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학창 시절 기억에 남는 추억은?
학교 다닐 때, 별로 좋은 기억 없는데 하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올랐어. 난 학교에 어떻게 다닌 걸까. 지금 생각해도 신기해. 그때는 그냥 했던 것 같아. 학교에 다녀야 하니 다니고 공부해야 하니 했어. 공부는 그렇게 잘 하지 못했군. 학교 다닐 때는 공부 잘 한 걸 시험 성적으로 말하기도 하지. 공부 안 해도 시험 잘 보던 때도 있었어. 그러니 내가 공부하는 버릇이 들었겠어. 나중에 잘 생각해 보니 난 공부 시간에 잘 들었던 것 같아. 그게 기억에 남아서 공부 잘 안 해도 시험 잘 봤겠지. 그건 중학교 때까지였어. 고등학교 때는.
난 친구가 별로 없었어. 다 그때뿐이었어. 내가 사람을 잘 사귀지 못해서 그렇게 된 거겠지. 내 탓이니 어쩔 수 없나. 난 말을 잘 못하고 안 하기도 했으니. 잠시나마 나와 친구해준 사람한테 고맙게 여겨야겠어. 그때는 이런 생각 못하기도 했군. 가끔 생각하는데 그때 책을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하기도 해. 지나간 일인데 아쉬워. 책을 알았다면 친구가 없었다 해도 그렇게 안 좋게 여기지 않았을 것 같아.
처음엔 학창 시절 좋은 기억 없는데 했는데 하나 생각났어. 중학교 1학년 때인 것 같아. 그건 학교 합창대회에서 우리 반이 1등 한 거야. 내가 다닌 중학교는 학교 합창대회가 있었어. 잘 생각나지 않는데 1학년 2학년 따로따로였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니 1학년만 했던가.
중학교 1학년 때는 일찍 끝나서, 남아서 연습을 했어. 그럴 때 연습 열심히 하는 아이도 있고 대충 하는 아이도 있지. 지금 생각하니 모두가 그런 걸 하게 하다니 싶기도 하네. 학교 끝나면 바로 집에 가야 하는데, 집에 못 가고 연습해야 했잖아. 지금 이렇게 말하지만 난 빠지지 않고 하는 쪽이었어. 연습 안 하고 간 아이는 별로 없었어. 거의 강제였군.
이건 좋은 기억이 아닌가. 그래도 우리 반이 1등 해서 그때는 좋았어. 나만 그런 건 아니었을 거야. 다른 아이도 다 좋았을 거야. 학교 끝나고 연습한 보람이 있었던 거잖아. 다른 반도 연습 잘 했을 텐데. 등수 같은 거 꼭 매겨야 하나 하는 생각이 지금 들기도 하네. 체육대회 때는 우리 반이 응원상 받기도 했어. 이건 몇학년 때 기억인지 잘 모르겠어.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만 생각나.
20220508
70 사람들을 만날 때, 가장 기대되는 건 무엇일까?
기대하지 마라는 말이 생각나는 건 왤까요. 빨강머리 앤은 사람이 기대하지 않으면 재미없다고 했는데, 기대하지 않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 기대가 크면 클수록 실망도 크니.
사람 만날 때 무슨 기대를 할까요. 그저 만나는 것만으로도 좋다 생각하면 괜찮겠습니다. 저는 이제는 만나는 친구나 사람이 없지만, 예전에 만나자고 약속했을 때 만나면 무슨 말을 하나 하는 걱정부터 했습니다. 그때는 만나기 싫다는 말도 잘 못했어요. 만나기 전엔 걱정해도 만나고 오면 좀 괜찮기는 했는데. 이젠 그것도 어려울 것 같아요.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사람을 만나지 못한 사람은 이제 가끔 만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코로나가 아주 사라진 건 아니지만. 전보다 편하게 만나는 것 같아요.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 하다 보면 기분이 나아지기도 하겠지요. 말해서 기분 나아지는 사람도 있잖아요. 저는 말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하는 거 듣는 게 더 좋습니다.
저는 가만히 있어도 괜찮고 혼자 말할 사람이 있다면 만나는 거 괜찮을 것 같습니다. 사람을 만났는데 혼자 말하면 그것도 힘들겠지요. 저는 그냥 혼자 지내렵니다.
20230509
71 극복하고 싶은 문제 3가지
나한테 있는 문제는 참 많은데. 가장 안 좋은 건 게으름인가. 하지만 그냥 게으르게 지내기로 했어. 2023년엔 1월 조금 빼고 거의 게으르게 지내서 우울한데, 앞으로 덜 게으르게 지내고 싶기는 해. 앞으로도 시간은 참 빨리 가겠어. 게으르게 지내면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것 같아. 덜 게으르게 지내야 할 텐데. 자꾸 생각하는 것에서 하나군.
정리. 이건 물건도 마음도 잘 못해. 어떻게 하면 잘 할까. 버려야 할 텐데. 잘 버리면 정리가 좀 될까. 물건을 많이 사지 않지만, 가끔 사니 그게 모여서 많아지기도 했어. 버릴 건 버려야 할 텐데. 지금도 못하다니. 지난해에는 조금씩 버려야지 마음 먹었는데, 그때 좀 안 좋게 시작해서. 2023년에도 생각했는데, 다른 사정 때문에. 이러다 많이 쌓인 물건 사이에서 죽는 거 아닐지. 이것도 우울한 이야기네.
오랫동안 생각하는 거 사람 사귀기 힘들다. 그러면 그만두면 될 텐데. 그만두지도 못하고 더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어중간해. 언제나 내가 뭘 잘못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 그런 생각 안 하는 게 낫겠지. 그것보다 나한테 관심이 없는 거겠어. 그런데 관심 가져주길 바라기도 하다니. 바보 같아.
사람 사귀는 건 실제 만나는 건 아니고 인터넷에서. 사람 사귀는 건 어디서든 어려워. 그나마 글로 말하는 건 좀 낫다 생각하지만, 이것도 어렵더군. 괜한 생각 안 하는 게 낫겠어.
20230510
72 최근에 한 선택 중 잘했다고 느껴지는 게 있어?
두 가지에서 하나를 고르는 거 두 가지 길에서 한쪽만 가는 것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건 무엇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겠지. 어떻게 할 것인가도 있겠어.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깊이 생각해야 할지 바로 정해야 할지. 그게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겠어.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되지.
요새 그런 일 없었어. 별로 뭔가를 골라야 하는 때가 없었다고 할까. 그런 일이 있다면 다 하기 싫어 할 것 같아. 내가 이렇군. 이런 말 처음이 아닐 것 같기도 해. 아니 하기 싫은 건 안 하고 조금이라도 하고 싶은 걸 할 거야. 어떤 건 정말 싫기도 해.
어떤 걸 하든 조금은 아쉬울지도 모르겠어. 고르지 않은 걸 했다면 어땠을까 생각 하기도 하잖아. 그런 거 생각하기보다 자신이 가는 길로 갈 수밖에 없을 듯해. 조금 잘못 가면 어때. 잘못 가기도 하고 좀 괜찮게 가기도 하겠지. 난 언제나 잘 안 되는 것 같지만. 본래 그런 걸 골라서 그렇겠어.
곧 여름이 와서 우산을 하나 샀어. 양산이 아니고 우산이라니. 지금은 우양산이라고 하잖아. 그건 가게 같은 데 가서 보고 살까 하다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마음에 드는 걸 봤어. 다른 데 가도 마음에 드는 거 없을 것 같아서 바로 그걸 사기로 했어. 그거 잘 샀다고 생각해. 난 좀 더워지면 우산 쓰고 다녀. 우산을 쓰고 다니면 내가 잘 안 보이잖아. 우산으로 나를 가리고 다니는 거지. 예전에 걷다보면 모르는 사람이 잡기도 했는데, 우산을 쓰고 걸으면 그런 일 적어. 볕도 뜨거우니 그냥 다니는 것보다 우산이라도 쓰면 괜찮아. 얼마전에 걸으니 햇볕이 밝아서 눈이 부시더라고. 여름엔 햇볕 조심해야 해.
20230511
73 내 인생 중 가장 아끼는 물건이 있다면?
이 물음을 봤을 때는 바로 나한테 그런 게 있나 했다. 아끼는 물건이 없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물건에 별로 관심이 없다. 책이나 문구는 조금 관심이 있지만. 그러다 하나 생각났다. 이럴 때가 한두번이 아니구나.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것보다 나은 거겠다.
그걸 물건이라 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다른 것보다 얻기 어려운 게 아닌가 싶다. 내가 잘 보관하지 못하지만, 이렇게 말하면 그걸 보내준 사람이 섭섭하게 여길지도 모르겠다. 받으면 잘 둬야지 하는데 시간이 흐르면. 정리를 잘 못해서. 한곳에 잘 모아두려고 하는데, 생각만 하다니.
내가 쓰기도 하지만 가끔 받기도 하는 그건 바로 편지다. 내가 사는 물건이 아니어서 더 소중한 건데. 아주 아끼는 물건은 없지만, 물건 한번 사면 잘 바꾸지 않는다. 난 오래오래 쓰는 걸 좋아한다. 좋아하는 것보다 새로 사는 게 귀찮구나. 이것저것 다 봐야 하니. 딱 마음에 드는 것도 별로 없고. 편지는 다른 사람이 보내주는 거여서 좋은 거다.

누군가 나한테 편지를 보내주면 고맙다. 편지 안 보내줘도 괜찮기는 하다. 내가 쓰는 걸 더 좋아한다. 내가 이렇다. 편지를 받아주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요새 편지 잘 못 쓰는데, 아니 2023년엔 죽 그런 것 같다. 늘 하는 생각은 그때 보는 책을 다 보면 써야지다. 마음은 그런데 막상 쓰려고 하면 잘 안 된다. 그러다 어느 날 한꺼번에 쓴다. 한꺼번에 쓰려고 하니 길게 못 쓰고 겨우 편지지 한장 정도 쓴다. 그것보다 하루에 한통 쓰면 좋을 텐데. 예전에 그런 생각한 적 있는데. 편지를 쓰면 보내야 하니 잠깐 밖에 나가기도 한다. 잠깐 밖에 나가려고 편지를 쓴 적도 있구나.
편지를 자주 받는 건 아니다. 어쩌다 한번. 그래도 편지가 오면 반갑다. 편지가 오면 바로 답장 쓰는 편인데, 아직 못 쓴 게 있다. 미루다가. 이번에 또 읽는 책을 다 보면 써야지 했다. 시간이 딱 맞으면 그나마 괜찮은데, 시간이 어중간하면 못 쓴다.
*사진엔 편지가 별로 없지만, 가까이에 있는 거 찾아서 찍은 거여서 그렇다. 저것보다 훨씬 많이 받았다.
20230512
지난 한주가 빨리 가고 새로운 주가 왔다. 오늘이 지나면 오월 반이 가는구나. 이번 주는 천천히 가면 좋겠다. 내가 바란다고 될지, 아니 덜 게으르게 지내면 좀 낫겠지. 지난 주에도 이런 말을 한 것 같다. 게으르게 지낼 것 같다고. 오월이 다 간 건 아니니 그렇게 아쉬워하지 않아야겠다.
희선