 가만히 두면 그렇게 되지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쌓아가는 것에도
시간와 마음이 있겠지
혼자 하지 못하는
그건 돌보지 않으면
쉽게 무너질 거야
쌓인 건
무너진다는 걸
기억해야 해
무너진다 해도
아주 없었던 일은 되지 않아
우리가 얻는 건 그걸지도
너도 가고
나도 가고
모두 가
어디로 가느냐고
끝이지
언제 끝날지 몰라도
모든 건 끝이 있지
언젠가 끝난다 해도
덧없게 여기지 마
흘러가면서
반짝이는 걸 찾아
널 즐겁게 해주고
기쁘게 해주는 거 말이야
큰 파도가 다가올 때는
잘 타 봐
파도를 잘 타면 괜찮겠지
언젠가 끝이 오면
웃으면서 떠나자
일벌은 여왕벌이나
애벌레를 위해 꿀을 모으지
벌이 열심히 꽃에서 모은 꿀을
사람이 먹기도 하지
빼앗아 먹는 걸까
벌아,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사람은 벌이 살기 어렵게
세상을 망쳤어
벌이 사라지면
꿀 못 먹고
사람도 살기 어려워
벌이 살기 좋은 세상은
사람도 살기 좋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